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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일본 2대 0 격파

淸潭 2010. 5. 25. 10:43

박지성·박주영 연속골…대한민국, 일본 2대 0 격파

  • 입력 : 2010.05.24 19:28 / 수정 : 2010.05.24 22:20

24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에서 한국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제골과 박주영(25·AS 모나코)의 쐐기골로 일본에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4-4-2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왼쪽 미드필더로 출격한 박지성은 전반 5분 일본의 패스를 끊은 뒤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까지 드리블로 돌파해서 기습적으로 슛을 날렸다. 골키퍼 나라자키가 몸을 날렸지만 한 타이밍 빠른 슈팅을 막지 못했다. 일본의 왼쪽 골문을 가르는 통쾌한 선제골이었다.

일본도 역습에 나섰다. 전반 20분 오쿠보가 빠른 드리블 돌파 이후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 왼쪽으로 빗나갔다. 32분에는 일본의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 정성룡(25·성남 일화)이 펀칭 미스로 볼을 놓쳐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는 듯 했으나 다행히 일본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4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에서 박지성(대한민국)이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선 이청용(22·볼턴 원더러스 FC)도 여러차례 킬 패스를 선보였으며, 몸싸움과 태클도 마다하지 않는 거친 플레이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전반 36분 깊은 태클로 옐로우 카드를 받기도 했다.

한국은 박지성의 선제골에 힘 입어 1-0으로 앞선 상태에서 전반전을 마쳤다. 볼 점유율은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에서 패스가 잦았던 일본(58%)이 한국(42%)보다 높았다.

후반전이 되자 허정무 감독은 포메이션을 바꿔서 4-2-3-1 전술을 꺼냈다. 부상에서 회복중인 박주영이 후반 교체 출전해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진공청소기' 김남일(33·FC 톰 톰스크)도 후반전에 투입됐다.

일본은 후반 16분 '신세대 폭격기'라고 불리는 모리모토를 교체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으나, 한국 미드필더진의 압박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남아공 월드컵의 목표는 우승"이라던 혼다 케이스케(CSKA·모스크바)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후반 26분 나카무라 겐고로 교체됐다.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박주영이 문전에서 일본 수비와 거칠게 볼을 다투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의 일본 문전 위협은 후반전 중반 이후에도 이어졌다. 후반 32분 김남일이 골키퍼의 위치를 보고 재치있게 볼 밑을 찍어서 골키퍼 머리를 넘기는 슛을 날렸으나, 나라자키 골키퍼가 가까스로 볼을 쳐냈다.

후반 44분에는 역습 과정에서 박주영이 스루패스를 받아서 문전 돌파를 시도하다가 나라자키 골키퍼와 충돌,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박주영은 침착하게 왼쪽으로 골을 집어넣어 2-0 쐐기골을 만들었다. 본인의 220여일 만의 A매치 골이었다.

이날 한일전 직후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정식을 준비했던 일본은 사이타마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5만7000여 홈팬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40분이 넘어서자 일부 관중들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서 빠져나가 실망감을 표출했다. 한일전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노렸던 오카다 감독의 입지도 위태로워 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최근 3경기 연속 무패(1승2무) 행진을 벌이며 역대 상대전적에서 40승20무12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그러나 수비수들이 골키퍼에 백패스를 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점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앞두고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았다.

한국대표팀은 25일 곧장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넘어가 벨라루스(30일), 스페인(6월3일)과 각각 평가전을 치르고 나서 6월 5일 ‘결전의 땅’인 남아공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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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25 03:21 / 수정 : 2010.05.25 09:23

    박지성·박주영 연속골, 숙적 일본 2대0 완파… 오늘 오스트리아로 떠나

    골을 넣은 박지성일본 서포터인 '울트라 닛폰'을 노려보듯 내달렸다. 골 세러모니였다. 박지성은 "경기 전 내 이름이 호명될 때 일본 응원단에서 야유가 나왔다. 이에 답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역시 한국의 캡틴이었다. 전반 6분 만에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수비수 3~4명 사이를 순식간에 뚫고 들어간 박지성은 총알 같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일본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박지성의 슛은 그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구석을 노리고 들어갔다. 박지성은 이날 공격 최전방부터 최후방 수비까지 운동장 전체를 누비며 '한국 대표팀의 심장'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남아공월드컵으로 가는 축구 대표팀의 시원한 축포였다. 박지성(왼쪽 세번째)이 24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6분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선제골을 넣고 있다. 이날 대표팀은 전력 노출을 꺼려 등번호를 바꿔 달고 나왔고, 박지성은 7번 대신 14번을 달았다. /사이타마=전준엽 기자noodle@sportschosun.com
    한국이 숙적 일본을 기분 좋게 격파하고 발걸음 가볍게 유럽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24일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박지성의 선제골과 후반 종료 직전 박주영의 쐐기 페널티킥으로 2대0으로 승리했다. '양박(兩朴)'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활약이었다.

    전반전에 공격적 4-4-2 포메이션을 택한 허정무 감독은 후반에는 박주영을 최전방에 단독으로 세우는 4-2-3-1 포메이션을 썼다. 이는 4명의 수비와 2명의 미드필더(김정우·김남일)를 후방에 배치하는 수비 형태. 월드컵에서 강팀을 만났을 때를 대비한 실험의 성격이 짙었다. 수비적인 방식을 택하면서 후반 들어 한국의 공세는 주춤해졌고, 일본과 일진일퇴로 밀고 밀리면서 불안한 장면도 자주 눈에 띄었다.

    하지만 후반 31분 박지성과 기성용을 대신해 투입된 21세 '젊은 피' 김보경과 이승렬은 이런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이승렬은 박주영과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으며 위력적인 슈팅을 날렸고, 김보경도 후반 종료 직전 박주영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넣어 결국 페널티킥을 유도해 냈다. 허 감독은 그동안 구자철(21)을 포함한 3명의 젊은 선수들에 대해 "어린 선수들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팀에 합류시킨 것"이라고 말해 왔다. 이승렬과 김보경은 이날 일본전 활약으로 선배들이 더욱 긴장하도록 만들었다.

    한국은 박주영이 쐐기 PK에 성공하면서 기분 좋게 완승할 수 있었다. 전반에 선발로 나온 이영표 이정수 곽태휘 차두리의 4백(4 Back) 수비라인도 강한 몸싸움과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다만 '쌍용'의 한 축인 이청용은 다소 흥분한 듯 거친 플레이가 몇 차례 보였다. 기성용도 경기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듯 패스의 정밀도 등이 떨어졌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이근호는 열심히 뛰었지만 이렇다 할 소득은 없었다.

    한국은 역대 한·일전에서 40승20무12패로 앞섰고, 2000년 이후 전적에서도 4승4무2패로 우위를 지켰다. 한국은 25일 유럽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를 향해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