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가
[ 龜旨歌 ]
何龜何 (귀하귀하)
首其現也 (수기현야)
若不現也 (약불현야)
燔灼而喫也 (번작이끽야)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2. 배경설화
후한의 세조 광무제 건무 18년 임인 3월, 액을 덜기 위해 목욕하고 술을 마시던 계욕일에 그들이 사는 북쪽 구지봉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2,3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사람 소리는 있는 것 같으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하는 말소리만 들렸다.
구간 등이 “우리들이 있습니다.”하자,
“내가 있는 데가 어디냐?”
“구지입니다.”
“하늘이 내게 명하여 이곳에 나라를 세우고 임금이 되라 하시므로 여기에 왔으니, 너희는 이 봉우리의 흙을 파서 모으면서 노래를 불러라.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 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하면서 춤을 추면 이것이 대왕을 맞이하면서 기뻐 날뛰는 것이리라.”
구간 등이 그 말대로 즐거이 노래하며 춤추다가 얼마 후 우러러보니 하늘에서 자주색 줄이 늘어져 땅에까지 닿았다. 줄 끝을 찾아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을 싼 것이 있었다. 합을 열어보니 알 여섯 개가 있는데 태양처럼 황금빛으로 빛났다. 여러 사람들이 모두 놀라 기뻐하며 백 번 절하고 다시 싸서 아도간의 집으로 돌아갔다. 책상 위에 모셔 두고 흩어졌다가 12일쯤 지나 그 다음날 아침에 사람들이 다시 모여 합을 열어보니 알 여섯 개가 모두 남자로 변하였는데, 성스러운 용모를 가졌다. 이어 의자에 앉히고 공손히 하례 하였다.
3. 성격 및 주제
(1) 성격 : 주술적, 집단적, 의식적.
(2) 명칭 : 영신군가(迎神君歌), 영신가, 「가락국가(駕洛國歌)」.
(3) 형식 : 4언 4구의 한역시.
(4) 감상 :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강림 신화 속에 삽입된 노래이다. 신에게 소망을 비는 주술적 노래를 통해 우리 민족의 원초적 삶의 모습과 문학의 생성을 알 수 있다.
(5) 주제 : 새로운 생명(신령스런 임금)의 강림 기원.
(6) 출전 : 『삼국유사(三國遺事)』 권 2, 「기이ㆍ가락국기(駕洛國記)」.
『삼국유사』 권 2 「가락국기」조에 전하는 구지가. 구지가는 작가, 연대 미상의 고대가요로 영신군가, 구하가 또는 구지봉영신가라고도 부른다. 원가는 전하지 않고 관련설화와 4구체의 한문으로 번역된 것이 전한다.
4. ‘거북’과 ‘머리’의 상징적 의미
(1) 거북은 장수하는 동물로, 신령스런 존재를 상징한다.
(2) 머리는 우두머리이자 남성 생식기의 모습이다.
5. 다양한 해석
(1) 잡귀를 쫓는 주문으로 보는 견해
(2) 영신제의 절차 중에서 가장 중추가 되는 희생무용(犧牲舞踊)에서 가창된 노래라는 견해
(3) 원시인들의 강렬한 성적 욕망을 표현한 노래 - 「해가」와 연결해 볼 때, 원시 주술적 집단 욕망을 노래했다고 보는 견해가 많음.
6. 성격
(1) 영신군가(迎新君歌)1)로서의 주술요(呪術謠) : 물과 관련된 거북을 불로 위협하여 신이한 지배자의 강림을 요청.
(2) 노동요(勞動謠) : 마을 사람들이 흙을 파면서 불렀다는 점을 주목해 본다면 그것은 노동의 괴로움을 덜고자 하는 생각에서 나온 것일 것이므로 노동요의 성격도 지닌다.
7. 배경설화를 통해 본 「구지가」의 주술성
(1) 추장인 구간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 영험한 산 위에서 수로라는 임금을 맞이했다는 것 : 그곳에서 일종의 나라굿과 같은 신성한 의식이 거행되었음을 말해 준다.
(2) 구지봉 꼭대기를 파고 두드리면서 노래를 불렀다는 것 : 한편으로 농사가 잘되도록 기원하는 예행 의식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즉, 농사가 잘되게 해 달라고 비는 신성한 의식이 사회의 발전에 따라 나라를 이끌 임금을 보내 달라는 기원의 표현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 현실의 부족과 결핍이 채워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일종의 주술적인 노래, 주가였을 것.
8. 문학사적 의의
(1) 현전 최고의 집단 무요.
(2) 주술성을 지닌 현전 최고의 노동요.
9. ‘구지봉’의 의미
수로왕의 이야기를 신성한 것으로 믿는 사람들에게 신과 인간이 교통하는 지역, 즉 세계의 중심이 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지상에 있지만 지상의 다른 지역과는 구별되는 신성한 지역이 된다. 그들은 이 지역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신에게 전달하고, 또 신의 응답도 여기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신화시대의 인간들은 자기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이런 특별한 지역을 설정하고, 자신들을 신과 교통하는 특별한 인간으로 생각한다. 단군 신화의 신단수나 그리스 신화의 신전 등도 바로 ‘세계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구지가 [龜旨歌] (외국인을 위한 한국고전문학사, 2010. 1. 29., 배규범, 주옥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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