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舍廊房

그 할비에 그 손자

淸潭 2015. 2. 23. 09:54

 

서당 김홍도 KM01-032


 그 할비와 그 손자 
 
유몽인(柳夢寅:1559~1623)의 어우야담(於于野談)에 다음 

 

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할아버지로서 영특한 손자가

 있으면 얼마나 자랑스러 울까?

 

   朝鮮朝 成宗시대의 文人 蔡壽(채수)는 이러한 사람이었다.  

 

그의 손자 無逸(무일)은 재주가 뛰어나서,대 여
섯살에 이미

 

할아버지와 詩로서 맞설 정도로 총명하고
영특하였다.

 

그러니 할아버지는 그를 대단히 사랑하게 되고, 무일은

 

늘 할아버지 무릅 앞을 떠나지 않고, 거기서 글을 배우고,
자랐다고 한다.
 
손자가 여섯 살때, 어느날, 할아버지가 손자를 안고 시를
한 구 지었다.
 
孫子 夜夜 讀書不, (자자 야야 독서불,)
손자놈은 저녁마다 책을 아니 읽누나.
 
하였다. 이 시구를 듣고 손자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祖父 朝朝 藥酒猛 (조부 조조 약주맹)
할아버지는 아침마다 약주를 되게 많이 드시네요.
 
적절한 對句로서 祖孫(조손)이 피장파장이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즐겁다.
 
겨울이 되었다. 만산에 흰눈이 가득하다. 할아버지는
이 영특한 손자를 업고,들로 눈 구경을 나갔다. 조용한
들판에 눈이 가득 내렸고, 지나간 사람 하나 없다.다만
강아지 한 마리가 즐겁게 뛰어 놀고 있다.
할아버지가 한 구를 읊는다.
 
犬走 梅花落 (견주 매화락)
개가 달려가니 발자국이 매화 꽃 떨어진 것 같구나
 
손자가 對句하되,
 
鷄行 作葉成 (계행 작엽성)
닭이 지나가니 댓님이 이루어졌구나.
 
닭이 눈을 밟은 자리는 흡사 대나무 잎을 그린 듯한
자국이 남는다. 개 발자국을 매화 같다한 할아버지에
닭 발자국을 대나무 잎으로 대구한 손자는 가히 일품
이라 할만하다.
 
-  받아 온글 隱 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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