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세상사는 이야기

햇늙은이 ..

淸潭 2014. 5. 14. 10:02

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얼마 전 길거리에서 
      오줌싸게 불알 친구를 만났다. 
      마침 점심나절이라 
      배도 출출하고 해서 가까운 식당엘 갔다. 
      그 날따라 
      휴뮤인지 문이 닫혀있었다. 
      이곳 저곳 헤메다녀도 
      연휴라서 문을 연 곳이 없었다. 
      그냥 차라도 
      한 잔 나누고 헤어질까 하는데.. 
      그 친구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식당 분위기는 좀 그래도 밥은 많이 주는 곳이라며 
      군소리 말고 따라오라고 한다. 
      골목을 몇 번 돌아서자 
      식당 앞에는 손님들이 엄청 많았다. 
      순서를 한참이나 기다려 
      겨우 빈자리를 찾아 앉으니 
      나물국에 잡곡이 
      조금 섞인 고봉밥이 나왔다. 
      배가 고프던 참에 
      맛있게 먹고 있는데 
      마즌편에 앉은 
      일흔이 넘어보이는 할매 ..
      밥 한 술 입에 넣고 나를 쳐다보고 
      또 한 술 뜨고는 쳐다보고 한다. 
      얼굴에 뭐가 묻었나 하고 
      몇 번이나 쓰다듬어봐도 깨끗했다. 
      밥 한 그릇을 
      거의 다 비웠을 무렵 
      건너 편에서 식사하시던 
      연세가 지긋하신 분이 한마디 한다. 
      " 우리 식당에는 
        처음 오시는 손님인 것 같은데 자주 오이소. " 
      그 말에 손님들이 
      우리 쪽으로 모두 쳐다 봤다. 
      " 하이고, 아직 얼굴이 고운 걸 보니 
        햇늙은이 같구만요. 반갑심니더.. ' 
      여기 저기서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건내고 있었다. 
      " 네.. " 
      식사를 끝내고 
      친구가 주방 앞으로 갔다오더니 
      아무 소리하지 말고 
      나가자고 했다. 
      " 잘 먹고 갑니다. " 
      인사를 깍듯이 하고 문을 나서는데 
      아까 그 할매가 
      " 여기 떡도 있는데 
        맛이나 보고 가이소.." 
      한참을 걸어오다가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돌아다 봤다. 
      식당(?) 간판에는 "보은(報恩)의 집" 이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씌어있었다. 
      내가 친구에게 " 야, 임마..? "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 친구 내 손을 잡으며 
      " 암말 하지말거라 " 하고는 씨익 웃는다. 
      다음 날 전화를 했다. 
      " 쌔꺄, 어제 거기 
        무료급식소 아니가..! " 
      내가 전화통에 대고 소리를 질렀더니 
      친구가 차분한 목소리로 
      아주 조용히 소근거렸다. 
      " 미안타, 고마.. " 
      " 야, 이 떠블 넘아..! "
      한참 씩씩거리는데
      전화는 이미 끊어져 있었다.
      " 문디, 지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