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밀양 표충사 얼음골에 갔다.
7월의 산은 한창
녹색빛 물이 들고 있었다.
걷다가 쉬다가
쉬다가 걷다가...
쉬엄쉬엄 산길을 오르는데
숲 속에서 산새가 운다.
처음 들어보는
산새 소리다.
그 산새 울음소리가
어찌나 고운지 발길을 잡는다.
이마의 땀을 닦으며
길가 나무 그늘 잔디 위에 앉았다.
그때 마침,
마즌편에 콩밭(?) 매는 아지매가 보인다.
- 아지매요,
저 새가 무슨 새인교?"
- ... '
몇 번을 물어도 대답이 없다.
못들었나 싶어 무릎걸음으로 가까이 갔다.
- 아지매,
새 소리가 참 곱네요."
- ... '
그냥 말없이 돌아 앉는다.
그래서 더 가까이 엉금엉금 다가갔다.
- 아지매요, 저 새 이름이 뭔교?"
내가 계속 물으니,
그제서야 호미자루를 놓으며 돌아앉는다.
허리에 차고 간 물병에서
시원한 물 한 잔을 따루어 건냈다.
아지매가 목을 축이고 나서
얼굴만 붉히고는 여전히 말이 없다.
다시 물었다.
- 새 소리가 너무 고운데..."
아지매가 겨우 입을 연다.
- 저, 있잖아요, 그게 말하기가 좀.."
- 새 이름이 너무 어려운가요?"
- 그게 아니고..."
- 그럼?"
- 홀딱벗꼬새라 캅니더."
- 흐미..! "
옛날부터 이곳 시골에서는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새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내가 오히려 부끄러워하니까,
한마디 더 했다.
- 그 새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뭔고 하니..."
새를 보고 싶으면
숲 속으로 들어가서
홀딱 벗고 찾아보면 "홀딱벗꼬새"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말을 하고서 아지매는
다시 돌아 앉아
콩밭을 매기 시작한다.
거 참,
홀딱벗꼬새라니..
그래서 그런지
새 울음소리가 그렇게 들려왔다.
지금 듣고 있는 울음소리
바로 저 소리다.
홀딱,
벗꼬오~
홀딱,
벗꼬오오~ ~♪
내친김에 숲 속에 들어갈까?
그냥 홀딱 벗으까?
에구야,
보고 싶어 미치겠는데..
혹시,
새 이름 아는 분 없나요?
- 사맛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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