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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디아스의 매듭, 알렉산더의 파격|

淸潭 2024. 11. 29. 20:43

고르디아스의 매듭, 알렉산더의 파격|

살면서 인간관계나 사회생활 등이 자로 잰 듯이 딱 떨어지면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문제만 보지 않고 다른 시선으로 봐야 한다. 그러면 답이 보인다.

그리스신화에서 어려운 매듭을 숙제로 남겨 놓은 인물이 프리기아의 왕 고르디아스다.

마케도니아의 가난한 농부 고르디아스는 어느 날 자신의 소달구지에 앉아 하루종일 떠나지 않는 독수리 한 마리를 보게 된다. 기이한 일이라고 생각한 고르디아스는 텔미소스의 사바지오스 신탁에 이 일을 물어보려고 소달구지를 몰고 간다.

고르디아스가 텔미소스 성문 앞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하자 우물에서 물을 긷던 여인이 그 독수리를 제우스 신전에 제물로 바치라고 한다.

그 무렵 프리기아는 내란이 거듭돼 혼란을 겪고 있었다. 제사장이 신에게 해결책을 묻자 이륜마차를 타고 오는 첫 번째 사람이 나라를 구하고 왕이 될 것이라는 신탁이 내려졌다. 고르디아스가 이륜마차를 타고 오자 사람들은 그가 곧 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고르디아스는 수도 고르디움을 세운 뒤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준 소달구지를 신전에 묶어 두었는데, 매듭은 특이하게 첫머리가 없었다. 그러니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신탁은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뒤로 수많은 사람이 풀려고 시도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알렉산더 대왕이 원정길에 프리기아의 수도 고르디움에 도착했다. 매듭을 바라보던 알렉산더 대왕은 갑자기 칼을 꺼내 들고 그 매듭을 베어버렸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매듭을 풀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신탁대로 알렉산더 대왕이 아시아의 지배자가 됐다.

알렉산더 대왕이 매듭을 자르는 순간을 그린 작품이 조반니 파울로 파니니(1691~1765)의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자르는 알렉산더’이다. 커다란 신전 중앙에 고르디아스 마차가 제우스 동상 아래에 묶여 있다. 황금색 갑옷을 입고 칼을 들고 있는 인물이 알렉산더 대왕이다.

알렉산더 대왕이 기대고 있는 전차 끝에는 매듭이 있다. 밑의 줄은 알렉산더 대왕이 매듭을 풀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조반니 파울로 파니니의 이 작품에서 사람들의 손이 왕을 향하고 있다. 이는 왕의 파격적인 행동에 놀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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