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백제의 미소 길 걷기 대회가 지난 1일 가야산에서 열렸다. 사진은 스님들이 가야산 보호, 백제의 미소 길 조성 등을 기원하며 산행하는 모습.
생태환경도 웃고 문화유산도 숨 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만들자”
“가야사 터에서부터 마애삼존불까지 사람이 걸어 다니는 길로 만들라. 생태환경과 문화유적의 향기를 느끼면서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길로 만들라. 가야산을 통째로 생태역사박물관으로 지정하고 세계복합유산 등재 추진을 제안한다.” 덕숭총림 수덕사가 주최한 가야산 관통도로 건설 중단과 백제의 미소 길 조성 촉구를 위한 다짐 및 걷기대회가 지난 1일 가야산에서 열렸다.
‘백제의 미소 길’은 충청남도가 계획한 폭 9m의 차량통행 도로를 가야산연대의 제안으로 사람이 걷는 길로 만들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1년간 여러 차례 협의가 있었으나 최근에 차량 통행용 순환도로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이날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올해 2회째를 맞이한 ‘백제의 미소 길 걷기’에는 수덕사 수좌 설정스님과 주지 옹산스님, 유나 우송스님, 가야산연대 집행위원장 정범스님 등을 비롯해 수덕사 조인선원과 정혜사 능인선원 등 제7교구 본.말사에서 수행정진하고 있는 스님 300여 명과 신도 100여 명이 동참했다.
산행에 앞서 수덕사 수좌 설정스님은 “가야산은 동서남북으로 큰 사찰과 100개의 암자가 있었던 불교성지”라며 “모두가 합심해서 가야산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환경과 문화유산을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산행은 가야사지에서 출발해 보원사지까지 백제의 미소 길 약 7km 구간을 걷는 것으로 진행됐으며, 산행을 통해 참가자들은 가야산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되기를 기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가야산 관통도로 철회 및 백제의 미소 길 조성, 가야산을 생태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하고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 추진,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가야산 보호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수덕사 주지 옹산스님은 “21세기 최고의 화두는 환경문제인데 충청남도는 가야산을 훼손하면서까지 도로를 만들겠다고 고집하고 있다”며 “가야산 훼손을 저지하여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명상의 길로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영 충남지사장 lsy@ibulgyo.com
[불교신문 2440호/ 7월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