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2부
生年 字 號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1170 梅湖 陳澕(?∼?) 驪陽2
奉使入金 사신으로 금나라에 가서1
西華已蕭索 서쪽에 중국 이미 쓸쓸해져서 맑은대쑥소 동아줄삭
北寨尙昏蒙 북쪽의 성채 아직 어둡기만 해 울짱채 입을몽
坐待文明旦 앉아서 기다리는 글 밝힐 아침
天東日欲紅 하늘 동쪽 해가 떠 발가스레 해
春興 봄의 흥2
小梅零落柳僛垂 매화꽃잎 떨어져 버들 늘여 춤 취해춤추는모양기
閒踏淸風步步遲 맑은 바람 한가해 걸음은 더뎌 밟을답 늦을지
漁店閉門人語少 생선가게 문 닫아 말소리 없이
一江春雨碧絲絲 쭉 뻗은 강 봄비에 푸르른 실이 푸를벽
1178 永乙 無衣子 崔 慧諶(1178∼1234)眞覺國師 無衣子詩集-45
秋感(추감) 가을 느낌-慧諶 진각국사 혜심1
西風吹幽林(서풍취유림) 서풍이 불어 그윽한 숲에
秋色忽上葉(추색홀상엽) 가을빛 문득 잎으로 올라
感此百年身(감차백년신) 이런 느낌이 백년의 몸에
老來何大捷(노래하대첩) 늙어옴 어찌 이다지 빨라 이길첩
感興(감흥) 느낌 일어-慧諶2
春秋草色靑黃(춘추초색청황) 봄가을에 풀 빛깔 푸릇 누릇해
旦暮雲谷白黑(단모운곡백흑) 아침저녁 구름 골 희고도 검어
誰憐偃蹇寒松(수련언건한송) 뉘 불쌍타 드리운 겨울 소나무
萬古靑靑色一(만고청청색일) 오랜 옛 푸른 푸름 빛깔 똑같아
對影(대영) 그림자를 마주해-慧諶3
池邊獨自坐(지변독자좌) 못 가에 혼자 가만히 앉아
池低偶逢僧(지저우봉승) 못 아래 뜻밖 스님을 만나
黙黙笑相視(묵묵소상시) 말없이 웃어 서로 바라봐
知君語不應(지군어불응) 그대 아느니 말해 안 맞서
小池(소지) 작은 못-慧諶4
無風湛不波(무풍담불파) 바람 없이 맑으니 물결 안 일어 즐길담
有像森於目(유상삼어목) 온갖 본뜸 늘어서 눈에 빽빽이 나무빽빽할삼
何必待多言(하필대다언) 어찌 꼭 기다리랴 많은 말들을
相看意已足(상간의이족) 서로 보니 마음엔 이미 넉넉해
團扇(단선) 둥근 부채-慧諶5
八月十五日(팔월십오일) 팔월 십오일 보름날이라
月輪正當午(월륜정당오) 달은 둥글어 마침 남쪽을 바퀴륜
皎影落寒洲(교영락한주) 달빛그림자 찬 물에 져서 달빛교 섬주
掛在珊瑚樹(괘재산호수) 걸려있으니 산호의 나무 걸괘
白雲臺上憶先師(백운대상억선사) 백운대에 올라 선사를 그리며-慧諶6
江山如畵出(강산여화출) 강산은 솟아 그림인 듯이
巖嶂似屛開(암장사병개) 바위산 둘러 병풍과 같이 높고가파른산장
曾向先師口(증향선사구) 일찍이 바래 선사님 말씀
幾經呑吐來(기경탄토래) 몇 번을 겪어 삼켜 뱉어 옴 삼킬탄 토할토
過生臺有作(과생대유작) 과생대에서 짓다-慧諶7
飢鳥忽遇飯(기조홀우반) 주린 새 문득 먹이를 만나
貪畏兩難收(眈외양난수) 노림 으름 둘 거두지 못해 탐할탐 노려볼탐眈
一啄百回顧(일탁백회고) 한 번 쪼고는 백 번 돌아봐
悲成不自由(비성부자유) 슬픔 지으니 내킴 안 따라
惜春(석춘) 봄이 아쉬워-慧諶8
暗惜春將季(암석춘장계) 남몰래 아낀 봄이 끝나려
沈吟小苑中(침음소원중) 빠져 읊으니 작은 뜰에서
葉風飜駭綠(엽풍번해록) 잎에 바람이 놀라운 푸름 놀랄해
花雨落紛紅(화우락분홍) 꽃에 비 내려 어지런 붉음
列嶂(열장) 늘어선 높은 산-慧諶9
日射金壁燦(일사금벽찬) 햇살 비추니 황금 벽 빛나 빛날찬
花開錦綺堆(화개금기퇴) 꽃이 피어나 비단을 쌓아 비단기 언덕퇴
王侯示親賞(왕후시친상) 임금에 제후 몸소 즐기려 ※王侯將相
强作假山臺(강작가산대) 억지로 지어 산 빌린 누대
餞別鄭郎中(전별정낭중) 정낭중을 보내드리며-慧諶10
樹上鶯歌淸(수상앵가청) 나무 위에 꾀꼬리 노래는 맑아
臺前燕舞輕(대전연무경) 누대 앞에 제비는 춤도 가벼워
煎茶當沽酒(전다당고주) 차 다리고 마땅히 술도 받아와 달일전 팔고
聊以餞君行(료이전군행) 즐기어 베푼 잔치 그대를 보내 전별할전
遊山(유산) 산에 가서-慧諶11
臨溪濯我足(임계탁아족) 내에 나가서 내 발을 씻어
看山淸我目(간산청아목) 산 바라보니 내 눈이 맑아
不夢閑榮辱(불몽한영욕) 꿈을 안 꾸니 잘잘못 느긋
此外更無覓(차외갱무멱) 이밖에 다시 찾을 게 없어
冷翠臺(냉취대) 냉취대-慧諶12
疎松宜月白(소송의월백) 성근 솔 마땅 달이 밝아서
幽峽足風淸(유협족풍청) 그윽 골짜기 바람 참 맑아 골짜기협
笑傲縱遊戱(소오종유희) 웃어 깔보니 멋대로 놀아 거만할오
高低隨處平(고저수처평) 높낮이 반반 곳에 따라서
茶泉(다천) 차 샘-慧諶13
松根去古蘇(송근거고소) 솔뿌리 뻗어 옛날 되살려
石眼迸靈泉(석안병령천) 돌구멍 솟아 영험한 샘물 흩어져달아날병
快便不易得(쾌변불이득) 시원히 볼일 보기 안 쉬워
親提趙老禪(친제조로선) 몸소 이끌어 늙은 조 선사
瀑布(폭포) 폭포-慧諶14
迅瀑落危層(신폭락위층) 빠른 물 쏟음 아슬 층에서 빠를신
冷聲聞還壑(냉성문환학) 썰렁 물소리 들려 골 돌아
纖纖一點塵(섬섬일점진) 가늘 가늘한 한 점 티끌도 가늘섬
無處可棲泊(무처가서박) 머물 곳 없어 멎어 댈 곳이 살서
雨後松巒(우후송만) 비 내린 뒤 솔 봉우리-慧諶15
雨霽冷出浴(우제랭출욕) 비 개니 썰렁 멱 감고 나와
嵐凝翠欲滴(람응취욕적) 산기운 엉겨 푸름 방울져
熟瞪發情吟(숙징발정음) 익히 바로 봐 피는 정 읊어 바로볼징
渾身化寒碧(혼신화한벽) 온 몸 바뀌니 차가운 푸름
池上偶吟1(지상우음1) 연못에서-慧諶16
微風引松籟(미풍인송뢰) 산들바람에 솔 소리 끌어 세구멍퉁소뢰
蕭蕭淸且哀(소소청차애) 쓸쓸하여서 맑고도 슬퍼
皎月落心波(교월락심파) 밝은 달 지니 물결 가운데 달빛교
澄澄淨無埃(징징정무애) 맑고 깨끗해 티끌이 없어 맑을징 티끌애
池上偶吟2(지상우음2) 연못에서-慧諶17
見聞殊爽快(견문수상쾌) 보며 들으며 한결 시원해
嘯詠獨徘徊(소영독배회) 읊조려 읊어 혼자 거닐어
興盡却靜坐(흥진각정좌) 흥 다해 물려 가만히 앉아 ※興盡悲來
心寒如死灰(심한여사회) 마음 차갑기 꺼진 재 같아
禪堂示衆(선당시중) 선방을 보이며-慧諶18
碧眼對靑山(벽안대청산) 푸른 눈으로 푸른 산 맞아 ※靑眼 白眼
塵不容其間(진불용기간) 티끌 안 담아 그 사이에는
自然淸到骨(자연청도골) 저절로 맑아 뼈에 사무쳐
何更覓泥洹(하갱멱니원) 어떻게 다시 속세를 찾나 찾을멱 강이름원
夜坐示衆(야좌시중) 밤에 앉아 보이며-慧諶19
吟風松瑟瑟(음풍송슬슬) 바람을 읊어 소나무 슬슬
落石水潺潺(낙석수잔잔) 돌에 흩어져 물소리 잔잔 물흐르는소리잔
況復殘月曉(황부잔월효) 하물며 다시 달 남긴 새벽
子規淸呌山(자규청규산) 두견새 맑게 울부짖는 산 부르짖을규
妙高臺上作(묘고대상작) 묘고대에 올라-慧諶20
嶺雲閑不撤(영운한불철) 재 구름 느긋 아니 거두어 거둘철
澗水走何忙(간수주하망) 골짝 물 달려 어찌 바빠서
松下摘松子(송하적송자) 소나무 아래 솔방울 따서
煎茶茶逾香(전다차유향) 차를 다리니 차 더욱 향긋 달일전 넘을유
盆池(분지) 오목한 연못-慧諶21
盆池陷在竹邊(분지함재죽변) 오목 연못 빠지니 대나무 곁에 빠질함
鏡匣常開目前(경갑상개목전) 거울경대 늘 열려 바로 눈앞에 갑갑
倒卓千竿碧玉(도탁천간벽옥) 높다랗게 거꾸로 천 개 푸른 옥 높을탁
圓涵萬里靑天(원함만리청천) 동그랗게 젖으니 만 리 먼 하늘 젖을함
東臺卽事(동대즉사) 동대에서-慧諶22
綠瘦黃肥田野濶(녹수황비전야활) 여윈 푸름 살진 누름 논밭 들 트여
蒼凹翠凸海山重(창요취철해산중) 숲 빛 오목 물빛 볼록 바다 산 묵직
最憐壁立千巖上(최련벽립천암상) 가장 아껴 벽이 서니 일천 바위 위
坐依和雲萬世松(좌의화운만세송) 앉아 기대 구름 얼려 만세 소나무
過故鄕(과고향) 고향을 지나치며-慧諶23
一別家鄕十五年(일별가향십오년) 한번 떠나 고향을 열다섯 해가
此來懷古一潸然(차래회고일산연) 이리 와 옛일 품어 한줄 눈물이 눈물흐를산
逢人半是不相識(봉인반시불상식) 사람만나 반쯤은 서로를 몰라
嘿思悠悠歎逝川(묵사유유탄서천) 가만 생각 아득해 냇물을 탓해 고요할묵 갈서
祖月庵聞笛(조월암문적) 조월암에서 피리소리 들으며-慧諶24
巖屛萬疊雪威重(암병만첩설위중) 병풍바위 만 겹에 눈 눌러 쌓여
村笛一聲春意濃(촌적일성춘의농) 마을 피리 한 소리 봄날 뜻 짙어
遙想萬家桃李樹(요상만가도리수) 멀리 생각 많은 집 복숭아 오얏
幾枝花白幾枝紅(기지화백기지홍) 몇 가지 꽃은 희고 몇 가지 붉어
淸靜惠章(청정혜장) 청정혜장-慧諶25
前前步步漸知非(전전보보점지비) 앞만 봐 걷고 걸어 차츰 안 잘못
後後心心轉發揮(후후심심전발휘) 뒤 뒤진 마음 마음 굴러 떨쳐내
直下不生眞妄見(직하불생진망견) 바로 아래 안 살아 참 거짓 보여
朗然如日遍光輝(낭연여일편광휘) 발그레 해와 같이 두루 빛이나
彌勒章(미륵장) 미륵장-慧諶26
衆生病本全癡受(중생병본전치수) 모든 사람 병 본디 어리석어서
菩薩醫方大智悲(보살의방대지비) 보리살타 낫게 해 큰 슬기 살핌
病去藥除方自制(병거약제방자제) 병 없애 약 사라져 절로 다스려
妙藏嚴域任遊戱(묘장엄역임유희) 야릇 감춘 엄한 땅 맡기어 놀아
栽松柏(재송백) 소나무 잣나무를 가꿔-慧諶27
栽松栽柏示蕞林(재송재백시최림) 솔 가꿔 잣을 가꿔 보인 작은 숲 작을최
非但炎天愛翠陰(비단염천애취음) 아니지 찌는 날씨 그늘 아낌이
直待千秋黃落盡(직대천추황락진) 곧 기다려 온 가을 누런 잎 다 져
看渠獨有歲寒心(간거독유세한심) 보이게 홀로 있어 추위 나는 맘
文殊章(문수장) 문수장-慧諶28
妄認心身受苦輪(망인심신수고륜) 잘못 알아 몸과 맘 괴로운 굴레
都緣不識天眞佛(도연불식천진불) 모두 매임 몰라서 참 부처인줄
欲知法行最初因(욕지법행최초인) 알고 싶은 법 행함 맨 처음 까닭
空本無花天一月(공본무화천일월) 공에 본디 꽃 없어 하늘 달 하나
普賢章(보현장) 보현장-慧諶29
幻修如木兩相磨(환수여목양상마) 홀림 닦음 나문 양 둘 서로 갈려
火了煙灰都散滅(화료연회도산멸) 불 다 타 연기와 재 다 흩여 꺼져
欲知末後句如何(욕지말후구여하) 알려는 끝난 다음 말이 어떤지
萬里凝然一條鐵(만리응연일조철) 만 리 멀리 엉기어 한 가닥 쇠로
金剛藏章(금강장장) 금강장장-慧諶30
空理幻花無起滅(공리환화무기멸) 빈 진리 허깨비 꽃 나고 끔 없어
金重鑛穢不重生(금중광예부중생) 쇠 쳐줘 쇳돌 버려 안 쳐주는 삶 더러울예
何適衆生本成佛(하적중생본성불) 어디가나 모든 이 본디 부처 돼
況疑諸佛更無明(황의제불갱무명) 하물며 여러 부처 다시 안 밝혀
憫世1(민세1) 세상을 걱정하여-慧諶31
服食矯奢德不修(복식교사덕불수) 입고 먹기 함부로 해 덕을 안 닦아
農公蠶母見幽囚(농공잠모견유수) 농사아비 누에어미 깊이 가둠 돼 가둘수
從玆擧世受寒餓(종자거세수한아) 이런 좇음 온 세상 다 추워 굶주려
爲報時人信也不(위보시인신야불) 알리려해 이때사람 믿어주려나
憫世2(민세2) 세상을 걱정하여-慧諶32
田蠶不熟已多年(전잠불숙이다년) 논밭 누에 아니 익어 이미 많은 해
饑饉相仍疾疫連(기근상잉질역련) 주림흉년 서로 거듭 질병도 이어 주릴기 흉년들근
禍本無門人所召(화본무문인소소) 재앙 본디 문이 없어 사람이 불러
不知自作怨諸天(부지자작원저천) 알지 못해 제 만들어 하늘에 탓해
知足樂(지족락) 넉넉함을 즐기며-慧諶33
浮雲富貴奈吾何(부운부귀내오하) 뜬구름 가멺 높임 어찌 내 무슨
隨分生涯亦自佳(수분생애역자가) 나뉨 따라 사는 삶 저 또한 좋아
但不愁來何必酒(단불수래하필주) 시름 옴이 아닌데 어찌 꼭 술이
得安心處便爲家(득안심처편위가) 마음 느긋 두는 곳 바로 집인 걸
息心偈(식심게) 마음 그쳐 쉬면서-慧諶34
年行蔥蔥急如流(년행총총급여류) 해 가기 바삐바삐 빠르기 물이 파총 바쁠총悤
老色看看日上頭(노색간간일상두) 늙은 빛 봐도봐도 해 오른 머리
只此一身非我有(지차일신비아유) 다만 이리 몸 하나 내 지님 아니
休休身外更何求(휴휴신외갱하구) 쉬고 쉬지 몸 밖에 다시 뭘 찾지
逍遙谷(소요곡) 골짝을 거닐며-慧諶35
大鵬風翼幾萬里(대붕풍익기만리) 큰 붕새 바람 타고 몇 만 리 날아 날개익
斥鷃林巢足一枝(척안림소족일지) 늪 메추리 숲 둥지 가지 하나면
長短雖殊俱自適(장단수수구자적) 길고 짧음 달라도 함께 저 맞아
瘦笻殘衲也相宜(수공잔납야상의) 깡 지팡이 헤진 옷 서로 마땅해
中秋翫月(중추완월) 가을 맞아 달 놀이-慧諶36
明珠白璧在人間(명주백벽재인간) 밝은 구슬 흰 둥근 옥 세상에 있어 둥근옥벽
勢奪勸爭不放閑(세탈권쟁불방한) 힘 빼앗음 하게 다퉈 그냥 안 놔둬
若使水輪爲世寶(약사수륜위세보) 시킴 같이 물에 바퀴 세상보배 돼
豈容垂照到窮山(기용수조도궁산) 어찌 담아 드리운 빛 막힌 산 닿아
國師圓寂日(국사원적일) 국사원적일-慧諶37
春深院落淨無埃(춘심원락정무애) 봄 깊어 절은 떨렁 티끌도 없이
片片殘花點綠苔(편편잔화점록태) 조각조각 남긴 꽃 푸른 이끼에
誰道少林消息絶(수도소림소식절) 누가 말해 소림사 소식이 끊겨
晩風時送暗香來(만풍시송암향래) 저녁바람 때 보내 몰래 향 풍겨
蓮池注泉(연지주천) 연꽃 못에 샘물을 대-慧諶38
金沙地面開淸沼(금사지면개청소) 금모래 땅바닥에 맑은 못 패여 늪소
碧玉竿頭掛落天(벽옥간두괘락천) 푸른 옥 장대머리 끝 하늘 걸려
玟瓅明珠瀉荷葉(민력명주사하엽) 옥돌 빛 밝은 구슬 연잎에 쏟아 옥돌민 옥빛력
相看雨下不雲天(상간우하불운천) 서로 봐 비가 내려 구름도 없이
漁父詞1(어부사1) 어부사-慧諶39
一葉片舟一芉竹(일엽편주일간죽) 잎 하나 조각배에 낚싯대 하나
一簑一笛外無畜(일사일적외무축) 한 도롱이 한 피리 그밖엔 없어 쌓을축
直下垂綸鉤不曲(직하수륜구불곡) 곧게 드린 낚싯줄 낚시 안 굽어 낚싯줄륜
何撈摝但看負名魚相屬(하로록단간부명어상속) 어찌 잡아 흔들어 보니 짊어짐 이름 물고기 서로 엮여서 잡을로 흔들록
漁父詞2(어부사2) 어부사-慧諶40
海上烟岑翠簇簇(해상연잠취족족) 바다 위 연기 낀 봉 푸른 솟구침 조릿대족
洲邊霜橘香馥馥(주변상귤향복복) 섬 물가 서리 쓴 귤 향기가 물씬
醉月酣雲飽心腹(취월감운포심복) 취한 달 즐긴 구름 마음 속 실컷 즐길감
知自足何曾夢見聞榮辱(지자족하증몽견문영욕) 알아서 절로 넉넉 어찌 꿈만 꿔 보고 들으니 피고 지는 걸
漁父詞3(어부사3) 어부사-慧諶41
脫略塵緣與繩墨(탈략진연여승묵) 벗어난 티끌 맺음 먹줄 더불어 줄승
騰騰兀兀度朝夕(등등올올도조석) 올라올라 우뚝이 아침저녁을 오를등
獨是一身無四壁(독시일신무사벽) 혼자 이리 몸 하나 온 데 벽 없어
隨所適自西自東自南北(수소적자서자동자남북) 따르니 가는대로 서쪽서 동쪽에서 남쪽북쪽서
漁父詞4(어부사4) 어부사-慧諶42
落落晴天蕩空寂(낙락청천탕공적) 흩여 떨쳐 갠 하늘 씻기어 고요
茫茫煙水漾虛碧(망망연수양허벽) 아득 멀리 물안개 출렁 빈 푸름 출렁거릴양
天水混然成一色(천수혼연성일색) 하늘 물 한데 섞여 이룬 한 빛깔
望何極更兼秋月蘆花白(망하극갱겸추월로화백) 바라보아 어찌 끝 또 아울러 가을 달 갈대꽃 희어 갈대로
春日遊山(춘일유산) 봄날에 산에 가서-慧諶43
春日正暄姸(춘일정훤연) 봄날은 정말 따뜻해 곱게 따뜻할훤
山遊心自適(산유심자적) 산에서 놀아 마음 저절로
陽崖采蕨薇(양애채궐미) 볕 나는 벼랑 고사리 캐고 고사리궐 고비미
陰谷尋泉石(음곡심천석) 그늘진 골짝 샘 돌을 찾아
巖溜冷飛淸(암류랭비청) 바위 방울져 날려 찬 맑음 방울져떨어질류
溪花紅蘸碧(계화홍잠벽) 시내 꽃 붉음 담겨 푸르러 담글잠
高吟快活歌(고음쾌활가) 높다란 읊음 시원한 노래
散步愛幽僻(산보애유벽) 내쳐 걸으며 그윽함 아껴 후미질벽
幽居(유거) 숨어 살며-慧諶44
分得樂山仁(분득요산인) 나뉨 어질어 산이 좋아서 ※樂山樂水
看山眞轉新(간산진전신) 산을 보니 참 옮아 새로워
眼綠當在淨(안록당재정) 눈에 푸름이 깨끗함 맞아
胸次不生塵(흉차불생진) 가슴 차올라 티끌 안 일어
靜笑雲多事(정소운다사) 가만히 웃어 구름 많은 일
閑邀月作隣(한요월작린) 느긋이 맞아 달을 이웃해 맞을요
區區利名路(구구리명로) 낱낱의 이끗 이름 내는 길
馳逐彼何人(치축피하인) 쫓아 달리니 저들 어떤 이
竹尊者(죽존자) 대나무 존자-慧諶45
我愛竹尊者(아애죽존자) 나는 아끼니 대나무 어른 ※尊者 佛弟子 큰스님
不容寒暑侵(불용한서침) 아니 담으니 추위더위 탐
經霜彌勵節(경상미려절) 서리 겪어서 힘쓰니 굳셈 두루미 힘쓸려
終日自虛心(종일자허심) 하루 내 절로 마음을 비워
月下分淸影(월하분청영) 달 아래 나눠 말간 그늘로
風前送梵音(풍전송범음) 바람 앞 보내 염불소리를 범어범 梵唄
皎然頭載雪(교연두재설) 달빛 환하게 머리에 인 눈 달빛교
標致生叢林(표치생총림) 내걸린 다함 도량에 일어 우듬지표 모일총 道場
1180 無咎 南陽 白賁華(1180∼1224) 藍浦 南陽詩集5
남양 백분화 禪法을 연구 스스로를 參禪居士라 함
短歌(단가) 짧은 노래-白賁華1
手裏拈摩蚤半生(수리념마조반생) 손 안에 잡혀 닳아 일찍 반 삶에
仍遭九棒力應輕(잉조구봉력응경) 거듭 만나 아홉 쳐 힘 으레 살짝
起來擔取沙長鼓(기래담취사장고) 일어나와 떠메니 모래 긴 북을
三角營齋信步行(삼각영재신보행) 세모꼴 짓는 집은 걸음에 맡겨
奉答(봉답) 받들어 답해-白賁華2
落花巖畔訪空生(낙화암반방공생) 낙화암 바위둔덕 하늘 삶 찾아
流水聲中萬事輕(유수성중만사경) 흐르는 물소리에 모든 일 슬쩍
願沐餘冷除熱惱(원목여랭제열뇌) 씻으려 차갑기에 괴론 열 없애
禪河誰許借船行(선하수허차선행) 선의 강 뉘 하게해 배 빌려 가나
吳先生見和復次韻1(오선생견화부차운1) 오선생 답하게 해 다시 차운해-白賁華3
無常數曲悟浮生(무상수곡오부생) 덧없는 몇몇 가락 떠돈 삶 깨쳐
聽罷方知病骨輕(청파방지병골경) 듣기 마쳐 막 알아 앓던 몸 산뜻
一宿曹溪何處客(일숙조계하처객) 하루 묵은 조계에 어디 나그네 ※曹溪山 曹溪寺
興來囉哩唱歌行(흥래라리창가행) 흥겨워 흥얼거려 노래해 걸어
吳先生見和復次韻2(오선생견화부차운2) 오선생 답하게 해 다시 차운해-白賁華4
舊地凄凉百感生(구지처량백감생) 오랜 땅 쓸쓸 서늘 온갖 느낌 나
滿朝朱紫一毫輕(만조주자일호경) 조정 채운 벼슬들 털 하나 헐쩍
誰知榜外安排處(수지방외안배처) 누가 알아 내친 밖 느긋 놓인 곳
好與先生任運行(호여선생임운행) 좋아 모신 선생과 운 맡겨 가야
次韻題海印寺(차운제해인사) 운을 빌어 해인사에-白賁華5
石徑幽深鳥伴行(석경유심조반행) 돌길이 그윽 깊어 새 벗해 걸어
滿軒烟月放歡情(만헌연월방환정) 마루 가득 안개 달 기쁜 정 보내
幢幡掩映溪涵影(당번엄영계함영) 깃발이 빛을 가려 시냇물 그늘
鐘梵鏘洋谷答聲(종범장양곡답성) 범종 커 소리 넘쳐 골짝 메아리
坐久洞雲生又滅(좌구동운생우멸) 오래 앉아 골 구름 피어 사라져
談餘籠燭暗還明(담여롱촉암환명) 얘기 남아 초롱불 어두워 밝혀
許多風物堪收拾(허다풍물감수습) 많기도 해 볼거리 주워 담자니
作記吾今愧李程(작기오금괴리정) 지어 적어 내 이제 이정 부끄러
1180 梅湖 陳澕(?∼?) 驪陽 매호 진화19
憶金翰林克己(억김한림극기) 김극기 한림을 기리며 ※老峰 金克己(고려명종때)-陳澕1
吟詩臥窮巷(음시와궁항) 시 읊어 누워 다다른 골목
爽氣透屋浮(상기투옥부) 시원한 기운 지붕 뚫고 떠
上天結爲露(상천결위로) 하늘로 올라 이슬로 맺혀
散作人間秋(산작인간추) 흩어져 지어 세상에 가을
春晩題山寺(춘만제산사) 봄 늦게 산사에서-陳澕2
雨餘庭院簇莓苔(우여정원족매태) 비 지나 뜰에 담에 무더기 이끼
人靜雙扉晝不開(인정쌍비주불개) 사람 고요 사립문 낮에 안 열어 荊扉
碧砌落花深一寸(벽체락화심일촌) 이끼섬돌 진 꽃에 깊이가 한 치
東風吹去又吹來(동풍취거우취래) 봄바람 불어날려 또 불어들어 去來 들락날락
陳仲子(진중자) 진중자-陳澕3
口適何煩食萬錢(구적하번식만전) 입에 맞아 어찌해 많은 돈 먹어
身安可以謝重氈(신안가이사중전) 몸 느긋해 하기도 겹 담요 물려
一言坐却百金使(일언좌각백금사) 한마디 앉아 보내 백금의 사신
須信先生妻更賢(수신선생처경현) 꼭 알려야 더 어진 선생의 아내
遊五臺山(유오대산) 오대산에 가서-陳澕4
畵裏當年見五臺(화리당년견오대) 그림 속의 그해에 오대산을 봐
浮空蒼翠有高低(부공창취유고저) 하늘에 뜬 푸른 빛 높낮이 있어
今來萬壑爭流處(금래만학쟁류처) 이제 오니 온 골짝 다퉈 흘러서
自覺穿雲路不迷(자각천운로불미) 알게 돼 뚫은 구름 길을 안 잃어
五夜(오야) 새벽에-陳澕5
五夜不知風雨惡(오야부지풍우악) 밤 오경 알지 못해 비바람 나쁨
醉和殘夢度晨鷄(취화잔몽도신계) 술 취해 못 다한 꿈 새벽닭 울어
家僮忽報南溪漲(가동홀보남계창) 아이들 문득 알려 남쪽 내 불어 불을창
半泛山花到石階(반범산화도석계) 반은 띄워 산의 꽃 돌계단까지
柳(류) 버드나무-陳澕6
鳳城西畔萬條金(봉성서반만조김) 봉성 서쪽 두둑에 모든 가지 금
句引春愁作瞑陰(구인춘수작명음) 굽어 끌어 봄 시름 어둔 그늘져
無限狂風吹不斷(무한광풍취부단) 끝없는 미친바람 안 끊고 불어
惹煙和雨到秋深(야연화우도추심) 안개 껴 비 어울려 가을 깊어가 이끌야
春日和金秀才1(춘일화김수재1) 봄날 김수재에게 답하며-陳澕7
繞檻爐煙學細雲(요함로연학세운) 두른 난간 화로 연기 가녀린 구름
酒醒愁重兩眉春(주성수중량미춘) 술 깨니 시름 겹쳐 두 눈썹에 봄
鶯驚雨脚斜穿院(앵경우각사천원) 꾀꼬리 놀란 빗발 비껴 뚫는 집
蜂把花心懶避人(봉파화심라피인) 벌은 쥐어 꽃술을 사람 벗어나
春日和金秀才2(춘일화김수재2) 봄날 김수재에게 답하며-陳澕8
滿樹春紅泣露華(만수춘홍읍로화) 나무 가득 봄 붉음 울어 이슬 꽃
映門垂柳欲藏鴉(영문수류욕장아) 문 비친 늘인 버들 까마귀 숨겨
作詩亦是妨眞興(작시역시방진흥) 시 지음 또한 이리 참된 흥 헤살
閑看東風掃落花(한간동풍소락화) 지긋이 봐 봄바람 지는 꽃 쓸어
陶潛漉酒(도잠록주) 도연명 술을 걸러-陳澕9
督郵風味最高高(독우풍미최고고) 감찰관 찾는 입맛 가장 높아서
何用眞珠滴小槽(하용진주적소조) 어찌 쓰랴 참 구슬 여물통 떨렁
漉罷拂巾還自着(녹파불건환자착) 다 걸러 두건 털어 다시 머리에
不妨衰鬢帶霜糟(불방쇠빈대상조) 안 거리껴 쉰 머리 흰 지게미 띠
海棠1(해당1) 해당화-陳澕10
酒痕微微點玉腮(주흔미미점옥시) 술 마신 듯 살며시 옥 뺨을 붉혀
暗香搖蕩隔林人(암향요탕격림인) 그윽 향 흔들어대 숲 너머 사람
紅杏紫桃無遠韻(홍행자도무원운) 붉은 살구 복사꽃 먼 운치 없어
一枝都占上園春(일지도점상원춘) 가지하나 다 차지 윗 동산에 봄
海棠2(해당2) 해당화-陳澕11
風輕不用臙脂雪(풍경불용연지설) 바람 살랑 아니 써 눈에 연지는 ※臙脂:붉은물감
月冷潛驚玉露香(월냉잠경옥로향) 달 썰렁 흘러 놀라 향이 옥 이슬
別院曉寒煙淡淡(별원효한연담담) 딸린 집 새벽추위 연기 묽어서
數枝和睡靚新粧(수지화수정신장) 가지 몇 졸음 함께 새 꾸밈 꾸며 단장할정
靈鵠寺(영곡사) 영곡사-陳澕12
已臨絶壑俯長松(이림절학부장송) 이미 선 끊긴 벼랑 키 큰 솔 굽어
更踏層梯策瘦筇(갱답층제책수공) 또 디딘 켜켜 섬돌 여윈 지팡이
還笑遊人心太躁(환소유인심태조) 외려 웃어 노는 이 마음 참 급해 성급할조
一來欲上最高峰(일래욕상최고봉) 한 번 와서 오르려 가장 높은 봉
列子御風(열자어풍) 열자가 바람을 다스려-陳澕13
衣冠軒簸向空飛(의관헌파향공비) 옷과 갓 흔들어서 하늘로 날려 까부를파
旬五歸來自有期(순오귀래자유기) 열닷 날로 돌아와 스스로 맺어
須信冷然非大適(수신랭연비대적) 꼭 믿어 쌀쌀맞아 아니 큰 만남
無風還有待風時(무풍환유대풍시) 바람 없이 도리어 바람맞는 때
讀李春卿詩(독이춘경시) 이춘경의 시를 읽고 ※春卿 李奎報-陳澕14
啾啾多言費楮毫(추추다언비저호) 웅얼웅얼 여러 말 종이 붓을 써
三尺喙長只自勞(삼척훼장지자로) 석자에 말도 길어 스스로 지쳐
謫仙逸氣萬象外(적선일기만상외) 귀양신선 숨은 끼 모든 물상 밖 ※謫仙=大詩人
一言足倒千詩豪(일언족도천시호) 한 마디 넘어뜨려 천의 시인을
野步(야보) 들을 거닐며-陳澕15
小梅零落柳僛垂(소매령락류기수) 작은 매화 떨어져 버들 휘청대 취해춤추는모양기
閑踏靑嵐步步遲(한답청람보보지) 느릿 밟아 푸른 데 거닐기 더뎌 남기람
漁店閉門人語少(어점폐문인어소) 갯가 가게 문 닫혀 사람 말 드문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 강 하나 봄날 비에 푸른 실들이
秋日書懷(추일서회) 가을날 품은 뜻을-陳澕16
富貴也悲秋(부귀야비추) 부하고 귀해본들 가을은 슬퍼
孤吟況弊裘(고음황폐구) 외론 읊음 하물며 해진 가죽옷
閱多人寵尋(열다인총심) 많은 살핌 남에게 잘 보임 찾아
問幾日歸休(문기일귀휴) 몇몇 물음 날이면 돌아가 쉬려
落葉埋金井(낙엽매금정) 지는 잎에 묻혀서 황금우물로
疎砧響石樓(소침향석루) 다듬잇돌 울리어 돌로 된 누각
聊將倦遊興(료장권유흥) 애오라지 지치니 놀이 흥에도
欹枕夢滄洲(의침몽창주) 베개 세워 꿈을 꿔 신선 사는 섬 ※滄浪洲
仲秋雨後(중추우후) 한가을에 비 내린 뒤-陳澕17
却看濃墨久含情(각간농묵구함정) 어라 보는 짙은 구름 오래 품은 뜻
忽喜凉風四面生(홀희량풍사면생) 문득 기쁜 서늘바람 사방서 불어
銀竹已隨雲脚捲(은죽이수운각권) 은빛 대에 이미 좇아 구름발 걷어
玉盤還共露華淸(옥반환공로화청) 옥의 쟁반 되레 함께 이슬 빛 맑아
遊人欲散重呼酒(유인욕산중호주) 노는 이는 가려다가 다시 술 불러 거듭 다시
娼妓相招更按笙(창기상초갱안생) 창녀기녀 서로 불려 다시 생 눌러 고쳐 다시 笙簧
應爲天瓢洗空碧(응위천표세공벽) 마땅한 일 하늘에 박 하늘을 씻겨
孤光全勝別宵明(고광전승별소명) 외로운 빛 오롯 빼나 밤 달리 밝아
月溪寺晩眺(월계사만조) 월계사에서 늦게 바라보며-陳澕18
小樓高倚碧孱顔(소루고의벽잔안) 작은 누대 높이기대 푸른 늙은 낯 잔약할잔
雨後登臨物色閑(우후등림물색한) 비 내린 뒤 올라서니 온갖 빛 느긋
帆帶綠煙道遠浦(범대록연도원포) 돛을 두른 푸른 안개 길도 먼 갯가
潮穿黃葦到前灣(조천황위도전만) 밀물 뚫어 누런 갈대 앞 물 구비로
水分天上眞身月(수분천상진신월) 물결 나뉜 하늘위로 참된 몸의 달
雲漏江邊本色山(운루강변본색산) 구름틈새 강가에는 본디 빛깔 산
客路幾人閒似我(객로기인한사아) 나그네길 몇몇 사람 나처럼 느긋
曉來吟到晩鴉還(효래음도만아환) 새벽 옴에 읊어 닿아 저녁 까마귀
京都(경도) 서울-陳澕19
小雨朝來捲細毛(소우조래권세모) 가랑비 내린 아침 가는 털 적셔
浴江初日暈紅濤(욕강초일훈홍도) 강물 씻긴 말간 해 해 붉은 물결
千門撲地魚鱗錯(천문박지어린착) 천의 문 땅을 때려 고기비늘로 칠박
雙闕攙天鷙翼高(쌍궐참천지익고) 두 대궐 하늘 찔러 수리날개라 찌를참 맹금지
吳苑裌衣晴鬪草(오원겹의청투초) 오나라 뜰 겹옷에 맑아 풀싸움
漢宮仙袂醉分桃(한궁선몌취분도) 한나라 궁 선녀 옷 취해서 나눠
多慙每忝金閨侍(다참매첨금규시) 하도 부끄 늘 욕됨 한림원 벼슬 더럽힐첨 ※金馬門
與倚淸香捧赭袍(여의청향봉자포) 함께 기대 맑은 향 받든 임금님 받들봉 ※龍袍
1200 金仁鏡(?∼1235)貞肅 慶州 고려고종 中書侍郞平章 2
書黼座後障上 용상 뒤 장지 위의 글 수보 가로막을장1
園花紅鏡繡 뜰에 핀 꽃은 반짝이는 빨간 수 거울경 수수
宮柳碧絲綸 궁궐버들은 늘어뜨린 파란 줄 푸를벽 낚시줄륜
喉舌千般巧 목소리 바꿔 아무리 꾸며대도 목구멍후 돌반 예쁠교
春鶯却勝人 봄철 꾀꼬리 사람보다 낫구나 꾀꼬리앵 물리칠각
賀新承宣李公老(하신승선이공로) 새 승선 이공로를 축하하며-金仁鏡2
千里書回一雁天(천리서회일안천) 천리에 글 돌리니 하늘 한 줄 기러기
新承宣代舊承宣(신승선대구승선) 새로운 승선 오니 옛 승선 바꿔갈아
不才見儐雖堪愧(부재견빈수감괴) 아닌 재주 이끌어 비록 참는 부끄럼 인도할빈
猶向皇朝賀得賢(유향황조하득현) 오히려 황제조정 어진이 얻음 기려
※고려시대 왕명의 출납을 관장하던 정3품 관직 중추원에 소속되어 있었음
1206 一然 睦庵 金見明(1206∼1289)普覺 三國遺事 11
兜率讚歌(도솔가찬가) 도솔가 찬가-一然 일연1
風送飛錢資逝妹(풍송비전자서매) 바람 불려 돈 날려 간 누이 밑천
笛搖明月住姮娥(적요명월주항아) 피리 흔들 밝은 달 항아 머물게
莫言兜率連天遠(막언두솔연천원) 멀다 마라 도솔천 하늘에 닿아
萬德花迎一曲歌(만덕화영일곡가) 만덕화로 맞으니 한 곡조 노래
厭髑滅身讚詩(염촉멸신찬시) 염촉멸신 기리는 시 ※이차돈-一然2
殉義輕生已足驚(순의경생이족경) 옳음에 삶을 버림 이미 놀랄 만
天花白乳更多情(천화백유갱다정) 하늘 꽃 흰 젖빛 피 다시 많은 뜻
俄然一劒身亡後(아연일검신망후) 갑작스레 한 칼에 몸을 잃은 뒤
院院鐘聲動帝京(원원종성동제경) 절마다 종소리에 서울을 울려
義湘傳敎讚詩(의상전교찬시) 의상전교 기리는 시-一然3
披榛跨海冒煙塵(피진과해모연진) 숲 헤쳐 바다너머 먼지 무릅써
至相門開接瑞珍(지상문개접서진) 지상사 문을 열어 바른 보배로
采采雜花我故國(채채잡화아고국) 빛깔 나는 온갖 꽃 우리나라에
終南太伯一般春(종남태백일반춘) 종남산 태백산이 다 한 가지 봄
虵福不言讚詩(사복불언찬시) 사복불언찬시-一然4
淵黙龍眼豈等閒(연묵용안기등한) 깊은 못 용의 눈을 어찌 봐 넘겨
臨行一曲沒多般(임행일곡몰다반) 떠남에 한 가락이 여럿 돎 없애
苦兮生死元非苦(고혜생사원비고) 괴로워라 삶 죽음 원래 아닌데
華藏浮休世界寬(화장부휴세계관) 화엄지장 떠돌아 세상 끝 넓어
緣會逃名讚詩(연회도명찬시) 연회도명찬시-一然5
倚市難藏久陸沈(의시난장구륙침) 저자 숨겨 못 감춰 오래 떠 잠겨 ※隱於市
囊錐旣露括難禁(낭추기로괄난금) 감춘송곳 드러나 싸기 어려워 ※囊中之錐
自緣庭下靑蓮誤(자연정하청연오) 절로 매인 뜰아래 푸른 연 잘못
不是雲山固未深(불시운산고미심) 아니 이래 구름 산 참 아니 깊어
金現感虎讚詩(금현감호찬시) 금현감호찬시-一然6
山家不耐三兄惡(산가불내삼형악) 두메 집 못 견디게 세 오빠 나빠 견딜내
蘭吐那堪一若芳(난토나감일약방) 향 뱉어 어찌 참아 한 떨기 꽃은
義重數條輕萬死(의중수조경만사) 의리 무게 몇 마디 가벼운 죽음 가지조
許身林下落花忙(허신림하낙화망) 몸 맡겨 숲 아래로 지는 꽃 바빠 바쁠망
惠現求靜讚詩(혜현구정찬시) 혜현구정찬시-一然7
塵尾傳經倦一場(진미전경권일장) 속세 끝 경을 알려 지친 한 마당
去年淸誦倚雲藏(거년청송의운장) 보낸 해 맑은 염불 구름에 묻혀
風前靑史名流遠(풍전청사명류원) 바람 앞 푸른 적힘 먼 이름 흘러
火後紅蓮舌帶芳(화후홍연설대방) 태운 뒤 붉은 연꽃 혀에 띈 향기
良志使錫讚詩(량지사석찬시) 양지사석찬시-一然8
齋罷堂前錫杖閑(재파당전석장한) 불공드린 법당 앞 석장은 한가 ※고리달린지팡이
靜裝爐鴨自焚檀(정장로압자분단) 가만히 놓인 향로 단향을 살라 오리압 불사를분
殘經讀了無餘事(잔경독료무여사) 남긴 경 읽기 마쳐 남은 일 없어
聊塑圓容合掌看(료소원용합장간) 오 불상 둥근 얼굴 합장해 바래 토우소
阿道基羅讚詩(아도기라찬시) 아도기라찬시-一然9
燃香擇佛看新繪(연향택불간신회) 향 살라 고른 부처 새 그림을 봐 그림회
辦供濟僧喚舊知(판공제승환구지) 받듦 힘써 스님들 옛 벗을 불러 힘쓸판
從此琵琶嵓上月(종차비파암상월) 이로부터 비파암 바위 위 달이 바위암
時時雲掩到潭遲(시시운엄도담지) 때때로 구름 가려 못 닿기 더뎌 가릴엄
眞身受供讚詩(진신수공찬시) 진신수공찬시-一然10
雪擁金橋凍不開(설옹금교동불개) 눈에 안겨 금 다리 얼어 안 열려 안을옹
溪林春色未全迴(계림춘색미전회) 시내 숲 봄 빛깔은 아니 다 돌아
可怜靑帝多才思(가령청제다재사) 슬기롭기 봄의 신 꾀 많아 생각 영리할령
先著毛郞宅裏梅(선저모랑택리매) 먼저 들춰 모랑댁 집안의 매화
順道肇麗(순도조려) 순도조려-一然11
鴨綠春深渚草鮮(압록춘심저초선) 압록강 봄은 깊어 물가 풀 산뜻 물가저
白沙鷗鷺等閒眠(백사구로등한면) 흰 모래 해오라기 나란히 졸아 해오라기로
忽驚柔櫓一聲遠(홀경유로일성원) 놀래게 노를 저어 한 소리 멀어 방패로
何處漁舟客到煙(하처어주객도연) 어디선가 고깃배 안개 속 닿아
1212 本然 金方慶(1212∼1300)忠烈 安東 김방경 고려의 명장 1
題福州映湖樓(제복주영호루) 복주 영호루에-金方慶1
山水無非舊眼靑(산수무비구안청) 산과 물 아님 없어 옛 보던 푸름
樓臺亦是少年情(누대역시소년정) 누대도 또한 옳아 어릴 적 느낌
可憐故國遺風在(가련고국유풍재) 가엽기 오랜 나라 유풍이 남아
收拾絃歌慰我情(수습현가위아정) 거둬 쥔 악기 노래 내 마음 달래
1226 宓庵 冲止 魏元凱(1226∼1292)圓鑑國師 圓鑑集 원감국사 충지 1
答李行儉(답이행검) 이행검에게 답하며-冲止1
庭栢含煙自淸瘦(정백함연자청수) 뜰 잣나무 안개 둘러 저절로 말쑥
盆蓮帶雨更嬌饒(분연대우갱교요) 화분 연꽃 비를 맞아 더욱 곱기만
淸凉高格渾呈露(청량고격혼정로) 맑아 시원 높이 쳐서 온통 드러나
何待山藤六十條(하대산등육십조) 어찌 갖춰 산 등나무 예순 회초리
1232 先甲 郭預(1232∼1286) 淸州 監察大夫 1
東郊馬上演雅體 동교에 말을 타고 봄을 즐김
信馬尋春事 말 믿고 찾아나서 봄날의 일을
牛兒方力耕 송아지 바야흐로 힘써 밭 갈고
鳥鳴天氣暖 새들이 지저귀어 따뜻한 날씨
魚泳浪紋平 물고기 헤엄치니 퍼지는 물결
野蝶成團戱 들에 나비 떼 지어 놀기만 하고
沙鷗作隊行 모래밭 갈매기는 줄서서 난다
自嫌隨燕雀 난 싫어 따르기가 제비 공작은 싫어할혐
不似鷺鷀淸 해오라기 맑음과 같지 않아서 해오라기로 가마우지자
1237 去塵 趙仁規(1237∼1308)貞肅 平壤 1
示諸子 모든 아들에게
事君當盡忠 임금 섬겨 마땅히 충성 다하고
遇物當至誠 일에 있어 마땅히 정성 미쳐야 만날우
願言勸宿夜 하고픈 말 하면야 밤을 새우지 권할권
無忝爾所生 더럽힘이 없기를 너희 살면서 더럽힐첨 너이
1243 士蘊 晦軒 安珦/安裕(1243∼1306)文成 順興 1
회헌 안향 한국 성리학의 시조
有感 느낌 있어
香燈處處皆祈佛 향불등불 곳곳은 부처께 빌고 빌기
絲管家家競祀神 음악소리 집집엔 신령님 모셔 겨룰경
唯有數間夫子廟 오직 있는 몇칸 집 공자님 사당 사당묘
滿庭秋草寂無人 뜰 가득 가을 풀로 고요하기만 고요할적
1251 金忻(1251∼1309) 慶州 김흔 金方慶의 아들 1
映湖樓(영호루) 영호루 ※慶北 安東市 亭下洞-金忻
十載前遊入夢淸(십재전유입몽청) 열 해 앞에 와 놀아 꿈꾸니 맑아
重來物色慰人情(중래물색위인정) 다시와 온데 빛깔 사람 맘 달래
壁間奉繼嚴君筆(벽간봉계엄군필) 벽 사이 이어 받듦 아버님 글씨
堪咤愚我萬戶行(감타우아만호행) 꾸짖던 못난 자식 만호벼슬 길 꾸짖을타
1252 去華 夢庵 李混(1252∼1312)文莊 僉議政丞 몽암 이혼-1
浮碧樓 부벽루 ※평양에 있는 누각 東文選
永明寺中人不見 영명사 가운데에 사람이 안 봬
永明寺前江自流 영명사 앞에 강물 저절로 흘러
山空孤塔立庭際 산 비어 외로운 탑 서있는 뜨락
人斷小舟橫渡頭 사람 끊긴 작은 배 매놓은 나루 건널도
長天去鳥欲何向 긴 하늘 떠나는 새 어디 가려나
大野東風吹不休 큰 들에 동녘바람 그치지 않아
往事微茫問無處 지난 일 아득해도 물을 곳 없어 아득할망
淡烟斜日使人愁 묽은 안개 기운 해 시름하게 해 비낄사
1255 白元恒(?∼?) 水原 백원항 4
燕都秋夜(연도추야) 북경의 가을밤-白元恒1
思家步月未成歸(사가보월미성귀) 집 생각 달에 걸어 돌아감 못해
庭樹秋深錦葉飛(정수추심금엽비) 뜰 나무 가을 깊어 비단 잎 날려
故國三千八白里(고국삼천팔백리) 우리나라 가는 길 삼천팔백 리
夜闌雙杵擣寒衣(야란쌍저도한의) 밤 막혀 방망이 둘 찬 옷 두드려
雪齋暮春小雨(설재모춘소우) 설재의 늦은 봄 보슬비-白元恒2
綠楊十里野人家(녹양십리야인가) 푸른 버들 십리 길 들에 사람 집
餘在春風也不多(여재춘풍야부다) 남아 있는 봄바람 또한 안 많아
盡日倚欄山鳥語(진일의란산조어) 날 다해 난간 기대 멧새 소리를
碧苔微雨落梨花(벽태미우락리화) 푸른 이끼 보슬비 배꽃 떨어져
祖江(조강) 조강에서-白元恒3
小舟當發晩潮催(소주당발만조최) 작은 배 떠남 맞아 늦 밀물 닥쳐
駐馬臨江獨冷咍(주마림강독랭해) 말 세워 강 다가가 혼자 쓴 웃음 웃을해
岸上世情何日了(안상세정하일료) 언덕 위 세상 마음 어느 날 마쳐
前人未渡後人來(전인미도후인래) 앞 사람 아니 건너 뒷사람이 와
上崔政丞宗峻(상최정승종준) 최종준 정승께 올리며-白元恒4
蟬冠駞劍押朝班(선관타검압조반) 매미 갓 낙타 검에 조회 윗자리 ※蟬翼
德齒爭高仰莫攀(덕치쟁고앙막반) 높은 나이 더 높여 우러름 못해
際會千年忠貫日(제회천년충관일) 사이 맞음 천 년에 충성 해를 꿰
功名四代望如山(공명사대망여산) 공을 세워 네 대를 명망 산 같아
琴書素蓄無餘玩(금서소축무여완) 거문고 책 갖고서 딴 놀이 없어
几杖曾辭尙未閑(궤장증사상미한) 궤장을 일찍 물려 여태 안 느긋
明主乞言偏注意(명주걸언편주의) 임금님 말을 빌어 귀담아 들어
天留一鑑照人間(천류일감조인간) 하늘 남긴 한 거울 세상을 비춰
1269 元老 白花軒 李兆年(1269∼1343)文烈 星州 1
百花軒 백화헌
爲報栽花更莫加 알리려 꽃을 가꿔 다시 못 보태 심을재
數盈於百不須過 몇을 채워 백인가 넘지는 못해 찰영 모름지기수
雪梅霜菊情標外 눈 매화 서리국화 뜻 보임 밖에 우듬지표
浪紫浮紅也謾多 보라물결 뜬 붉음 속임도 많다 물결랑 속일만
1270 崔斯立(?∼?) 溟州 충렬왕 禮部典書 1
待人 사람을 기다려
天壽門前柳絮飛 천수문 문 앞에는 버들 솜 날아 ※버들개지 솜서
一壺來待故人歸 술 한 병 오면 맞지 아는 이 오길 병호
眼穿落日長程晩 눈에 든 해는 지네 먼 길에 늦나 눈안 뚫을천
多少行人近却非 얼마나 지나는 이 봐도 아닐까 물리칠각
1282 當之 謹齋 安軸(1282∼1348)文貞 順興 關東瓦注 30
鏡浦泛舟 경포에 배 띄워1
雨晴秋氣滿江城 비 개여 가을 날씨 강릉에 가득
來泛扁舟放野情 조각배 띄워 옴은 들에 놓인 뜻
地入壺中塵不到 땅 들여 병에 든 듯 티끌 안 닿아 병호
天遊鏡裏畵難成 하늘 흐른 거울 안 그릴 수 없어
烟波白鷗時時過 안개물결 갈매기 때때로 지나
沙路靑驢緩緩行 모랫길 푸른 나귀 느릿느릿 가 나귀려 느릴완
爲報長年休疾棹 나이 많아 알아서 빠른 노 그쳐 노도
待看孤月夜深明 보려는 외로운 달 밤 깊어 밝아
次安昌驛亭許正言詩韻(차안창역정허정언시운)
안창역 정자의 허정언의 시를 빌어-安軸2
海上靑霞紫霧間(해상청하자무간) 바다 위 푸른 노을 보라안개에
揖仙東望問三山(읍선동망문삼산) 읍하며 동쪽 바래 삼산을 물어 ※三神山
倚欄人未須臾駐(의란인미수유주) 난간에 꼼짝 않고 잠시 머물러
萬古千秋物自閒(만고천추물자한) 먼 옛날 오랜 세월 모든 게 느긋
過鐵嶺(과철령) 철령을 지나며-安軸3
乾坤設險竟何功(건곤설험경하공) 하늘땅 베푼 험함 끝내 무슨 일
小賊驅民掃地空(소적구민소지공) 좀도둑 백성 몰아 땅 쓸어 비워
誰使兵權歸豎子(수사병권귀수자) 누가 시켜 군대 힘 백성 돌려나 더벅머리수
至今遺堞起悲風(지금유첩기비풍) 이제껏 성가퀴엔 슬픈 바람이
三陟西樓八詠1 竹藏古寺(죽장고사) 삼척서루팔영1 대나무로 감춘 옛 절-安軸4
脩篁歲久盡成圍(수황세구진성위) 늘인 대숲 해 오래돼 모두 울이 되
手種居僧今已非(수종거승금이비) 손수 심어 살던 스님 이제는 없어
禪榻茶軒深不見(선탑다헌심불견) 선방자리 차방 추녀 깊어 아니 봬
穿林翠羽獨知歸(천림취우독지귀) 숲을 뚫는 푸른 깃 새 홀로 알아 가
三陟西樓八詠2 巖控淸潭(암공청담) 삼척서루팔영2 바위 당긴 푸른 못-安軸5
流川爲陸陸爲川(류천위륙륙위천) 시내 흘러 뭍이 되고 뭍은 시내 돼
有底淸潭獨不然(유저청담독불연) 바닥 가진 말간 못이 혼자 안 그래
看取奔灘停滀處(간취분탄정축처) 바라보니 여울 달려 멎어 모인 곳 물모일축
奇巖削立重難遷(기암삭입중난천) 빼난 바위 깎아 세워 다신 못 옮겨 깎을삭
三陟西樓八詠3 依山村舍(의산촌사) 삼척서루팔영3 산에 기댄 마을 집-安軸6
傍山煙火占孤村(방산연화점고촌) 곁에 산 연기 불에 외로운 마을 있어
竹下紅桃臥守門(죽하홍도와수문) 대밭 밑 붉은 복사 누워서 문을 지켜
力穡田夫皆惜日(역색전부개석일) 애써 거둬 농부들 다들 날이 아까워
戴星服役返乘昏(대성복역반승혼) 별을 이고 일을 해 어둠 타고 돌아와
三陟西樓八詠4 臥水木橋(와수목교) 삼척서루팔영4 물에 엎드린 나무다리-安軸7
一木搖搖跨石灘(일목요요과석탄) 나무 하나 흔들려 돌 여울 걸터
望來惟恐蹈波瀾(망래유공도파란) 바라며 와 두려워 물결 밟을까 밟을도 물결란
居民足與心曾熟(거민족여심증숙) 사는 사람 발걸음 마음껏 익어
如過平途不細看(여과평도불세간) 지나가기 너른 길 살펴 아니 봐
三陟西樓八詠5 牛背牧童(우배목동) 삼척서루팔영5 소 등에 탄 목동-安軸8
仰空吹笛快軒眉(앙공취적쾌헌미) 하늘로 부는 피리 처마 위 시원
牛背身無掩脛衣(우배신무엄경의) 소 등에 몸에 없어 가릴 바지가 정강이경
家在山前陂隴隔(가재산전피롱격) 집 있는 산 앞에는 비탈언덕이 비탈피
雨天行趁暮鴉歸(우천행진모아귀) 비 오는 날 좇아가 저녁 까마귀 좇을진
三陟西樓八詠6 壟頭饁婦(롱두엽부) 삼척서루팔영6 언덕머리 새참 아낙-安軸9
婦具農飧自廢飧(부구농손자폐손) 아낙 갖춰 밭일 들밥 저는 않고서
曉來心在夏畦間(효래심재하휴간) 새벽 오며 마음 두니 여름 밭둑에
壟頭日午催行邁(롱두일오최행매) 이랑 머리 해는 한낮 길을 서둘러
餉了田夫信步還(향료전부신보환) 먹게 하니 밭에 사내 걸음 돌려와
三陟西樓八詠7 臨流數魚(임류수어) 삼척서루팔영7 물 흐름에 몇몇 고기-安軸10
樓下淸潭窟穴空(루하청담굴혈공) 누각 아래 맑은 못 굴 구멍 비어
游魚育卵粟排紅(유어육란속배홍) 노는 고기 알 낳아 알 밀쳐 붉어 조속
莘莘衆尾知多少(신신중미지다소) 기다란 여러 꼬리 얼만지 알아 긴모양신
前數無窮後亦同(전수무궁후역동) 앞에 수는 끝없어 뒤에도 같아
三陟西樓八詠8 隔墻呼僧(격장호승) 삼척서루팔영8 담 너머 스님 불러-安軸11
聳壑郡樓臨水府(용학군루림수부) 솟은 골짝 고을누대 물 앞에 관아 솟을용
隔墻禪舍倚巖叢(격장선사의암총) 담장 너머 선방절집 기댄 바위들
愛僧眞趣無人會(애승진취무인회) 아낀 스님 참다운 멋 사람 안 모여
十里茶煙颺竹風(십이다연양죽풍) 십 리 멀리 차 연기는 대 흔든 바람 날릴양
次興富驛亭詩韻(차흥부역정시운) 흥부역 정자의 시를 빌어-安軸12
千畦禾黍舞風前(천휴화서무풍전) 천 이랑 벼와 기장 춤바람 앞에
喜見農家大有年(희견농가대유년) 기뻐 바래 농삿집 크게 되는 해 ※豊年
久倚陰軒淸爽足(구의음헌청상족) 오래 기대 응달 집 맑은 시원함
水禽飛過小溪煙(수금비과소계연) 물새는 날아 지나 작은 내 안개
謾性(만성) 느릿한 바탕-安軸13
碧海靑山畵不如(벽해청산화불여) 푸른 바다 푸른 산 그림 안 같아
事稀端合置迂疎(사희단합치우소) 일 드물어 끝 맞아 둘러 트임 둬
午窓睡足吏人散(오창수족리인산) 한낮 창 졸음 넉넉 관리 흩어져
讀盡巾箱數卷書(독진건상수권서) 다 읽으니 책 상자 몇몇 권 책을 帙책갑질
過仙遊潭(과선유담) 선유담을 지나며-安軸14
潭上風煙畵淡濃(담상풍연화담농) 못 위에 바람안개 그림 옅 짙음
欣然似與故人逢(흔연사여고인봉) 반갑게 함께한 듯 오랜 이 만나
也應嗔我念念過(야응진아념념과) 또 맞아 날 꾸짖어 외우며 지나 성낼진
却恐重來不見容(각공중래불견용) 되레 쫄아 다시 와 모습 못 볼까
詠梅(영매) 매화를 읊어-安軸15
關東處處賞梅花(관동처처상매화) 고개 동쪽 곳곳에 매화를 즐겨
愛此新枝最後開(애차신지최후개) 이를 아껴 새가지 가장 늦게 펴
風雨人間春掃地(풍우인간춘소지) 비바람에 세상은 봄이 쓸린 땅
出塞仙艶映粧臺(출새선염영장대) 나온 땅 선녀 고와 비춰 꾸민 곳
除夜(제야) 섣달 그믐밤-安軸16
燈殘古館轉幽幽(등잔고관전유유) 등불 깜박 옛 객사 돌아 그윽이
客路難堪歲暮愁(객로난감세모수) 나그네길 못 견뎌 세밑 시름이
夢罷明朝年五十(몽파명조년오십) 꿈 깨는 밝을 아침 나이는 쉰이
夜深高臥數更籌(야심고와삭갱주) 밤 깊어 높이 누워 자주 또 세어
白鷗(백구) 흰 갈매기-安軸17
矰弋元非爲汝施(증익원비위여시) 주살은 원래 아니 네게 할 것이 주살증
滄波萬里尙驚疑(창파만리상경의) 찬 물결 만 리 멀리 왠지 놀라서 ※萬頃蒼波
回看今世功名路(회간금세공명로) 돌아보니 이 세상 공명의 길이
無地安然可立錐(무지안연가립추) 어데 없어 느긋이 송곳 세울 곳 ※立錐之地
別母(별모) 어머니를 떠나며-安軸18
暮逢朝別未留連(모봉조별미류련) 저녁 만나 아침 헤져 이어 못 남아
母子相持淚似泉(모자상지루사천) 어미 아들 서로 잡고 샘처럼 눈물
養志光陰今漸短(양지광음금점단) 뜻을 기를 빛과 그늘 차츰 짧아져
不知何日報恩憐(부지하일보은련) 아니 알아 어느 날에 베풂 갚을지
夜坐聞鴻(야좌문홍) 밤에 앉아 기러기 소리 들어-安軸19
月落寒空霜露淸(월락한공상로청) 달 떨어진 찬 하늘 서리이슬 말갛고
雲間孤雁兩二聲(운간고안량이성) 구름엔 한 기러기 두어 번 울음소리
秋風湖海倦遊客(추풍호해권유객) 갈바람 호수바다 지친걸음 나그네
半夜思鄕心不平(반야사향심불평) 밤 깊게 고향생각 마음 아니 느긋해
過桃源驛1(과도원역1) 도원역을 지나며-安軸20
山下蕭條數戶民(산하소조수호민) 산 아래 쓸쓸히도 몇 채의 민가
平生奔走馬蹄塵(평생분주마제진) 한 삶을 쫓아달려 말발굽 먼지
田頭雨足身無暇(전두우족신무가) 밭머리 비 젖은 발 몸은 틈 없어
名是桃源實是秦(명시도원실시진) 이 이름 무릉도원 실은 진나라
過松澗驛(과송간역) 송간역을 지나며-安軸21
地瘠山危少廣平(지척산위소광평) 땅 엷어 산 아찔해 넓은 들 적어
此間何事可安生(차간하사가안생) 이런 사이 무슨 일 느긋이 살까
居民不忍離鄕土(거민불인리향토) 사는 백성 차마 못 고향 땅 떠나
料得流亡非本情(요득류망비본정) 알겠네 잃어 떠돎 본뜻 아님을
是日過鐵嶺(시일과철령) 이날 철령을 지나며-安軸22
巨嶺橫半空(거령횡반공) 큰 산줄기 걸치니 하늘에 반을
東西路此分(동서로차분) 동쪽서쪽 길이나 여기서 갈려
登高笑前將(등고소전장) 높이 올라 비웃어 앞에 장수를
負險怯孤軍(부험겁고군) 험함 등져 두려워 외론 군사가
絶澗氷與雲(절간빙여운) 끊긴 골짝 얼음은 구름 더불어
危峰石戴雪(위봉석대설) 아찔한 봉우리 돌 눈을 올려놔
無人修古壘(무인수고루) 오랜 성 손볼 사람 아무도 없이
天下但崇文(천하단숭문) 온 누리 하는 것이 글만 받들어
登太白山(등태백산) 태백산에 올라-安軸23
直過長空入紫煙(직과장공입자연) 곧장 지난 긴 하늘 보라안개 속
始知登了最高巓(시지등료최고전) 막 알아 올라보니 가장 높은 봉
一丸白日低頭上(일환백일저두상) 한 알맹이 한낮 해 머리 위 나직
四面群山落眼前(사면군산락안전) 온데 있는 여러 산 눈앞에 떨렁
身逐飛雲疑駕鶴(신축비운의가학) 몸 쫓는 날린 구름 학 탔나 했지
路懸危磴似梯天(로현위등사제천) 길 걸린 아찔 비탈 하늘 사다리
雨餘萬壑奔流漲(우여만학분류창) 비를 남긴 온 골짝 물 불어 넘쳐
愁度縈回五十川(수도영회오십천) 건널 시름 휘돌아 오십 천 냇물
賀益齋相國(하익재상국) 상국 익재에게 하례 드리며 益齋 李齊賢(1287∼1367)-安軸24
文圍發策得英才(문위발책득영재) 글 에워 꾀해 피워 빼난 이 얻고
掌試傳芳壽宴開(장시전방수연개) 시험 봐 이름 알려 오래 삶 잔치 ※知貢擧
白雪淸歌和寶瑟(백설청가화보슬) 하얀 눈 맑은 노래 거문고 얼려
紫霞靈液滿金杯(자하령액만금배) 보라노을 신선 술 금잔에 채워
門生自領門生到(문생자령문생도) 문하생 절로 끌어 문하생 오고
座主親迎座主來(좌주친영좌주래) 좌주가 몸소 맞아 좌주 찾아 와
多賀相公連喜慶(다하상공련희경) 많은 하례 상공에 이어 기쁜 일
二郞當作桂林魁(이랑당작계림괴) 둘째 아들 맞춰 해 선비에 으뜸
登州古城懷古(등주고성회고) 등주의 옛 성에서 옛날을 생각해-安軸25
暮天懷古立城頭(모천회고립성두) 저묾에 옛일 품어 성위에 서니
赤葉黃花滿目秋(적엽황화만목추) 붉은 잎 노란 꽃에 눈 가득 가을
不覺蕭墻藏近禍(불각소장장근화) 몰랐지 쓸쓸한 담 숨은 곁의 화
惟憑海島作深謀(유빙해도작심모) 기대니 바다 섬에 지은 깊은 꾀
百年丘壠無情草(백년구롱무정초) 백년을 언덕에는 정 없는 풀이
十里風煙有信鷗(십리풍연유신구) 십리에 바람안개 믿는 갈매기
遙望朔方空歎息(요망삭방공탄식) 멀리 바란 북녘에 괜스레 탓을
一聲江笛使人愁(일성강적사인수) 한 소리 강에 피리 사람 시름케
次襄州公館韻(차양주공관운) 양주 공관의 운을 빌어-安軸26
名途信步不圖前(명도신보부도전) 벼슬길 믿고 걸어 꾀 않은 앞섬
來往斯樓已二年(래왕사루이이년) 왔다가니 이 누대 벌써 두 해가
覆檻竹叢分爽氣(복함죽총분상기) 난간 덮인 대나무 시원함 나눠
廕門榕樹撼蒼煙(음문용수감창연) 문을 덮은 용나무 푸른 연기나 덮을음 흔들감
歷觀民業憂吾國(력관민업우오국) 두루 살펴 백성 일 내 나라 걱정
虛負君恩愧彼天(허부군은괴피천) 저버린 임금 베풂 하늘 부끄러
計拙未能興利路(계졸미능흥리로) 서투른 꾀 못 하니 일으킬 길이
若爲溪壑湧金泉(약위계학용금천) 어쩌면 시내골짝 금 샘 솟게 해
次和州本營詩韻(차화주본영시운) 화주 본영의 운을 빌어-安軸27
萬疊山圍四望中(만첩산위사망중) 만 겹의 산이 에워 사방 살핌에
東溟隔岸水浮空(동명격안수부공) 동해바다 건너편 물에 뜬 하늘
龍爭古壘黃榆月(룡쟁고루황유월) 용 다투던 옛 성에 누른 느릅 달
鴉噪遺墟老樹風(아조유허로수풍) 까마귀 우는 터엔 나무에 바람
懷土重遷憐噍類(회토중천련초류) 땅 그려 다시 옮긴 가여운 무리
棄城謀變說姦雄(기성모변설간웅) 성 버려 바꿈 꾀한 말 듣는 간웅
當時誰握籌邊策(당시수악주변책) 그때엔 누가 쥐어 변경 헤아림
惆悵無人衣一戎(추창무인의일융) 슬프니 사람 없어 갑옷 입을 이
翠雲亭(취운정) 취운정-安軸28
城南新築一層樓(성남신축일층루) 성 남쪽 새로 올려 한 층의 누각
栽種成陰地轉幽(재종성음지전유) 심어서 그늘지니 땅 달리 그윽
午日燒空紅不漏(오일소공홍불루) 낮에 해 하늘 태워 붉어 아니 새
夏陰籠檻翠如流(하음롱함취여류) 여름 그늘 난간 싸 푸름 흐르듯
故人遠在誰同賞(고인원재수동상) 오랜 이 멀리 있어 뉘 함께 즐겨
馹騎催行爲少留(일기최행위소류) 말 몰아 서둘러 가 조금 머물러
舊眼稚松今已壯(구안치송금이장) 옛날 보던 어린 솔 이젠 다 자라
登臨感念昔年遊(등림감념昔年유) 올라가 느낌 생각 지난 해 놀이
江陵鏡浦臺(강릉경포대) 강릉 경포대-安軸29
雨晴秋氣滿江城(우청추기만강성) 비 개여 가을 날씨 강 고을 가득
來泛扁舟放野情(내범편주방야정) 띄워 오는 얕은 배 시골 정 풍겨
地入壺中塵不倒(지입호중진부도) 땅 드니 병 가운데 먼지 안 날려
天遊鏡裏畵難成(천유경리화난성) 하늘 흘러 거울 속 그려 못 이뤄
烟波白鷗時時過(연파백구시시과) 안개물결 갈매기 때때로 날아
沙路靑驢緩緩行(사로청려완완행) 모랫길 푸른 나귀 더뎌더뎌 가
爲報長年休疾棹(위보장년휴질도) 알리려 기나긴 해 노 빨리 마라
待看孤月夜深明(대간고월야심명) 맞아 보는 외론 달 밤 깊어 밝아
鹽戶(염호) 소금 만드는 집-安軸30
老翁率子孫(노옹솔자손) 늙은이 따른 아들 손자들
寸刻不休息(촌각불휴식) 짧은 시간을 쉬지를 않아
冽寒汲滄溟(렬한급창명) 찬물을 길어 차가운 바다
負重肩背赤(부중견배적) 짐이 무거워 어깨 등 붉어
酷熱燒煙煤(혹열소연매) 타는 뜨거움 연기 그을음
熏煮眉目黑(훈자미목흑) 피워 삶아내 얼굴 검어져
門前十車柴(문전십거시) 문 앞에 있는 열 수레 땔감
不能供一夕(불능공일석) 대주지 못해 하루 저녁을
日煎百斛水(일전백곡수) 날마다 달여 백 섬 바닷물
未能盈一石(미능영일석) 못다 채우니 한 섬 소금을
若不及期程(약불급기정) 어째 못 맞춰 기다린 날짜
毒吏來怒責(독리래노책) 고약한 아전 성 내 꾸짖어
1287 仲思 益齋 李齊賢(1287∼1367)文忠 慶州 櫟翁稗說 124
山中雪夜 산중에 눈 오는 밤1
紙被生寒佛燈暗 차렵이불 추운데 등불 어둡고 이불피
沙彌一夜不鳴鍾 사미는 밤새도록 종을 안 울려 沙彌僧
應嗔宿客開門早 묵은 손 일찍 문 엶 성냄을 맞아 성낼진 묵을숙
要看庵前雪壓松 암자 앞 눈 눌린 솔 보려 함이라 암자암 누를압
鄭瓜亭 瓜亭 鄭敍 고려가요 漢譯詩 益齋亂藁 小樂府2
憶君無日不霑衣 임 그려 날이면 날 눈물에 젖어
政似春山蜀子規 정사란 봄 산 같아 접동새 우네
爲是爲非人莫問 옳으니 그르니는 묻지를 마오
只應殘月曉星知 조각달 새벽별이 알고 있으니
居士戀 고려가요 漢譯詩 益齋亂藁 小樂府3
鵲兒籬際噪花枝 까치새끼 울타리 꽃가지 울고 사이제 떠들썩할조
喜子床頭引網絲 갈거미도 상머리 거미줄 놓네
余美歸來應未遠 우리 님 돌아올라 멀지 않았나
精神早已報人知 정신이란 몸 먼저 사람 알게 해
簡李員外(간이원외) 이원외에게 편지하며-李齊賢 익재 이제현4
吾生如寄耳(오생여기이) 우리의 삶은 더부살이지
方寸只君知(방촌지군지) 조그만 마음 그댄 알겠지
歲晩深期在(세만심기재) 나이 들어서 깊어진 바램
東歸定幾時(동귀정기시) 동쪽 돌아감 몇 때나 놓여
書天壽僧院(서천수승원) 천수승원에 적다-李齊賢5
待客客未到(대객객미도) 손님 기다려 손님 아니 와
尋僧僧亦無(심승승역무) 스님을 찾아 스님도 없어
惟餘林外鳥(유여림외조) 오직 넉넉해 숲 밖에 새가
款曲勸提壺(관곡권제호) 정성에 굽어 술병 끌게 해 정성관
招崔壽翁(초최수옹) 최수옹을 부르며-李齊賢6
琴書一茅屋(금서일모옥) 거문고에 책 한 초가집에
高臥樂幽獨(고와락유독) 높이 누우니 즐김 혼자서
故人來不來(고인래불래) 오랜 벗이란 오나 안 오나
東鄰酒新熱(동린주신열) 동쪽에 이웃 새 술이 익어
幽深山居(유심산거) 깊은 산에 살며-李齊賢7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봄은 갔어도 꽃 아직 피어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하늘은 개여 골짝 그늘져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두견새마저 한낮에 울어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이제야 깨쳐 사는 곳 깊어
金剛山 普德窟(보덕굴) 보덕굴-李齊賢8
陰風生巖谷(음풍생암곡) 서늘한 바람 바윗골서 나
溪水深更綠(계수심갱록) 시냇물 깊어 게다 푸르러
倚杖望層巓(의장망층전) 지팡이 짚어 겹 꼭대기 봐 산꼭대기전
飛簷駕雲木(비첨가운목) 날듯이 처마 구름 탄 나무
金剛山 摩訶衍菴(마가연암) 마하연 암자-李齊賢9
山中日亭午(산중일정오) 산 속에 정자 해는 한낮에
草露渥芒屨(초로악망구) 풀에 이슬로 미투리 흠뻑 두터울악 신구
古寺無居僧(고사무거승) 오랜 절에는 스님이 없고
白雲滿庭戶(백운만정호) 하얀 구름에 집 뜰을 채워
登峨眉山(등아미산) 아미산에 올라-李齊賢10
蒼雲浮地面(창운부지면) 푸른 구름이 땅 위에 떴고
白日轉山腰(백일전산요) 한낮 밝은 해 산허리 돌아
萬像歸無極(만상귀무극) 모든 본뜸에 돌아간 무극
長空自寂寥(장공자적요) 먼 하늘 저만 고요에 쓸쓸
冷泉亭(냉천정) 냉천정-李齊賢11
爲愛溪邊石(위애계변석) 아끼게 되니 시냇가 바위
扶筇小立時(부공소립시) 지팡이 짚고 조금 섰을 때
微波含落照(미파함락조) 잔물결 어려 지는 볕 담아
影動掛猿枝(영동괘원지) 그림자 흔들 원숭이 가지
題手卷1(제수권1) 두루마리에 쓰다-李齊賢12
豊干老去不參禪(풍간로거불참선) 풍간은 늙어가며 참선도 않고 ※승려?
寒拾從來只掣顚(한습종래지체전) 한습은 따라오며 정수리 끌어 끌채
白額將軍亦何者(백액장군역하자) 하얀 이마 장군은 또한 어떤 이
忍飢共打一場眠(인기공타일장면) 주림 참고 함께 쳐 한바탕 낮잠
題手卷2(제수권2) 두루마리에 쓰다-李齊賢13
顔色雖非滿鏡春(안색수비만경춘) 낯빛은 아니라도 거울 가득 봄
歌聲尙足動梁塵(가성상족동량진) 노래 소리 넘쳐서 대들보 울려
感君一贈同心結(감군일증동심결) 그댈 느껴 한번 줘 같은 맘 맺어
不爲千金更媚人(불위천금갱미인) 아니하니 천금에 다시 아양 떪 아첨할미
西京留守慶宰臣寄凍魚(서경유수경재신기동어)
서경유수 경재신이 얼린 고기를 부쳐-李齊賢14
朝天石下玉鱗魚(조천석하옥린어) 조천석 바위아래 옥 비늘 고기
千里飛來入我廬(천리비래입아려) 천 리길 날아와서 내 집에 들어
一見忽驚淸到骨(일견홀경청도골) 한번 봐 문득 놀라 뼈 닿는 맑음
只緣腹有令公書(지연복유령공서) 알았네 배에 있어 공의 편지가
雪後約竹軒訪李柯亭山齋(설후약죽헌방이가정산재)
눈 내린 뒤 죽헌과 약속하여 이가정의 산 재실을 찾아-李齊賢15
柯亭人境兩淸幽(가정인경양청유) 가정의 사람됨은 맑고도 그윽
像想山陰雪後遊(상상산음설후유) 그려 생각 산그늘 눈 온 뒤 놀아
若使同行有詩友(약사동행유시우) 만일 시켜 함께 가 시 벗이 있어
子猷未必便回舟(자유미필편회주) 그대 꾀해 아니 꼭 배를 돌리게
西都留別邢通憲(서도류별형통헌) 서도에서 형통헌과 헤어지며-李齊賢16
露侵征袖曉寒多(로침정수효한다) 이슬 쳐든 소매에 새벽추위 꽤
酒盡離觴塞月斜(주진리상새월사) 술도 다해 이별 잔 변방 달 기웃
誰料北窓螢雪客(수료북창형설객) 누가 알아 북쪽 창 글 읽던 길손 ※螢雪之功
每年鞍馬走風沙(매년안마주풍사) 해마다 말을 달려 바람 모래에
寄遠(기원) 멀리 부치며-李齊賢17
懽樂翻敎恨懊新(환락번교한오신) 기뻐 즐겨 도리어 한이 돼 새로 한할오
功名只管別離頻(공명지관별리빈) 공 이름 다만 뚫어 헤어짐 잦아
可憐畫閣樽前月(가련화각준전월) 가엽다 그림 누각 술통 앞에 달
還照邊城馬上人(환조변성마상인) 돌아 비쳐 변방 성 말 위에 사람
感懷二首1(감회이수1) 품은 마음 느껴-李齊賢18
杜鵑花發杜鵑啼(두견화발두견제) 진달래 꽃은 피고 접동새 울어
香霧空濛月欲西(향무공몽월욕서) 향긋 안개 하늘 멍 달은 서산엘
立馬得詩還忘却(립마득시환망각) 말 멈춰 시를 얻어 헐 잊어버려
鳳城東望草萋萋(봉성동망초처처) 봉성 땅 동쪽 바래 풀로 우거져
感懷二首2(감회이수2) 품은 마음 느껴-李齊賢19
光風轉夜露華微(광풍전야로화미) 빛 바람 도는 밤에 이슬 꽃 살짝
零落春紅欲滿衣(영락춘홍욕만의) 가만 떨친 봄 붉음 옷을 채우려
喚取佳人騎細馬(환취가인기세마) 외쳐서 고운사람 작은 말 태워
敎吹玉笛月中歸(교취옥적월중귀) 불게 해 옥피리를 달과 돌아가
孟宗冬筍(맹종동순) 맹종죽 겨울 죽순-李齊賢20
雪中新筍宅邊生(설중신순택변생) 눈 속에 새 죽순이 집 가에 돋아
摘去高堂慰母情(적거고당위모정) 따가서 집에 계신 엄마 맘 달래
但使子孫能盡孝(단사자손능진효) 다만 시켜 자손들 효를 다하게
乾坤感應自分明(건곤감응자분명) 하늘땅 느낌 받아 절로 뚜렷해
過漁家(과어가) 어부 집을 지나며-李齊賢21
婆娑城下盡漁村(파사성하진어촌) 파사성 성 아래는 다 어촌 마을
夜雨沙磯見漲痕(야우사기견창흔) 밤비에 모래톱에 물불은 자국 물가기
渚草汀花無限好(저초정화무한호) 물가 풀 물가 꽃이 끝없이 좋아
一篙春水度朝昏(일고춘수도조혼) 삿대 하나 봄 강물 아침저녁에 상앗대고
鷰尋玉京(연심옥경) 연심옥경-李齊賢22
翩翩隻燕訪空閨(편편척연방공규) 훨훨 날아 한 제비 빈 안방 찾아
應感佳人惜別詩(응감가인석별시) 느껴서 고운사람 애틋 떠난 시
相對知心不知語(상대지심부지어) 서로마주 맘 알아 말은 못 알아
一庭風雨落花時(일정풍우락화시) 뜰 하나 비바람에 꽃 떨어질 때
廬山三笑(여산삼소) 여산삼소-李齊賢23
釋道於儒理本齊(석도어유리본제) 불교 도교 유교와 본 이치 같아
强將分別自相迷(강장분별자상미) 억지로 나눠 갈라 저 서로 헤매
三賢用意無人識(삼현용의무인식) 세 어진이 마음 씀 남들 몰라줘
一笑非關過虎溪(일소비관과호계) 한 번 웃어 안 따져 호계를 건너
四皓歸漢(사호귀한) 사호 한나라로 돌아와-李齊賢24
見說扶蘇孝且仁(견설부소효차인) 말하게 해 부소는 효도에 어짊 ※皇太子
胡令二世禍生民(호령이세화생민) 어찌 시켜 이세에 백성에 재앙 ※胡亥(BC229~207)
逋翁不爲卑辭屈(포옹불위비사굴) 포옹은 아니 하니 비사에 굽힘
未忍劉家又似秦(미인류가우사진) 차마 아니 유씨 집 진나라 같이
和李明叔雲錦樓四詠1 荷洲香月(하주향월) 연꽃 물가 향기로운 달-李齊賢25
微波澹澹月溶溶(미파담담월용용) 가는 물결 잔잔해 달빛은 넘실
十頃荷花一道風(십경하화일도풍) 열 이랑 연꽃에는 한 줄기 바람
記得臨平山下宿(기득림평산하숙) 알았으니 임평산 산 아래 묵어
酒醒身在畫船中(주성신재화선중) 술 깨자 몸이 있어 그림배 속에
和李明叔雲錦樓四詠2 松壑翠雲(송학취운) 솔 골짝 푸른 구름-李齊賢26
一林黃葉遠無聲(일림황엽원무성) 온 숲속에 누른 잎은 멀어서 소리 없어
萬壑蒼雲漲欲平(만학창운창욕평) 모든 골짝 푸른 구름 넘쳐나 반반하게
捲上山頭吹不散(권상산두취불산) 말려 올라 산꼭대기 불려도 안 흩어져
料應晩雨未全晴(료응만우미전청) 맞아 알아 늦은 비는 오롯이 아니 개여
和李明叔雲錦樓四詠3 漁磯晩釣(어기만조) 어촌물가 늦은 낚시-李齊賢27
魚兒出沒弄微瀾(어아출몰롱미란) 고기새끼 들고나며 잔물결 놀려
閑擲纖鉤柳影閒(한척섬구류영한) 느긋 던져 가는 낚시 버들 그림자
日暮欲歸衣半濕(일모욕귀의반습) 날 저물어 돌아가려 옷이 반 젖어
綠煙和雨暗前山(록연화우암전산) 푸른 연기 비 어울려 앞산 어두워
和李明叔雲錦樓四詠4 山舍朝炊(산사조취) 산에 집 아침 불을 때-李齊賢28
山下誰家遠似村(산하수가원사촌) 산 아래 누구 넨가 멀리 마을이
屋頭煙帶大平㾗(옥두연대대평량) 지붕머리 연기 껴 큰 평온 서려 눈병량
時聞一犬吠籬落(시문일견폐리락) 때론 들려 개 하나 짖는 울타리
乞火有人來扣門(걸화유인래구문) 불 빌리러 사람 와 문을 두드려
松都八詠 西江月艇(서강월정) 서강에 달 실은 배-李齊賢29
江寒夜靜得魚遲(강한야정득어지) 강물 차고 밤 고요 고기 안 낚여
獨倚蓬窓捲釣絲(독의봉창권조사) 혼자 기댄 봉창에 낚싯줄 거둬
滿目靑山一船月(만목청산일선월) 눈에 가득 푸른 산 배 하나 달이
風流未必載西施(풍류미필재서시) 풍류라면 아니 꼭 서시를 태워 ※美女
松都八詠 南浦烟蓑(남포연사) 남포의 안개 풀 섶-李齊賢30
一灣蒲葦雨蕭蕭(일만포위우소소) 한 굽이 부들갈대 비는 우수수
隔岸人家更寂寥(격안인가갱적료) 언덕너머 사람 집 다시 고요해
漁罷呼兒收綠網(어파호아수록망) 천렵 마쳐 애 불러 그물을 거둬
剌船歸起晩來潮(랄선귀기만래조) 삐거덕 배 돌아와 늦은 밀물에 어그러질랄
松都八詠 龍野尋春(룡야심춘) 용야들에 봄을 찾아-李齊賢31
偶到溪邊藉碧蕪(우도계변자벽무) 뜻밖 닿은 시냇가 푸른 풀 깔려
春禽好事勸提壺(춘금호사권제호) 봄새는 좋은 일이 술 끌어 권해 ※提壺 직박구리
起來欲覓花開處(기래욕멱화개처) 일어나 찾으려해 꽃이 핀 곳을
度水幽香近却無(도수유향근각무) 물 건너 그윽한 향 다가가 없어
松都八詠 熊川禊飮(웅천계음) 웅천계음-李齊賢32
沙頭酒盡欲斜暉(사두주진욕사휘) 모래머리 술 다해 해도 비스듬
濯足淸流看鳥飛(탁족청류간조비) 발 씻어 맑은 물에 새를 봐 날아
此意自佳誰領取(차의자가수령취) 이런 뜻 절로 멋져 누가 알아줘
孔門吾與舞雩歸(공문오여무우귀) 공자 문하 우리는 놀다 돌아가
松都八詠 靑郊送客(청교송객) 청교에서 손님 보내-李齊賢33
小溪深處柳飛綿(소계심처류비면) 실개울 깊은 곳에 버들 솜 날려
細雨晴時草似煙(세우청시초사연) 보슬비 개일 때면 연기 같은 풀
客去客留俱不礙(객거객류구불애) 손님 가든 머물든 함께 안 막아
一樽相對好山川(일준상대호산천) 동이 술 서로 마주 좋은 산천이
松都八詠 紫洞尋僧(자동심승) 자동에 스님을 찾아-李齊賢34
石泉激激風生腋(석천격격풍생액) 돌샘에 샘물 콸콸 몸에 바람나 겨드랑이액
松霧霏霏翠滴巾(송무비비취적건) 솔 안개 부슬부슬 푸름에 젖어
未用山僧勤挽袖(미용산승근만수) 아니 써 산에 스님 소매를 당겨
野花啼鳥解留人(야화제조해류인) 들꽃에 우는 새는 사람 붙들어
松都八詠 龍山秋晩(룡산추만) 용산에 가을이 늦어-李齊賢35
去年龍岫菊花時(거년룡수국화시) 지난해 용산 마루 국화꽃 필 때
與客携壺上翠微(여객휴호상취미) 손님과 술병 차고 산중턱 올라
一逕松風吹帽落(일경송풍취모락) 한 오솔길 솔바람 모자 떨어져
滿衣紅葉醉扶歸(만의홍엽취부귀) 옷 가득 붉은 잎에 취해 잡고 와
松都八詠 鵠嶺春晴(곡령춘청) 곡령에 봄날 맑아-李齊賢36
八仙宮住翠微峯(팔선궁주취미봉) 여덟 신선 궁 있어 푸른 기운 봉
縹緲煙霞幾萬重(표묘연하기만중) 아득하다 안개 놀 몇 만 겹이나
一夜長風吹雨過(일야장풍취우과) 하룻밤을 긴 바람 비 몰고 지나
海龍擎出玉芙蓉(해룡경출옥부용) 바다용 들어 솟아 옥의 연꽃을
白溝(백구) 백구강-李齊賢37
誰將督亢餌强隣(수장독항이강린) 누가하랴 독항 땅 강한 이웃 줘
空費金繒歲結親(공비금증세결친) 괜히 써 금과 비단 해마다 맺어
尺水區區遏南牧(척수구구알남목) 한 자 물 자잘하게 남쪽을 막아
可能臥榻不容人(가능와탑불용인) 하는 건 누운 자리 사람 안 들여
郡(탁군) 탁군-李齊賢38
美壤每每接大行(미양매매접대항) 아름다운 땅은 늘 태항에 닿아
東秦右臂北燕吭(동진우비북연항) 동쪽 진은 오른 팔 북쪽 연 목이
劉郞却愛蠶叢國(류랑각애잠총국) 유 총각 되레 아껴 잠총국 나라
故里虛生羽葆桑(고리허생우보상) 고향 마을 그저 나 우보 뽕나무 풀더부룩할보
登鵠嶺(등곡령) 곡령에 올라-李齊賢39
煙生渴咽汗如流(연생갈인한여류) 연기 나니 마른 목 땀은 흐르듯
十步眞成八九休(십보진성팔구휴) 열 걸음 걸으면서 여덟아홉 쉼
莫怪後來當面過(막괴후래당면과) 달리마라 뒤서 와 앞을 지나도
徐行終亦到山頭(서행종역도산두) 천천히 가 마침내 산마루 닿아
栗谷人家(율곡인가) 율곡 골짝 사람 집-李齊賢40
歲暮天寒雪欲飛(세모천한설욕비) 한 해 가며 날 추워 눈이 날리려
旋收鷄狗掩柴扉(선수계구엄시비) 돌려 거둬 닭과 개 사립문 닫아
馬蒭奴飯猶能辦(마추노반유능판) 말 꼴에다 종 밥을 힘써 마련해
勸客明朝且莫歸(권객명조차막귀) 부디 손 내일 아침 돌아가지마
送息影菴(송식영암) 식영암에 보내며-李齊賢41
同道相從古亦稀(동도상종고역희) 같은 도 서로 좇아 옛 또한 드문
中年遠別忍霑衣(중년원별인점의) 중년에 멀리 헤져 차마 옷 적셔
空江目盡思無盡(공강목진사무진) 빈 강에 바램 다해 생각 끝없어
一片風帆去似飛(일편풍범거사비) 한 조각 바람 돛배 떠나 날듯이
九曜堂1(구요당1) 구요당-李齊賢42
溪水潺潺石逕斜(계수잔잔석경사) 시냇물 잔잔해도 돌길 비스듬
寂寥誰似道人家(적료수사도인가) 고요 쓸쓸 뉘 같아 도인 집이랴
庭前臥樹春無葉(정전와수춘무엽) 뜰 앞에 누운 나무 봄에 잎 없어
盡日山蜂咽草花(진일산봉열초화) 하루 내 산에 벌은 풀꽃에 목메
九曜堂2(구요당2) 구요당-李齊賢43
夢破虛窓月半斜(몽파허창월반사) 꿈을 깬 빈 창가에 달이 반 기웃
隔林鐘鼓認僧家(격림종고인승가) 숲 너머 종 북소리 알아 스님 집
無端五夜東風惡(무단오야동풍악) 무던히 밤은 오경 봄바람 나빠
南澗朝來幾片花(남간조래기편화) 남쪽 도랑 아침 와 몇 조각 꽃이
山中雪夜(산중설야) 산 속 눈 오는 밤-李齊賢44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얇은 이불 소름 나 등잔불 어둑 ※寒粟
沙彌一夜不鳴鍾(사미일야불명종) 사미승 밤새도록 종을 안 울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마주 성내 묵는 손 문 일찍 열어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살펴보려 암자 앞 눈 눌린 솔을
瀟湘夜雨(소상야우) 소상강 밤비-李齊賢45
楓葉蘆花水國秋(풍엽로화수국추) 단풍잎 갈대꽃에 물나라 가을
一江風雨灑片舟(일강풍우쇄편주) 온 강엔 비바람이 조각배 뿌려
鷺回楚客三更夢(로회초객삼경몽) 해오라기 오는 손 한밤의 꿈에
分與湘妃萬古愁(분여상비만고수) 헤어진 소상왕비 오랜 옛 시름
淮陰漂母墳1(회음표모분1) 회음의 빨래하는 아낙 무덤에서-李齊賢46
重士憐窮義自深(중사련궁의자심) 선비 중해 백성 가련 옳음은 절로 깊어
豈將一飯望千金(기장일반망천금) 어찌 나중 밥 한 그릇 천금을 바랬을까
歸來却責南昌長(귀래각책남창장) 돌아와서 되레 따져 남창의 정장에게
未必王孫識母心(미필왕손식모심) 아니 꼭이 왕손으로 표모 마음 알아야
淮陰漂母墳2(회음표모분2) 회음의 빨래하는 아낙 무덤에서-李齊賢47
婦人猶解識英雄(부인유해식영웅) 아주머니 그리 알아 영웅을 알아
一見殷勤慰困窮(일견은근위곤궁) 한눈에 봐 넌짓 힘써 어려움 달래
自棄爪牙資敵國(자기조아자적국) 저만 버려 발톱 이빨 적 나라 밑천
項王無賴目重瞳(항왕무뢰목중동) 항왕으로 쓸데없이 눈동자 붙어
比干墓1(비간묘1) 비간묘-李齊賢48
周王封墓禮殷臣(주왕봉묘례은신) 주왕이 무덤 돋워 은나라 신하 높여
爲惜忠言見殺身(위석충언견살신) 아까워 충성된 말 몸 바침을 보고서
何事華陽歸馬後(하사화양귀마후) 무슨 일로 화양으로 말을 돌린 다음에
蒲輪不謝採薇人(포륜불사채미인) 부들바퀴 안 보내 고사리 캐던 사람
比干墓2(비간묘2) 비간묘-李齊賢49
從來忿欲蔽良知(종래분욕폐량지) 오면서 분한 마음 좋은 앎 가려
日暮令人有逆施(일모령인유역시) 날 저물어 사람에 도로 베풀게
哿矣親祠比干墓(가의친사비간묘) 잘하니 몸소 제사 비간의 무덤
胡然却仆魏徵碑(호연각부위징비) 어찌해 넘어뜨려 위징의 비석 ※魏徵(580∼643)
范蠡(범려) 범려-李齊賢50
論功豈啻破强吳(론공기시파강오) 공 따져 어찌 다만 오나라 부숨
最在扁舟泛五湖(최재편주범오호) 가장 큼은 조각배 오호에 띄워
不解載將西子去(불해재장서자거) 모르게 배에 싣고 서시와 떠나
越宮還有一姑蘇(월궁환유일고소) 월나라 궁 안 있어 고소대 하나
曹參(조참) 조참 ※(?~BC190) 肅何의 추천으로 相國이 되어 惠帝를 보필-李齊賢51
病瘡餘痛九州同(병창여통구주동) 병에 상처 아픔이 구주 한 가지
兪扁何施藥砭功(유편하시약폄공) 유부 편작 어찌 펴 약에 침 공덕 ※名醫
不作歌呼終日醉(부작가호종일취) 아니해 노래 불러 날 다해 취해
膠西枉見白頭翁(교서왕견백두옹) 교서에서 잘못 봐 흰머리 노인
蕭何(소하) 소하 ※(?~BC193)-李齊賢52
秦家圖籍漢山河(진가도적한산하) 진나라 그림 문서 한나라 산하
功比曹參百倍加(공비조참백배가) 공을 견줘 조참에 백 곱은 나아
白首年來還見縶(백수년래환견집) 흰머리 나이 오니 되레 매여서 맬집
只應羞殺召平瓜(지응수살소평과) 다만 맞아 부끄러 소평의 참외
韓信(한신) 한신-李齊賢53
出跨淮陰志頗奇(출과회음지파기) 사타구니 긴 회음 뜻 자못 야릇
亦知王業匪人爲(역지왕업비인위) 또한 알아 왕업은 사람 함 아냐
欲令螻蟻翻溟渤(욕령루의번명발) 하려하니 개미에 바다 물 엎어
晩計何殊乳臭兒(만계하수유취아) 만년 꾀 어찌 달라 젖먹이아이
張良(장량) 장량-李齊賢54
五世君恩未足酬(오세군은미족수) 오대에 임금 베풂 넉넉 못 갚아
誓將心力快秦讎(서장심력쾌진수) 다짐하려 마음 힘 진나라 원수
韓王又作彭城土(한왕우작팽성토) 한왕 또한 지으니 팽성의 흙이
借箸何辭轉一籌(차저하사전일주) 빌린 저 어찌 물러 굴려 한 꾀함
陳勝(진승) 진승-李齊賢55
甕牖繩樞去故園(옹유승추거고원) 단지 창문 줄 지도리 고향을 떠나
魚書狐火起中原(어서호화기중원) 물고기 글 여우 불이 중원에 일어 ※陳勝 吳廣
只應燕雀譏鴻鵠(지응연작기홍곡) 다만 맞아 제비 참새 큰 인물 속여
一去都忘壟上言(일거도망롱상언) 한 번 떠나 모두 잊어 언덕 올린 말
陳平(진평) 진평 ※陳平宰肉-李齊賢56
呂氏應非項氏儔(여씨응비항씨주) 여씨는 마침 안 돼 항우의 짝이 ※呂太后
何緣到此獨深憂(하연도차독심우) 어찌 맺어 이다지 홀로 큰 걱정
絳侯椎樸王陵戇(강후추박왕릉당) 강후 주발 소탈해 왕릉 어리숙 ※周勃
更欠高皇用我謀(갱흠고황용아모) 다시없어 고황제 내 꾀를 써줘
夏侯嬰(하후영) 하후영-李齊賢57
劍下淮陰爲大將(검하회음위대장) 칼 아래 회음 한신 대장이 되고
車中季布作名臣(차중계포작명신) 수레 속에 계포는 이름난 신하
滕公鑑識眞難及(등공감식진난급) 등공의 알아봄은 참말 못 미쳐
最是高皇善用人(최시고황선용인) 가장 옳아 고황제 사람을 잘 써
攀龍附鳳豈無人(반룡부봉기무인) 용 잡아 봉황 붙어 사람 없을까
驂乘初終只一臣(참승초종지일신) 곁에 타 처음 끝내 오직 한 사람
擁樹兩兒誠不忍(옹수량아성불인) 효혜 노원 두 아이 정성 못 참아
帝心應念放麑仁(제심응념방예인) 황제 마음 맞 생각 사슴 푼 어짊 맹손
蒯通(괴통) 괴통-李齊賢58
嫉功樂禍亡三儁(질공낙화망삼준) 공로 시샘 화 즐김 세 영웅 잃어 준걸준
肆辯邀名起兩臣(사변요명기량신) 말 잘해 이름 만나 두 신하 세워
其主一言能免鑊(기주일언능면확) 그 주인 한 마디 말 죽음 벗어나 가마확
豈如緘口廟中人(기여함구묘중인) 어찌 같아 입 꿰맨 사당 앞 사람 후직사당
劉敬(유경) 유경-李齊賢59
欲將漢主嫁昆夷(욕장한주가곤이) 하려해 한나라 왕 곤이 시집가
想見當初計畫時(상견당초계획시) 생각해봐 비로소 꾀하는 때를
千載名妃心語口(천재명비심어구) 천년 세월 명비로 마음 말한 입
奉春君豈是男兒(봉춘군기시남아) 봉춘군 유경 어찌 사내란 말가
陸賈(육가) 육가-李齊賢60
將相同心業再昌(장상동심업재창) 장군 재상 한마음 왕업 거듭 펴
漢家聲敎到南荒(한가성교도남황) 한나라 소리 키워 남만에 닿아
擊鮮樂飮眞良計(격선락음진량계) 고기 쳐 즐겨 마셔 참말 좋은 꾀
枉費機關爲辟陽(왕비기관위벽양) 잘못 쓴 기관 조직 벽양후 위해 辟陽侯 審食其
劉向劉歆(유향유흠) 유향과 유흠-李齊賢61
丹心耿耿帝曾知(단심경경제증지) 붉은 마음 빛나니 임금이 알아 ※一片丹心
梓柱生根勢莫移(재주생근세막이) 가래나무 뿌리 나 힘 뻗혀 한결
地下可能無駭汗(지하가능무해한) 땅 밑에서 할 수가 놀란 땀 없이
國師公是酒家兒(국사공시주가아) 국사공 유흠 바로 술집의 아이
田橫(전횡) 전횡-李齊賢62
隨何有口來黥布(수하유구래경포) 수하는 입이 있어 경포가 오고
魏豹無心聽酈生(위표무심청력생) 위표는 마음 없어 역생에 들어
壯士難敎甘一辱(장사난교감일욕) 굳센 이 못 시키니 한 욕됨 달게
漢皇爭得見田橫(한황쟁득견전횡) 한나라 왕 다투어 전횡 보려해
項羽(항우) 항우-李齊賢63
書劍應難敵萬人(서검응난적만인) 글과 칼로 못 맞서 많은 사람을
須知大勇在安民(수지대용재안민) 꼭 알아야 큰 날쌤 백성 편케 해
韓生奪得東歸志(한생탈득동귀지) 한생이 빼앗으니 동쪽 돌릴 뜻
天意寧終假一秦(천의녕종가일진) 하늘 뜻 어찌 끝내 진 나라 빌림
益齋小樂府 濟危寶(제위보) 제위보-李齊賢64
浣紗溪上傍垂楊(완사계상방수양) 비단 빨던 시내 위 수양버들 곁
執手論心白馬郎(집수론심백마랑) 손잡아 마음 주던 흰말 탄 사내
縱有連簷三月雨(종유연첨삼월우) 이어달려 처마엔 삼월 봄비가
指頭何忍洗餘香(지두하인세여향) 손끝을 어찌 차마 씻어 남긴 향
益齋小樂府 長巖(장암) 장암-李齊賢65
拘拘有雀爾奚爲(구구유작이해위) 옭아 매인 참새야 너 어찌 하다
觸着網羅黃口兒(촉착망라황구아) 걸려들어 그물에 노란 입 새끼
眼孔元來在何許(안공원래재하허) 눈구멍 원래부터 어디에 두고
可憐觸網雀兒癡(가련촉망작아치) 가여워라 그물 속 참새 미련이
益齋小樂府 西京別曲(서경별곡) 서경별곡-李齊賢66
縱然巖石落珠璣(종연암석락주기) 늘어뜨려 바위에 구슬 떨어져
纓縷固應無斷時(영루고응무단시) 끈이야 굳이 그리 끊길 리 없어
與郎千載相離別(여랑천재상이별) 낭군과 천년이나 서로 떨어져
一點丹心何改移(일점단심하개이) 한 점에 뭉친 마음 어찌 옮기랴
益齋小樂府 居士戀(거사련) 선비의 사랑-李齊賢67
鵲兒籬際噪花枝(작아리제조화지) 까치새끼 울타리에 울어 꽃가지
蟢子床頭引網絲(희자상두인망사) 갈거미도 상머리에 거미줄 놓아
余美歸來應未遠(여미귀래응미원) 우리 낭군 돌아올라 멀지 않았나
精神早已報人知(정신조이보인지) 얼에 넋에 이미 일찍 사람 알게 해
益齋小樂府 五冠山(오관산) 오관산-李齊賢68
木頭雕作小唐鷄(목두조작소당계) 나무토막 깎아서 조그만 당닭
邸子拈來壁上棲(저자념래벽상서) 집에다 집어다가 벽 위에 앉혀
此鳥膠膠報時節(차조교교보시절) 이 닭이 꼬끼오해 때 알릴 때면
慈顔如似日平西(자안여사일평서) 어머니 얼굴 마치 서녘 해넘이
益齋小樂府 沙里花(사리화) 사리화-李齊賢69
黃雀何方來去飛(황작하방래거비) 참새는 어찌 그리 오가며 날아
一年農事不曾知(일년농사부증지) 한해에 농사일은 일찍이 몰라
鰥翁獨自耕耘了(환옹독자경운료) 홀아비 저 혼자서 갈고 맸는데
耗盡田中禾黍爲(모진전중화서위) 다 없애 밭 가운데 벼 기장 소출
益齋小樂府 處容(처용) 처용-李齊賢70
新羅昔日處容翁(신라석일처용옹) 신라에는 지난 옛날 처용 아비가
見說來從碧海中(견설래종벽해중) 말 들으니 나왔다네 푸른 바다서
貝齒赬脣歌月夜(패치정순가월야) 하얀 이에 붉은 입술 달밤을 노래
鳶肩紫袖舞春風(연견자수무춘풍) 어깨 덩실 소매 펄럭 봄바람 춤을
益齋小樂府 鄭瓜亭(정과정) 정과정 ※瓜亭 鄭敍(明宗元年 1170년 赦免)-李齊賢71
憶君無日不霑衣(억군무일불점의) 임 그려 날이면 날 눈물에 젖어
政似春山蜀子規(정사춘산촉자규) 정치란 봄 산 같아 접동새 울음
爲是爲非人莫問(위시위비인막문) 옳으니 그르니는 묻지를 마오
只應殘月曉星知(지응잔월효성지) 조각달 새벽별이 알고 있느니
古風七首1(고풍칠수1) 고풍칠수-李齊賢72
歲暮連日雪(세모연일설) 해는 저물어 날을 이어 눈
百卉俱拉摧(백훼구랍최) 온갖 풀들은 모두 꺾이어 꺾을랍최
政恐入新春(정공입신춘) 정말 두렵기 새봄이 들어
陰雲仍未開(음운잉미개) 그늘진 구름 이에 안 개여
娟娟一樹梅(연연일수매) 아리땁게도 한 그루 매화
脈脈在空谷(맥맥재공곡) 이어 이어져 빈 골짝에서
幽香人不知(유향인부지) 그윽한 향기 남들은 몰라
瘦骨淸如玉(수골청여옥) 여윈 뼈마디 옥처럼 맑아
古風七首2(고풍칠수2) 고풍칠수-李齊賢73
宵寒夢易破(소한몽이파) 밤이 차가워 꿈을 쉽게 깨
展轉不自聊(전전부자료) 돌아 굴러서 절로 못 기대 ※輾轉反側
攬衣起窺戶(람의기규호) 옷을 걸쳐서 일어나 살펴
落落星月高(낙락성월고) 쏟아 떨어져 별과 달 높아
開爐具燈火(개로구등화) 화로 불 피워 등불을 밝혀
坐聽風枝號(좌청풍지호) 앉아서 들어 가지에 바람
念彼窮谷士(념피궁곡사) 저기 생각을 막힌 골 선비
誰與同其袍(수여동기포) 누가 줄건 지 함께 그 핫옷
古風七首3(고풍칠수3) 고풍칠수-李齊賢74
公子遠行役(공자원행역) 도련님께선 먼 길 갈일이
鞍馬光翁赩(안마광옹혁) 말안장 올려 얼굴빛 붉어 붉을혁
憔悴玉樓妾(초췌옥루첩) 애태워 여윈 옥루의 아낙
忍淚不敎滴(인루불교적) 눈물 참으며 아니 흐르게
念之不可忘(념지불가망) 생각하느니 잊지를 못해
奮飛無羽翼(분비무우익) 떨쳐서 날려 날개가 없어
寒鍾鳴苦遲(한종명고지) 차운 종 울려 괴로움 늦춰
何時東方白(하시동방백) 언제면 동녘 날이 새려나
古風七首4(고풍칠수4) 고풍칠수-李齊75賢
三冬天地閉(삼동천지폐) 석 달 겨울엔 하늘땅 막혀
龍蛇蟄幽宮(용사칩유궁) 용과 뱀들은 깊은 궁 숨어
世道多反覆(세도다반복) 세상길 많아 엎고 뒤엎어
君子有固窮(군자유고궁) 군자 가지니 정말 어려움
虛窓列遠岫(허창열원수) 빈 창문으로 먼 산 줄지어
白雲度晴空(백운도청공) 흰 구름 지나 개인 하늘을
從嗔不迎客(종진불영객) 좇아 성내어 손님 못 맞아
揮琴送飛鴻(휘금송비홍) 거문고 둘러 기러기 날려
古風七首5(고풍칠수5) 고풍칠수-李齊賢76
蘇秦學鬼谷(소진학귀곡) 소진은 배워 귀곡 선생께
適取勞其生(적취로기생) 마침내 얻어 그 삶 지치게
起來佩相印(기래패상인) 일어서 오니 재상 인끈 차
足使妻嫂驚(족사처수경) 놀랄 만하니 아내와 형수
胡爲任寸舌(호위임촌설) 어찌하여서 한 치 혀 놀려
抵死談縱橫(저사담종횡) 죽을 때까지 종횡책 말해 합종연횡책
便有二頃田(편유이경전) 있다고 쳐서 두 이랑 밭이
知渠不躬耕(지거불궁경) 알건가 어찌 몸소 안 갈아
古風七首6(고풍칠수6) 고풍칠수-李齊賢77
山中有故人(산중유고인) 산속에 있어 오래된 사람
貽我尺素書(이아척소서) 내게 전해와 짧은 편지글
學仙若有契(학선약유계) 신선을 배워 맺음 있다면
此世眞蘧廬(차세진거려) 이 세상이라 참다운 오막
軒裳非所慕(헌상비소모) 처마에 치마 아니 그린바
木石難與居(목석난여거) 나무돌과는 함께 못 살아
不如飮我酒(불여음아주) 같지 않으니 내 술 마시기
死生任自如(사생임자여) 죽고 살기는 저절로 같아
古風七首7(고풍칠수7) 고풍칠수-李齊賢78
淸朝樂無事(청조락무사) 말간 아침에 즐길 일 없어
十日九下帷(십일구하유) 열흘에 아홉 휘장을 내려
偶然出官道(우연출관도) 뜻하지 않게 벼슬길 나가
立馬看奔馳(입마간분치) 말을 세워서 달림을 보네
草草功名士(초초공명사) 시름 시름이 공 이름 선비
紛紛豪俠兒(분분호협아) 바쁘고 바빠 크게 노는 이
歸來對黃卷(귀래대황권) 돌아와서는 책을 마주해
一笑還自怡(일소환자이) 한번 웃으니 난 되레 기뻐
病中呈愚谷(병중정우곡) 아픈 가운데 우곡에게 드립니다-李齊賢79
讀書嗟聽瑩(독서차청형) 글을 읽어 아 빛남을 들어
聞道愧支離(문도괴지리) 도를 들으니 너무 부끄러
豈繫蒼生望(기계창생망) 어찌 내걸어 백성 바램을
謬蒙明主知(류몽명주지) 잘못 덮어쓴 밝은 임금 앎
病諳年去速(병암년거속) 병들어 외니 세월 감 빨라 욀암
閑厭日斜遲(한염일사지) 느긋함 싫어 해 기움 더뎌
臥念平生事(와념평생사) 누워 생각해 한 삶에 일을
多爲識者嗤(다위식자치) 하도 아는 이 웃음거리 돼 웃을치
哭尙德洪宰相瀹(곡상덕홍재상약) 재상 홍약의 덕을 기리며 울어-李齊賢80
邂逅俄成別(해후아성별) 뜻밖에 만나 갑자기 헤짐 만날해후 갑자기아
驚呼已隔生(경호이격생) 놀라 불러도 이미 삶 너머
臨書懷善誘(림서회선유) 책 잡아 품어 좋은 깨우침
對酒憶眞情(대주억진정) 술 마주 생각 참다운 정이
淚溢大同水(루일대동수) 눈물로 더해 대동강 물이
名縣平壤城(명현평양성) 이름 내걸어 평양성에다
應敎吠天喙(응교폐천훼) 으레 가르쳐 짖는 주둥이 짖을폐 부리훼
永愧首丘誠(영괴수구성) 오랜 부끄럼 머리 둔 마음 ※首丘初心
邠州(빈주) 빈주에서-李齊賢81
行穿山窈窕(행천산요조) 길이 뚫려도 산은 그윽해 뚫을천 그윽할요
俯見樹扶疏(부견수부소) 굽어본 나무 떠받쳐 트여
地僻宜澗飮(지벽의간음) 땅 외져 마땅 골짝 물 마셔
民醇多穴居(민순다혈거) 백성 지긋해 굴에 꽤 살아 진한술순
麥黃仍水碓(맥황잉수대) 보리 익어서 물방아 거듭 방아대
桑綠已繅車(상록이소거) 뽕잎 푸르러 고치 켠 수레 고치켤소
看取田園樂(간취전원락) 보아서 가져 시골 들 즐김
周家積累餘(주가적루여) 주나라 쌓음 끼침이 남아
馬上1(마상1) 말 위에서-李齊賢82
驅馬上丘原(구마상구원) 말 몰아 올라 언덕 들판에
黃塵滿征鞍(황진만정안) 누런 흙먼지 말안장 가득
嘉禾槁已盡(가화고이진) 아름다운 벼 이미 다 말라 마를고
杲杲升朝暾(고고승조돈) 밝고 밝으니 오른 아침 해 밝을고 아침해돈
豈爲去鄕國(기위거향국) 어찌할 건가 고향을 떠나
悲歌行路難(비가행로난) 슬피 노래해 갈길 어려움
願言得甘霪(원언득감음) 바램 말 얻기 흠뻑 내릴 비 장마음
維以慰黎元(유이위려원) 매인 것이라 온 백성 달램 위로할위 검을려
馬上2(마상2) 말 위에서-李齊賢83
隻輪載家具(척륜재가구) 수레 하나에 살림을 싣고 새한마리척
夫婦相挽推(부부상만추) 지아비 아내 둘 밀고 당겨 당길만
行行日數里(행행일수리) 가고 가기를 하루에 몇 리
就食南州來(취식남주래) 먹을 것 좇아 남쪽 고을 와
民生苦與樂(민생고여락) 백성의 삶은 괴롬과 즐김
造物已按排(조물이안배) 온갖 지은이 이미 놓아둬 누를안 밀칠배
顧予是何者(고여시하자) 날 돌아보니 바로 어떤 이
對之獨傷懷(대지독상회) 마주하고서 혼자 다친 맘
馬上3(마상3) 말 위에서-李齊賢84
日午汗如濯(일오한여탁) 해는 머리 위 땀이 씻기듯
小立溪聲中(소립계성중) 조금 섰으니 시내 소리에
飛塵欃馬過(비진참마과) 날리는 먼지 언뜻 말 지나 살별참
氣若烈火烘(기약열화홍) 기운 같기는 불타는 횃불 횃불홍
鳴蜩悅美蔭(명조열미음) 울 매미 기뻐 고운 그늘이 매미조
倦鳥思深叢(권조사심총) 지친 새 생각 깊은 숲나무 모일총
何時紫霞洞(하시자하동) 어느 때이면 자하동 골짝
欹枕聽松風(의침청송풍) 베개 고이니 듣는 솔바람
馬上4(마상4) 말 위에서-李齊賢85
傴僂驛中卒(구루역중졸) 곱사등이인 역에 역졸은 구부릴구루
顚倒身上袍(전도신상포) 뒤집어엎어 몸에 도포를
移床拂簟席(이상불점석) 침상을 옮겨 삿자리 떨어 삿자리점
巵酒慰我勞(치주위아로) 술잔을 들어 내 힘씀 달래 잔치
致君媿無術(치군괴무술) 그대 내맡겨 꾀 없어 부끄 창피줄괴
旅食驚二毛(여식경이모) 나그네살이 두 머리 놀래
區區欲何爲(구구욕하위) 낱낱 나눠서 무엇 하려고
亦來煩爾曹(역래번이조) 또한 온 것이 여러분 애써
焦山(초산) 초산-李齊賢86
裵老開浮玉(배로개부옥) 배 노인 열어 떠도는 옥에
胸襟讓一焦(흉금양일초) 마음에 생각 한 태움 넘겨
海呑吳地盡(해탄오지진) 바다 삼키니 오나라 땅 다
山控楚天遙(산공초천요) 산은 내던져 초나라 하늘 당길공
蜃氣窓間日(신기창간일) 신기루 기운 창 사이 햇살
鷗聲砌下潮(구성체하조) 갈매기 소리 섬돌 밑 밀물
欲歸還倚杖(욕귀환의장) 돌아가려다 다시 기대 서
松竹晩蕭蕭(송죽만소소) 솔에 대나무 늦어 쓸쓸해
中菴居士贈詩1(중암거사증시1)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87
道門終古隱然開(도문종고은연개) 도 깨침 문 끝 옛날 숨겨져 열려
脚踏何論士與臺(각답하론사여대) 발 밟아 어찌 따져 높고 낮은 이
彼佛曾敎丹化鐵(피불증교단화철) 저 부처 일찍 깨쳐 단사 쇠 되기
吾儒奚憚海持杯(오유해탄해지배) 내 유가 어찌 꺼려 바다 지닌 잔
信標衣鉢非言得(신표의발비언득) 믿음 표 가사 바리 말 않고 얻어 ※傳衣授法 慧可
樂在簞瓢豈利回(낙재단표기리회) 즐김은 광주리 박 어찌 이끗에 ※簞食瓢飮 顔回
許我洗心參五葉(허아세심삼오엽) 내게 해 마음 씻어 다섯 잎 참선
希公着眼處三才(희공착안처삼재) 바란 공 눈을 두니 세 재주 머묾
中菴居士贈詩2(중암거사증시2)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88
大地炎塵撥不開(대지염진발불개) 넓은 땅 타는 먼지 없애 못 열어
淸涼獨占竹邊臺(청량독점죽변대) 맑아 서늘 홀로만 대숲 곁 누대
門無車馬腰無印(문무차마요무인) 문에 없어 수레 말 허리 인끈도
家有絃歌手有杯(가유현가수유배) 집에 있는 거문고 손에는 술잔
霖雨應須一龍起(림우응수일용기) 장맛비엔 으레 꼭 용 하나 일어
丘山未信萬牛回(구산미신만우회) 언덕 산에 못 믿을 많은 소 돌아
請看鶴壽峯前地(청간학수봉전지) 보고지고 오랜 학 봉 앞에 마을
也着三韓老秀才(야착삼한노수재) 또한 붙어 삼한에 늙은 빼난 이
中菴居士贈詩3(중암거사증시3)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89
糞掃堆中心眼開(분소퇴중심안개) 떨어 쓸어 더미 속 마음눈 열려 언덕퇴
到頭渾是九蓮臺(도두혼시구련대) 머리 닿아 이 온통 아홉 연화대
驪鱗觸處難求寶(려린촉처난구보) 검은 비늘 닿은 곳 보배 못 찾아
蛇足添來或失杯(사족첨래혹실배) 뱀에 발 붙였다가 어째 잔 뺏겨 ※畵蛇添足
萬物秋凋還夏茂(만물추조환하무) 만물은 가을 시들 여름 우거져
三光西沒却東回(삼광서몰각동회) 세 빛은 서쪽 빠져 동쪽 되돌아
分明此理誰拈破(분명차리수념파) 뚜렷한 이런 이치 누가 집어 깨 집을념
四海除公有辨才(사해제공유변재) 온 세상 공을 제쳐 알 재주 있나 분별할변
中菴居士贈詩4(중암거사증시4)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90
呑吐江山口闔開(탄토강산구합개) 삼켜 뱉어 강과 산 입 닫고 열어
肯敎塵壒礙靈臺(긍교진애애영대) 옳다 시켜 흙먼지 영대를 막아 티끌애
眞功牛入庖丁刃(진공우입포정인) 참일 이룸 소 찔러 백정의 칼날 부엌포
妄想蛇逃樂廣杯(망상사도악광배) 어긋 생각 뱀 숨어 악광의 술잔
樂國公能許同往(낙국공능허동왕) 낙원나라 공은 해 함께 가자며
寶山吾亦免空回(보산오역면공회) 보배론 산 내 또한 헛돌림 벗어
有心潤色無文印(유심윤색무문인) 마음 둔 젖은 빛깔 글 찍힘 없어
未信金仙不要才(미신금선불요재) 못 믿어 부처님을 재주 안 찾아
中菴居士贈詩5(중암거사증시5)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91
明主當時理具開(명주당시리구개) 밝은 임금 그 때는 다스림 갖춰
看公闊步上金臺(간공활보상금대) 공을 보니 내딛음 금대에 올라 트일활
笑談漢已重九鼎(소담한이중구정) 웃어 얘기 한나라 겹친 아홉 솥
襟袍魯宜如一杯(금포로의여일배) 핫옷자락 노나라 잔 하나 같이
鍊石只言天可補(련석지언천가보) 돌을 달궈 다만 말 하늘을 기워
揮戈豈料日難回(휘과기료일난회) 창 휘둘러 어찌 헤 해를 못 돌려
蒼生莫誤東山興(창생막오동산흥) 백성들 잘못마라 동녘 산에 흥
際會誰非將相才(제회수비장상재) 때 만나 뉘 아니랴 장군재상감
中菴居士贈詩6(중암거사증시6)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92
一掬天慳天爲開(일국천간천위개) 한 움큼 하늘 아껴 하늘 열게 돼 움킬국 아낄간
更將詩眼着亭臺(갱장시안착정대) 다시 해 시 지을 눈 정자에 부쳐
尋僧散步雲隨杖(심승산보운수장) 스님 찾아 거닐어 구름 지팡이
對客高談月入杯(대객고담월입배) 손님 맞아 큰 얘기 달 어린 술잔
積翠低簷相媚嫵(적취저첨상미무) 쌓인 푸름 처마 밑 아름다움과 아리따울무
落紅浮水故縈回(락홍부수고영회) 떨어진 꽃 물에 떠 얽혀 돌고서 얽힐영
園林鍾鼓眞淸勝(원림종고진청승) 동산 숲에 종 북에 참 맑아 빼나
題詠須憑吏部才(제영수빙이부재) 짓고 읊어 꼭 빗대 이부시랑감
中菴居士贈詩7(중암거사증시7)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93
舊讀詩書心孔開(구독시서심공개) 옛날 읽은 시와 서 마음 뻥 뚫려
不窺閒館與崇臺(불규한관여숭대) 안 엿봐 느긋한 집 높은 집 함께
向來亦陋蕭曹筆(향래역루소조필) 오면서 또한 좁아 관아 붓 쓸쓸 좁을루
此去却耽嵇阮杯(차거각탐혜완배) 이리 가 되레 즐겨 혜완의 술잔 산이름혜
如涉太山超海過(여섭태산초해과) 건너기 태산 같아 바다너머 가
欲行千里及門回(욕행천리급문회) 가려는 천리 길에 문 나서 돌아
二毛已負鑽堅志(이모이부찬견지) 섞인 털 이미 져 굳은 뜻 패여 끌찬
深愧雕虫不是才(심괴조충불시재) 깊은 탓 벌레 먹어 아닌 게 재주 독수리조
中菴居士贈詩8(중암거사증시8)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94
苔鎖閑扉日懶開(태쇄한비일라개) 이끼 낀 느긋 사립 해 나른 열려
紅塵況擬走章臺(홍진황의주장대) 티끌 속 하물며 헤 글 달릴 누대
玉川腹裏五千券(옥천복리오천권) 옥천의 뱃속에는 오천 권 책이
李白手中三百杯(이백수중삼백배) 이백의 손안에는 삼백 잔 술이
歲月頻驚隙駒過(세월빈경극구과) 해에 달 자주 놀라 틈에 말 지나
行藏頗愧磨驢回(행장파괴마려회) 길채비 꽤 부끄러 나귀 나돌아
東門幸有宜瓜地(동문행유의과지) 동쪽 문 하마 있어 오이 심을 땅
遮莫乾坤生我才(차막건곤생아재) 가림 마라 하늘땅 내 재주 낳아 막을차
中庵掌試後賀宴席上(중암장시후하연석상)
중암이 시관을 맡아본 뒤 잔치자리에서-李齊賢95
國老提衡古未多(국로제형고미다) 나라어른 든 뽑음 예엔 안 많아 끌제
群雄入彀世爭誇(군웅입구세쟁과) 영웅들 들어 당겨 뽐냄을 다퉈 당길구
天開萬古煙霞洞(천개만고연하동) 하늘 열려 먼 오래 안개노을 골
春滿一庭桃李花(춘만일정도리화) 봄이 가득 뜰 하나 복사오얏 꽃
羯鼓打翻銀漢月(갈고타번은한월) 북녘 북 쳐서 날아 은하수에 달
鳳簫吹散赤城霞(봉소취산적성하) 봉 퉁소 불어 흩어 붉은 성에 놀
年年此樂何窮已(년년차락하궁이) 해마다 이 즐거움 어찌 다 그쳐
餘慶方鍾積善家(여경방종적선가) 넘친 경사 모아 놔 선을 쌓은 집
和贈李外郞元弼(화증리외랑원필)
외랑 이원필에게 답으로 주다-李齊賢96
男子平生志四方(남자평생지사방) 사내로 한 삶 살이 뜻을 온데에
不應羞澁爲空囊(불응수삽위공낭) 안 맞아 찝찝 떫어 빈 주머니 돼
靈均去楚唯飱菊(영균거초유손국) 굴평은 초나라 떠 국화만 먹어
魯叟過陳也絶糧(노수과진야절량) 공자도 진나라 가 식량이 끊겨
搔首只緣詩作崇(소수지연시작숭) 머리 긁적 맺히니 시 짓기 높여
揚眉更覺酒能狂(양미갱각주능광) 눈썹 찌풋 다시 깨 술이 미치게
愧非指廩周公瑾(괴비지름주공근) 안 부끄러 보인 곳집 오나라 주유
傾蓋相從亦不妨(경개상종역불방) 기운 덮개 서로 따라 아니 거리껴
楊花(양화) 버드나무꽃-李齊賢97
似花非雪最顚狂(사화비설최전광) 꽃 같이 눈은 아니 가장 미쳐서
空濶風微轉渺茫(공활풍미전묘망) 하늘 튼 바람 산들 돌아 아득해
晴日欲迷深院落(청일욕미심원락) 갠 날에 길 헤매다 깊은 뜰 떨렁
春波不動小池塘(춘파부동소지당) 봄 물결 아니 일어 조그만 연못
飄來鉛砌輕無影(표래연체경무영) 날아와 하얀 섬돌 그림자 없이
吹入紗窓細有香(취입사창세유향) 불어든 깁 창문엔 가느다란 향
却憶東臯讀書處(각억동고독서처) 아서 생각 동고가 글을 읽던 곳
半隨紅雨撲空床(반수홍우박공상) 반쯤 따라 붉은 비 빈 상을 때려
楊安普國公宴太尉瀋王于玉淵堂(양안보국공연태위심왕우옥연당)
양안보 국공의 태위 심왕을 위한 옥연당에서의 잔치-李齊賢98
湖上華堂愜素聞(호상화당협소문) 호수 위 꽃다운 집 듣던 바 산뜻
國公開宴樂吾君(국공개연락오군) 국공께서 연 잔치 우리 님 즐겨
十千美酒鸕鷀杓(십천미주로자표) 한말 만 냥 좋은 술 가마우지 병
二八佳人翡翠裙(이팔가인비취군) 열여섯 살 고운 이 비취색 치마
菡萏香中聽過雨(함담향중청과우) 연봉오리 향내 속 오는 비 들어
菰蒲影際見行雲(고포영제견행운) 향 부들 그림자에 가는 구름 봐
笙歌未歇輪蹄鬧(생가미헐륜제료) 생황노래 안 그쳐 수레 말 시끌
漠漠西山日欲曛(막막서산일욕훈) 아무 없는 서산엔 저녁 해 지려
鳳州龍湫(봉주룡추) 봉주 용추에서-李齊賢99
山前翠石雙扉啓(산전취석쌍비계) 산 앞에 푸른 돌에 두 돌문 열려
石底澄潭萬丈深(석저징담만장심) 돌로 바닥 맑은 못 만 길에 깊어
明浸日光紛閃閃(명침일광분섬섬) 밝게 담긴 햇빛이 번쩍여 아찔
冷涵林影淨沈沈(랭함림영정침침) 썰렁 적신 숲 그늘 빠트려 깨끗
斯民政要滋湯旱(사민정요자탕한) 이 백성 다스리니 탕임금 가뭄
彼相誰堪作說霖(피상수감작설림) 저 정승 누가 견뎌 부열 장마비
出沒魚兒休察見(출몰어아휴찰견) 드나드는 물고기 살피지마라
龍應先遣試人心(룡응선견시인심) 용 으레 먼저 보내 사람 맘 보려
菊齋權文正公挽詞(국재권문정공만사) 국재 권문정공 만사-李齊賢100
揚歷淸華到上台(양력청화도상태) 오름 거쳐 청 화직 정승에 올라
君王獨倚棟梁材(군왕독의동량재) 임금님 혼자 기댄 대들보 인재
詩書滿屋無樊素(시서만옥무번소) 시서로 가득한 집 번소는 없고 ※家姬
簪履盈門有老萊(잠리영문유로래) 벼슬 밟아 채운 문 노래자 있어 ※효자
千歲鶴歸三嶠月(천세학귀삼교월) 천 년에 학 돌아가 삼교에 달로
九淵龍化五更雷(구연룡화오경뢰) 아홉 못 용이 되니 오경에 우레
才疏未足銘淸德(재소미족명청덕) 서툰 재주 맘 안 차 새길 맑은 덕
淚洒當年玉鏡臺(루쇄당년옥경대) 눈물 뿌려 그 해에 옥의 거울에
送李翰林還朝(송리한림환조) 조정으로 돌아가는 이한림을 보내며-李齊賢101
早知毛骨異凡流(조지모골이범류) 일찍 안 모습 뼈대 남달리 흘러
刮目靑雲得意秋(괄목청운득의추) 눈 비벼 청운의 꿈 뜻 얻은 가을 ※刮目相對
三級風雷起蓬蓽(삼급풍뢰기봉필) 세 차례 바람우레 가난한 집서
九天雨露洽松楸(구천우로흡송추) 아홉 하늘 비이슬 조상 무덤에
鴨江柳暗牽離思(압강류암견리사) 압록강 버들그늘 헤질 생각이
鼇禁花開待勝遊(오금화개대승유) 자라금원 꽃 피어 좋은 놀이를
樽酒論懷更何日(준주론회갱하일) 술통 술 품음 논해 다시 어느 날
白頭身事付蒼洲(백두신사부창주) 하얀 머리 몸 둔일 푸른 섬 부쳐
達尊杏花韻1(달존행화운1) 달존의 살구꽃 운으로-李齊賢102
一株仙杏鳳城西(일주선행봉성서) 한 그루 살구나무 봉성 서쪽에
占斷春光傍柳堤(점단춘광방류제) 독차지한 봄빛에 곁엔 버들 둑
翳翳紫煙迷遠近(예예자연미원근) 가리니 보라 연기 헤매 원근을
離離紅日照高低(리리홍일조고저) 뻗쳐 내린 붉은 해 비춘 높낮이
暗香帶露添蜂蜜(암향대로첨봉밀) 그윽한 향 띤 이슬 더 보탠 벌꿀
亂點隨風着燕泥(란점수풍착연니) 날린 점 바람 따라 제비집 붙어
忽憶錦波亭下路(홀억금파정하로) 문득 생각 비단결 정자 아래 길
滿身淸影醉扶携(만신청영취부휴) 몸 가득 맑은 그늘 취해 붙들어
達尊杏花韻2(달존행화운2) 달존의 살구꽃 운으로-李齊賢103
淡蕩春光小卷西(담탕춘광소권서) 묽어 흩여 봄빛에 작은 책 서쪽
倚墻無語俯長堤(의장무어부장제) 담에 기대 말없이 긴 둑을 굽어
蔕裝絳蠟風吹拆(체장강랍풍취탁) 가시 꾸민 붉은 밀 바람 불어 툭
花蔟丹砂雨壓低(화족단사우압저) 꽃떨기 붉은 모래 비 눌러 낮춰
驚墮佳人金捍撥(경타가인금한발) 놀라 떨쳐 고운 이 금 막아 덜어
巧黏游騎錦障泥(교점유기금장니) 곱게 붙어 다닌 말 비단 말다래
綠陰靑子空惆悵(록음청자공추창) 푸른 그늘 연 열매 괜히 슬퍼져
滿意尋芳莫解携(만의심방막해휴) 채운 뜻 꽃을 찾아 손 놓지 말자
達尊杏花韻3(달존행화운3) 달존의 살구꽃 운으로-李齊賢104
御溝南畔畫橋西(어구남반화교서) 대궐 도랑 남쪽 두둑 그림다리 서쪽에
記得偸閑步綠堤(기득투한보록제) 적어놓은 틈을 찾아 푸른 둑 방 거닐어
出屋數枝春雨過(출옥수지춘우과) 집을 넘은 몇몇 가지 봄비는 지나치고
繞城千樹夕陽低(요성천수석양저) 성을 에운 많은 나무 저녁볕 나직하다
玳筵錯落啼紅燭(대연착락제홍촉) 대모자리 잘못 떨쳐 울어 흘러 붉은 초
鳳詔淋漓濕紫泥(봉조림리습자니) 임금 조서 젖어 스며 적시는 붉은 진흙
欲折長條賞天巧(욕절장조상천교) 꺾으려는 긴 가지는 날씨 고움 보려고
却愁零落不堪携(각수령락불감휴) 되레 시름 가만 떨침 이어 끌기 못 견뎌
題長安逆旅1(제장안역려1) 장안의 여관에-李齊賢105
倦客重遊秦樹老(권객중유진수로) 지친 길손 다시 와 진나라 나무 늙어
佳人一去隴雲賖(가인일거롱운사) 고운 임 한번 떠나 농서 구름 아득해
愁聽杜叟三年笛(수청두수삼년적) 시름 들려 두보는 삼년의 피리소리
悵望張侯萬里槎(창망장후만리사) 슬피 바래 장후는 만 리길에 뗏목을
夢裏家山空蕙帳(몽리가산공혜장) 꿈속에서 고향은 텅 비인 혜초 장막
酒闌簷雨落燈花(주란첨우락등화) 술 그쳐 처마에 비 등 꽃에 떨어지나
宦情已似秋雲薄(환정이사추운박) 벼슬 뜻 이미 같아 가을구름 엷음과
胸次猶餘一寸霞(흉차유여일촌하) 가슴속 외려 남아 한 치 길이 노을이
題長安逆旅2(제장안역려2) 장안의 여관에-李齊賢106
海上箕封禮義鄕(해상기봉례의향) 바다너머 기자국 예의의 고장
曾修職貢荷龍光(증수직공하룡광) 일찍 닦아 일 바쳐 용 빛 짊어져
河山萬世同盟國(하산만세동맹국) 강과 산 모든 세상 함께한 나라
雨露三朝異姓王(우로삼조이성왕) 비이슬 덕 세 왕조 성 다른 임금
貝錦誰將委豺虎(패금수장위시호) 돈 비단 누가 하여 늑대 범 맡겨
干戈無奈到參商(간과무내도참상) 싸움에 어찌 못해 참상 이르러
扶持自有宗祧力(부지자유종조력) 도와 버텨 스스로 종묘 신령 힘
會見松都業更昌(회견송도업갱창) 만나 본 송도 서울 왕업 또 뻗쳐
題長安逆旅3(제장안역려3) 장안의 여관에-李齊賢107
早信忠誠可動天(조신충성가동천) 일찍 믿어 충성에 하늘 움직여
孰云仁聖竟容奸(숙운인성경용간) 뉘 일러 어진 임금 끝내 간신을
鷄竿曙色開暘谷(계간서색개양곡) 닭 홰에 새벽빛이 해돋이 열려
鳳闕春光到雪山(봉궐춘광도설산) 봉 대궐 봄날 빛이 설산에 닿아
讖雨池蛙喧欲鬪(참우지와훤욕투) 비 알려 못 개구리 다투려 시끌
唳雲臯鶴倦思還(려운고학권사환) 구름 울어 언덕 학 갈 생각 지쳐
區區吳薛何爲者(구구오설하위자) 자잘한 오와 설은 무엇 하는 이
自鼓嚨胡徹帝關(자고롱호철제관) 스스로 북 오랑캐 황성을 뚫어
端午(단오) 단오-李齊賢108
旅食京華十過春(려식경화십과춘) 길에 밥 서울거리 열 번 봄 지나
西來又作問津人(서래우작문진인) 서쪽 와서 또 지어 나루 묻는 이
半生已被功名誤(반생이피공명오) 반쯤 삶 이미 입어 이름 냄 잘못
久客偏驚節物新(구객편경절물신) 오랜 길손 놀라니 철 만물 새록
萍梗羈蹤靑海月(평경기종청해월) 떠돌이 나그네길 파란바다 달
松楸歸夢泰封塵(송추귀몽태봉진) 고향땅 돌아갈 꿈 태봉 먼지 흙
旗亭且飮菖蒲酒(기정차음창포주) 주막에 또 마시니 창포 담은 술
未用醒吟學楚臣(미용성음학초신) 술 깨고선 안 읊어 굴원을 배워
多景樓陪權一齋用古人韻同賦(다경루배권일재용고인운동부)
다경루에서 권일재를 모시고 옛사람 운을 써서 함께 짓다-李齊賢109
楊子津南古潤州(양자진남고윤주) 양자강의 남쪽 나루 옛날 윤주 땅
幾番觀樂幾番愁(기번관락기번수) 몇몇 번을 보며 즐겨 몇 번을 시름
佞臣謀國魚貪餌(녕신모국어탐이) 아첨신하 나라 꾀해 고기 미끼만
點吏憂民鳥養羞(점리우민조양수) 붙은 아전 백성 걱정 새 모이 주기
風鐸夜喧潮入浦(풍탁야훤조입포) 바람풍경 밤에 소리 물 밀린 갯가
煙蓑暝立雨侵樓(연사명립우침루) 안개비옷 어둠 서니 비 쳐든 다락
中流擊楫非吾事(중류격즙비오사) 흐름 속에 노를 때려 우리 일 아냐
閑望天涯范蠡舟(한망천애범려주) 느긋 바래 하늘 저편 범려의 배를
二陵早發(이릉조발) 두 능을 아침에 떠나며-李齊賢110
夢破郵亭耿曉燈(몽파우정경효등) 꿈 깨니 역 정자에 새벽 등 환해
欲乘鞍馬覺凌兢(욕승안마각릉긍) 오르려 말안장에 추위를 느껴
雲迷柱史燒丹竈(운미주사소단조) 구름 피니 노자가 단약 사른 터 ※柱下史: 老子
雪壓文王避雨陵(설압문왕피우릉) 눈 퍼부어 문왕이 비를 피한 능
觸事誰知胸磈磊(촉사수지흉외뢰) 닿는 일 누가 알아 가슴 응어리 높고험한모양외
吟詩只得髮鬅鬙(음시지득발붕승) 시 읊으니 다만 돼 머리 헝클려 머리흐트러질붕
塵巾折角裘穿縫(진건절각구천봉) 티끌 두건 꺾인 뿔 갖옷 뚫어 꿰
羞向龍門見李膺(수향룡문견리응) 부끄러이 용문서 이응을 보랴
函谷關(함곡관) 함곡관-李齊賢111
形勝平看十二齊(형승평간십이제) 모습 빼나 널리 봐 열둘 가지런
下臨無路上無梯(하림무로상무제) 내려 닿아 길 없어 올라 길 없어 사다리제
土囊約住黃河北(토낭약주황하북) 흙주머니 막으니 황하의 북쪽
地軸句連白日西(지축구련백일서) 지축은 굽어 이어 한낮 해 서쪽
天意已歸三尺劍(천의이귀삼척검) 하늘 뜻 이미 돌려 석자 길이 칼
人心豈特一丸泥(인심기특일환니) 사람 마음 어이타 한 알의 진흙
秋禾滿畝風塵靜(추화만무풍진정) 가을 나락 밭 가득 티끌도 가만
穏跨征鞍聽午鷄(온과정안청오계) 편히 타 가는 안장 낮에 닭 울음
路上自蜀歸燕(노상자촉귀연) 촉에서 연으로 돌아가는 길에-李齊賢112
馬上行吟蜀道難(마상행음촉도난) 말을 타고 가며 읊어 촉도난 시를
今朝始復入秦關(금조시부입진관) 오늘아침 비로소 또 진관에 들어
碧雲暮隔魚鳧水(벽운모격어부수) 푸른 구름 저묾 너머 고기 오리 물
紅樹秋連鳥鼠山(홍수추련조서산) 붉은 나무 가을 이어 새들 쥐들 산
文字剩添千古恨(문자잉첨천고한) 글에 글자 남아 더해 천고 오랜 한
利名誰博一身閑(리명수박일신한) 이끗 이름 누가 알아 몸 하나 느긋
令人最憶安和路(령인최억안화로) 사람으로 가장 그려 좋고 편한 길
竹杖芒鞋自往還(죽장망혜자왕환) 대 지팡이 짚신 신어 절로 가고와
思歸(사귀) 돌아갈 생각-李齊賢113
扁舟漂泊若爲情(편주표박약위정) 얕은 배로 떠돌아 정이 되듯이
四海誰云盡弟兄(사해수운진제형) 온 세상에 뉘 일러 다들 형제라
一聽征鴻思遠信(일청정홍사원신) 한 들림 기러기 떠 먼 소식 그려
每看歸鳥嘆勞生(매간귀조탄로생) 가는 새 볼 때마다 지친 삶 탓해
窮秋雨鎖靑神樹(궁추우쇄청신수) 다한 가을 그친 비 푸른 얼 나무
落日雲橫白帝城(락일운횡백제성) 지는 해 구름 걸쳐 흰 임금 성을 ※白帝城
認得蓴羹勝羊酪(인득순갱승양락) 알았으니 순채국 양락에 나아
行藏不用問君平(행장불용문군평) 가고 숨기 아니 써 군평에 물어
諸葛孔明祠堂(제갈공명사당) 제갈공명의 사당-李齊賢114
群雄蠭起事紛拏(군웅봉기사분나) 뭇 영웅 벌떼일어 일 섞여 어질 벌봉
獨把經綸臥草廬(독파경륜와초려) 혼자 쥔 다스릴 뜻 초가에 누워
許國義高三顧後(허국의고삼고후) 나라 맡아 의 높아 세 번 돌아봐 ※三顧草廬
出師謨遠七擒餘(출사모원칠금여) 군사 나서 먼 꾀함 일곱 놔 잡아 ※七縱七擒
木牛流馬誰能了(목우류마수능료) 나무 소 흐르는 말 누가 알 텐가 ※司馬懿
羽扇綸巾我自如(우선륜건아자여) 깃털 부채 실 두건 내 절로 같아
千載忠誠懸日月(천재충성현일월) 천년의 충성 정성 해 달에 걸려 ※諸葛亮(181∼234)
廻頭魏晉但丘墟(회두위진단구허) 돌아본 위 진나라 다만 언덕 터
方舟向蛾嵋山(방주향아미산) 배를 타고서 아미산으로-李齊賢115
錦江江上白雲秋(금강강상백운추) 비단 강 강물 위에 흰 구름 가을
唱撤鱺駒下酒樓(창철려구하주루) 노래 거둬 고기 말 술집에 내려 가물치려 曲名?
一片紅旗風閃閃(일편홍기풍섬섬) 한 조각 붉은 깃발 바람에 번쩍
數聲柔櫓水悠悠(수성유로수유유) 몇 소리 부드런 노 물결에 아득
雨催寒犢歸漁店(우최한독귀어점) 비 내려 찬 송아지 어물점에 가
波送輕鷗近客舟(파송경구근객주) 물결 보낸 갈매기 길손 배 곁에
孰謂書生多不遇(숙위서생다불우) 누가 말해 글 선비 많이들 딱해
每因王事飽淸遊(매인왕사포청유) 늘 따라서 나랏일 맑게 놂 물려
至治癸亥四月二十日發京師上王時在西蕃將往拜(지치계해사월이십일발경사상왕시재서번장왕배)
서번에 계시는 임금님 뵈려 서울을 떠나며-李齊賢116
主恩曾未答丘山(주은증미답구산) 임금 베풂 못 갚아 언덕 산 같아
萬里驅馳敢道難(만리구치감도난) 만 리를 몰아달려 어렵다 하랴
彈劍不爲兒女別(탄검불위아녀별) 칼을 떨쳐 못하니 아녀 헤어짐
引杯聊盡故人歡(인배료진고인환) 잔 끌어 다 힘입어 오랜 이 기뻐
五雲廻首籠金闕(오운회수롱금궐) 오색구름 돌아봐 금 대궐 덮어
片月多情照玉關(편월다정조옥관) 조각달 정이 많아 옥의 관 비춰
唯念慈親鬢如雪(유념자친빈여설) 오직 걱정 어머니 귀밑머리 눈
數行淸淚洒征鞍(수행청루쇄정안) 몇 줄기 맑은 눈물 말안장 뿌려
黃土店聞上見譖不能自明1(황토점문상견참불능자명1)
황토점에서 상왕이 참소를 당하고 해명하지 못함을 듣고-李齊賢117
世事悠悠不忍聞(세사유유불인문) 세상일은 아득해 차마 못 들어
荒橋立馬忽忘言(황교립마홀망언) 거친 다리 말 세워 아물 말 잊어
幾時白日明心曲(기시백일명심곡) 몇몇 때나 밝은 해 마음 밝힐 곡
是處靑山隔淚痕(시처청산격루흔) 바로 여기 푸른 산 눈물 떨군 데
燒棧子房寧負信(소잔자방녕부신) 잔도 태운 장자방 어찌 저버려
翳桑靈輒早知恩(예상령첩조지은) 나무 가린 영첩은 일찍 알아서
傷心無術身生翼(상심무술신생익) 다친 마음 없는 꾀 날개 돋는 몸
飛到雲霄一叫閽(비도운소일규혼) 날아와 구름 하늘 궐문 한 외침
黃土店聞上見譖不能自明2(황토점문상견참불능자명2)
황토점에서 상왕이 참소를 당하고 해명하지 못함을 듣고-李齊賢118
咄咄書空但坐愁(돌돌서공단좌수) 쓰윽 쓱 하늘 글씨 시름에 앉아
式微何處是菟裘(식미하처시토구) 여려 작아 어디서 이 새삼 갖옷
十年艱險魚千里(십년간험어천리) 십년을 괴롬 아찔 천 리 물고기
萬古升沈貉一丘(만고승침맥일구) 만고의 오르내림 한 언덕 담비
白日西飛魂正斷(백일서비혼정단) 밝은 해 서쪽 날아 넋 정말 끊겨
碧江東注淚先流(벽강동주루선류) 푸른 강 동쪽 쏟아 눈물 앞 흘러
滿門簪履無鷄狗(만문잠리무계구) 가득 문객 비녀 신 닭과 개 없어 ※鷄鳴狗盜
飽德如吾死合羞(포덕여오사합수) 덕을 입어 나처럼 죽어 될 부끄
黃土店聞上見譖不能自明3(황토점문상견참불능자명3)
황토점에서 상왕이 참소를 당하고 해명하지 못함을 듣고-李齊賢119
寸腸氷炭亂交加(촌장빙탄란교가) 작은창자 얼음 숯 마구 들볶여
一望燕山九起嗟(일망연산구기차) 한 번 바래 제비 산 아홉 탓 일어
誰謂鱣鯨困螻蟻(수위전경곤루의) 뉘 일러 상어 고래 개미에 괴롬
可憐蟣蝨訴蝦蟆(가련기슬소하마) 가여운 이와 서캐 두꺼비 일러
才微杜漸顔宜赭(재미두점안의자) 꾀 적어 막기 차츰 낯붉힘 마땅
責重扶顚髮易華(책중부전발역화) 짐 무거워 붙들어 머리 바뀐 빛
萬古金縢遺冊在(만고금등유책재) 만고 오랜 금 노끈 남긴 책 있어
未容群叔誤周家(미용군숙오주가) 못 담은 뭇 아재비 주 왕실 잘못
宿臨安海會寺(숙림안해회사) 임안 해회사에 묵으며-李齊賢120
梵宮臺殿遠嵯峨(범궁대전원차아) 절 불당 높은 큰집 멀리 우뚝 서
沙步移舟夜始過(사보이주야시과) 모래 걸려 옮긴 배 밤 처음 지나
峽月轉廊隨響屐(협월전랑수향극) 골짝 달 복도 돌아 나막신 따라
溪風入戶動鳴珂(계풍입호동명가) 골바람 문에 들어 옥 울려 흔들
山因蘇子知名久(산인소자지명구) 산이란 소동파로 이름나 오래
樹自錢王閱事多(수자전왕열사다) 나무야 전왕부터 일 돌봐 꽤나
陌上春歸花寂寂(맥상춘귀화적적) 두렁 위 봄 돌아와 꽃은 고요해
唯聞谷鳥和村歌(유문곡조화촌가) 오직 듣기 골짝 새 시골 노래로
多景樓雪後(다경루설후) 다경루에 눈 내린 뒤-李齊賢121
樓高正喜雪漫空(루고정희설만공) 누대 높아 참 기뻐 눈 하늘 날아
時後奇觀更不同(시후기관갱부동) 이때 뒤 빼난 볼 것 다신 안 같아
萬里天圍銀色界(만리천위은색계) 만 리를 하늘 에워 은빛 세상에
六朝山擁水精宮(육조산옹수정궁) 육조의 산에 안겨 수정궁궐에
光搖醉眼滄溟日(광요취안창명일) 빛살 흔들 취한 눈 큰 바다 햇살
淸透詩腸草木風(청투시장초목풍) 맑게 뚫려 시상 차 풀 나무 바람
却笑區區何事業(각소구구하사업) 되레 웃어 낱낱 일 무슨 일을 해
十年揮汗九街中(십년휘한구가중) 십 년을 땀을 흘려 아홉 거리에
高亭山(고정산) 고정산-李齊賢122
江上山如淡掃眉(강상산여담소미) 강 위에 산은 같기 슬 바른 눈썹
人家處處槿花籬(인가처처근화리) 사람 집 마다마다 무궁화 울이
停舟欲問松間寺(정주욕문송간사) 배 멈춰 물으려는 솔 사이 절은
策杖先窺竹下池(책장선규죽하지) 짚고 서 먼저 살펴 대 아래 못을
帆影暮連芳草遠(범영모연방초원) 돛 그늘 저묾 이어 꽃 풀 아득해
鐘聲曉出白雲遲(종성효출백운지) 종소리 새벽 울려 흰 구름 더뎌
憑欄一望三吳小(빙란일망삼오소) 난간 기대 한 바램 삼오 땅 작아
像想將軍立馬時(상상장군립마시) 모습 그려 장군을 말 세운 때를
金山寺(금산사) 금산사-李齊賢123
舊聞兜率莊嚴勝(구문두솔장엄승) 옛날 들은 도솔암 장엄함 빼나
今見蓬萊氣像閑(금견봉래기상한) 오늘 보는 봉래산 기상이 느긋
千步回廊延漲海(천보회랑연창해) 천 걸음 도는 복도 끌어 큰 바다
百層飛閣擁浮山(백층비각옹부산) 백 층에 날듯 누각 안겨 뜬 산에
忘機鷺宿鍾聲裏(망기로숙종성리) 틀 잊어 해오락 잠 종소리 속에
聽法龍蟠塔影間(청법용반탑영간) 법 들어 용이 서려 탑 그림자에
雄跨軒前漁唱晩(웅과헌전어창만) 걸터앉은 난간 앞 노래 저물어
練波如掃月如彎(연파여소월여만) 비단물결 씻은 듯 달 같은 굽이
七夕(칠석) 칠석날-李齊賢124
脈脈相望邂逅難(맥맥상망해후난) 이어이어 서로 봐 만남 어려워
天敎此夕一團欒(천교차석일단란) 하늘 시켜 이 저녁 한 차례 뭉쳐
鵲橋已恨秋波遠(작교이한추파원) 오작교엔 이미 한 가을 결 멀리
鴛枕那堪夜漏殘(원침나감야루잔) 원앙금 어찌 견뎌 밤 시간 남아 수컷원앙 원
人世可能無聚散(인세가능무취산) 사람세상 할 건가 만나 안 헤져
神仙也自有悲歡(신선야자유비환) 신선 또한 스스로 슬픔 기쁨이
猶勝羿婦偸靈藥(유승예부투영약) 외려 나아 예 아내 불사약 훔쳐 ※姮娥
萬古羈棲守廣寒(만고기서수광한) 만고 옛 돌아 살아 광한전 지켜
1287 壽翁 拙翁 崔瀣(1287~1340) 慶州 拙稿千百 東人之文 8
風荷(풍하) 바람속의 연꽃-崔瀣 최해1
淸晨纔罷浴(청신재파욕) 말간 새벽에 겨우 다 씻어
臨鏡力不持(임경력부지) 거울 다가가 몸을 못 가눠
天然無限美(천연무한미) 하늘 그대로 끝없는 멋이
摠在未粧時(총재미장시) 다 있는 채로 아니 꾸민 때 모두총
雨荷(우하) 빗속의 연꽃-崔瀣2
貯椒八百斛(저초팔백곡) 산초를 쌓아 팔백 섬이나 산초나무초 휘곡
千載笑其愚(천재소기우) 천년 비웃어 그 어리석음
何如綠玉斗(하여록옥두) 어떻게 하나 푸른 옥 말로
竟日量明珠(경일량명주) 마침내 햇님 밝은 구슬 헤 다할경
己酉三月褫官後作(기유삼월치관후작) 기유년 삼월에 벼슬을 벗은 뒤 지어-崔瀣3
塞翁雖失馬(새옹수실마) 변방 늙은이 비록 말 잃어
莊叟詎知魚(장수거지어) 장자 어르신 고기를 알아 어찌거
倚仗人如問(의장인여문) 지팡이 기대 남이 묻거든
當須質子虛(당수질자허) 마땅히 꼭해 그대 빔 바탕
己酉三月褫官後作(기유삼월치관후작) 기유년 삼월에 벼슬을 벗은 뒤 지어-崔瀣4
分將疏懶掩柴關(분장소라엄시관) 나눠하려 게을러 사립문 닫아
十日無人一往還(십일무인일왕환) 열흘을 사람 없이 한 다녀감이
懷古誰憐空好古(회고수련공호고) 옛 품어 누가 여겨 괜히 옛 좋아
愛閑自覺不如閑(애한자각불여한) 느긋 아껴 깨달아 느긋함 못해
風來樹影低簷暗(풍래수영저첨암) 바람에 나무그늘 처마 밑 어둑
雨送苔痕上砌斑(우송태흔상체반) 비 보내 이끼자국 섬돌 위 얼룩
尙友前修眞枉尺(상우전수진왕척) 오히려 벗 옛 닦음 참된 굽은 자 굽을왕
有時捬卷仰高山(유시부권앙고산) 때론 책 어루만져 산을 우러러 어루만질부
送尹樂正莘傑北上(송윤악정신걸북상) 악정 윤신걸을 북쪽에 올려 보내며-崔瀣5
人生一世間(인생일세간) 사람살이는 한 세상사이
有命懸在天(유명현재천) 할 일이 있어 하늘에 달려
窮達各其分(궁달각기분) 막히고 뚫림 나름 그 나뉨
惟道貴如絃(유도귀여현) 오직 도 귀해 음악과 같아
柰何枉尋者(내하왕심자) 어찌 할 건가 굽음 찾는 이
悠悠動百千(유유동백천) 아득하게도 온갖 움직임
先生中有恃(선생중유신) 선생에게는 믿음이 있어
物外莫相牽(물외막상견) 만물 밖으로 이끌림 없어
願言一終始(원언일종시) 바라는 말은 처음 끝 한결
名節兩俱全(명절양구전) 이름과 곧음 둘 다 그대로
縣齋雪夜(현재설야) 눈 오는 밤 관아에서-崔瀣6
三年鼠逐病相仍(삼년서축병상잉) 세 해를 쥐로 쫓겨 병 서로 거듭
一室生涯轉似僧(일실생애전사승) 한 칸 방 삶을 살아 굴러 중처럼
雪滿四山人不到(설만사산인부도) 눈 가득 온통 산에 사람 아니 와
海濤聲裏坐挑燈(해도성리좌도등) 바닷물 소리 속에 앉아 등 돋워
太公釣周(태공조주) 강태공은 주나라 낚아-崔瀣7
當年罷釣釣無鉤(당년파조조무구) 그때 낚시 관두니 바늘이 없어
意不求魚況釣周(의불구어황조주) 뜻 없는 고기잡이 어찌 주 낚아
終遇文王眞偶爾(종우문왕진우이) 끝내 만난 문왕이 참말 뜻밖이
此言吾爲古人羞(차언오위고인수) 이런 말 하는 우리 옛 사람 못 봬
二十一除夜(이십일제야) 스물 하나에 섣달 그믐밤-崔瀣8
二十一除夜(이십일제야) 스물 하나에 섣달 그믐밤
燈火一書帷(등화일서유) 등불 하나에 글 읽는 휘장 휘장유
今夕是何夕(금석시하석)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이
又作除夜詩(우작제야시) 또 지은 시는 밤을 보내며
詩意一何苦(시의일하고) 시에 뜻 한결 어째 괴로워
念昔勞我思(념석로아사) 지난번 생각 내 마음 힘써
十歲心尙孩(십세심상해) 열 살 때 마음 아직 어려서 어린아이해
喜慍安得知(희온안득지) 기뻐해 성내 어찌 알건가 성낼온
我年方十一(아년방십일) 내 나이 바로 열 한 살 되어
問字始從師(문자시종사) 글자를 물어 첫 스승 따라
自一至於五(자일지어오) 열한 살부터 열다섯까지
學海迷津涯(학해미진애) 배움 바다에 헤매 나루를 나루진 물가애
十六充擧子(십륙충거자) 열여섯 살에 과거꾼 채워
士版得相隨(사판득상수) 선비들 이름 서로 따르다 널판
十七戰春官(십칠전춘관) 열일곱 나이 나선 춘관에
中策欣揚眉(중책흔양미) 꾀 내어 맞아 기쁜 눈썹을 기뻐할흔
自謂有怙恃(자위유호시) 스스로 일러 믿는 게 있어 믿을호
不樂愁何爲(불락수하위) 즐겁지 않아 시름 어찌해
是時少檢束(시시소검속) 이런 때 적어 가두어 묶어 봉함검
放浪日舍巵(방랑일사치) 놓아 떠돌아 날로 술 마셔 잔치
但倚富年華(단의부년화) 다만 치우쳐 젊어서 한창
豈慮名宦遲(기려명환지) 어찌 걱정해 늦 이름벼슬 벼슬환
世事苦多乖(세사고다괴) 세상 일 괴롬 꽤 어그러져 어그러질괴
天也非人私(천야비인사) 하늘이어서 사람 일 아니
何圖纔及冠(하도재급관) 어찌 꾀하랴 겨우 스물에 겨우재 弱冠
倏忽悶母慈(숙홀민모자) 불쑥 갑자기 어머니 걱정 갑자기숙 번민할민
荼毒入中腸(도독입중장) 쓰디쓴 독이 창자에 들어 씀바귀도
痛哭何可追(통곡하가추) 아픈 울음이 어찌 따르랴
況今老夫子(황금로부자) 하물며 이제 늙은 아버지
夏孟承疇咨(하맹승주자) 여름 처음에 나라 일 받아 밭두둑주 물을자
仍按東南轡(잉안동남비) 이에 당기니 동남쪽 고삐 인할잉 누를안 고삐비
違顔一歲彌(위안일세미) 틀린 얼굴로 일 년을 두루 두루미
有弟亦遠遊(유제역원유) 아우 있어도 멀리 노닐어
空詠鶺鴒辭(공영척령사) 괜히 읊으니 할미새 노래 할미새척령
孑立默四顧(혈립묵사고) 외로이 서서 가만 돌아봐 외로울혈
欲言聽者誰(욕언청자수) 말하려 해도 듣는 이 누구
所以傷我神(소이상아신) 그런 까닭은 내 얼을 다쳐
泣涕謾漣洏(읍체만련이) 눈물만 흘러 하염없이도 눈물체 물놀이련 삶을이
秦相方乳臭(진상방유취) 진상은 그때 젖 냄새 풍겨
斗印纍纍垂(두인류류수) 많은 인끈을 매달아 늘여 갇힐류
功名不在大(공명부재대) 공 이룬 이름 큼에 안 있어
只在遭其時(지재조기시) 다만 있으니 그 때를 만나 만날조
二十寂無聞(이십적무문) 스물에 고요 들림이 없어
誰稱丈夫兒(수칭장부아) 누가 이르랴 대장부라고
我今旣云過(아금기운과) 내 이제 이미 지났다하랴
一命未曾縻(일명미증미) 한번 벼슬도 일찍 안 얽혀 고삐미
二十一除夜(이십일제야) 스물 하나에 섣달 그믐밤
空作徂年悲(공작조년비) 괜스레 지어 가는 해 슬피 갈조
1295 坦夫 及庵 閔思平(1295~1359)文溫 驪興 及庵集 42
寄兪尙書(기유상서) 유상서에게 부쳐-閔思平 민사평1
諸生願橫逕(제생원橫經) 여러 문하생 경전 펴기를
不遠半千里(불원반천리) 멀다 않으니 천리 반 천리
旣得敎英材(기득교영재) 이미 얻어서 영재 가르쳐
知君聳肩喜(지군용견희) 아는가 그대 어깨 으쓱해 솟을용
示鄭夢周(시정몽주) 정몽주에게 보이며-閔思平2
吾門鄭太學(오문정태학) 우리 가운데 정몽주 태학
如今有賢詞(여금유현사) 이제와 같이 어진 글 있어
況與愚孫遊(황여우손유) 하물며 우리 손자와 놀아 어리석을우
胡不示猶子(호불시유자) 어찌 안 대해 마치 아들이
春帖子1(춘첩자1) 춘첩-閔思平3
自家何事業(자가하사업) 우리 집에는 무슨 하는 일
佳氣擁門閭(가기옹문려) 멋진 기운이 문 이문 안아 안을옹 이문려
窓日朝慵起(창일조용기) 창에 해 아침 늦잠 일어나 게으를용
臥聞兒讀書(와문아독서) 누워서 들어 아이 글 읽어
春帖子2(춘첩자2) 춘첩-閔思平4
暖日新添萬瓦碧(난일신첨만와벽) 따뜻한 해 새로워 온 기와 푸름
狂風又送一家春(광풍우송일가춘) 미친바람 또 몰아 온 집안 봄이
眼看世事如雲變(안간세사여운변) 눈에 보인 세상일 구름 바뀌듯
六十八年無事人(육십팔년무사인) 예순여덟 나이에 일없는 사람
寄金海遨頭(기김해오두) 김해 오두에게-閔思平5
金海倭邦去幾許(김해왜방거기허) 김해에서 왜나라 가기 얼마쯤
風便不啻一日間(풍편불시일일간) 바람으론 안 될 뿐 하루사이도 뿐시
聞昔商舡數來往(문석상강삭래왕) 들으니 옛날 상선 자주 오고가 오나라배강
蠻珍海錯堆如山(만진해착퇴여산) 오랑캐 보배 바다 산 같이 쌓여 섞일착 언덕퇴
如今何事頻入寇(여금하사빈입구) 이제처럼 무슨 일 자주 도둑질 도둑구
使我邦本無懽顔(사아방본무환안) 날더러 나라바탕 기쁜 낯 없애 기뻐할환
不惟村民苦防禦(불유촌민고방어) 못 생각 시골사람 막느라 고생 둑방 막을어
追捕漸欲煩阿干(추포점욕번아간) 쫓아 잡아 차츰 해 막기 귀찮아 괴로워할번
雖然從軍無鬪志(수연종군무투지) 그래도 군을 좇기 싸울 뜻 없어
居者不如行者安(거자불여행자안) 머문 이 같지 않아 가는 이 편해
卽今太守眞儒將(즉금태수진유장) 이제오신 태수님 참 선비 장군
以計破賊行當看(이계파적행당간) 꾀 내어 적 무찌름 마땅 보리니
時事(시사) 일어나는 일-閔思平6
天陰賊霧昨昏黃(천음적무작혼황) 날 어둑 도둑안개 어제 어스름
九戟俄成劍戟場(구극아성검극장) 아홉의 창 갑자기 칼과 창 마당 창극 갑자기아
誰道暫時徒鼠竊(수도잠시도서절) 누가 말해 짧은 때 다들 쥐 도둑 훔칠절
若留數刻必鴟場(약류수각필치장) 머물러선 얼마간 꼭 솔개 마당 솔개치
明君能用謀臣計(명군능용모신계) 밝은 임금 쓰시니 신하 꾀함을
餘倘幷誅猘犬狂(여당병주제견광) 멈칫 남음 다 베어 미친개 미쳐 혹시당 미친개제
特下宥書安反側(특하유서안반측) 따로 내린 끌러줌 어찌 돌아서 용서할유 곁측
中興功業似成康(중흥공업사성강) 일으켜 일 이룸은 성왕 강왕이
寄草亭辛裔(기초정신예) 초정 신예에게-閔思平7
病妹老寡甥側離(병매로과생측리) 병든 누이 늙은 과부 조카 곁 떠나 생질생
愛弟西征母左東(애제서정모좌동) 아낀 아우 서쪽 가고 어미는 동쪽 칠정
送別弟甥懷抱惡(송별제생회포악) 떠나보내 아우 조카 품은 맘 나빠
料應公我略相同(료응공아략상동) 헤아려본 그대와 나 거의 엇비슷 다스릴략
寄辛草亭(기신초정) 신초정에게 부치며-閔思平8
一朶寒梅始正開(일타한매시정개) 한 떨기 추운 매화 막 활짝 피어
持盃繞樹日千回(지배요수일천회) 잔 들고 나무 둘러 하루 천 바퀴
花心不喜尋常客(화심불희심상객) 매화꽃 아니 기뻐 늘 찾는 손님
唯待分司御史來(유대분사어사래) 오직 바래 나눠줄 어사 오기를
李政丞挽章(이정승만장) 이정승 만장-閔思平9
百年終始似公難(백년종시사공난) 백년 살아 처음 끝 공 같인 못해
看取凌煙畵壁間(간취릉연화벽간) 봐 알아 깔린 안개 그림 벽 사이 ※공신초상
羽蓋不來雲杳添(우개불래운묘첨) 깃 덮개 아니 와도 구름에 어둑 덮을개 어두울묘
漆燈無盡夜漫漫(칠등무진야만만) 칡 등불 다함없어 밤은 깊어져 질펀할만
平生事業唯淸白(평생사업유청백) 한 삶 살며 해온 일 오직 흰 맑음
夢裏功名幾險艱(몽리공명기험간) 꿈속조차 일 이룸 거의 어려움
地下有知應喜見(지하유지응희견) 땅 아래 알아주니 기쁨 보게 돼
德陵松栢暗西巒(덕릉송백암서만) 덕릉의 솔 잣나무 서산에 어둠
次雲窩李培中詩韻(차운와이배중시운) 운와 이배중의 시를 빌어-閔思平10
三韓今古幾英雄(삼한금고기영웅) 삼한 땅 옛 이제에 몇이나 영웅
回首時時憶拙翁(회수시시억졸옹) 고개 돌려 때때로 나를 생각해 졸할졸
愛菊愛梅唯益相(애국애매유익상) 국화 매화 아끼니 오로지 익재 ※益齋 李齊賢
世人只愛牧丹紅(세인지애목단홍) 세상사람 좋기만 모란 붉음이 (1287~1367)
送柳侯(송류후) 유후를 보내며 ※柳時英-閔思平11
柳侯我師友(유후아사우) 유후는 내게 스승이며 벗
忠孝自天生(충효자천생) 충정과 효성 타고 났으니
暫輟君王寵(잠철군왕총) 잠시 그침에 임금님 사랑 그칠철 괼총
來思父母寧(내사부모녕) 오면서 생각 어버이 모심
十年燕市酒(십년연시주) 열 해를 잔치 저자의 술로
千里鵠峰情(천리곡봉정) 천 리길 멀어 고니봉 정이 고니곡
笑別尊前舊(소별존전구) 웃으며 보내 술잔 앞 벗을
天寒勤遠征(천한근원정) 날씨 추워서 삼가 먼 길을
次韻吳祭酒送劉中書(차운오좨주송유중서)
오좨주가 유중서를 보내는 시를 빌어 ※좨주:벼슬명-閔思平12
先生且莫告南歸(선생차막고남귀) 선생은 하지 마오 남쪽 간단 말
君我論交自布衣(군아론교자포의) 그대와 나 말 사귐 베옷 때부터 ※벼슬 없을 때
白髮相逢情更重(백발상봉정갱중) 흰머리 서로 만나 더욱 정 들어
尊前舊伴曉星稀(존전구반효성희) 술잔 앞 벗을 함께 새벽 별 드문
寄許舟溪(기허주계) 허주계에게-閔思平13
楊柳靑靑又一春(양유청청우일춘) 버들이 푸릇푸릇 또 하나 봄이
酒盃處處盡新人(주배처처진신인) 술잔은 곳곳 보여 새 사람 없어
知音遠在舟溪上(지음원재주계상) 날 알 이 멀리 있어 배 시내 올라
蕭洒淸風數巾幅(소쇄청풍수건폭) 말간 물 맑은 바람 몇 두건 너비 물뿌릴쇄
門生劉措大歸家寄許先生(문생유조대귀가기허선생)
문하생 유조대가 집에 가기에 허선생에게 부쳐-閔思平14
燕雁相違已數年(연안상위이수년) 제비 기러기 서로 어겨 이미 몇 해가
幾回南望獨悠然(기회남망독유연) 몇 차례 남쪽 바래 혼자 아득해
何須固閘舟溪水(하수고갑주계수) 어찌 꼭 굳은 수문 시냇물에 배 물문갑
惆悵無人續斷絃(추창무인속단현) 슬프다 사람 없어 끊긴 줄 이을 슬퍼할창
詩謝舟溪先生寄香茶(시사주계선생기향다)
주계선생이 향차를 부쳐 감사드리는 시-閔思平15
相思南望隔情人(상사남망격정인) 서로 생각 남쪽엘 멀리 정든 이
舌本乾時只嚥津(설본건시지연진) 혀뿌리 마를 때면 침만 삼켜야 삼킬연
居士似知禁酒令(거사사지금주령) 머문 선비 아는 듯 술 금한 명령
殷勤送與火前春(은근송여화전춘) 넌지시 보내주신 불 앞의 봄을
次韻愚谷先生(차운우곡선생) 우곡선생의 시를 빌어-閔思平16
知足何曾事計然(지족하증사계연) 넉넉함 알기 어찌 꾸며 된 일이
人生富貴不多年(인생부귀부다년) 사람살이 부귀는 많은 해 못해
克家未有千金子(극가미유천금자) 집안 꾸려 없으니 천금의 자식
安用靑氈舊物傳(안용청전구물전) 어찌 써 푸른 담요 오래 물려서 모전전
寄郭提學稇(기곽제학곤) 제학 곽곤에게 부쳐-閔思平17
老來相識無余子(노래상식무여자) 늙으며 서로 알아 나 없는 자네
醉裏難忘只此心(취리난망지차심) 취해도 못 잊으니 다만 이 마음
夜半酒醒因大笑(야반주성인대소) 한 밤에 술을 깨어 크게 웃은 건
不知旁有墨觀音(부지방유默관음) 알지 못해 곁에 한 말 없는 보살 ※夫人
奉次益齋病中詩韻(봉차익재병중시운) 익제의 병중 시를 받들어 빌어-閔思平18
書券今方倦(서권금방권) 책에 서류는 이제 게을러 게으를권
酒尊常不離(주존상불리) 술에 술병 늘 아니 떨어져 樽술통준 罇술두루미준
病侵難可免(병침난가면) 병들어 가니 벗을 수 없어
老至亦曾知(로지역증지) 늙어감 또한 일찍이 알아
桃李春風疾(도리춘풍질) 복사 오얏꽃 봄바람 빨라
桑楡晩景遲(상유만경지) 뽕 느릅나무 저녁 볕 더뎌
庶將勤一醉(서장근일취) 여럿 부지런 한 번 취함에 여러서
毋使少年嗤(무사소년치) 하게는 마라 아이 비웃음 말무 웃을치
菊墅宅1(국서택1) 국서택-閔思平19
花落鸚啼院落深(화락앵제원락심) 꽃이 져 앵무 울어 들 마을 깊이 앵무새앵
醉携佳客發狂吟(취휴가객발광음) 취해 끌어 나그네 날뛰어 읊어 끌휴
主人情重那辭酒(주인정중나사주) 임자 정이 두터워 어찌 술 마다
坐對斜暉隱遠林(좌대사휘은원림) 앉아 맞아 비낀 해 먼 숲에 숨어 빛휘
菊墅宅2(국서택2) 국서택-閔思平20
人生能飮幾千盃(인생능음기천배) 사람 살며 마셔야 몇 천 잔이지
少壯吾知不復回(소장오지불복회) 젊어 씩씩 내 알아 돌리지 못해
乘興時時歸倒載(승흥시시귀도재) 흥에 겨워 때때로 타고 돌아와
無人不道看花來(무인부도간화래) 말 않는 사람 없어 꽃 보고온대
雪1(설1) 눈-閔思平21
滿空飛雪怱飄零(만공비설총표령) 하늘 가득 눈 날려 바삐 떨어져 바쁠총
行客怱怱赴遠程(행객총총부원정) 길 가는 이 바쁘게 먼 길 나아가 나아갈부
萬屋塩堆明半夜(만옥염퇴명반야) 모든 집 쌓인 소금 밝은 한 밤에 언덕퇴
一邊雲缺耿徵星(일변운결경징성) 한 곁에 구름 흩여 빛남 거둔 별 빛날경
始疑春到梅初發(시의춘도매초발) 봄이 왔나 했더니 매화 처음 펴
更賀年豐筆暫耕(갱하년풍필잠경) 다시 빌어 해 풍년 잠시 붓 갈겨 밭갈경
此瑞方知天有意(차서방지천유의) 이런 좋음 막 알아 하늘 뜻임을
自南自北致民寧(자남자북치민녕) 남쪽서 북쪽에서 백성 편하게
雪2(설2) 눈-閔思平22
飄飄遠近滿空零(표표원근만공령) 휘날려 이에 저에 온 하늘 내려
縞帶銀盃想客程(호대은배상객정) 하얀 띠 은의 잔이 나그네 갈 길
庭下竹枝如削玉(정하죽지여삭옥) 뜰아래 대 가지는 깎인 옥처럼 깎을삭
筆鋒書字似繁星(필봉서자사번성) 붓끝에 쓰인 글씨 섞인 별 같아 칼끝봉
樵夫吹火知難爨(초부취화지난찬) 나무꾼 불어 불 때 어려움 알고 불땔찬
田叟埋牛難未耕(전수매우난미경) 밭 늙은이 소 묻혀 밭갈이 못해 늙은이수
一夜暫成銀色界(일야잠성은색계) 밤 하나 짧게 이룬 은 빛깔 세계
却疑天地一淸寧(각의천지일청녕) 안 믿기니 하늘땅 한 맑은 안녕
雪後寄林椽詩(설후기림연시) 눈 내린 뒤 임연에게 부치는 시-閔思平23
桂玉窮愁憶故山(계옥궁수억고산) 달은 옥 다한 시름 고향 산 생각 계수나무계
旅窓風雪惱淸寒(여창풍설뇌청한) 나그네 창 눈바람 맑아서 추워 괴로워할뇌
贈袍戀戀情非厚(증포연연정비후) 보낸 솜옷 그리니 정 아니 두둑 보낼증
那得遼東住幼安(나득요동주유안) 어찌해 요동 땅이 머물러 편해 어릴유
次韻義軒(차운의헌) 의헌의 시를 빌어-閔思平24
偶上平陽水上亭(우상평양수상정) 뜻밖 오른 너른 볕 물 위로 정자 ※平壤
雨晴雲薄暑風淸(우청운박서풍청) 비 개여 구름 엷어 바람도 맑아 더울서
昨霄燕子樓中月(작소연자루중월) 어제 하늘 제비에 누각 안에 달 하늘소
遍照幽人兩地情(편조유인양지정) 고루 비춰 숨은 이 두 땅에 정이 두루편
奉呈金相公(봉정김상공) 김상공께 받들어 드리며-閔思平25
畫堂歌吹半酣時(화당가취반감시) 그림 집 노래 불러 반쯤 취한 때 즐길감
把葉誰題歸燕詩(파엽수제귀연시) 잎 잡아 누가 지어 연경 가는 시 잡을파
唯有多情一輪月(유유다정일륜월) 오직 있어 정 많아 둥근달 하나 바퀴륜
四千里外獨相隨(사천리외독상수) 사천 리 먼 밖까지 혼자서 따라
東國四詠(동국사영) 우리나라 네 노래-閔思平26
萬柄亭亭上下池(만병정정상하지) 모든 자루 우뚝이 위아래 못에 자루병
幽人乘興獨尋時(유인승흥독심시) 숨은 이 흥에 겨워 혼자 찾는 때
一番細雨蒸荷氣(일번세우증하기) 한 차례 보슬비에 연꽃 기운 쪄 찔증
數里香風泛柳絲(수리향풍범류사) 몇 리를 향기바람 버들가지 떠 뜰범
奉呈拙齋(봉정졸재) 졸재께 받들어 드리며 ※拙翁 崔瀣(1287~1340)-閔思平27
園中綠竹千竿玉(원중록죽천간옥) 동산 속 푸른 대는 천 마디 옥이 장대간
籬下黃花七里香(리하황화칠리향) 울 아래 노란국화 칠 리에 향내 울타리리
世事悠悠溫飽外(세사유유온포외) 세상일 아득해서 따뜻 부름 밖
只因自取有閑忙(지인자취유한망) 다만 까닭 저하기 느긋함 바쁨
梅詩(매시) 매화 시-閔思平28
凍醪自酌兩三杯(동료자작양삼배) 찬 막걸리 혼자서 두어 잔 마셔 얼동 막걸리료
終日觀梅首不回(종일관매수불회) 하루 내 매화 보며 머리 안 돌려
天遣淸寒伴幽獨(천견청한반유독) 하늘 보낸 찬 맑음 숨어 혼자 짝 보낼견
故敎未許一時開(고교미허일시개) 일부러 시켜 않게 한때 다 피움
有贈(유증) 보냄이 있어-閔思平29
就第年來日日閑(취제년래일일한) 이뤄 붙는 해 오니 나날이 느긋 이룰취 及第
尙驚宦海足波瀾(상경환해족파란) 외려 놀라 벼슬길 물결침 넉넉 벼슬환
釣魚靜坐籬邊石(조어정좌리변석) 낚시로 가만 앉아 울 옆에 돌에
採蕨晴登屋上山(채궐청등옥상산) 고사리 캐러 올라 집 위로 산에
時有野僧來問字(시유야승래문자) 때로는 시골 스님 와서 글 묻고
不妨溪友與同歡(불방계우여동환) 안 거리껴 시내 벗 함께해 즐겨
愧予非是風塵吏(괴여비시풍진리) 부끄럼 아니 옳아 세속의 관리
猶未隨君拂袖還(유미수군불수환) 그대 따름 못해서 소매 떨쳐가 떨불
永翁生日次愚谷韻(영옹생일차우곡운) 영옹의 생일에 우곡의 운을 빌어-閔思平30
長安桂玉處怡然(장안계옥처이연) 서울에 달은 옥이 곳곳 즐거이 기쁠이
告老投閑度幾年(고로투한도기년) 늙음 아뢰 느긋해 몇 년을 보내
江上漁簑有聲畫(강상어사유성화) 강에 어부 도롱이 소리에 그림 도롱이사
又應千載使人傳(우응천재사인전) 또 마땅히 천 년을 사람에 알려
小園秋景(소원추경) 작은 동산 가을볕-閔思平31
紅落芙蓉水浴秋(홍락부용수욕추) 붉음 지는 부용꽃 물 씻긴 가을 부용부 연꽃용
故鄕歸計此淹留(고향귀계차엄류) 고향에 돌아갈 꾀 이 오랜 머묾 담글엄
濺梧踈雨飛斜點(천오소우비사점) 흩인 오동 성긴 비 빗 날려 찍혀 흩뿌릴천
護菊凝烟低不流(호국응연저불류) 감싼 국화 낀 안개 깔려 안 흘러
還笏已曾無世念(환홀이증무세념) 물린 홀 이미 일찍 세상 뜻 없어 홀홀
懸鞍空復憶春游(현안공부억춘유) 놓인 안장 괜히 또 봄놀이 생각 안장안
感今懷古驚時節(감금회고경시절) 느껴 이제 품은 옛 시절에 놀라
須信浮生似蜃樓(수신부생사신루) 꼭 믿어 떠돈 삶이 신기루 같아 무명조개신
贈李大夫達衷(증이대부달충) 대부 이달충에게-閔思平32
幸時無事作閒民(행시무사작한민) 행복할 땐 일없어 편한 백성 돼
老去逢春興轉新(노거봉춘흥전신) 늙어가니 봄 맞아 흥 일어 새록
我已看經君不酒(아이간경군부주) 나는 벌써 경을 봐 그댄 술 안 해
世間誰是賞花人(세간수시상화인) 세상에 누가 있어 꽃 즐길 사람
沒朴恥庵(몰박치암) 박치암에 빠져서-閔思平33
散策松蹊尋寺了(산책송혜심사료) 흩어 걸어 솔 길을 찾는 절 찾아 지름길혜
聯鞍夕照與樵還(연안석조여초환) 이은 안장 저녁볕 나무꾼과 와
數峰晴雪靑驢背(수봉청설청려배) 몇 봉우리 개인 눈 푸른 나귀등 나귀려
好被人嘲飯顆山(호피인조반과산) 잘 받아 남 비웃음 밥알의 산에 낟알과
投朴恥菴(투박치암) 박치암에게-閔思平34
凌晨入謁立門前(능신입알립문전) 새벽 타 들어 아뢰 문 앞에 서서 아뢸알
拜揖紛紛多賀客(배읍분분다하객) 절 드려 어지러이 많은 축하객 읍읍
唯有當年躑躅花(유유당년척촉화) 오직 있어 그해의 철쭉꽃 남아 머뭇거릴척촉
至今不改臙脂色(지금불개연지색) 이제껏 아니 고쳐 연지 빛깔 꽃 연지연
寄淡菴霽亭兩學士(기담암제정양학사) 담암 제정 두 학사에게 부쳐-閔思平35
白梅璀璨映紅梅(백매최찬영홍매) 흰 매화 옥빛 빛나 붉은 매 비춰 옥빛찬란할최
獨喜今年始盛開(독희금년시성개) 혼자 기뻐 올해에 처음 활짝 펴 빛날찬
誰道松京多一客(수도송경다일객) 누가 말해 솔 서울 많은 한 손님 ※開城 松都
無人乘輿看花來(무인승여간화래) 사람 없어 수레 타 꽃 보러옴이 수레여
閑居(한거) 한가히 살며-閔思平36
百年何日壯心休(백년하일장심휴) 백년의 삶 어느 날 굳센 맘 그쳐
老馬猶思踏九州(노마유사답구주) 늙은 말 외려 생각 온 누리 달려 밟을답
白髮無情空似雪(백발무정공사설) 흰머리 정 없게도 괜한 눈처럼
靑松持節不驚秋(청송지절불경추) 푸른 솔 곧음 지녀 가을 안 놀라
與門生出遊東郊(여문생출유동교) 문하생들과 동녘들에 나가서-閔思平37
偶出東郊欲打圍(우출동교욕타위) 뜻밖 나온 동쪽들 에워 잡으러 ※사냥
臂枯弓軟壯心非(비고궁연장심비) 팔뚝 말라 활 물러 아닌 장사 맘 팔비
秋山紫翠明前路(추산자취명전로) 가을 산 울긋불긋 앞길을 밝혀
沙水澄淸漾落暉(사수징청양락휘) 모래물결 맑아서 빛내려 출렁 맑을징 출렁거릴양
驕馬嚼御隨意快(교마작어수의쾌) 잘난 말 재갈 물려 맘대로 즐겨 씹을작
驚鴻避箭盡情飛(경홍피전진정비) 기러기 화살 놀라 정 떨쳐 날아 화살전
此行所得人如問(차행소득인여문) 이리 감에 얻는 건 남들 묻기에
醉領門生一布衣(취령문생일포의) 취해 이끈 문하생 한 베옷 선비
村中時事韻1(촌중시사운1) 시골에서 있는 일-閔思平38
村中對案淚霑衣(촌중대안루점의) 마을 속 책상 마주 눈물 옷 적셔
只爲今年省見稀(지위금년성견희) 다만 하기 올해는 찾아 뵘 드문
男困有心逃戶籍(남곤유심도호적) 사내 괴롬 마음은 호적을 벗어 달아날도
女飢無力借隣機(여기무력차린기) 아낙 굶어 힘없어 베틀 못 빌려 빌차
催租酷吏頻持牒(최조혹리빈지첩) 세 닦달 독한 아전 알림이 잦아 독할혹 서판첩
乞食窮兒每到扉(걸식궁아매도비) 밥 빌어 없는 아이 문 앞에 늘 와
借問當時誰任責(차문당시수임책) 묻느니 그때 맞아 뉘가 꾸짖어 맡길임 꾸짖을책
欲言非職恨身微(욕언비직한신미) 말 하려해 못 맡아 몸 둠 못내 한
村中時事韻2(촌중시사운2) 시골에서 있는 일-閔思平39
无義生猶死(무의생유사) 옳음이 없어 살아도 죽어 없을무
有心榮亦枯(유심영역고) 마음이 있어 누려도 말라
忍看邦本瘁(인간방본췌) 차마 보느니 나라 본 병듦 병들췌
鞭背无完膚(편배무완부) 등을 내려쳐 살갗 다 없어 채찍편
村中時事韻3(촌중시사운3) 시골에서 있는 일-閔思平40
志士慕高舜(지사모고순) 뜻 가진 선비 순임금 그려
難忘畎畝中(난망견무중) 잊지 못하니 밭둑 가운데 밭도랑견 이랑무
負暄琴在膝(부훤금재슬) 짊어진 볕에 무릎 거문고 따뜻할훤 무릎슬
可以和南風(가이화남풍) 할 수 있으니 남풍과 얼려
安東紫靑(안동자청) 안동자청-閔思平41
紅絲綠線與靑絲(홍사록선여청사) 붉은 실에 푸른 실 함께 파란 실 줄선
安用諸般雜色爲(안용제반잡색위) 어찌 쓸까 여럿에 섞인 빛깔 돼
我欲染時隨意染(아욕염시수의염) 내 하면 물들일 때 맘대로 들여
素絲於我最相宜(소사어아최상의) 하얀 실이 내게는 가장 딱 좋아
黑雲橋(흑운교) 검은 구름다리-閔思平42
黑雲橋亦斷還危(흑운교역단환위) 검은 구름 다리도 끊겨 아슬 해
銀漢湖生浪靜時(은한호생랑정시) 미리내 호수 일어 물결이 잘 때 ※銀河水
如此昏昏深夜裏(여차혼혼심야리) 이처럼 어두 컴컴 깊은 밤 속을
街頭泥濶欲何之(가두니활욕하지) 길거리 진창 널려 어디로 가게
1297 古雲 杏村 李嵒(1297∼1364)文貞 固城 檀君世記 1
寄息影庵禪老 식영암 노승에게1
浮世虛名是政丞 뜬세상 텅 빈 이름 정승이란 것 도울승
小窓閒味卽山僧 작은 창 느긋한 맛 산 암자 스님
個中亦有風流處 낱낱 속 또한 있어 풍류 머물러
一朶梅花照佛燈 한 떨기 매화꽃이 불등에 비쳐 늘어질타
1298 仲父 稼亭 李穀(1298∼1351)文孝 韓山 稼亭集 15
七夕小酌 칠석날 한잔하며 따를작 가정 이곡 목은 이색의 아버지1
平生蹤跡等雲浮 한 평생 지난 자취 구름과 같아 자취종적
萬里相逢信有由 만 리에 서로 만남 믿음 있음에 만날봉
天上風流牛女夕 하늘 위 풍류로는 칠석날 견우 ※牽牛 織女
人間佳麗帝王州 사람에 좋은 짝은 임금님 고을 ※서울 아름다울가
笑談欵欵樽如海 웃는 말 도란도란 술이 바다요 정성관 술통준
簾幙深深雨送秋 드린 발 깊고 깊어 비에 가을을 발렴 막막
乞巧曝衣非我事 재주 빌어 별 볼일 내 일 아니니 빌걸 쬘폭
且憑詩句遣閒愁 기대려네 시구에 시름 보내려 기댈빙 보낼견
※乞巧: 칠석날 처녀들이 별을 보며 바느질 솜씨가 좋아지기를 비는 풍속
有感(유감) 느낌 있어-李穀 가정 이곡2
身爲藏珠剖(신위장주부) 몸은 다스려 구슬 간직해
妻因徙室忘(처인사실망) 아내는 잊혀 집을 떠나면
處心如淡泊(처심여담박) 마음가짐은 담백함으로
遇事豈蒼黃(우사기창황) 일을 만나서 어찌 헤맬까
次紫燕島(차자연도) 자연도 시를 차운하여-李穀3
行過紫燕島(행과자연도) 지나쳐 가니 자연도 섬을
扣枻一閑吟(구예일한음) 노를 두드려 한가히 읊어 두드릴구 노예
浦漵盤如篆(포서반여전) 갯가 반반해 전자 글처럼 개서
竿檣蔟似簪(간장족사잠) 돛대 새둥지 비녀와 같아
鹽煙橫近渚(염연횡근저) 소금 연기 낀 가까운 물가
海月上遙岑(해월상요잠) 바다 달 올라 멀리 봉우리
我有扁舟興(아유편주흥) 내게 있으니 조각배 흥이
他年擬重尋(타년의중심) 다른 해 다시 찾아 빗대야
宿濟物寺(숙제물사) 제물사에 묵으며-李穀4
先王有遺澤(선왕유유택) 먼저 임금 있어서 남긴 은택이
濟物榜玆亭(제물방자정) 만물 건짐 알리니 이 정자에서 매방
月出乾坤白(월출건곤백) 달이 뜨니 하늘땅 하얗게 밝아
雲收島嶼靑(운수도서청) 구름 걷혀 섬 섬들 푸르기만 해 섬서
閑苔封古甃(한태봉고추) 막힌 이끼 덮으니 오랜 벽돌담 벽돌담추
老柏蔭中庭(로백음중정) 늙은 잣에 그늘져 뜰에 가운데 그늘음
榒筆還須閣(녁필환수각) 무뎌진 붓 아니 꼭 멈춰 세워야 나무이름녁
天慳未易形(천간미역형) 천성이 아까워해 아니 바꾼 꼴 아낄간
次江華郡(차강화군) 강화군 시를 차운하여-李穀5
海山深處一扁舟(해산심처일편주) 바다 산 깊은 곳에 조각배 하나
行到華山興未休(행도화산흥미휴) 가서 닿은 강화에 흥 아니 그쳐
自古金湯能害德(자고금탕능해덕) 예부터 단단한 성 덕 해침 있어
移都此地是誰謀(이도차지시수모) 도읍 옮겨 이 땅에 누구 꾀인가
寄鄭代言(기정대언) 정대언에게-李穀6
百年心事一扁舟(백년심사일편주) 한 백년 마음의 일 한 조각배에
自笑歸來已白頭(자소귀래이백두) 절로 웃어 돌아와 이미 백발이
猶有皇朝玉堂夢(유유황조옥당몽) 아직 있어 조정에 옥당의 꿈을
不知身在萩花洲(부지신재추화주) 몸 있는 줄 모르니 쑥 꽃의 물가 사철쑥추
辛巳元旦有感3(신사원단유감3) 신사년 설날에-李穀7
秩滿還朝在此春(질만환조재차춘) 임기 마쳐 조정서 돌아온 이 봄
爲緣親老愴精神(위연친로창정신) 연이 된 부모 늙어 슬픈 마음이
百年儻盡怡愉養(백년당진이유양) 백 년을 혹시 다해 기쁘게 모셔
千里何妨往返頻(천리하방왕반빈) 천리 길 어찌 꺼려 가고 옴 잦아
辛巳元旦有感4(신사원단유감4) 신사년 설날에-李穀8
兒童共喜見新春(아동공희견신춘) 아이들 모두 기뻐 새봄을 보니
竹爆桃符辟鬼神(죽폭도부벽귀신) 폭죽 부적 복사꽃 귀신을 쫓아
笑我異時如汝輩(소아이시여여배) 웃는 나는 다른 때 너희들 같아
而今却怕得年頻(이금각파득년빈) 이제 되레 두려워 나이 듦 잦아
苦寒(고한) 모진 추위-李穀9
朔吹搖空歲暮天(삭취요공세모천) 겨울바람 몰아쳐 한해 저물어
颼颼老屋讀書氈(수수로옥독서전) 바람소리 낡은 집 글 읽는 담요
一寒到骨那能解(일한도골나능해) 한추위 뼈에 닿아 어찌 녹일까
萬事關心只自煎(만사관심지자전) 모든 일 마음 쏠려 혼자만 졸여
衾鐵夜深明積雪(금철야심명적설) 쇠 이불 밤은 깊어 밝게 쌓인 눈
樵山市近絶炊煙(초산시근절취연) 나무 산 저자 곁에 끊긴 불 연기
詩人耐冷今猶古(시인내랭금유고) 시인은 추위 참아 이제나 예나
擬訪梅花澗水邊(의방매화간수변) 찾아가려 매화꽃 골짝 물가로
正朝雪(정조설) 설날 아침 눈-李穀10
雪從除夜到正朝(설종제야도정조) 눈이 내려 제야에 설 아침까지
旋入春風不禁消(선입춘풍불금소) 돌아든 봄바람에 못 막아 녹아
扇影未分雙闕仗(선영미분쌍궐장) 부채모습 못 나눠 두 대궐 지켜
靴聲早集五門橋(화성조집오문교) 발소리 일찍 들려 다섯 문 다리
從敎賀列朝衣濕(종교하렬조의습) 늘어세운 하례 줄 조회 옷 젖어
好傍昭容舞䄂飄(호방소용무수표) 곱게 곁 밝은 얼굴 춤 소매 나풀
便是新年多瑞氣(편시신년다서기) 이러한 새해에는 좋은 일 많길
願隨椒酒進民謠(원수초주진민요) 바램 따라 산초 술 울린 민요에
妾薄命用太白韻2(첩박명용태백운2) 첩박명이라 이백의 운을 써-李穀11
生不識人面(생불식인면) 나면서 몰라 사람 얼굴은
長年在深屋(장년재심옥) 자라선 갇혀 깊은 집안에
一爲色所誤(일위색소오) 첫 예쁨 되니 잘못되는바
反遭珉欺玊(반조민기숙) 되레 옥돌로 속여 다듬어 옥다듬는장인숙
憎愛古無常(증애고무상) 미움과 아낌 예로 늘 없어
朝恩暮乃疏(조은모내소) 아침 베풀음 저녁엔 드문
悒悒詠秋扇(읍읍영추선) 울적해 읊어 가을부채를
望絶登君車(망절등군거) 바램 끊기어 오른 님 수레
金牀爲誰拂(금상위수불) 금 침상 털어 누구를 위해
繡被久已收(수피구이수) 수놓인 이불 오래 걷어둬
閨空寒月落(규공한월락) 규방은 비어 차운 달 지니
但見螢火流(단견형화류) 다만 바랄 뿐 반딧불 흘러
沈憂暫成夢(침우잠성몽) 시름에 잠겨 잠깐 꿈을 꿔
依稀鬪百草(의희투백초) 드물음에도 온갖 풀 다퉈
世無相如才(세무상여재) 세상에 없는 상여의 재주 ※司馬相如
誰令復舊好(수령복구호) 누가 하게해 되돌려 좋게
癸未元日崇天門下(계미원일숭천문하) 계미년 설날 숭천문 아래에서-李穀12
正朝大闢大明宮(정조대벽대명궁) 설날 아침 활짝 연 대명궁에는
萬國衣冠此會同(만국의관차회동) 모든 나라 사절이 모두 모였다
虎豹守閽嚴內外(호표수혼엄내외) 범 표범 문을 지켜 안팎이 근엄
鴛鸞分序肅西東(원란분서숙서동) 원앙 난새 나뉘어 동 서로 숙연
壽觴灔灔浮春色(수상염염부춘색) 축수 잔에 출렁여 봄빛이 뜨고
仙仗摐摐立曉風(선장창창립효풍) 지켜 모심 우렁차 선 새벽바람
袍笏昔曾陪俊彦(포홀석증배준언) 홀에 조복 일찍이 반열에 붙어
天門翹首思難窮(천문교수사난궁) 대궐문 깃털머리 생각 끝없어
秋雨夜坐(추우야좌) 가을비에 밤에 앉아-李穀13
寒雲作色送昏鴉(한운작색송혼아) 찬 구름 빛을 띠어 저녁 까마귀
獨倚書窓感物華(독의서창감물화) 홀로 기댄 서쪽 창 온갖 꽃 느껴
秋晩江山正搖落(추만강산정요락) 가을 늦어 강산은 흔들려 지고
夜深風雨更橫斜(야심풍우갱횡사) 밤 깊어 바람비는 다시 몰아쳐
利名少味徒爲客(리명소미도위객) 이끗 이름 맛 적어 모두 나그네
魂夢無情不到家(혼몽무정불도가) 넋의 꿈 뜻이 없어 집에도 못 가
曉鏡定應添鬢髮(효경정응첨빈발) 새벽 거울 마주쳐 더한 머리털
羸驂肯復傍塵沙(리참긍부방진사) 여윈 말 타고 다시 티끌모래 곁
次韻答順庵(차운답순암) 차운하여 순암에게 답하며-李穀14
半生光景屬離居(반생광경속리거) 반을 살아 모습은 떠나 머물러
旅食從來不願餘(려식종래불원여) 돌아 먹어 오면서 딴 바램 않아
窓外芭蕉饒夜雨(창외파초요야우) 창밖의 파초 잎은 밤비를 실컷
盤中苜蓿富春蔬(반중목숙부춘소) 쟁반 위에 거여목 봄나물 푸짐
家貧自有簞瓢樂(가빈자유단표악) 집 가난해 저절로 단표의 즐김 ※顔回
計拙非因翰墨疏(계졸비인한묵소) 꾀 서툴러 안 되니 문필이 드문
時到煙花禪榻畔(시도연화선탑반) 때 되면 연기 꽃을 참선자리 곁
坐忘身世等籧廬(좌망신세등거려) 앉아 잊어 몸 둠을 움막과 같아
妾薄命用太白韻1(첩박명용태백운1) 첩은 박명해 이백의 운으로-李穀15
妾本寒門子(첩본한문자) 첩은 본디에 썰렁한 집 딸
荊釵居白屋(형채거백옥) 가시비녀에 초가집 살아
美質天所生(미질천소생) 아름다운 건 타고난 바라
兩臉如赬玊(량검여정숙) 두 볼은 마치 붉은 옥 같아
自倚傾國艶(자의경국염) 스스로 믿어 나라기울 미
乃與世人疏(내여세인소) 이에 함께한 사람 드물어
五陵多年少(오릉다년소) 다섯 큰 언덕 많은 젊은이
過者皆停車(과자개정거) 지나는 이 다 수레 멈추지
一笑肯輕賣(일소긍경매) 한 번의 웃음 가볍게 팔아
千金且不收(천금차불수) 천금 오히려 받지는 않아
以此自愆期(이차자건기) 이런 까닭에 스스로 허물
歲月長江流(세월장강류) 세월은 긴긴 강물로 흘러
西風昨夜至(서풍작야지) 가을바람은 지난밤 닿아
莎鷄鳴露草(사계명로초) 베짱이 울어 이슬 풀에서
紅顔恐消歇(홍안공소헐) 고운 낯 아마 다 스러질까
時過不再好(시과부재호) 때가 지나면 다신 안 좋아
1300 偰遜(?∼1360) 近思齋逸藁 설손 귀화인(위그르인) 1
山中雨 산중에 오는 비
一夜山中雨 밤을 꼬박 산속에 비가 내리고
風吹屋上茅 바람 불어 지붕 위 띠가 날렸네 불취 띠모
不知溪水長 시냇물 불은 줄도 몰랐었다가
只覺釣船高 낚시 배 높아짐에 다만 알았네 낚시조
1301 太古 洪普愚(1301∼1382)圓證 洪州 太古集 보우 19
海雲(해운) 바다 구름-普愚1
茫茫碧海上(망망벽해상) 아득하게도 푸른 바다 위
片片白雲行(편편백운행) 조각 조각나 흰 구름 떠가
中有白鷗樂(중유백구락) 그 속에 즐겨 하얀 갈매기
與君任此生(여군임차생) 그대 더불어 여기 살리라
雲山(운산) 구름 산-普愚2
白雲雲裏靑山重(백운운리청산중) 흰 구름 구름 속에 푸른 산 겹쳐
靑山山中白雲多(청산산중백운다) 푸른 산 산 속에는 흰 구름 많아
日與雲山長作伴(일여운산장작반) 날로 함께 구름 산 오랜 벗이 돼
安身無處不爲家(안신무처불위가) 몸 편함 없는 데는 집이라 안 해
送珦仙人之江南(송향선인지강남) 강남 가는 향선인을 보내며-普愚3
海東千古月(해동천고월) 바다 동쪽서 천년을 뜬 달
江南萬里天(강남만리천) 장강 남쪽은 만 리의 하늘
淸光無彼此(청광무피차) 맑은 빛이야 이와 저 없어
莫認諸方禪(막인제방선) 알려고 마라 여러 곳 참선
淸澗(청간) 맑은 산골 물-普愚4
出自靑山谷(출자청산곡) 흘러나오니 푸른 산골서
流流朝碧海(류류조벽해) 흘러 흘러서 푸른 바다로
潺溪聲最切(잔계성최절) 졸졸 시냇물 소리 다 끊겨
近聽人誰解(근청인수해) 가까이 들어 남들 뉘 알까
古林(고림) 오랜 숲-普愚5
無枝無葉樹(무지무엽수) 가지가 없어 잎 없는 나무
春風動其根(춘풍동기근) 봄날 바람에 뿌리 흔들려
非靑非白色(비청비백색) 아니 푸른빛 아니 하얀빛
花發又無痕(화발우무흔) 꽃이 피어도 자취도 없어
南谷(남곡) 남쪽 골짜기-普愚6
童子行尋千載後(동자행심천재후) 동자승 찾아가니 천 년 흐른 뒤
寥寥寂寂但淸虛(요요적적단청허) 쓸쓸하고 고요해 말갛게 비어
老僧無事臥雲裏(노승무사와운리) 늙은 스님 일 없어 구름에 누워
白日靑山對結廬(백일청산대결려) 한낮의 푸른 산이 초가와 마주
參禪銘1(참선명1) 참선명-普愚7
心卽天眞佛(심즉천진불) 마음이란 곧 그대로 부처
何勞向外覓(하로향외멱) 어찌 힘들게 밖으로 찾나
放下萬事看(방하만사간) 놓아두고서 모든 일 보니
路窮如鐵壁(노궁여철벽) 길이 막히어 철벽과 같아
悟道頌1(오도송1) 도를 깨치는 글-普愚8
一亦不得處(일역부득처) 하나라해도 얻지 못한 곳
踏破家中石(답파가중석) 밟아 깨어야 집안의 돌을
回看沒破寂(회간몰파적) 돌아다보니 깨 없어 고요
看者亦已寂(간자역이적) 보는 이 또한 이미 고요해
了了圓陁陁(료료원타타) 또렷한 둥긂 비스듬 깎여
玄玄光爍爍(현현광삭삭) 가물가물 빛 밝게 빛나네
佛祖與山河(불조여산하) 부처와 조사 함께 산들에
無口悉呑郤(무구실탄극) 입 없이 모두 고을을 삼켜
空溪(공계) 빈 골짜기-普愚9
百萬人蹤絶(백만인종절) 백만의 사람 자취 끊어져
三祗客路窮(삼지객로궁) 삼생의 따름 떠돌다 막혀
落花浮碧淥(낙화부벽록) 떨어진 꽃잎 푸른 물에 떠 밭을록
白日徹西東(백일철서동) 한낮의 해는 동서로 환해 통할철
過雲(과운) 지나는 구름-普愚10
平生行止大無端(평생행지대무단) 반반한 삶 몸가짐 크게 무던해
是處無求是處安(시처무구시처안) 이런 곳 찾음 없지 느긋함이라
行滿天下沒蹤迹(행만천하몰종적) 천하 온통 다녀도 자국이 없어
今日依然臥碧山(금일의연와벽산) 오늘도 그렇듯이 누운 푸른 산
竹庵(죽암) 대숲 암자-普愚11
中無一物本來淸(중무일물본래청) 속에 없는 한 가지 본래 맑아서
擧世無人窺戶庭(거세무인규호정) 세상에 없는 사람 집 뜰을 엿봐
鳳嘯龍吟破禪寂(봉소용음파선적) 봉황 울음 용 울음 고요함을 깨
一竿明月滿江城(일간명월만강성) 한 낚싯대 밝은 달 강마을 가득
斷巖(단암) 끊긴 낭떠러지-普愚12
路隔靑山斷世緣(노격청산단세연) 길 막힌 푸른 산이 세상 줄 끊어
亦無佛祖到門前(역무불조도문전) 또 없어 부처 조사 문 앞에 닿는
含花百鳥絶來往(함화백조절래왕) 머금은 꽃 온갖 새 오고감 끊겨
但祝名君一炷煙(단축명군일주연) 다만 올려 임금께 한 줄기 향불
隱峰(은봉) 숨은 봉우리-普愚13
百億須彌在其中(백억수미재기중) 백억의 수미산이 그 안에 있고
白雲圍繞幾千重(백운위요기천중) 흰 구름 둘러싸여 몇 천 겹으로
那邊殘照微茫外(나변잔조미망외) 저 편에 지는 햇빛 아득한 바깥
却立巍巍振古風(각립외외진고풍) 문득 서니 높아서 옛 풍을 떨쳐 높을외
伴雲(반운) 구름을 벗하여-普愚14
善和於上亦和下(선화어상역화하) 위와 잘 어울리면 아래도 어울려
卷舒行藏閑且雅(권서행장한차아) 걷고 펴 가고 머묾 한가하고 우아
大布無邊細無間(대포무변세무간) 끝없이 크게 펼쳐 세밀해 틈 없어
靑山重疊萬里野(청산중첩만리야) 푸른 산 겹겹 쌓여 만 리가 들판
參禪銘2(참선명2) 참선명-普愚15
妄念都滅盡(망념도멸진) 망녕된 생각 다해 없어져
盡處還抹却(진처환말각) 다한 곳 도로 지워버린다
身心如托空(신심여탁공) 몸과 마음을 공에 맡긴 듯
寂然光達赫(적연광달혁) 고요한 빛이 뚫려 빛난다
參禪銘3(참선명3) 참선명-普愚16
本來面目誰(본래면목수) 본디 얼굴은 누구이던가
纔擧箭沒石(재거전몰석) 겨우 화살에 돌에 사라져
疑團百雜碎(의단백잡쇄) 의심 덩어리 산산이 부숴
一物蓋天碧(일물개천벽) 한 물건 덮어 푸른 하늘을
辭世頌(사세송) 세상을 버리며-普愚17
人生命若水泡空(인생명약수포공) 사람 삶 명줄 같기 물거품 터짐
八十餘年春夢中(팔십여년춘몽중) 여든 몇 해 봄날의 꿈만 같아라
臨終如今放皮帒(임종여금방피대) 오늘처럼 마치려 자루를 벗어 전대대
一輪紅日下西峰(일륜홍일하서봉) 동그랗고 붉은 해 서산에 지네
證庵(증암) 깨닫는 암자-普愚18
十方無壁落(시방무벽락) 모든 세계에 벽 빠짐없어
四面亦無門(사면역무문) 사면 어디도 그런 문 없어
佛祖行不到(불조행부도) 부처 스님도 가서 못 닿아
閑眼臥白雲(한안와백운) 한가히 보아 누운 흰 구름
悟道頌2(오도송2) 도를 깨치는 글-普愚19
趙州古佛老(조주고불로) 조나라 고을 옛 부처 조사
坐斷千聖路(좌단천성로) 앉아서 끊어 천의 성인 길
吹毛覿面提(취모적면제) 털 베는 칼을 눈앞에 대어 볼적
通身無孔竅(통신무공규) 몸을 꿰뚫은 구멍도 없어 구멍규
狐兎絶潛蹤(호토절잠종) 여우 토끼도 숨은 데 없이
翻身獅子露(번신사자로) 몸을 뒤치니 사자가 나와
打破牢關後(타파뢰관후) 때려 부수니 우리 갇힌 뒤 우리뢰
淸風吹太古(청풍취태고) 맑은 바람은 태고에 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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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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