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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아, "허구한날 편갈라 싸우나, 왜 새정부 발목만 잡나"

淸潭 2013. 4. 26. 10:44

"허구한날 편갈라 싸우나, 왜 새정부 발목만 잡나"

  • 최승현 기자

    입력 : 2013.04.26 03:00 | 수정 : 2013.04.26 04:32

    [민주당 재보선 낙선 후보들이 전하는 싸늘한 바닥 民心]

    재보선 참패 "민주당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 확인"

    부산 영도 "민심 떠나는것 느껴"
    경기 가평 "문재인땐 찍었지만 요즘 민주당은 못찍겠다더라"
    서울 서대문 "젊은층도 안나와"

    4·24 재·보선에 나섰다가 참패한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25일 "민주당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3곳을 포함, 12곳에서 치러진 이번 재·보선에서 6곳에 공천했으나 모두 큰 차이로 패배했다. 후보들은 "민주당은 언제쯤 정신을 차릴 거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당내 분열에 실망한 민심

    부산 영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비오 후보는 "대선 패배 책임자를 실명으로 적시한 대선평가보고서가 나온 뒤 당내 계파 간 다툼이 수면 위로 불거지면서 매 순간 민심이 떠나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며 "영도 지역에서는 평소 민주당 지지율이 30% 가까이 나왔는데 지금은 10%도 안 되는 걸 보면 실망한 지지자들이 많다는 얘기"라고 했다. 김 후보는 또 "'계속 편 갈라 싸우니 이제 정말 못 참겠다'고 민주당을 향해 욕설과 비속어를 쏟아내면서 '민주당을 떠나면 내가 꼭 찍어주겠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민주당 4·24 재보선 낙선자들이 전하는 민심 - 표
    경기 가평군수 김봉현 후보 선대본부의 이동기 상황실장은 "민주당에 대한 변화와 쇄신의 요구가 서민 사이에 있었지만 당이 전혀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지층의 실망이 컸다"며 "'내가 문재인은 찍었지만 요즘 하는 걸 보면 민주당은 못 찍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또 "주류와 비주류, 친노와 비노 간 당내 갈등으로 인해 예상 득표율의 30%쯤은 빠진 것 같다"며 "대선 때 이 지역에서 문재인 후보 득표율이 30%를 넘었는데 이번에 우리는 9% 선에 그쳤다"고 했다.

    경남 거제 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오성주 후보는 "민주당 소속이라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당이 좀 더 화합해 국민에게 미래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새 정부 발목 잡는 야당" 비판도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황인석 후보는 "민주당이 새로 출범한 정부의 연착륙을 막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장년층과 노년층 중심으로 많았다"며 "인사와 안보 관련해서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했다. 황 후보는 또 "당 지도부가 북한 도발에 대해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다 보니 '저 사람 간첩당 소속 아니여?'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강동석 후보는 "젊은 층은 민주당의 분열적 모습에 실망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고 장노년층은 정부의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이 자꾸 반대하니까 '왜 자꾸 발목을 잡느냐? 새로 출범한 정부에 협조를 좀 해야 하지 않느냐?'며 비판했다"고 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민주당을 믿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했다. 경기 고양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박창현 후보는 "제가 부족해서 선거에 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새누리당에서 공천 폐지라는 대선 공약을 지킨 것이 여권 성향 후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국민 중심의 정치로 돌아와야

    후보자들은 "당이 철저하게 국민 중심의 정치로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김비오 후보는 "민주당을 욕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당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대선 책임론이나 강령·정책 개정안 갖고 싸울 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황인석 후보는 "일사불란한 당의 운영 체계를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며 "국민은 모든 걸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