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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4부

淸潭 2019. 6. 2. 08:00


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4

生年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1353 再父 冶隱 吉再(13531419)忠節 海平 冶隱集  10

卽事 그 자리에서1

盥水淸泉冷 세숫물 맑기도 해 샘의 시원함 대야관

臨身茂樹高 다가선 몸 우거져 나무 높다람 우거질무

冠童來問字 갓 쓴 아이 다가와 글을 물으며

聊可與逍遙 안 될까요 더불어 거닐어 놀길 힘입을료

 

述志 / 閒居 뜻을 말하다 / 한가히 살며2

臨溪茅屋獨閑居 시냇가 초가집에 한가히 홀로 띠모

月白風淸興有餘 달 밝아 바람 맑아 흥취도 남아

外客不來山鳥語 바깥 손 아니 와도 산새 지저귐

移床竹塢臥看書 평상 옮겨 대밭에 누워 책 보네 둑오 엎드릴와

 

卽事(즉사) 바로 지어-吉再3

盥水淸泉冷(관수청천랭) 세숫물 맑기도 해 샘물 차가워 대야관

臨身茂樹高(임신무수고) 다가선 몸 우거져 나무 높다래 우거질무

冠童來問字(관동래문자) 갓 쓴 아이 찾아와 글을 물으며

聊可與逍遙(료가여소요) 안 될까요 더불어 걸어 노니길 힘입을료

 

述志(술지)/ 閑居(한거) 뜻을 말하니/ 느긋이 살아-吉再4

臨溪茅屋獨閑居(임계모옥독한거) 시냇가 초가집에 혼자 느긋해

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 달 밝아 바람 맑아 흥 일어 넘쳐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불래산조어) 바깥 손 아니 와도 산새 지저귐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평상 옮겨 대밭에 누워 글 읽어

 

金鼇山大穴寺廣寒樓(금오산대혈사광한루) 금오산 대혈사 광한루-吉再5

竹色春秋堅節義(죽색춘추견절의) 대나무 빛 봄가을 올곧음 굳어

溪流日夜洗貪婪(계류일야세탐람) 시내 흘러 밤낮을 탐함을 씻어 탐할람

心源瑩靜無塵態(심원형정무진태) 마음 샘 밝아 고요 티끌 태 없어

從此方知道味甘(종차방지도미감) 이부터 마침 알아 도의 맛 달아

 

偶吟(우음) 우음-吉再6

五更殘月窓前白(오경잔월창전백) 오경에 남겨진 달 창 앞에 밝아

十里松風枕上淸(십리송풍침상청) 십리 부는 솔바람 베개 위 맑혀

富貴多勞貧賤苦(부귀다로빈천고) 부귀함 일 많이 해 빈천함 씁쓸

隱居滋味與誰評(은거자미여수평) 숨어살아 나는 맛 뉘 함께 매겨

 

足夢中聯句(족몽중련구) 꿈에 지은 대련 구에 만족하며-吉再7

古今僚友身新變(고금료우신신변) 옛 이제 함께한 벗 몸 새로 바꿔 동료료

天地江山是故人(천지강산시고인) 하늘땅에 강산이 바로 오랜 이

太極眞君應許我(태극진군응허아) 크나큰 끝 하느님 으레 내게 해

仁心不老自靑春(인심불로자청춘) 어진 마음 안 늙어 절로 푸른 봄

 

泮宮偶吟(반궁우음) 성균관에서 읊다-吉再8

龍首正東傾短垣(용수정동경단원) 용수산 바른 동쪽 짧은 담 비껴 담원

水芹田畔有垂楊(수근전반유수양) 물미나리 밭두둑 드리운 버들 미나리근

身雖從衆無奇特(신수종중무기특) 몸이야 뭇사람에 다를 게 없어

志則夷齊餓首楊(지칙이제아수양) 뜻한 본 백이숙제 수양산 굶음

 

謝監司南龜蓭送酒(사감사남구암송주) 감사 남구암이 술을 보내 고마워하며-吉再9

五湖仙藥到紫荊(오호선약도자형) 오호의 신선약이 사립문에 와 모형나무형

顚倒開緘手自傾(전도개함수자경) 거꾸로 해 연 마개 손수 기울여 봉할함

病骨勝酣回壯骨(병골승감회장골) 병든 몸 잘 마시면 굳센 몸 돌려 즐길감

衰情得醉返風情(쇠정득취반풍정) 여린 정 취해서는 멋진 정 돌아

家貧野蔬盛三豆(가빈야소성삼두) 집 가난해 들나물 세 접시 담아

市遠村醪酋一甁(시원촌료추일병) 저자 멀어 마을 술 병 하나 채워 막걸리료 두목추

欲謝却嫌無謝地(욕사각혐무사지) 답하려 되레 싫어 할 처지 못돼 싫어할혐

但將蟬手祝遐齡(단장선수축하령) 다만 앞에 모운 손 빌어 먼 나이 매미선 멀하

 

無題(무제) 무제-吉再10

曾讀前書笑古今(증독전서소고금) 일찍 읽어 예전 책 웃어 옛 이제

愧隨流俗共浮沈(괴수류속공부침) 부끄럼 흘러 속되 함께 떠 빠짐

終期直道扶元氣(종기직도부원기) 끝내 바램 곧은 도 원기 붙들어

肯爲虛名役片心(긍위허명역편심) 기꺼워 헛된 이름 군역 조각 맘

坐野禽啼晝景(묵좌야금제주경) 잠자코 앉은 들새 낮볕에 울어 울제

閉門官柳長春陰(폐문관류장춘음) 문 닫힌 관에 버들 봄 그늘 길어

人間事了須先退(인간사료수선퇴) 세상 일 끝마치니 먼저 물러나

不待霜毛漸滿簪(부대상모점만잠) 안 기다린 서리털 차츰 찬 머리 비녀잠

 

1357 伯父 通亭 姜淮伯(13571402) 晉州  1

鐵原懷古 옛 품은 철원

山含故國千年恨 산은 품어 고국의 천년의 한을 머금을함

雲抱長空萬里心 구름 감싸 먼 하늘 만 리의 마음 안을포

自古興亡皆有致 예부터 흥함 망함 다 보냄 있어 보낼치

願因前轍戒來今 바램은 지난 자국 오늘 알아야 바퀴자국철

 

1357 敬夫 德谷 趙承肅(1357∼1417)文敬 咸安 德谷集 덕곡 조승숙  1

贈吉冶隱(증길야은) 야은 길재에게 드리며-趙承肅

負山臨水卜閑居(부산임수복한거) 뒤는 산 앞엔 물이 가려 삶 느긋

月夕烟朝興有餘(월석연조흥유여) 달 저녁 안개아침 흥 일어 남아

京洛故人如問我(경락고인여문아) 서울에 오랜 벗들 내게 물으니

竹林深處臥看書(죽림심처와간서) 대 수풀 으슥한 곳 누워 글 읽어

吉再 閑居 臨溪茅屋獨閑居 月白風淸興有餘 外客不來山鳥語 移床竹塢臥看書

 

1360 潤物 蘭溪 咸傅霖(13601410)定平 江陵 고려우왕  1

法住寺 법주사

鷄園閒日月 닭 동산에 해와 달 한가로운데

雁塔鎖雲烟 안탑엔 구름 연기 자욱하기만 쇠사슬쇄 연기연

偶入三淸洞 어쩌다 들어왔네 삼청동 골짝 짝우

都忘世事牽 모두 잊은 세상 일 끌고 가겠지 도읍도 끌견

 

1362 虞庭 亨齋 李稷(13621431)文景 星州 고려공민왕  1

孔俯漁舍詩卷 공부어사에서의 시

柳陰密成幄 버들그늘 빽빽해 장막이 되고 휘장악

黃鳥送好音 꾀꼬리 좋은 노래 보내 듣는다

幅巾步回渚 폭건 쓰고 걸어서 물가 거닐어 폭폭 물가저

沙白水淸深 모래 희고 물 맑아 깊기도 하지

潔身富春志 깨끗한 이내 몸은 부춘(엄자릉)의 뜻이 깨끗할결

濟世磻溪心 세상을 건져냄은 반계(강태공)의 마음 강이름반

乾坤一竿竹 하늘땅에 대나무 낚싯대 하나 장대간

氣味古猶今 멋스러운 옛날도 오히려 이제 오히려유

 

1363 懼夫 尨村 黃喜(13631452)翼成 長水 尨村集  1

觀風樓 관풍루

軒高能却暑 집이 높아 되느니 더위 물리쳐 추녀헌 물리칠각

簽豁易爲風 처마 넓어 쉬우니 바람 불기가 농첨 뚫린골활

老樹陰垂地 늙은 나무 그늘을 땅에 드리워 드리울수

遙岑翠掃空 먼 봉우리 푸르게 하늘을 쓸어 봉우리잠 쓸소

 

1367 遺德 靖安 李芳遠(1367~1400~1418~1422)~恭定太宗 全州  1

3대 태종 이방원

地僻人稀處 지역인희처 땅은 외져서 사람 드문 곳

淸心日夜齋 청심일야재 깨끗한 마음 밤낮 떨쳐내

黃花臨井水 황화임정수 노란 국화꽃 우물물 곁에

白露浸季苔 백로침 하얀 이슬에 섬돌이끼 껴

獻壽祈何絶 헌수기하절 오래 삶 빌어 어떻게 끊어

明星應自排 명성응자배 샛별도 으레 저절로 밀쳐

春秋期不失 춘추기불실 봄가을 맺어 잃지 않아서

聖德亦懷哉 성덕역회재 임금님 덕을 또한 품을 뿐

 

1369 巨卿 春亭 卞季良(13691430)文肅 密陽 春亭集  46

復興寺 부흥사1

失路投山寺 길을 잃어 들었네 산속의 절에

人傳是復興 사람들 이를 전해 부흥사라네 다시부

靑松惟見鶴 푸른 솔이 있으니 학은 보이나

白日不逢僧 하얀 대낮 스님은 만날 수 없네

古壁留金像 옛 벽엔 남았느니 오랜 금불상

空梁耿玉燈 빈 대들보 비추니 옥빛 등잔불 빛날경

前軒頗淸絶 앞 추녀 자못 맑아 끊어졌어도 추녀헌 자못파

過客獨來憑 지나가는 나그네 혼자 기대네 기댈빙

 

次子剛韻(차자강운) 자강의 운을 따서-卞季良2

關門一室淸(관문일실청) 문 닫으니 방 하나 맑기만 하고

烏几淨橫經(오궤정횡경) 까만 책상 깔끔히 경전이 놓여

纖月入林影(섬월입림영) 초승달 숨어들어 숲 그림자에

孤燈終夜明(고등종야명) 외론등불 다해서 밤을 밝히네

 

睡起1(수기1) 잠에서 일어나-卞季良3

地僻家何事(지벽가하사) 땅은 외져 집안에 무슨 일 있나

簷虛日自斜(첨허일자사) 처마는 비었는데 해 절로 기웃

幽人初睡覺(유인초수각) 그윽한 이 비로소 졸다 깨어나

開遍一林花(개편일림화) 두루 열린 숲 하나 꽃이 피었네

 

睡起2(수기2) 잠에서 일어나-卞季良4

墻樹花初盛(장수화초성) 담장 나무 꽃으로 비로소 만발

庭苔綠漸深(정태녹점심) 뜨락 이끼 푸르러 갈수록 더욱

蝶飛如有約(접비여유약) 나비 날아 모이니 약속한 듯이

人立自長吟(인립자장음) 사람 서서 저절로 길게 읊음을

 

初冬雨夜(초동우야) 초겨울 비 오는 밤-卞季良5

旅窓冬夜靜(려창동야정) 나그네 방에 겨울밤 고요

危坐轉悠哉(위좌전유재) 꿇어앉으니 갈수록 아득

夢斷三更雨(몽단삼경우) 꿈을 깨우는 한밤 빗소리

心驚十月雷(심경십월뢰) 마음 놀래게 시월 달 우레

壁燈熏散秩(벽등훈산질) 벽 걸린 등불 책을 그을려

爐火沒深灰(로화몰심회) 화로 불씨는 깊은 재 속에

少壯須勤力(소장수근력) 젊을 때 부디 힘써 부지런

光陰自解催(광음자해최) 세월은 절로 서둘러 흘러

 

宿山寺(숙산사) 숙산사-卞季良6

山半古時寺(산반고시사) 산에 반쯤은 옛날 절이라

居僧多白頭(거승다백두) 머무는 스님 많이 흰 머리

禪枝寒磬動(선지한경동) 절집 추녀에 찬 풍경 울려

佛殿晩香浮(불전만향부) 부처 전각에 저녁 향 올라

塔影中庭月(탑영중정월) 탑 그림자에 뜰 가운데 달

松聲萬嶺秋(송성만령추) 솔바람소리 온 산에 가을

隔林城市近(격림성시근) 숲 너머에는 성시 가까워

一夜且淹留(일야차엄류) 하룻밤이야 머물러 보자

 

題靑溪山行上人院(제청계산행상인원) 청계산 행상인원에 제하여-卞季良7

石路千崖盡(석로천애진) 돌길은 천길 절벽서 끝나

香煙一室淸(향연일실청) 향 연기 피어 방하나 맑아

客來求煮茗(객래구자명) 손은 와 찾아 차 싹 끓이길

僧坐自飜經(승좌자번경) 스님은 앉아 혼자 경을 펴

樹老何年種(수로하년종) 나무는 늙어 어느 해 심어

鍾殘半夜聲(종잔반야성) 종소리 남겨 한밤의 소리

悟空人事絶(오공인사절) 깨달아 사람 일 끊어

高臥樂無生(고와락무생) 높이 누워서 즐겨 살아

 

遣興(견흥) 흥을 달래며-卞季良8

寂寞家何事(적막가하사) 고요 쓸쓸 집에야 뭔 일 있으랴

淸明日漸長(청명일점장) 청명이 되어선지 해 차츰 길어

暖風吹午夢(난풍취오몽) 따뜻한 바람 불어 낮에 꿈을 꿔

幽草自春香(유초자춘향) 그윽한 풀 저절로 봄의 향기를

遣興披書帙(견흥피서질) 흥 일어 달래려고 책을 펼치고

寬心索酒觴(관심색주상) 마음을 눅여보려 술잔을 찾아

向來眞趣足(향래진취족) 여태껏 참말이지 멋 냄 넉넉해

誰復憶羲皇(수복억희황) 뉘 돌아가 복희씨 생각할건가

 

睡起(수기) 잠에서 일어나-卞季良9

簷日靜小窓明(묘첨일정소창명) 처마에 해 가만히 작은 창 밝혀

窓外靑山作畫屛(창외청산작화병) 창 밖에 푸른 산은 그림병풍에

宿醉醒來時政午(숙취성내시정오) 간밤 취함 가시니 때는 한낮에

手開爐火煖茶甁(수개노화난다병) 손수 열어 화롯불 차병을 데워

 

午吟(오음) 낮에 읊어-卞季良10

綠樹陰濃近午天(녹수음농근오천) 푸른 나무 그늘 짙은 한낮의 하늘

白雲當戶正如綿(백운당호정여면) 하얀 구름 문에 서니 정말 솜 같아

鳥啼花落茅齋靜(조제화락모재정) 새는 울어 꽃이 지니 띠 집은 고요

剩得蒲團盡日眠(잉득포단진일면) 왕골자리 그 위에서 날 다해 잠을

 

月夜(월야) 달밤-卞季良11

焚香一室足淸幽(분향일실족청유) 향불 피운 방 하나 맑고 그윽해

衾簟涼生暑氣收(금점량생서기수) 삿자리 서늘하여 더위를 거둬

直到夜深難作夢(직도야심난작몽) 내려 비춰 밤 깊이 잠들지 못해

月華星彩動新秋(월화성채동신추) 달빛어린 별빛에 가을 새로워

 

新秋雨夜(신추우야) 새 가을 비 내린 밤-卞季良12

忽忽逢秋意易悲(홀홀봉추의역비) 훌쩍 만난 가을엔 마음 서글퍼

坐看楓葉落庭枝(좌간풍엽낙정지) 앉아 바래 단풍잎 뜰에 떨어져

算來多少心中事(산래다소심중사) 헤어 오니 얼마간 마음 속 일을

月暗疎窓夜雨時(월암소창야우시) 달빛 어둑 성긴 창 밤비 내릴 때

 

夜雨(야우) 밤비-卞季良13

小雨冥冥久未晴(소우명명구미청) 보슬비 어둑어둑 오래 안 그쳐

連雲接塞暗重城(연운접새암중성) 이은 구름 변방에 까만 겹친 성

無端更向空階滴(무단갱향공계적) 실없이 다시 뿌려 빈 섬돌 적셔

遮莫幽人夢不成(차막유인몽불성) 막지 마라 숨은 이 꿈을 못 이뤄

 

雪晴(설청) 눈이 개이니-卞季良14

風急雪花飄若絮(풍급설화표야서) 바람 빨라 눈꽃은 솜처럼 날려

山晴雲葉白於綿(산청운엽백어면) 산이 개니 구름 잎 솜보다 희네

箇中莫怪無新句(개중막괴무신구) 이 가운데 새론 시 없다 말아라

佳興從來未易傳(가흥종내미이전) 좋은 멋 냄 예부터 쉽겐 못 알려

 

冬至(동지) 동짓날-卞季良15

繡紋添線管灰飛(수문첨선관회비) 수 무늬에 더한 실 대롱 재 날려

冬至家家作豆糜(동지가가작두미) 동짓날 집집마다 팥죽을 쑤네

欲識陽生何處是(욕식양생하처시) 알고 싶은 하나 어딘가 했지

梅花一白動南枝(매화일백동남지) 매화꽃 흰 꽃 하나 남쪽 가지에

 

試闈(시위) 과장에서과거시험장 대궐작은문위-卞季良16

春闈曾見士如林(춘위증견사여림) 봄 과장 일찍이 본 선비들 수풀

萬萬花容有淺深(만만화용유천심) 많고 많은 꽃빛은 옅고 짙어서

李白桃紅都自取(리백도홍도자취) 흰 오얏 붉은 복사 다 절로 얻어

天工造物本無心(천공조물본무심) 하늘이 지은 만물 본디 무심해

 

病中(병중) 아픈 가운데-卞季良17

幽棲地僻客來遲(유서지벽객내지) 그윽한 삶 외진 곳 손 오기 늦어

門掩苔痕欲上扉(문엄태흔욕상비) 문 닫아 이끼 끼어 사립문 번져

巢燕似應憐我病(소연사응련아병) 깃든 제비 내 병을 가엽게 여겨

簷前終日語還飛(첨전종일어환비) 처마 앞에 하루 내 묻고 날아가

 

冬至日早朝(동지일조조) 동짓날 이른 아침-卞季良18

金碧輝輝映道周(금벽휘휘영도주) 금에 옥에 빛나니 길 두루 비쳐

九門寒漏促更籌(구문한누촉갱주) 아홉 문 찬 물시계 다그쳐 헤어

鷄人報曉開天闕(계인보효개천궐) 닭 사람 새벽 알려 대궐문 열려

鸞鷺盈庭拜冕旒(난로영정배면류) 신하들로 뜰 가득 임금님 뵈어

雲近御牀分五色(운근어상분오색) 구름 둘러 용상 곁 오색 나뉘어

山呼聖壽獻千秋(산호성수헌천추) 산도 외쳐 임금 삶 천세를 빌어

佳辰況是陽初動(가신황시양초동) 좋은 날에 하물며 한 양기 비롯

蹈舞歌時敢自休(도무가시감자휴) 춤추며 노래한 때 혼자만 쉴까

 

獨坐呈柳先達(독좌정류선달) 홀로 앉아 류선달에게 드림-卞季良19

雨後靑靑苔色新(우후청청태색신) 비온 뒤 푸릇푸릇 이끼 빛 새록

空庭惟有燕來頻(공정유유연래빈) 빈 뜰에 오직 있어 제비 자주 와

科頭箕踞茅簷畔(과두기거모첨반) 맨머리에 웅크려 처마 두둑에 키기 웅크릴거

時復題詩寄故人(시부제시기고인) 때론 다시 시 지어 벗에게 주지 부칠기

 

不出(불출) 나가지 않아-卞季良20

幽意自多愜(유의자다협) 그윽한 뜻에 나는 꽤 흐뭇 쾌할협

竟無賓客來(경무빈객래) 끝내 없으니 오는 손님이

酒杯浮蟻(주배부의눈) 술잔에 떠니 거품이 보글 개미의 어릴눈

花朶近人開(화타근인개) 꽃떨기 피워 사람 가까이 늘어질타

試筆添詩藁(시필첨시고) 붓 들어 해봐 시 한 수 보태 마를고

移牀掃石苔(이상소석태) 평상을 옮겨 돌이끼 쓸어 평상상 쓸소

數旬仍不出(삭순잉불출) 몇 십일 거듭 나가지 않아 열흘순

冠帶暗生埃(관대암생애) 갓에 띠에도 언제 먼지에 티끌애

 

晨興(신흥) 새벽 흥-卞季良21

殘夜涼侵簟(잔야량침점) 새벽 서늘함 삿자리 들어 삿자리점

窓虛露氣通(창허로기통) 창문 틈으로 이슬 기 미쳐

四鄰明宿火(사린명숙화) 온데 이웃에 밤 등불 밝혀

萬井動晨鍾(만정동신종) 모든 우물에 새벽 잔 놓여

日出疎煙外(일출소연외) 해가 떠올라 엷은 연기 밖

秋生積雨中(추생적우중) 가을로 접어 비 쌓인 끝에

幽棲忘盥櫛(유서망관즐) 숨어 살아서 잊은 대야 빗 대야관 빗즐

客至强爲容(객지강위용) 손님이 찾아 억지로 꾸며

 

感興1(감흥1) 흥을 느껴-卞季良22

肅肅風露涼(숙숙풍로량) 쓸쓸한 바람 이슬 차가워 서늘할량

輝輝星月明(휘휘성월명) 빛나는 별에 달은 밝기도

悄然坐長夜(초연좌장야) 시름겨워서 앉아 긴 밤을 근심할초

百感由中生(백감유중생) 온갖 느낌이 따름 속 솟아

男兒貴立身(남아귀립신) 사내 받들어 몸을 세우기

出處諒難輕(출처량난경) 난 곳을 믿어 가벼이 못해 믿을량

忘義決性命(망의결성명) 옳음을 잊고 바탕 명 제쳐 터질결

碌碌徒求榮(녹록도구영) 울퉁불퉁 헛 꽃피움 찾아 돌모양록

子晉亦何爲(자진역하위) 자진은 또한 어떠했는가

山獨吹笙(구산독취생) 구산에 홀로 생황을 불어 칼자루감을구 생황생

無可無不可(무가무불가) 옳음이 없어 안 옳음 없어

大聖初難名(대성초난명) 큰 성인 처음 이름 어려워

 

感興2(감흥2) 흥을 느껴-卞季良23

吾聞神仙人(오문신선인) 우리 들으니 신선인 사람

高步餐紫霞(고보찬자하) 높이 거닐며 붉은 놀 먹어 먹을찬

逍遙壺中天(소요호중천) 거닐어 놀아 병 속에 하늘 거닐소 병호

流光任蹉跎(유광임차타) 빛 흘러 맡겨 헛디뎌 지나 넘어질차 헛디딜타

我生異於是(아생이어시) 내 삶은 달라 이런 것과는

撫琴良歎嗟(무금량탄차) 거문고 만져 참으로 탄식

充腸用禾稼(충장용화가) 배를 채우려 벼농사 짓고

煖身以絲麻(난신이사마) 몸을 데우려 삼 잣는 까닭 따뜻할난 삼마

但願崇令德(단원숭령덕) 다만 바라니 좋은 덕 높여 높을숭

壽夭心靡他(수요심미타) 오래 삶 못삶 마음 안 달라 어릴요 쓰러질미

 

感興3(감흥3) 흥을 느껴-卞季良24

瑞蓮出衆卉(서련출중훼) 좋으니 연꽃 뭇 풀 뛰어나 풀훼

不染亦不靡(불염역불미) 물들지 않아 쏠리지 않아 쓰러질미

結根非其地(결근비기지) 뿌리를 맺어 그 땅 아니나

生此東海(생차동해사) 이리 자라니 동해 물가에 물가사

我行適見之(아행적견지) 내 길을 가다 마침 널 보니

悲歎未能已(비탄미능이) 슬피 읊음에 그치질 못해

世無濂溪翁(세무렴계옹) 세상에 없어 렴계 늙은이濂溪 周敦(1017~1073)

誰知是君子(수지시군자) 누가 알건가 이것이 군자

政恐霜雪逼(정공상설핍) 정말 두려워 서리 눈 닥침 닥칠핍

紅芳難久恃(홍방난구시) 붉은 꽃다움 오래 못 믿어

 

感興4(감흥4) 흥을 느껴-卞季良25

春蠶復秋蛾(춘잠복추아) 봄누에 돌아 가을엔 나방 누에잠 나방아

歲月無停期(세월무정기) 세월에 없어 멎은 동안이

人生非金石(인생비금석) 사람 삶 아니 쇠나 돌로는

少年能幾時(소년능기시) 젊은 나이로 몇 때 보낼까

馳名日拘束(치명일구속) 이름 치달아 날로 얽매여 달릴치

靜言心傷悲(정언심상비) 가만히 말해 맘 다친 슬픔

旣壯不努力(기장불노력) 이미 다자라 힘쓰지 않아

白首而無知(백수이무지) 흰머리라도 아는 게 없어

思之一長歎(사지일장탄) 이를 생각해 긴 한숨 하나

庶幾來可追(서기래가추) 거의 왔는데 쫓아가야해

 

感興5(감흥5) 흥을 느껴-卞季良26

有古柏(인순유고백) 깊고 깊은 산 오랜 잣나무 가파를린 깊숙할순

托根深山中(탁근심산중) 뿌리 내리니 깊은 산속에 밀탁

霜露日夜催(상로일야최) 서리 이슬로 밤낮 다그쳐

臥壑如蟄龍(와학여칩룡) 골짝에 누워 숨은 용처럼 숨을칩

豈乏梁棟材(개핍량동재) 어찌 버리랴 들보 기둥감 가난할핍 용마루동

所嗟無良工(소차무량공) 탓하니 없어 좋은 대목이

我來久吁怪(아래구우괴) 내 와서 오래 어째 이상해 탄식할우

柯葉嘶悲風(가엽시비풍) 가지 잎 울어 슬픈 바람에 자루가 울시

棄捐勿復道(기연물부도) 버려둘 테니 다시 말 마라 버릴기연

此恨今昔同(차한금석동) 이런 한이란 이제 옛 같아

 

感興6(감흥6) 흥을 느껴-卞季良27

綺樓何鮮明(기루하선명) 멋진 누각이 어찌나 뚜렷 비단기 고울선

照耀浮雲邊(조요부운변) 비춰 빛나니 뜬구름 가에 빛날요

樓中有佳女(누중유가녀) 누대 안에는 아름다운 이

容色妖且姸(용색요차연) 얼굴 맵시는 요염해 고와 아리따울요 고울연

一笑竟不發(일소경불발) 웃음 하나를 끝내 안 보내

芳心誰爲傳(방심수위전) 꽃다운 마음 누가 해 알려

試取鳴琴彈(시취명금탄) 잡아 울려봐 거문고 뜯어

哀響飛靑天(애향비청천) 서글픈 울림 푸른 하늘로 울림향

願爲君子逑(원위군자구) 되기 바라니 군자의 배필 짝구

偕老終百年(해로종백년) 함께 늙어서 백년을 다해 함께해

 

感興7(감흥7) 흥을 느껴-卞季良28

千門桃與李(천문도여리) 모든 문에 핀 복사 오얏꽃

當春各爭媚(당춘각쟁미) 봄 맞아 따로 다투는 아양 아첨할미

兒女竟耽翫(아녀경탐완) 아녀자 다해 즐겨서 놀아 가지고놀완

誇富貴(난만과부귀) 흐드러지게 부귀를 자랑 문드러질란 자랑할과

一夕龍火飛(일석룡화비) 어느 한 저녁 용 불이 날아

摧脫卽枯卉(최탈즉고훼) 꺾이고 벗어 마른 풀 나무 꺾을최

不見南山松(불견남산송) 보지도 않아 남산 소나무

歲寒含晩翠(세한함만취) 해 추운 겨울 늦 푸름 품어

 

次靈通寺壁上韻(차령통사벽상운) 영통사 벽 위의 운으로-卞季良29

地僻塵機息(지벽진기식) 땅은 외져서 티끌 틀 재워 후미질벽

樓高暑氣微(누고서기미) 누대는 높아 더운 티 가셔

鳥隨鳴磬下(조수명경하) 새 따라 내려 경쇠 울림에 경쇠경

僧趁暮鍾歸(승진모종귀) 중 좇아 옴은 저녁 종소리 좇을진

移石雲生袖(이석운생수) 돌을 옮겨서 구름 난 소매 소매수

看松露滴衣(간송로적의) 솔을 우러러 이슬 맞은 옷 물방울적

秋霜山菓熟(추상산과숙) 가을 서리에 산 과일 익어

更此扣岩扉(갱차구암비) 다시 여기서 바위 문 당겨 두드릴구 문짝비

 

題僧舍(제승사) 스님 집-卞季良30

俗客來參佛(속객래참불) 세속 나그네 와서 부처 봬

高僧坐誦經(고승좌송경) 높은 스님은 앉아 경을 외

晝燈熏古壁(주등훈고벽) 낮에 등불로 옛 벽 그을려 연기낄훈

老檜響空庭(노회향공정) 늙은 전나무 빈 뜰에 울려 노송나무회

塔立三層白(탑립삼층백) 탑은 우뚝 서 삼층 하얗고

山回四面靑(산회사면청) 산은 둘러져 사면 푸르러

禪窓更無事(선창갱무사) 선방 창 다시 아무 일 없어

終日倚風欞(종일의풍령) 하루 내 기대 바람 난간에 격자창령

 

登聖居山金神寺(등성거산금신사) 성거산 금신사에 올라-卞季良31

攀蘿登絶頂(반라등절정) 넝쿨을 잡고 꼭대기 올라 무라

碧殿拱寒虛(벽전공한허) 푸른 집 안겨 차가운 빔에 두손맞잡을공

佛古稱尊者(불고칭존자) 불상 오래되 높일 이 일러

山靈號聖居(산령호성거) 산은 신령해 성인 삶 불려

鍾聲雲外落(종성운외락) 종소리 떨렁 구름 밖으로

松影月中疏(송영월중소) 솔 그늘 드문 달 가운데에

最愛安禪子(최애안선자) 가장 아끼니 편한 불자여 봉선선

渠心政自如(거심정자여) 어찌 마음은 정말 절로라 도랑거

 

寄鼎谷(기정곡) 정곡에게 부쳐將赴京都長湍途中寄呈鼎谷-卞季良32

蓬轉東南影與身(봉전동남영여신) 뽑혀 굴러 동남을 몸과 그림자 쑥봉

舊情誰復似雷陳(구정수복사뢰진) 옛 정을 누가 돌려 우레 폄 같이

病深藥物渾無賴(병심약물혼무뢰) 병이 깊어 약이란 다 소용없어 힘입을뢰

吟苦詩篇頗有神(음고시편파유신) 아픔 읊은 시들로 자못 얼차려

虛白連天江群曉(허백련천강군효) 비어 흰 이은 하늘 강 뭉텅 훤해

暗黃浮地柳是春(암황부지류시춘) 검누렇게 뜬 땅에 버들이 봄날

自憐令節情懷惡(자련령절정회악) 저만 불쌍 좋은 철 정 품어 나빠

題句時還寄故人(제구시환기고인) 지은 글 때론 돌려 옛 벗에 부쳐

 

金神寺(금신사) 금신사-卞季良33

金神洞府深復深(금신동부심부심) 금신동 골짜기는 깊고도 깊어

時有老僧邀獨尋(시유로승요독심) 때로는 늙은 스님 홀로 맞으려 찾을심

鹿麋穩眠草如織(녹미온면초여직) 사슴들 편한 잠에 풀은 짜인 듯 큰사슴미

蝙蝠亂飛山正陰(편복란비산정음) 박쥐 날아 어지러 산은 그늘이 박쥐편복

石根嵓泉碎玉斗(석근암천쇄옥두) 바위밑동 바위샘 깨진 옥 한말 바위암 부술쇄

風吹蘿月散黃金(풍취라월산황금) 바람 불어 덩굴 달 흩어진 황금

曉來欲覺聞鍾坐(효래욕각문종좌) 새벽 오니 잠깨려 듣는 종소리

當日少陵知此心(당일소릉지차심) 그 날의 소릉이라 이 마음 알아杜甫

 

原仲(원중) 원중-卞季良34

長嘯飄然海一隅(장소표연해일우) 길게 읊어 획 떠나 바다 한 쪽을 모퉁이우

早年行路正荒蕪(조년행로정황무) 젊은 날 가는 길이 정말 거칠어 거칠어질무

不才自合居蓬蓽(부재자합거봉필) 아닌 재주 딱 맞아 풀밭에 살아 콩필

高興時時滿八區(고흥시시만팔구) 높은 흥에 때때로 온데로 넘쳐

 

偶吟1(우음1) 우음-卞季良35

螢雪辛勤十載餘(형설신근십재여) 어렵게 맵게 힘써 열해 남짓에螢雪之功

少年豪氣塞堪輿(소년호기색감여) 어린나이 씩씩함 하늘땅 막아 수레여

一庭綠草春將半(일정록초춘장반) 뜰 하나 푸른 풀로 봄은 반이나

且取星書强卷舒(차취성서강권서) 가져다 별 글 달력 억지 열어 펴 펼서

 

偶吟2(우음2) 우음-卞季良36

易數元來未易窮(역수원래미이궁) 주역 수리 원래가 다함 안 쉬워

先生能向一中通(선생능향일중통) 선생은 쭉 하여서 하나로 꿰어

天根月窟曾探躡(천근월굴증탐섭) 하늘뿌리 달의 굴 일찍 찾아서 밟을섭

須信堯夫在海東(수신요부재해동) 꼭 믿어 요부 소옹 우리도 있어邵雍

 

雨中看梨花(우중간이화) 빗속의 배꽃을 보며-卞季良37

梨花着雨映簷端(리화착우영첨단) 배꽃에 빗물 달려 처마 끝 비춰

終日無人獨憑欄(종일무인독빙란) 하루 내 사람 없어 혼자만 기대 기댈빙

恰似明妃在胡虜(흡사명비재호로) 마치 꼭 왕소군이 흉노에 있기 마치흡

玉顔雙淚不曾乾(옥안쌍루부증건) 옥 얼굴 두 줄 눈물 마름 못 만나

 

暮春卽事(모춘즉사) 늦은 봄에-卞季良38

落花撩亂入風欞(낙화료란입풍령) 지는 꽃 돋워 시끌 바람 든 난간 다스릴료

灑面頻敎醉夢驚(쇄면빈교취몽경) 얼굴에 뿌리게 해 꿈꾸다 놀라 뿌릴쇄

應是東君好詩者(응시동군호시자) 이래 맞는 봄 임금 시를 좋아해

深嗔才子太無情(심진재자태무정) 하도 성내 시인에 너무 정 없어 성낼진

 

層峯裏(층봉리) 겹친 봉우리 속에-卞季良39

寂寞蘿窓底(적막라창저) 고요 쓸쓸히 넝쿨 창 나직 밑저

惟聞澗水聲(유문간수성) 오직 들으니 골짝 물소리 계곡시내간

淸心談佛性(청심담불성) 말간 마음에 얘긴 부처님

叉手問僧名(차수문승명) 손 모아 물어 스님 이름을 깍지낄차

遊宦誠無策(유환성무책) 벼슬살면서 정말 꾀 없어 벼슬환

烟霞合鍊形(연하합련형) 안개노을에 붙어 불린 꼴 불릴련

坐來山正靜(좌래산정정) 앉아있자니 산은 참 가만

一鳥不曾鳴(일조부증명) 한 마리 새도 일찍 안 울어

 

寄東窓(기동창) 동녘 창에 부쳐-卞季良40

祖翁多積善(조옹다적선) 할아비께서 선 쌓음 많아

故此有賢孫(고차유현손) 그래서 이리 어진 손자가

詩態春雲麗(시태춘운려) 시는 맵시나 봄 구름 고움

容儀白玉溫(용의백옥온) 얼굴 몸가짐 하얀 옥 말쑥

林花依屋角(임화의옥각) 숲의 꽃 기대 집 모퉁이에

庭樹到窓根(정수도창근) 뜰 나무 뻗어 창문 아래로

窮巷誰曾過(궁항수증과) 끝 다한 마을 뉘 일찍 지나 거리항

殘經手自翻(잔경수자번) 남겨진 경전 손수 뒤적여 날번

 

寄陽曲(기양곡) 양곡에게 부쳐-卞季良41

落落隴西彦(낙락롱서언) 우뚝 뛰어나 농서의 선비 고개이름롱

早年成大家(조년성대가) 이른 나이에 큰 갖춤 이뤄

新篇惟我共(신편유아공) 새 시 지음에 오직 내 함께

高義更誰過(고의갱수과) 높은 의리에 다시 뉘 넘어

樹密聞幽鳥(수밀문유조) 나무 빽빽해 숨은 새소리

簷虛對晩花(첨허대만화) 처마는 비어 늦은 꽃 마주

佳辰看又近(가신간우근) 아름다운 날 보며 다가와

身病欲如何(신병욕여하) 몸이 병들어 어떻게 하나

 

觀音窟(관음굴) 관음굴-卞季良42

聖居山東天磨西(성거산동천마서) 성거산 동쪽으로 천마산 서쪽

觀音之窟幽且淸(관음지굴유차청) 관음굴은 그윽해 게다가 맑아

朴淵水下垂玉虹(박연수하수옥홍) 박연폭포 물 쏟아 옥의 무지개

倚祥臺逈干靑冥(의상대형간청명) 의상대는 멀기만 푸른 하늘에 멀형 어두울명

兩箇石佛是眞象(량개석불시진상) 두 개의 돌부처는 바로 참 본떠 낱개

白頭老僧非世情(백두노승비세정) 흰머리 늙은 스님 속세 아닌 정

生平遊歷未曾有(생평유력미증유) 살면서 거쳐 다녀 일찍이 없어

殷勤掃壁題姓名(은근소벽제성명) 힘써서 벽을 쓸어 성 이름 새겨 성할은 慇懃

 

無題(무제) 무제-卞季良43

軒冕從來世所誇(헌면종래세소과) 높은 자리 예부터 세상 자랑해 면류관면

相公須信聖恩加(상공수신성은가) 재상은 꼭 알아야 임금 은혜를

卽今門戶光輝大(즉금문호광휘대) 나아 이제 집안에 빛남이 큼직 빛날휘

況乃高堂白髮何(황내고당백발하) 하면 집에 어버이 어찌하려오 하물며황

 

上卽位明朝受朝賀(상즉위명조수조하) 상 즉위 명조 수 조하世宗-卞季良44

天命人歸在嗣王(천명인귀재사왕) 하늘 명 사람 마음 이은 임금께 이을사

勃興垂拱正當陽(발흥수공정당양) 우쩍 일어 맞잡아 바로 남쪽을 우쩍일어날발

絳侯撥亂開新業(강후발란개신업) 강후 주발 난리에 새 업을 열어 진홍강 다스릴발

漢室從玆獲再昌(한실종자획재창) 한 나라 이에 따라 다시 번창해 이자 얻을획

文武分行庭左右(문무분항정좌우) 문무관 나눠 줄서 조정 좌우에 줄항朝廷

冕旒臨下殿中央(면류림하전중앙) 면류관 아랠 보며 대전 가운데大殿

永安宗社伊誰力(영안종사이수력) 길이 평안 종사를 누구의 힘이宗廟社稷 저이

應使斯民竟不忘(응사사민경불망) 맞아하여 이 백성 끝내 못 잊어

 

次陽谷韻1(차양곡운1) 양곡의 운으로-卞季良45

珠翠城都百萬家(주취성도백만가) 구슬비취 서울엔 백만의 집이

春濃何處不開花(춘농하처불개화) 봄 짙은 어디인들 꽃이 안 필까 짙을농

吟餘却想池塘草(음여각상지당초) 읊음 남아 생각해 연못에 풀이

倍覺君居興轉(배각군거흥전사) 더 느껴 그대 머묾 흥 돌아 아득 외상으로살사

 

次陽谷韻2(차양곡운2) 양곡의 운으로-卞季良46

晴窓終日聽春禽(청창종일청춘금) 갠 창에 하루 다해 듣는 봄날 새

門靜無人可共吟(문정무인가공음) 문 고요 사람 없어 함께 읊을만

賴有寄來詩句在(뢰유기래시구재) 힘입음에 부쳐온 시구가 있어 힘입을뢰

能將破却憶君心(능장파각억군심) 깨뜨려 보려하네 그대생각 맘 깨뜨릴파 물리칠각

 

1371 士原 漢齋 李孟畇(13711440)文惠 韓山  1

松京懷古 송경(개성)회고1

五百年來王氣終 오백년 내려오던 왕 기운 다해

操鷄搏鴨竟何功 닭 잡고 오리 잡아 결국 공일까 ※鷄林 鴨綠江

英雄一去豪華盡 영웅은 한번 떠나 호화도 다돼 호걸호

人物南遷市井工 인물은 남쪽 옮겨 저자거리 일 옮길천

上苑烟霞微雨後 윗 동산 안개노을 이슬비온 뒤 나라동산원

諸陵草樹夕陽中 모든 왕릉 풀 나무 저녁볕 속에 큰언덕릉

秋風客恨知多少 가을바람 나그네 한이 얼말까

往事悠悠水自東 지난일 아득해도 물은 동쪽서

 

1379 禮謹 池月堂 金克己(13791463) 光山  35

夜坐 밤에 앉아1

紙戶沈沈夜氣淸 창호지 침침해도 밤공기 맑아 가라앉을침

圖書萬卷一燈明 도서관 만 권 책에 등 하나 밝혀

噓噓石硯寒雲色 돌벼루 호호 불어 추운 구름 빛 불허

颯颯銅甁驟雨聲 구리 병 콸콸 쏟아 소나기소리 바람소리삽 달릴취

薄祿微官貧始重 얇은 녹 낮은 벼슬 가난에 소중 엷을박 복록

浮名末利醉還輕 뜬 이름 끝에 이끗 취하니 경시

通宵寒雁空南去 밤을 뚫고 기러기 하늘남쪽을 밤소

恨不歸家問死生 집에 못가 한 되어 생사를 묻네

 

春日(춘일) 봄날-金克己2

柳岸桃蹊淑氣浮(류안도혜숙기부) 버들언덕 복숭 길 맑은 기운 떠

枝間鳥語苦(지간조어고조추) 가지사이 새소리 애처론 울음

春工與汝爭何事(춘공여여쟁하사) 봄 짓는 이 너희와 무슨 일 다퉈

慢罵東風不自休(만매동풍부자휴) 꾸짖어 봄바람에 그치지 않나

 

西樓晩望(서루만망) 서쪽 누각서 늦도록 보며-金克己3

江風習習獵春叢(강풍습습렵춘총) 강바람 펄럭펄럭 봄풀을 스쳐

塞日濛濛臥晩空(새일몽몽와만공) 변방 해 흐릿흐릿 저녁 하늘에

水鳥忽投何處宿(수조홀투하처숙) 물새 갑작 사라져 어디 깃드나

沙頭殘篆尙留痕(사두잔전상류흔) 모래밭 남은 자국 아직도 남아

 

西樓觀雪(서루관설) 서쪽 누각서 눈을 보며-金克己4

怒嶺嵬岑繞郭來(노령외잠요곽래) 성난 재 높다란 봉 성곽을 둘러

橫空萬疊玉成堆(횡공만첩옥성퇴) 하늘 지른 만 겹 봉 옥이 되 쌓여

水仙向曉遊何處(수선향효유하처) 물속 신선 새벽엔 어디서 노나

江上銀屛邇迤開(강상은병이이개) 강 위에는 은 병풍 이어 펼쳤네

 

洞仙驛晨興(동선역신흥) 동선역의 새벽 흥-金克己5

竟日長吟蜀道難(경일장음촉도난) 날 다해 길게 읊어 촉도난 시를李白

橫眠始得一身閑(횡면시득일신한) 길게 누워 비로소 한 몸이 느긋

却嫌枕上多情蝶(각혐침상다정접) 되레 싫어 꿈자리 뜻 많은 나비莊子

千里慇懃訪故山(천리은근방고산) 천리 먼 길 은근히 고향 산 찾아

 

使金過兎兒島鎭寧館(사금과토아도진녕관)-金克己6

금나라에 사신으로 토아도 진녕관을 지나며

前道餘幾里(전도여기리) 앞에 갈 길은 몇 리나 남아

晩色漸微茫(만색점미망) 저문 빛 차츰 조금씩 아득

天外北風黑(천외북풍흑) 하늘 바깥은 북풍에 검어

地中西日黃(지중서일황) 땅에는 온통 서녘 해 누레

婦人能走馬(부인능주마) 아낙네 웬걸 말을 달리고

童子解騎羊(동자해기양) 아이들 알아 양 몰아 타네

一曲梅花落(일곡매화락) 한 가락 울려 매화 떨어져

聲聲斷客腸(성성단객장) 소리 소리에 나그네 애 타

 

過連峯館河橋(과연봉관하교) 연봉관 하교를 지나며-金克己7

簇簇難峯間(족족난봉간) 쭉쭉 솟아난 봉우리 사이

虹橋跨碧灣(홍교과벽만) 무지개다리 걸린 푸른 만

雪寒愁北去(설한수북거) 눈발 차가워 북에 간 시름

風暖喜東還(풍난희동환) 바람 따뜻해 돌아와 기뻐

宿冬碎圭壁(숙동쇄규벽) 겨울 묵으니 얼음벽 깨져

驚灘鳴佩還(경탄명패환) 놀란 여울물 돌아와 울어

鄕心催縱轡(향심최종비) 고향 그리워 서둔 말고삐

未暇弄潺湲(미가농잔원) 틈틈 못 놀아 잔잔한 물에

 

宿香村(숙향촌) 향촌에 묵으며-金克己8

雲行四五里(운행사오리) 구름을 걸어 사오리 길을

漸下蒼山根(점하창산근) 차츰 내려가 푸른 산기슭

鳥鳶忽飛起(조연홀비기) 새도 솔개도 갑자기 날아

始見桑柘村(시견상자촌) 비로소 보여 뽕나무 마을

村婦里蓬鬢(촌부리봉빈) 시골 아낙네 덥수룩 머리

出開林下門(출개임하문) 나와 열어줘 숲 아래 문을

靑苔滿古巷(청태만고항) 푸른 이끼 낀 오래된 골목

綠稻侵頹垣(녹도침퇴원) 푸른 벼 넘실 무너진 담에

茅簷坐未久(모첨좌미구) 초가 처마에 잠깐 앉으니

落日低瓊盆(낙일저경분) 지는 해 낮아 예쁜 화분에

伐薪忽照夜(벌신홀조야) 땔감 베어내 문득 밤 밝혀

魚蟹腥盤飱(어해성반손) 물고기 게에 비릿한 밥상

耕夫各入室(경부각입실) 농부는 혼자 방에 들어가

四壁農談諠(사벽농담훤) 온데 떠들썩 농사 이야기

勃溪作魚貫(발계작어관) 시내 발끈해 물고기 꿰니

咿喔分鳥言(이악분조언) 히히 웃으며 새가 돼 조잘

我時耿不寐(아시경불매) 나는 때로는 밝아 잠 안 와

枕臨西軒(기침임서헌) 기댄 잠자리 서쪽 추녀로

露冷螢火濕(노랭형화습) 이슬 차가워 반딧불 침침

寒蛩噪空園(한공조공원) 찬 귀뚜라미 빈 뜰에 울어

悲吟臥待曙(비음와대서) 슬피 읊어서 날 새기 바래

碧海含朝暾(벽해함조돈) 푸른 바다엔 아침 해 담아

 

叢石亭李學士知深韻(총석정이학사지심운) 총석정에서關東八景-金克己9

東遊大壑訪鴻濛(동유대학방홍몽) 동쪽 가니 큰 골짝 아득함 찾아

萬象奔趨一望中(만상분추일망중) 온갖 물상 치달음 한 눈에 들어

石束鸞笙臨碧海(석속난생임벽해) 돌 묶음 난새 생황 푸른 바다 앞

松飛孔蓋向靑空(송비공개향청공) 솔 날아 구멍 덮개 푸른 하늘로

大聲拂耳鯨牙浪(대성불이경아랑) 큰 소리 귀를 스쳐 고래 물결이

寒氣侵膚鶴羽風(한기침부학우풍) 찬 공기 살을 스며 학 깃털 바람

恐我而身非俗士(공아이신비속사) 아마 내 몸이 됨이 아니 속된 이

眞遊亦與四仙同(진유역여사선동) 참 놀음 또한 함께 네 신선 같아

※四仙 : 新羅 때 네 國仙 곧 永郞 術郞 安 南石行을 일컬음

 

東郊値雨(동교치우) 동쪽 들에서 비를 만나-金克己10

黃塵漠漠漲晴旻(황진막막창청민) 누런 먼지 아득해 갠 하늘 자욱 불을창

擧扇西風厭汚人(거선서풍염오인) 부채 들어 서풍이 더럽혀 싫어 싫을염

多謝晩雲能作雨(다사만운능작우) 고마워 저녁구름 비를 지어서

半途湔洗滿衣塵(반도전세만의진) 반쯤 가니 씻어줘 옷 가득 먼지

 

漁翁(어옹) 고기잡이 늙은이-金克己11

天翁尙不貰漁翁(천옹상불세어옹) 하늘은 아직 아니 어옹 돌봄이 세낼세

故遣江湖少順風(고견강호소순풍) 일부러 강호 보내 순풍을 적게

人世嶮君莫笑(인세험희군막소) 사람세상 험하다 그대 웃지 마 험준할희

自家還在急流中(자가환재급류중) 저 자신 되레 있어 급류 가운데

 

梨花(이화) 배꽃-金克己12

凄風冷雨濕枯根(처풍랭우습고근) 찬바람 차가운 비 마른 뿌리에

一樹狂花獨放春(일수광화독방춘) 한 나무 미친 꽃이 혼자 봄 놓아

無奈異香來聚窟(무내이향래취굴) 어찌 없어 딴 내음 모인 굴에 와 모일취

漢宮重見李夫人(한궁중견이부인) 한 궁궐 다시 본 듯 이씨 부인을

 

贈彌勒住老(증미륵주로) 미륵사 늙은 주지에게-金克己13

林端窈渺路遠遲(임단요묘로원지) 숲 끝은 아득하여 길 멀어 더뎌 그윽할요

境僻寧敎俗士知(경벽녕교속사지) 외진 땅 어찌 시켜 속된 이 알까

唯有雪衣松上鶴(유유설의송상학) 오직 있어 눈옷에 솔 위에 학이

見公初到結廬時(견공초도결려시) 그대 본 건 처음 와 오막 엮을 때 오두막집려

 

漫成1(만성1) 되는 대로 이뤄-金克己14

文章向老可相娛(문장향로가상오) 글이란 늙어서도 즐길만하지

一劒遊邊尙五車(일검유변상오거) 칼 하나 변방 다녀 오히려 책을

衙罷不知爲塞吏(아파부지위새리) 관아 끝나 모르지 성채 벼슬을 마을아

紙窓明處臥看書(지창명처와간서) 종이창 밝힌 곳서 누워 책을 봐

 

漫成2(만성2) 되는 대로 이뤄-金克己15

圖書滿室亂紛披(도서만실난분피) 책을 가득 온방에 마구 펼쳐서 나눌피

睡起西軒已夕暉(수기서헌이석휘) 졸다 깨 서쪽 마루 이미 저녁 빛 빛휘

寒雀定棲何處樹(한작정서하처수) 추운 참새 깃들기 어디 나문지 살서

尙貪餘粒傍階飛(상탐여립방계비) 아직 노려 낟알 더 섬돌 곁 날며

 

鴨江道中(압강도중) 압록강 길에서-金克己16

徂年旅客兩依依(조년려객양의의) 가는 해 가는 길손 둘 다 아련해 갈조

信馬行吟背落暉(신마행음배락휘) 말에 맡겨 읊으며 지는 해 등져 등배

戍鼓一聲來遠路(수고일성래원로) 수자리 북 한 소리 먼 길을 오고 지킬수

行行征雁帖雲飛(행행정안첩운비) 줄서 가는 기러기 구름을 날아

 

途中卽事(도중즉사) 길을 가다가-金克己17

一徑靑苔澁馬蹄(일경청태삽마제) 길 하나 푸른 이끼 말발굽 꺼려 떫을삽

蟬聲斷續路高低(선성단속로고저) 매미소리 나 안나 길 높고 낮아 매미선

窮村婦女猶多思(궁촌부녀유다사) 막힌 산골 아낙네 마치 생각만

笑整荊照柳溪(소정형차조류계) 웃어 비녀 매만져 버들시내에 가지런할정 비녀차

 

通達驛(통달역) 통달역에서-金克己18

煙楊窣地拂金絲(연양솔지불금사) 안개 버들 땅 닿아 금빛 실 날려 구멍갑작나올솔

幾被行人贈別離(기피행인증별리) 몇 번을 길가는 이 떠남에 주나

林外一蟬語客恨(임외일선어객한) 수풀밖에 한 매미 길손 한 얘기

曳聲來上夕陽枝(예성래상석양지) 소리 끌려 올라와 저녁볕 가지 끌예

 

朝宋務次途中韻(조송무관차도중운) 아침에 송무관에서-金克己19

去家才一月(거가재일월) 집을 떠난 지 겨우 한 달이

茫若隔三年(망약격삼년) 아득함 같기 삼 년 지난 듯

客路天低處(객로천저처) 나그네 갈 길 하늘 낮은 곳/ 저 멀리

鄕心日出邊(향심일출변) 마음에 고향 해 돋는 곁에

病妻應自苦(병처응자고) 병들은 아내 혼자서 괴롬

嬌子有誰憐(교자유수련) 어여쁜 자식 뉘 있어 살펴 아리따울교

學道元無累(학도원무루) 도 배워 원래 누됨이 없어

今朝忽慘然(금조홀참연) 오늘 아침엔 갑자기 슬퍼 참혹할참

 

仍弗驛(잉불역) 잉불역-金克己20

悠悠山下驛(유유산하역) 아득하게도 산 아래 역이

信轡詠涼天(신비영량천) 말 맡겨 읊어 서늘한 날씨 고삐비

水有含芒蟹(수유함망해) 물에 있으니 짚 먹은 게가 까끄라기망 게해

林無翳葉蟬(임무예엽선) 숲에는 없어 잎 가린 매미 일산예

溪聲淸而雨(계성청이우) 시냇물 소리 맑아 비 내려

野氣淡如煙(야기담여연) 들 기운 설렁 안개 낀 듯이

入夜投孤店(입야투고점) 밤들어 묵어 외딴 주막에

村夫尙未眠(촌부상미면) 시골 사는 이 아직 잠 안자

 

憩炭軒村二老翁携酒見尋(게탄헌촌이로옹휴주견심)

탄헌촌에 쉬는데 두 노인이 술을 갖고 찾아 와서-金克己21

幽尋荒草徑(유심황초경) 그윽이 찾아 거친 풀 길을

下馬繫枯柳(하마계고류) 말 내려 매어 오랜 버들에 맬계

何處白頭翁(하처백두옹) 어디 사는지 흰머리 노인

竝肩來貿貿(병견래무무) 어깨 나란히 터벅터벅 와 아우를병

山盤獻枯魚(산반헌고어) 소반에 오른 마른 고기에 바칠헌

野榼供濁酒(야합공탁주) 손에 든 물통 막걸리 채워 통합

荒狂便濡首(황광편유수) 허겁지겁 해 머리를 적셔 젖을유

笑傲虛落間(소오허락간) 게을리 웃어 비워 없애며 거만할오

雖慙禮數薄(수참례수박) 부끄러워도 예의 엷어서

尙倚恩情厚(상의은정후) 오히려 기대 베풂 두터워

倒載赴前程(도재부전정) 거꾸로 타고 앞길 나아가 나아갈부

村童齊拍手(촌동제박수) 마을 아이들 다들 손뼉 쳐 칠박

 

有感1(유감1) 유감-金克己22

年光急流水(년광급류수) 세월은 빨라 물 흘러가듯

轉眄難挽留(전면난만류) 곁눈질 하며 못 잡아놓아 애꾸눈면 당길만

人情自疲役(인정자피역) 인정에 절로 지쳐 시달려 지칠피

到處方始休(도처방시휴) 이른 곳 마침 비로소 쉬네

幸偸薄令隙(행투박령극) 다행히 얻어 짤막한 겨를 훔칠투 틈극

淸景宜追求(청경의추구) 맑은 경치야 마땅히 쫓아

鴨江最奇處(압강최기처) 압록강 가장 빼어난 곳에 오리압

羸馬時從遊(리마시종유) 여윈 말 타고 때론 와 놀아 여윌리

霜鱗戱柳渚(상린희류저) 살찐 물고기 버들 물가서 물가저

雪羽翹蘋洲(설우교빈주) 흰 깃 나래 쳐 물풀 난 섬에 꼬리긴깃털교 네가래빈

冬寒尙未嚴(동한상미엄) 겨울 추위는 아니 매서워

野菊留淸秋(야국류청추) 들국화 남아 맑은 가을이

織枝倩雨洗(직지천우세) 얽힌 가지는 비 씻겨 예뻐 예쁠천

 

有感2(유감2) 유감-金克己23

魯連泛碧海(로연범벽해) 노연은 배 타 푸른 바다로제나라 노연

支伯棲蒼洲(지백서창주) 지백은 살아 푸른 섬에서支伯 許由 다 舜임금 때 高士

亭亭出塵想(정정출진상) 우뚝 솟으니 티끌세상에

萬古高莫儔(만고고막주) 오랜 옛 높음 맞설 이 없어 짝주

我雖慕二子(아수모이자) 내 비록 그려 두 분을 생각

行止非人謀(행지비인모) 행해 멎음에 사람 꾀 아냐行動擧止

膏肓負泉石(고황부천석) 깊이 병듦은 자연을 아껴泉石膏肓

纏索嬰笏脩(전삭영홀수) 얽매고 꼬여 벼슬한다고 얽힐전 동아줄삭

若非入睡鄕(약비입수향) 아니라 해도 잠들면 고향

拘迫何時休(구박하시휴) 잡혀 쫓김에 어느 때 쉴까 닥칠박

官餘試欖枕(관여시람침) 벼슬 틈틈이 베고 누워봐 감람나무람

臥作鷄林遊(와작계림유) 자며 꿈꾸니 계림에 놀아

行吟兎嶺月(행음토령월) 가며 시 읊어 토령에 달을

坐嗽蚊川流(좌수문천류) 앉아 양치질 문천 흐름에 기침할수嗽 漱양치질할수

不知千里外(부지천리외) 알지 못하니 천리 바깥은

從宦已三秋(종환이삼추) 벼슬살이로 벌써 세 해가

一朝掛冠去(일조괘관거) 하루아침에 갓 걸고 떠나

誰復馴白鷗(수복순백구) 누가 돌이켜 이 몸 길들여

 

龍灣雜興1(용만잡흥1) 용만에서-金克己24

羈愁減睡味(기수감수미) 나그네 시름 단잠을 설쳐

坐覺秋宵長(좌각추소장) 앉아 깨달아 가을밤 길어

蓐食出門去(욕식출문거) 요 자리 먹고 문 나서 떠나

南山穿翠岡(남산천취강) 지나온 남산 푸른 등성이

空潭正澄碧(공담정징벽) 빈 못은 정말 맑고 푸른데

老樹何鬱蒼(노수하울창) 고목은 어찌 막혀 푸른지

境僻車馬絶(경벽거마절) 사는 땅 외져 수레 말 끊겨

無人管迎將(무인관영장) 사람 없으니 맞아 맡으려

唯餘林下菊(유여림하국) 오직 남음은 숲 아래 국화

粲笑送幽芳(찬소송유방) 환히 웃으며 그윽 향 풍겨

前行石頭路(전행석두로) 앞으로 걸어 돌 머리 길을

隔嶺來異香(격령래이향) 재 너머 오는 이상한 향기

定有仙聖域(정유선성역) 놓여 있으니 신선 성인 땅

煙嵐但深藏(연람단심장) 안개 남기로 깊이 숨겨져

興盡却廻轡(흥진각회비) 흥 다해 되레 말고삐 돌려

捫心空歎傷(문심공탄상) 가슴을 쓸어 괜한 아픔이

 

龍灣雜興2(용만잡흥2) 용만에서-金克己25

舊聞定遠城(구문정원성) 일찍이 들어 정원성이라

樓雉何雄奇(누치하웅기) 누각에 치성 어찌 커다래

覇圖一墮地(패도일타지) 으뜸 되는 꾀 땅에 떨어져 떨어질타

遺址空逶迤(유지공위이) 터만 남아 빈 구불구불함 구불구불갈위 비스듬할이

封人昔爭境(봉인석쟁경) 사람을 봉해 옛날 다툰 땅

取捨無定姿(취사무정자) 뺏고 빼앗김 모습이 없어 버릴사

邇來自出塞(이래자출새) 요즘 오면서 변방에 나와

窮寇何須追(궁구하수추) 궁지 몰린 적 어찌 꼭 쫓나 도둑구

北臨査空(북림사공활) 북녘 와 살펴 비어 트여서

鳧雁號古陂(부안호고피) 오리 기러기 옛 비탈 불러

幾年犬豕窟(기년견시굴) 몇 해를 두고 개돼지 소굴

雲稼今離離(운가금리리) 구름 같은 벼 이제 줄지어

登眺自多感(등조자다감) 올라 바라봐 느낌도 많아

況逢秋葉飛(황봉추엽비) 하물며 만나 가을 잎 날려

可惜寒澗菊(가석한간국) 애틋하기도 찬 골짝 국화

凌霜吐芳蕤(능상토방유) 서리 이기고 향내 드리워 드리워질유

微風送幽馥(미풍송유복) 바람에 실린 그윽한 내음 향기복

向我如有期(향아여유기) 내게 와 닿아 약속한 듯이

 

龍灣雜興3(용만잡흥3) 용만에서-金克己26

大川嚙地上(대천교지상) 커다란 시내 땅 깎아 올라 깨물교

十里聲怒號(십리성노호) 십 리에 소리 성나서 불러

偶到淵渟處(우도연정처) 뜻밖에 닿아 못물 고인 곳 물괼정

停轡燭鬢毛(정비촉빈모) 고삐를 멈춰 귀밑털 비춰

自笑衰陋質(자소쇠누질) 스스로 웃어 여윈 바탕에

魚龍亦驚逃(어룡역경도) 물고기 또한 놀라 달아나

安知天上日(안지천상일) 어찌 알 텐가 하늘 위 해를

水底亦先昭(수저역선소) 물 바닥마저 먼저 밝히지

應憐半鏡雪(응련반경설) 안타까움에 거울 반 흰 눈

塞邑操牛刀(새읍조우도) 변방 고을서 소 잡는 칼로 잡을조

持用自矜負(지용자긍부) 지닌 쓸모에 스스로 자랑

此行非不遭(차행비부조) 이 길에 없어 아니 만남이

平生鬱鬱情(평생울울정) 삶을 살면서 답답한 마음 막힐울

俯仰成陶陶(부앙성도도) 굽어 우러러 넓히게 하지

 

龍灣雜興4(용만잡흥4) 용만에서-金克己27

我憐鎭水僧(아련진수승) 나는 부러워 진수사 스님

無塵慮(청정무진려) 맑고 깨끗해 티끌이 없어

抽身淸書間(추신청서간) 몸을 빼내니 글 정리하다

半日陪杖履(반일배장리) 반나절 모셔 지팡이 짚어 쌓아올릴배

窓前巖溜飛(창전암류비) 창 앞에 바위 물방울 날려 방울져떨어질류

席上嶺雲度(석상령운도) 자리 위 고개 구름 지나가

嘯詠使忘返(소영사망반) 읊조려 읊어 갈 길 잊게 해

天昏山向暮(천혼산향모) 하늘은 어둑 산은 저묾에

俗士爭功名(속사쟁공명) 세속 선비는 이름을 다퉈

沈碑劇杜預(침비극두예) 비석 빠뜨린 두예 너무함杜預(223∼284)

豈知陶靖節(기지도정절) 어찌 알 텐가 도연명 뜻을 편안할정

林下問征路(임하문정로) 숲 아래 물어 가야할 길을

 

龍灣雜興5(용만잡흥5) 용만에서-金克己28

巖巖妙高峰(암암묘고봉) 바위는 야릇 높은 봉우리

壁立千丈直(벽립천장직) 벼랑은 솟아 천 길 곧추서

偶尋林下僧(우심림하승) 뜻밖에 찾아 숲 아래 스님

空畔躡雲碧(공반섭운벽) 빈 두둑 밟아 구름 푸르러 밟을섭

因窺碧間詩(인규벽간시) 엿봄이 있어 푸름 사이 시

五言皆破的(오언개파적) 다섯 자 글 다 틀을 벗어나

始知方外客(시지방외객) 비로소 알아 마침 바깥 객

先我已探歷(선아이탐력) 나보다 먼저 찾아 지나가

斯人定淸曠(사인정청광) 이 사람 과연 맑고 환하니

恨不同茗席(한부동명석) 아쉬움 같이 차 자리 못해 차싹명

空令千載下(공령천재하) 괜스레 되니 천년이 흘러

慷慨弔幽迹(강개조유적) 복받친 슬픔 그윽한 자취 분개할강개

 

田家四時(전가사시) 농삿집 네 계절-金克己29

草箔遊魚躍(초박유어약) 풀 틈에 놀아 고기들 뛰며 발박

楊堤候鳥翔(양제후조상) 버들 둑에는 철새가 날아 둑제

耕皐菖葉秀(경고창엽수) 쟁기질 언덕 창포 잎 빼나 부르는소리고

畝蕨芽香(엽무궐아향) 새참 이랑엔 고사리 내음 들밥엽 고사리궐

喚雨鳩飛屋(환우구비옥) 비 불러 날아 지붕 비둘기

含泥鷰入梁(함니연입량) 진흙 문 제비 들보에 들어

晩來茅舍下(만래모사하) 저녁이 오니 초가집 아래

高臥等羲皇(고와등희황) 베개 높이 베 복희씨 시절

 

柳郊陰正密(류교음정밀) 버들 들판에 그늘 참 짙어

桑壟葉初稀(상롱엽초희) 뽕나무 언덕 잎 이제 드문

雉爲哺雛瘦(치위포추수) 꿩은 여위어 새끼 품어서

蠶臨成繭肥(잠림성견비) 누에 살찌니 고치가 되려

熏風驚麥隴(훈풍경맥롱) 따뜻한 바람 보리밭 물결

凍雨暗笞磯(동우암태기) 찬비에 어둑 물가를 때려

寂寞無軒騎(적막무헌기) 고요해 쓸쓸 수레 말 없어

溪頭晝掩扉(계두주엄비) 시냇가 낮에 사립문 닫혀

 

搰搰田家苦(골골전가고) 파고 파내는 농가 어려움

秋來得暫閑(추래득잠한) 가을이 오니 잠시 느긋해

雁霜楓葉塢(안상풍엽오) 기러기 서리 단풍잎 마을

蛩雨菊花(공우국화만) 귀뚜라미 비 국화 물굽이

牧笛穿煙去(목적천연거) 목동의 피리 연기 뚫고 가

樵歌帶月還(초가대월환) 나무꾼 노래 달 띠고 오지

莫辭收拾早(막사수습조) 미루지 말고 일찍 거둬야

梨栗滿空山(리률만공산) 배와 밤 가득 빈산에 열려

 

歲事長相續(세사장상속) 때맞춘 일은 오래 이어져

終年未釋勞(종년미석로) 해는 마쳐도 일 놓지 않아

板簷愁雪壓(판첨수설압) 널을 댄 처마 눈 눌려 걱정

荊戶厭風號(형호염풍호) 사립문 바람 울부짐 싫어

霜曉伐巖斧(상효벌암부) 서리 온 새벽 비탈 나무 베

月宵乘屋□(월소繩옥□) 달밤엔 꼬아 집 이을 새끼

佇看春事起(저간춘사기) 우두커니 봐 봄 일이 일어

舒嘯便登皐(서소편등고) 휘파람불며 언덕에 올라

 

黃山江(황산강) 황산강-金克己30

起餐傳舍曉渡江(기찬전사효도강) 밥 먹고 나선 주막 새벽에 강을 건너

江水渺漫天滄茫(강수묘만천창망) 강물은 아득 흘러 하늘은 차고 넓어

黑風四起立白浪(흑풍사기입백랑) 검은 바람 온데 일어 하얀 물결 치솟고

舟與黃山爭低昻(주여황산쟁저앙) 배 더불어 누른 산 다투어 낮고 높아

津人似我履平地(진인사아리평지) 나루 사공 나처럼 평지를 걸어가듯

一棹漁歌聲短長(일도어가성단장) 노 하나 뱃노래는 소리 짧다 길어져

十生九死到前岸(십생구사도전안) 열 삶에 아홉 죽음 앞에 언덕 이르니

槐柳陰中村徑荒(괴류음중촌경황) 느티 버들 그늘 속 마을길이 거칠어

 

派川縣偶書(파천현우서) 파천현에서 뜻밖에 쓰다-金克己31

信馬行吟海北垠(신마행음해북은) 말에 맡겨 시 읊어 바다 북쪽 끝

天敎勝賞赴征軒(천교승상부정헌) 바탕이 빼남 즐겨 나아가 얻어

風蟬翳葉鳴槐縣(풍선예엽명괴현) 바람매미 가린 잎 느티나무 골

雨燕依枝集柳村(우연의지집류촌) 비 제비 가지 찾아 버들 말 모여

飄盡斷霞花結子(표진단하화결자) 다 날려 끊어진 놀 씨앗 맺은 꽃

割殘驚浪麥生孫(할잔경랑맥생손) 갈라진 놀란 물살 보리 낟알 나

回頭却望鴻飛處(회두각망홍비처) 고개 돌려 바라봐 기러기 간 곳

草色連空惱客魂(초색연공뇌객혼) 풀빛 이은 하늘에 나그네 넋이

 

高原驛(고원역) 고원역에서-金克己32

百歲浮生逼五旬(백세부생핍오순) 백년 뜬 삶 어느새 벌써 쉰 살이

奇區世路少通津(기구세로소통진) 어려운 세상길에 뚫린 길 적어

三年去國成何事(삼년거국성하사) 삼년을 나라 떠나 무슨 일 이뤄

萬里歸家只此身(만리귀가지차신) 만 리 길 돌아온 이 이 몸뿐이랴

林鳥有情啼向客(임조유정제향객) 숲에 새 정이 있어 길손에 조잘

野花無語笑留人(야화무어소류인) 들에 꽃은 말없이 사람 붙들어

詩魔觸處來相惱(시마촉처래상뇌) 시 끌려 닿는 곳은 와도 괴로워

不待窮愁已苦辛(부대궁수이고신) 못 기다려 시름 다 이미 고생을

 

思歸(사귀) 돌아갈 생각-金克己33

數畝荒園久欲蕪(수무황원구욕무) 몇 이랑 거친 동산 오래 묵혀져

淵明早晩返藍輿(연명조만반남여) 도잠처럼 얼마만 수레 타 가리

鬢衰却與飛蓬似(빈쇠각여비봉사) 머리털 희어 되레 쑥 날림 같고

形瘦還將枯木如(형수환장고목여) 여윈 꼴 돌리려니 마른 나무라

無奈爲貧從薄官(무내위빈종박관) 어찌 못해 가난함 하찮은 벼슬

不妨因病得閑居(불방인병득한거) 꺼림 없이 병 핑계 느긋함 얻어

但聞明主求儒雅(단문명주구유아) 듣자니 밝은 임금 참 선비 찾아

投佩歸山計恐疎(투패귀산계공소) 벼슬 던져 돌아감 멀까 두려워

 

村家(촌가) 시골 마을-金克己34

靑山斷處兩三家(청산단처양삼가) 푸른 산 끊긴 곳에 두어 채 집이

抱隴縈廻一傾斜(포롱영회일경사) 고개 끼고 둘러진 한줄기 비탈

讖雨廢地蛙閣閣(참우폐지와각각) 비 조짐 버려진 땅 개구리 개골

相風高樹鵲査査(상풍고수작사사) 맞바람 높은 나무 까치가 깍깍

境幽楊巷埋荒草(경유양항매황초) 터 그윽 버들거리 거친 풀 묻혀

人寂柴門掩落花(인적시문엄낙화) 사람 고요 사립문 꽃잎이 지네

塵外勝遊聊自適(진외승유료자적) 세상 밖 빼난 놀이 혼자 즐기며

笑他奔走覓紛華(소타분주멱분화) 남 비웃어 바쁘게 헤맴 찾으니

 

草堂書懷(초당서회) 초당에서 마음을 적다-金克己35

蕭條白屋鬢成絲(소조백옥빈성사) 쓸쓸히 흰 띠 집서 머리털 실 돼

世上升沈已可知(세상승침이가지) 세상에 오름내림 이미 알았지

南阮定應輕北院(남완정응경북원) 남조 완함 놓고서 북쪽 얕잡아죽림7

東施那復效西施(동시나복효서시) 동방 서시 어찌 또 서시를 닮아

預愁直道遭三黜(예수직도조삼출) 미리 시름 곧은 도 세 번 내몰려

先把狂歌賦五噫(선파광가부오희) 앞 잡아 미친 노래 다섯 번 탄식

誰識靜中閑味永(수식정중한미영) 뉘 알아 고요함 속 느긋함 오래

典書沽酒醉吟詩(전서고주취음시) 책을 팔아 술을 사 취해 시 읊어

 

1380 享父 松月堂 趙須(??) 平壤 成均館司藝  1

呈金相國 김상국에게 드림 드릴정1

今朝零露冷 오늘 아침 비이슬 싸늘해지니 조용히오는비령

履遠獨凄其 멀리 밟아 혼자서 쓸쓸하리라 신리 쓸쓸할처

處世同炊黍 세상살이 같아서 불 때고 밥해 불땔취 기장서

持身若累碁 몸을 지님 같으니 바둑 두듯이 묶을루 바닥기

浮沈元有數 뜨고 앉음 원래는 운수가 있고 가라앉을침

覆載本無私 천지우주 본래로 챙김이 없어 뒤집힐복 실을재

白酒可人意 짙은 술 옳다함은 사람 뜻이라

頹然一中之 무너지듯 한잔을 이 가운데에 무너질퇴

 

1380 權鞱(??)南海 남해  1

臣罪如山死亦甘 신의 죄 산과 같아 죽어도 마땅한데

聖恩寬大謫江南 성은이 너그러워 강남에 귀양 가네 귀양갈적

臨岐別有無窮恨 떠남에 헤어지니 다함없는 한이란 갈림길기

慈母時年八十三 어머니 올해 연세 여든하고 셋이라

 

1383 國卿 節齋 金宗瑞(13831453)忠翼 順天 制勝方略  1

南浦 남포

送客江頭別恨多 손님 보낸 강 머리 이별 한 많아

管絃凄斷不成歌 관현악기 쓸쓸해 노래 못 이뤄 쓸쓸할처

天敎風伯阻征旆 하늘이 풍백더러 정벌 걱정해 험할조 칠정 기패

一多大同生晩波 하나로 모두 같이 늦은 물결이 저물만

 

1388 子繼 泰齋 柳方善(13881443) 瑞山  1

偶題 우연히 짓다

仍補屋 순무 엮여 그래서 지붕이 되고 순채묘 인할잉

種竹故爲籬 대를 심어 이윽고 울타리 된다 울타리리

多少山中味 많든 적든 산속에 맛이란 것을

年年獨自知 해마다 혼자서만 저절로 알아

 

1394 厚伯 讓寧大君 (13941462)剛靖 全州 崇禮門說  5

聞寧越凶報 영월의 나쁜 소식을 듣고 ※단종승하 14571

龍御歸何處 임금 돼 돌아감이 어느 곳인가 어거할어

愁雲起越中 시름구름 일어나 영월 가운데 / 넘어가는 속 넘을월

空山十月夜 텅 빈산 시월이여 초겨울 밤에 / 달이 뜬 밤에

痛哭訴蒼穹 아파 울며 부르네 푸른 하늘에 울곡 하소연할소 하늘궁

 

聞寧越凶報(문영월흉보) 영월의 나쁜 알림 들어단종승하 1457-(이제)2

龍御歸何處(용어귀하처) 임금이 되어 돌아가 어디

愁雲起越中(수운기월중) 시름구름 떠 넘는 가운데 / 영월 가운데

空山十月夜(공산십월야) 텅 빈 산에는 꽉 찬 달밤이

痛哭訴蒼穹(통곡소창궁) 아 울며불며 푸른 하늘에

 

題香山僧軸(제향산승축) 스님 두루마리에 -讓寧大君 李(이제)3

山霞朝作飯(산하조작반) 산에 노을은 아침밥 지어

蘿月夜爲燈(라월야위등) 덩굴 걸린 달 밤에 등불 돼

獨宿孤庵下(독숙고암하) 혼자만 자니 외로운 암자

惟存塔一層(유존탑일층) 오로지 있어 한 켠 탑만이

 

戱贈西關妓(호증서관기) 서도 기녀에 놀리며 주니 -讓寧大君 李(이제)4

別後音容杳莫追(별후음용향막추) 떠난 뒤 소리 모습 못 쫓아 아득

楚臺無路覓佳期(초대무로멱가기) 초나라 대 길 없어 좋은 날 찾아

粧成玉貌人誰見(장성옥모인수견) 꾸며 되니 옥 얼굴 남들 누가 봐

愁殺紅顔鏡獨知(수살홍안경독지) 시름죽인 발긋 낯 거울만 알아

夜月猶嫌窺繡枕(야월유혐규수침) 밤에 달 싫다면서 수베개 엿봐

晩風何事捲羅유(만풍하사권라帷) 늦바람 무슨 일이 비단 막 걷어

庭前賴有丁香樹(정전뢰유정향수) 뜰 앞에 맞아 있어 정향나무가

强把春情折一枝(강파춘정절일지) 볼끈 쥐어 품고파 가지 하나 뚝

 

贈別丁香(증별정향) 정향과 헤어지며 -讓寧大君 李(이제)5

別路香雲散(별로향운산) 떠나가는 길 향 구름 흩여

離情片月鉤(리정편월구) 헤어지는 뜻 조각달 굽어

可憐轉輾夜(가련전전야) 가엾다 밤새 굴러 뒤척여

誰復慰殘愁(수복위잔수) 뉘 돌아 달래 남은 시름을

 

1395 子明 玩易齋 姜碩德(1395∼1481)戴敏 晋州 玩易齋集  9

완역재 강석덕 姜淮伯 아들 沈溫 사위이고 姜希孟 아버지1

瀟湘八景圖有宋眞宗宸翰1 煙寺暮鍾(연사모종) 연기 낀 절 저녁 종-姜碩德

茂陵宸翰照蒼旻(무릉신한조창민) 무릉에 임금 글씨 푸른 하늘 빛

虎臥龍跳儘絶倫(호와룡도진절륜) 범 누워 용은 뛰어 다들 뛰어나

自是當時聊遣興(자시당시료견흥) 이로부터 그때에 한갓 흥 달래

那知睿異時新(나지예장이시신) 어찌 알아 임금 글 딴 때 새로움

解衣盤問何人(해의반박문하인) 옷 벗고 발을 뻗어 뉘에게 물어

意匠經營妙入神(의장경영묘입신) 뜻 보임 꾸려 챙겨 신인지 야릇

試向晴窓時一展(시향청창시일전) 본다며 갠 창에서 때론 한 번 펴

怳然坐我洞庭濱(황연좌아동정빈) 멍하게 나를 앉혀 동정호 물가

靑煙漠漠鎖(청연막막쇄찬완) 푸른 연기 아득히 높은 산 감싸 산모양찬 가파를완

松檜陰森路屈盤(송회음삼로굴반) 솔 전나무 어둔 숲 길은 구불대

試問招提藏底處(시문초제장저처) 물으니 불러 끌어 깊은 곳 숨겨招提: 賜額

一聲鍾落白雲端(일성종락백운단) 한소리 종 울리니 흰 구름 끝에

 

瀟湘八景圖有宋眞宗宸翰2 遠浦歸帆(원포귀범) 먼 포구 돌아오는 돛-姜碩德2

淸秋極浦逈連天(청추극포형련천) 맑은 가을 끝 포구 먼 하늘 닿아

款乃一聲若箇邊(관내일성약개변) 뱃노래 한 소리는 어디 가에를

日落風輕蘋滿水(일락풍경빈만수) 해 지고 바람 살랑 마름 물 가득

片帆飛過碧山前(편범비과벽산전) 조각 돛 날아 지나 푸른 산 앞을

 

瀟湘八景圖有宋眞宗宸翰3 洞庭秋月(동정추월) 동정호 가을 달-姜碩德3

海門推上爛銀盤(해문추상란은반) 바다 문 추켜올려 멋진 은쟁반

笛聲高萬頃寒(철적성고만경한) 쇠 피리 소리 높아 만 이랑 찰랑

最是淸光秋更好(최시청광추갱호) 가장 이런 맑은 빛 가을 더 좋아

凭欄須到夜深看(빙란수도야심간) 난간 기대 꼭 오면 밤 깊이 바래 기댈빙

 

瀟湘八景圖有宋眞宗宸翰4 江天暮雪(강천모설) 강 하늘 늦은 눈-姜碩德4

凍雲垂地暗坤倪(동운수지암곤예) 언 구름 드리운 땅 어두운 땅 끝

忽放春光滿水西(홀방춘광만수서) 언뜻 놓친 봄날 빛 물 서쪽 가득

江路無人天欲暮(강로무인천욕모) 강가 길 사람 없이 날은 저물려

梅花開遍竹枝低(매화개편죽지저) 매화꽃 두루 피어 댓가지 나직

 

瀟湘八景圖有宋眞宗宸翰5 漁村落照(어촌락조) 어촌에 지는 햇빛-姜碩德5

斜月半輪明遠岫(사월반륜명원수) 기울은 달 반달이 먼 산에 밝아

昏鴉數點返寒林(혼아수점반한림) 늦 까마귀 몇 마리 찬 숲 돌아와

漁人收網歸芧舍(어인수망귀서사) 어부는 그물 걷어 너와집에 가

穿入蘆花深復深(천입로화심부심) 뚫어들어 갈대꽃 깊고도 깊어

 

瀟湘八景圖有宋眞宗宸翰6 瀟湘夜雨(소상야우) 소상강 밤비-姜碩德6

孤舟千里思悠悠(고주천리사유유) 외로운 배 천 리에 생각은 아득

挑盡寒燈攬弊裘(도진한등람폐구) 심지 다한 찬 등불 쥔 낡은 갖옷

奈此黃陵祠下泊(내차황릉사하박) 이를 어째 황릉사 사당 밑 배 대

蒹葭風雨滿江秋(겸가풍우만강추) 갈대밭 비바람에 강 가득 가을

 

瀟湘八景圖有宋眞宗宸翰7 山市晴嵐(산시청람) 산동네 갠 기운-姜碩德7

千里關山露未晞(천리관산로미희) 천 리에 고향 산에 이슬 아니 마르고

槿籬芧店掩柴扉(근리서점엄시비) 무궁화 울 너와집 사립문을 가렸네

輕嵐一抹橫如練(경람일말횡여련) 가벼운 산 한 줄기 비단처럼 걸쳐서

多少樓臺隱翠微(다소루대은취미) 얼마간의 누대를 산기슭에 숨겼나

 

瀟湘八景圖有宋眞宗宸翰8 平沙落雁(평사낙안) 너른 모래 기러기 앉아-姜碩德8

平沙如雪夏無垠(평사여설하무은) 너른 모래 눈 같이 여름 끝없이 끝은

萬里衡陽欲暮春(만리형양욕모춘) 만 리에 형양 땅은 봄이 저물려

不似玉關矰(불사옥관증격밀) 같지 않아 옥관에 주살 줄 빽빽 주살증 주살줄격

悠揚直下莫紛綸(유양직하막분륜) 먼 올림 바로 내려 줄 얽지 마라

 

歸來圖(귀래도) 돌아오는 그림-姜碩德9

先生初非避俗翁(선생초비피속옹) 선생은 처음 아니 세상 벗은 늙은이

誰知千載之英豪(수지천재지영호) 누가 알아 천년을 뛰어난 사람으로

隨雲出林壑(우이수운출림학) 너 함께 구름 따라 숲 골짝 나갔다가 너이

鄕里小兒非吾曹(향리소아비오조) 고향마을 어린애 우리들이 아니네

歸來三徑任蕪沒(귀래삼경임무몰) 돌아오는 세 길은 멋대로 거칠어져

恰有琴樽供笑傲(흡유금준공소오) 꼭 있어 거문고 술 한바탕 웃고 즐겨

環堵蕭然臥北窓(환도소연와북창) 두른 담 쓸쓸한데 북쪽 창에 누우니 담도

羲皇上人興陶陶(희황상인흥도도) 복희씨 높은 스님 흥이나니 즐거워

眼中忽見山河移(안중홀견산하이) 눈에 들어 문득 봐 산도 강도 옮겨져

書晉甲子寸心勞(서진갑자촌심로) 진의 갑자 적으니 마음 한쪽 짐이 돼

豈但高義凌天衢(기단고의릉천구) 어찌 꼭 높은 옳음 하늘 닿아 깔보며

忠憤直與秋雲俱(충분직여추운구) 충성 의분 곧바로 가을구름 함께해

何如處士節獨高(하여처사절독고) 어쩌나 머문 선비 절개 홀로 높은데

當時廊廟多俊髦(당시랑묘다준모) 그때는 조정에도 빼난 사람 많아서 다팔머리모

余今撫圖重嘆息(여금무도중탄식) 내 이제 그림 만져 거듭 한숨 쉬느니

風颯颯吹鬢毛(청풍삽삽취빈모) 맑은 바람 살랑살랑 불어날려 귀밑털

 

1397 元正 忠寧 (1397~1418~1450)莊憲世宗 全州 4대 세종 이도  1

雨饒郊野民心樂 우요교야민심락 들녘에 비 넉넉해 백성 마음 즐거워

日暎京都喜氣新 일영경도희기신 서울에 햇살 빛나 기쁜 날씨 새로워

多慶雖云有積累 다경수운유적누 많은 될 일 일컬어 쌓음 있어 쌓여서

只爲吾君愼厥身 지위오군신궐신 다만 내 임금 되어 삼가 온몸 바쳐서

 

1405 信之 碧梁 兪應孚(?1456)忠穆 杞溪 벽량 유응부 사육신  1

爲咸吉道節度使作 함길도 절도사가 되어

將軍持節鎭戎邊 장군은 절개 지녀 변방의 진에 누를진 되융

沙塞塵晴士卒眠 모래성채 갠 티끌 사졸은 잠에 변방새 갤청

駿馬五千嘶柳下 준마는 오천인데 울어 버들 밑 준마준 울시

豪鷹三百坐樓前 매서운 매 삼백에 누대에 앉아 호걸호 매응

 

1410 文良 乖崖 金守溫(14101481)文平 永同 醫方類聚  17

題山水屛 산수화 병풍-1

描山描水摠如神 산 그려 물을 그려 모두 신들려 그릴묘 모두총

萬草千花各者春 모든 풀 온갖 꽃이 따로 한창 때

畢境一場皆幻境 한바탕 보고나니 다 홀릴 데라 마칠필 변할환

誰知君我亦非眞 뉘 알까 자네와 나 또한 아닌 참

 

述樂府辭(술악부사) 악부의 노래를 한시로 풀어滿殿春-金守溫-2

十月層氷上(십월층빙상) 시월 달 켜켜 얼음 위에는

寒凝竹葉棲(한응죽엽서) 차가워 엉긴 댓잎 깃들어

與君寧凍死(여군녕동사) 그대 더불어 얼어 죽어도

遮莫五更鷄(차막오경계) 막지를 마라 오경의 닭아

 

滿殿春1

어름 우희 댓닙 자리 보와 님과 나와 어러주글만뎡 얼음위에 댓잎 자리 깔아

어름 우희 댓님 자리 보와 님과 나와 어러주글만뎡 님과 내가 얼어 죽을망정

정둔 오늘밤 더듸 새오시라 더듸 새오시라            정든 오늘밤 더디 새소서

 

題鄭府尹山水兵八首1(제정부윤산수병팔수1) ※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金守溫-3

斷岸孤舟水國村(단안고주수국촌) 낭떠러지 외론 배 물나라 마을

蒼茫草樹暮春痕(창망초수모춘흔) 아득 푸른 풀 나무 저문 봄 자취

西風吹送天涯雨(서풍취송천애우) 서풍이 불어 실려 하늘 끝 비가

白脚滿空空半昏(백각만공공반혼) 흰 다리 하늘 가득 하늘 반 어둑

 

題鄭府尹山水兵八首2(제정부윤산수병팔수2)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金守溫-4

草堂閑座愛幽棲(초당한좌애유서) 초당에 앉아 느긋 숨은 삶 아껴

睡起南窓已午鷄(수기남창이오계) 잠깨니 남쪽 창은 이미 한낮 닭

忽聽家童來報道(홀청가동래보도) 갑자기 집에 아이 와서 알림이

溪流漲到竹林西(계류창도죽림서) 시냇물 불어 넘쳐 대숲 서쪽을

 

題鄭府尹山水兵八首3(제정부윤산수병팔수3)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金守溫-5

誰家亭榭露崖頭(수가정사로애두) 누구네 정자인가 벼랑 끝 우뚝

喬木脩篁一境幽(교목수황일경유) 큰 나무 쭉쭉 대숲 일대가 그윽

矮榻已空春寂寞(왜탑이공춘적막) 짤막 걸상 비어서 봄은 쓸쓸해

主人携客泛扁舟(주인휴객범편주) 주인은 손님 모셔 조각배 띄워

 

題鄭府尹山水兵八首4(제정부윤산수병팔수4)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金守溫-6

來牛去馬日紛紛(내우거마일분분) 오는 소 가는 말에 날마다 분분

官渡舟船兩岸分(관도주선양안분) 관리 건네 나룻배 두 언덕 나눠

潮退海門洲渚遠(조퇴해문주저원) 조수 물린 바다 문 섬 물가 멀어

雁回千里自成群(안회천리자성군) 기러기 천리 날아 절로 떼 지어

 

題鄭府尹山水兵八首5(제정부윤산수병팔수5)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金守溫-7

古木蒼藤合杳冥(고목창등합묘명) 늙은 나무 등나무 얽혀서 어둑

僧房高下彩霞明(승방고하채하명) 스님 방 높아 아랜 빛깔 놀 밝아

出根一逕連峰頂(출근일경연봉정) 뿌리 나온 오솔길 산마루 이어

布襪靑鞋著我行(포말청혜착아행) 베버선 푸른 신이 내 발에 붙어

 

題鄭府尹山水兵八首6(제정부윤산수병팔수6)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金守溫-8

百尺橋臨千尺湍(백척교림천척단) 백 자 다리 다가서 천 자 여울에

風生萬壑夏猶寒(풍생만학하유한) 바람나는 온 골짝 여름 되레 차

一驢暮客歸何處(일려모객귀하처) 한 나귀 저녁 길손 어딜 돌아가

心在三峰縹渺間(심재삼봉표묘간) 마음 있는 삼봉은 아득한 사이

 

題鄭府尹山水兵八首7(제정부윤산수병팔수7)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金守溫-9

籬下長江家上山(리하장강가상산) 울타리 밑 긴 강이 집 위에는 산

山中蘭若入雲端(산중란약입운단) 산 속에 난초 같이 구름에 들어

淸明共待山頭會(청명공대산두회) 맑고 밝아 기다려 산머리 모임

一座僧歡雜俗歌(일좌승환잡속가) 자리한 스님 기뻐 세속 노래를

 

題鄭府尹山水兵八首8(제정부윤산수병팔수8)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金守溫-10

描山描水摠如神(묘산묘수총여신) 산 그려 물을 그려 모두가 신필

萬草千花各自春(만초천화각자춘) 모든 풀 온갖 꽃에 따로이 봄이

畢竟一場皆幻境(필경일장개환경) 마침 다해 한바탕 모두 꿈인 게

誰知君我亦非眞(수지군아역비진) 누가 알랴 그대 나 참 아닌지를

 

送安俊爲安峽縣監(송안준위안협현감) 안준이 안협현감 되어 보내며-金守溫-11

子之先者與吾偕(자지선자여오해) 자네의 아버지는 나와 함께해

幾度從容坐縣齋(기도종용좌현재) 몇 번을 쫓아 담아 고을 집 앉아

今日見君渾舊意(금일견군혼구의) 오늘날 그대 보니 얼핏 옛날 뜻

衰年遇境動傷懷(쇠년우경동상회) 늙은 나이 만나니 아픈 마음이

石田民散春無種(석전민산춘무종) 자갈밭 백성 흩여 봄에 못 심어

草閣山深晝亦(초각산심주역매) 초가집 산이 깊어 낮에도 어둑

最是一方幽絶處(최시일방유절처) 가장 옳은 한 곳은 숨어 끊긴 곳

須敎黎庶厚生涯(수교려서후생애) 꼭 하게나 백성들 삶을 넉넉히

 

次天壽寺韻1(차천수사운1) 천수사운을 빌어-金守溫-12

頹垣破礎暗螢飛(퇴원파초암형비) 무너진 담 깨진 돌 반딧불 날아 어둑

贏得都人指點歸(영득도인지점귀) 이끗에 서울 사람 손 가리켜 돌아가

却似千年遼鶴唳(각사천년요학려) 물리쳐 천년 같이 멀리 학의 울음이

山川如舊昔人非(산천여구석인비) 산천은 옛날 같아 옛사람은 아니지

 

次天壽寺韻2(차천수사운2) 천수사운을 빌어-金守溫-13

春風處處百花飛(춘풍처처백화비) 봄바람 곳곳마다 온갖 꽃 날아

擬向松都匹馬歸(의향송도필마귀) 헤아려 송도 향해 한필 말 돌려

五百年間人物論(오백년간인물론) 오백 년 그 동안의 인물을 따져

迷君誤國定誰非(미군오국정수비) 임금 속여 그르침 누구 잘못이

 

題高峰雲月軒(제고봉운월헌) 고봉의 운월헌에 제하며-金守溫-14

雲有浮沈月晦明(운유부침월회명) 구름 떠 가라앉고 달 어둠 밝음

從來未若太虛淸(종래미약태허청) 오면서 아니 같아 태허의 맑음

憑君爲語高遁客(빙군위어고둔객) 그대 빌려 말하니 높게 숨은 이

莫把陰晴弄一生(막파음청롱일생) 흐려 갬 잡지 마라 한 삶을 놀려

 

題李敦寧白雲洞新宅二首1(제이돈녕백운동신택이수1)

이돈녕의 백운동 새 집에 부쳐-金守溫-15

途人但見衆峰靑(도인단견중봉청) 길에 사람 다만 봐 봉우리 푸름

豈識侯家向此成(기식후가향차성) 어찌 알까 후작 집 이곳에 이룸

藤蔓曲藏蛇虺蟄(등만곡장사훼칩) 등덩굴 굽어 감춰 뱀 서려 숨어

石門高掩馬牛行(석문고엄마우행) 돌문은 높이 가려 소 말 다님을

笙歌樓閣傾冠盖(생가루각경관개) 생황노래 누각에 벼슬 기울여

泉石膏肓養性情(천석고황양성정) 샘 돌에 오랜 병에 바탕 뜻 길러

燕罷客歸山月出(연파객귀산월출) 잔치 마쳐 손 떠나 산에 달이 떠

一軒淸景也難名(일헌청경야난명) 한 추녀 맑은 경치 어려운 이름

 

題李敦寧白雲洞新宅二首2(제이돈녕백운동신택이수2)

이돈녕의 백운동 새 집에 부쳐-金守溫-16

會謁雲從舊院坊(회알운종구원방) 모여 아뢰 운종가 옛 서원 동네

萬家隣集難當(만가린집료난당) 모든 집 모여 이웃 어려움 시끌

何年徙宅歸來計(하년사댁귀래계) 어느 해 집을 옮겨 돌아옴 꾀해

今日逢君笑語香(금일봉군소어향) 오늘날 그대 만나 웃는 말 향기

數頃鶯花春後老(수경앵화춘후로) 몇 이랑 꾀꼬리 꽃 봄 지나 시들

滿地楊柳雨餘長(양류우여장) 못 가득 버드나무 비 남아 자라

縱耽野趣朝參懶(종탐야취조참라) 빠져 즐겨 들 멋에 조회 게을리

人道當行入廟培(인도당행입묘배) 사람 도리 마땅해 묘당에 들어

 

次上人山水軒詩卷韻(차상인산수헌시권운) 상인 산수헌 시권의 운을 빌어-金守溫-17

屋頭蒼翠壓潺湲(옥두창취압잔원) 집 머리 푸르른 빛 물소리 눌러

聲想溪流色想山(성상계류색상산) 소리에 시내 생각 빛에 산 생각

我向眼前空作碍(아향안전공작애) 내가 향한 눈앞은 비어도 막혀

師從心上肉爲團(사종심상육위단) 스님 쫓아 마음엔 몸마저 뭉쳐

一枝影猿啼外(일지공영원제외) 가지 하나 지팡이 원숭이 울음

六尺身名俗鬧間(육척신명속료간) 여섯 자 몸에 이름 시끄러움 속

明日野郊分袂處(명일야교분몌처) 내일은 들에 들판 소매 나뉜 곳

忙忙留與去閑閑(망망유여거한한) 바빠서 머뭇거려 떠나 한가해

 

1410 張修(??) 장수 세종 때  1

歸鄕有感 고향에 돌아가서

故鄕如待我 고향이 나를 맞네 기다린 듯이

今日卽停驢 오늘에야 나아가 나귀 길 멎네 나귀려

竹影低簷短 대 그림자 밑이라 처마는 짧아 밑저 처마첨

山光滿閣虛 산 빛에 집을 채워 허전하기만

天城赫居後 하늘 성에 혁거세 가버린 뒤로

公館壽同餘 공관도 오래되어 같이 남았네

臨眺趨庭寂 다가서 바라보아 가르침 없어 바라볼조 달릴추

愁添宦謫初 시름 더한 벼슬에 귀양살이에 더할첨 벼슬환 귀양갈적

 

1412 天章 丹溪 河緯地(14121456)忠烈 晉州 단계 하위지 사육신  2

謝人贈蓑衣 도롱이 준 사람에게 감사함1

男兒得失古猶今 사내로 얻고 잃음 예나 이제나

頭上分明白日臨 머리 위 뚜렷하니 밝은 햇빛이

持贈蓑衣應有意 가져다준 도롱이 뜻함에 맞아 보낼증 도롱이사

五湖煙雨好相尋 온 호수 안개비에 서로 잘 찾아 찾을심

 

戲成一絶(희성일절) 놀이 삼아 절구 하나를 지어-河緯地2

一別嬋娟竟渺然(일별선연경묘연) 한 헤어짐 고와서 끝내 아득해

嶺湖其奈路三千(영호기나로삼천) 영남 호남 그 어찌 길은 삼천리

此時可說心中事(차시가설심중사) 이런 때 말할 수가 마음속에 일

應費書兼十幅牋(응비서겸십폭전) 으레 써 글 아울러 열 폭 장계를

 

1414 輝之 李珦(1414~1450~1452)恭順文宗 全州5대 문종 이향  1

鴿籠邊百葉明 화합롱변백엽명 꽃 비둘기 새장 곁 온갖 잎 환해

感時含雨曉霞成 감시함우효하성 때 맞춰 비 머금어 새벽노을 돼

何故不捐疎冷態 하고불연소냉태 무슨 까닭 못 내쳐 슬쩍 찬 맵시

自嬌紅嫩笑朝廷 자교홍눈소조정 나름 고운 빨간 꽃 조정서 웃어

 

1415 引甫 勉齋 孫肇瑞(?∼?)戴敏 一直 格齋文集 11

遊居昌(유거창) 거창서 놀다-孫肇瑞1

惠政一非少(혜정일비소) 베푼 다스림 하나 안 적어

忠言百不多(충언백부다) 일러드릴 말 백번 안 많아

割鷄知幾許(할계지기허) 닭을 잡는데 알 게 얼마나

信馬聽絃歌(신마청현가) 말에 맡겨둬 현 노래 들어

 

() -孫肇瑞2

日影正當午(일영정당오) 해 그림자 딱 마침 한낮이

金波漾碧空(금파양벽공) 금빛결 출렁 파란 하늘에

舟行無暴浪(주행무폭랑) 배가 다니니 센 물결 없어

氣爽有淸風(기상유청풍) 숨결 후련해 맑은 바람에

 

詠月(영월) 달을 읊다-孫肇瑞3

盈虛知節氣(영허지절기) 차고 비어서 철 기운 알고

出沒定潮流(출몰정조류) 뜨고 져서는 물 밀림 놓아

旣料望如鏡(기료망여경) 이미 헤아려 거울 보름달

奚嗟弦似鉤(해차현사구) 어찌 탓하랴 갈고리 반달

 

詠聲(영성) 소리를 읊다-孫肇瑞4

人爲全在聽(인위전재청) 사람 하느니 다 들어 있어

天道豈云寥(천도기운요) 하늘 가는 길 어찌 쓸쓸타

喜怒依應起(희로의응기) 기쁨과 성냄 맞 일기 기대

感懲賴不銷(감징뢰불소) 느낌과 혼냄 못 삭임 달려

 

黃鶯兒(황앵아) 노란 꾀꼬리-孫肇瑞5

常囀聲將慣(상전성장관) 늘 지저귀어 소리 익으려

勤飛羽始調(근비우시조) 날기 부지런 깃털 첫 골라

莫言長在谷(막언장재곡) 말마라 오래 골짝에 있어

一日倏升喬(일일숙) 어느 날 불쑥 높이도 올라

 

() 저녁-孫肇瑞6

天晴新月照(천청신월조) 하늘이 개니 초승달 비쳐

江闊暮雲收(강활모운수) 강이 트여서 늦 구름 걷혀

逝者如梭疾(서자여사질) 가는 것이라 빠른 베틀 북

難堪尼父愁(난감니부수) 못 견디어서 니부의 시름 仲尼?

 

絶句(절구) 절구-孫肇瑞7

珍珠生海曲(진주생해곡) 보배론 구슬 바다에서 나

圓潔等孤輪(원결등고륜) 둥글 해맑아 외로운 바퀴

若掛靑空上(약괘청공상) 걸려있는 듯 푸른 하늘에

能明萬國春(능명만국춘) 밝힐 수 있어 모든 나라 봄

 

月夜偶題(월야우제) 달밤에-孫肇瑞8

雲來月隨暗(운래월수암) 구름 몰려와 달 따라 어둑

雲去月還明(운거월환명) 구름 떠나가 달 다시 밝아

心鏡正如此(심경정여차) 마음 거울도 바로 이 같이

須防因物生(수방인물생) 그리 가려서 사물 따라 나

 

書懷(서회) 품은 뜻을 적으며-孫肇瑞9

斯文方欲墜(사문방욕추) 우리 유학이 막 떨어지려

鄒魯孰爲容(추로숙위용) 공자 맹자를 뉘 위해 꾸며나라 나라

濂洛淵源正(렴락연원정) 성리학 학문 올바른 내림濂洛關閩

捨茲誰適從(사자수적종) 이를 버리고 누굴 따르랴

 

北澗浮舟(북간부주) 북쪽 골짝에 배 띄워-孫肇瑞10

春水滿溪澗(춘수만계간) 봄물 가득해 시내골짝서

浮流木道通(부류목도통) 떠서 흐르니 목의 도 뚫려

可尋洙泗往(가심수사왕) 찾을 수 있나 수사 땅 가서洙泗學: 孔子 儒學

何用泣岐中(하용읍기중) 울어 어디 써 갈림길에서

 

促織詞(촉직사) 귀뚜라미의 노래-孫肇瑞11

促織聲何急(촉직성하급) 귀뚜리 소리 어찌 다급해

聞聲未見機(문성미견기) 소리는 들려 베틀 아니 봬

似嫌難設杼(사혐난설저) 싫어서인지 북 놓지 못해 북저

如訴未縫衣(여소미봉의) 일러바치듯 옷 아니 꿰매

牽出宮娥怨(견출궁아원) 끌려나오니 궁녀라 탓해

添成戍客悲(첨성수객비) 보태어 이뤄 군졸로 슬퍼

夜深淸響切(야심청향절) 밤이 깊어서 맑은 울림에

應恨歲將歸(응한세장귀) 으레 한스레 해엔 간다네

 

1417 粹之 首陽 (1417~1455~1468)惠莊世祖 全州7대 세조 이유  1

欲少欲可滿 욕소욕가만 바램 적어야 바램 채우며

事簡功可成 사간공가성 일이 조촐해 이룰 일 이뤄

敬天天乃保 경천천내보 하늘 받들어 하늘이 지켜

勤民民乃寧 근민민내녕 백성 부지런 백성 느긋해

小藝莫致慮 소예막치려 자잘한 재주 마음 쓰지 마

大政宜致精 대정선치정 크게 다스림 마땅 알뜰히

 

1417 淸甫 伯高 白玉軒 李塏(1417∼1456)忠簡 韓山  7

백옥헌 이개 이색의 증손 死六臣1

四友亭詠松(사우정영송) 사우정에서 소나무를 읊다-李塏

階前偃蓋一孤松(계전언개일고송) 뜰 앞에 눕혀 덮은 외론 솔 하나 쓰러질언

枝幹多年老作龍(지간다년로작룡) 가지줄기 여러 해 늙어서 된 용

歲暮風高揩病目(세모풍고개병목) 해 늦어 바람 높아 앓는 눈 비벼 문지를개

擬看千丈上靑空(의간천장상청공) 헤어 봐 천 길 높이 푸른 하늘 위 헤아릴의

 

玉簪花(옥잠화) 옥잠화-李塏2

麻姑群玉山頭見(마고군옥산두견) 마고선녀 많은 옥 산마루 보여

天女瑤臺月下遊(천녀요대월하유) 천녀가 내린 요대 달 아래 놀아

舞罷霓裳雲錦亂(무파예상운금란) 춤을 마친 예상곡 구름결 마구 무지개예

歸來醉墮不曾牧(귀래취타부증목) 돌아와 취해 떨쳐 일찍 못 놓아 떨어질타

 

三色桃(삼색도) 삼색 복숭아-李塏3

淺深紅白爛相交(천심홍백란상교) 옅어 짙어 붉음 흼 뒤섞여 활짝

誰假天機織得勞(수가천기직득로) 뉘 빌려 하늘 베틀 힘써 짜길래

未是春風無世態(미시춘풍무세태) 옳지 않아 봄바람 세상 꼴 없어

貴家池館錦粧桃(귀가지관금장도) 높은 댁 연못 집을 복사꽃 꾸며

 

梨花(이화) 배꽃-李塏4

院落深深春晝淸(원락심심춘주청) 담에 져 깊고 깊어 봄 낮은 맑아

梨花開遍正冥冥(이화개편정명명) 배꽃은 두루 피어 막 어둑어둑

鶯兒儘是無情思(앵아진시무정사) 꾀꼬리 이리 다해 정 없는 마음

掠過繁枝雪一庭(략과번지설일정) 스쳐간 많은 가지 온 뜰에 눈이

 

薔薇(장미) 장미-李塏5

香浮一院影沈沈(향부일원영침침) 향 떠돌아 한 담에 그림자 깔려

蝶舞蜂顚不自禁(접무봉전부자금) 나비 춤춰 벌 바빠 절로 못 말려

我亦未堪幽興惱(아역미감유흥뇌) 나 또한 못 견뎌서 그윽 흥 괴롬

苦唫終日坐花淫(고금종일좌화음) 힘든 다묾 하루 내 꽃밭 퍼질러 입다물금

 

善竹橋(선죽교) 선죽교-李塏6

繁華往事已成空(번화왕사이성공) 한껏 피움 지난 일 이미 사라져

舞館歌臺野草中(무관가대야초중) 춤추던 노래무대 들풀 가운데

惟有斷橋名善竹(유유단교명선죽) 여태껏 끊긴 다리 선죽교 이름

半千王業一文忠(반천왕업일문충) 오백년 임금의 일 문충공 한명圃隱 鄭夢周

 

送徐修撰剛中榮親歸大丘(송서수찬강중영친귀대구)7

대구로 뵈러가는 수찬 서강중을 보내며剛中 四佳亭 徐居正(1420∼1488)-李塏

望雲飛傳急(망운비전급) 고향 바라니 날아 알려야

仙桂媚堂萱(선계미당훤) 과거 급제해 어머님 기뻐 아첨할미 원추리훤

爵上南山壽(작상남산수) 잔을 올리니 남산 오래 삶 잔작

尊涵北闕恩(존함북궐은) 술병에 담아 임금 베풀음 젖을함

美談歸父老(미담귀부로) 갸륵한 얘기 어른께 돌려

佳氣藹鄕村(가기애향촌) 좋은 기운이 마을에 열려 열매많이열릴애

孝理仍文敎(효리잉문교) 효도 다스려 글을 가르쳐

邦家重本源(방가중본원) 나라 집안에 바탕 무겁게

 

1417 泛翁 保閑齋 申叔舟(1417∼1475)文忠 高靈 保閑齋集 보한재 신숙주  6

寄權正卿(기권정경) 권정경에게-申叔舟1

得閑因病久(득한인병구) 느긋해짐이 병 오램으로

空歎綠陰低(공탄록음저) 괜히 탄식해 푸른 숲 낮아

黃鳥催人起(황조최인기) 꾀꼬리 닦달 일어나라며

東園數日啼(동원수일제) 동녘동산에 몇 날을 울어

 

詠日本躑躅(영일본척촉) 일본 철쭉을 노래해-申叔舟2

我昔雲帆掛大洋(아석운범괘대양) 내 접때 구름 돛을 바다에 걸어

孤舟五月繫扶桑(고주오월계부상) 외로운 배 오월에 부상에 매어

當時暫寄須曳興(당시잠기수예흥) 그때 잠깐 붙이니 흥미를 끌어

今日相看思渺茫(금일상간사묘망) 오늘 서로 보느니 생각 아득해

 

寄中書諸君(기중서제군) 중서의 여러분에게-申叔舟3

豆滿春江繞塞山(두만춘강요새산) 두만강 봄날 강물 변방 산 둘러

客來歸夢五雲間(객래귀몽오운간) 나그네 꿈 오고가 오색구름에

中書醉後應無事(중서취후응무사) 중서에선 취한 뒤 아무 일 없어

明月梨花不怕寒(명월리화불파한) 밝은 달에 배꽃은 추위 안 겁나

 

上霽雲樓(상제운루) 제운루에 올라-申叔舟4

天極頭流倚半空(천극두류의반공) 하늘 닿은 두류산 반은 하늘에

湖南一望彩雲中(호남일망채운중) 호남 땅 한번 바래 빛 구름 속에

試登樓上憑軒看(시등루상빙헌간) 올라보는 누대 위 난간 기대 봐

千古蒼顔面面同(천고창안면면동) 먼 옛날 푸른 모습 쪽쪽이 같아

 

陽德途中偶吟(양덕도중우음) 양덕 가는 길에 읊다-申叔舟5

前年一齒落(전년일치락) 지난해 빠져 이빨 한 개가

今年一髮白(금년일발백) 올해엔 세니 머리털 한 쪽

固知老不免(고지로불면) 정말 아느니 늙음 못 벗어

奈此便相迫(내차편상박) 어찌 이렇게 서로 다그쳐

役役猶未休(역역유미휴) 힘써 오히려 쉬지 못하니

萬里事劍(만리사검극) 만 리 밖에서 싸움 일삼아

功業無足取(공업무족취) 일해 이룬 일 얻음 못되고

虛名亦已極(허명역이극) 헛된 이름은 또 이미 한껏

庶幾謝簪紱(서기사잠불) 아마도 거의 벼슬 물러나 비녀잠 인끈불

歸來保迂拙(귀래보우졸) 돌아와 지켜 멀어 서툴러

 

哭具綾城(곡구릉성) 구릉성을 곡하며-申叔舟6

一氣有聚散(일기유취산) 한 기운 있어 모여 흩어져

生死如晝夜(생사여주야) 살고 죽음은 낮과 밤 같아

天道固如是(천도고여시) 하늘 도 정말 이와 같아서

不必空嘆咤(불필공탄타) 아니 꼭 괜히 탓해 꾸짖어 꾸짖을타

此理素所講(차리소소강) 이런 이치는 워낙 익힌바

念言不能舍(념언불능사) 말을 생각해 버리지 못해

夫子我所師(부자아소사) 부자는 내게 스승인 바며

德量逼造化(덕량핍조화) 덕 헤아림은 조화옹 바짝 닥칠핍

汪汪萬頃波(왕왕만경파) 넓기도 넓은 만 이랑 물결萬頃蒼波

誰能訝(애사수능아) 끝에 물가서 누가 맞으랴 물가사 맞을아

際遇贊明時(제우찬명시) 그 즈음 만나 밝은 때 도와

柱石在大廈(주석재대하) 기둥 주춧돌 큰 집에 있어

刺口論是非(자구론시비) 나무라는 입 옳다 그르다

於君無小罅(어군무소하) 그대에게선 작은 틈 없어 틈하

有德必有壽(유덕필유수) 덕이 있어 꼭 오래 삶 있어

施獲於旣稼(시획어기가) 베풀어 얻어 이미 심음에

謂將享期(위장향기이) 일러 앞으로 백세 누리리 턱이

俄然禍所嫁(아연화소가) 갑작스런 화 떠나가는 바 갑자기아

交情數十載(교정수십재) 사귀는 마음 몇 십 년으로

連袂常竝駕(련몌상병가) 소매 나란히 늘 함께 타며 멍에가

人事可恃(인사거가시) 사람 일 어찌 믿기만 하랴 어찌거

一夕忽彫謝(일석홀조사) 한 저녁 문득 새겨 떠나셔

耿耿懷宿昔(경경회숙석) 가물 가물이 옛날을 그려

哀哀雙淚瀉(애애쌍루사) 슬피 서글피 두 눈물 쏟아 쏟을사

滿城風雨惡(만성풍우악) 성에 가득히 비바람 나빠

孤燈題楚些(고등제초사) 외로운 등불 초사 몇 지어 적을사

分明更五撾(분명경오과) 뚜렷이 알아 오경을 때려 칠과

獨坐不成臥(독좌불성와) 홀로 앉아서 잠을 못 이뤄

 

1418 謹甫 梅竹軒 成三問(14181456)忠文 昌寧 成謹甫集  2

臨死賦 죽음에 이르러 매죽헌 성삼문 사육신1

擊鼓催人命 북 울려 사람목숨 죄어드는데 부딪칠격 재촉할최

西風日欲斜 서녘바람 해조차 기울어지네 비낄사

黃泉無一店 황천길에 하나도 가게도 없어 가게점

今夜宿誰家 오늘밤엔 누구네 집에 묵을까 묵을숙

 

題夷齊廟 백이숙제 사당에2

當年叩馬敢言非 그때는 말을 몰아 어찌 말 아니 두드릴고

大義堂堂日月輝 큰 옳음 의젓하니 해와 달 빛나 빛날휘

草木亦霑周雨露 풀 나무 또한 젖어 주나라 비에 젖을점

愧君猶食首陽薇 그대 탓해 먹으니 수양산 고비 부끄러울괴 고비미

 

1418 景遇 仁齋 姜希顔(14181465) 晉州 養花小錄  1

蔡子休求畵作 채자휴가 그림을 찾음에 짓다

江山峰巒合 강산에 봉우리는 모두 모았고 뫼만

江邊樹木平 강가에 나무란 건 그저 똑같다

白雲迷遠近 흰 구름 아련함에 멀고 가까워 미혹할미

何處是蓬瀛 어디라 하드라도 봉래 영주지 쑥봉 바다영

 

1420 主翁 漁溪 趙旅(14201489)貞節 咸安 漁溪集  4

新秋 새 가을 어계 조려 생육신1

金新持節入郊墟 새 가을 절개 지켜 들 터에 드니 성밖교 언덕허

井上梧桐一葉疏 우물 위 오동나무 잎 하나 없네 트일소

此日此時何事樂 이런 날 이런 때에 무슨 일 즐겨

短檠明處可觀書 짧은 호롱 밝힌 곳 글을 읽어야 도지개경

 

題咸安鄕校壁上 함안향교 벽 위에2

我是漁溪隱遁人 내가 바로 어계에 숨었던 사람 달아날둔

幾年來往泮宮瀕 몇 해나 왔다갔나 향교 가까이 학교반 물가빈

如今樂見菁莪敎 이제처럼 즐거이 선비 가르쳐 우거질청 지칭개아

願浴餘波愧缺仁 씻으려한 응어리 어질지 못해 부끄러워할괴

泮宮: 주나라 때 제후의 학교 菁莪: 인재를 교육하는 일

 

九日登高詩 중양절에 높은데 올라3

九月九日是重九 구월에 구일 날은 중양절이라

欲酬佳節登高岡 좋은 철을 보내려 높은 뫼 올라 갚을수

回頭擧目江山暮 고개 돌려 눈 드니 강산에 저묾

天長思渺茫 땅 넓고 하늘 멀어 생각만 아득 아득할묘망

白雲飛兮鴈南賓 하얀 구름 날아서 기러긴 손님

蘭有秀兮菊有芳 난초는 빼어나고 국화는 향기 빼어날수4

山明水碧煙慘 산 맑아 물 푸른데 안개 애태워 참혹할참 탈담

天高日晶風凄凉 하늘 높아 날 밝은데 바람 쓸쓸해 밝을정

荻花吐雪江之滸 갈대꽃 눈인 듯이 강물 물가에 물억새적 물가호

楓粧紅錦山之陽 단풍 든 붉은 비단 산에 볕든데 단장할장

杜牧旣上翠微峀 두목지 이미 오른 취미산 산굴 산굴수

陶潛悵望白衣郞 도연명 슬퍼함은 백의랑 바램 슬퍼할창

羲軒遠矣悲何極 복희 헌원 멀어서 슬픔을 어찌 숨희

華勛不見心自傷 요순시절 못 만나 마음만 다쳐 ※放勛 重華 공훈

周情孔思謾堆腹 주공 뜻 공자생각 배 채우기만 속일만 언덕퇴

月露風雲空拾囊 달 이슬 바람구름 빈 주머니만 주머니낭

絳囊嬋娟明兩臂 홍랑은 곱고 예뻐 두 팔 밝히고 진홍강 고울선

茱萸燦爛照羽觴 수유는 붉게 말랑 술잔에 비쳐 수유수유 빛날찬

沈吟筆下乾坤 빠져 읊어 붓끝에 건곤이 트여 트일활

爛醉樽前日月長 술통 앞에 취하니 해와 달 길어 술통준

千載風流如昨日 천년 실은 풍류는 어제인 듯이 어제작

至今豪氣凜秋霜 이제껏 호걸기상 의젓한 추상 찰름 호걸호

嗟哉潦倒生苦晩 아깝다 엎어짐에 삶이 고달파 탄식할차 큰비료

懷佳人兮不能忘 품어온 가인이여 잊을 수 없네 품을회

仰古俯今皆若此 옛 우러러 오늘 굽어 다 이와 같아

笑殺牛山泣齊王 웃어 없앤 우산의 제 경공 울음 덜쇄 울읍

此日登高可免禍 이날에 등고하여 재앙을 벗어 면할면 재화화

長房一語亦荒唐 비장방 한마디는 또한 황당해 거칠황 당나라당

云何後代人心漓 뒷세상 어찌 일러 인심 엷음을 스며들리

馳騁詭怪紛遑遑 쫓아달려 속아서 허둥거림을 달릴치빙 허둥거릴황

重陽節(重九節): 음력99일 수유를 넣은 붉은 주머니를 들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셔 재액을 씻어버리는 행사

杜牧(杜牧之): 당나라 시인 翠微山 : 산이름

陶潛(陶淵明) 술이 떨어진 도연명에게 흰옷 입은 이를 시켜 술을 보낸 일

※제나라 景公 牛山 가서 자신이 죽을 것을 슬퍼해 눈물을 흘리는데

````顔纓 혼자 웃었다는 고사

※한나라 여남의 桓景 費長房 말을 듣고 등고하여 재액을 면한 고사

 

1420 剛中 四佳亭 徐居正(14201488)文忠 大邱 東文選  47

睡起 자고 일어나 잘수1

簾影深深轉 발그림자 깊어져 굴러 옮기고 발렴

荷香續續來 연꽃 향기 이어서 살며시 온다 연하 이을속

夢回高枕上 꿈꾸다 돌아오니 높은 베개 위 베개침

桐葉雨聲催 오동잎에 빗소리 재촉을 하여 재촉할최

 

獨坐 혼자 앉아2

獨坐無來客 혼자서 앉아 있네 찾는 손 없어

空庭雨氣昏 빈 뜰에 비 올라나 어두워지네

魚搖荷葉動 물고기가 흔들어 연잎 움직여 흔들릴요

鵲踏樹梢飜 까치가 밟았다고 가지 끝 일렁 까치작 밟을답 뒤칠번

琴潤絃猶響 거문고 눅눅해도 줄 아직 울려 악기줄현 울림향

爐寒火尙存 화로는 차가운데 불 아직 있어 화로로 오히려상

泥途妨出入 진흙 길 거리끼니 드나들기가 진흙니 방해할방

終日可關門 하루 내내 문 걸어 닫아두었지 빗장관

 

題堤川客館 제천 객관에서 둑제3

邑在江山勝 고을이 자리한 곳 강산도 빼나

亭新景物稠 정자는 새로운데 볼거리 빽빽 빽빽할조

烟光浮地面 안개 빛이 떠올라 땅위에 자욱 뜰부

嶽色出墻頭 큰 산 빛깔 솟아서 담 위로 우뚝 담장

老樹參天立 늙은 나무 서있어 하늘을 모셔 간여할참

寒溪抱野流 차가운 내 흐르네 들을 감싸고

客來留信宿 손님 와서 머무니 믿는 잠자리 ※信宿 再宿 머무를류

詩思轉悠悠 읊을 시 생각 굴려 아련히 멀어 멀유

 

畵竹(화죽) 대나무를 그려-徐居正4

此君無曲性(차군무곡성) 이 군자 바탕 굽힘이 없어

由來大節名(유래대절명) 내려오면서 큰 절개 이름

獨立天地間(독립천지간) 홀로 서있어 천지 사이에

斯爲聖之淸(사위성지청) 이러 하기에 성스런 맑음

 

卽事(즉사) 즉사-徐居正5

圍爐烘藥酒(위로홍약주) 화롯가 둘러 약주를 데워 횃불홍

點筆寫方書(점필사방서) 붓에 먹 찍어 베껴 책으로

自信經營拙(자신경영졸) 스스로 믿어 짓기 서툴러

仍知故舊疎(잉지고구소) 이에 알았네 옛 벗 뜸하여

 

小雨(소우) 보슬비-徐居正6

逆旅少親舊(역려소친구) 나그네 길엔 친구가 적어

人生多別離(인생다별리) 사람 살면서 이별은 많아

如何連曉夢(여하연효몽) 무슨 까닭에 이은 새벽꿈

未有不歸時(미유불귀시) 아니 있어서 못 돌아갈 때

 

處世(처세) 세상살이-徐居正7

處世三無慍(처세삼무온) 세상 살며 세 가지 성냄 말아야 성낼온

安貧百無憂(안빈백무우) 안빈낙도 백가지 시름이 없어

病中親藥餌(병중친약이) 병나면 몸소 챙겨 약에 음식을

慵裏度春秋(용리도춘추) 게을리 돌봄 없이 세월만 보내

矍鑠身難健(확삭신난건) 부들부들 떨어서 몸은 어렵고 두리번거릴확

跡已浮(령빙적이부) 헤매는 꼴 자국은 이미 떠올라 비틀거릴빙

十年歸老計(십년귀로계) 열 해 두고 돌리려 늘그막 꾀함

湖海一扁舟(호해일편주) 호수 바다 하나의 조각배려니 넓적할편

 

憶村家(억촌가) 시골집을 생각하며-徐居正8

梅迎今日雨(매영금일우) 매화 반기니 오늘의 비를

麥送故園秋(맥송고원추) 보리로 보낸 옛 동산 가을

最識還家好(최식환가호) 좋은 줄 아니 고향 돌아감

那堪作宦愁(나감작환수) 어찌 견딜까 벼슬길 시름

江山雙蠟(강산쌍랍사) 강산은 한 짝 밀랍 신발이 밀랍 신사

天地一漁舟(천지일어주) 천지는 한 척 고기잡이 배

歸去知何日(귀거지하일) 돌아갈 날은 언제 일런가

吾能昨夢遊(오능작몽유) 나는 놀기만 간밤에 꿈에

 

途中(도중) 길에서-徐居正9

雨後長途澁馬蹄(우후장도삽마제) 비온 다음 갈 길은 말 발길 꺼려

龍鐘衫袖半霑泥(용종삼수반점니) 구지레한 적삼소매 진흙 반 적셔

漏雲斜日長林晩(누운사일장림만) 구름 새로 비낀 해 늦은 긴 숲에

無數山禽種種啼(무수산금종종제) 셀 수 없는 산새들 갖가지 울음

 

晩山圖(만산도) 저녁 산 그림-徐居正10

峨古樹與雲參(차아고수여운참) 우뚝이 늙은 나무 구름과 함께

石老巖奇水滿潭(석로암기수만담) 돌 묵어 바위 야릇 못엔 물 가득

更欲乘鸞吹鐵笛(갱욕승란취철적) 다시 해 난새 타려 날라리 불어

夜深明月過江南(야심명월과강남) 밤 깊어 밝은 달은 강남을 지나

 

小雨(소우) 가랑비-徐居正11

朝來小雨更庶織(조래소우갱서직) 아침에 온 가랑비 다시 베틀로

落絮飛花滿一簾(낙서비화만일렴) 버들 솜 날린 꽃잎 발 하나 가득

九十日春今已暮(구십일춘금이모) 아흔 날의 봄날도 이젠 저물어

病餘杯酒懶重拈(병여배주나중념) 병만 남아 술잔도 거듭 집어야

 

麻浦夜雨(마포야우) 마포에는 밤비 내려-徐居正12

百年身世政悠悠(백년신세정유유) 백년에 몸을 두고 다스림 아득

夜雨江湖惹起愁(야우강호야기수) 밤비 내린 강호에 시름 일으켜

袖裏歸田曾有賦(수리귀전증유부) 소매 속 돌아갈 밭 일찍 글 있어

終老白鷗洲(이변종로백구주) 이미 두니 늘그막 흰 갈매기 섬

 

四皓圖(사호도) 상산 네 늙은이 그림-徐居正13

於世於名兩已逃(어세어명양이도) 속세도 공명에도 둘 다 벗어나

閑圍一局子頻敲(한위일국자빈고) 한가히 두는 한판 알 자주 뚝딱

此中妙手無人識(차중묘수무인식) 이 판에 야릇한 수 아는 이 없어

會有安劉一着高(회유안유일착고) 때맞춰 유방 지킨 한 수가 높아

 

扶桑驛(부상역) 부상역扶桑: 해 뜨는 곳에 있는 나무-徐居正14

光陰逆旅身如寄(광음역려신여기) 세월이란 나그네 몸을 맡겨서

羈宦他鄕思轉迷(기환타향사전미) 벼슬 매여 타향에 생각 헤매다

自笑詩狂猶故態(자소시광유고태) 씩 웃어 시에 미쳐 마치 옛 모습

壁間重檢古人題(벽간중검고인제) 거듭 살펴 벽에 건 옛사람 시를

 

春日(춘일) 봄날-徐居正15

金入垂楊玉謝梅(금입수양옥사매) 황금 깃든 수양버들 옥 떠난 매화

小池新水碧於苔(소지신수벽어태) 작은 연못 새 물 푸름 이끼보다도

春愁春興誰深淺(춘수춘흥수심천) 봄의 시름 봄의 재미 뉘 깊고 얕아

燕子不來花未開(연자불래화미개) 제비란 놈 오지 않아 꽃도 아니 펴

黃金: 꾀꼬리 :

 

自笑詩(자소시) 스스로 웃으며-徐居正16

一詩吟了又吟詩(일시음료우음시) 시 한 수 읊고 마쳐 또 시를 읊어

盡日吟詩外不知(진일음시외부지) 하루 다해 시 읊어 그 밖은 몰라

閱得舊詩今萬首(열득구시금만수) 찾아보니 지은 시 오늘로 만수

儘知死日不吟詩(진지사일불음시) 죽을 날을 알아야 시 읊지 않지

 

敍懷(서회) 품은 뜻 펼쳐-徐居正17

大隱誰知在世間(대은수지재세간) 큰 숨음 누가 알아 세간에 있어

宦情塵思共闌珊(환정진사공란산) 벼슬 뜻 티끌생각 모두 막는 옥

已諳一鐵能成錯(이암일철능성착) 이미 알아 한 쇠가 섞일 수 있어

未信千錢可買閑(미신천전가매한) 믿지 못해 천금을 한가함 못 사

詩道中興黃太史(시도중흥황태사) 시의 도 다시 일게 황태사에서

世祿終淺白香山(세록종천백향산) 세상 복록 얕아져 백향산부터

殘年心事憑誰語(잔년심사빙수어) 남은 날 마음 둔 일 누구 말 기대

笑把靑菱仔細看(소파청릉자세간) 웃으며 푸른 마름 낱낱이 보네

黃太史: 山谷 黃庭堅(1045∼1105) ※白香山: 樂天 白居易(772∼846)

 

楊花踏雲(양화답운)※漢都十詠 양화에서 구름을 밟아-徐居正18

北風捲地萬籟響(북풍권지만뢰향) 북풍이 땅을 감아 온갖 울림이

江橋雲片大於掌(강교운편대어장) 강에 다리 눈송이 크기 손바닥

茫茫銀界無人蹤(망망은계무인종) 아득한 은세계엔 찾는 이 없어

玉山倚空千萬丈(옥산의공천만장) 옥의 산 하늘 닿아 천만 길이나

我時騎驢帽如屋(아시기려모여옥) 내 그때 나귀 타니 집만 한 갓이

銀花眩眼髮竪竹(은화현안발수죽) 은 눈꽃 눈에 아찔 머리 곧은 대

歸來沽酒靑樓飮(귀래고주청루음) 돌아와 술을 사니 청루서 마셔

醉傍寒梅訪消息(취방한매방소식) 취해 곁에 찬 매화 봄을 찾았네

 

菊花不開惆然有作(국화불개추연유작) 국화 안 피어 슬피 시 지어-徐居正19

佳菊今年開較遲(가국금년개교지) 고운 국화 올해엔 피기가 늦어

一秋淸興謾東籬(일추청흥만동리) 한 가을 맑은 흥에 느린 동쪽 울

西風大是無情思(서풍대시무정사) 서풍이 크게 불어 정 없다 생각

不入黃花入鬢絲(불입황화입빈사) 노란 꽃에 안 들고 귀밑에 들어

 

偶吟(우음) 우음-徐居正20

心院風恬柳影多(원풍념류영다) 깊은 담 바람 고요 버들에 그늘

寒塘雨足長蒲芽(한당우족장포아) 차가운 못 비 넉넉 부들 싹 길어

閑愁正與春相伴(한수정여춘상반) 느긋 시름 참 함께 봄과 서로 벗

獨坐無言數落花(독좌무언수낙화) 혼자 앉아 말없이 지는 꽃 헤며

 

卽事(즉사) 즉사-徐居正21

小沼如盆水淺淸(소소여분수천청) 작은 늪 동이처럼 물 얕아 맑아

菰蒲新長荻芽生(고포신장적아생) 줄 부들 새로 자라 갈대 싹이 나

呼兒爲引連筒去(호아위인련통거) 아이 불러 물 끌어 통을 이어가

養得芭蕉聽雨聲(양득파초청우성) 길러 얻어 파초를 빗소리 들어

 

退衙(퇴아) 관아를 나서며-徐居正22

公事無多早退衙(공사무다조퇴아) 관아 일 많이 없어 일찍 나서니

西風吹顔鬢邊絲(서풍취안빈변사) 서풍이 얼굴 때려 귀밑머리에

曲闌閑立無人見(곡란한립무인견) 난간구비 넌짓 서 사람 안 보여

獨對東籬黃菊花(독대동리황국화) 홀로 마주 동쪽 울 노란 국화꽃

 

絶句(절구) 절구-徐居正23

光風香嫋海棠花(광풍향뇨해당화) 빛 바람 향내 물씬 해당화 꽃에

小雨池塘生綠波(소우지당생록파) 가랑비 뿌린 연못 푸른 물결 나 못당

遲日濃陰人寂寂(지일농음인적적) 늦은 해 짙은 그늘 사람 고요해

一雙睡鴨占晴沙(일쌍수압점청사) 한 쌍에 조는 오리 모래밭 차지

 

次權參議韻(차권참의운) 권 참의의 운을 빌어-徐居正24

多君退朝能節義(다군퇴조능절의) 많은 분들 물러나 곧고 옳음에

愧我虛名已誤身(괴아허명이오신) 부끄런 내 빈 이름 이미 틀린 몸 그릇할오

悵望凭羅歸不得(창망빙라귀부득) 슬피 바래 기대어 돌아감 못해 슬퍼할창 기댈빙

春風到處蕨芽新(춘풍도처궐아신) 봄바람 부는 곳곳 고사리 새싹

 

山居(산거) 산에 살면서-徐居正(1420∼1488)25

花潭一草廬(화담일초려) 꽃 깊은 못에 초가집 하나花潭 徐敬德(1489∼1546)

瀟灑類僊居(소쇄류선거) 물을 뿌린 듯 신선들 삶을 춤출선

山簇開軒面(산족개헌면) 산들이 모여 열린 집 앞에 조릿대족

泉絃咽枕虛(천현열침허) 샘물 거문고 베개 틈 노래 목멜열

洞幽風淡蕩(동유풍담탕) 골은 깊어서 바람 맑아져淡蕩

境僻樹扶疎(경벽수부소) 땅은 외져서 나무 뻗어나 도울부扶疏

中有逍遙子(중유소요자) 속에 있어서 그대 거닐어

淸朝好讀書(청조호독서) 맑은 아침에 책 읽기 좋아

 

秋日(추일) 가을날-徐居正26

茅齋連竹逕(모재연죽경) 띠 집에 이어 대나무 길이 띠모

秋日艶晴暉(추일염청휘) 가을날 고와 갠 하늘 빛나 고울염

果熟擎枝重(과숙경지중) 과일 익어서 윗가지 묵직 들경

瓜寒著蔓稀(과한저만희) 참외밭 썰렁 덩굴이 드문 덩굴만

遊蜂飛不定(유봉비부정) 떠도는 꿀벌 안 있고 날아

閑鴨睡相依(한압수상의) 느긋한 오리 기대어 졸아

頗識身心靜(파식신심정) 자못 알아서 몸 마음 가만

棲遲願不違(서지원불위) 머물기 늦어 바램 안 어겨

 

漢都十詠 閑中寓懷(한중우회) 느긋함에 사는 뜻-徐居正27

一身多病且衰遲(일신다병차쇠지) 몸 하나 병이 많아 또 여위어가

物議紛紜百不知(물의분운백부지) 하는 말 어지러워 온갖 것 몰라

白髮悠悠長袖手(백발유유장수수) 흰머리 아득해서 오래 팔짱 껴

靑山黙黙獨支(청산묵묵독지이) 푸른 산 고요해서 혼자 턱을 괴 턱이

書籤筆架閑相伴(서첨필가한상반) 글쪽지에 붓걸이 느긋 서로 짝 제비첨 시렁가

藥鼎茶甌老更宜(약정다구로갱의) 약 솥에 차 사발은 늙어 마땅해 사발구

晴日小窓酣打睡(청일소창감타수) 맑은 날 작은 창에 졸다 잠을 깨 즐길감 잘수

忽驚喜鵲語簷枝(홀경희작어첨지) 문득 놀라 까치가 처마가지에

 

漢都十詠 鍾街觀燈(종가관등) 종로 거리 관등놀이-徐居正28

長安城中百萬家(장안성중백만가) 서울 성 가운데는 백만의 집이

一夜燃燈明以霞(일야연등명이하) 밤을 새 켜놓은 등 노을로 밝아

三千世界珊瑚樹(삼천세계산호수) 삼천의 세상경계 산호 빛 나무 산호산호

二十四橋芙蓉花(이십사교부용화) 스물넷 다리마다 부용 연꽃이

東街西市白如晝(동가서시백여주) 동쪽 길 서쪽 저자 낮처럼 환해

兒童狂走疾於(아동광주질어유) 아이들 마구 뛰어 개보다 빨라 검은원숭이유

星斗闌干爛未收(성두란간란미수) 북두성 가로막혀 불을 안 거둬 문드러질란

黃金樓前催曉漏(황금루전최효루) 황금루 누각 앞에 물시계 날 새 샐루

 

漢都十詠 箭郊尋芳(전교심방) 전교에서 꽃을 찾아-徐居正29

平郊如掌草如茵(평교여장초여인) 너른 들 손바닥에 자리 같은 풀 자리인

晴日暖風濃殺人(청일난풍농살인) 갠 해에 따뜻 바람 사람 참 죽여

朝來沽酒典靑衫(조래고주전청삼) 아침 오자 술 사와 청 적삼 잡혀 적삼삼

三三五五尋芳草(삼삼오오심방초) 삼삼오오 모여서 꽃 풀을 찾아

飛觴轉急流水曲(비상전급류수곡) 돌림잔 돌기 빨라 흐른 물굽이流觴曲水

靑樽易枯長鯨吸(청준이고장경흡) 청 술통 쉬이 말라 고래 들이켜

歸來駿馬踏銀蟾(귀래준마답은섬) 돌아오니 준마로 은빛 달 밟아

玉箸聲殘杏花落(옥저성잔행화락) 옥피리 소리 남아 살구꽃 지네

 

漢都十詠 立石釣魚(입석조어) 선돌에서 낚시를-徐居正30

溪邊怪石余人立(계변괴석인립) 시냇가 야릇한 돌 사람처럼 서

秋水玲瓏照寒碧(추수영롱조한벽) 가을 물 옥 소리에 찬 푸름 비춰

把釣歸來籍綠蕪(파조귀래록무) 낚시 들고 돌아와 푸름 깐 풀밭 거칠어질무

百尺銀絲金鯉躍(백척은사금리약) 백 자 길이 은실에 금 잉어 펄떡

細斫爲膾燖爲羹(세작위회심위갱) 잘게 썰어 회를 쳐 삶아 국 끓여 벨작 삶을심

沙頭屢臥雙玉甁(사두루와쌍옥병) 모래 위 여럿 누워 옥의 병 둘에

醉來鼓脚歌滄浪(취래고각가창랑) 취하면서 다리 쳐 창랑가 노래

不用萬古麒麟名(불용만고기린명) 아니 쓰니 먼 옛날 기린각 이름

 

漢都十詠 興德賞蓮(흥덕상연) 흥덕사의 연꽃 즐김-徐居正31

招提金碧照水底(초제금벽조수저) 불러 끌어 멋진 빛 물속을 비춰 밑저

荷花初開淨如洗(하화초개정여세) 연꽃은 막 피어나 씻은 듯 깨끗 깨끗할정

霏霏紅霧拂瓊闌(비비홍무불경란) 피어오른 붉은 안개 옥난간 스쳐 떨불 옥경

香風欲動飜袖紵(향풍욕동번수저) 향기바람 물씬 불어 소매 깃 펄럭 모시저

有時碧筒飮無數(유시벽통음무수) 때로는 푸른 연잎 못 세고 마셔 대롱통

白日高談揮玉(백일고담휘옥주) 한낮에 높은 얘기 옥 주미 떨쳐 큰사슴주

居僧挽手待明月(거승만수대명월) 사는 스님 손 당겨 밝은 달 바래 당길만

小樓一夜涼似雨(소루일야량사우) 작은 누대 밤 하루 비 오듯 서늘

 

漢都十詠 藏義尋僧(장의심승) 장의사의 스님 찾아-徐居正32

三峰亭亭削寒玉(삼봉정정삭한옥) 세 봉우리 우뚝해 찬 옥을 깎아 깎을삭

前朝古寺年八百(전조고사년팔백) 앞 왕조의 옛 절은 나이가 팔백

古木回巖樓閣重(고목회암루각중) 옛 나무 두른 바위 누각을 겹겹

鳴泉激激山石裂(명천격격산석렬) 샘 울려 콸콸 쏟아 산 바위 찢어 찢을렬

我昔尋僧一歸去(아석심승일귀거) 내 앞서 스님 찾아 한 번 돌아가

夜闌明月共軟語(야란명월공연어) 밤을 막는 밝은 달 함께 속삭여 연할연

曉鐘一聲發深省(효종일성발심성) 새벽종 한 소리에 깊이 깨달아 살필성

白雲滿地不知處(백운만지부지처) 흰 구름 땅 자욱해 어딘지 몰라

 

漢都十詠 盤松送客(반송송객) 반송에서 손님 보내-徐居正33

故人別我歌遠遊(고인별아가원유) 오랜 이 나와 헤져 멀리 감 노래

何以送之雙銀甌(하이송지쌍은구) 무엇으로 보낼까 은 사발 둘로

都門楊柳不堪折(도문양류불감절) 도성 문 버드나무 차마 못 꺾어

芳草有恨何時休(방초유한하시휴) 꽃다운 풀 한스레 어느 때 그쳐

去年今年長參商(거년금년장삼상) 지난해도 올해도 오래 못 만나參商之歎 24

富別貧別皆銷腸(부별빈별개소장) 부자 빈자 헤어짐 다 애를 녹여 녹일소

陽關三疊歌旣關(양관삼첩가기관) 왕유의 양관삼첩 노래도 닫혀 이별노래

東雲北樹俱茫茫(동운북수구망망) 동쪽구름 북쪽 숲 다들 아득해

 

漢都十詠 濟川玩月(제천완월) 제천에서 달 놀이-徐居正34

秋光萬頃琉璃靜(추광만경유리정) 가을빛에 만이랑 유리로 맑아

畵棟珠簾寒影(화동주렴잠한영) 그림기둥 구슬발 잠긴 그림자 담글잠

長空無雲淨如掃(장공무운정여소) 먼 하늘 구름 없어 쓴 듯이 깨끗 깨끗할정

坐待月出黃金餠(좌대월출황금병) 앉아 바래 뜨는 달 황금 송편이 떡병

乾坤淸氣骨已徹(건곤청기골이철) 하늘땅 맑은 기운 뼈까지 스며 통할철

明光一一手毛髮(명광일일수모발) 밝은 빛 하나하나 머리털 손질

雨夜深深更奇絶(우야심심갱기절) 비 오는 밤 깊어가 더욱 뛰어나

倚遍欄干十二曲(의편난간십이곡) 두루 기대 난간에 열두 구비에

 

漢都十詠 麻浦泛舟(마포범주) 마포에서 배를 띄워-徐居正35

西湖濃抹如西施(서호농말여서시) 서호에 짙은 꾸밈 서시와 같아

桃花細雨生綠漪(도화세우생록의) 복사꽃에 가랑비 푸른 잔물결 물놀이의

歸來水半蓉(탕장귀래수반용) 배 밀어 돌아오니 물 반이 연꽃 씻을탕 상앗대장

日暮無人歌竹枝(일모무인가죽지) 해 저물어 없는 이 죽지가 노래

三山隱隱金鼈頭(삼산은은금별두) 삼산은 숨겨 숨어 금자라 머리 자라별

漢陽歷歷鸚鵡洲(한양력력앵무주) 한양 땅 또록또록 앵무주 섬이 앵무새앵무

夷猶不見一黃鶴(이유불견일황학) 마음 편해 안보여 한 마리 황학

飛來忽有雙白鷗(비래홀유쌍백구) 날아와 문득 있어 한 쌍 갈매기

 

漢都十詠 木覓賞花(목멱상화) 목멱산의 꽃놀이-徐居正36

尺五城南山政高(척오성남산정고) 다섯 자 성 남쪽은 산 정말 높아

攀緣十二靑雲橋(반연십이청운교) 잡고 올라 열두 개 청운의 다리

華山揷立玉芙蓉(화산삽립옥부용) 화산은 꽂아 세워 옥의 연꽃을

漢江染出金葡萄(한강염출금포도) 한강은 물들여 내 금빛 포도를

長安萬家百花塢(장안만가백화오) 서울에 모든 집이 온갖 꽃마을 둑오

樓臺隱映紅似雨(누대은영홍사우) 누대를 가려 비춰 붉어 비 오듯

靑春未賞能幾何(청춘미상능기하) 청춘을 아니 즐겨 얼마나 되나

白日政長催羯鼓(백일정장최갈고) 한낮 해는 참 길어 갈고 북 갈겨 불깐흑양갈

 

扶安次李相國奎報韻(부안차이상국규보운)

부안에서 상국 이규보의 운을 빌어-徐居正37

十載東西信轉蓬(십재동서신전봉) 열 해를 동쪽서쪽 떠돌며 편지

登樓聊喜使君同(등루료희사군동) 누각 올라 기뻤지 그대 같이해

雨聲長在芭蕉葉(우성장재파초엽) 빗소리는 오래 돼 파초 잎에서

春色深留芍藥叢(춘색심류작약총) 봄 빛깔 깊이 남아 작약 떨기에

身世已杯酒裏(신세이변배주리) 몸을 둬 이미 버려 잔에 술 속에 칠변

光陰空費路歧中(광음공비로기중) 빛 그늘 흘려보내 길에 갈림에

醉餘猶記江南夢(취여유기강남몽) 취해도 아직 또렷 강남의 꿈이

萬柄荷花十里紅(만병하화십리홍) 만 자루 연꽃으로 십리 붉음이 자루병

 

七月二十九日誕辰賀禮後作(칠월이십구일탄신하례후작)

칠월 이십구일 탄신 하례 뒤 지어-徐居正38

誕辰陳賀紫宸朝(탄신진하자신조) 태어난 날 하례를 자신궁 아침

稽顙瑤墀拜赭袍(계상요지배자포) 이마 닿은 옥섬돌 곤룡포에 절

金甕初開千日酒(금옹초개천일주) 금 단지 처음 열어 천일 익힌 술

玉盤齊獻萬年桃(옥반제헌만년도) 옥쟁반 갖춰 바쳐 만년 복숭아

奇逢幸際雲龍會(기봉행제운룡회) 만나니 행복한 때 구름 용 모여

沛澤深涵雨露饒(패택심함우로요) 늪 진펄 깊이 젖어 비이슬 넉넉 늪패 젖을함

醉飽小臣賡大雅(취포소신갱대아) 실컷 취해 신하들 대아를 이어 이을갱

更伸華祝頌唐堯(갱신화축송당요) 다시 펴 멋진 바램 요임금 노래

 

少日(소일) 젊은 날-徐居正39

少日豪談奮雨髥(소일호담분우염) 젊은 날 큰소리 쳐 비 수염 떨쳐 떨칠분

年來斂鑰遠人嫌(년래렴약원인혐) 해 오며 빗장 거둬 남 눈치 멀리 자물쇠약

徒前宦路羊腸險(도전환로양장험) 여태 앞에 벼슬길 양 창자 구불

抵老才名鼠尾尖(저로재명서미첨) 늙게야 재주 이름 쥐꼬리 끝이 뾰족할첨

詩不驚人吟又改(시불경인음우개) 시로 못해 남 놀램 읊고서 고쳐

酒能忘我醉還添(주능망아취환첨) 술로는 날 잊게 해 취해도 마셔

欲書折簡招碁伴(욕서절간초기반) 편지 써다 말았네 부를 바둑 벗

凍筆如錐不可拈(동필여추불가념) 언 붓은 송곳 같아 집지도 못해 집을념

 

送昌原府使朴公之任(송창원부사박공지임) 창원부사 박공을 임지로 보내며-徐居正40

憶昔重過月影臺(억석중과월영대) 지난생각 몇 지남 월영대에를

檜山依舊翠成堆(회산의구취성퇴) 회산은 옛 그대로 푸름이 쌓여 언덕퇴

高吟落日欲將去(고음락일욕장거) 높이 읊어 지는 해 떠나려 하고

爲喚孤雲猶不來(위환고운유불래) 부르니 외론 구름 오히려 안 와

滄海有潮環古壘(창해유조환고루) 찬 바다 물때 있어 옛 진 감돌아 진루

短碑無字半荒苔(단비무자반황태) 작은 빗돌 글 없애 거친 이끼로

風流太守仍文雅(풍류태수잉문아) 바람 흐름 사또는 이리 글 멋져

爲我閑登酒一杯(위아한등주일배) 날 위해 느긋 올라 술을 한 잔해

 

朝坐(조좌) 아침에 앉아-徐居正41

小窓扶坐倚烏床(소창부좌의오상) 작은 창 붙어 앉아 검은 상 놓아

瘦骨如峰鬢似霜(수골여봉빈사상) 여윈 뼈 봉우리에 살쩍 서리라

多病已會嘗藥遍(다병이회상약편) 병 많아 이미 모아 약 두루 맛봐 두루편

怯凉猶復攬衣忙(겁량유부람의망) 추위 질려 외려 또 옷 잡기 바빠 잡을람

蕪菁細切靑蔬軟(무청세절청소연) 순무를 잘게 썰어 풋나물 물러 우거질청

薏苡新炊白粥香(의이신취백죽향) 율무를 새로 끓여 하얀 죽 내음 율무의

萬事不如眠食隱(만사불여면식은) 모든 일 같지 않아 자고 먹는 속

何須苦覓養生方(하수고멱양생방) 어찌 꼭 괴롬 찾아 삶을 기르랴 찾을멱

 

謝岑上人惠雀舌茶(사잠상인혜작설차) 산에 스님 작설차 베풂에 감사하며-徐居正42

靑縢布拂我衣(청등포멸불아의) 푸른 끈 매 베 덮개 내 옷을 걷어 봉할등 덮개멸

尋師去向山中歸(심사거향산중귀) 스님 찾아 떠나니 산 속 돌아가行纏 脚絆

瀟團淨几紙窓明(소단정궤지창명) 조촐한 집 맑은 상 종이창 밝아

石鼎共廳松風聲(석정공청송풍성) 돌솥에 마루 함께 솔바람소리 솥정

 

林亭晩吟次岑上人韻(임정만음차잠상인운)

숲 정자의 저녁 산에 스님의 운을 빌어-徐居正43

城市那無隱者家(성시나무은자가) 성 저자 어찌 없어 숨은 이 집이

林亭幽絶隔鹿譁(임정유절격록화) 숲 정자 숨어 끊겨 시끄럼 너머 시끄러울화

年年爲種幾多樹(년년위종기다수) 해마다 심게 되니 꽤 많은 나무

續續自開無數花(속속자개무수화) 이어서 절로 피니 셀 수 없는 꽃

白蟻戰酣山雨至(백의전감산우지) 흰 개미 싸움 한참 산에 비 내려

黃蜂衙罷溪日斜(황봉아파계일사) 노란 벌 일을 마쳐 시내 해가 져 마을아

移時軟共高僧話(이시연공고승화) 때는 옮아 넌지시 높은 스님 말

石鼎松聲送煮茶(석정송성송자다) 돌솥에 솔 소리에 차 다려 보내 삶을자

 

淸晨(청신) 맑은 새벽에-徐居正44

淸晨小坐擁緜衾(청신소좌옹면금) 맑은 새벽 좀 앉아 솜이불 끼고 안을옹 햇솜면

窓日暉暉淨客心(창일휘휘정객심) 창에 햇살 빛나니 길손 맘 맑혀

歲月幾何詩是史(세월기하시시사) 세월은 얼마인가 시가 곧 역사

顔容如此酒爲箴(안용여차주위잠) 얼굴 낯 이와 같아 술 살펴야 해 바늘잠

防身只有杜陵劒(방신지유두릉검) 몸 지켜 다만 있어 두릉의 칼이

垂橐曾無陸賈金(수탁증무육고금) 늘인 낭 일찍 없어 육고의 금은 전대탁

何日歸還仍乞骨(하일귀환잉걸골) 어느 날 돌아와서 뼈를 묻으려

向鑱歸去斲人蔘(향참귀거착인삼) 보습에 돌아가서 인삼을 캐나 보습참 깎을착

陸賈: 전한 초기 외교가 新語 12편 저술

 

次韻日休見寄(차운일휴견기) 일휴견기를 빌어-徐居正45

平生性癖愛吾廬(평생성벽애오려) 한 삶 살며 버릇이 내 집을 아껴 적취벽

閉闇焚香淨掃除(폐암분향정소제) 문 닫아 향 사르니 깨끗이 쓸어 닫힌문암

陶令但知樽有酒(도령단지준유주) 도연명 다만 알아 단지에 술을

馮郞空嘆出無車(풍랑공탄출무거) 풍완은 괜히 탓해 수레를 못타馮湲 孟嘗君

病餘身世渾成夢(병여신세혼성몽) 앓아 남아 몸을 둬 모두 꿈이 돼

老去文章欲著書(노거문장욕저서) 늙어가니 글이라 책을 쓰려네

名利到頭從自苦(명리도두종자고) 이름 이끗 다다라 절로 괴로워

會須歸問鹿門居(회수귀문문거) 만나 꼭 갈 곳 물어 산기슭 살 곳

 

七旬(칠순) 일흔-徐居正46

七旬身世轉疎迃(칠순신세전소우) 일흔 나이 몸 둠은 점점 멀어져 멀우

少日風流太半無(소일풍류태반무) 젊은 날에 풍류는 거의 없어져

聊把靑編遮病眼(요파청편차병안) 애써 잡은 푸른 책 흐린 눈 막아 엮을편 막을차

不禁白雲上衰鬚(불금백운상쇠수) 못 말려서 흰 구름 수염에 올라 수염수

閑中獨坐親香鼎(한중독좌친향정) 느긋해 혼자 앉아 향로 가까이

醉後長歌擊唾壺(취후장가격타호) 취하니 오래 노래 병을 두드려 침타 병호

預喜明年當致仕(예희명년당치사) 미리 기뻐 오는 해 벼슬 물러나 미리예

蒼波白鳥老江湖(창파백조로강호) 푸른 물결 흰 새로 강호에 늙어

 

秋懷(추회) 가을에 품은 마음-徐居正47

硫光冉冉不曾留(광염염부증류) 빛 흘러 나아가니 머물지 않아 유황류 나아갈염

鳥帽西風怯白頭(조모서풍겁백두) 벼슬은 서풍 날려 흰머리 질려 모자모 겁낼겁

出處由來難自斷(출처유래난자단) 나갈 데 내려오기 혼자 못 잘라

閑忙自古不相謀(한망자고불상모) 틈남 바쁨 예부터 서로 꾀 않아

陶潛歸去欣瞻宇(도잠귀거흔첨우) 陶淵明 돌아가서 집을 봐 기뻐 볼첨

杜甫行藏獨倚樓(두보행장독의루) 杜子美 길짐 꾸려 혼자 누각에

我亦歸田曾有賦(아역귀전증유부) 나 또한 시골 가서 일찍 시 지어

欲將身世老扁舟(욕장신세로편주) 하려하니 몸을 둬 늙어 얕은 배

 

1420 王邦衍(??) 禁府都事金止男 1617漢詩 개작  1

왕방연 단종의 영월유배를 호송 사형을 집행

懷端宗而作時調 단종을 생각하며 시조로 지음

천만리 머나먼 길에 `千里遠遠道 천리에 머나먼 길

고운 님 여의옵고````` 美人別離秋 고운 님 여읜 가을

이 마음 둘 데 없어````此心未所着 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下馬臨川流 말 내려 냇가 앉아

저 물도 내안 같아야 川流亦如我 냇물도 나와 같아서

울어 밤길 예놋다````` 鳴咽去不休 울며 흘러 안 그쳐

 

1420 耳叟 文斗 成聃壽(?1456)靖肅 昌寧  1

釣魚 고기 낚기 문두 성담수 생육신

把竿終日趁江邊 낚싯대로 하루를 강가 따라서 장대간 좇을진

垂足滄浪困一眠 발 담근 푸른 물결 지쳐 한잠을 찰창 물결랑

夢與白鷗飛萬里 꿈을 꿔 흰 갈매기 만 리를 날고 갈매기구

覺來身在夕陽天 깨보니 몸 머물러 하늘 저녁볕 깨달을각

 

1423 子深 四友堂 任元濬(14231500)胡文 瘡疹集  1

七步詩() 칠보시(구름) 世宗 제목으로 지으라함

駘蕩三春後 무르익은 삼월 봄 나중에라도 둔마태 쓸어버릴탕

悠揚萬里雲 멀리 올라 만 리에 펼쳐질 구름 오를양

凌風千丈直 바람을 막아서니 천 길을 뻗고 깔볼릉

暎日五花文 햇빛이 비쳐오니 다섯 꽃무늬 비칠영

祥光凝玉殿 상서로운 빛 엉겨 옥의 궁전에 상서로울상 엉길응

瑞氣擁金門 상서로운 기 감싸 황금의 문에 안을옹

待得從龍日 기다려 얻을 테니 용을 탄 날이

爲霖佐聖君 장마 돼 도우리라 성스런 임금 장마림 도울좌

 

1427 和仲 眞逸齋 成侃(14271456) 昌寧 集賢殿博士  1

나홍곡(곡조이름) 소리얽힐라 노래홍

綠竹條條動 푸른 대 가지가지 같이 흔들려 가지조

浮萍個個輕 부평초 하나하나 따로 떠다녀 부평초평

願郞如綠竹 원컨대 젊은이여 푸른 대 같이

不願似浮萍 원하지 아니하니 부평 같은 것

 

漁夫 어부

數疊靑山數谷烟 몇 겹의 푸른 산에 몇 골짝 안개 겹쳐질첩

紅塵不到白鷗邊 홍진에 닿지 않아 흰 갈매기 곁 갈매기구 가변

漁翁不是無心者 고기 잡는 늙은이 무심치 않아

關領西江月一般 서강에 목 좋은 곳 달도 한 가지

 

1431 季昷 佔畢齋 金宗直(14311492)文忠 善山 弔義帝文  4

入京 서울에 들어가서 점필재 김종직 영남학파의 종조1

强爲妻孥計 억지로 해야 하니 처자식 꾀에 자식노

虛抛故國春 텅 비워 던져버린 고향의 봄을 던질포

明朝將禁火 내일 아침 하리니 불을 꺼뜨림

遠客欲沾巾 먼 길손 하려하니 두건을 적셔 더할첨

花事看看晩 꽃 즐겨 보다보면 늦어짐이라

農功處處新 농사일 애쓴 곳곳 새로워지니

羞將湖海眼 호수바다 바침을 바라던 눈이 바칠수

市街塵 저자거리 티끌에 눈 못 뜨게 돼 눈에티들미

 

洛東津 낙동진2

津吏非瀧吏 뱃사공은 아니니 농리란 사람 나루진 비올롱

官人卽邑人 벼슬한 이 곧 보니 고을사람이 고을읍

三章辭聖主 세 번 올린 사직서 성군임금께

五馬慰慈親 다섯 말로 달래니 어머니께는 ※태수행차 위로할위

白鳥如迎棹 하얀 물새 맞이해 배 나아감에 노도

靑山慣送賓 푸른 산 하던 대로 손을 보내네 버릇관 손빈

澄江無點綴 맑은 강엔 없으니 꿰맨 자국이 맑을징 꿰맬철

持以律吾身 지님으로 지키니 우리 몸가짐 가질지

瀧吏: 韓愈 시에 나오는 주인공 한유는 좌천 김종직은 좌천 아님을 강조

 

城主以黃魚十尾(성주이황어십미) 성주가 황어 열 마리를 보내와-金宗直3

春風鄕國魚肥(춘풍향국궐어비) 봄바람 고향나라 쏘가리 살찔 텐데 쏘가리궐

五五朋來忽款扉(오오붕래홀관비) 다섯다섯 꾸러미 문득 문을 두드려 무리붕

隣里不知臺餽至(린리부지대궤지) 이웃마을 몰라서 성주 보내 온 것을 보낼궤

錯將誠孝比姜詩(착장성효비강시) 잘 몰라 정성 효도 강시에 견주었네

 

嶺南樓泛舟(영남루범주) 영남루에서 배를 띄워-金宗直4

檻外澄江百頃雲(함외징강백경운) 난간 밖 맑은 강에 백 이랑 구름

畵船橫渡皺生紋(화선횡도추생문) 그림배 놓여 건너 주름진 무늬

晩來半醉撑篙看(만래반취탱고간) 늦어와 반쯤 취해 삿대 버텨 봐

兩岸靑山更十分(양안청산갱십분) 두 언덕 푸른 산에 다시 넉넉해

 

1435 悅卿 梅月堂 金時習(14351493)淸簡 江陵 金鰲新話  34

有客 손님이 있어 / 어떤 손님 매월당 김시습 생육신1

有客淸平寺 손님 있다 말 들어 청평사 들러/어떤 손님 청평사 찾아 가면서

春山任意遊 봄 산에 뜻한 대로 노닐어보세

鳥啼孤塔靜 새 울어도 고요해 외로운 탑은 울제 탑탑

花落小溪流 꽃이 져도 흐르네 조그만 시내

佳菜知時秀 좋은 나물 철 알아 돋아나오고 나물채 빼어날수

香菌過雨柔 향내 버섯 비 지나 부드러워라 버섯균 부드러울유

行吟入仙洞 가며 읊어 들었네 신선골짜기

消我百年憂 내게서 사라지는 백년의 시름 사라질소

 

乍晴乍雨 언뜻 개이고 언뜻 비 내려2

乍晴乍雨雨還晴 개였다가 비 오고 비 오다가 또 개여 잠깐사

天道猶然況世情 하늘도 이러함에 하물며 세상인심

譽我便是還毁我 나를 기려 편들다 다시 나를 헐뜯어 기릴예 헐훼

逃名却自爲求名 이름 숨겨 물리고 스스로 이름 찾아 달아날도

花開花謝春何管 꽃 피고 꽃이 짐에 봄이 어찌 다루며 물러날사

雲去雲來山不爭 구름 가고 구름 와 산이 서로 다투랴

寄語世人須記認 말 부쳐 세상사람 모름지기 알아야 부칠기 알인

取歡無處得平生 기뻐할 곳 없는데 평생 동안 얻을까

 

無題 무제3

終日芒鞋信脚行 하루 내 짚신신고 다리 믿어 걸으니 신혜 다리각

一山行盡一山靑 산 하나 다 지나니 산 하나가 푸르러

心非有想奚形役 마음 아닌 생각에 어찌 꼴을 부리며 어찌해

道本無名豈假成 도 본디 이름 없어 어찌 거짓 이룰까 거짓가

宿露未晞山鳥語 바깥 잠 아니 말려 산새는 지저귀고 마를희

春風不盡野花明 봄바람 다함없어 들꽃이 밝았구나

歸去千峰靜 짧게 짚고 돌아든 천 봉우리 고요에 대이름공

翠壁亂烟生晩晴 푸른 벽 어지럽게 안개 껴 늦게 개네 갤청

 

重送(중송) 다시 보내며-金時習4

昭陽春水漲(소양춘수창) 소양강에는 봄물 불어나

花岳暮雲濃(화악모운농) 화악산에는 늦 구름 짙어

子去復幾許(자거부기허) 자네 떠나면 다시 얼마쯤

碧山千萬重(벽산천만중) 푸른 산이란 천만 겹으로

 

宿峯頂(숙봉정) 산마루에서 묵으며-金時習5

蘿月掛明鏡(나월괘명경) 덩굴 달 걸려 밝은 거울로

松泉鳴古琴(송천명고금) 솔 샘에 울려 오랜 거문고

夜深心地惺(야심심지성) 밤은 깊어가 마음 맑기만 영리할성

無復去來今(무부거래금) 다시없으니 이젠 오감이

 

坐臥(좌와) 앉았다 누웠다-金時習6

坐臥消長日(좌와소장일) 앉았다 누워 긴 날을 보내

無人地更偏(무인지갱편) 사람이 없어 땅도 치우쳐

春風無厚薄(춘풍무후박) 봄바람 없어 두터움 엷음

桃李自年年(도리자년년) 복숭아 오얏 절로 해마다

 

無題(무제) 무제-金時習7

濊邑花如海(예읍화여해) 예읍에 꽃이 바다 같은데 깊을예

東風吹客衣(동풍취객의) 봄바람 불어 나그네 옷에

那堪鵑夜怨(나감견야원) 어찌 견디랴 두견이 밤 탓 두견이견

懇道不如歸(간도불여귀) 목 놓아 말해 불여귀 라며 돌아옴 같지 않아

 

無題5(무제5) 무제-金時習8

擧鍾贈郞君(거종증랑군) 술잔을 올려 낭군께 드려

莫道吾情薄(막도오정박) 말을 마세요 내 정 엷다며

山深水重複(산심수중복) 산은 깊은데 물 다시 겹쳐

誰與郞相謔(수여랑상학) 뉘 함께 그대 서로 놀까요 희롱거릴학

 

久雨(구우) 궂은 비-金時習9

茅簷連日雨(모첨연일우) 띠 처마 집에 날 이어 비가

且喜滴庭際(차희적정제) 방울져 기뻐 뜨락 사이에

底事消淸晝(저사소청주) 해야 할 일에 맑은 날 보내

窮愁著隱書(궁수저은서) 다한 시름에 숨긴 글 보여 분명할저

 

途中卽事(도중즉사) 길 가던 가운데-金時習10

一村蕎麥熟(일촌교맥숙) 마을에 온통 메밀이 익어 메밀교

十里割黃雲(십리할황운) 십리를 갈라 누런 구름에 나눌할

歸思西風遠(귀사서풍원) 돌아갈 마음 서풍에 멀리

千山日已曛(천산일이훈) 온 산에 해는 이미 발그레 석양빛훈

 

蓮經讚(연경찬) 연화경을 기려-金時習11

雲起千山曉(운기천산효) 구름이 일어 온 산 새벽에

風高萬木秋(풍고만목추) 바람은 높아 나무 다 가을

石頭城下泊(석두성하박) 돌로 머리한 성 아래 묵어

浪打釣魚舟(낭타조어주) 물결 부딪혀 고기 잡는 배

 

喜友見訪(희우견방) 기쁜 벗이 찾아와-金時習12

客裏無人弔(객리무인조) 나그네 되어 묻는 이 없어 조상할조

柴扉盡日關(시비진일관) 사립문 닫혀 하루 내도록 섶시 문짝비

無心看世事(무심간세사) 마음이 없어 세상 일 보기

有淚憶雲山(유루억운산) 눈물이 나니 구름 산 그려

故舊成疏闊(고구성소활) 오랜 옛 벗은 멀어 뜸해져

親朋絶往還(친붕절왕환) 가까운 무리 오감을 끊어

喜君留半日(희군류반일) 기쁜 그대가 머문 한나절

相對一開(상대일개안) 서로 마주해 한번 핀 얼굴

 

夜宿江樓(야숙강루) 강 누각에서 밤을 새며-金時習13

淸江秋月白(청강추월백) 맑은 강에는 가을 달 밝아

浪打古城頭(랑타고성두) 물결이 치니 옛 성 머리를

遠浦漁燈迥(원포어등형) 멀리 포구에 고깃배 등불

滄波蜃氣浮(창파신기부) 차가운 물결 신기루가 떠 무명조개신

蘋洲風力緊(빈주풍력긴) 마름 모래톱 바람에 감겨 굳게얽힐긴

沙磧雁聲愁(사적안성수) 모래 여울에 기러기 울어 서덜적

一夜逢僧話(일야봉승화) 밤 하루 스님 만나 이야기

團欒敍舊遊(단란서구유) 모여 앉아서 옛 놀이 펼쳐 나무이름란

 

葉落(엽락) 잎이 떨어져-金時習14

落葉不可掃(낙엽불가소) 지는 나뭇잎 쓸 수가 없어

偏宜淸夜聞(편의청야문) 치우쳐 마땅 맑은 밤 듣기

風來聲摵摵(풍래성색색) 바람 불어와 소리 우수수 털어낼색

月上影紛紛(월상영분분) 달이 떠올라 그늘 어질러

敲窓驚客夢(고창경객몽) 창을 두드려 길손 꿈 놀라

疊砌沒苔紋(첩체몰태문) 겹쳐 쌓여서 낀 이끼 묻혀 섬돌체

帶雨情無奈(대우정무내) 비를 맞아서 맘 어찌 못해

空山瘦十分(공산수십분) 비어 휑한 산 온통 여위어 파리할수

 

盆竹(분죽) 화분 속 대나무-金時習15

爲憐貞節操(위련정절조) 애처로워져 곧음 지님이 곧을정 잡을조

種得小瓦盆(종득소와분) 심겨졌으니 조그만 화분

玲瓏如有態(령롱여유태) 옥 소리 마치 맵시가 있어 옥소리령롱

瀟洒又無煩(소쇄우무번) 산뜻 말끔해 답답함 없어 강이름소 물뿌릴쇄

嫋嫋風吹動(뇨뇨풍취동) 산들산들해 바람에 살랑 예쁠뇨

漙漙露滴飜(단단로적번) 아롱 아롱져 이슬방울로 이슬많을단 뒤칠번

誰知一撮土(수지일촬토) 누가 알아서 한 줌의 흙에 취할촬

却化龍根(병각화용근) 뻗어 나와서 용 뿌리 됨을 흩어져달아날별

 

別秋江(별추강) 추강과 헤어지며南孝溫-金時習16

昔人似今人(석인사금인) 옛 사람 같아 이제 사람이

今人猶後人(금인유후인) 이제 사람은 마치 뒷사람

世間若流水(세간약류수) 세상에 일은 물 흐름 같아

悠悠秋復春(유유추부춘) 아득히 가을 다시 봄날이

今日松下飮(금일송하음) 오늘 낮에는 솔 아래 마셔

明朝向嶙(명조향린순) 밝을 아침엔 깊은 곳으로 가파를린 깊숙할순

碧峯裏(인순벽봉리) 깊고 깊은 산 푸른 봉 속에

思爾情輪囷(사이정륜균) 그대 생각해 마음을 굴려 곳집균

 

登摩尼山江華(등마니산강화) 강화 마니산에 올라-金時習17

摩尼山色好(마니산색호) 마니산 산은 빛깔도 좋아

矗立海天隅(촉립해천우) 곧추 서있어 바다 하늘에 우거질촉

飛雁不能渡(비안불능도) 나는 기러기 건너질 못해

晴嵐摠可圖(청람총가도) 산 기운 개여 모두 그림이 남기람

祭壇秋草老(제단추초로) 참성단 제단 가을 풀 시들塹星壇

僧舍白雲孤(승사백운고) 절간에 집은 흰 구름 홀로

一望滄溟闊(일망창명활) 한번 바라봐 큰 바다 넓어 어두울명 트일활

煙波接有無(연파접유무) 물안개 닿아 있고 없고를

 

還山(환산) 산에 돌아와-金時習18

山中四月盡(산중사월진) 산 속에 사월 다 지나버려

客臥動經旬(객와동경순) 나그네 누워 열흘을 지내 열흘순

四壁圖書蛀(사벽도서주) 사방에 벽엔 그림 글 삭아 나무좀주

三間几席塵(삼간궤석진) 세 칸에 안석 자리에 먼지

菁花多結實(청화다결실) 무우 꽃 꽤나 열매를 맺고 우거질청

杏子已生仁(행자이생인) 살구 씨 벌써 씨가 들었다

靜倚屛風睡(정의병풍수) 가만히 기대 병풍에 잠자

風爲入幕賓(풍위입막빈) 병풍에 되니 막에 든 손님

 

鳳尾寺(봉미사) 봉미사-金時習19

萬丈蒼崖上(만장창애상) 만 길을 올라 푸른 벼랑에 벼랑애

荒涼有梵宮(황량유범궁) 거칠어 썰렁 절집이 있어 범어범

定僧依竹塢(정승의죽오) 선에 든 스님 대 언덕 기대 둑오

睡鴨傍蘆叢(수압방로총) 오리는 졸아 갈대밭 곁에 곁방 모일총

山影涵虛碧(산영함허벽) 산그늘 젖어 텅 빈 푸름에 젖을함

波聲漾半空(파성양반공) 물결소리에 온 하늘 출렁 출렁거릴양

道人挽我袖(도인만아수) 도인은 당겨 내 소매 끌어 당길만

一宿聽松風(일숙청송풍) 하루 묵으며 솔바람 들어

 

上四佳亭(상사가정) 사가정에게 올리며-金時習20

窯原春草綠如茵(요원춘초록여인) 가마들에 봄풀은 푸른 자리로 가마요 자리인

得句池塘想轉新(득구지당상전신) 글귀 얻는 못가엔 생각이 새록

山舍蕭條寒食近(산사소조한식근) 산속에 집 쓸쓸해 한식 가까워

杏枝風緊眼初勻(행지풍긴안초균) 살구가지 바람에 눈길 첫 미쳐 적을균

 

月夜聞子規1(월야문자규1) 달밤에 들어 소쩍새 울음-金時習

東山月上杜鵑啼(동산월상두견제) 동쪽 산에 달 올라 두견이 울어

徙倚南軒意轉悽(사의남헌의전처) 거닐어 남쪽 집에 뜻 돌아 슬피 옮길사

爾道不如歸去好(이도불여귀거호) 넌 말해 같지 않아 돌아가 좋기不如歸 歸蜀道

蜀天何處水雲迷(촉천하처수운미) 촉땅 하늘 어디에 물 구름 헤매 미혹할미

 

月夜聞子規2(월야문자규2) 달밤에 들어 두견새 울음-金時習21

歸去春山幾度聞(귀거춘산기도문) 돌아가자 봄 산에 몇 번을 들어

春山處處結愁雲(춘산처처결수운) 봄 산은 곳곳마다 시름 찬 구름

不知何許蠶叢路(부지하허잠총로) 모르니 어딘지를 누에 모인 길 누에잠

還有思君不見君(환유사군불견군) 아직도 그대 생각 그대 못 본 이

 

(시구) 뻐꾹새-金時習22

均呼七子綠陰叢(균호칠자록음총) 고루 불러 일곱 새끼 푸른 그늘 숲

麥熟梅肥五月中(맥숙매비오월중) 보리 익어 매실 살쪄 오월 가운데

叫斷年光渾不識(규단년광혼불식) 부르짖어 끊긴 세월 모두 모른 채 부르짖을규

隴頭桑葚已殷紅(농두상심이은홍) 고개머리 뽕에 오디 이미 검붉어 오디심 성할은

 

子規(자규) 두견새-金時習23

千疊峯頭月欲低(천첩봉두월욕저) 천 겹에 산꼭대기 달 지려 낮게

聲聲偏向耳邊啼(성성편향이변제) 소리소리 치우쳐 귓가에 울어

不如歸去將何去(불여귀거장하거) 돌아감만 못하다 어디로 가나

故國天遙只在西(고국천요지재서) 오랜 나라 먼 하늘 다만 서쪽서

 

慈烏啼(자오제) 어미 까마귀 울음-金時習24

啞啞枝上吐哀音(아아지상토애음) 까악까악 가지 위 슬피 소리 내

飛遶荒城楓樹林(비요황성풍수림) 날아 둘러 거친 성 단풍나무 숲 두를요

莫向綠窓啼更苦(막향록창제갱고) 푸른 창 대곤 마라 울어서 아파

五更殘夢正關心(오경잔몽정관심) 새벽 즈음 남은 꿈 참 마음 쓰여

 

夢中作(몽중작) 꿈길에 지어-金時習25

一間茅屋雨蕭蕭(일간모옥우소소) 칸 하나 초가집에 비는 쓸쓸히

春半如秋意寂廖(춘반여추의적료) 봄 한창 마치 가을 마음이 고요

俗客不來山鳥語(속객불래산조어) 세상 손님 아니 와 멧새 지저귐

箇中淸味倩誰描(개중청미천수묘) 그 가운데 맑은 맛 뉘더러 그려 예쁠천 그릴묘

 

自笑(자소) 스스로 웃으며-金時習26

詩酒悠悠三十年(시주유유삼십년) 시와 술로 아득히 서른 해 보내

傍人錯會愛逃禪(방인착회애도선) 곁 한 이 섞인 모임 선방 달아나 섞일착

靑雲亦有投閑日(청운역유투한일) 벼슬길 또한 있어 느긋함 던져

一段淸遊恐不全(일단청유공부전) 한 조각 맑은 놀이 아마 빠질까

 

秋亭(추정) 가을 정자-金時習27

秋亭山氣好崢嶸(추정산기호쟁영) 가을정자 산 기운 가팔라 좋아 가파를쟁영

江上猩楓刮眼明(강상성풍괄안명) 강 위에 붉은 단풍 눈 비벼 밝아 성성이성 깎을괄

巖瘦不因嫌太富(암수불인혐태부) 바위 마름 아니지 너무해 싫어 싫어할혐

澗淸非是釣完名(간청비시조완명) 골짝 맑음 아니니 오롯함 낚아

寒花千朶經風曲(한화천타경풍곡) 차가운 꽃 천 떨기 바람에 굽어

嫩苔一庭緣雨生(눈태일정연우생) 어린이끼 뜰 하나 비 맞아 살아 어릴눈

點檢人間無勝事(점검인간무승사) 따져 살펴 세상에 빼난 일 없어

林泉興味老多情(임천흥미노다정) 수풀 샘 흥에 재미 늙어 많은 정

 

秋日(추일) 가을날-金時習28

庭際無人葉滿蹊(정제무인엽만혜) 뜰 사이 사람 없어 길엔 잎 가득 지름길혜

草堂秋色轉凄凄(초당추색전처처) 초가집 가을빛깔 쓸쓸히 옮겨

蛩如有意跳相咽(공여유의도상열) 메뚜기 뜻 있는 듯 뛰어 목메어 메뚜기공

山似多情翠又低(산사다정취우저) 산들도 정 많은 듯 푸르고 낮아

世事到頭之者也(세사도두지자야) 세상일 머리 닿아 가는 것이니

閑情輸却去來兮(한정수각거래혜) 느긋한 뜻 날라서 가고 옴이라

欲談細話誰將伴(욕담세화수장반) 말을 해 낱낱 얘기 뉘 함께 하랴

銷得南山一杖藜(소득남산일장려) 남산에 닳아버린 지팡이 하나靑藜杖

 

秋晴(추청) 맑은 가을날-金時習29

秋雨初晴枕簟涼(추우초청침점량) 가을비 처음 개여 잠자리 서늘

小窓時復閱篇章(소창시부열편장) 작은 창 때론 가끔 책에 글 돌봐 검열할열

吟三千首有餘樂(음삼천수유여락) 읊으니 삼천 수를 즐김이 남아

想五百年無此狂(상오백년무차광) 생각해 오백 년을 이 미침 없어

漢水風煙迷蝶夢(한수풍연미접몽) 한강 물 바람 안개 나비 꿈 헤매

華山雲月沁詩腸(화산운월심시장) 멋진 산 구름 달에 시 생각 스며 스며들심

邇來嗔客關門坐(이래진객관문좌) 요즘 와 손에 성내 문 닫고 앉아 가까울이 성낼진

不覺莓苔侵短墻(부각매태침단장) 몰랐네 이끼 자라 낮은 담 잡아 나무딸기매

 

秋思(추사) 가을 생각-金時習30

秋思驅人睡不成(추사구인수불성) 가을생각 몰린 이 잠을 못 이뤄

小窓淸越讀書聲(소창청월독서성) 작은 창 맑게 넘는 글 읽는 소리

十年舊事了無迹(십년구사료무적) 십년을 오랜 일이 없어짐 알아 마칠료 자취적

半夜百蟲鳴不平(반야백충명불평) 한밤에 온갖 벌레 못 마땅 울어

白紙帳邊燈一點(백지장변등일점) 흰 종이 휘장 가에 등 하나 깜박

碧梧桐上月三更(벽오동상월삼경) 벽오동 나무 위로 달이 떠 삼경

古人如可重相見(고인여가중상견) 옛사람 볼 수 있어 다시 서로 봐

欲把離騷問宋生(욕파리소문송생) 잡아 쥔 이소경에 송옥에 물어

 

寓意(우의) 뜻을 붙이니-金時習31

三十年前學豢龍(삼십년전학환룡) 서른 해를 앞에선 배워 용 길러 기를환

三十年後看無蹤(삼십년후간무종) 서른 해가 지난 뒤 자취도 없어 자취종

世人莫笑浪遊遨(세인막소랑유오) 세상사람 웃지 마 휩쓸려 놀아 놀오

固余自喜多龍鍾(고여자희다룡종) 정말 내 나는 좋아 늙어 병 많아

多事不如省事好(다사불여생사호) 일 많음 같지 않아 일 덜어 좋아

有心何似無心悰(유심하사무심종) 맘 있어 어찌 같아 맘 없는 즐김 즐길종

日長庭院蓬簾下(일장정원봉렴하) 해는 길어 뜨락 담 봉래 발 아래

細讀陶詩情亦濃(세독도시정역농) 잘 살펴 도연명 시 정마저 짙어

 

十年(십년) 열해-金時習32

十年泉石洗心肝(십년천석세심간) 십년을 샘물 돌에 마음속 씻어

身世都如醉夢闌(신세도여취몽란) 몸을 둬 모두 같기 취해 꿈만 꿔 가로막을란

未盡甘英窮海外(미진감영궁해외) 다 못해 달고 고움 막힌 바다 밖

空留戲墨滿人間(공류희묵만인간) 괜히 남긴 놀린 글 세상에 가득

山阿眞隱前生願(산아진은전생원) 산언덕 참된 숨음 앞 삶의 바램

雲水仙遊此日歡(운수선유차일환) 구름 물 신선놀이 이 날이 기뻐

安得如椽王氏筆(안득여연왕씨필) 어찌돼 서까래로 왕희지 붓을

一揮豪氣壓儒酸(일휘호기압유산) 한번 들어 휘갈겨 선비 티 눌러

 

金溪魚躍(금계어약) 금계에 물고기 뛰어-金時習33

圉圉洋洋吹細波(어어양양취세파) 느릿이 넘실넘실 가는 물결 쳐 마부어

兩兩相戲遊盤渦(양양상희유반와) 짝지어 서로 놀려 물돌아 놀아 소용돌이와

有時聚藻飜金尺(유시취조번금척) 때로는 모인 마름 금빛 자 엎어 뒤칠번

忽沫淸瀾玉梭(홀말청란포옥사) 문득 거품 맑은 결 옥 북을 던져 북사

綠荇深處避人影(녹행심처피인영) 푸른 마름 깊은 곳 사람 벗어나 마름행

碧草磯邊依蟹窠(벽초기변의해과) 푸른 풀 물가 바위 게 구멍 숨어 물가기 게해

知汝得所濠梁間(지여득소호량간) 널 알지 얻는 것을 해자 다리서 해자호 들보량

香餌微緡其如何(향이미민기여하) 향 미끼 가는 줄에 이를 어떡해 먹이이 낚싯줄민

 

新譯蓮經(신역연경) 새로 번역한 연화경-金時習34

蓮經譯自九重深(연경역자구중심) 연화경 번역하니 아홉 겹 깊이九重深處 宮闕

一句頻迦出衆禽(일구빈가출중금) 한 구절 가릉빈가 뭇 새에 나아극락에사는 새

到秦言尙澁(범협도진언상삽) 범어 책 중국 닿아 말이 떫어서 낄협 떫을삽

華言自什趣難尋(화언자십취난심) 한자로 구마라습 뜻을 못 찾아鳩摩羅什

琅琅諦語昭雲漢(랑랑체어소운한) 옥의 소리 밝힘 말 은하에 밝고 옥이름랑 살필체

歷歷眞詮演妙音(역력진전연묘음) 뚜렷이 참된 갖춤 묘한 음 실어

觀彼漢唐飜解迹(관피한당번해적) 살펴보니 한 당의 옮겨 푼 자취

奘蘭能似我王心(장란능사아왕심) 현장 등란 같을까 우리 임금 맘

 

1439 磬叔 慵齋 成俔(14391504)文載 昌寧 慵齋叢話  8

題淸州東軒 청주 동헌에1

畵屛高枕掩羅幃 병풍 쳐 높이 베고 휘장에 가려 베개침 휘장위

別院無人瑟已希 별관에 사람 없어 연주도 그쳐 큰거문고슬 바랄희

爽氣滿簾新睡覺 서늘함이 발 가득 새로 잠이 깨 시원할상 잘수

一庭微雨濕薔薇 한마당 보슬비에 장미는 촉촉 장미장 고비미

 

傷春1(상춘1) 봄날에 다쳐-成俔2

緋桃縞李一時新(비도호리일시신) 붉은 복사 흰 오얏 한때 새로워 붉은빛비 명주호

萬室涵煙不覺貧(만실함연불각빈) 모든 집 안개 잠겨 가난을 몰라 젖을함

可笑春光非我有(가소춘광비아유) 우습기 봄날 빛은 내 것 아닌데

等閒分屬少年人(등한분속소년인) 같게끔 나눠 붙여 젊은이 함께

 

傷春2(상춘2) 봄날에 다쳐-成俔3

狼藉群紅雜雨零(낭자군홍잡우령) 흩뿌려 뭉텅 붉음 비 섞여 지고 이리랑 깔개자

連階草色入簾靑(연계초색입렴청) 이은 섬돌 풀 빛깔 발에 든 푸름

病中尙有探春意(병중상유탐춘의) 아파도 외려 있어 봄을 찾는 뜻

折得繁枝揷小(절득번지삽소병) 꽃핀가지 꺾어서 작은 병 꽂아 많을번

 

尋花古寺(심화고사) 꽃을 찾아 옛 절에-成俔4

春深古寺燕飛飛(춘심고사연비비) 봄이 깊은 옛 절에 제비는 날아

深院重門客到稀(심원중문객도희) 깊숙한 절 겹겹 문 길손 드물어

我昨尋花花落盡(아작심화화락진) 내 어제 꽃을 찾아 꽃은 다 지고 찾을심

尋花還爲惜花歸(심화환위석화귀) 꽃 찾기 다시 해야 꽃 아껴 가네

 

臨水杏花(임수행화) 물가의 살구꽃-成俔5

瓠犀齒白捲脣紅(호서치백권순홍) 박속의 씨 하얀 이 입술 붉음에 무소서 말권

草麝淸香散曉風(초사청향산효풍) 풀 사향 맑은 향이 새벽바람에 사향노루사

似怕嬌顔容易老(사파교안용이로) 두렵기 고운 얼굴 쉽게 늙을까 두려워할파

淡施脂粉照靑銅(담시지분조청동) 묽게 바른 연지분 거울에 비춰

 

冷泉亭(냉천정) 냉천정-成俔6

一派飛泉脈(일파비천맥) 한 갈래 날아 샘물의 맥이 물갈래파 맥맥

來從翠竇深(래종취두심) 나와 좇으니 구멍이 깊어 구멍두

涓涓初落澗(연연초락간) 졸졸 흘러서 처음 골짝 물 시내연

滹滹細通林(호호세통림) 콸콸 가늘게 숲을 꿰뚫어 강이름호

淨瀉巖頭練(정사암두련) 깨끗이 쏟아 바위머리를 쏟을사 익힐련

寒鳴石上琴(한명석상금) 차갑게 울려 돌 위 거문고

炎時來憩此(염시래게차) 불볕더위 때 여기와 쉬니 쉴게

凉氣滌塵襟(량기척진금) 서늘한 기운 티끌 깃 씻어 씻을척

 

淸江曲(청강곡) 청강곡-成俔7

扁舟冒雨穿蒼靄(편주모우천창애) 얕은 배 비 무릅써 푸른 안개 뚫으니 아지랑이애

菰葉蘆花擁灘瀨(고엽로화옹탄뢰) 풀잎에 갈대꽃이 여울을 끌어안아 향초고 갈대로

靑裙抱兒坐篷窓(청군포아좌봉창) 푸른 치마 애 안고 봉창에 앉아 있고 치마군

鶴髮撒網車輪大(학발살망차륜대) 흰 머리 그물 던져 수레바퀴 크기로 뿌릴살

一生煙水作爲隣(일생연수작위린) 한 삶을 안개와 물 삼으니 이웃이며

功名脫浮雲外(공명탈사부운외) 이룬 이름 신 벗듯 뜬 구름 너머라네 신사

相邀同伴開酒缸(상요동반개주항) 서로 맞아 같이 짝 술항아리 열어선 맞을요

旋芼椒蓼斫秋膾(선모초료작추회) 풀 깔아 후추 여뀌 가을고기 회를 쳐 풀우거질모

 

促織詞(촉직사) 베 짜기 재촉하는 노래-成俔8

月華如水近窓戶(월화여수근창호) 달이 빛나 물처럼 창문 가까이

床下斯螽勤動股(상하사종근동고) 상 아래 귀뚜라미 힘써 소리 내 넙적다리고

一宵織成幾絲縷(일소직성기사루) 밤 하나 베 짜 이뤄 실타래 몇을 실루

喞喞凄凄聲正苦(즐즐처처성정고) 즐즐거려 쓸쓸히 소리 참 쓰려 두근거릴즐

東家嬾婦驕且戇(동가란부교차당) 동쪽 집 누운 아낙 뽐내도 멍해 게으를란

十指長閑睡正酣(십지장한수정감) 열 손가락 늘 느긋 졸음만 즐겨 즐길감

身無完衣篋無綿(신무완의협무면) 몸에 없어 갖은 옷 함엔 솜 없어 상자협

聞此蟲語應悔慙(문차충어응회참) 이를 들어 벌레 말 뉘우쳐 부끄 부끄러울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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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