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책 속의 향기

자금성이 모래에 묻힌다고?

淸潭 2007. 4. 14. 12:51
자금성이 모래에 묻힌다고?
 
지구 온난화의 부메랑
김수종·문국현·최열 지음 | 도요새 | 232쪽 | 1만원
해마다 봄이면 한국인은 난데없는 사막을 만난다. 황사다. 한국에서 3000㎞ 떨어진 고비 사막과 황토 고원에서 번쩍 들어올려진 누런 모래폭풍은 중국 동부 공업지대의 오염물질까지 싣고 이틀이면 서울 하늘을 뒤덮는다. 오염된 강물이 황해로 흘러들면 우리가 먹는 어패류도 안심할 수 없다. ‘강 건너 불 구경’ 식으로 중국 환경문제를 바라볼 수 없는 까닭이다.

황사 현상은 마스크를 끼고 창문을 걸어잠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환경운동가와 기업인, 언론인이 함께 쓴 이 책은 황사를 통해 지구온난화 문제를 다룬다. 2000년부터 중국에서는 수도를 옮겨야 한다는 천도론까지 나돌았다. “베이징이 사막에 포위돼 있다” “이러다간 자금성이 모래에 묻히겠다”는 위기감이었다.

사막화는 중국 사회가 키워온 재앙이다. 나무를 베기만 했지 심질 않았고, 강물과 지하수를 남용했고, 풀이 자라기도 전에 가축을 풀어 뿌리까지 먹어치우게 했다. 베이징 북서쪽 70㎞에 있는 톈모 사막은 ‘날아다니는 사막’으로 불린다. 부분적 조림 사업은 황량한 사막화 지역에서 작은 점에 불과하다. 환경파괴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공저자들은 “자연을 정복하거나 남용했던 20세기적 사고방식으로는 문명엔 미래가 없다”고 역설한다. 

박돈규 기자 , coeu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