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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전 여는 효림스님

淸潭 2008. 4. 19. 13:03

한글서예전 여는 효림스님

“한글서예로 대중포교 일조할 터”
 
 한문 비해 공감도 높아…글씨 ‘제 맛’날 것
 
“한글글씨가 한문글씨보다 마음에 들어요. 어느 누구라도 쉽게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글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공감대를 갖는다면 이 역시 대중포교라는 생각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시인으로 유명한 효림스님(성남 봉국사 주지.사진)이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인사동 하나로갤러리에서 ‘임효림 한글서예전’을 개최한다. 전시회에는 한용운스님의 ‘님의 침묵’, 김소월의 ‘진달래꽃’, 서정주의 ‘신록’ 등 시와 붓글씨가 어우러진 1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또 효림스님이 지은 ‘광대’, ‘북’, ‘도라지꽃’ 등 자작시와 <법구경> 등 경전에서 발췌한 글도 선보인다.
 
효림스님은 오랫동안 한문서예를 해왔다. 한글서예전은 이번이 처음. 스님은 “몇해전부터 한글 서예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좋은 시를 소재로 붓글씨를 써보고 싶어 틈틈이 글을 썼다”면서 “글 쓰는 솜씨는 좀 어설프지만, 평소 존경하던 시인들의 좋은 시를 적었다”고 말했다. 효림스님은 또 “이전에 한문서예전을 한 적은 있지만, 대중과 공감이 쉽다는 점에서 이번 한글서예전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봉국사와 백담사 만해마을을 오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스님은 지인들에게도 한글서예를 권하고 있단다. 우리 시를 우리 글로 적어야 글도, 글씨도 ‘제 맛’이 나기 때문이다. 스님은 “한문 글씨를 쓰는 사람들은 대개 격이 떨어진다며 한글을 쓰지 않는다”며 “모든 이들이 쉽게 알아듣고 환희심을 낼 수 있는 언어가 곧 부처님의 말씀이다”고 강조했다.
 
“글을 전시하는 순서에도 차별을 두지 않았어요. 고승대덕의 글이나, 제가 직접 쓴 시나, 후학의 글이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나란히 내걸어야죠. 그것이 한글에 담긴 정신이고, 화합과 자비의 불교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1968년 출가한 스님은 6월 항쟁을 계기로 민주화 운동과 불교개혁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현재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흔들리는 나무>, <꽃향기에 취해>등 시집과 <채근담>, <그곳에 스님이 있었네> 등 다수의 서적을 집필했다.
 
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불교신문 2420호/ 4월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