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인곡당(법장스님)

德崇禪學 3집 學術 모임에 즈음하여

淸潭 2008. 2. 22. 17:52
 

德崇禪學 學術 모임에 즈음하여

 

한국불교선학연구원장 박 선 영

  현대는 역사상 인류의 문명사적 전환기라고 합니다. 한편에서는 정보화 사회를 논하는가 하면, 이러한 정보화사회에서는 국경이나 정부의 역할 내지 기능이 본질적으로 축소되며, 거리와 공간 그리고 시간, 내지 지식이나 기술은 물론이고 물품이나 조직 또는 유통 등 모든 것이 一時性을 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둘러싸고 인간이 꿈꾸어 온 유토피아가 곧 다가오는 것으로 희망에 부풀어 있는 논자들이 있는가 하면, 또 한쪽에서는 종교를 중심으로 한 문명권 사이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견하는 논자도 있습니다.
  불교의 본질은 자각에 있다고 합니다. 석존 시대의 초기불교에서는 각자 “자기 자신과 법에 귀의하고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는 당부를 누누이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불타야말로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일체의 偶像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최초의 종교입니다. 그리하여 불타는 제자들에게 불타 자신에게도 맹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회 있을 때마다 깨우치셨습니다. 다시 말하여 인간 개개인의 주체성을 최대로 高揚하는 종교입니다. 불교 가운데서도 이러한 주체성을 가장 강조하고 고양해온 것이 禪佛敎입니다.
  한국의 근대불교사에서 鏡虛 대종사와 그의 嫡子인 滿空 대선사는 禪客들의 禪問答을 통하여 自由自在하며 活潑潑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禪客의 提接에 있어서 정해진 틀이나 형식은 없습니다. 단지 상대방의 機類와 提接을 통한 만남의 상황에 따라 가장 的確한 방법으로 應對하고 정신적 눈을 뜨게 하였습니다. 특히 불법은 思量을 통해서는 그 본질에 다가설 수 없다고 깨우쳤습니다.
  그리하여 근대의 수많은 善知識들을 배출하였습니다. 따라서 근대 한국불교에서 鏡虛 대종사와 滿空 대선사는 한국불교의 中興祖들일 뿐만 아니라 韓國精神史에 길이 빛날 자각의 선인인 동시에 세속적인 차원에서의 제도적인 틀을 벗어나서 사제간의 정신적 만남을 통하여 以心傳心의 자각을 일깨운 非形式的 敎育의 聖者이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만남은 교육에 선행한다”는 敎育命題를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滿空 大禪師를 중심 테마로 한 의미 깊은 학술모임을 개최하게 된 것을 이 자리에 동참하신 여러 大德 스님들과 재가 불자님들, 그리고 주제발표와 토론을 해 주실 고명하신 학자 여러분에게 깊이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