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마감까지 한국 아동 사랑한 미국인
20년간 한국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미국인 남자가 죽으면서까지 한국 어린이들에게 유산의 일부를 남긴 사실이 드러나 화제다.
국경을 초월한 사랑의 감동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 편지 한 통이 도착한 이달 25일.
미국인 변호사가 보낸 이 편지에는 "닉 라산드로씨의 사망소식을 전하게 돼 유감스럽습니다. 그 분은 남긴 재산을 한국 어린이들에게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라는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라산드로씨는 뉴욕에 거주하며 1986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한국 어린이들을 후원해온 남성으로 작년 7월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후원자들의 정확한 신원을 캐묻지 않는다는 방침 때문에 라산드로씨에 대해 아는 것은 나이가 60대 후반이고 직업은 기술공이며 평생 홀로 살아왔다는 것 뿐이다.
한국에서 라산드로씨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청주에 사는 주부 최재연(30)씨.
최씨에게 라산드로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86년부터 작년까지 20년 동안 '키다리 아저씨'로 통했다.
최씨는 "닉 아저씨는 내가 어렸을 적에 동생들을 돌보느라 학업을 게을리 할까 걱정을 많이 했고 작년까지도 수시로 편지를 보내 잘 살라고 격려했다"고 회상했다.
최씨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송면에서 빈농의 맏딸로 태어났고 부모가 농사일로 바빴기 때문에 여섯 동생을 혼자 도맡아 키우다시피 했다.
라산드로씨는 결연 아동이 18세를 넘으면 후원 및 접촉을 중단한다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원칙을 깨고 최씨의 졸업, 결혼, 출산을 모두 지켜봤다.
최씨는 "닉 아저씨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7년 전 첫 아이의 백일잔치 때였다"며"그 때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세상을 떠날 때 남는 것이 있다면 한국 어린이들에게 주고 가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라산드로씨의 변호사로부터 받은 3만6천300달러를 마포구 사무실에 있는 아동권리센터를 설립하는 데 종자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경제사회이사회의 최상위 지위인 포괄적 협의지위(General Consultative Status)가 부여된 NGO로 27개 회원국이 120여 개 사업장에서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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