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고국에 들렸을 때 우연히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는 너무나 반가워 했다. "향란아, 너무 반가워. 그런데 너의 모습이 너무나 달라 보이는구나. 공주 같이 차려 입고 다니던 네가 어찌 이리 초라해 보이니? 우리 거꾸로 된것 같구나. 참, 사람 인생 이라는 건 아무도 몰라.
난 지금 백화점을 운영하는 사장이 되었고 넌 이렇게
초라해 보이니 말이야. 오래전에 사모님(우리 어머님)이
아니었으면 난 이렇게 성공 하지도 못했을거야.그래서
난 죽을때까지 그때의 일을 잊지못해" 하면서 들려 주었다. 어렸을 때 그 친구는 아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손버릇이 안좋아 남의 물건을 잘 훔쳐서 마을에 "도둑"
이라는 소문이 자자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그 아이를 손이 필요할 때마다 불러서 돈을주며 집안일을
돌보아 달라고 자주 불렀었다.다른 사람들이 반대 하는것도
듣지 않으시고.... 그런 어느날 어머님께서 선생님들을 위해
잔치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필요해 그 친구와 다른분들을
불러서 음식준비를 하시다가 고기가 더 필요해 더 살려고
옷장위에 두었던 돈을 찾으셨는데 돈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한참을 찾고 있으니 주위 사람들이 모두
다 그 아이가 가져갔다고 한입으로 말하고 있었다. "사모님, 분명 저 아이가 가져 갔어요. 저 아이의 손버릇이
얼마나 나쁜지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모두 다 쑥덕거렸고
시선이 다 그 아이에게 갔다. 그런 아이를 보자 어머님께서
한마디 하셨다. "누가 이 아이가 돈을 가져간 것을 한분 이라도
본사람이 있습니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자 어머님께서
또 한마디 하셨다."여러분께서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그런 말씀들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잘 챙겨놓지 못한 잘못도
있으니 이 아이가 가져간 걸 여러분께서 두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셨으면 그런 말씀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저는 이
아이를 믿겠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신뢰 할수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이런 잔일을 하는것도
힘이들고 억울한데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여 상처를 주지
말아 주세요" 하고 어머니께서 말씀을 하시자 그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지금까지 뭐가 없어지면 어느 누구나
그 아이가 훔쳤다고 손가락질하며 말을 하는사람들은 수없이
많았지만 아직까지 그 어느 누구도 그 아이를 믿어준다고
말을 해 주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 아이는
마음의 약속을 했다. 다시는 남의 것을 훔치지 않기로.....
그리고 다시는 그런일이 없었다. 그런후에 그 아이는 우리집에서
가정부로 일을 하게 되었고 내가 도시로 고등학교에 가게 될때에
나를 따라 광주에 같이 가게 되어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내가
가는곳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나의 친구가 되었고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것이다. 여러분! 살아 오면서 모든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고 탓을 나에게 돌린적이 있으십니까? 그럴때
누가 "널 믿어" 라고 말을 건네주는 따스한 말이 얼마나 힘이
되었습니까? 우리 모두 다 함께 따스한 말 한마디로 이렇게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