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郢書燕說(영서연설)

淸潭 2013. 5. 20. 09:47

郢書燕說(영서연설)

선왕(先王)의 말씀 중에, 옛날에는 가볍게 생각되었던 것을 후세에 이르러 중대시하는 경우가 있고, 또 옛날에는 중대시했던 것을 후세에 이르러서는 가볍게 취급하는 경우가 있어 진실이 파악되지 않는다.

그 예로, 송나라 사람이 고서를 풀이한 이야기나, 양나라 사람이 옛 기록을 읽은 이야기가 있다. 또한 영에 사는 사람이 쓴 편지를 연나라 사람이 그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해석하여 정치에 적용한 일도 있다.

그러므로 국사에 적합한 조치가 아닌데도 선왕의 말씀이라고 하여 무조건 그대로 따르려고 하는 것은, 마치 신발을 사러 장에 갔다가 발의 치수를 적어놓은 종이를 두고 왔다고 하며 사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과 같다.

여기에 이어지는 부연 설명 가운데, '영나라 사람의 편지' 부분은 다음과 같다.

초(楚)나라의 수도 郢(영) 사람으로 연(燕)나라 재상에게 편지를 보내려는 자가 있었다.

밤에 편지를 쓰는데 불이 밝지 않았으므로 하인에게 등촉을 들라[거촉(擧燭)-'심지를 돋우다'로 풀이하기도 함]고 지시하고서는, 자신도 그만 실수로 '등불을 들어라[거촉(擧燭)]'고 쓰고 말았다.

'등불을 들라[거촉(擧燭)]'는 말은 물론 편지의 내용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연나라 재상은 편지를 받고 그것을 설명하여 말했다.

“'등불을 들라[거촉(擧燭)]'고 하는 것은 밝음을 존중하라는 뜻이다.
밝음을 존중한다는 것은 현명한 사람을 천거하여 임용한다는 것이다.”

연나라 재상은 왕에게 아뢰었고, 왕은 매우 기뻐하였으며, 현자(賢者)를 많이 등용하여 나라는 잘 다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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