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 부사 유심을 전송하다〔送柳東萊淰〕 모진 바람이 동쪽 끝에 휘몰아쳐 / 疾風破東極 푸른 바다에 높은 파도 일렁이지 / 碧海生層濤 짙은 구름은 서리 기운 띠었고 / 積陰帶霜氣 새벽빛에 자라 잠기지 / 曙色沈雲鼇 삐쭉삐쭉 뻗은 산호 가지 / 杈枒珊瑚枝 그림자 일렁이며 아침 해 높이 오른다네 / 影動初日高 그대가 비로소 수레 몰고 나가니 / 君侯始出車 절제사 그 목소리 우렁차네 / 節制聲嗷嘈
위풍당당 타향으로 달려가니 / 威稜駕殊域 신령들이 깃발을 옹호하네 / 百靈擁旌旄 묻노니 성정의 초기에 / 借問聖政初 유악의 훌륭한 인재 다 쓰시는가 / 帷幄渴雋髦
인재 등용하는 것이 어찌 다르랴 / 用才曷異宜 당당하게 서리들 거느리게나 / 偃蹇領簿曹 섬나라 오랑캐들 자주 태도 바꾸는데 / 島夷數反覆 한스러움은 작은 일로 인연한다네 / 爭恨緣秋毫
변방의 안정과 나라의 체통 / 邊和與國體 그 완급이 조절하는 바에 달렸으며 / 緩急在所操 안과 밖이 서로 경중이 되니 / 內外互輕重 훌륭한 인재가 수고를 마다하랴 / 利器得辭勞
금비가 청춘에 빛났으니 / 金緋照靑春 오래전에 삼공의 칼을 찼네 / 舊佩三公刀 시끌시끌한 큰 도회지 / 喧喧名都會 기 세운 호위군 숲 밀치고 나가네 / 樹羽排林皐
때까치 소리가 시끌시끌하게 변하여 / 鴂舌變鴞音 꿇어앉은 추호들 많기도 하네 / 拜跪羅酋豪 이미 충분하게 회유하였으니 / 懷柔道已優 기강 세워 다스림 삼가시라 / 網紀愼爬搔
맑은 법규로 변방 비추어 / 淸規映方隅 종들도 기름진 혜택으로 씻어 주오 / 僕隷洗脂膏 남아가 공업 많이 세운다면 / 男兒富勳業 어찌 큰 은혜를 입을 뿐이랴 / 豈惟沐恩褒
내가 그대와 교분 나누며 / 鄙夫奉末契 예전부터 마음에 굳게 담았지 / 夙昔佩服牢 한참 늙은 나이에 멀리 이별하니 / 窮老且遠別 늘그막 흰머리가 바람에 날리네 / 暮景颯二毛
서글프다 지난날 노닐던 곳 / 惻愴曩游地 묵은 자취가 모두 쑥대밭 되었겠지 / 陳迹遍蓬蒿 찬 하늘 붕새의 길 바라보다 / 寒空望鵬路 문 닫으니 마음 울적하다 / 閉關中鬱陶
《당시품휘(唐詩品彙)》 권51 〈궁사십이수(宮詞十二首)〉에 “봉래의 정전이 운오를 압도하고, 붉은 해가 푸른 파도에서 막 솟아나네. 〔蓬萊正殿壓雲鼇, 紅日初生碧海濤.〕”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