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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정과 큰마음

淸潭 2008. 9. 23. 08:54

 

작은정과 큰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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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의 삼각지 뒷골목엔

‘옛집’이라는 간판이 걸린 허름한 국수집이 있다.

 

달랑 탁자는 4개뿐인...

주인 할머니는 25년을 한결같이 연탄불로 멸치 국물을

우려내 그 멸칫 국물에 국수를 말아낸다.

10년이 넘게 국수값은 2000원에 묶어놓고도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대로 더 준다.

 

얼마 전에 이 집이 SBS TV에 소개된 뒤

나이 지긋한 남자가 담당 PD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전화를 걸어온 남자는 15년 전 사기를

당해 재산을 들어먹고 아내까지 떠나버렸단다.

 

용산 역 앞을 배회하던

그는 식당들을 찾아다니며 한끼를 구걸했다.

음식점마다 쫓겨나기를 거듭하다보니 독이 올랐다.

휘발유를 뿌려 불질러 버리겠다고 마음 먹었다.

할머니네 국수집에까지 가게 된 사내는 자리부터 차지하고 앉았다.

 

나온 국수를 허겁지겁 먹자 할머니가 그릇을 빼앗아갔다.

그러더니 국수와 국물을 한가득 다시 내줬다.

두 그릇치를 퍼넣은 그는 냅다 도망쳤다.

할머니가 쫓아 나오면서 뒤에 대고 소리쳤다.

“그냥 가, 뛰지 말구. 다쳐!”

 

그 한 마디에 사내는 세상에 품은 증오를 버렸다.

그후... 파라과이로 이민 가서 꽤 큰 장사를

하여 성공했다고 한다.

 

단 한 사람이 베푼 작다면 작은

온정이 막다른 골목에 서 있던 한 사람을 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