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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팝니다

淸潭 2015. 7. 28. 10:54

 

아버지를 팝니다

 

1000억 원대의 재산가가 '데릴사위를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내어 인구에 회자된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새롭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어느 날, '아버지를 팝니다.'라는 신문광고가 실려 충격을 준 적이 있습니다.

그 광고에는 '아버지는 지금 노령이시고, 몸이 편치 않아서 일금 10만 원에 아버지를 팔겠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광고를 보고 혀를 끌끌 차며, "세상 참 말세다"고 했고, "다 늙은 할아버지를 누가 데려가겠느냐"고 쑥덕거렸죠.

그런데 이 광고를 보고 한 젊은 부부가 새벽같이 그곳으로 달려가 대문 앞에서 옷매무세를 가다듬고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넓은 정원에서 꽃밭에 물을 주고 있던 할아버지가 대문을 열고, "어떻게 오셨나요?"하고 물었습니다.

젊은 두 부부는 할아버지에게 "신문광고를 보고 왔습니다." 하고 말씀을 드리자, 할아버지가 웃음을 지으며 집안으로 안내를 했습니다.

그곳은 아주 부자 집이었습니다.

아버지를 팔겠다는 광고를 보고 왔다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빙긋 웃음을 지으시더니...,

"그 할아버지는 내가 잘 아는 할아버지인데, 그 할아버지가 몸이 좋지 않아요. 그런데 그런 할아버지를 왜 사려고...?"

그러자 "저희 부부는 두 사람 다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고아로 자랐는데, 똑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결혼을 했기 때문에 부모 없는 설움이 늘 가슴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형편은 넉넉하지 않지만 저희 집으로 모셔서 그 할아버지의 여생을 부모처럼 모시며 저희가 지켜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라며, "몸이 아프지 않거나 집안이 어렵지 않은 가정이라면 어느 누가 자신의 아버지를 팔겠다고 광고를 내겠습니까? 저희 부부가 비록 넉넉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살아가고 있으니, 우리 부부에게도 아버지를 모실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싶어서 이렇게 달려왔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들 부부의 얘기를 다 듣고 물끄러미 바라보던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돈 10만 원을 달라고 했습니다.

젊은 부부는 돈 10만 원을 정성스럽게 가지런히 담은 흰 봉투를 할아버지에게 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돈 봉투를 받아들고 나서, "당신들이 모셔가고자 하는 그 할아버지도 정리할 게 있을 테니까 일주일 후에 다시 이곳으로 오세요." 했습니다.

일주일 후...,

젊은 부부는 다시 그 집을 찾아 갔습니다.

이 부부를 기다리고 있던 할아버지는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그리고는..., "사실은 여기가 내 집이고, 그 할아버지가 바로 나요. 내가 당신들에게 팔렸으니 응당 내가 당신들을 따라가야 하겠지만, 이렇게 하면 어떻겠소? 당신들이 이 집으로 들어와서 이곳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거요"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는 "내가 양자를 데려오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데려올 수 있겠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돈만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제대로 된 양자를 얻고자 신문광고를 그렇게 냈던 거요..." 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젊은 부부는 할아버지의 생각이 이해가 되었지만, "저희에게 아버지로 팔렸으면 저희를 따라 가셔야지요. 비록 저희들이 넉넉하게 살지는 않지만 저희 집 안에는 사랑이 가득 들어 있답니다."라고 고집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진정 흐뭇한 마음으로, "그래, 이제 너희는 내 자식들이고, 나는 너희들의 아버지이다. 너희들은 참으로 착한 사람들이구나. 너희가 이렇게 너희 아버지를 섬기러 왔으니 내가 가진 모든 것은 곧 너희 것이며, 너희는 나로 인해 남부럽지 않게 살게 될 것이다. 이것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운 마음이 복을 불러들인 것이다."라고 하시고는 매우 기뻐하시며, 새로 얻은 자식들의 절을 받았습니다.

복은 사람의 기본 심성을 지킬 때 찾아오는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임기응변으로 사는 사람에게는 복이 왔다가도 복 받을 사람이 아님을 알고 떠나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람은 어려서부터 인성이 중요하고, 이 인성이 성장해서는 인품으로 정착하여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재물이 인성과 인품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겸손과 사랑 가득한 배려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향기롭게 꾸려나가시길 바랍니다.

가져온 곳 : 
카페 >우현 한문방(又玄漢文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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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孤巖/準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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