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음악실

6.vi. 남도소리

淸潭 2022. 11. 21. 10:24

·       6.
vi.
 남도소리

 

요약

남도소리란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전승된 전통 소리이다.

남도소리는 전라도 지방의 「육자배기」와 같은 민요와 판소리, 단가(短歌), 가야금 병창 등을 함께 말한다. 우리 국악의 큰 줄기를 이루는 남도소리는 그 구성짐과 내용의 풍부함으로 인해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소리가 되었다. 흔히 국악하면서편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는 동명(同名)의 영화의 영향 때문이다. ‘서편제는 판소리의 한 유파이지만 국악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졌고, 이는 국악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데는 크게 기여했다. 판소리는 내용도 많지만, 워낙 연구가 잘 되어 있어 중복을 피하고자 이 책에서는 제외했다. 단가와 가야금 병창은 대부분 판소리에서 파생되어 독립한 것이다.

 

o    흥타령

 

노랫말

[아이고 대고 흥 성화가 났네 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속이요 이것저것이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랴는 꿈 꿈을 꾸어서 무엇허리

 

한 일() 자 마음 심()자로 혈서를 썼더니

일심(一心)은 어데 가고 이제 와 변했으니

가을 바람 단풍이 되었네 그려

 

보거든 싫거나 안 보거든 잊거나

네가 나지를 말았거나 내가 너를 몰랐거나

곰곰이 앉아 생각하니 생각 끝에는 한숨이요

밤낮 주야 수심 걱정 생각 그칠 날이 전혀 없어

 

차라리 내가 먼저 죽어 너를 데려 갈거나

갈가부다 갈가부다 임따라서 갈가부다

바람도 쉬어넘고 구름도 쉬어넘고

떼지어 날아넘는 청천의 기러기도 다 쉬어넘는

동설령 고개라도 임 따라서 갈가부다

 

아깝다 내 청춘 언제 다시 올거나

철 따라 봄은 가고 봄 따라 청춘 가니

오는 백발을 어찌 할 거나

 

빗소리도 님의 소리 바람소리도

님의 소리 아침에 까치가 울어대니

행여 님이 오시려나 삼경이면 오시려나

고운 마음으로 고운 임을 기다리건만

고운 님은 오지 않고 베갯머리만 적시네

 

얄궂은 운명일세 사랑이 뭐 길래 원수도 못보는 눈이라면

차라리 생기지나 말 것을 눈이 멀었다고 사랑조차 멀었든가

춘 삼월 봄바람에 백화가 피어나듯 꽃송이마다 벌 나비 찾어가듯

사랑은 그 님을 찾어 얼기설기 맺으리라

 

지척에 임을 두고 보지 못한 이 내 심정

보고파라 우리 임아 안보이네 볼 수 없네

자느냐 누웠느냐 애 타게 불러봐도

무정한 그 님은 간 곳이 없네

 

명월사창(明月紗窓)에 슬피 우는 저 두견아

네가 울려거든 남의 창전(窓前)에 가 울지

세상을 잊고 사자는 내 앞에 와 슬피 울어

남의 심사를 산란하게 하느냐

 

이화에 월백허고 은하는 삼경인듸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허여 잠 못 이루어 병이로다

 

월명사창(月明紗窓) 요적(寥寂)헌데 옛 사랑이 그리워

벽상(壁上)에 걸린 오동(梧桐) 앙인허여 내려놓고

봉곡 황곡을 시름 섞어 게서 타니

나도 모르게 눈물만 흐르네

 

만경창파(萬頃蒼波) ()라도 못다 씻은 천고수심(千古愁心)

위로주 한 잔 술로 이제 와서 씻었으니

태백이 이름으로 장취불성(長醉不醒)이 되었네

 

새벽 서리 찬 바람 울고 가는 저 기럭아

말 물어보자 우리 임도 날과 같이 그리더냐

 

박랑사중(博浪沙中) 쓰고 남은 철퇴를

천하장사 항우를 주어 이별 두 자를 깨치고저

 

한 많은 이 세상 어디로 발길을 옮기랴

심산(深山)에 길을 찾아 가니 내가 갈 곳 없다

 

[  ] 부분은 후렴

 

풀이

이화에 월백허고 은하는 삼경인듸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허여 잠 못 이루어 병이로다: 이조년의 시조에서 약간 변형되었다

 

요적(寥寂)헌데: 고요하고 쓸쓸한데

 

벽상(壁上)에 걸린 오동(梧桐) 앙인허여 내려놓고: 벽에 그림으로 걸린 오동나무 거문고를 끌어당겨 내려놓고. ‘앙인은 정확한 한자는 알 수 없으나 끌어 당긴다는 뜻으로 보임.

 

봉곡 황곡: 봉황곡. 중국 전한 시대의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지은 「봉구황곡(鳳求凰曲)」에서 제목을 따 온 것.

 

만경창파(萬頃蒼波) ()라도 못다 씻은 천고수심(千古愁心): 큰 바다의 물로도 못다 씻은 오래고 오랜 걱정이

 

장취불성(長醉不醒): 길게 취하여 술이 깨지 아니함

 

박랑사중(博浪沙中): 중국 하남성 양무현에 있는 땅 이름. 이곳에서 한나라의 장량이 자객을 시켜 철퇴로 진지황을 죽이려고 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

 

해설

「흥타령」은 전라도 지방 고유의 민요이다. 후렴 중에이라는 말이 나와 「흥타령」이라 부른다. 절절한 가락으로 부르는데 그 슬픔이 끝이 없다. 노랫말의 내용은 대개 남녀간의 상사(相思)이다. 노랫말은 시조에 얹어서 불러도 되며 즉흥성도 있기에 그 노랫말의 수가 대단히 많다. 판을 만나면 부르는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부른다.

 

o    진도 아리랑

 

노랫말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문경(聞慶) 새재는 웬 고개인고

구부야 구부야 눈물이 난다

 

약산 동대 진달래 꽃은

한 송이만 피어도 모두 따라 핀다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이내 시집살이 잔말도 많다

 

나 돌아간다 내가 돌아간다

떨떨거리고(정든 임 따라서) 내가 돌아간다

 

만경창파 둥둥 뜬 저 배야

저기 잠깐 닻 주거라 말 물어 보자

 

치어다 보니 만학(萬壑)은 천봉(千峯)

굽어 보니 백사지(白沙地)로다

 

임이 죽어서 극락(極樂)을 가면

이내 몸도 따라 가지 지장보살(地藏菩薩)

 

다려가오 날 다려가오

우리 임 뒤따라서 나는 가네

 

원수야 악마야 이 몹쓸 사람아

()사람 죽는 줄을 왜 모르나

 

저 놈의 계집애 눈매 좀 보소

속눈만 뜨고서 발발 떠네

 

왜 왔던고 왜 왔던고

울고 갈 길을 왜 왔던고

 

춥냐 덥냐 내 품안으로 들어라

베개가 높고낮거든 내 팔을 베어라

 

노다가세 노다가세

저 달이 떳다지도록 노다가세

 

임은 죽어서 극락세계로 가고

나는 따러가서 나무아미타불

 

알그닥짤그닥 짜던 베는

언제나 다 짜고 친정에를 갈끄나

 

[  ] 부분은 후렴

 

풀이

문경 새재(鳥領): 소백산맥을 가로지르는 고개. 고개의 굴곡이 심하다. 워낙 구불구불하기에 올라 다니기에 힘들어 눈물이 난다고 했다.

 

만학(萬壑)은 천봉(千峯): 첩첩이 겹쳐진 깊고 큰 골짜기와 수많은 산봉우리

 

백사지(白沙地): 모래 땅

 

해설

「진도아리랑」은 남도지방의 대표적인 「아리랑」이다. 남도지방의 논매는 소리인 「산아지타령」을 1900년대 진도 지방의 대금 명인인 박종기가 가다듬어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노랫말도 다른 아리랑이 그렇듯이 대단히 많다. 「정선 아리랑」과 마찬가지로 노랫말 내용은 신세 한탄, 사랑 타령, 경치의 묘사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육자배기」, 「흥타령」과 함께 남도 지방의 정서를 잘 나타내주는 노래이다. 영화 「서편제」의 상영 이후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소리가 되었다.

 

o    보렴

 

노랫말

상래소수(上來所修) 공덕해(功德海)요 회향삼처(回向三處) 실원만(悉圓滿)

봉위(奉爲)

주상전하(主上殿下) 수만세(壽萬歲)요 왕비전하(王妃殿下) 수제년(壽齊年)

세자전하(世子殿下) 수천추(壽千秋)요 선왕선후(先王先后) 원왕생(願往生)

제궁종실(諸宮宗室) 각안녕(各安寧) 문무백료(文武百僚) 진충량(盡忠良)

도내방백위익고(道內方伯位益高) 성주합하(城主閤下) 증일품(增一品)

국태민안(國泰民安)에 법륜전(法輪轉)이라 나무천룡(南無天龍) 지신(地神)님네

 

동방(東方)화류 남방(南方)화류 서방(西方)화류 북방(北方)화류

오름이야 도름이야

 

천수천안(千手千眼)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광대원만(廣大圓滿) 무애대비심(無碍大悲心) 대다라니(大多羅尼) 무상심심(無上甚深)

미묘법(微妙法) 백천만겁(百千萬劫) 난조우(難遭遇) 아금문견(我今聞見)

득수지(得受持) 원해여래(願解如來) 진실의(眞實意) 법정진언(法淨眞言)

옴 바라니(婆羅尼) 옴 대다라니(大多羅尼) 계청계수(偈淸稽首) 관음보살(觀音菩薩)

석가여래(釋迦如來) 문수보살(文殊菩薩) 지장보살(地藏菩薩)

옴 바라니 옴 바라요 옴 바라니 옴 바라요

 

앞도 당산 뒤도 주산(主山) 좌우천룡(左右天龍) 수살맥이라

성황(城隍)님네 나무천룡(南無天龍) 지신(地神)님네

()에는 청제지신(靑帝地神) 나무천룡(南無天龍) ()에는 적제지신(赤帝地神) 나무천룡(南無天龍)

(西)에는 백제지신(白帝地神) 나무천룡(南無天龍) ()에는 흑제지신(黑帝地神) 나무천룡(南無天龍)

중앙(中央)에는 황제지신(黃帝地神) 나무천룡(南無天龍) 지신(地神)님네

도량청정(道場淸淨) 무하예(無瑕穢) 삼보천룡(三寶天龍) 강차지(降此地)

아금지송(我今持誦) 묘진언(妙眞言) 원사자비(願賜慈悲) 밀가호(密加護)

아석소조(我昔所造) 제악업(諸惡業) 개유무시(皆由無始) 탐진치(貪瞋癡)

종신구의지소생(從身口意之所生)이라 일체아금(一切我今) 개참회(皆懺悔)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풀이

상래소수(上來所修) 공덕해(功德海)요 회향삼처(回向三處) 실원만(悉圓滿): 위에서부터 많이 자비를 베풀고 도를 쌓으면 바다와 같은 공덕이 오고, 또 자기 스스로 공덕을 많이 쌓으면 모든 곳에서 복이 오고 열반을 이룰 수 있다는 뜻

 

봉위(奉爲): 받들어 위한다, 여기서는 아래의 주상과 왕비와 성주 모두를 받든다는 뜻

 

주상전하(主上殿下) 수만세(壽萬歲)요 왕비전하(王妃殿下) 수제년(壽齊年)을 세자전하(世子殿下) 수천추(壽千秋)요 선왕선후(先王先后) 원왕생(願往生) 제궁종실(諸宮宗室) 각안녕(各安寧) 문무백료(文武百僚) 진충량(盡忠良) 도내방백위익고(道內方伯位益高) 성주합하(城主閤下) 증일품(增一品): 내용으로 보면 요즘의 국민의례와 같이 행사시작 전의 요식 행위적인 가사이기도 하다. 사당패가 판을 벌이려면 이와 같은 요식 절차가 필요했던 듯하다. 뜻은, 왕비, 세자께서는 오래오래 살고, 돌아가신 임금과 왕비께서는 극락왕생하시고, 종실께서는 모두 안녕하시고, 문무백관은 충성을 다하고, 지방 관리들은 벼슬자리가 더 높아지고, 이 고을의 성주님은 품계가 높아지시기를.”

 

국태민안(國泰民安)에 법륜전(法輪轉)이라 나무천룡(南無天龍) 지신(地神)님네: 나라와 백성이 편안한 데다가 불법의 수레 바퀴도 잘 굴러가는지라, 천룡과 지신님에 귀의(歸依)하네

 

동방(東方)화류 남방(南方)화류 서방(西方)화류 북방(北方)화류: 화류는 화주(化主)의 와음으로 보인다. ‘화주(化主)’는 증생을 덕과 교리로 인도하는 부처님과 같은 성인을 말한다. 여러 곳에 계신 부처님 같으신 분이라는 뜻이다.

 

오름이야 도름이야: ‘옴 도로 도로의 변형. 여러 신을 안위시키는 진언.

 

천수천안(千手千眼)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이하 불교적 내용과 무속적 내용이 교차 되는데 모두 복을 빌고 기원하는 내용

 

해설

「보렴」은 남도민요 가운데 한 곡이다. 「보렴」은 원래 사당패의 소리로, 사당패들이 놀 때 반드시 「보렴」을 먼저 하였다고 한다. 사당패는 절을 거점으로 유랑하면서 민간에 기예를 팔던 집단인데, 처음에는 불교적 성격이 강했지만, 조선 후대로 가면서 기예가 중심이 되었다. ‘보렴보시염불(普施念佛)’의 줄인 말로 노랫말 내용으로 보면 화초사거리나 판염불보다 원래 사당패가 불렀던 원형(原形)에 가까운 소리로 보인다. 즉 오락적 성격보다는 국태민안을 기원하고 불교적 내용(<천수경>)이 많고 공적(公的)인 성격이 강하다. 전체적으로 「보렴」은 나라와 백성을 위하여 비는 행선(行禪) 축원이다. 「보렴」 다음에 보통 「화초사거리」가 이어진다.

 

o    화초 사거리

 

노랫말

산천초목이 속잎은 다 어허 어허어야

구경이 어허허허 어허야 어어리이 아무리 허여

어기 얼싸 에헤 네로구나

아하하하 에헤야 헤에헤에 허허야 허허리이 아무리 허여

에헤 얼싸 에헤 네로구나 뒤야 어허허 어리얼싸 네로구나

이이이이 어기얼싸 네로구나 어기얼싸 에헤야

어야라 어기얼싸 어리이 이이

얼씨구나 절씨구나 말 들어 보아라

어리 어리 어리 어어야 어야라 어기얼싸 네로구나

 

운다 봐라 어기얼싸 송사리로다

얼씨구나 절씨구나 말 들어 보아라

녹양 굽은 길로 다 다 저물어지는 날이로다

어렁성저렁성 수이도 가면

아이고 이놈의 노롯을 어찌어찌 허드란 말이야

어렁성저렁성 함부로 덤부로 살아보세

일수여 어리어허어야 어야라 어기얼싸 네로구나

서낭당 어리굼벅구 송사리로다

이 산으로 가도 어리굼벅새야 저 산으로 가도 어리굼벅 새야

어기얼싸 헤 어기얼싸 헤야 아 어기얼싸 네로구나

 

야야 집안 아야 말 들어라 야야 총각아야 말 들어보아라

너그 누님이 날 마다고 머리깎고 송낙쓰고

금강산으로 중노릇 간단다

이창 저창 사무장창(蛇矛長槍) 날로 땡그렁 부러진 장창

어허허허 허허허 어기얼싸 네로구나

고산에 심도호 물 안도 구부러져 워리렁 출렁 뒤둥그러졌네

춘수나니 낙락 기러기 새끼는 훨훨

낙락장송이 와자지끈 후드락 뚝딱 부러져

이 구부 저 구부 세 구부 한데로 합수쳐

얼씨구나 야야 지화자 좋네 절씨구나야아 지화자 좋구나

허허 어허허허허 어기얼싸 네로구나

가자 가자 가자 구경을 가자서라

금강산으로 화류 구경을 가자서라

한라산도 백두산도 어리 추천 들어가니

초당 삼칸을 다 지었더라 왠갖 화초를 다 심었더라

맨드라미 봉선화며 왜철죽 진달화며

넌출 넌출 피같은 파촛잎은 여기도 넌출 심었네

저기도 넌출 심었구나

허허 어허허허 어기얼싸 네로구나

여보시오 한량님네 오셨다 섭섭하니

막걸리 한 동우를 들어 마시거나 말거나

한송정 술을 빚어라 무슨 술을 빚었느냐

면천 두견주 한산의 소곡주로다

어허허허어리 어야 어기야

청천천 흰 까마귀 떠 두다리 쫓아 가가감실 떠

평양 대동강상에 돛대선이 떠 나라님 거동시에 휘양산(揮陽傘)이 떠

양산 밑에는 일사산(日斜傘)이 떠 희얏다

일사산 밑에는 권마성(勸馬聲)이 떴다

 

만경창파 관장 오리 떴다 아주 설설 높이 떴구나

네로구나 네로구나

노나 어허 어허 어허 어허루 산아지로구나 헤

 

풀이

송낙: 송라립(松蘿笠)이라고도 한다. 여승(女僧)이 평상시에 납의(納衣)와 함께 쓰는 모자.

 

사무장창(蛇矛長槍): 뱀그림이 그려진 긴창

 

휘양산(揮陽傘)과 일사산(日斜傘): 모두 햇빛을 가리는 양산의 한 종류

 

권마성: 임금이나 고관이 행차할 때 행렬 앞에서 행차를 알리기 위해 크게 외치던 소리

 

해설

「화초사거리」는 남도 민요이다. 「화초사거리」는 경서도 소리의 「놀량」에 비견되는 소리다. 즉 「놀량」의 전라도 버전이다. 「보렴」 뒤에 부르는 경우가 많고 이어 「육자배기」로 넘어간다. 조선조 말기의 전라남도 옥과 사람인 신방초(申芳草)가 지었다는 설도 있지만, 지었다기보다는 이 소리를 잘 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놀량과 마찬가지로 전라도 지방의 사당패소리였던 듯하다. 「화초사거리」는 19세기 중반 이전의 고() 놀량에서 일찍 분화가 일어났고, 신방초에 의해 정리된 다음 지금의 형태로 나타났을 것이다.

 

o    육자배기

 

노랫말

[거나 헤(산이로구나 헤)]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오시난 임을 보내난 꿈아

오시난 임을 보내지를 말고 잠든 나를 깨워주렴

언제나 알뜰헌 임을 다시 만나 이별없이 살으란 말거나 헤

 

내 정은 청산(靑山)이요 임의 정은 녹수(綠水)로구나

녹수야 흐르건만 청산이야 변할손가

아마도 녹수가 청산을 못 잊어 빙빙 감돌아 갈거나 헤

 

백초(百草)를 다 심어도 대는 아니 심으리라

살대 가고 젓대 우니 그리나니 붓대로구나

어이타 가고 울고 그리난 그 대를 심어 무삼헐거나 헤

 

우연(偶然)이 수양버들을 거꾸로 잡어 주루루 훑어

앞내 강변 세()모래밭에 시르르르 던졌더니만

아마도 늘어진 버들가지가 수양버들이로구나 헤

 

인연이 있고도 이러느냐 연분이 안될라고 이 지경이 되드냐

전생차생(前生次生) 무슨 죄로 우리 둘이 삼겨를 나서 이 지경이 웬일이란 말이냐

아이고 답답한 이 내 심사를 어느 장부가 알거나 헤

 

추야장(秋夜長) 밤도 길더라 남도 이리 밤이 긴가

밤이야 길까만은 님이 없는 탓이로구나

언제나 알뜰하고 유정한 님을 만나서 긴 밤 짜룹게 샐거나 헤

 

사람이 살며는 몇 백 년이나 살더란 말이냐

죽음에 들어서 남녀노소 있느냐

살어서 생전(生前) 시절을 각기 맘대로 놀거나 헤

 

연당(蓮塘)의 밝은 달 아래 채련(採蓮)하는 아이들아

십리장강 배를 띄우고 물결이 곱다고 말어라

그 물에 잠든 용이 깨고 보며는 풍파일까 염려로구나 헤

 

새야 새야 청조새야 가지가지 앉지를 말어라

그 나무 병들어 고목이 되면은 날과 일반이로구나 헤

 

공산명월아 말 물어보자 임 그리워 죽은 사람이 몇몇이나 되드냐

유정 애인 이별하고 수심(愁心)계워서 살수가 없네

언제나 알뜰한 임을 만나 만단정회(萬端情懷)를 풀어볼거나 헤

 

세상사를 다 믿어도 못 믿을 건 님이로다.

요내 정을 옮겨다가 다른 님께 보이는가

언제나 그립던 님을 만나 이별 없이 살거나 헤

 

새야 너무 우지짖지를 말아라

나도 지척에다 정든 님 두고 마음이 우연히 산란하여

발걸음 따라서 왔더니 여기로구나 헤

 

잠이 와야 꿈 꾸요 꿈 꾸이면 님이 와서

나의 손을 부여잡고 내 사랑아 잘 있느냐

그 말이 귀에가 쟁쟁하여 나는 못 살겄구나 헤

 

창해월명두우성(滄海月明斗牛星)은 월색도 유정한데 나의 갈 길은 천리만리

구름은 가건마는 나는 어이 손발이 있건마는 님 계신 곳 못가는고

수심 장탄성(長歎聲)으로 간장(肝臟) 썩은 눈물이로구나 헤

 

춥다 춥다 내 품안에 들어오너라

베개가 높거든 내 팔을 비고 내 사랑 간간이 잠을 이루어볼거나 헤

 

날 다려 가려므나 나를 다려 가려므나

한양의 낭군아 나를 다려를 갈거나 헤

 

[  ] 부분은 후렴

 

풀이

내 정은 청산(靑山)이요 임의 정은 녹수(綠水)로구나 녹수야 흐르건만 청산이야 변할손가 아마도 녹수가 청산을 못 잊어 빙빙 감돌아 갈거나 헤: 황진이의 시조에서 약간 변형한 노랫말이다

 

살대 가고 젓대 우니 그리나니 붓대로구나: 화살대는 가고(이별) 젓대는 불어서 슬프고, 붓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인데그리다는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뜻도 되기에, 대나무는 이별과 슬픔과 그리움을 동시에 가시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가고 울고 그리워하는 그 대나무를 심어 무엇 하겠냐는 뜻. 시조에서 나온 노랫말이다.

 

 

해설

「육자배기」는 남도 민요이다. 6박자 진양조로 짜여진 노래라는 뜻으로 남도의 대표적인 민요다. 우리 민족 고유의 한()을 애절하게 표현하는 소리인데, 노랫말은 시조를 비롯하여 다양하게 전개된다. 전라도 지방에서 전래된 토속성이 강한 민요다. ()과 흥()이 동시에 표출되는 「육자배기」는 진하고 슬프고 흥이 나는 민요다. 과거에는 「화초사거리」에 이어 불렀다고 하나 지금은 독립적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리하는 사람에 따라 여러 노랫말이 있을 수 있다.

 

o    자진육자배기

 

노랫말

[어허야 어허야 이 네로구나 헤 어이 어이여루 산이로구나 헤]

 

나는 그대를 생각허기를 하루도 열백 번이나 생각허는디

그대는 날 생각헌 줄 알 수 없구나 헤

 

실없이 지은 맹세가 정이 우연히 깊이 들어

잠들기 전에도 나는 못 잊을 거나 헤

 

새야 너무 우지 지지를 말어라 나도 지척에다가

정든 님 두고 마음이 싱숭생숭 산란헌디

너마저 내 창천에 와서 설리 울고 갈거나 헤

 

밤 적적 삼경인디 궂은비 오동위에 흩날렸네

적막한 빈 방안에 앉으나 누우나 두루 생각다가 생각이 겨워서 수심이로구나

수심이 진하야 심중에 붙난 불은 올 같은 억수장마라도 막무가내구나 헤

 

잠이 들면 꿈꾸이고 꿈을 꾸면 님이 와서

나의 목을 부여안고 내 사랑 잘있드냐

그 말이 귀에가 쟁쟁허여 나는 못 잊겠구나 헤

 

연 걸렸구나 연이 걸려 오갈피 상나무에 가 연 걸렸네

삼척동(三尺童) 남자들아 연 날려 줄거나 헤

 

세상사를 다 믿어도 못 믿을 것 임이로구나

요내 정을 옮겨다가 다른 임께 꼬이는가

아서라 생각허는 것이 내가 후회로거나 헤

 

칠야(漆夜) 삼경(三更) 야밤중에 아이 울음소리가 처량허네

불쌍한 심봉사는 아이 달래는구나 헤

 

꽃과 같이 고운 임을 열매같이 맺어두고

가지같이 많은 정을 뿌리같이 깊었건만은

언제나 그립고 못 보난 게 무삼 사정일거나 헤

 

영산홍록(暎山紅綠) 봉접비(蜂蝶飛)하니 옥화홍로(玉花紅露)를 허느라고

우쭐우쭐 진달화며 웃고 피는 모란화라 낙화는 점점(點點) 편편홍(片片紅)이요

나는 언제 죽어 꽃이 되어 우리 임 어느 시절에 죽어 나비 될거나 헤

 

춘풍도리(春風桃李) 화개야(花開夜)의 꽃만 피어도 임의 생각

야우문령(夜雨聞鈴) 단장성(斷腸聲)의 빗소리 들어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秋雨梧桐) 엽낙시(葉落時)의 낙엽만 떨어져도 임의 생각이로구나 헤

 

[  ] 부분은 후렴

 

풀이

삼척동(三尺童) 남자들아: 키가 아이처럼 삼척밖에 되지 않는 남자들아

 

칠야(漆夜) 삼경(三更): 어둡고 깊은 밤

 

영산홍록(暎山紅綠) 봉접비(蜂蝶飛)하니: 영산이 잎이 나고 꽃이 피어 붉고 푸른데 벌과 나비는 날아들고

 

옥화홍로(玉花紅露): 꽃에 내린 아름다운 이슬

 

점점(點點) 편편홍(片片紅)이요: 꽃은 떨어져 점점 편편히 날리고

 

춘풍도리(春風桃李) 화개야(花開夜): 봄 바람에 복숭아꽃 오얏꽃 피는 밤에

 

야우문령(夜雨聞鈴) 단장성(斷腸聲): 밤비에 들리는 방울 소리가 간장을 끊어내는 소리라

 

추우오동(秋雨梧桐) 엽낙시(葉落時): 가을 비에 오동 잎 떨어질 때

 

해설

「자진육자배기」는 남도 민요로 「육자배기」에 이어 부르는 곡이다. 노랫말 내용도 다양하고 부르는 사람에 따라 변형도 많다. 과거에는 한문투의 노랫말이 많았으나 현재에는 오히려 편안하고 쉬운 한글조의 노랫말이 더 많이 불린다. 내용은 대개 남녀간의 이별에 관계된 것이 많다.

 

o    삼산은 반락

 

노랫말

[삼산(三山)은 반락청천외(半落靑天外)요 이수중분(二水中分)은 백로주(白鷺洲) 로구나]

 

정이라 하는 것은 아니 주려고 하였는디

우연히 가는 정을 어쩔 수가 없네.

 

말은 가자고 네 굽을 치는데

님은 꼭 붙들고 아니 놓네

 

가노라 간다 네가 돌아 나는 간다

떨떨거리고 내가 돌아간다

 

치어다보느냐 만학(萬壑)은 천봉(千峰)이요

내려 굽어보니 백사지(白沙地)로구나

 

치자 다래 그렸던 유문(有紋) 지유사(地柔紗)

이리 저춤 저리 저춤 무릎 밑에 진득이 눌렀다

머리를 동이고 반물치마 자락을 잘잘 끄네

 

휘늘어진 능수버들 휘어덤석 잡고

애달픈 이 마음을 하소연을 하네

 

넘실대는 파도 위에 갈매기 놀고

금범(錦帆)을 높이 단 배 떠 들어온다

 

옛 듣던 청산 두견이로다

자주 운다고 각 새소리

 

[  ] 부분은 후렴

 

풀이

삼산(三山)은 반락청천외(半落靑天外)요 이수중분(二水中分)은 백로주(白鷺洲) 로구나: 삼산은 청천 밖으로 반쯤 걸렸고, 이수는 백로주로 가운데로 나뉘었네. 이백의 시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 금릉 봉황대에 올라)」의 한 구절이다. 이백(701~762)은 중국 당나라 시인.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추앙되며 시선(詩仙)으로 불린다. ()가 태백(太白). 원문과 해석은 다음과 같다.

 

봉황대상봉황유 鳳凰臺上鳳凰遊  봉황대 위에 봉황이 노닐었다더니

봉거대공강자류 鳳去臺空江自流  봉황 떠나니 누대도 비고 강물만 흐르네

오궁화초매유경 吳宮花草埋幽徑  오나라 궁궐의 화초는 황폐해진 길을 뒤덮고

진대의관성고구 晉代衣冠成古丘  진나라 고관들은 언덕의 무덤이 되었구나

삼산반락청천외 三山般落靑天外  삼산의 봉우리 푸른 하늘로 반쯤 솟아 있고

이수중분백로주 二水中分白露州  이수는 나뉘어 백로주로 흐르네

총위부운능폐일 總爲浮雲能蔽日  하늘에 떠도는 구름 해를 가리어

장안불견사인수 長安不見使人愁  장안 보이지 않으니 마음에 근심이네

 

해설

삼산은 반락」은 남도 민요다. 「육자배기」와 「자진육자배기」에 이어 부르던 노래이다. 후렴은 이백(李白)의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에 나오는 구절로, 제목으로도 사용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즉흥적이어서 매우 다양하게 나올 수가 있다. 여기서는 대표적인 노랫말만 소개했다.

 

o    개고리타령(남도)

 

노랫말

(앞소리) 에허 어허 어기야 간다 나 간다 내가 돌아 나는 가

[어허 넘 어리 넘 어어어 어기야]

[어리이 이이이 이이 어어어 어허어어 어기야]

[어허 어어 어흐어어 어가야]

 

내 사랑이지 아먼 그리여 둥둥둥 두우우우동 어허 둥둥 내 사랑

 

달아 달아 밝은 달 이태백이 노든 달

저 달이 우연히 밝아 장부 간장 다 녹여

 

날개 돋친 학이나 되면 공중에 훨훨 날아가 둥기실로 가련만

적수단신(赤手單身) 이 내 몸이 날개 없이 어찌 가

 

새벽 바람 연초록 댕기 끝에는 진주씨 옷고름에 밀화주(蜜花珠)

어덕 밑에 귀남(貴男)이가 아니냐 설설 기어라 어허둥둥 내 딸이야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자가 절로 나

부용(芙蓉) 작약(芍藥)의 모란화 탐화봉접(探花蜂蝶)이 좋을씨구

소상동정(瀟湘洞庭) 칠백리 일생을 보아도 좋을 호로구나 둥둥둥둥 어허 둥둥 내 사랑

 

너 이놈 동료들아 야 이놈 선인(船人)

내 딸 어린 심청이를 꼬염꼬염 꼬여다가

물에다 제사(祭祀)를 허면 너희놈들 잘될소냐

동네방장 사람들 저런 놈들을 그저 둬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든 달아

저기저기 저 달 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금도끼로 찍어내고 옥도끼로 다듬어서

초가삼간 집을 짓고 양친 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고지고

 

아이고 여보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이게 웬일이요 마누라가 이리 슬피 울면 동네 사람이 남이 부끄럽네

우지 말고 이리 오소 이리 오라면 이리와

 

(뒷소리) 서울 삼각산아 말 물어보자 너는 이곳 오래 있어

지혜많은 제자들을 얼마나 내고 보냈으며

지금도 진() 멋있는 풍류남아 장안에 가득 찼으니

어찌 아니가 좋을 손가 얼씨구 얼씨구 좋을씨구 얼씨구나

아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  ] 부분은 후렴

 

풀이

적수단신(赤手單身): 빈 손에 홀로

 

댕기 끝에는 진주씨 옷고름에 밀화주(蜜花珠): 댕기 끝에는 진주씨(진주로 만든 장식)를 달고 옷고름에는 밀화주(밀화로 만든 구슬)을 달고. 밀화는 보석의 일종.

 

어덕 밑에 귀남(貴男)이가 아니냐: 어덕 밑에 귀한 아들이 아니냐. 어덕은 언덕의 사투리. 『심청가』에 나오는 구절. 심청이가 귀한 자식이라는 말.

 

소상동정(瀟湘洞庭): 소상강과 동정호

 

해설

「개고리타령(남도)」은 남도 민요다. 「개고리타령(남도)」은 개구리와 관련된 사설로 부르는 경기입창 「개고리타령(경기)」과 전혀 다르며 주로 판소리 대목을 인용한 노랫말로 부른다. 노랫말은 『흥부가』, 『심청가』 등에서 따온 것이다. 즉 판소리의 맛을 조금씩 보여주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o    새타령

 

노랫말

삼월 삼짇날 연자(燕子) 날아들고 호접(蝴蝶)은 편편(翩翩)

나무나무 속잎 나 가지 꽃이 피었다 춘풍(春風) 떨쳐

먼산은 암암(暗暗) 근산(近山)은 중중(重重) 기암(奇巖)은 층층(層層) 뫼산이 울어

천리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 골 물이 주루루루루루 저 골 물이 콸콸 열의 열두 골물이 한데로 합수(合水)

천방(天方)져 지방(地方)져 얼턱져 구부져

방울이 버큼져 건너 병풍석(屛風石)에다 마주 쾅쾅 마주 때려

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 어디메로 가잔 말

아마도 네로구나 요런 경치가 또 있나

 

새가 날아든다 왼갖 잡새가 날아든다

새 중에는 봉황새 만수문전(萬壽門前)에 풍년새

산고곡심무인처(山高谷深無人處) 울림비조(鬱林飛鳥) 뭇새들이

농춘화답(弄春和答)에 짝을 지어 쌍거쌍래(雙去雙來) 날아든다

 

말 잘하는 앵무새 춤 잘 추는 학두루미

소탱이 쑤꾹 앵매기 뚜리루 대천(大川)에 비우(飛羽) 소루기

남풍 좇아 떨쳐나니 구만리 장천(長天) 대붕(大鵬)

문왕(文王)이 나 계시사 기산조양(岐山朝陽)의 봉황새

무한기우(無恨忌憂) 깊은 밤 울고 남은 공작(孔雀)

소선적벽시월야(蘇仙赤壁十月夜) 알연장명(戞然長鳴) 백학(白鶴)

 

위보규인(爲報閨人) 임 계신 데 소식 전튼 앵무새 글자를 뉘가 전하리

가인상사(佳人想思) 기러기 생증장액수고란(生憎帳額繡孤鸞)허니

어여쁠사 채란(彩鸞)새 약수삼천(弱水三千) 먼먼 길 서왕모(西王母)의 청조(靑鳥)

성성제혈(聲聲啼血) 염화지(染花枝)의 귀촉도(歸蜀道) 불여귀(不如歸)

요서몽(遼西夢)을 놀래 깬다 막교지상(莫敎枝上)의 꾀꼬리 수리루

주공동정(周公東征) 돌아든다 관명우질(觀鳴于垤) 황새

비입심상(飛入尋常)의 백성가(百姓家) 왕사당전(王謝堂前) 저 제비

 

양류지당담풍(楊柳池塘淡風)허니 둥둥 떴다 징경이

낙하고목(落霞枯木)이 다 썩어 난다 추수장천(秋水長天)의 따오기

상마백이춘풍(桑麻白而春風)허니 쌍거쌍래(雙去雙來) 비둘기

팔월변풍(八月變風)에 높이 떠 백리추호(百里秋毫) 보라매

범범창파(泛泛蒼波) 녹수상(綠水上)에 원불상리(願不相離) 원앙새

우후청강(雨後淸江) 맑은 흥을 묻노라 갈매기

 

춘산(春山)은 무반독상구(無伴獨相求) 벌목정정(伐木丁丁)의 딱따구리

금자(今者) 할미새가 우니 대천의 비우 소로기

어사부중(御史府中) 잠들었다 울고 간다 까마귀

정위문전(廷尉門前)에 깃들어 작지강강(鵲之彊彊) 까치 가가감실 날아든다

소탱이 쑥국 앵매기 뚜리루 대천에 비우 소로기

수리루 루리 루리루 어허 어허 어어어어 어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저 쑥국새가 울음운다 저 쑥국새가 울음운다

먼산에 앉아 우는 새는 아시랑허게 들리고

근산에 앉아 우는 새는 흠벙지게도 들린다

이 산으로 가며 쑥국쑥국 저 산으로 가며 쑥숙국 쑥국

에히 이이이이 어허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저 두견이가 우네 저 두견이가 울어 야월공산 깊은 밤에 울어 저 두견새 울음 운다

저 두견새 울음 운다 야월공산 깊은 밤에 울어 저 두견새 울음 운다

이 산으로 가며 귀촉도 뚜 저 산으로 가며 귀촉도 뚜

어 어어어 어 어어어 에 이이 이이 이히이 이이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에 이히이히 이이이 어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맹랑한 새 울음운다 저 황황조(黃黃鳥)가 울음 운다 저 꾀꼬리가 울음을 운다

암 데 가도 이쁜 새 왼갖 소리를 모두 다 허여 바람아 퉁탱 부지 마라

추풍낙엽이 떨어져 명년 삼월이 돌아오면 목동요지(牧童遙指)가 이 아니냐

무엇을 물어다 집을 질거나 머리 곱게 빗고 건넌 산 가리오

()수양버들 가지 막교지상(莫敎枝上)의 꾀꼬리 수리루

수리루리루 어 이 이히이히 이이 이이 이이이 이이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저 처량한 새 우네 저 가련한 새 울어

야월공산 깊은 밤에 독수공방으로 홀로 뚜우 독수공방으로 홀로 뚜우

어 이 이이 이이이 어허어 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

 

따오기가 울음 운다 따오기가 울음 운다

제가 무슨 개경문 술렁수 도골(道骨)로만 지난 듯기라고

붉은 관띠를 몸에다 입고 이리로 가며 따옥 저리로 가며 따옥 따옥

초경 이경 삼사오경 사람의 정신을 놀래 깨 사람의 혼백을 놀래 깨

 

저 노인새가 저 할미새가 울어 묵은 콩 한 섬에 칠푼오리(七分五厘)하여

오리가 없어 못 팔아먹는 저 빌어먹을 저 할미새

경술(庚戌) 대풍년 시절의 쌀을 량에 열 두말씩 퍼 주어도 굶어 죽게 생긴 저 할미새

이리로 가며 히삐죽 저리로 가며 꽁지 까불까불 뱅당당 그르르르

사살맞인 저 할미새 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

 

저 집 비둘기 날아든다 막동이 불러 비둘기 콩 주어라

푸른 콩 한 줌을 덥벅 쥐어 자르 르르 르르 흩쳐 놓니

수놈 비둘기 거동 봐 춘비춘흥(春悲春興)을 못 이기어 주홍(朱紅)같은 서를 내어

파란콩 하나를 입에다 덥석 물고 암비둘기를 덥썩 안고

 

광풍을 못 이기어서 너울너울 춤만 춘다네

노류장화(路柳墻花) 좋놈 꺾어 들고 청풍명월(淸風明月)로 놀아보세

 

풀이

연자(燕子) 날아들고 호접(蝴蝶)은 편편(翩翩): 제비 날아들고 나비는 펄펄

 

천방(天方)져 지방(地方)져 얼턱져 구부져: 위로 아래로 물이 솟구치고 내리고, (냇물이) 턱이 있고 구부러진. 굽이치는 시냇물의 형상을 묘사하고 있다.

 

방울이 버큼져: 물방울에 거품이 나고

 

만수문전(萬壽門前): 만수문 앞에

 

산고곡심무인처(山高谷深無人處) 울림비조(鬱林飛鳥) 뭇새들이: 산 높고 골 깊고 사람 없는 곳. 울창한 숲에서 나르는 여러 새들이.

 

농춘화답(弄春和答): 봄을 희롱하며 서로 우는

 

쌍거쌍래(雙去雙來): 쌍으로 오고 가는

 

소탱이: 소쩍새

 

앵매기: 제비와 비슷하게 생긴 칼새과의 새. 제비와 마찬가지로 인가(人家)에 둥지를 짓는다.

 

대천(大川)에 비우(飛羽) 소루기: 큰 시내 위로 나는 솔개

 

문왕(文王): 주나라의 문왕

 

기산조양(岐山朝陽)의 봉황새: 기산의 아침 햇살에 봉황새. 봉황은 나라에 성인(聖人)이 날 때 운다고 한다. 즉 문왕을 찬양하는 말.

 

무한기우(無恨忌憂): 근심 걱정이 많음

 

소선적벽시월야(蘇仙赤壁十月夜) 알연장명(戞然長鳴) 백학(白鶴): ‘소선은 소동파. 소동파의 「후적벽부」에 10월에 손님이 와 같이 풍류를 즐기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 때 학을 묘사하기를알연장명(戞然長鳴)’이라 했다. ‘끼룩끼룩 길게 소리내며 운다는 뜻이다.

 

위보규인(爲報閨人): 당나라 시인 개가운(蓋嘉運)의 시 「족박육주(簇拍陸州)」에 나오는 말. ‘집에 있는 아내에게 말해다오라는 뜻이다.

원시(原詩)는 다음과 같다.

 

서거륜대만리여 西去輪臺萬里餘  윤대까지 서쪽으로 만여 리

고향음모일응소 故鄕音耗日應疎  고향 소식 날마다 드물어진다

농산앵무능언어 隴山鸚鵡能言語  농산의 앵무새는 말도 잘하니

위보규인삭기서 爲報閨人數寄書  아내에게 편지 자주 보내라 말해다오

 

요서몽(遼西夢)을 놀래 깬다 막교지상(莫敎枝上)의 꾀꼬리: 당나라 시인 개가운(蓋嘉運)의 시 「이주원(伊州怨)」에 나오는 내용. 가지 위에서 새가 울게 하지 말라는 뜻. 꾀꼬리가 울어 잠이 깨면 그리운 님이 잇는 요서에 갈 수 없다는 내용.

원시(原詩)는 다음과 같다.

 

타기황앵아 打起黃鶯兒  노란 꾀꼬리를 두들겨 일으켜

막교지상제 莫敎枝上啼  가지 위에서 울어대게 말아를 다오

제시경첩몽 啼時驚妾夢  울 적에 혹시 첩의 꿈을 깨우면

부득도요서 不得到遼西  요서를 가려도 갈 수 없잖나

 

비입심상(飛入尋常)의 백성가(百姓家) 왕사당전(王謝堂前) 저 제비: 백성들의 집에도 날아드는 왕사당전의 저 제비. 당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오의항(烏衣巷)」에 나오는 구절이다.

원시(原詩)는 다음과 같다.

 

주작교변야초화 朱雀橋邊野草花  주작교 변두리에 온갖 들꽃이 만발하고

오의항구석양사 烏衣巷口夕陽斜  오의항 어구에는 석양이 비켜있네

구시왕사당전연 舊時王謝堂前燕  옛날 왕사당에 날아들던 제비 떼들은

비입심상백성가 飛入尋常百姓家  이제는 백성들 집으로 날아드네

 

춘산(春山)은 무반독상구(無伴獨相求) 벌목정정(伐木丁丁)의 딱따구리: 두보의 「제장씨은거(題張氏隱居, 숨어 사는 장씨를 찾아)」의 첫 구절을 옮겨왔다. 원시(原詩)는 다음과 같다.

 

춘산무반독상구 春山無伴獨相求  그대 사는 곳 찾아 봄 산골 혼자 가니

벌목정정산갱유 伐木丁丁山更幽  나무찍는 소리 쩡쩡 산 더 깊이 느껴지네

 

목동요지(牧童遙指): 목동이 가리킨다.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청명(淸明)」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원시(原詩)는 다음과 같다.

 

차문주가하처재 借問酒家何處在  목동에게 술집이 어디 있냐고 물으니 리 일리

목동요지행화촌 牧童遙指杏花村  손을 들어 살구꽃이 핀 마을을 가리킨다.

 

 

해설

「새타령」은 남도 민요 중에서도 널리 불리는 곡이다. 여러 노랫말이 전해지고 있으나 김소희명창의 「새타령」을 기준으로 하고 일부 누락된 부분을 추가하였다. 앞소리에 해당하는삼월 삼짇날부분은 생략하여 부르기도 한다.

 

o    농부가

 

노랫말

[여화 여화 여루허 상사디여 어럴럴럴럴 상사 디여]

(앞소리) 여보시요 농부님네 이 내 말을 들어 보소 여화 농부들 말 들어요

 

이 논배미에다 모를 심으니 장잎이 펄펄 영화(榮華)로구나

 

전라도라 하는디는 신산(辛酸)이 비친 곳이라

저 농부들도 상사소리를 메기는데 각기 저정거리고 너부렁 거리네

 

남훈전(南薰殿) 달 밝은디 순임금의 놀음이요

학창의(鶴氅衣) 푸른 대솔은 산신님의 놀음이요

오뉴월이 당도허니 우리 농부 시절이로다

패랭이 꼭지에다 가화(假花)를 꽂고서 마구잽이 춤이나 추어보세

 

신농씨(神農氏) 만든 쟁기 좋은 소를 앞을 세우고

상하평 깊이 갈고 후직(后稷)의 본을 받어

백곡을 뿌렸더니 용성(容成)의 지은 책력(冊曆) ()시절이 돌아왔네

 

농부님네 부귀와 공명을 탐치 말고 고대광실(高臺廣室) 부러마소

오막살이 단칸집이라도 태평성대(太平聖代)가 들었다네

 

(자진)

우리가 농사를 어서 지어 팔구월 추수허여

우걱지걱 쓸어 들여다가 물 좋은 수양수침 떨그덩떵 방아를 찧세

 

충청도 충복숭 주지가지가 열렸고

강릉땅 강대추는 아그내 다그내 열렸구나

 

다 되었네 다 되어 서마지기 논배미가 반달만큼 남었네

니가 무슨 반달이냐 초생달이 반달이로다

 

내렸단다 내렸단다 전라어사가 내렸단다

누가누가 내렸단가 올라가신 구관자제(舊官子弟) 이몽룡씨가 내렸단다

 

우리 남원은 사()판이요 어이허여 사판인가

우리 골 사또는 놀이판이요 거부장자(巨富長者)는 뺏기는 판

육방관속(六房官屬)들은 먹을 판났으니 우리 백성들은 죽을 판이로다

 

일락서산(日落西山)에 해떨어지고 월출동령(月出東嶺)에 달이 솟아 여봐라

사농공상(士農工商) 직업 중에 우리 농부가 제일일세

 

남산에 비 묻어 온다

우장(雨裝)을 두르고 지심 매러 갈거나

 

떠들어온다 점심 바구니 떠들어온다

 

[  ] 부분은 후렴

 

풀이

장잎: 벼에서 맨 나중에 나오는 큰 잎

 

전라도라 하는디는 신산(辛酸)이 비친 곳이라: 전라도라 하는 곳은 삶이 고달프고 힘든 곳이라

 

남훈전(南薰殿): 순임금의 궁전

 

학창의(鶴氅衣): 소매가 넓은 옛날의 옷. 주로 학식이 높은 선비들이 입었다.

 

패랭이 꼭지에다 가화(假花)를 꽂고서: ‘장원례를 묘사한 모습. ‘장원례는 농사를 가장 잘 지은 농부를 소에 태우고 장원한 사람처럼 꾸미는 놀이.

 

신농씨(神農氏): 중국의 전설상 인물. 약초를 찾아내고 농사를 가르쳤다고 한다.

 

후직(后稷): 중국 신화에 나오는 왕으로 농사를 관장하며 풍요로운 수확을 배푼다고 한다

 

용성(容成): 중국 신화에서 책력을 만들었다고 사람

 

수양수침: 알 수 없다

 

우리 남원은 사()판이요 어이허여 사판인가 우리 골 사또는 놀이판이요 거부장자(巨富長者)는 뺏기는 판 육방관속(六房官屬)들은 먹을 판났으니 우리 백성들은 죽을 판이로다: 사또의 놀이로 부자들은 재산을 뺏기고 아전들은 먹을 판났고 백성들은 죽을 판났다는 말. 사또의 폭정을 풍자한 노랫말이다.

 

해설

「농부가」는 농민들이 부르던 토속 남도민요이다. 「영남들노래」 등과 같이 남도 지역에 널리 불리던 민요인데 특히 전라도 지역에서 발달한 노래를 「농부가」라 이름한다. 농사에 관련된 여러 노랫말이 나온다.

 

o    남원산성

 

노랫말

남원산성 올라가 이화문전(梨花門前) 바라보니

수진이 날진이 해동청(海東靑) 보라매 떴다 봐라 저 종달새

석양은 늘어져 갈매기 울고 능수 버들가지 휘늘어진데

꾀꼬리난 짝을 지어 이 산으로 가면 꾀꼬리 수리루 응응 어허야

[에헤야 듸야 어루 둥가 허허 둥가 둥가 내 사랑이로구나]

 

옥양목(玉洋木) 석자 없다고 집안이 모두 다 야단인듸

새 보선 신고 속없이 뭣허러 또 내집에 왔나 응응 어허야

 

니가 나를 볼라면 니가 나를 볼라면 심양강 건너가

이 친구 저 친구 다정한 내 친구

설마 설마 설마 서 설마

제일 천하 낭군이 니가 내 사랑이지

 

앞집 큰애기 시집을 가는듸 속없는 노총각 생병 났다드라 응응 어허야

 

용장봉장(龍欌鳳欌) 큰닫이 자개 함롱 반닫이

문갑 책상 필연(筆硯) 등물 천은 대야가 좋을시고 응응 어허야

 

[  ] 부분은 후렴

 

풀이

수진이 날진이 해동청(海東靑) 보라매: 모두 매의 종류다. 산진(山陣)이는 산에서 자란 매이며, 수진(手陳)이는 사람 손에서 길러진 매다. 니가 나를 볼라면 니가 나를 볼라면 심양강 건너가.

 

이 친구 저 친구 다정한 내 친구 설마 설마 설마 서 설마 제일 천하 낭군이 니가 내 사랑이지: 이 부분은 경기 민요 「달거리」의 노랫말과 흡사하다

 

용장봉장(龍欌鳳欌): 용 그림이 있는 장과 봉황 그림이 있는 장

 

해설

「남원산성」은 가사의 첫 구절에서 따와 「남원산성」이라 한다. 후렴둥가라는 말을 따서 「둥가타령」이라고도 한다. 앞에만 「새타령」과도 같은 분위기의 노랫말이 나오지만 뒤로 가면 일상사의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어 일관성이 없다. 다른 노래애서 파생된 듯하다. 경기잡가의 「달거리」나 경기 민요의 일부 노랫말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노랫말 내용과는 상관없이 가락이 경쾌하여 「새타령」과 함께 대중적 버전으로 바꾸어 많이 부르는 노래다.

o    까투리 타령

 

노랫말

[까투리 한 마리 부두둥 허니 매방울이 떨렁

 우여우여 허허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전라도라 지리산으로 꿩사냥을 나간다

지리산을 넘어 무등산을 지나 나주 금성산을 당도허니

 

충청도라 계룡산으로 꿩사냥을 나간다

충청도를 올라 계룡산을 넘어 경상도 가야산 당도허니

 

경기도라 삼각산으로 꿩사냥을 나간다

경기도를 올라 삼각산을 넘어 광주산성을 당도허니

 

경상도라 태백산으로 꿩사냥을 나간다

경상도를 내려 문경을 넘어 청량산 보현산 당도허니

 

강원도 금강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오대산에 올라 금강산을 보고 태백산에 당도하니

 

황해도 구월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구월산에 올라 달마산을 보고 불타산에 당도하니

 

평안도 묘향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묘향산에 올라 천마산을 보고 평양 모란봉에 당도하니

 

함경도라 백두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백두산에 올라 용왕담을 보고 보래산성에 당도하니

 

[  ] 부분은 후렴

 

풀이

까투리: 꿩의 암컷을 말한다. 수컷은 장끼. ‘매방울은 매로 꿩사냥을 할 때에, 매가 있는 곳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매의 꽁지에 다는 방울. ‘까투리 한 마리 부두둥 허니 매방울이 떨렁은 매사냥 할 때 까투리가 뜨니 매도 까투리를 잡기 위해 매방울 소리를 내며 뜬다는 말.

 

해설

「까투리타령」은 남도 민요이다. 전국 명산을 찾아다니며 매로 꿩(까투리) 사냥을 하는 모습을 흥겹게 표현한 소리이다. 매우 씩씩하고 기세등등한 느낌을 준다.

 

o    강강술래

 

노랫말

[강강술래 강강술래]

 

산아 산아 추영산아 놀이 좋다 유달산아

 

잎이 피면 청산(靑山)이요 꽃이 피면 화산(花山)이오

 

청산 화산 넘어가면 우리 부모 보련마는

 

남의 부모 명자씨(名字氏)는 책장(冊張)마다 실렸는고

 

해는 지고 달 떠온다 하늘에다 베틀 놓고

 

구름 잡아 잉어 걸고 달을 잡아 북 만들고

 

별을 잡아 무늬 놓고 짹깍짹깍 잘도 짠다

 

그 베 짜서 무엇하리 우리 오빠 장가갈 제

 

가마 휘장(揮張) 두를라네 하늘에는 별도 총총

 

솔밭에는 솔잎도 총총 대밭에는 대가 총총

 

달 가운데 노송(老松) 나무 뚝뚝 썰어 호박나물

 

채로 썰어 무슨 나물 짝짝 찢어 가지나물

 

(자진)

달 떠 온다 달 떠 온다 우리 마을에 달 떠 온다

 

푸릇푸릇 봄 배추는 이슬 오기를 기다린다

 

말 가는 데 워낭소리 우리 벗님 어디 가고

춘추단절 못 오신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대밭에는 대가 총총

 

술래가 돈다 술래가 돈다 술래가 돈다

무안강 술래가 돈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  ] 부분은 후렴

 

풀이

구름 잡아 잉어 걸고 달을 잡아 북 만들고: 여기에서 잉어와 북은 베를 짤 때 사용하는 도구다. 잉앗대와 북.

 

워낭소리: 마소의 귀에서 턱 밑으로 늘여 단 방울소리. 또는 마소의 턱 아래에 늘어뜨린 쇠고리소리.

 

춘추단절: 봄과 가을 단오절이라는 말인데, 전체적인 말뜻은 명절에

 

해설

「강강술래」는 전라도 지방의 토속민요이면서 놀이이다. ‘강강술래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대개는 원무(圓舞)를 추면서 부르는 데, 한 사람이 메기고 여러 사람이 후렴을 한다. 「강강술래」는 이순신 장군이 우리 군사가 많은 것처럼 꾸미기 위해서, 부녀자들을 동원하여 남장시키고 손과 손을 마주잡고 둥그렇게 원을 만들며 춤추게 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때부터 「강강술래」가 기원했다고 하는 이순신장군 기원설은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일 가능성이 많다. 백제 시대 이전 마한(馬韓) 때부터 내려오는 달맞이와 수확의례의 농경적인 집단가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강강술래의 ''은 원()을 뜻하고, '술래'는 수레[] 또는 순라를 의미하는 말이다. 둥글게 원을 돈다는 뜻이다. 강강술래는 먼 옛날부터 집단 축제에서 시작된 것으로, 주로 남자들은 오랫동안 고기를 잡으러 나가고, 여성들이 마을에 남아 있으면서 달 밝은 밤이면 풍농(豊農)과 만선(滿船)을 기원하는 집단 놀이 형식으로 발달되어 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강강술래」는 196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o    둥당개타령

 

노랫말

[둥당개당 둥당개당 둥개둥개 둥당가 둥당가 둥당가 둥개둥개 둥당가]

 

사 사람을 칠라면 요 요렇게 친당가

요내 무단 걱정이 육신신심을 다 녹인다

[둥당가 둥당가 둥개둥개 둥당가]

 

새 옥양목 속곳이 새 옥양목 속곳이 입을 줄 모르는

치마 끝에 입었다 벗었다 꾸김만 꾸긴다 둥개둥개 둥당가

 

요 요리로 가서도 저 저리로 가서도

나만 보면 눈을 꿈쩍 꿈쩍꿈쩍 거린다 둥개둥개 둥당가

 

[  ] 부분은 후렴

 

풀이

사람을 칠라면 요 요렇게 친당가 요내 무단 걱정이 육신신심을 다 녹인다: 사랑에 빠진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사람을 친다는 것은 실제로 때린다는 말이 아니고 사랑에 빠진 것을 표현한 말이고, 상대방이 육신신심(肉身身心), 즉 몸과 마음을 다 녹인다는 말이다.

 

새 옥양목 속곳이 새 옥양목 속곳이 입을 줄 모르는 치마 끝에 입었다 벗었다 꾸김만 꾸긴다 둥개둥개 둥당가: 새 옥양목 속곳(속옷)을 제대로 입었는지 확인하느라 치마를 벗었다 입었다 해서 치마에 꾸김만 생긴다는 말. 여성의 연애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노랫말이다.

 

해설

「둥당개타령」은 전남 지역의 소박한 토속민요이다. 한사람씩 돌아가며 앞소리를 메기고 여럿이 후렴을 받는다. 사랑에 빠진 남녀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둥당기타령」이라고도 하며 「둥당애타령」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o    성주풀이

 

노랫말

[에라 만수(萬壽) 에라 대신(大神)이야 대활연으로 설설이 나리소서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로구나 놀고놀고 놀아봅시다 아니 노지는 못허리라]

 

이댁 성주는 와가(瓦家)성주 저댁 성주는 초가(草家)성주 한테간에 공대성주

초년성주 열일곱 이년성주 스물일곱의 삼년성주 서른일곱 사년성주

마지막 성주는 쉬흔 일곱이로다

[대활연으로 설설히 나리소서]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

성주야 성주로구나 성주 근본이 어디메뇨

경상도 안동땅에 제비원에 솔씨받어 봄동산에 던졌더니마는

그 솔이 점점 자라나서 황장목(黃腸木)이 되었구나 돌이 기둥이 되었네

낙락장송이 쩍 벌어졌구나

 

왕왕헌 왕왕헌 북소리는 태평연월(太平烟月)을 자랑허고

둘이 부는 피리소리 쌍봉황이 춤을 추고

소상반죽(瀟湘斑竹) 젓대소리 어깨춤이 절로 나누나

 

청천에 뜬 기럭아 니가 어디로 행허느냐

소상(瀟湘)으로 행허느냐 동정(洞庭)으로 행하느냐

소상동정 어디다 두고 여관한등(旅館寒燈)에 잠 못 이루나

 

반갑네 반가워 설리춘풍(雪裏春風)이 반가워

더디도다 더디도다 한양행차가 더디어

남원(南原) 옥중(獄中) 추절(秋節)이 들어 이화춘풍(李花春風)이 날 살렸구나

 

세월아 가지마라 아까운 청춘이 다 늙는다

천증세월(天增歲月) 인증수(人增壽)요 춘만건곤(春滿乾坤)에 복만가(福萬家)

어이타 세속인심 나날이 달라 변곤이로다

 

낙양성(洛陽城) 십리허(十里許)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절대가인(絶代佳人)이 그 누구냐

운하춘풍(雲霞春風)은 미백년(未百年) 소년행락(少年行樂)이 편시춘(片時春) 아니놀고 무엇하리

한송정(寒松亭) 솔을 베어 조그맣게 배를 모아 한강에 띄어놓고

술이며 안주 많이 실어 술렁술렁 배 띄워라 강릉 경포대로 가자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 대활연으로 설설이 나리소서

 

[  ] 부분은 후렴

 

풀이

만수(萬壽): 오래오래 사는 것을 기원하는 말

 

대신(大神): 조상 중에 무당 혹은 불사를 했던 영험한 분을 말함. 이 대신이 자손에서 복과 수명을 준다고 믿었기에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라고 했다. 전체적인 뜻은 조상신에 만수를 기원하는 것.

 

대활연으로 설설이 나리소서: 눈 굿판에서 여러 신령에게 자신의 소망을 기원하고 그 내용을 노래로 마지막에 항상 들어가는 구절. 신령님의 복이 가득하게 내려서 인간들의 소망이 이루어지라는 의미이다.

 

와가(瓦家): 기와집

 

한테간에 공대성주: 집 밖에서 집을 지키는 성주. 공대성주는 와가나 초가처럼 구체적인 집이 없지만 섬기는 성주이다. 결국 이 말은 집밖에서 집을 지켜주는 성주님이다.

 

황장목(黃腸木): 연륜이 오래된 말린 소나무, 목재로 사용한다

 

소상반죽(瀟湘斑竹) 젓대소리: 좋은 대나무로 만든 대금소리

 

소상(瀟湘): 중국의 소상강

 

동정(洞庭): 중국의 동정호

 

여관한등(旅館寒燈): 중국 당나라의 시인 고적(高適)이 지은 「제야작(除夜作)」의 한 구절에서 나온 말. 원시(原詩)는 다음과 같다.

 

여관한등독불면 旅館寒燈獨不眠  여관 차가운 등불 아래 홀로 잠 못 이루고

객심하사전처연 客心何事轉悽然  나그네 마음 무슨 일로 점점 더 쓸쓸해지는가

고향금야사천리 故鄕今夜思千里  이 밤에 고향 생각하니 천리길인데

상빈명조우일년 霜鬢明朝又一年  서리 같은 귀밑머리 내일이면 또 한 살을 더하네

 

설리춘풍(雪裏春風): 눈 속에 부는 봄바람

 

이화춘풍(李花春風): 오얏꽃을 피우는 봄바람. 여기서는 이도령이 춘향을 구해줌을 뜻함.

 

천증세월(天增歲月) 인증수(人增壽): 하늘은 세월을 늘려가고 사람은 수명을 늘려간다

 

춘만건곤(春滿乾坤)에 복만가(福萬家): 몸과 마음이 봄기운에 가득하니 가문이 복락을 누리는구나

 

변곤이로다: 와음인 듯하다. 무당들도 이 말을 쓰는데 변화가 심화다. ‘믿을 수 없다는 말로 쓰인다.

 

낙양성(洛陽城) 십리허(十里許): 낙양성 십 리 부근에, 십 리쯤에

 

운하춘풍(雲霞春風)은 미백년(未百年): 봄에 이는 구름과 노을과 봄바람은 백년이 못 된다. , 좋은 인생은 짧다는 뜻.

 

소년행락(少年行樂)이 편시춘(片時春): 젊어 즐겁게 노닐 시간은 짧은 봄철과도 같으니

 

해설

「성주풀이」는 전라도 민요이다. 굿에서 비롯한 민요로 성주굿에서 나온 무가(巫歌)가 민요화된 것이다. 성주굿은 집터를 관장하는 신령인 성주왕신(成主王神)과 그의 아내인 성주부인 등에게 집안의 무사태평과 번영을 빌기 위해 하는 굿이다. 주로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를 한 뒤에 하는 굿이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황제굿이라고 한다. 노랫말 중에성주(成主) 본향(本鄕)이 어디메뇨 경상도(慶尙道) 안동(安東) 땅이 제비원이 본향(本鄕)일러라라는 구절로 판단해 「성주풀이」를 경상도 민요로 분류하는 것은 잘못이다. 경상도 「성주풀이」는 다른 노래이며 경상도 지방의 소박한 토속 민요이다.

 

o    물레타령

 

노랫말

[물레야 물레야 윙윙윙 돌아라 워리렁 서리렁 잘도 돈다]

 

마포갈포 실뽑기는 삼한시대의 유업이요

무명실로 베짜기는 문익점 선생의 공덕이로구나

 

호롱불을 도도하고 이 밤이 새도록 물레를 돌려 베를 낳네

 

삼합사로 실을 뽑아 석새베를 짜게 헐까

외올실을 뽑아내어 보름새를 짤까

 

물레소리는 윙윙윙 도는디 밤중 샛별이 둥실 떴네

 

해당화 한 송이를 와자지지끈 꺾어 우리님 머리위에다 꽂아나주세

 

(자진)

[물레야 윙윙 돌아라 워리렁 웽웽 돌아라]

 

서당도령 어디 갔소 버선 신고 서재 갔소

 

매화 닷 말 넌 덕석에 연자화야 저 새 쳐라

 

한 손으로 실을 뽑고 또 한 손으로는 물레를 돌려라

 

이 물레를 어서 잣아 베를 짜서 알뜰한 우리님 도포를 짓세

 

한양 가신 우리 낭군 어느 시절에 돌아오리

 

심야삼경 야밤중에 물레소리는 설리 울고

우리님은 어이하여 이다지도 소식없나

 

[물레야 윙윙 돌아라 워리렁 웽웽웽 워리렁 슬슬 돌아라]

 

[  ] 부분은 후렴

 

풀이

마포(麻布)갈포(葛布): 삼와 칡으로 만든 섬유

 

호롱불을 도도하고: 호롱불 심지를 돋우고, 호롱불을 켜 놓고

 

삼합사로 실을 뽑아 석새베를 짜게 헐까: 세 가닥 올로 만들 실로 석새배를 짜게 할까. 석새베는 240올로 짠 베로 거친 베다. 한 새는 80올이다.

 

보름새: 외올실(한가닥 실) 1200올로 짠 매우 고운 베

 

서당도령: 『춘향가』의 이도령을 말한다

 

덕석: 멍석의 사투리. 매화 다섯 말을 널어놓은 멍석에 연자화야 저 새 쳐라는 말인데, 베짜는 노동과 관련된 노랫말인 듯하다. 여기서 새는 새[]가 아니라 80올의 실 가닥을 말하는 듯.

 

해설

「물레타령」은 물레를 돌리며 부리던 노래가 통속 민요화 된 남도민요이다. 물레는 실을 잣는 도구인데, 물레질은 같은 행위를 반복해야 하는 매우 지루한 노동이었다. 때문에 물레 돌리는 노래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토속민요이다. 이 중 전라도의 물레질 소리가 「물레타령」으로 정착하였다.

 

o    산아지타령

노랫말

[에야아 뒤야 에헤에 에에에 헤야 에헤야 뒤여라 으어 산아지로구나]

 

치어다보느냐 만학(萬壑)은 천봉(千峯) 내려굽어보니 백사지(白沙地)로구나

[에헤 에에에 에에 에에에 어야 어허야 뒤여라 산아지로구나]

 

건곤(乾坤)에 불로월장재(不老月長在)하니 적막강산(寂寞江山)이 금백년(今百年)이로구나

 

춥냐 더웁냐 내 품 안으로 들어라 베개가 높고 낮거든 내 팔을 비어라

 

해당화 한송이 와자지지끈 꺾어 우리님 머리 우에다 꽂아나 볼까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서 지느냐 나를 버리고 가신님은 가고 싶어서 가느냐

 

우리가 살며는 몇 백 년을 사나 짧은 세상 웃으면서 둥글둥글 삽시다

 

[  ] 부분은 후렴

 

풀이

건곤(乾坤)에 불로월장재(不老月長在)하니 적막강산(寂寞江山)이 금백년(今百年)이로구나: 하늘과 땅은 늙지 않고 달은 늘 떠오르니 쓸쓸한 강산 이제 백년이 되었네. 가사 「죽지사」의 노랫말이기도 하다.

 

해설

「산아지타령」은 남도 민요로 주로 논밭 일을 할 때 부르는 토속민요이다. 이 노래에서 「진도아리랑」이 나왔다는 설도 있다. 남도 민요의 한 원형(原形)으로 보인다. 노랫말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산아지타령 (창악집성, 2011. 07. 04., 하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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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남도소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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