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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그리는 수채화
지나가 버린 시간들,
아직 오지 않은 시간들은 꿈이다.
꿈은 과거와 미래 사이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주먹 안에 잡히지 않는 바닷물 같은 애달픔이고,
현재는 사라져 가는 것이기에
가슴이 타는 목마름이다.
오늘 내게 다가온 모든 일들,
느낌들, 그리고 기억들..
그것은 그렇게
내일로 사라지기 위해 일어났을 뿐이다.
달력은 허망한 우리의 바닷물을 주워 모으기 위한
애타는 갈망일 뿐,
차라리 가도록 놓아주자.
어차피 삶은 물 위에 그리는 수채화다.
꿈이라는 붓으로 끊임없이 물결치는 물 위에 그리는
이방인의 모래성이다.
누가 황제의 꿈을 꾸든지,
소박한 직장인의 절박한 삶의 꿈을 꾸든지,
그것은 그렇게 그려진 것처럼 보일 뿐
다음 물결이 칠 때 사라져 가는,
물 위에 그리는 수채화일 뿐이다.
파도치는 물결을 누가 잡을까,
단지 놓을 뿐이다.
'까막네’라는 말이 있다.
‘괜찮아, 상관없어, 노 프라블럼’의
뜻을 가진 스리랑카 말이다.
그대가 오늘 하루를 마치고
얼굴을 토닥이며 거울 앞에 있다면
이렇게 말하자.
“까막네! ” 라고..
그리고 거울 앞에서 웃어버리는 것이다.
“까막네”라고 말하며
웃는 이가 병을 열고 하늘을 본다.
그때 병 속에 갇힌 새는 병을 열고 하늘을 날 것이다.
물 위에 그려진 수채화 위로 날아가는 저 새는
물결의 짐을 놓음으로써 이미 날개를 얻었다.
어제와 내일의 그 무거운 짐을 놓은 저 새는
하늘을 날고 있다.
그리고 그 새는 부르짖는다.
“아, 자유! ”
아눌라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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