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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도 15 -박연 (朴堧)편

淸潭 2007. 9. 8. 21:35
 
몽유도원도 15 -박연 (朴堧)편

 

박연(朴堧) : 우왕 4년 ~ 세조 4년 (1378 - 1458)

 

初名은 然, 자는 탄부(坦夫), 호는 蘭溪, 본관은 밀양

三司左尹 天錫의 아들로 태종 5년(1405) 文科에 급제하여

集賢殿校理, 持平, 文學을 역임하였다.

 

세종이 즉위하면서, 악학별좌(樂學別坐)에 임명되어

악기의 調律과 악보찬집(樂譜撰集) 등을 정리하였으며

세종 9년(1427)에는 편경(編磬)12매를 제작하여

자작한 12律管에 의해 연주하였다.

 

또한 조정의 朝會에서 사용하던 향악(鄕樂)을 폐지하고

아악(雅樂)으로 대신하도록 하고, 남급(南汲),

정양(鄭穰), 회예(會禮)에도 雅樂을 채택하도록

했으며, 춤도 종전의 기생을 무동(舞童)으로 바꾸어

문무이무(文武二舞)를 추게 하는 등 궁정음악을

전반적으로 개혁하였다.

 

세종 15년(1433)에 유언비어를 유포한 죄로 파직되었다가

용서를 받아 다시 아악에 종사하였으며

세종 27년(1445) 성절사(聖節使)로 명나라에 다녀와서

인수부윤(仁壽府尹), 중추원부사(中樞院副使)를 거쳐

예문관대제학(藝文館大提學)에 올랐다.

 

단종 1년(1453) 계유정란 때 아들 李愚가 처형되었으나

3朝에 걸친 원로였던 까닭에 죽음을 면하고

파직되어 귀향하였다.

 

특히, 笛(피리)를 잘 연주하였으며, 고구려의 왕산악(王山岳)

신라의 우륵(于勒)과 함께 삼대 악성(樂聖)으로 일컬어진다.

 

영동의 초강서원(草江書院)에 배향되었다.

시호는 문헌(文獻)이고, 저서로는

[蘭溪遺稿]와 [家訓]이 있다.

 

 

 

 

 

 

[작품 해설]

어부가 찾아갔다가 길을 잃은 일 생긴 이후로

이 세상에는 비로소 도원이라는 이름 있게 되었네.

고금의 이름난 그림들이 비바람 만난 듯 놀라고,

앞뒤의 웅장한 문장들도 출렁이는 파도처럼 기우네.

 

언덕을 양쪽으로 낀 복숭아 숲은 몇 해나 꽃을 피웠던고?

바위에 기대 엮은 집들은 제멋대로 생겼구나.

흙 섬돌 띠풀 집은 꽃 속에서 밝게 보이고,

눈부신 놀은 탁 트인 시냇가 들판에 가득 피어오르네.

 

마음 편하고 즐거워 다툴 이 없으니,

어찌 복희씨와 황제의 시대에만 세상이

크게 맑았다 할 것이랴!

 

달인은 본디 스스로를 형체에 의지하지 않고,

정신으로써 신선의 경지를 드나드는 법,

한 마리 학을 타고 흐르는 별처럼 긴 바람 몰아가니,

세 신선의 말고삐가 영롱하게 반짝이네.

 

우연히 서로 만나 기쁨을 나누는데,

대나무 그림자 사방으로 짙푸르게 둘러쌌네.

이들이 지니는 감응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헤아려 보았더니

물 즐기고 산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골똘한 생각으로 꾸는 아름다운 꿈은 반드시 징험이 있을 터,

황제가 화서씨 나라에서 이상사회 보았다는 것도

믿을 만한 이야기.

그대는 알지 못하는가? 형왕(荊王)이 베개맡 꿈속에서

 

 

 


 

 

 

부암(傅巖)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무협(巫峽)으로 향하였음을.

 

그대는 또한 알지 못하는가? 장주(莊周)가 병풍 맡 꿈속에서

주공(周公)을 흠모하지 아니하고 호랑나비를 그리워하였음을.

 

구름이 되고 비가 되는 것은 필경 무슨 덕일까?

너울 너울 자유롭게 홀로 노니는구나.

비해당 높은 곳에 매화와 대나무가 비쳐있고,

주옥같은 만권 서적 빽빽히도 들어 차 있네.

 

문장과 도덕은 은하수 가에까지 뻗쳐있고,

제도와 경륜은 임금님의 정사를 보필한다네.

세상의 도리와 백성들의 풍도는 못내 개탄스러우나,

주공의 마음과 공자(孔子)의 뜻을 한결같이 추구한다네.

 

마음이 태연하여 형체를 수고롭게 하지 않으니,

세속의 잡스러운 생각 따위 파고들 틈조차 없어라.

하늘과 땅에 뜻을 두어 거듭 순박하기만 하오며,

모든 백성 천수를 누리는 낙원에 오르기를 바라신다네.

 

황제가 화서씨(華胥氏)나라에 노신 꿈

그 조짐이 허황스러운 것 아니었나니,

비해당이 도원에 노신 것도 어찌 거짓으로 전하여지는

말이라 하랴!

 

비심(裨諶)이 진실로 초야(草野)를 갈망하니

언사가 순일하여지고,

자천(子賤)이 거문고 타고 지냈으나

정사가 저절로 다스려졌었다네.

 

초연히 물외(物外)로 나아가 성정을 기쁘게 지니니,

참으로 커다란 저울대가 절로 그 가운데 있다네.

쉽사리 단청(丹靑)을 의논하지 말지니,

내 이제 눈 크게 뜨고 천지의 편안함을 보리라.

 

난계 박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