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사태 이후에도 황우석 사태를 끊임없이 말합니다.
왜냐하면 황우석사태가 지닌 의미가 한국사회의 심각한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때문이죠. 가끔 묻습니다. 황우석씨한테 웬수졌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황우석씨에게는 악감정이 없습니다. 저는 황우석사태라는 황우석씨를 배제한 사회문제와 그 반응에 웬수 졌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는 문제해결을 위한 반응에 중점을 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정치적인 반응들을 강요하기도 하죠. 대중에 대한 비난도 그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한국사회의 수많은 문제점들, 언론의 문제에서부터 시작하여 주류사회, 과학계, 대중, 천박한 물질주의 등 정말 어디 하나라도 버릴 게 없는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황우석사태를 걸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문제들이 거의 없지요. 사실 제 블로그는 정치와 사회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정치를 말할 때도 사회를 말할 때도 자주 황우석사태를 언급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주류언론의 특징인 황색저널리즘을 말할 때는 황우석사태가 중요한 사례로 열거됩니다. 박근혜 피습사건부터 총기난사사건, 한나라당의 검증공방, 내부고발자, 석궁테러 짝퉁시사저널사태, 박정희향수, x-파일 등에서도 황색저널리즘을 말하며 황우석사태를 언급했고 이번 디워논쟁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쉽게 잊습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논하지 않으려하고 새로운 문제인 것처럼 인식하여 새로운 말을 하지만 그들의 말들은 근본적으로 과거에 계속적으로 언급되었던 진부한 말들의 향연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사람들은 망각하며 새로운 것인 양 생각합니다.
사회에는 수많은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문제들이 왜 해결되지 않고 같은 문제들이 반복되는지에 대한 고민은 매우 적습니다. 그러다 보니 반복되는 문제에 사람들은 싫증을 내고 오히려 문제해결에 등한시합니다. 처음부터 문제해결을 위한 문제제기라는 측면이 아닌 선정적인 문제거리로만 생각하는 한국사회의 문제가 반복되는 문제들을 새로운 문제로 인식하여 소모적인 논쟁을 거듭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사회를 반성 없는 사회라고 합니다. 그런데 반성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금방 잊혀지고 말거든요. 틀린 것은 틀린 것이라고 말하는 책임 있는 사람들이 적을뿐만 아니라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크기때문일지도 모르죠. 그러다보니 "좋은 게 좋은 것"처럼 흘러가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시행착오의 반복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시행착오의 반복이 아니라 개선을 자주 말하죠. 그러다보니 소재를 달리할뿐 내용의 차이가 없는 앵무새 블로거가 되고 맙니다. 시행착오가 반복되는 즉 황우석사태를 계속 언급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사회가 황우석사태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앞서기때문입니다.
저는 황우석사태를 계속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문제가 그렇게 쉽게 해결될까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문제를 잊지 말고 기억하고 있어 달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문제를 잊으면 잊을 수록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놓지고 맙니다. 항상 우려하는 말들이 비슷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고 조금이라도 그 문제점들을 완화시키려는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망각은 문제를 심화시키고 문제해결을 방해한다는 것을 정말 명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과거는 단순히 과거로만 존재하지 않고 항상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끈으로써 존재한다는 점을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