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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레 자 식* 김인육 -
비틀거리며 살아온 삶이
고향집 에서 더는 홀로 살지 못하게 된
여든아홉, 치매 앓는 노모를
요양원 으로 보내고 돌아오는 길
"시설도 좋고, 친구들도 많고
거기가 외려 어머니 치료 에도 도움이 돼요"
몇달도 못가 두 손 든 아내는
빛 좋은 개살구 들을 골라
이것 저것 때깔 좋게 늘어 놓는다, 실은
늙은이 냄새, 오줌 지린내가 역겨워 서고
외며느리 병 수발이 넌덜머리가 나서 인데
"말도 안되는소리 하지도 말라"하고
버럭 고함을 질러 보긴 하였지만, 나 역시 별수
없어 끝내 어머닐 요양원으로 등 떠민다
"에비야, 집에 가서 같이 살면 안 되겠야?"
"어머니, 이곳이 집 보다 더 좋은 곳 이에요"
나는 껍질도 안 깐 거짓말을 어머니 에게 생으
로 먹이고는 언젠가 나까지 내다 버릴지 모를
두려운 가족의 품 속으로 허겁 지겁 돌아온다
" 고려장이 별것 아니제?
제 자식 지척에 두고 늙고 병든 것 끼리 쓸리어
못 죽고 사는 내 신세가 고려장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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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정신 맑은 몇 가닥 말씀에, 폐부에 찔린
나는 병든 개처럼 휘청 거리며 21세기 막가판
고려인의 집 으로 돌아온다.
천하에 몹쓸, 후레자식 이 되어...
언제인가는 이 불효자식도 어머니 처럼
피눈물을 뿌릴 것이라 탄식하면서
돼 먹지 못한 개살구가 되어 돌아오는 길
하늘도 서글퍼 눈물을 뿌린다. [펌글]
#새상사에 찌들어 파 김치가 되어버린 불효자의 넉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