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인곡당(법장스님)

3집 제1주제 논평:「만공사상의 특징과 역할」에 대한 논평

淸潭 2008. 2. 22. 17:55
 

3집 제1주제 논평:「만공사상의 특징과 역할」에 대한 논평

 

김상현(동국대)


  1.이 논문은 만공의 사상과 그 특징을 시대관, 불교관, 선사상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그의 사상이 한국불교사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규명한 것이다. 만공의 사상을 포괄적으로 조명하고, 그것이 한국불교사에서 차지하는 순기능과 역기능의 의미를 동시에 고찰했다는 점에 이 논문의 특징이 있다.

  2.만공 사상 연구의 기본 자료는 ꡔ만공법어ꡕ가 거의 유일한 셈이다. 만공을 시봉했던 원담이 경청했던 법어를 훗날 기억에 의해서 기록한 것이다. 법문이 행해진 장소와 때가 명시되지 않은 것도 적지 않아, 시기에 따른 만공 사상의 전개 과정을 이해하는데는 약간의 한계도 보인다. 또 기억에 의지한 훗날의 기록이란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丁丑年三月十一日 對日本總督南次郞喝一喝」의 경우, 몇 가지 문제가 보인다. 三十一本山住持會議는 2월 26일 및 27일에 있었기에 3월 11일 운운은 맞지 않다. “조선13도 도지사가 함께 참석했다”는 것도 실제와는 다르다.(최금봉, 「삼십일본산주지회동견문기」, ꡔ신불교ꡕ 2, p.11) 그리고 “왜 방망이를 휘둘러 때려주지 않았는가”라고 한 만해에게 만공이 “어리석은 곰은 방망이를 쓰지마는 사자는 할를 쓰느니라”고 했다는 기록에도 문제가 보인다. 만해의 제자 김관호의 회고에 의하면, “곰은 막대기 싸움을 하지만, 사자는 호령만 하는 법이지”라는 만공의 말을 만해가 “사자새끼는 호령을 하지만, 큰 사자는 그림자만 보이는 법이지”라고 받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자료의 문제는 물론 발표자와는 무관하다.

  3.“그의 불교관은 부처관, 불법관, 윤리관, 정토관으로 전개되었다”거나, “게송의 내용이 만공의 윤리관, 시대관, 교육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표현은 부적절한 것 같다. 발표자 자신이 “그의 불교관은 부처관, 불법관, 윤리관 및 정토관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 것이 적절하다. 만공이 그의 사상을 …관, …관으로 전개한 것이 아니라 발표자가 그렇게 분류하여 서술한 것이기에 그렇다.

  4.국내 승려들의 교학에 대한 무관심에 관한 사례로 든 발표자 자신의 경험이나 유홍준의 지적은 참고할 만 하지만, 학술 논문의 본문에 그대로 서술하기에는 부적절한 것 같다.

  5.만공은 식민지시대에 살았다. 이 논문에 의하면, 그의 대외적 시대관이 보편적 인류애를 강조했고, 정경분리론을 주창하고 선의 사회화를 주창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시한 자료만으로도 만공의 사회의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6.윤리관에 대한 서술은 너무 소략한 것 같다. 만약 자료 때문이라면, 굳이 그의 윤리관을 다룰 필요가 있겠는가?

  7.만공사상의 한국불교사적 역할은 역사적 의미와 현재적 의미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즉 현재적 입장에서의 논의도 필요하지만, 만공이 살았던 시대의 그의 위치나 역할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의 이 부분 서술은 현재적 의의에 더욱 비중을 둔 것 같다. 특히 한 역사 인물의 사상을 한국불교의 현재적인 여러 문제에 견주어 설명함으로서, 오늘 한국불교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가 마치 만공으로부터 비롯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만공에 의한 불교 교학 무시의 결과는 현대 한국 승려들의 불교 교학에 대한 지성화 수준을 저하시킨 한 요인이 된 것”이라고 한 것 등이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