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건국 60년, 60대 사건`](41) 프로야구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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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8.07.30 / 종합 A6 면 기고자 : 유석재 |
1982년 3월 27일 오후 2시25분, 서울운동장 프로야구 개막전에 모인 3만여 명의 관중은 깜짝 놀랐다. 대통령 전두환이 직접 시구를 하러 마운드에 나타났던 것이다. 경호원이 심판으로 위장해 옆에 섰다. "각하께서는 육사시절 축구부 골키퍼를 맡으시면서 주장을…."(해설자) "아~ 인코스!"(아나운서) 이날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첫 경기는 그야말로 프로다운 명승부였다. 5회초 삼성 이만수가 '1호 홈런'을 친 뒤 삼성이 7―4로 앞섰으나 청룡이 7회말 3점을 따라붙어 동점이 됐다. 연장 10회말 만루에서 청룡 이종도가 친 공은 왼쪽 펜스를 넘었다. 관중은 환호했다. 1980년 12월 컬러 TV방송을 시작했던 전두환 정부는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2차 오일쇼크도 끝나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무렵이었다. 1981년 5월에는 대규모 관제(官製) 민속문화 축제인 '국풍 81'이 여의도에서 열려 100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1982년 1월 2일에는 중·고생 교복·두발 자유화 조치가 발표됐고, 6일 0시부터는 미 군정 이후 36년 만에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됐다. 5공 정부는 국민의 관심을 스크린(Screen), 섹스(Sex), 스포츠(Sports)로 돌린다는 '3S 정책'을 교과서적으로 펼쳤다. 통금해제로 본격적인 '밤 문화'가 생겨나 신흥 숙박업소와 심야극장이 전성기를 이뤘다. 첫 심야영화는 1982년 2월의 '애마부인'이었는데 개봉 첫날 인파로 극장 유리창이 깨질 정도였다. 그 전 해의 88올림픽 유치로 자신감을 얻은 정부는 이제 스포츠 진흥을 위해 프로야구 출범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지역적 특색을 살리고 스타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프로야구는 22연승을 거둔 OB베어스 투수 박철순, 4할대 타율의 청룡 백인천 등 스타를 낳으며 첫해 150만 관중을 돌파, 단숨에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프로야구는 또한 한국 사회에 '몸값'과 '경쟁'이라는 자본주의의 냉혹한 원리를 일깨웠다. 소설가 박민규는 훗날 "'어린이에겐 꿈을! 젊은이에겐 낭만을!'이란 프로야구의 구호는 사실 '어린이에겐 경쟁을! 젊은이에겐 더 많은 일을!'이란 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첫해 프로야구 팀들 중 정작 나중에 소설과 영화의 소재로 떠오른 것은 '가장 프로답지 않았던' 삼미 슈퍼스타즈였다. |
기고자 : 유석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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