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스포츠

"월드시리즈 우승했으니 다음은 메이저리그 감독"

淸潭 2024. 11. 2. 14:49

다저스 에드먼 할머니의 소망, "월드시리즈 우승했으니 다음은 메이저리그 감독"

이상희 기자2024. 11. 2. 10:00
(다저스 유틸리티맨 토미 에드먼)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우리 현수가 한국계 최초의 메이저리그 감독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

LA 다저스가 2024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공수 양면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유틸리티맨 토미 에드먼(29)의 외할머니가 자랑스러운 손자에 대한 추억과 앞으로의 소망에 대해 털어놨다. '현수'는 토미 에드먼의 한국이름이다.

에드먼의 외조모 데보라 곽 여사는 2일(한국시간) 미주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수는 어렸을 때부터 리더십이 강했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았다. 명문대를 나온 부모를 닮아 공부도 썩 잘했고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야구실력도 뛰어났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손자인 에드먼드가 명문 스탠포드 대학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선수의 길을 선택했을 때도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고. 자신이 원하는 일에 집중하고 노력할 줄 아는 손자를 믿었기 때문이다.

곽 여사는 또 "스탠포드 대학을 조기에 졸업한 현수가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은 뒤 나에게 인사차 찾아왔을 때 '할머니의 꿈은 네가 월드시리즈 우승반지 두 개를 받는 거란다"라고 축하해 줬다며 "현수가 이번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첫 번째 반지를 끼게 됐으니 내 기도의 절반이 이루어진 셈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에드먼은 지난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한국대표팀 2루수로 출전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그리고 최근 막을 내린 2024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의 '신스틸러' 역할을 해내 또 한 번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에드먼의 올 시즌 출발은 암울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받은 손목수술로 인해 개막전 합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활과정 중 종아리 부상까지 더해지면서 언제 복귀할지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했다.

그러나 지난 7월말 다저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암울했던 에드먼의 2024시즌에 서서히 광명이 찾아 들기 시작했다.

에드먼은 트레이드 직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가진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다저스처럼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명문팀에서 뛸 수 있어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곳에는 정말이지 유명하고 잘하는 선수가 많다"며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다저스는 에드먼의 합류로 인해 라인업에 활력은 물론 다양성까지 더하게 됐다. 에드먼이 주포지션인 유격수, 2루수는 물론, 3루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외야 전 포지션까지 다 커버할 수 있다.

게다가 에드먼은 스위치 타자라는 장점도 있다. 상대팀 마운드에 어떤 유형의 투수가 나오든지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메이저리그 '홈런왕' 출신인 알버트 푸홀스는 다저스 코칭스태프에게 직접 연락해 "에드먼을 트레이드 하라"며 적극적으로 추천할 정도였다. 푸홀스는 과거 세인트루이스에서 에드먼과 함께 뛴 경험이 있다.

에드먼은 '시즌 목표'에 대해 묻는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다저스의 일원이 된만큼 팀이 나를 필요로 하는 상황마다 최선을 다해 지구우승은 물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는데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뤄내고 말았다.

(세인트루이스 시절의 토미 에드먼)

특히 에드먼은 지난 9월 중순 지구우승을 놓고 라이벌 샌디에이고가 추격해 올 때 가진 시애틀 컵스와의 경기에서 이틀간 홈런 4방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하며 샌디에이고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에드먼의 활약이 없었다면 2024월드시리즈 우승은 다저스가 아닌 다른 팀에게 돌아갔을 수도 있다.

또한 에드먼은 뉴욕 메츠와 맞붙었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에서 6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0.407, 1홈런 11타점 5득점 1도루의 빼어난 성적으로 시리즈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 등 복수의 미국언론은 이런 에드먼을 가리켜 "올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시장의 최고 성공작"으로 꼽을 만큼 높게 평가했다.

에드먼은 전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시절에 맺은 2년 1650만 달러의 연장계약으로 인해 내년까지 다저스에서 뛰게 된다. 2025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하지만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상 때문에 올 겨울 다저스가 장기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진=MHN스포츠 DB, 다저스 & 세인트루이스 구단 홍보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