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실/인물초대석

삼성전자 개발팀 놀래킨 여중생…오타 가능성 확 줄인 키보드 앱 개발

淸潭 2014. 4. 9. 14:33

 

삼성전자 개발팀 놀래킨 여중생…오타 가능성 확 줄인 키보드 앱 개발

  • 한동희 기자

    입력 : 2014.04.08 17:22

    지난해 삼성전자(005930) (1,368,000원▼ 26,000 -1.87%)연구원들을 놀라게 한 여중생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경기도 고양시 백마중 3학년 김규리(15)양이다. 삼성 휴대전화 한글 입력 방식인 ‘천지인 키보드’를 개선한 ‘천지인 더블키보드’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았다.
    백마중 3학년 김규리양이 '쿼티 더블키보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한동희 기자
    백마중 3학년 김규리양이 '쿼티 더블키보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한동희 기자

    이 여중생은 올해 또 다른 아이디어로 이목을 끌었다. 천지인보다 보편적인 키보드 입력방식인 쿼티 키보드의 오타 가능성을 줄인 ‘쿼티 더블키보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지난달 내놓은 것. “모든 사람이 편하게 쓸 수 있는 키보드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김규리양을 경기도 고양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쿼티 더블키보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게 됐나요.

    “초등학교 6학년에 스마트폰을 새로 샀어요. 자연스럽게 친구들이랑 카카오톡을 많이 했어요. 7명이 단체 채팅방을 하나 열어놓고 메시지를 정신없이 주고받았죠. 그런데 우리나라말 특성상 이중모음을 많이 쳐야 해서 손가락이 계속 엉켰어요. 예를 들어 ‘왜’라는 단어를 치는 게 가장 불편했어요.”

    천지인 키보드에서는 ‘왜’를 치려면 6타를 눌러야 한다. 반면 김규리양이 고안한 쿼티 더블 키보드에서는 2타면 충분하다. 원리는 이렇다.

    쿼티 더블 키보드는 자판의 ‘ㅗ,ㅜ,ㅡ’ 3개 모음과 결합해 자판에 없는 다른 모음(ㅙ,ㅘ,ㅚ,ㅞ,ㅝ,ㅟ,ㅢ)을 만들 때 3개 모음을 터치하면 모음 자판에 연관된 모음(‘ㅗ’의 경우 ㅐ,ㅏ,ㅣ) ('ㅜ'의 경우 ㅔ,ㅓ,ㅣ) (‘ㅡ’의 경우 ㅣ)만 표시되도록 했다. 예를 들어 ‘ㅙ’를 입력할 때 ‘ㅗ’를 누르면, 키보드 왼쪽 모음 자판이 ㅐ(윗줄 5개 자판), ㅏ(가운데 줄 3개 자판), ㅣ(아랫줄 3개 자판)로만 표시돼 윗줄 5개 자판 중 아무 자판이나 추가로 누르면 된다.

    자판 입력 속도도 줄였다. 모음 9개(ㅏ,ㅓ,ㅑ,ㅕ,ㅡ,ㅗ,ㅜ,ㅘ,ㅝ)를 더블클릭하면 자동으로 ㅣ가 결합해 ㅐ,ㅔ,ㅒ,ㅖ,ㅢ,ㅚ,ㅟ,ㅙ,ㅞ가 만들어지도록 한 것이다. 김 양은 이 두 기술들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다.

    -쿼티 더블 키보드 외에도 특허를 낸 아이디어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작년 9월에 ‘천지인 더블키보드’ 아이디어 특허를 냈고, 아는 분의 도움을 받아 앱으로도 출시했어요. 이전까지 삼성 휴대전화에서는 천(ㆍ), 지(ㅡ), 인(ㅣ) 3개 모음을 조합해 모든 모음을 표현했어요. 이 때문에 자판을 많이 눌러야 했죠. 천지인 더블키보드는 이 3모음 외에 천천(:), 지인(ㅡㅣ), 인인(ㅣㅣ), 지인인(ㅡㅣㅣ) 모음을 입력하는 4개 자판을 넣었어요. 예를 들어 천지인에서 'ㅖ'를 입력하려면 키보드를 4번(ㆍ, ㆍ, ㅣ, ㅣ) 눌러야 했지만, 더블키보드에서는 2번(:, ㅣㅣ)만 누르면 되는 식이에요.

    다이아몬드 키보드라는 아이디어도 특허를 냈어요. 쿼티 키보드를 쓰다 보면 상하로 오타가 나는 게 아니라 좌우로 오타가 나더라고요. 쿼티 키보드 가로면적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면적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다이아몬드를 연상했어요. 기하학적으로 좌우 면적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장래 희망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일하는 것인가요.

    “아니요. 국어 교사가 되고 싶어요. 키보드 아이디어를 얻은 것도 평소에 국어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이랑 친근하게 지내고, 칼같이 종례를 끝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최근에는 드라마 작가라는 새로운 꿈도 갖게 됐어요. 연예인 이민호를 좋아해서 ‘상속자’, ‘꽃보다 남자’ 등 드라마를 즐겨봤어요. 나중에 이민호를 캐스팅할 수 있는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개발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쿼티 더블 키보드 앱을 애플 운영체제(iOS)로도 내고 싶어요. 애플의 경우 자체 키보드 외에는 다른 앱을 쓰지 못하도록 했어요. 그래서 구글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어요. 최대한 많은 사람이 썼으면 좋겠어요. 꼭 애플뿐만이 아니라 내비게이션, 전자책 만드는 분들도 필요하다면 아이디어를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