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명상실

갈가보다

淸潭 2010. 7. 20. 10:04

    
    얼마 전,
    밀양 표충사 얼음골에 갔다.
    7월의 산은 한창
    녹색빛 물이 들고 있었다.
    걷다가 쉬다가
    쉬다가 걷다가...
    쉬엄쉬엄 산길을 오르는데
    숲 속에서 산새가 운다.
    처음 들어보는 
    산새 소리다.
    그 산새 울음소리가
    어찌나 고운지 발길을 잡는다.
    이마의 땀을 닦으며
    길가 나무 그늘 잔디 위에 앉았다.
    그때 마침, 
    마즌편에 콩밭(?) 매는 아지매가 보인다.
    - 아지매요, 
      저 새가 무슨 새인교?"
    - ... '
    몇 번을 물어도 대답이 없다.
    못들었나 싶어 무릎걸음으로 가까이 갔다.
    - 아지매,
      새 소리가 참 곱네요."
    - ... '
    그냥 말없이 돌아 앉는다.
    그래서 더 가까이 엉금엉금 다가갔다.
    - 아지매요, 저 새 이름이 뭔교?"
    내가 계속 물으니, 
    그제서야 호미자루를 놓으며 돌아앉는다.
    허리에 차고 간 물병에서 
    시원한 물 한 잔을 따루어 건냈다.
    아지매가 목을 축이고 나서
    얼굴만 붉히고는 여전히 말이 없다.
    다시 물었다.
    - 새 소리가 너무 고운데..."
    아지매가 겨우 입을 연다.
    - 저, 있잖아요, 그게 말하기가 좀.."
    - 새 이름이 너무 어려운가요?"
    - 그게 아니고..."
    - 그럼?"
    - 홀딱벗꼬새라 캅니더."
    - 흐미..! "
    옛날부터 이곳 시골에서는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새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내가 오히려 부끄러워하니까,
    한마디 더 했다.
    - 그 새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뭔고 하니..."
    새를 보고 싶으면 
    숲 속으로 들어가서 
    홀딱 벗고 찾아보면 "홀딱벗꼬새"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말을 하고서 아지매는 
    다시 돌아 앉아 
    콩밭을 매기 시작한다.
    거 참,
    홀딱벗꼬새라니..
    그래서 그런지 
    새 울음소리가 그렇게 들려왔다.
    지금 듣고 있는 울음소리
    바로 저 소리다.
    홀딱, 
    벗꼬오~
    홀딱, 
    벗꼬오오~ ~♪
    내친김에 숲 속에 들어갈까?
    그냥 홀딱 벗으까?
    에구야,
    보고 싶어 미치겠는데..
    혹시,
    새 이름 아는 분 없나요?
    - 사맛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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