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불
화계사 숭산대종사탑
4. 색불이공 공불이색 (色不異空 - 空不異色)
이 세상은 오나가나 고통 투성이다. 고국이 그리워 고국에 가면 고국 나름대로 고통이 있고, 그게 안쓰러워 미국에 오면 미국 나름대로 고통이 있다.
그런데 이 고통이 어디서 생기는가?
어떤 사람은 사랑이 하고 싶어 괴롭고, 먹고 싶어 괴롭고, 자고 싶어 괴롭고, 자식이 없어 괴롭고, 자신이 있어 괴롭고, 명예가 없어 괴롭다고 각기 그 고통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그 모든 고통이 어디서 오는 것이냐 하면 내가 있는 데 원인이 있다.
내가 없다면 이 세상 천만 근의 고통이 있다 할지라도 나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반야심경》에 5온이 몸이 공한 도리를 비추어 보면 일체의 고통과 액난에서 벗어난다는 말이 있다.
5온은 색 · 수 · 상 · 행 · 식(色受相行識)이다. 색은 물질 즉 육체이고, 수·상·행·식은 정신이다.
물질인 색은 지·수·화·풍(地水火風) 4대가 인연 따라 모인 것이니 공이요, 수·상·행·식은 감수 작용, 상상작용, 의지작용, 분별작용이 한데 어울려 하나의 정신작용을 일으키므로 공이다.
독립된 실체가 있다면 상호 연관된 관계가 끊어져 없으므로 고통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지(地)는 지대로, 수(水)는 수대로, 화(火)·풍(風)도 각기 제 좋은 대로만 하려 한다.
정신도 역시 마찬가지다. 감수 작용은 감수 작용대로, 상상작용은 상상작용대로, 의지작용은 의지작용대로, 분별작용은 분별작용대로, 각기 제 모습을 드러내 자랑코자 한다.
허나 그것이 잘 되지 않으니 고통이다. 허나 이것이 각기 떨어진 주인이 없는 것이라 따로따로 떼어놓을 것 같으면 있다고 할 것이 없다.
따로따로 떼어놓지 않는다 할지라도 시간적·공간적으로 잠시도 고정 불변하는 것이 없으니 있다고 할 것이 없다.
있다고 할 것, 없는 것을 붙들어 잡고 나라고 생각하고, 그 나를 중심으로 내 것을 형성하다보니 나 아닌 것과 내 것이 아닌 것과의 대립적 관계에서 온갖 탐욕과 진애가 생기고 사랑과 갈등이 생겨서 세상에 온갖 고통이 실 꾸러미처럼 딸려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몸, 즉 5온이 공한 도리를 확실하게 비추어 보아 내가 없는 것을 알았다면 어찌 거기에 내가 없는데 무슨 고통이 달라붙겠는가?
그러나 이 몸이 헛것이라 하여 업신여기거나 염세적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지·수·화·풍 4대나 색· 수·상·행·식 5온은 아무런 죄가 없는 것이다.
그 놈은 끌고 다니는 마음에서 일어난 생각 때문에 너 나를 구분하는 것이지, 4대 5온 때문에 분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아이 때에는 받아들이는 감수 작용만 있고 한두 살 먹어 조금 더 크면 돌아다니면서 집고 가지기를 마다하지 않으며, 조금 더 크면 갖가지들을 기억하여 시비 분별한다.
다음 주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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