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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1부

淸潭 2019. 6. 2. 08:10


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1

生年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363 仲雲 觀雪堂 朴堤上(363∼419?) 寧海 澄心錄(符都誌)1

관설당 박제상 新羅 訥祗王

題澄心軒(제징심헌) 징심헌에서눌지왕2년 왜에 갈 때-朴堤上

煙景迢迢望欲流(연경초초망욕류) 안개 볕 멀리멀리 바래 흐르려 멀초

客心搖落却如秋(객심요락각여추) 길손 마음 떨쳐 져 가을과 같이

世間堅白悠悠事(세간견백유유사) 세상에 굳고 흰 게 아득한 일이

座對澄江莫設愁(좌대징강막설수) 자리 마주 징강을 시름도 마라

 

520 定法師(?∼?) 高句麗 정법사 고구려스님1

孤石(고석) 외로운 돌-定法師

逈石直生空(형석직생공) 멀리 돌 곧게 하늘에 불쑥 멀형

平湖四望通(평호사망통) 너른 호수는 온데로 뚫려

恒灑浪(암외항쇄랑) 바위구비는 늘 물결 씻겨 굽이외 씻을쇄

樹杪鎭搖風(수초진요풍) 나무 끝 눌려 바람에 흔들 끝초 흔들요

偃流還漬影(언류환지영) 쓰러져 흘러 그림자 적셔 쓰러질언 적실지

侵霞更上紅(침하갱상홍) 물든 노을에 꼭대기 붉어 노을하

獨拔群峰外(독발군봉외) 홀로 빼어나 뭇 봉우리 밖 뺄발

孤秀白雲中(고수백운중) 외로이 솟아 흰 구름 속에

 

570 乙支文德(??) 高句麗 嬰陽王23(612) 살수대첩1

遣隋將于仲文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냄

神策究天文 귀신같은 계책은 천문을 꿰고

妙算窮地理 기묘한 헤아림은 지리를 다해

戰勝功旣高 전쟁에 이긴 공이 이미 높은데

知足願言止 족한 줄 알았으니 말은 말아야

 

600 眞德女王 金勝曼(?~647~654) 진덕여왕 신라 제28대 왕1

致唐太平頌(치당태평송) 당나라의 태평을 기립니다-眞德女王(또는强首)

大唐開鴻業(대당개홍업) 당나라 열어 큰일을 이뤄

巍嵬皇(외외황주창) 높고 높으니 황제 꾀 한창 꾀할유

止戈戎衣定(지과융의정) 싸움을 멈춰 오랑캐 놔둬

修文繼百王(수문계백왕) 글을 다스려 온 임금 이어

統天崇雨施(통천숭우시) 하늘 높이니 비를 내리고

物理體含章(물리체함장) 만물 이치에 몸에 글 품어

深仁諧日月(심인해일월) 깊은 어짊이 해 달 고르게

撫運邁時康(무운매시강) 매만져 부려 가는 때 편해

幡旗旣赫赫(번기기혁혁) 깃발 나부껴 이미 펄럭여

鉦鼓何煌煌(정고하황황) 징에 북소리 어찌나 밝아

外夷違命者(외이위명자) 바깥 오랑캐 명을 어김에

剪覆被天殃(전복피천앙) 잘라 뒤엎어 하늘 재앙이

淳風凝幽顯(순풍응유현) 순박한 바람 그윽 드러나

遐邇競呈祥(하이경정상) 멀리 가까이 다퉈 보인 복

四時和玉燭(사시화옥촉) 사철 어울러 옥의 촛불이

七曜巡萬方(칠요순만방) 일곱 별빛에 온 나라 돌아

維獄降帝輔(유옥강제보) 다만 옥 내려 임금을 도와

維帝任忠良(유제임충량) 오직 임금님 어진이 맡겨

五三含一德(오삼함일덕) 삼분오전에 덕 하나 품어

昭我皇家唐(소아황가당) 우리를 밝혀 황제나라 당

三墳五典: 古書이름 三墳 伏羲 神農 黃帝五典 少昊 顓頊 高辛 唐虞

 

650 薛瑤(??) 설요 신라 신문왕 때 여인으로 설승구충의 딸 곽원진의 첩1

返俗謠(반속요) 세속에 돌아와 ※全唐詩 수록(신라인의 시도 수록됨)

化雲心兮思貞淑(화운심혜사정숙) 구름 된 마음이여 생각은 맑아

洞寂滅兮不見人(동적멸혜불견인) 골짝은 고요해라 사람은 안 봬

瑤草芳兮思芬(요초방혜사분온) 고운 풀 꽃다워라 생각 향기로

將奈何兮是靑春(장내하혜시청춘) 앞으로 어이 하리 이 푸른 봄날

 

704 慧超(704787) 新羅 僧侶 往五天竺國傳5

月夜瞻鄕路 달밤에 고향 길을 보며1

月夜瞻鄕路 달밤에 쳐다보네 고향 가는 길 볼첨

浮雲颯颯歸 뜬 구름도 바람에 돌아 가구나 바람소리삽

緘書參去便 편지 봉해 띄우네 구름 편으로 봉할함

風急不聽廻 바람 빨라 못 듣네 돌기만 하나 돌회

我國天岸北 우리나라 하늘 끝 북녘이고요 언덕안

他邦地角西 다른 나라 땅 한쪽 서녘이라네 나라방

日南無有雁 남녘햇살 기러기 있지도 않아

誰爲向林飛 누가해 계림으로 날아갈 건가

 

南國竺路上作(남국축로상작) 남국 축으로 가는 길에-慧超2

我國天涯北(아국천애북) 우리나라는 하늘 끝 북쪽

他邦地角西(타방지각서) 다른 나라에 땅 한쪽 서녘

日南無有雁(일남무유안) 해 남쪽에는 기러기 없어

誰爲向林飛(수위향림비) 누구 시켜서 계림엘 날려鷄林: 신라 경주

 

述志(술지) 뜻을 말해-慧超3

不慮菩提遠(불려보리원) 아니 걱정해 보리 앎 멀어菩提: 깨달음의 경지

焉將鹿苑遙(언장록원요) 어찌 앞으로 사슴 뜰 아득鹿野苑: 釋迦가 설법한곳

只愁懸路險(지수현로험) 다만 시름은 걸린 길 험해

非意業風飄(비의업풍표) 뜻 않은 일에 바람 휘날려

八塔難誠見(팔탑난성견) 여덟의 탑은 참으로 못 봐

參著經劫燒(참저경겁소) 섞여 나타냄 오랜 겁 불타

何其人願滿(하기인원만) 어찌 그 사람 바램 가득 차

目睹在今朝(목도재금조) 눈으로 보는 오늘 아침에

 

路逢漢使(노봉한사) 길에서 한나라 사신을 만나-慧超4

君恨西蕃遠(군한서번원) 그대 탓하니 서번이 멀어 우거질번

余嗟東路長(여차동로장) 나는 한숨을 동방 길 길어

道荒宏雪嶺(도황굉설령) 길은 거칠고 눈 고개 넓어 클굉

澗險賊途倡(간험적盜猖) 골짝은 험해 도적 날뛰어

鳥飛驚峭嶷(조비경초억) 새 날아 놀라 가팔라 높아 가파를초 숙성할억

人去難偏梁(인거난편량) 사람 못 가니 치우친 다리

平生不捫淚(평생불문루) 한 삶을 살며 눈물 안 훔쳐 어루만질문

今日灑千行(금일쇄천행) 오늘 뿌리니 천 줄기 눈물 뿌릴쇄

 

悲冥路(비명로) 저승길 슬퍼하며-慧超5

故里燈無主(고리등무주) 고향마을에 등 임자 없어

他方寶樹摧(타방보수최) 다른 땅 꺾여 보배론 나무 꺾을최

神靈去何處(신령거하처) 얼과 넋이란 어디로 가고

玉貌已成灰(옥모이성회) 옥 얼굴 이미 재가 되었네

憶想哀情切(억상애정절) 생각해 애틋 슬픈 마음에

悲君願不隨(비군원불수) 그대 슬퍼해 바램 못 따라

孰知鄕國路(숙지향국로) 누가 알아서 고향나라 길

空見白雲歸(공견백운귀) 괜스레 바래 흰 구름 흘러

※七重寶樹: 일곱 겹의 극락 보수 金樹 銀樹 琉璃樹 玻璃樹 珊瑚樹 瑪瑙樹 硨

 

710 楊泰師(?∼?)大震國 3대 문왕 23(759) 經國集(일본에서 편찬)1

양태사 渤海國 귀덕장군大震國(698~926)

夜聽擣衣聲(야청도의성) 밤에 다듬이질 소리를 들어-楊泰師

霜天月照夜河明(상천월조야하명) 서리하늘 달이 빛나 밤 은하 밝아

客子思歸別有情(객자사귀별유정) 나그네로 생각 갈길 따로 있는 뜻

厭坐長宵愁欲死(염좌장소수욕사) 앉아 물려 기나긴 밤 시름 삭히려

忽聞鄰女擣衣聲(홀문린여도의성) 문득 들려 이웃 아낙 다듬이소리 찧을도

聲來斷續因風至(성래단속인풍지) 소리 오며 끊겨 이어 바람 따라서

夜久星低無暫止(야구성저무잠지) 밤은 오래 별 낮아져 잠시 안 멎어

自從別國不相聞(자종별국불상문) 그럭저럭 나라 떠나 서로 못 들어

今在他鄕聽相似(금재타향청상사) 오늘 있어 다른 땅에 들어 똑 같아

 

850 王居仁(??) 新羅 眞聖女王 2(888)1

憤怨詩 울분과 원망의 시

燕丹泣血虹穿日 연단의 피 눈물에 무지개 해를 뚫고

鄒衍含悲夏落霜 추연이 슬픔 품어 여름에 서리 내려

今我失途還似舊 이젠 내 길을 잃어 예 같이 되었는데

皇天何事不垂祥 하느님 어찌하여 내림 아니 보이나

왕거인 六頭品 출신의 지식인으로 신라말기 문인

憤怨詩(분원시) 울분과 원망의 시-王巨仁 三國史記

于公慟哭三年旱(우공통곡삼년한) 우공이 슬피 울어 삼년을 가물더니

鄒衍含悲五月霜(추연함비오월상) 추연이 슬픔 품어 오월에 서리라니

今我幽愁還似古(금아유수환사고) 이젠 내 깊은 시름 오히려 예 같기만

皇天無語但蒼蒼(황천무어단창창) 하늘은 말이 없어 다만이 푸르기만

 

857 孤雲 崔致遠(857?) 慶州 新羅 眞聖女王 桂苑筆耕25

秋夜雨中 가을밤 비 내리는 가운데1

秋風唯苦吟 가을바람 오로지 괴로운 읊음 읊을음

擧世少知音 온 세상에 몇 일까 알아주는 이

窓外三更雨 창밖엔 밤 깊도록 비가 오는데

燈前萬里心 등불 밝힌 내 마음 만 리를 달려 등잔등

 

題芋江驛亭 제 우강역정 토란우 역참역2

沙汀立馬待回舟 모래물가 말 세워 배돌기 기다림에 물가정

一帶煙波萬古愁 한 줄기 안개 물결 만고의 시름이라

直得山平兼水渴 굳이 산이 반반해 아울러 물도 말라

人間離別始應休 사람살이 헤어짐 비로소 그침 되리

 

題伽倻山讀書堂 제 가야산독서당3

狂奔疊石吼重巒 내달아 겹겹 돌을 온산에 울려 달릴분 울후 뫼만

人語難分咫尺間 말소린 아니 들려 가깝다 해도 길이지

常恐是非聲到耳 늘 걱정 옳고 그름 귀에 닿을까 두려울공

故敎流水盡籠山 그렇지 물을 흘려 산을 에웠지 대그릇농

 

夜贈樂官 밤에 악관에게 주다 보낼증4

人生盛還衰 사람살이 한창도 돌아 여위고

浮生實可悲 떠도는 삶 속내는 슬프다하리

誰知天上曲 누구라 알아주랴 하늘 위 노래

來向海邊吹 오리라 바닷가를 바람 불어도

水殿看花處 물에 어린 전각은 꽃을 보는 곳

風欞對月時 바람 부는 난간엔 달을 맞는 때 난간령

今已矣 수염을 움켜잡아 이제야 그쳐 구레나룻염

與爾淚雙垂 너와 함께 눈물져 두 줄기 흐름

 

郵亭夜雨(우정야우) 우정에 밤비 내려-崔致遠5

旅館窮秋雨(여관궁추우) 나그네 집 떨어져 가을비 내려

寒窓靜夜燈(한창정야등) 싸늘한 창 고요히 밤의 등불이

自憐愁裏坐(자련수리좌) 저절로 가여워서 시름에 앉아

眞箇定中僧(진개정중승) 꼼짝없이 선정 속 스님이 되네

 

古意(고의) 옛 뜻-崔致遠6

狐能化美女(호능화미녀) 여우는 바뀔 수도 어여쁜 여인

狸亦作書生(리역작서생) 살쾡이도 되느니 글 하는 선비 삵리

誰知異種物(수지이종물) 누가 알아 달라서 다른 것인지

幻惑同人形(환혹동인형) 홀려 속아 같다고 사람 모습이 변할환

 

變體想非艱(변체상비간) 몸바꿈 생각하기 어렵지 않아 어려울간7

操心良獨難(조심량독난) 마음잡기 참으로 홀로 어려워

欲辨眞與僞(욕변진여위) 나누어 가리려니 참과 거짓을

願磨心鏡看(원마심경간) 바램 닦아 봐야지 마음거울을

 

江南女(강남녀) 강남 아가씨-崔致遠8

江南湯風俗(강남탕풍속) 강남땅에 쫙 깔린 풍속이란 게

養女嬌且憐(양녀교차련) 딸을 길러 예쁘게 아리따웁게 아리따울교

性冶恥針線(성야치침선) 성품 불려 바느질 부끄럽다네

粧成調管絃(장성조관현) 꾸밈 이뤄 익히니 피리 비파에

 

所學非雅音(소학비아음) 배우는 게 우아한 음악 아니요9

多被春心索(다피춘심색) 많이도 마지못해 춘정만 찾고

自謂芳華色(자위방화색) 스스로야 이르길 꽃다움으로

長占艶陽年(장점염양년) 오래도록 누리랴 고운시절로 고울염

 

却笑隣舍女(각소린사녀) 도리어 비웃으니 이웃 소녀를10

終朝弄機杼(종조농기저) 아침 다해 놀리니 베틀에 북을 북저

機杼縱勞身(기저종노신) 베틀 북 내려놓아 나른한 몸을

羅衣不到汝(라의부도여) 비단옷은 안 되지 네게 닿지를

 

寓興(우흥) 우흥-崔致遠11

願言扃利門(원언경리문) 바램 말 이끗의 문 닫아걸고서 빗장경

不使捐遺體(불사연유체) 버리게 하지 않아 물려주신 몸 버릴연

爭柰探珠者(쟁내탐주자) 다툼을 어찌하랴 구슬 찾는 이 어찌내

輕生入海底(경생입해저) 가벼운 삶 들어가 바다 밑에를 밑저

身榮塵易染(신영진이염) 몸 드러내 티끌에 쉽게 물들어

心垢水難洗(심구수난세) 마음의 때 물로도 씻기 어려워 때구

澹泊誰與論(담박수여론) 담담하게 누구와 말을 해보나 담박할담

世路嗜甘醴(세로기감례) 살아갈 길 즐기리 달아 좋은 술 단술례

 

途中作(도중작) 길을 가면서-崔致遠12

東飄西轉路岐塵(동표서전로기진) 동서로 떠돌아서 갈림 길 먼지

獨策羸驂幾苦辛(독책리참기고신) 홀로 채찍 여윈 말 얼마나 고생

不是不知歸去好(불시부지귀거호) 모르는 게 아닌데 돌아가 좋기

只緣歸去又家貧(지연귀거우가빈) 까닭은 돌아가도 집이 가난해

 

饒州鄱陽亭(요주파양정) 요주 파양주에서-崔致遠13

夕陽吟立思無窮(석양음입사무궁) 저녁볕에 시 읊어 생각 끝없어

萬古江山一望中(만고강산일망중) 오랜 옛 강과 산은 한 눈에 들어

太守憂民疎宴樂(태수우민소연락) 태수님 백성 걱정 잔치도 뜸해

滿江風月屬漁翁(만강풍월속어옹) 강 가득 바람에 달 어부 차지라

 

送進士吳巒歸江南(송진사오만귀강남) 진사 오만이 강남에 돌아가-崔致遠14

自識君來幾度別(자식군래기도별) 그대 옴 알고부터 몇 번 떨어져

此廻相別恨重重(차회상별한중중) 이번에 서로 헤져 한함 무거워

干戈到處方多事(간과도처방다사) 난리에 닿는 곳은 마침 많은 일

詩酒何時得再逢(시주하시득재봉) 시와 술은 어느 때 다시 만나서

遠樹參差江畔路(원수참치강반로) 먼 나무 삐죽삐죽 강가 둑길에

寒雲零落馬前峰(한운영락마전봉) 차가운 구름 떨렁 말 앞 봉우리

行行遇景傳新作(행행우경전신작) 가다가 만난 경치 새로 지어 줘

莫學康盡方慵(막학혜강진방용) 배우지마 혜강은 게으름 다해

 

春曉偶書(춘효우서) 봄날 새벽-崔致遠15

叵耐束流水不廻(파내속류수불회) 어쩌나 매여 흘러 물은 못 돌려

只催時景惱人來(지최시경뇌인래) 다만 닦달 철 볕을 괴론 이 오니

含情朝雨細不細(함정조우세불세) 정이 담긴 아침 비 보슬 안 보슬

弄艶好花開未開(농염호화개미개) 놀아 고와 좋은 꽃 피나 안 피나

亂世風光無主者(난세풍광무주자) 얽힌 세상 바람 빛 임자는 없어

浮生名利轉悠哉(부생명리전유재) 떠돈 삶 이름 이끗 굴러 아득해

恩量可恨劉伶婦(은량가한유령부) 베푼 생각 한이 돼 유령의 부인

强勸夫郎疎酒杯(강권부랑소주배) 억지로 해 지아비 서투른 술잔

 

暮春卽事和顧雲友使(모춘즉사화고운우사) 저문 봄 고운우사에 답하며-崔致遠16

東風遍閱百盤香(동풍편열백반향) 봄바람에 둘러봐 온갖 데 향기

意緖偏饒柳帶長(의서편요류대장) 뜻 한끝 쏠려 넉넉 버들 늘어져

蘇武書廻深塞盡(소무서회심색진) 소무는 글을 돌려 깊이 꽉 막혀 ※BC140~BC80

壯周夢逐落花忙(장주몽축락화망) 장주는 꿈을 좇아 꽃이 져 바빠胡蝶之夢

好憑殘景朝朝醉(호빙잔경조조취) 좋은 핑계 남은 볕 아침마다 술

難把離心寸寸量(난파리심촌촌량) 못 잡아 떠난 마음 마디로 헤어

正是浴沂時節也(정시욕기시절야) 바로 기수 멱 감던 시절이 있어

舊遊魂斷白雲鄕(구유혼단백운향) 옛 놀아 넋이 나간 흰 구름 고향

 

陳情上太尉(진정상태위) 태위께 올려 뜻을 펴며-崔致遠17

海內誰憐海外人(해내수련해외인) 세상 안 뉘 가여워 바다 바깥 이

問津何處是通津(문진하처시통진) 나루 물어 어느 곳 뚫린 길인지

本求食祿非求利(본구식록비구리) 본디 찾아 먹고삶 이끗 안 찾아

只爲榮親不爲身(지위영친불위신) 다만 위해 어버이 나 위함 아냐

客路離愁江上雨(객로리수강상우) 나그네 길 시름 떼 강물 위에 비

故園歸夢日邊春(고원귀몽일변춘) 고향 가는 꿈으로 날은 봄날 곁

濟川幸遇恩波廣(제천행우은파광) 내 건네 만난 행운 물결 넓어서

願濯凡纓十載塵(원탁범영십재진) 씻고자 오랜 갓끈 십년의 티끌

 

春日邀知友不至(춘일요지우부지) 봄날 아는 벗을 맞아 오지를 않아-崔致遠18

每憶長安舊苦辛(매억장안구고신) 서울 생각 할 때면 예전 어려움

那堪虛擲故鄕春(나감허척고향춘) 어찌 견뎌 헛 던진 고향의 봄을

今朝又負遊山約(금조우부유산약) 오늘 아침 또 지니 산에 놀 맺음

悔識塵中名利人(회식진중명리인) 뉘우쳐 안 세상에 이름 난 사람

 

留別西京金少尹峻(유별서경김소윤준) 서경에서 소윤 김준과 헤어지며-崔致遠19

相逢信宿又分離(상봉신숙우분리) 서로 만나 이틀 자 또 나눠 헤져

愁見岐中更有岐(수견기중갱유기) 시름해 갈림길로 다시 갈림길

手裏桂香鎖欲盡(수리계향쇄욕진) 손안에 든 달 향기 잠가 지려해

別君無處話心期(별군무처화심기) 그대 헤져 없는데 마음 나눌 때

 

贈金川寺主人(증금천사주인) 금천사 주인에게-崔致遠20

白雲溪畔刱仁祠(백운계반창인사) 흰 구름 시냇가에 절을 세우고

三十年來此住持(삼십년래차주지) 서른 해를 오면서 여기 주지에

笑指門前一條路(소지문전일조로) 문 앞 웃어 가리켜 한 갈래 길이

才離山下有千岐(재리산하유천기) 재주 떠난 산 아래 천의 갈림길

 

贈梓谷蘭若獨居僧(증재곡난야독거승) 재곡사에 혼자 사는 스님에게-崔致遠21

除聽松風耳不喧(제청송풍이불훤) 섬돌 듣는 솔바람 귀 아니 시끌

結茅深倚白雲根(결모심의백운근) 엮인 띠 깊이 기댄 흰 구름 기슭

世人知路翻應恨(세인지로번응한) 세상사람 아는 길 뒤집혀 한이

石上莓苔汚履痕(석상매태오리흔) 바위 위 이끼에는 더럽힌 자국

 

題雲峰寺(제운봉사) 운봉사-崔致遠22

捫葛上雲峰(문갈상운봉) 칡넝쿨 잡아 구름 봉 올라 어루만질문

平觀世界空(평관세계공) 널리 바라봐 세상 끝 비어

天山分掌上(천산분장상) 하늘 산 나눠 손바닥 위에

萬事豁胸中(만사활흉중) 모든 일 뚫려 가슴 가운데

塔影日邊雪(탑영일변설) 탑에 그림자 해 곁에 눈이

松聲天畔風(송성천반풍) 소나무 소리 하늘가 바람

煙霞應笑我(연하응소아) 안개에 노을 내게 웃는데

迴步入塵籠(회보입진롱) 돌린 발걸음 속세에 들어

 

與于愼微長官(여우신미장관) 우신미 장관에게-崔致遠23

上國羈捷久(상국기첩구) 큰 나라 매여 빨라 오래돼

多慚萬里人(다참만리인) 하도 부끄러 만 리 먼 사람

那期顔氏巷(나기안씨항) 어찌 바라랴 안씨 골목길顔回 簞瓢陋巷

得接孟家隣(득접맹가린) 얻어 붙으니 맹자 집 이웃

守道唯稽古(수도유계고) 도리 지켜서 오직 옛 살펴 머무를계

交情豈憚貧(교정기탄빈) 정에 엇갈려 어찌 가난 탓 꺼릴탄

他鄕知己少(타향지기소) 다른 땅이니 날 앎이 적어

莫厭訪君頻(막염방군빈) 싫어마세요 그댈 또 찾아

 

蜀葵花(촉규화) 접시꽃-崔致遠24

寂寞荒田側(적막황전측) 고요해 쓸쓸 거친 밭 곁이

繁花壓柔枝(번화압유지) 얽혀 섞인 꽃 눌려진 가지

香輕梅雨歇(향경매우헐) 향기 살며시 장마 그치자

影帶麥風欹(영대맥풍의) 그림자 둘러 보리바람이 아의

車馬誰見賞(거마수견상) 수레에 말 타 누가 봐 기려

蜂蝶徒相窺(봉접도상규) 벌 나비 무리 서로 엿보지

自愧生賤地(자괴생천지) 저만 부끄러 못난 곳 나서

敢恨人棄遺(감한인기유) 아무튼 한은 남들 버림에

 

石上矮松(석상왜송) 바위 위 작은 소나무-崔致遠25

不材終得老煙霞(부재종득로연하) 나뭇감 끝내 못돼 안개 놀 늙어

澗底何如在海涯(간저하여재해애) 골짝 바닥 어쨌든 바닷가 있어

日引暮陰齊島樹(일인모음제도수) 해 넘은 저문 그늘 섬 모든 나무

風敲夜子落潮沙(풍고야자락조사) 바람 쳐 밤은 한밤 물 썰린 모래

自能盤石根長固(자능반석근장고) 절로 돼 너럭바위 뿌리 긴 굳음

豈恨凌雲路尙(개한릉운로상사) 어찌 탓 구름 깔봐 길 아직 멀어

莫訝低顔無所愧(막아저안무소괴) 달래지마 낮춘 낯 부끄럼 없어 맞을아

棟樑堪入晏嬰家(동량감입안영가) 마루들보 견뎌 돼 안영의 집에

 

860 崔匡裕(?∼?) 慶州東文選 칠언율시10수가 실려 있음4

최광유 885(헌강왕11)에 당나라에 宿衛學生으로 유학 당나라 賓貢科 급제

細雨(세우) 가랑비-崔匡裕1

風繰雲緝散絲綸(풍소운집산사륜) 바람 켜고 구름 자아 실줄 흩어져 고치켤소

陰曀濛濛海岳春(음에몽몽해악춘) 응달 흩여 가랑비에 바다 산 봄이 음산할에

微泫曉花紅淚咽(미현효화홍루인) 살짝 젖은 새벽 꽃에 붉은 눈물이 빛날현

輕霑煙柳翠眉顰(경점연류취미빈) 살폿 적신 연기버들 푸른 눈 찡긋

能鮮石逕麋蹤蘚(능선석경미종선) 뚜렷하니 좁은 돌길 노루 발 이끼 큰사슴미

沙堤馬足塵(해읍사제마족진) 향내 풀어 모래 둑에 말발굽 먼지 향내밸읍

煬帝錦帆應見忌(양제금범응견기) 수 양제의 비단 돛은 맞아 봄 꺼려

偏宜蓑笠釣船人(편의사립조선인) 쏠림 마땅 도롱이 갓 낚싯배 사람 도롱이사

 

 奉賀聖上受大朝冊命初襲王封(봉하성상수대조책명초습왕봉)2

받들어 임금께 하례하니 비로소 임금 잇는 책봉을 받아-崔匡裕

漢皇東注意偏深(한황동주의편심) 중국임금 동쪽 쏟아 뜻 쏠림 깊어

美我君王事大心(미아군왕사대심) 좋아하니 우리임금 큼 섬길 마음

八道詔書天上降(팔도조서천상강) 여덟의 길 알리는 글 하늘서 내려

九宵星騎日邊臨(구소성기일변림) 아홉 밤을 별을 타고 해 곁에 닿아

雲蒸紫殿浮佳瑞(운증자전부가서) 구름 찌는 보라 대궐 상서로움 떠

雲動彤庭布德音(운동동정포덕음) 구름 흘러 붉은 뜰에 덕 펼친 소리

多幸微臣在朝列(다행미신재조열) 많은 행운 작은 신하 조정에 줄서

不勝懽慶貢巴吟(불승환경공파음) 못 이겨내 기쁜 경사 시 읊어 바쳐巴調 俚調

 

 早行(조행) 일찍 길을 떠나며-崔匡裕3

才聞鷄唱獨開扃(재문계창독개경) 겨우 들어 닭 울음 혼자 문 열어 빗장경

羸馬悲嘶萬里程(리마비시만리정) 여윈 말 슬피 울어 만 리 갈 길에 여윌리

孤角遠聲吹片月(고각원성취편월) 외론 피리 먼 소리 불어 조각달

一鞭寒彩拂殘星(일편한채불잔성) 한 채찍 차가운 빛 떨어 새벽별

風索疎響過山雁(풍색소향과산안) 바람 찾아 먼 울림 산 넘는 기럭

露濕微光隔水螢(로습미광격수형) 이슬 축축 작은 빛 물 너머 반디 개똥벌레형

誰念異鄕遊子苦(수염이향유자고) 누가 생각 다른 땅 나그네 괴롬

香燈幾處照銀屛(향등기처조은병) 향 등불 몇몇 곳에 은 병풍 비춰

 

 長安春日有感(장안춘일유감) 장안의 봄날에-崔匡裕4

麻衣難拂路岐塵(마의난불로기진) 삼베옷 아니 털어 길 갈려 먼지 갈림길기

鬢改顔衰曉鏡新(빈개안쇠효경신) 귀밑털 얼굴 여윔 아침 새비침

上國好花愁裏艶(상국호화수리염) 웃나라 좋은 꽃은 시름에 곱기

故園芳樹夢中春(고원방수몽중춘) 고향동산 꽃나무 꿈속에 봄을

扁舟煙月思浮海(편주연월사부해) 얕은 배 연기 낀 달 생각 뜬 바다

羸馬關河倦問津(리마관하권문진) 여윈 말 변방 강에 나루를 물어

祗爲未酬螢雪志(지위미수형설지) 마침 해도 못 이뤄 형설의 뜻함螢雪之功

綠楊鶯語大傷神(녹양앵어대상신) 푸른 버들 꾀꼴 말 크게 다친 맘

 

927 崔承老(927989)文貞 慶州 時務281

偶吟 우음1

有田誰布穀 밭에 있어 누군가 뻐꾸기로다 곡식곡 포곡:뻐꾸기

無酒可提壺 술이 없어 옳거니`직박구리가`끌제 병호`제호:직박구리

山鳥何心緖 산새는 어쩌자고`마음을 내나`실마리서

逢春謾自呼 봄을 맞아 속여서 저들만 불러`속일만

 

940 朴仁範(?∼?) 한림학사 守禮部侍郞1

박인범 신라 효공왕 때 당나라에 유학하여 賓貢科 급제

江上呈張秀才(강상정장수재) 강 위에서 장수재에게 드리며-朴仁範

蘭橈晩泊荻花洲(난뇨만박적화주) 목란 노 늦게 배대 갈대꽃 물가 굽을뇨

露冷蛩聲繞岸秋(노랭공성요안추) 이슬 차 벌레소리 언덕 싼 가을 귀뚜라미공

潮落古灘沙嘴沒(조락고탄사취몰) 물 쓸려난 옛 여울 모래에 부리 부리취

日沈寒島水容愁(일침한도수용수) 해 넘어가 추운 섬 물 담긴 시름

風驅江上群飛雁(풍구강상군비안) 바람 몰아 강 위를 기러기 날아

月送天涯獨去舟(월송천애독거주) 달이 보내 하늘 끝 홀로 가는 배

共厭羈離年已老(공염기리년이로) 모두 꺼려 길 떠남 나이 다 늙어 굴레기

每言心事淚潛流(매언심사루잠류) 늘 말해 마음 둔일 눈물도 흘러

※칠언율시로는 送儼上人歸乾竺國 江行呈張峻秀才 馬嵬懷古 寄香巖山睿上人 初秋書情

涇州龍朔寺閣兼柬雲栖上人 上殷員外 贈田校書 上馮員外 九成宮懷古 10수가 있다

 

960 張延祐(?1015) 興德 高麗 광종 현종 호부상서1

寒松亭曲 한송정 곡

月白寒松夜 달빛은 밝았구나 한송정의 밤

波安鏡浦秋 물결은 자는구나 경포대 가을

哀鳴來又去 슬피 울며 와서는 또다시 떠나

有信一沙鷗 알릴 것이 있느냐 외론 갈매기

 

984 浩然 惺齋 崔冲(9841068)文憲 海州 文憲公徒 성재 최충 해동공자2

絶句 절구1

滿庭月色無煙燭 뜰을 채운 달빛은 연기 없는 초 촛불촉

人座山光不速賓 사람 앉은 산 빛은 재촉 않는 손

更有松絃彈譜外 다시 듣는 솔바람 악보 밖 풍류 악기줄현 계보보

只堪珍重未傳人 못내 할 보배로움 아니 알려야 견딜감

 

示座客(시좌객) 자리한 손님에게-崔沖2

水閣風欞苦見招(수각풍령고견초) 물 누각에 바람 난간 불림 어려워

簿書叢裏度流年(부서총리도류년) 장부서류 무더기 속 해 흘려보내

朱櫻紫時將過(주앵자순시장과) 빨간 앵두 보라 죽순 때가 지나려 죽순순

紅槿丹榴態亦姸(홍근단류태역연) 꽃 무궁화 빨간 석류 맵시도 고와

病久却嫌邀客飮(병구각혐요객음) 병 오래돼 되레 싫어 손님 맞아 술

性慵偏喜聽鶯眠(성용편희청앵면) 바탕 나른 쏠린 즐김 꾀꼴 소리 잠

良辰健日終難再(양신건일종난재) 좋은 날에 튼튼한 날 끝내 못 거듭

急趁花間作醉仙(급진화간작취선) 어서 좇아 꽃 사이에 취한 신선 돼

 

1030 崔思齊(?1091)良平 海州 고려문종 최사제 최충의 손자2

使宋船上 송나라로 보내는 배에서1

天地何疆界 하늘과 땅에 경계 어디 있는가

山河自異同 산과 물은 저마다 같고 다르지

君毋謂宋遠 그대 말라 말로만 송나라 멀다 말무

回首一帆風 고개 돌려 바라니 한 돛배바람 돛범

 

古意(고의) 옛 뜻-崔思齊2

羲軒去太忙(희헌거태망) 복희 헌원 떠나니 너무 바빠서

天地何早闢(천지하조벽) 하늘땅은 어찌해 일찍도 열려

散髮臥淸風(산발와청풍) 머리 풀고 누우니 맑은 바람에

一鳥沒空壁(일조몰공벽) 새 한 마리 사라져 하늘 벽으로

 

1030 代天 朴寅亮(?1096)文烈 平山 古今錄 103

舟中夜吟 배에서 밤에 읊음1

故國三韓遠 고향나라 삼한 땅 멀기도 해서

秋風客意多 가을바람 나그네 시름도 많아

孤舟一夜夢 외로움 배에 싣고 하룻밤 꿈길

月落洞庭波 달이 지는 동정호 물결 따라서

 

吾子胥廟(오자서묘) 오자서 사당-朴寅亮2

掛眼東門憤未消(괘안동문분미소) 동문에 걸렸던 눈 성이 안 풀려

碧江千古起波濤(벽강천고기파도) 푸른 강 천년 옛날 물결이 일어

今人不識前賢志(금인불식전현지) 이제 사람 몰라줘 앞선 현인 뜻

但問潮頭幾尺高(단문조두기척고) 다만 묻기 물결 키 몇 자 높인지

 

 使宋過泗州龜山寺(사송과사주구산사) 송나라에 사신 와 구산사를 지나며-朴寅亮3

巉巖怪石疊成山(참암괴석첩성산) 아슬 바위 야릇 돌 겹쳐 이룬 산 가파를참

上有蓮坊水四還(상유연방수사환) 위에 있는 연 동네 물은 사방에

塔影倒江飜浪底(탑영도강번랑저) 탑 그림자 비친 강 물결 엎은 밑

聲聲搖月落雲間(성성요월락운간) 소리소리 흔든 달 구름 진 사이

門前客棹洪濤疾(문전객도홍도질) 문 앞에 나그네 노 큰 물결 빨라

竹下僧碁白日閑(죽하승기백일한) 대밭 밑 스님 바둑 한낮 느긋함

一奉皇華堪惜別(일봉황화감석별) 한 받듦 황제사신 떠나 아쉬워

更留詩句約重攀(갱류시구약중반) 다시 남겨 시 구절 맺어 또 오길

 

1055 祐世 義天 王煦(10551101)大覺國師 大覺國師文集5

대각국사 의천 고려 11대 문종의 아들(왕자)1

厭髑舍人廟 이차돈의 사당 ※:염촉 異次頓(506527) 사인은 벼슬

千里歸來問舍人 천리를 돌아왔네 사인을 찾아

靑山獨立幾經春 청산에 홀로서서 봄 지냄 얼마

若逢末世難行法 막 세상 만남 되어 법을 못 펴면

我亦如君不惜身 나 또한 그대처럼 몸을 안 아껴 아낄석

 

自誡(자계) 스스로 경계-大覺國師 대각국사 의천2

悠悠無定志(유유무정지) 한가로워 없으니 뜻을 둠이란

不肯惜光陰(불긍석광음) 옳지 않지 아까워 빠른 세월이

雖曰攻經論(수왈공경론) 비록 일러 다스려 경전과 논문

寧知目面墻(녕지목면장) 어찌 알까 보느니 담장 마주해

 

 偶書(우서) 우연히 쓰다-大覺國師3

六年只爲路多岐(육년지위로다기) 여섯 해 다만 함은 갈림길 많아

喪道從來語有枝(상도종래어유지) 도를 잃어 오면서 말만 생겼지

精義入神方領會(정의입신방영회) 참 옳음 정신 들어 막 깨쳐 모여

悠悠爭得析群疑(유유쟁득석군의) 아득해 어찌 다퉈 뭇 의심 풀까

 

送門人樂眞大師歸奉先寺(송문인락진대사귀봉선사)4

문인 낙진대사를 봉선사로 보내며-大覺國師

吳越江山懶重尋(오월강산나중심) 오월 강산 게을러 다시 찾기가 게으를나

舊棲歸隱白雲深(구서귀은백운심) 옛 집에 돌아오니 흰 구름 깊어

光揚吾道知君在(광양오도지군재) 빛내 올려 우리 도 그대에 있어

莫忘扶顚護法心(막망부전호법심) 잊지 마라 붙들어 법심을 지켜 꼭대기전

 

厭髑舍人廟(염촉사인묘) 순교자(이차돈)의 사당-大覺國師5

千里歸來問舍人(천리귀래문사인) 천리 길 돌아와서 사인께 물어

靑山獨立幾經春(청산독립기경춘) 청산에 홀로서기 여러 봄 보내

若逢末世難行法(약봉말세난행법) 말세를 만난다면 불법 못 행해

我亦如君不惜身(아역여군불석신) 나 또한 그대처럼 몸을 안 아껴

 

1075 立之 雷川 金富軾(10751151)文烈 慶州 三國史記13

甘露寺次韻 감로사 차운1

俗客不到處 속세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

登臨意思淸 올라가서 이르니 생각도 맑아

山形秋更好 산 모습 가을 되어 좋기만 하고

江色夜猶明 강물 빛 밤이 되어 오히려 밝다

白鳥高飛盡 하얀 물새 높이도 날아 가버려

孤帆獨去輕 외론 돛배 혼자서 가볍게 떠나 돛범

自慚蝸角上 스스로 부끄러운 다툼하느라 부끄러울참 달팽이와

半世覓功名 반 토막 세상 살며 벼슬길 찾아 찾을멱

 

東宮春帖 동궁 춘첩2

曙色明樓角 새벽빛은 처마 끝에 밝고 새벽서

春風着柳梢 봄바람은 버들 끝에 붙어 나무끝초

鷄人初報曉 순라군이 첫 새벽을 알려

己向寢門朝 나는 이제 자러가는 아침

 

大興寺聞子規(대흥사문자규) 대흥사에서 소쩍새 소리를 들어-金富軾3

俗客夢已斷(속객몽이단) 세속 나그네 꿈 이미 깨어

子規啼尙咽(자규제상열) 소쩍새 울어 오히려 목메

世無公冶長(세무공야장) 세상에 없어 공야장이란子張: 새소리를 아는 재주 있음

誰知心所結(수지심소결) 누가 알아서 마음 맺힘을

子張: 孔子 제자 춘추 시대 ()나라 사람 성은 公冶 이름은 자는 子長

공자가 능력을 인정해서 사위로 삼음(論語) 새소리를 알아듣는 재주가 있음(黃侃 論語義疏)

 

洛山寺(낙산사) 낙산사江原道 襄陽郡 五峯山 있는 절 關東八景 하나-金富軾4

一自登臨海岸高(일자등림해안고) 쭉 하나 올라 닿아 바닷가 높이

回頭無復舊塵勞(회두무부구진로) 고개 돌려 더없어 옛 티끌 힘씀

欲知大聖圓通理(욕지대성원통리) 알아보려 큰 성인 다 뚫린 이치

聽取山根激怒濤(청취산근격노도) 들어봐 산 아래를 치는 물결을

 

 重脩院雜詠(중수원잡영) 중수원에서 읊어-金富軾5

院靜僧閑夜向分(원정승한야향분) 절 고요 스님 느긋 밤은 나눠져

殘燈孤枕臥幽軒(잔등고침와유헌) 남은 등 외론 베개 누운 깊은 집

自嗟情習同時盡(자차정습동시진) 절로 탄식 정 익혀 같은 때 다해

夢把花枝對酒樽(몽파화지대주준) 꿈에 쥐니 꽃가지 술병 마주해

 

聞敎坊妓布穀歌有感(문교방기포곡가유감) 교방기녀의 뻐꾸기노래를 듣고-金富軾6

佳人猶唱舊歌詞(가인유창구가사) 미인은 아직 불러 옛 노랫말로

布穀飛來櫪樹稀(포곡비래력수희) 뻐꾸기 날아오는 참나무 드문

還似霓裳羽衣曲(환사예상우의곡) 되레 같기 옛 노래 예상우의 곡 무지개예

開元遺老淚霑衣(개원유로루점의) 당 현종 늙은 신하 눈물 젖는 옷 젖을점

唐玄宗 함께 月宮 이르니 선녀 10여 명이 흰 비단 무지개 치마를 입고 廣寒淸虛府 넓은 뜰에서 춤추고 있어 그 곡 이름을 물으매 霓裳羽衣라하여 나공원이 그 음조를 기억하고 돌아와 악공을 불러 그대로 지었다 함 / 현종이 서역음악을 본떠지었다고도 함

開元: 나라 顯宗 때의 年號 (713∼756)

 

安和寺致齋(안화사치재) 안화사에서 재를 올리며-金富軾7

窮秋影密庭前樹(궁추영밀정전수) 가을 끝 그늘 빽빽 뜰 앞에 나무

靜夜聲高石上泉(정야성고석상천) 밤 고요 소리 높아 돌 위의 샘물

睡起凄然如有雨(수기처연여유우) 자다 깨니 쓸쓸해 비 내리듯이

憶曾蘆葦宿漁船(억증로위숙어선) 생각 일찍 갈대밭 고깃배 묵어

 

臨津有感(임진유감) 나루에 가서-金富軾8

秋風嫋嫋水洋洋(추풍뇨뇨수양양) 가을바람 살랑대 강물 넘실대

回首長橋思渺茫(회수장교사묘망) 고개 돌려 긴 다리 생각 아득해

惆愴美人隔千里(추창미인격천리) 슬프다 고운 이는 천리 너머에

江邊蘭芷爲誰香(강변란지위수향) 강가에 난초 지초 뉘 위한 향내

 

結綺宮(결기궁) 비단 궁 맺어結綺宮: 後主 584년에 지은 누각-金富軾9

堯階三尺卑(요계삼척비) 요임금 섬돌 석자 나지막

千載稱其德(천재칭기덕) 천년 일컬어 그 덕을 기려

秦城萬里長(진성만리장) 진나라 장성 만 리에 길어

二世失其國(이세실기국) 둘째 임금에 그 나라 잃어嬴胡亥(229~210~BC207)

古今靑史中(고금청사중) 예나 이제나 역사 가운데

可以爲規式(가이위규식) 할 수 있으니 본보기 삼아

皇何不思(수황하불사) 수양제 어찌 생각을 안 해

土木竭人力(토목갈인력) 쌓고 얽느라 백성 힘 다해築土構木

煬帝: 본명 楊廣 나라2대 황제(569~604~618) 만리장성을 수축하고 대운하를 완성

 

燈夕(등석) 등 켜진 저녁-金富軾10

城闕沈嚴更漏長(성궐침엄갱루장) 성 대궐 잠겨 엄히 시간은 길어

燈山火樹璨交光(등산화수찬교광) 등불 산 불나무에 밝게 비친 빛

綺羅縹春風細(기라표묘춘풍세) 비단자락 아득해 봄바람 산들

金碧鮮明曉月凉(금벽선명효월량) 금빛 푸름 뚜렷해 새벽달 서늘

華蓋正高天北極(화개정고천북극) 꽃 덮개 바로 높이 하늘의 북극

玉爐相對殿中央(옥로상대전중앙) 옥 향로 서로마주 대궐 한복판

君王恭疎聲色(군왕공묵소성색) 임금님 섬겨 가만 소리 빛 뜸해

弟子休誇百寶粧(제자휴과백보장) 제자들 자랑마라 보배 꾸밈을

 

對菊有感(대국유감) 국화꽃 마주-金富軾11

季秋之月百草死(계추지월백초사) 가을이 끝나는 달 온갖 풀 시들

庭前甘菊凌霜開(정전감국능상개) 뜰 앞에 고운 국화 서리 이겨 펴

無柰風霜漸飄薄(무내풍상점표박) 못 어찌 바람서리 차츰 휘몰아

多情蜂蝶猶徘徊(다정봉접유배회) 많은 정에 벌 나비 여태 오고가

杜牧登臨翠微上(두목등림취미상) 두목은 올라 닿아 푸른 빛 위로

陶潛悵望白衣來(도잠창망백의래) 도잠은 슬피 바래 흰 옷 오기만

我思故人空三歎(아사고인공삼탄) 내 생각 옛사람에 괜한 세 한숨

明月忽照黃金罍(명월홀조황금뢰) 밝은 달 문득 비춰 노란 금 술독 술독뢰

 

觀瀾寺樓(관란사루) 관란사 누대-金富軾12

六月人間暑氣融(육월인간서기융) 유월은 사람세상 더위 녹아나

江樓終日足淸風(강루종일족청풍) 강 누각 날을 다해 맑은 바람에

山容水色無今古(산용수색무금고) 산의 얼굴 물 빛깔 옛 이제 없어

俗態人情有異同(속태인정유이동) 세상 꼴 사람 뜻 둠 같고 다름에

舴艋獨行明鏡裏(책맹독행명경리) 거룻배 홀로 가니 맑은 거울 속 작은배책맹

鷺鶿雙去畵圖中(로자쌍거화도중) 가마우지 둘 떠나 그림 가운데 가마우지자

堪嗟世事如銜勒(감차세사여함륵) 견뎌 탄식 세상일 재갈굴레라

不放衰遲一禿翁(불방쇠지일독옹) 못 놓아 여려 늦춰 늙은 대머리

 

和羅倅李先生寄金郞中緣(화라졸리선생기김랑중연)

나주태수 이 선생이 김연 낭중에게 보낸 시에 답하며-金富軾13

今日朝廷寂異聞(금일조정적이문) 오늘날 조정에는 다른 일 적어

李公聲價獨超倫(이공성가독초륜) 이공의 소리 떨침 넘쳐 뛰어나

倦遊平昔諳時態(권유평석암시태) 설다녀 널리 오래 세상 꼴 알아

力學多年識道眞(력학다년식도진) 힘써 배워 여러 해 도 참됨 알아

皎皎胸襟蟠古劍(교교흉금반고검) 밝아 하얀 가슴속 옛 칼을 서려

凌凌風節拔霜筠(릉릉풍절발상균) 깔보는 바람절개 서리 대 빼나 대나무균

雲間羽翮橫千丈(운간우핵횡천장) 구름사이 깃 날개 천 길을 질러 깃촉핵

天上官班接七人(천상관반접칠인) 하늘 위 벼슬양반 일곱에 닿아

未報國恩期粉骨(미보국은기분골) 못 갚아 나라 베풂 뼈갈기 맺어

敢將私計避嬰鱗(감장사계피영린) 함부로 몰래 꾀해 목 비늘 벗어逆鱗

嚴如夏日姦議(엄여하일최간의) 엄청나기 여름 해 못된 꾀 꺾어

輕却秋毫許國身(경각추호허국신) 가볍기 가을터럭 나라 맡긴 몸

巨室縮藏空睥睨(거실축장공비예) 커다란 집 쫄아듦 괜히 눈 흘겨 흘겨볼비예

懦夫感激立忠純(나부감격립충순) 힘없는 이 고마워 참마음 세워

一言已破邦家弊(일언이파방가폐) 한 마디 이미 부숴 나라 잘못됨

大用方宜社稷珍(대용방의사직진) 크게 써 마침 마땅 사직의 보배

誰謂便辭靑瑣闥(수위편사청쇄달) 누가 일러 물러나 푸른 궁궐 문赤墀靑瑣

飜然出牧錦城民(번연출목금성민) 엎어져 나가 길러 금성백성을全南羅州/錦官城

無功在位寧爲退(무공재위녕위퇴) 공 없이 자리차지 차라리 물려

不義多財豈似貧(불의다재기사빈) 의 아닌 많은 재물 어찌 없음만

袴疲氓誠小幸(유고피맹성소행) 옷 갖춤 지친백성 참 작은 행복 저고리유

牋毫餘事與誰陳(전호여사여수진) 붓글씨 말미의 일 뉘 함께 펼쳐 장계전

宸心委任維無外(신심위임유무외) 임금마음 맡기니 안팎 안 매여

文石何人蹈後塵(문석하인도후진) 글 지킬 이 누군지 밟을 뒷세상

 

1090 南湖 鄭知常(?1135) 西京 左司諫 鄭司諫集18

大洞江 대동강1

雨歇長堤草色多 비는 그쳐 긴 둑에 풀빛이 짙어 쉴헐

送君南浦動悲歌 그대 보낸 남포에 슬픈 노래가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 강물이야 언제 마르랴

別淚年年添綠波 이별눈물 해마다 물결에 보태

 

送人 사람을 보냄2

庭前一葉落 뜰 앞에 잎새 하나 떨어질 때면

床下百蟲悲 자리 밑 온갖 벌레 슬프다하나

悤悤不可止 총총걸음 바빠서 머물지 못해 바쁠총

悠悠何所之 유유히 머나먼 길 어디로 가나

片心山盡處 한 조각 마음만이 산 너머 다해

孤夢月明時 외로운 꿈으로만 달이 밝을 때

南浦春波綠 남포에 봄 물결이 푸르러지니

君休負後期 그대는 잊지 마오 뒷날 만남을 질부

 

開聖寺 개성사3

百步九折登巑岏 백 걸음 아홉 구불 높이 올라 가팔라 높이솟을찬

寺在半空唯數間 절 있는 곳 하늘 반 오직 겨우 몇몇 칸

靈泉澄淸寒水落 신령 샘 말간 맑음 차가운 물 떨어져 맑을징

古壁暗淡蒼苔斑 옛날 벽 어둔 묽음 푸른 이끼 얼룩져 얼룩반

石頭松老一片月 돌 비쭉 솔은 늙어 한 조각 달이 걸려

天末雲低千點山 하늘 끝 구름 낮아 일천 점 산이 펼쳐

紅塵萬事不可到 홍진에 모든 일은 닿을 수가 없어서

幽人獨得長年閒 숨은 이 홀로 얻네 오랜 해를 한가히

 

西都 서도 ※평양4

紫陌春風細雨過 도성 길 봄바람에 가랑비 왔다 가니 두렁맥

輕塵不動柳絲斜 작은 먼지 안 일어 버들가지 흔들려 비낄사

綠窓朱戶笙歌咽 푸른 창 붉은 문에 생황노래 목매고 생황생

盡時梨園弟子家 때 다한 배꽃동산 제자의 집이라네

 

詠竹(영죽) 대나무를 노래해-鄭知常5

脩竹小軒東(수죽소헌동) 쭉쭉 대나무 작은 집 동쪽

蕭然數十叢(소연수십총) 쓸쓸하게도 몇 십이 모여

碧根龍走地(벽근용주지) 파란 뿌리는 용이 땅 달려

寒葉玉鳴風(한엽옥명풍) 차가운 잎새 바람 옥 울려

秀色高群卉(수색고군훼) 빼어난 빛깔 뭇 풀에 높아

淸陰拂半空(청음불반공) 맑은 그늘로 하늘 반 쓸어

幽奇不可狀(유기불가상) 숨은 뛰어남 그릴 수 없어

霜夜月明中(상야월명중) 서리 내린 밤 달 밝음 속에

 

新雪(신설) 새해 내린 눈-鄭知常6

昨夜紛紛瑞雪新(작야분분서설신) 지난밤 펄펄 내린 서설에 새록

曉來鵷鷺賀中宸(효래원로하중신) 새벽에 문무백관 대궐엔 하례

輕風不起陰雲捲(경풍불기음운권) 가변 바람 안 일어 낀 구름 걷혀

白玉花開萬樹春(백옥화개만수춘) 하얀 옥 꽃이 피어 나무마다 봄

 

團月驛(단월역) 단월역에서-鄭知常7

飮闌倚枕畵屛低(음란의침화병저) 술자리 끝 누우니 그림병풍 밑

夢覺前村啼一鷄(몽각전촌제일계) 꿈 깨니 앞마을에 첫닭이 울어

却憶夜深雲雨散(각억야심운우산) 생각 물려 밤 깊어 운우 흩어져

碧空孤月小樓西(벽공고월소루서) 푸른 하늘 외론 달 작은 루 서쪽

 

醉後(취후) 술 취한 뒤에-鄭知常8

桃花紅雨鳥喃喃(도화홍우조남남) 복사꽃 붉은 비에 새들은 조잘

繞屋靑山間翠嵐(요옥청산간취람) 집을 두른 푸른 산 푸른 빛 아른

一頂烏紗慵不整(일정오사용부정) 한 머리 검은 사모 게을리 삐딱

醉眠花塢夢江南(취면화오몽강남) 술 취한 잠 꽃 둑에 강남을 꿈꿔

 

長源亭1(장원정1) 장원정에서-鄭知常9

苕嶢雙闕枕江濱(초요쌍궐침강빈) 높고 높은 두 대궐 강가에 자리

淸夜都無一點塵(청야도무일점진) 맑은 밤 모두 없어 티끌 한 점이

風送客帆雲片片(풍송객범운편편) 바람 실린 길손 배 구름에 떠가

露凝宮瓦玉鱗鱗(노응궁와옥린린) 이슬에 궁궐기와 옥 맺혀 나란

綠楊閉戶八九屋(녹양폐호팔구옥) 푸른 버들 닫힌 문 여덟아홉 집

明月捲簾三四人(명월권렴삼사인) 밝은 달에 발 걷은 서너 사람이

縹渺蓬萊在何許(표묘봉래재하허) 까마득한 봉래는 어디쯤 있나

夢闌黃鳥囀靑春(몽란황조전청춘) 꿈 깨운 꾀꼬리는 푸른 봄 노래

 

長源亭2(장원정2) 장원정에서-鄭知常10

玉漏丁東月掛空(옥루정동월괘공) 물시계 딩동 소리 달 걸린 하늘

一天春興牡丹風(일천춘흥모란풍) 한 날씨 봄은 일어 모란꽃 바람

小堂捲箔春波綠(소당권박춘파록) 작은 마루 발 걷어 푸른 봄 물결

人在蓬萊縹渺中(인재봉래표묘중) 인간에 있는 봉래 아련함 속에

 

春日(춘일) 봄날-鄭知常11

物象鮮明霽色中(물상선명제색중) 물상이 산뜻하니 활짝 개임에

勝遊懷抱破忡忡(승유회포파충충) 멋진 놀이 품어온 시름을 잊네

江含落日黃金水(강함낙일황금수) 지는 해 머금은 강 황금빛 물에

柳放飛花白雪風(유방비화백설풍) 흩날리는 버들 솜 하얀 눈 바람

故國江山千里遠(고국강산천리원) 우리나라 강산은 천리 먼 곳에

一樽談笑萬緣空(일준담소만연공) 술 한 통 얘기웃음 모든 인연 空

興來意欲題新句(흥래의욕제신구) 흥 일어 뜻하려는 새론 시 지어

下筆慚無氣吐虹(하필참무기토홍) 써 내린 붓 부끄러 멋진 氣 없어

 

題邊山蘇來寺(제변산소래사) 변산 소래사에 붙여-鄭知常12

古徑寂寞縈松根(고경적막영송근) 옛 길은 고요 쓸쓸 얽힌 솔뿌리 얽힐영

天近斗牛聊可捫(천근두우료가문) 가까운 하늘 두우 만져질 듯이 어루만질문

浮雲流水客到寺(부운류수객도사) 뜬 구름 흐른 물에 절에 닿은 손

紅葉蒼苔僧閉門(홍엽창태승폐문) 붉은 잎 푸른 이끼 중은 문 닫아

秋風微凉吹落日(추풍미량취락일) 가을바람 설렁해 불어 해는 져

山月漸白啼淸猿(산월점백제청원) 산에 달 차츰 밝아 우는 잔나비

奇哉尨眉一老納(기재방미일로衲) 뛰어나단 큰 눈썹 한 늙은 스님 삽살개방

長年不夢人間喧(장년불몽인간훤) 오랜 해를 꿈 안 꿔 세상 시끄러

 

開聖寺八尺房(개성사팔척방) 개성사 여덟 자 방-鄭知常13

百步九折登巑岏(백보구절등찬완) 백 걸음 아홉 꺾여 높이도 올라 가파를완

家在半空唯數間(가재반공유수간) 집 있는 반쯤 하늘 오직 몇 칸이

靈泉澄淸寒水落(영천징청한수락) 영험 샘 맑혀 맑아 차간 물 떨쳐 맑을징

古壁暗淡蒼苔斑(고벽암담창태반) 옛 벽 어둑 묽어서 이끼 얼룩져 얼룩반

石頭老松一片月(석두로송일편월) 바위머리 늙은 솔 한 조각 달이

天末雲低千點山(천말운저천점산) 하늘 끝 구름 아래 일천 점 산이

紅塵萬事不可到(홍진만사불가도) 붉은 티끌 모든 일 닿지를 못해

幽人獨得長年閑(유인독득장년한) 그윽한 이 홀로이 오랜 해 느긋

 

靈鵠寺(영곡사) 영곡사-鄭知常14

千刃岩頭千古寺(천인암두천고사) 천 길 바위 꼭대기 천 년 묵은 절

前臨江水後依山(전림강수후의산) 앞엔 보여 강물이 뒤는 기댈 산

上摩星斗屋三角(상마성두옥삼각) 위론 만져 북두 별 세모난 지붕

半出虛空樓一間(반출허공루일간) 반쯤 솟아 빈 하늘 누각이 한 칸

 

 分行驛寄忠州刺史(분행역기충주자사) 분행역에서 충주자사께 보내-鄭知常15

暮經靈鵠峯前路(모경령곡봉전로) 저녁 지나 영곡봉 봉우리 앞길 고니곡

朝到分行樓上吟(조도분행루상음) 아침 되자 분행루 루 올라 읊어

花接蜂鬚紅半吐(화접봉수홍반토) 꽃 닿은 벌 수염에 붉음 반쯤 나

柳藏鸚翼綠初深(유장앵익록초심) 버들 품 앵무 날개 푸름 첫 깊어

一軒春色無窮興(일헌춘색무궁흥) 누각 온통 봄빛에 끝없는 흥이

千里皇華欲去心(천리황화욕거심) 천리에 중국사신 돌아갈 마음

回首中原人不見(회수중원인불견) 고개 돌려 중원에 사람 아니 봬

白雲低地樹森森(백운저지수삼삼) 흰 구름 땅 나직이 나무는 빽빽

 

月影臺(월영대) 월영대-鄭知常16

碧波浩渺石崔嵬(벽파호묘석최외) 푸른 물결 아득해 바위산 높아 높을외

中有蓬萊學士臺(중유봉래학사대) 봉래산 가운데는 학사대 있어

松老壇邊蒼蘇合(송로단변창소합) 솔은 늙어 터전 곁 푸른 풀 살아

雲低天末片帆來(운저천말편범래) 구름 깔린 하늘 끝 삐딱 돛 돌아

百年風雅新詩句(백년풍아신시구) 한 백년 풍월 멋에 새론 시 한쪽

萬里江山一酒杯(만리강산일주배) 만 리에 강산구경 술잔 하나로

回首鷄林人不見(회수계림인불견) 고개 돌린 계림에 사람 아니 봬

月華空炤海門回(월화공소해문회) 달빛은 괜히 비춰 바다를 돌며 밝을소

 

題登高寺(제등고사) 등고사에 제하여-鄭知常17

石逕崎嶇苔錦班(석경기구태금반) 돌길은 울퉁불퉁 이끼 아롱져 험할기구

錦苔行盡入禪關(금태행진입선관) 비단 이끼 다 걸어 암자에 들어

地應碧落不多遠(지응벽락부다원) 땅 맞아 파란하늘 그리 안 멀어

僧與白雲相對閒(승여백운상대한) 스님 함께 흰 구름 서로들 느긋

日暖燕飛來別殿(일난연비래별전) 날 따셔 제비 날아 딴 집에 와서

月明猿嘯響空山(월명원소향공산) 달 밝아 원숭 울음 빈산을 울려

丈夫本有四方志(장부본유사방지) 사나이 본디 둬야 모든데 뜻을

吾豈匏瓜繫此間(오기포과계차간) 내 어찌 박과 오이 이 사이 얽매 박포

 

西都(서도) 평양西郊(서교)18

紫陌春風細雨過(자맥춘풍세우과) 도성 길 봄바람에 가랑비 왔다 가니 두렁맥

輕塵不動柳絲斜(경진부동류사사) 작은 먼지 안 일어 버들가지 흔들려 비낄사

綠窓朱戶笙歌咽(녹창주호생가열) 푸른 창 붉은 문에 생황노래 목매임 생황생

盡時梨園子弟家(진시리원자제가) 때 다한 배꽃동산 자제들의 집이라

 

1094 得正 權適(10941147) 安東 檢校太子太保 권적2

江陵送安上人之楓岳 강릉에서 안상인이 금강산 가는 것을 보냄1

江陵日暖花先發 강릉 날이 따뜻해 꽃 먼저 피고

楓岳天寒雪未消 풍악 날씨 추워서 눈 아니 녹아

翻笑上人山水癖 웃음 띤 안상인님 산수 즐김에 날번 버릇벽

未態隨處作逍遙 아직 이른 닿는 곳 거닐어 놀길 거닐소 멀요

 

僧舍晝眠(승사주면) 절집의 낮잠-權適2

天靜無氛麗景遲(천정무분려경지) 날 가만 뭔가 없어 고운 볕 더뎌 기운분

僧家良與睡相宜(승가량여수상의) 절집은 잘 더불어 잠자기 좋아

無人喚起華胥夢(무인환기화서몽) 사람 외쳐 안 깨워 화서의 꿈은

盡日疎簾寂寞垂(진일소렴적막수) 날을 다해 성긴 발 드리워 고요

華胥之夢: 黃帝 꿈에 華胥氏 나라로 가서 진리를 깨닫는 고사 좋은 꿈이나 낮잠을 가리킴

 

1095 直哉 崔惟淸(10951174)文淑 昌原 南都集 최유청15

杏花 살구꽃1

平生最是戀風光 한평생 가장 옳음 풍광을 기려 사모할연

今日花前興欲狂 오늘은 꽃 앞에서 흥에 미치리

願借漆園胡蝶夢 바램 빌려 장자의 나비 된 꿈을 옻칠

繞枝攀蕊恣飛揚 두른 가지 꽃 잡아 날아올라서 두를요 꽃술예

 

故園初歸(고원초귀) 고향에 돌아와-崔惟淸2

里閭蕭索人多換(이려소삭인다환) 마을은 쓸쓸하고 사람 다 바껴 이문려

墻屋傾頹草半荒(장옥경퇴초반황) 담장 지붕 무너져 풀로 거칠어 무너질퇴

唯有門前石井水(유유문전석정수) 오직 남아 문 앞에 돌우물 물이

依然不改舊甘凉(의연불개구감량) 그런대로 안 달라 옛 달고 참이

 

偶書(우서) 뜻 않고 쓰니-崔惟淸3

老閱詩書手不停(노열시서수부정) 늙어 살펴 시와 서 손 멎지 않아手不釋卷

可憐事業竟何成(가련사업경하성) 안타까이 일을 해 언제 이룰지

西窓風雪寒蕭索(서창풍설한소삭) 서쪽 창 바람에 눈 차갑게 쓸쓸

獨對殘燈笑一生(독대잔등소일생) 홀로 마주 남은 등 웃어 한 삶을

 

 遊奉嚴寺(유봉엄사) 봉엄사에 가서-崔惟淸4

春盡山花掃地無(춘진산화소지무) 봄이 다해 산에 꽃 땅 쓸어 없어

綠林高下鳥相呼(녹림고하조상호) 푸른 숲 높고 낮아 새 서로 불러

故知楊柳風流在(고지양류풍류재) 옛 알아 버드나무 풍류가 있어

飛絮時來繞座隅(비서시래요좌우) 날린 솜 때론 와서 자리를 둘러 모퉁이우

 

九日和鄭書記1(구일화정서기1) 구일에 정서기와 어울려-崔惟淸5

華髮風情敵少年(화발풍정적소년) 흰머리 바람 볕 뜻 젊은이 맞서

兩行紅粉列前筵(양행홍분열전연) 양쪽 줄 붉은 분칠 앉은 앞자리 대자리연

歌聲舞態皆隨分(가성무태개수분) 노랫소리 춤사위 다 따른 나뉨

一餉猶堪發燦然(일향유감발찬연) 한잔 돌아 견딜 만 낯은 발그레 건량향

 

九日和鄭書記2(구일화정서기2) 구일에 정서기와 어울려-崔惟淸6

黃花紅葉又今年(황화홍엽우금년) 노란 꽃 붉은 잎을 다시 올해도菊花 丹楓

老興滔滔對綺筵(노흥도도대기연) 늙어 흥이 넘쳐나 맞은 꽃자리

飮罷狂吟倚殘月(음파광음의잔월) 다 마셔 마구 읊어 기댄 새벽달

一生襟抱更超然(일생금포갱초연) 한번 삶 가슴 품어 다시 멀찍이

 

雜興(잡흥) 잡흥-崔惟淸7

春草忽已綠(춘초홀이록) 봄풀이 문득 이미 푸르러

滿園胡蝶飛(만원호접비) 동산에 가득 나비 날아서

東風欺人睡(동풍기인수) 봄바람 속여 사람 잠자게

吹起床上衣(취기상상의) 불어서 날려 평상 위에 옷

覺來寂無事(각래적무사) 깨어와 고요 할 일이 없어

林外射落暉(임외사락휘) 숲 밖에 쪼여 쏟아지는 빛

倚楹欲歎息(의영욕탄식) 기둥에 기대 탄식하려해

靜然已忘機(정연이망기) 가만히 이미 세상 틀 잊어

 

雜興2(잡흥2) 잡흥-崔惟淸8

人生百世間(인생백세간) 사람 삶 살이 백 년 한세상

忽忽如風燭(홀홀여풍촉) 문득 사라짐 바람 앞 촛불

且問富貴心(차문부귀심) 잠깐 묻느니 부귀한 마음

誰肯死前足(수긍사전족) 누가 기꺼이 안 죽어 채워

仙夫不可期(선부불가기) 신선 아무나 맺을 수 없어

世道多翻覆(세도다번복) 세상 도리는 하도 뒤집혀

聊傾北海酒(료경북해주) 한갓 기울여 북해의 술을

浩歌仰看屋(호가앙간옥) 커다란 노래 집을 우러러

 

雜興3(잡흥3) 잡흥-崔惟淸9

蒼蒼山中桂(창창산중계) 푸르고 푸른 산 계수나무

托根臨嶮(탁근임험희) 뿌리 내리니 험한 틈에서 험준할희

霰雪紛可畏(산설분가외) 싸락눈 흩여 두려울만해 싸라기눈산

孤貞亮難移(고정량난이) 외로운 곧음 밝음 못 옮겨 밝을량

夜月冷相照(야월랭상조) 밤에 달 썰렁 서로 비추어

春風綠漸滋(춘풍록점자) 봄바람 푸름 차츰 불어나

攀枝久佇立(반지구저립) 가지 잡고서 한참 멍히 서

空詠北山辭(공영북산사) 괜스레 읊어 북산사 글을

 

雜興4(잡흥4) 잡흥-崔惟淸10

幽人夜不寐(유인야불매) 숨어 사는 이 밤에 잠 못 자

待曉開窓扉(대효개창비) 새벽 기다려 창문을 열어

曙色天外至(서색천외지) 날 밝는 빛깔 먼동이 터와

空庭尙熹微(공정상희미) 빈 뜰 오히려 빛 비침 적어 성할희

南枝動春意(남지동춘의) 남쪽에 가지 움틀 봄날 뜻

歸雁正北飛(귀안정북비) 가는 기러기 막 북쪽 날아

萬物各遂性(만물각수성) 만물 저마다 바탕을 따라

仰賀璇與機(앙하선여기) 우러러 추켜 하늘 틀 돌아 아름다운옥선璇璣玉衡

 

雜興5(잡흥5) 잡흥-崔惟淸11

默默又默默(묵묵우묵묵) 말없이 가만 또한 말없이

百年會有極(백년회유극) 백년을 만나 끝닿음 있어

頭上蓬已疎(두상봉이소) 머리 위 헝클 이미 드물어

眼邊花正黑(안변화정흑) 눈가에 꽃은 참으로 까매

春至苦無悰(춘지고무종) 봄이 이르니 괴롬 못 즐겨 즐길종

夢歸竟何益(몽귀경하익) 꿈에 돌아가 끝내 뭘 보태

擧頭看白日(거두간백일) 고개 들어서 밝은 해 보니

長安在西北(장안재서북) 서울은 있어 서북쪽으로

 

雜興6(잡흥6) 잡흥-崔惟淸12

志士惜事業(지사석사업) 뜻 선비 아껴 해야 할 일로

宵人戀珠金(소인련주금) 밤손님 그려 구슬과 돈을

經營兩不暇(경영량불가) 일 꾸려가기 둘 다 바쁜데 겨를가

羲和走駸駸(희화주침침) 해와 달 달려 빨리 빨리도 숨희 말달릴침

荒壟蔽百草(황롱폐백초) 거친 언덕은 온갖 풀 덮여 언덕롱 덮을폐

賢愚同一沈(현우동일침) 잘나고 못나 같이 한 묻힘 어리석을우

何如且日飮(하여차일음) 어찌했던지 날마다 마셔

實腹而虛心(실복이허심) 배는 채우나 마음은 비어

 

雜興7(잡흥7) 잡흥-崔惟淸13

嬌雲弄晴暉(교운농청휘) 아리딴 구름 놀려 갠 햇빛 아리따울교

庭草綠如染(정초록여염) 뜰에 풀 푸름 물들인 듯이

鳥酣囀嚶嚶(조감전앵앵) 새 즐겨 짹짹 지저귐으로 즐길감 지저귈전 새소리앵

蝶喜飛苒苒(접희비염염) 나비는 기뻐 너울대 날아 풀우거질염

芳序忽如此(방서홀여차) 꽃다움 차례 문득 이 같아

愁眉不須斂(수미불수렴) 시름에 눈썹 아니 꼭 거둬

擬待桃李開(의대도리개) 기다림 헤니 복사 오얏 핌

瓮頭方瀲瀲(옹두방렴렴) 술독머리는 마침 넘쳐서 독옹 넘칠렴

 

雜興8(잡흥8) 잡흥-崔惟淸14

六載遊楊州(륙재유양주) 여섯 해 다녀 양주고을을

五賞楊州春(오상양주춘) 다섯 번 즐겨 양주고을 봄

楊州春似舊(양주춘사구) 양주 땅 봄은 옛 그대론데

老面但日皴(노면단일준) 늙은 얼굴엔 날로 주름만 주름준

壯志雖已鑠(장지수이삭) 씩씩한 뜻은 이미 삭아도 녹일삭

風情與時新(풍정여시신) 바람 뜻 새록 때와 더불어

最憐街頭柳(최련가두류) 가장 어여쁜 길머리 버들

嫋嫋欲惱人(뇨뇨욕뇌인) 살랑 살랑대 사람 죽이려 괴로워할뇌

 

雜興9(잡흥9) 잡흥-崔惟淸15

我未始知禪(아미시지선) 아니 내 처음 참선을 알아

因閑聊試貫(인한료시관) 느긋해서라 한갓 꿰어봐

道本無可修(도본무가수) 도리야 본디 닦을 수 없지

心須早脫絆(심수조탈반) 마음 꼭 일찍 얽힘 벗어야 줄반

一源苟淵澄(일원구연징) 바탕 하나 참 연못이 맑아

萬像俱氷泮(만상구빙반) 모든 게 함께 얼음과 녹아 함께구 학교반

兀兀復騰騰(올올복등등) 우뚝한데도 다시 올려서 우뚝할올 오를등

且作老憨漢(차작로감한) 앞으로 짓기 바보 늙은이 어리석을감

 

1100 申淑(?1160) 高靈 參知政事 宦官1

棄官歸鄕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가며 버릴기1

耕田消白日 밭 가느라 한낮을 보내

採藥過靑春 약초 캐며 젊음도 지나 캘채 약약

有山有水處 산이 있고 물이 있는 곳

無榮無辱身 영화없고 치욕없는 몸 욕되게할욕

 

1100 任奎(??) 平章事 임규 인종왕비의 남동생3

江村夜興 강촌에서 밤을 즐겨1

月黑鳥飛渚 달빛 어둑 새들은 날아 물가로 물가저

煙沈江自波 안개 자욱 강물은 절로 물결이 가라앉을침

漁舟何處宿 고깃배 어디선가 머물렀기에 고기잡을어 묵을숙

漠漠一聲歌 가물가물 한마디 뱃노래 소리 사막막

 

過延福寺(과연복사) 연복사를 지나며-任奎2

誰勸君臣入酒鄕(수권군신입주향) 뉘 즐겨 임금신하 술판에 들어

不知禍自在蕭墻(부지화자재소장) 몰라도 재앙 절로 쓸쓸한 담에

酣歌未闋瓊樓上(감가미결경루상) 잔치노래 안 그쳐 옥 누각 위에 문닫을결

腥血交流輦道傍(성혈교류련도방) 비린 피 얽혀 흘러 수레 길가에 손수레련

煬帝汴河秋冷落(양제변하추랭락) 수 양제 변하에서 가을 차 떨렁 쬘양 내이름변

明皇蜀道雨凄凉(명황촉도우처량) 당 현종 촉나라 길 비는 쓸쓸히楊貴妃죽음

當時此恨無人識(당시차한무인식) 그때는 이런 원한 아는 이 없어

滿目溪山淚數行(만목계산루수행) 눈 가득한 시내 산 눈물 몇 줄기

 

得病告暫往江村還京馬上(득병고잠왕강촌환경마상)3

병으로 잠시 강촌에 갔다가 서울로 오는 말위에서-任奎

萬事悠悠一夢場(만사유유일몽장) 모든 일 아득 멀어 한바탕 꿈이一場春夢

自憐身世未全忘(자련신세미전망) 절로 불쌍 몸 둠이 다 잊지 못해

少而寡合多疎放(소이과합다소방) 어려선 보탬적어 놓침이 많아

老不求名可退藏(노불구명가퇴장) 늙어 이름 안 찾아 물러나 숨어

書室舊開師子嶺(서실구개사자령) 글방을 옛날 열어 사자령 고개

釣臺新占少華岡(조대신점소화강) 낚시터 새로 차지 소화강 언덕

國恩未報親猶在(국은미보친유재) 나라 베풂 못 갚아 어버이 계셔

更踏紅塵跡有忙(갱답홍진적유망) 또 밟아 붉은 티끌 발버둥 자취

 

1110 許洪材(?1170) 고려 의종 知門下省事 허홍재2

玆護寺樓 자호사루 다락루1

早起獨登樓 혼자 일찍 일어나 누에 오르니

悠然八月秋 아득하게 머나먼 팔월 달 가을

白煙橫野外 흰 안개 들에 걸쳐 가로지르고

紅日上峰頭 붉은 해 봉우리 끝 솟아올랐다

客路風霜冷 나그네길 바람서리 썰렁하지만

僧軒花木幽 절간에 꽃나무는 그윽하기만

一罇開笑語 한 두루미 술 마셔 웃음 띤 말을 술두루미준

消遣利名愁 떨쳐버린 이끗의 이름과 시름

 

完山道中(완산도중) 완산 가는 길에-許洪材2

重尋舊遊處(중심구유처) 다시 찾으니 옛날 놀던 곳

風月似前春(풍월사전춘) 바람에 달은 지난 봄 같아

只歎完山下(지탄완산하) 다만 한숨져 완산 아래서

時無鼓腹人(시무고복인) 때는 없으니 배 두드릴 이鼓腹擊壤歌

 

1110 滎陽 鄭襲明(?1151) 迎日 고려 의종 知奏事 형양 정습명3

石竹花 패랭이꽃1

世愛牧丹紅 세상에 아끼느니 모란꽃 붉음

栽培滿院中 가꾸어 가득 채워 집안 가운데 북돋울배

誰知荒草野 누가 알랴 거칠어 들판에 풀이 거칠황

亦有好花叢 또한 있어 좋음이 꽃이 모여서 모일총

色透村塘月 빛깔 스민 달빛이 마을 연못에 통할투 못당

香傳樹風 향내실린 바람이 언덕 나무에 언덕롱

地僻公子少 땅은 멀리 후미져 도련님 없어 후미질벽

嬌態屬田翁 아리따움 가졌네 시골 늙은이 아리따울교 엮을속

 

 

贈妓(증기) 기생에게-鄭襲明2

百花叢裏淡丰容(백화총리담봉용) 온갖 꽃 떨기 속에 말갛게 예쁜 얼굴 예쁠봉

忽被狂風滅却紅(홀피광풍멸각홍) 때 아닌 미친바람 사라져 되레 붉어

獺髓未能醫玉頰(달수미능의옥협) 수달골수 못하니 옥의 뺨 고칠 리야

五陵公子恨無窮(오릉공자한무궁) 오릉에 공자님들 뉘우침 끝이 없이

 

十日欲招咸尙書同飮聞其仙去有感(십일욕초함상서동음문기선거유감)3

십일 함상서를 불러 술 마시려 했으나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鄭襲明

十日秋香未必衰(십일추향미필쇠) 열흘날 가을향기 꼭 안 여위어

登高意欲其傾巵(등고의욕기경치) 높이 올라 뜻했지 그 술 마시려

舊遊伴侶今無在(구유반려금무재) 옛 놀던 짝 동무는 이제는 없어

獨有黃花尙滿籬(독유황화상만리) 홀로 남은 노란 꽃 아직 울 어려

 

1133 오세재 한림학사 吳學麟 손자 吳世功 吳世文 아우 海左七賢(竹林高會)3

 德全 吳世才(1133∼1193)玄靜 高敞

오세재 한림학사 吳學麟 손자 吳世功 吳世文 아우 海左七賢(竹林高會)

 

戟巖(극암) 창바위극암은 개성부 북쪽 31리에 있는 바위-吳世才1

北嶺石巉巉(북령석참참) 북쪽 고개에 돌 삐쭉삐쭉 가파를참

傍人號戟巖(방인호극암) 곁의 사람들 창바위라네 창극

逈撞乘鶴晉(형당승학진) 멀리 쳐 찔러 학 탄 왕자진 칠당

高刺上天咸(고자상천함) 높이 찌르니 하늘에 무함 찌를자

揉柄電爲火(유병전위화) 자루 다듬어 번개 불 삼고 주무를유 자루병電光石火

洗鋒霜是鹽(세봉상시염) 칼끝을 씻어 서리가 소금 칼끝봉

何當作兵器(하당작병기) 어찌 마땅히 무기 만들어

敗楚亦亡凡(패초역망범) 초나라 깨고 범나라 없애나라: 莊子 나옴

王子晉: 주나라 靈王 태자 신선의 도를 닦아서 불며 학을 타고 갔다함

巫咸: 山海經 있는 나라 오른손에 푸른 뱀 왼손에 붉은 뱀을 쥔 무당이 사는 나라

 

病目(병목) 병듦을 보며-吳世才2

老與病相期(노여병상기) 늙음과 병은 서로 맺음을

窮年一布衣(궁년일포의) 다한 나이에 베옷 하나로

玄花多掩翳(현화다엄예) 검은 꽃 많아 가린 가리개

紫石少光輝(자석소광휘) 보라 돌 적어 빛에 빛남이

怯照燈前字(겁조등전자) 두렵게 비쳐 등잔 앞에 글

羞看雪後暉(수간설후휘) 부끄럽게 봐 눈 온 뒤에 빛螢雪之功

侍看金榜罷(시간금방파) 기다려 보는 금방 관두면科擧 及第 與否

閉目學忘機(폐목학망기) 눈을 감고서 틀 잊음 배워

 

次韻金無迹見贈(차운김무적견증) 김무적이 보낸 시를 빌어-吳世才3

才先李賀賦高軒(재선이하부고헌) 재주 앞선 이하는 시로 높은 집李賀(791~817)

道比楊雄入聖門(도비양웅입성문) 도는 견줘 양웅에 성인 문 들어揚雄(BC53~AD18)

大百圍材無用用(대백위재무용용) 백 아름 큰 나뭇감 못 쓰임 쓰여

長三尺喙不言言(장삼척훼불언언) 석 자 길이 주둥이 말 않고 말해

仙童不寄西山藥(선동불기서산약) 신선아이 안 부쳐 서산의 약을

公子須傾北海樽(공자수경북해준) 귀공자 꼭 기울여 북해의 술을

七葉蟬貂餘慶在(칠엽선초여경재) 일곱 잎 매미 담비 남은 덕 누려 담비초

忠純終被漢家恩(충순종피한가은) 참 정성 끝내 입어 한나라 은혜

 

1152 眉叟 雙明齋 李仁老(11521220) 慶源 銀臺集 52

山居 산에 살며1

春去花猶在 봄은 갔어도 꽃은 여태 남았고

天晴谷自陰 하늘 개여도 골짝 아직 어둡다

杜鵑啼白晝 두견새 우는 해밝은 한낮이라

始覺卜居深 이제 알았네 머문 자리 깊음을

 

書天壽僧院壁 천수승원의 벽에 쓰다 ※개성에 있는 절2

待客客未到 손 기다려 손님은 오지를 않고

尋僧僧亦無 스님 찾아 스님도 또한 없구나 찾을심

唯餘林外鳥 남았느니 수풀 밖 새만 오로지 오직유

款曲勸提壺 정답게 노래하며 술 가져 오래 정성관 끌제 병호

 

() -李仁老 쌍명재 이인로3

長作洛生詠(장작락생영) 길게 지어서 낙양서 읊어

思揖隆準公(사읍륭준공) 생각해 읍해 융준공에게隆準公: 콧대 우뚝한 漢高祖

何時郢中質(하시영중질) 어느 때라서 영성의 바탕郢中斲鼻 莊子잡편

一遇運斤風(일우운근풍) 한번 만나니 자귀 부린 일

 

() -李仁老4

還繚繞(곽부환료요) 귓바퀴 돌아 감겨 둘러쳐 외성부 감길료 두를요

洞穴自虛明(동혈자허명) 뻥 뚫린 구멍 절로 빈 밝음

日永夔玄國(일영기현국) 해는 길어서 기현국 나라사람 귓속에 있는 별천지나라

誰將赤犢行(수장적독행) 누가 이끌어 붉은 송아지 薛君曹 夔玄國

 

() -李仁老5

不安劉琨紫(불안유곤자) 아니 느긋해 유곤의 붉음劉琨(270~317)

何須阮籍靑(하수완적청) 어찌 꼭 바래 완적 푸른 눈靑眼視 白眼視

冥然在一室(명연재일실) 어둠 그윽이 한 방에 있어

萬事見無形(만사견무형) 모든 일 보기 꼴이 없어서

 

() 개미-李仁老6

身動牛應鬪(신동우응투) 몸을 움직여 소가 돼 싸워

穴深山恐頹(혈심산공퇴) 구멍 깊어서 산 무너지랴

功名珠幾曲(공명주기곡) 공 이룬 이름 구슬 몇 굽이

富貴夢初回(부귀몽초회) 부귀한 꿈은 비로소 돌려

 

拾栗(습률) 군밤 주우며-李仁老7

霜餘脫實亦(상여탈실역란반) 서리 뒤 터진 열매 또한 반짝여 문채란 얼룩반

曉濕林間露未乾(효습림간로미건) 새벽 축축 숲 사이 이슬 안 말라

喚起兒童開宿火(환기아동개숙화) 불러 깨워 어린이 묵은 불 헤쳐

燒殘玉殼迸金丸(소잔옥각병금환) 타고 남은 옥 껍질 황금 알 솟아

 

宿韓相國書齋(숙한상국서재) 한상국 서재에 묵으며-李仁老8

二水溶溶分燕尾(이수용용분연미) 두 물길 질펀 흘러 제비꼬리로

三山杳杳駕鰲頭(삼산묘묘가오두) 세 산은 아득 멀어 자라머리 타

他年若許陪鳩杖(타년약허배구장) 다른 해 하게하면 비둘기 짚어

共向蒼波狎白鷗(공향창파압백구) 함께해 푸른 물결 흰 갈매기와

 

內庭寫批有感(내정사비유감) 내정에서 비답을 쓰며-李仁老9

孔雀屛深燭影微(공작병심촉영미) 공작 병풍 깊어서 촛불 흐릿 그림자

鴛鴦睡美豈分飛(원앙수미기분비) 원앙 잠자 예쁘게 어찌 나눠 날 수가

自憐憔悴靑樓女(자련초췌청루녀) 저만 불쌍 애태워 청루의 아가씨는

長爲他人作嫁衣(장위타인작가의) 오래해 다른 사람 시집갈 옷 지어줘

 

壤縣公舍(서풍양현공사) 풍양현 관사에 적어-李仁老10

峯下人家陽朔境(봉하인가양삭경) 봉우리 밑 사람 집 시월 초하루

雲間鷄犬武陵源(운간계견무릉원) 구름사이 닭과 개 무릉에 도원

使君不許黃牛佩(사군불허황우패) 사또는 못하게 해 황소 노리개

喜見風前麥浪翻(희견풍전맥랑번) 기뻐 봐 바람 앞에 보리 물결쳐

 

燈夕1(등석1) 등불 켜진 저녁-李仁老11

風細不敎金燼落(풍세불교금신락) 바람 일어 못 시켜 금 불똥 흩여 깜부기불신

更長漸見玉蟲生(경장점견옥충생) 고쳐 길어 차츰 봬 옥 벌레 생겨심지

須知一片丹心在(수지일편단심재) 꼭 알아야 한 조각 붉은 마음 둠

欲助重瞳日月明(욕조중동일월명) 도우려 겹눈동자 해와 달 밝아

 

燈夕2(등석2) 등불 켜진 저녁-李仁老12

谷寒未放金鶯囀(곡한미방금앵전) 골짝 추워 안 울려 금 꾀꼴 소리

風峭難敎海燕來(풍초난교해연래) 바람 세차 못 시켜 바다제비 옴 가파를초

須信帝城春色早(수신제성춘색조) 꼭 믿으니 서울엔 봄 빛깔 일러

銀花千樹徹宵開(은화천수철소개) 은빛 꽃 많은 나무 밤 새워 피워

 

早春江行1(조춘강행1) 이른 봄 강을 걸으며-李仁老13

花遲未放千金笑(화지미방천금소) 꽃 늦어 안 터뜨려 천금 웃음을

柳早先搖一(류조선요일닉요) 버들 일찍 앞 흔들 한 움큼 허리 억누를닉

魚躍波間紅閃閃(어약파간홍섬섬) 고기 뛰어 물결 새 붉은빛 번쩍 번쩍할섬

鷺飛天外白飄飄(로비천외백표표) 해오라기 하늘 밖 흰빛 떠돌아

 

早春江行2(조춘강행2) 이른 봄 강을 걸으며-李仁老14

碧岫巉巉攢筆刃(벽수참참찬필인) 푸른 봉 우뚝 우뚝 붓끝을 모아 모일찬

蒼江杳杳漲松煙(창강묘묘창송연) 푸른 강 아득 아득 물에 솔 안개 불을창

暗雲陣陣成奇字(암운진진성기자) 검은 구름 진을 쳐 야릇 글 이뤄

萬里靑天一幅牋(만리청천일폭전) 만 리에 푸른 하늘 한 폭 그림이 장계전

 

野步1(야보1) 들을 거닐어-李仁老15

十里煙村際碧蕪(십리연촌제벽무) 십 리를 안개 마을 푸른 들 사이

獨遊仍佩紫微壺(독유잉패자미호) 혼자 놀아 지니니 자미원 술을 병호

雲拖雨脚斜陽外(운타우각사양외) 구름 끌어 빗줄기 비낀 볕 밖을 끌타

掩却前山半有無(엄각전산반유무) 덮어 멎어 앞산은 반 있나 없나

 

野步2(야보2) 들을 거닐어-李仁老16

郭外人家路盡蕪(곽외인가로진무) 성 바깥 사람 집에 길 다해 풀이

隔林啼鳥勸提壺(격림제조권제호) 숲 너머 우는 새는 술병 들게 해

未成數句前山暮(미성수구전산모) 못 지은 몇 구절에 앞산 저물어

老覺詩情澁欲無(노각시정삽욕무) 늙어 깨쳐 시의 뜻 꺼림 없애려 떫을삽

 

偶吟(우음) 우음-李仁老17

買斷煙林理小園(매단연림리소원) 사서 끊어 안개 숲 작은 동산 다스려

南窓睡起負朝暄(남창수기부조훤) 남녘 창 잠 깨어나 아침볕을 받으며 따뜻할훤

白頭不悔儒冠誤(백두불회유관오) 흰머리 안 뉘우쳐 선비 돼 그르침을

尙把塵編敎子孫(상파진편교자손) 오히려 펴 먼지 책 아이손자 가르쳐

 

月季花(월계화) 월계화-李仁老18

萬斛丹砂問葛洪(만곡단사문갈홍) 만 섬의 단사선약 갈홍에 물어抱朴子(284~364)

何年深窖小園中(하년심교소원중) 어느 해 깊이 숨겨 작은 동산에 움교

芳根染晩雲霞色(방근염만운하색) 향 뿌리 물든 저녁 구름 노을빛

故作仙葩不老紅(고작선파불로홍) 짐짓 지어 신선 꽃 안 늙는 붉음 꽃파

 

梅花(매화) 매화꽃-李仁老19

姑射氷膚雪作衣(고야빙부설작의) 고야 신 얼음살결 눈으로 옷 해莊子內篇逍遙遊

香唇曉露吸珠璣(효로흡주기) 향 입술 새벽이슬 구슬을 마셔 입술순 구슬기

應嫌俗蘂春紅染(응혐속예춘홍염) 싫어서 속된 꽃술 봄 물든 붉음 꽃술예

欲向瑤臺駕鶴飛(욕향요대가학비) 바라려는 옥 누대 학 타고 날아 아름다운옥요

 

題草書簇子(제초서족자) 초서족자에-李仁老20

紅葉題詩出鳳城(홍엽제시출봉성) 붉은 잎 시를 지어 봉성 내보내

淚痕和墨尙分明(루흔화묵상분명) 눈물자국 먹 얼룩 아직도 뚜렷

御溝流水渾無賴(어구류수혼무뢰) 궁궐 도랑 흘린 물 다 믿지 못해

漏洩宮娥一片情(누설궁아일편정) 새나가니 궁녀의 한 조각 정이 샐루설 예쁠아

 

西塞風雨(서새풍우) 서쪽 성채 비바람-李仁老21

秋深笠澤紫鱗肥(추심립택자린비) 가을 깊어 삿갓 못 보라비늘 살

雲盡西山片月輝(운진서산편월휘) 구름 걷힌 서산에 조각달 빛나

十幅蒲帆千頃玉(십폭포범천경옥) 열 폭 넓이 부들 돛 천 이랑 옥결

紅塵應不到蓑衣(홍진응부도사의) 붉은 티끌 안 닿아 도롱이 입어

 

杏花鸜(행화구욕도) 살구꽃에 구관조 그림-李仁老22

欲雨不憂春陰垂(욕우불우춘음수) 비올라 걱정 안 해 봄 그늘 내려

杏花一枝復兩枝(행화일지부량지) 살구꽃 가지하나 또 가지 둘이

問誰領得春消息(문수령득춘소식) 뉘게 물어 이끌어 봄날 소식을

唯有鸜之與(유유구지여욕지) 오직 있어 구관조 함께 구관조

 

漁村落照(어촌낙조) 어촌에 지는 햇빛-李仁老23

草屋半依垂柳岸(초옥반의수류안) 초가집 반쯤 걸친 버들의 언덕

板橋橫斷白蘋汀(판교횡단백빈정) 널다리 가로 지른 흰 마름 물가

日斜悠覺江山勝(일사유각강산승) 해 비껴 먼 깨달음 강산이 빼나

萬頃紅淨數點靑(만경홍정수점청) 만 이랑 붉은 맑음 몇몇 점 푸름

 

煙寺晩鐘(연사만종) 안개 낀 절에 저녁 종소리-李仁老24

千回石徑白雲封(천회석경백운봉) 천 번 돌아 돌길은 흰 구름 싸여

巖樹蒼蒼晩色濃(암수창창만색농) 바위 나무 우거져 어스름 짙어

知有運坊藏翠壁(지유운방장취벽) 알아서 도는 절집 감춘 푸른 벽

好風吹落一聲鐘(호풍취락일성종) 좋은 바람 실려져 종소리 하나

 

瀟湘夜雨(소상야우) 소상강 밤비-李仁老25

一帶滄波兩岸秋(일대창파양안추) 두루 하나 찬 물결 언덕 둘 가을

風吹細雨灑歸舟(풍취세우쇄귀주) 바람 불어 가랑비 가는 배 뿌려

夜來泊近江邊竹(야래박근강변죽) 밤이 와 배 댄 곁엔 강가 대나무

葉葉寒聲總是愁(엽엽한성총시수) 잎잎이 찬 빗소리 모두 시름이

 

江天暮雪(강천모설) 강 날씨 저녁에 눈-李仁老26

雪意嬌多著水遲(설의교다저수지) 눈 뜻해 아양 많아 물에서 더뎌

千林遠影已離離(천림원영이리리) 온 숲에 멀리 모습 이미 어른대

蓑翁未識天將暮(사옹미식천장모) 도롱이에 몰라도 날은 저물어 늙은이옹

醉道東風柳絮時(취도동풍류서시) 취한 말 봄바람에 버들 솜 날 때

 

遠浦歸帆(원포귀범) 멀리 포구에 돌아가는 돛-李仁老27

渡頭煙樹碧童童(도두연수벽동동) 선창가 연기나무 푸름이 동동

十幅編蒲萬里風(십폭편포만리풍) 열 폭에 엮인 부들 만 리에 바람

玉鱠銀蓴秋正美(옥회은순추정미) 옥의 회 은의 순채 가을 딱 좋아 순채순

故牽歸興向江東(고견귀흥향강동) 끌리는 돌아갈 흥 강 동쪽 바래

 

平沙落雁(평사낙안) 너른 모래 내려앉는 기러기-李仁老28

水遠天長日脚斜(수원천장일각사) 강 멀리 하늘 길어 햇살은 비껴

隨陽征雁下汀沙(수양정안하정사) 볕을 따라 기러기 모래톱 내려

行行點破秋空碧(행행점파추공벽) 줄지어가 점 깨져 갈 하늘 푸름

低拂黃蘆動雪花(저불황로동설화) 나직 스쳐 갈대밭 눈꽃 흩날려

 

暮春(모춘) 저무는 봄-李仁老29

老來心事向春慵(노래심사향춘용) 늙어와 마음 일에 봄이면 나른

睡起空鷺落絮風(수기공로락서풍) 자다 깨 해오라기 솜 흩는 바람

紅雨濛濛簾捲處(홍우몽몽렴권처) 붉은 비 주적주적 발이 걷힌 곳

靑陰漠漠鳥啼中(청음막막조제중) 푸른 그늘 아득해 새 울음 속에

 

讀陶潛傳戲成呈崔太尉(독도잠전희성정최태위)

도잠전을 읽고 놀리려 최태위에게 주며-李仁老30

酒中有何好(주중유하호) 술 속에 있어 무슨 좋은 것

此語近眞趣(차어근진취) 이 말 가까이 참다운 멋이

可笑陶淵明(가소도연명) 웃어도 되니 도연명쯤은

無錢尙嗜酒(무전상기주) 돈 없이 높여 술 즐기기를

我性淡無欲(아성담무욕) 내 바탕 묽어 하려 함 없어

於物不見囿(어물불견유) 사물에 있어 아니 얽매여

不醉亦不醒(불취역불성) 아니 취하고 아니 깨나니

徑到無何有(경도무하유) 마침내 닿아 무하유 고을어떤 人爲 없는 自然 樂土

無何有之鄕: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는 말로 莊子 追求 無爲自然 理想鄕

 

贈四友1(증사우1) 넷의 벗에게-李仁老31

昔在文陣間(석재문진간) 옛날에 있어 문인들 사이

爭名勇先購(쟁명용선구) 이름 다투어 날쌤 먼저 사 살구

吾嘗避銳鋒(오상피예봉) 내 일찍 벗어 날카론 칼날

君亦飽毒手(군역포독수) 그대도 물려 악독한 손에 물릴포

如今厭矛楯(여금염모순) 오늘 같아선 창 방패 싫어

相逢但呼酒(상봉단호주) 서로 만나서 다만 술 불러

宜停雙鳥鳴(의정쌍조명) 마땅히 멎어 짝진 새 울어

須念兩虎鬪(수념량호투) 꼭 걱정해야 두 범이 싸워

 

贈四友2(증사우2) 넷의 벗에게-李仁老32

陶朱雖相越(도주수상월) 도주는 비록 월나라 재상越王 句踐 신하 范蠡

一舸泛溟渤(일가범명발) 한 큰 배 띄워 어두운 바다 큰배가 바다이름발

安石在晉朝(안석재진조) 안석은 있어 진나라 조정謝安(320~385)東晉 安石

雅賞東山月(아상동산월) 바른 멋 즐겨 동녘 산에 달

今我與夫子(금아여부자) 오늘날 나는 그대 더불어

豈是愛簪紱(기시애잠불) 어찌 아끼랴 높은 벼슬을 비녀잠 인끈불

散盡東海金(산진동해금) 흩어짐 다해 동해의 금은

行採西山蕨(행채서산궐) 가서 캐야지 서산 고사리 고사리궐

 

贈四友3(증사우3) 넷의 벗에게-李仁老33

我飮止數杯(아음지수배) 나는 마셔도 몇 잔에 그쳐

君飮須一石(군음수일석) 그대 마시니 꼭 한 섬 술을

及當醉陶陶(급당취도도) 이르러 마땅 취해 거나히

至樂相與敵(지악상여적) 다한 즐김은 서로가 맞서

若春融(량검약춘융) 두 뺨은 마치 봄이 녹아서 뺨검

千愁盡氷釋(천수진빙석) 온갖 시름 다 얼음 풀리듯

何須校少多(하수교소다) 어찌 반드시 얼만지 살펴

且得適其適(차득적기적) 앞으로 얻어 그 맞음 맞춰

 

贈四友4(증사우4) 넷의 벗에게-李仁老34

支遁從安石(지둔종안석) 지둔 스님은 사안석 따라東晋 名僧 道林

鮑照愛惠休(포조애혜휴) 포조는 아껴 시인 혜휴를鮑照(414~466)

自古龍象流(자고룡상류) 예부터 흘러 옛날 고승들

時與麟鳳遊(시여린봉유) 때 함께 놀아 어진 성인들

詩法不相妨(시법불상방) 시와 불법이 서로 안 꺼려

古今同一丘(고금동일구) 예나 이제나 함께 한 언덕

共在圓寂光(공재원적광) 다함께 있어 둥근 고요 빛

寧見別離愁(녕견별리수) 어찌 볼 건가 떨어진 시름

惠休 : 詩僧 남조 때 승려 원명이 湯休라서 당시 休上人으로 불림

 

謾興(만흥) 넘치는 흥에-李仁老35

境僻人誰到(경벽인수도) 땅은 치우쳐 사람 누가 와

春深酒半酣(춘심주반감) 봄은 깊어서 술에 반 즐겨

花光迷杜曲(화광미두곡) 꽃으로 빛나 두곡 땅인지

竹影似城南(죽영사성남) 대 그림자는 성남 땅인 듯

長嘯愁無四(장소수무사) 길게 휘파람 시름 넷 없어後漢 張衡 四愁詩

行歌樂有三(행가락유삼) 다니며 노래 즐김 셋 있어榮啓期 사람됨 사내됨 95세됨

靜中滋味永(정중자미영) 고요 가운데 맛남이 오래 孟子 人生三樂

豈是世人諳(기시세인암) 어찌 깨칠까 세상 사람들 욀암

 

竹醉日移竹1(죽취일이죽1)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李仁老36

古今一丘貂(고금일구초) 예나 이제나 한 언덕 담비 담비초

天地眞蘧廬(천지진거려) 하늘땅 정말 풀로 오두막 풀이름거

此君獨酩酊(차군독명정) 이런 그대는 혼자 취하여 술취할명정

兀兀忘所如(올올망소여) 꼼짝 않고서 따를 곳 잊어

江山雖有異(강산수유이) 강산은 비록 다름이 있어

風景本無特(풍경본무특) 바람 볕 본디 불거짐 없어

不用更醒悟(불용갱성오) 아니 써 다시 술 깨 알아야

操戈便逐儒(조과편축유) 창 잡아 쏠린 선비 쫓아야

竹醉日 : 대나무를 심으면 잘 산다는 음력 5 13일과 8 8竹迷日

 

竹醉日移竹2(죽취일이죽2)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李仁老37

司馬賞客遊(사마상객유) 사마천 즐겨 나그네 떠돎

夫子亦旅(부자역여우) 공자님 또한 누리 떠돌아 집우

新亭相對泣(신정상대읍) 새로 머물러 서로 봐 울어

數子眞兒女(수자진아녀) 몇몇 자네들 정말 애 아낙 兒女子

此君恥匏繫(차군치포계) 이런 그대는 꼴이 달린 박 박포

所適天不阻(소적천부조) 가는 곳마다 하늘 안 험해 험할조

何必登樓吟(하필등루음) 어찌 꼭 읊어 누대에 올라

信美亦吾土(신미역오토) 참 아름다워 또한 우리 땅

 

喜僧惠文得寺(희승혜문득사) 혜문스님 주지승 됨을 기뻐하며-李仁老38

文也禪林秀(문야선림수) 혜문스님은 선림서 빼나

知名二十春(지명이십춘) 이름을 안지 스무 해 봄이

久聞詩摠好(구문시총호) 오래도 들어 시 다들 좋아

爭及貌彌眞(쟁급모미진) 다투어 미쳐 모습 다 참돼

旣住靑蓮宇(기주청련우) 이미 주지로 청련사 절에

應分白(응분백첩건) 마땅히 나눠 흰 모직 헝겊 모직물첩

通宵喜不寐(통소희불매) 밤새워 기뻐 잠도 안 자니

亦有玉堂人(역유옥당인) 또한 있어서 옥당에 사람

 

崔尙書命樂府送耆老會侑歡(최상서명악부송기로회유환)

최상서가 악사들을 기로회에 보내어 놀이를 도와-李仁老39

白髮相懽笑語開(백발상환소어개) 흰머리 서로 기뻐 웃어 얘기해

只餘風月侑金盃(지여풍월유금배) 다만 남은 풍월에 금 술잔 권해 권할유

却愁軒騎悤悤散(각수헌기총총산) 되레 시름 수레 말 바쁘게 흩어

故遺笙歌得得來(고유생가득득래) 짐짓해 피리노래 갖춰 불러와

醉倒始知天幕闊(취도시지천막활) 넘어져 처음 알아 하늘 막 넓어

歸時爭見玉山頹(귀시쟁견옥산퇴) 돌아갈 때 다퉈 봐 옥산 무너짐 무너질퇴

夜闌草屋眠初覺(야란초옥면초각) 밤에 갇힌 초가집 첫잠을 깨니

正似瑤臺曉夢回(정사요대효몽회) 정말 같기 옥 누대 새벽 꿈 돌아

劉伶(미상~300?) 나라 죽림7현의 한 사람으로 술을 즐기어 劉伶好酒 했음

 

韓相國江居(한상국강거) 한상국의 강에 살며-李仁老40

鑿破雲根構小樓(착파운근구소루) 깨 뚫어 높은 바위 작은 루 얽어 뚫을착

江山無限入簾鉤(강산무한입렴구) 강산은 끝없는데 발 고리 들어 謝安(320~385)

謝公不惜千金費(사공불석천금비) 사 공은 아니 아껴 천금을 들여謝靈運(385~433)

范相應將一舸遊(범상응장일가유) 범 재상 맞으려니 한 큰 배 놀려范蠡(?~?)

二水溶溶分燕尾(이수용용분연미) 두 강물 넘실넘실 제비꼬리로

三山杳杳隔鼇頭(삼산묘묘격오두) 세 산은 가물가물 자라머리로

他年若許陪鳩杖(타년약허배구장) 다른 해 하게하면 지팡이 더해

共向滄洲狎白鷗(공향창주압백구) 함께 가 찬 모래섬 갈매기 벗해

 

飮中八仙歌(음중팔선가) 술 마심에 여덟 신선 노래杜甫 飮中八仙歌-李仁老41

長齋蘇晉愛逃禪(장재소진애도선) 오래 재계 소진은 숨는 선 아껴 戶部侍郞

脫帽張顚草聖傳(탈모장전초성전) 모자 벗은 장전은 초서로 성인 張旭 吳縣사람

賀老眼花眠水底(하로안화면수저) 하지장 눈이 아찔 물 바닥 잠자 賀知章(659~744)

宗之玉樹倚風前(종지옥수의풍전) 최종지 옥의 나무 바람 앞 기대 崔宗之

汝陽日飮須三斗(여양일음수삼두) 여양왕 하루 마셔 꼭 서 말 술을 汝陽王 李璡

左相晨興費萬錢(좌상신흥비만전) 이 좌상 새벽 흥에 만전을 쓰지 좌승상 李適之

太白千篇焦遂辯(태백천편초수변) 이태백 천편의 시 초수 말 잘해 李白(701~762) 焦遂

八人眞箇飮中仙(팔인진개음중선) 여덟 사람 참 따로 술 마셔 신선

 

送朴察院赴西都留臺(송박찰원부서도류대)

서도 유수로 부임하는 박찰원을 보내며-李仁老42

百雉城盤九(백치성반구인암) 백 가퀴 성 밑받침 아홉 길 바위

繞城流水碧恬恬(요성류수벽념념) 성 둘러 흐르는 물 푸르러 가만

垂楊古驛煙迷路(수양고역연미로) 수양버들 옛 역에 연기 길 헤매

隔岸人家水拍簷(격안인가수박첨) 언덕너머 사람 집 물 처마 닿아

往事如波山獨在(왕사여파산독재) 지난일 물결처럼 산에 혼자서

夕陽聞笛淚應霑(석양문적루응점) 저녁볕 피리 들어 눈물에 젖어

風霜十月乘驄去(풍상십월승총거) 바람서리 시월에 총이말 타고

始覺寒威倍舊嚴(시각한위배구엄) 첫 깨침 추위 윽박 지난번 갑절

 

傷杜相宅(상두상댁) 두 재상 집을 슬퍼하며-李仁老43

藥階會賞謝公苔(약계회상사공태) 약 섬돌 만나 즐겨 사 공의 이끼

金鼎親調傅說梅(금정친조부열매) 금 솥에 몸소 익혀 부열의 매실

自許披雲開日月(자허피운개일월) 저만해 구름 헤쳐 해와 달 열어

時稱無地起樓臺(시칭무지기루대) 때 일컬어 땅 없어 일으킬 누대

炎州忽被蒼蠅弔(염주홀피창승조) 더운 고을 문득해 쉬파리 조의

華表難逢白鶴回(화표난봉백학회) 꽃 드러내 못 만나 백학 돌아와

新壁未乾三易主(신벽미건삼역주) 새론 벽 안 말라서 셋 바뀐 임자

一聲隣笛不勝哀(일성린적불승애) 한 소리 이웃 피리 슬픔 못 이겨

 

燈夕(등석) 등불 켜진 저녁-李仁老44

電鞭初報一聲雷(전편초보일성뢰) 번개채찍 첫 알림 한소리 우레

春色先凝萬歲杯(춘색선응만세배) 봄 빛깔 먼저 엉겨 만년 살잔 술

銀燭影中寒漏永(은촉영중한루영) 은촛대 그림자안 물시계 오래

玉簫聲裏暖風催(옥소성리난풍최) 옥피리 소리 속에 따뜻 바람이

仙桃帶露枝偏重(선도대로지편중) 하늘 복숭 띈 이슬 가지 무거워

瑞莢含煙葉盡開(서협함연엽진개) 명협 풀 품은 연기 잎 활짝 펼쳐

輦路月明絲管沸(련로월명사관비) 수레 길은 달 밝아 풍악 들끓어 끓을비

翠蛾爭唱紫雲回(취아쟁창자운회) 미인들 다퉈 불러 자운곡 돌아 푸른 눈썹

 

崔太尉雙明亭(최태위쌍명정) 최태위의 쌍명정에서-李仁老45

謂公巢許寓城郭(위공소허우성곽) 공을 일러 소부 허유 성안에 살아

謂公虁龍愛林壑(위공기룡애림학) 공을 일러 신하 기룡 숲 골짝 아껴 조심할기

千金買斷數畝陰(천금매단수무음) 천금 들여 사서 잘라 몇 이랑 응달

碧瓦朱欄開小閣(벽와주란개소각) 푸른 기와 붉은 난간 작은 집 열어

淸風冷冷午枕凉(청풍랭랭오침량) 맑은 바람 쌀쌀해서 낮잠은 썰렁

蒼雲陣陣空庭落(창운진진공정락) 푸른 구름 겹겹 줄서 빈 뜰에 떨렁

求閑得閑識閑味(구한득한식한미) 느긋 찾아 느긋 얻어 느긋 맛 알아

舊遊不夢翻階藥(구유불몽번계약) 지난 놀이 아니 꿈꿔 섬돌 엎어 약

虁龍 원래 虞舜 두 신하 이름으로 樂官이고 諫官이었다

 

扈從放榜(호종방방) 뒤 따라서 방을 붙이며-李仁老46

半簾紅日黃金闕(반렴홍일황금궐) 주렴 반 붉은 해로 황금빛 대궐

多士三千雁成列(다사삼천안성렬) 많은 선비 삼천 명 줄지어 벌여

從丹陛姓名傳(총종단폐성명전) 바삐 간 붉은 섬돌 성이름 아뢔

縱步靑雲岐路闊(종보청운기로활) 걸음 놔 청운의 꿈 갈림길 트여

吐鳳成文價益高(토봉성문가익고) 봉황 뱉은 글 지어 값 더욱 높아

畫蛇着足難藏拙(화사착족난장졸) 뱀 그려 발을 달아 서툶 못 감춰

老手曾經百戰餘(노수증경백전여) 익은 손 일찍 지내 온갖 싸움에

今怪吳牛虛喘日(금괴오우허천일) 오늘 왠 오나라 소 헛 헐떡인 날 헐떡거릴천

 

讀韓信傳(독한신전) 한신전을 읽고-李仁老47

王孫朝飢依漂母(왕손조기의표모) 왕손에 아침 굶어 빨래아낙 기대어

國士無雙心自許(국사무쌍심자허) 나라선비 둘 없어 마음에 스스로는

不將一劒驚少年(부장일검경소년) 아니 하니 칼 하나 어린이 놀라게는

還把千金購降虜(환파천금구항로) 되레 쥐어 천금을 사두니 꿇은 포로

當時破齊足自王(당시파제족자왕) 그때는 제나라 깨 스스로 임금 넉넉

可憐與噲生爲伍(가련여쾌생위오) 가엽게 번쾌 함께 났으니 같은 편이 목구멍쾌

從來鳥盡弓必藏(종래조진궁필장) 내려오며 새 다해 활은 꼭 감춤이라兎死狗烹

不用追思蒯生語(불용추사괴생어) 아니 써 쫓아 생각 괴생 말 들었어야 황모괴

韓信(?~BC196) 초나라 항우를 섬겼으나 중용되지 않아 漢王 劉邦 대장군이 되었다

樊噲(?~BC189) 한나라 고조 때 공신 유방 즉위 뒤 좌승상이 되고 여러 반란을 평정했다

蒯生 : 楚漢 시대의 변설가 蒯徹

 

寶石亭(보석정) 보석정-李仁老48

石虎宮中有棘生(석호궁중유극생) 돌 호랑이 대궐 안 멧대추나무 나

銅駝陌上無人行(동타맥상무인행) 구리 낙타 거리 위 다니는 이 없어

危亭寶石半零落(위정보석반영락) 우뚝 정자 보석정 반은 허물어져

殘月依依照古城(잔월의의조고성) 남은 달 아른아른 오랜 성을 비춰

當時絲管盡悽咽(당시사관진처열) 그때는 현악 관악 다해 슬피 목메

泛泛金觴隨曲折(범범금상수곡절) 띄워 뜬 금 술잔은 굽이 따라 꺾여流觴曲水

中流空惜魏山河(중류공석위산하) 흐름에 괜히 아껴 위나라 산과 물 武候

醉鄕不管陳日月(취향불관진일월) 취한 땅 안 다스려 진나라 해와 달

 

半月城(반월성) 반월성-李仁老49

孤城微灣像半月(고성미만상반월) 외론 성 살짝 굽어 반달을 닮아

荊棘半掩猩(형극반엄성오혈) 가시덤불 반 가려 다람쥐 굴이 짐승이름오

鵠嶺靑松氣鬱(곡령청송기울임) 곡령고개 푸른 솔 기운 우거져 고니곡 나무이름임

鷄林黃葉秋蕭瑟(계림황엽추소슬) 계림 숲 노란 잎에 가을이 쓸쓸

自從太阿倒柄後(자종태아도병후) 절로 좇아 태아 칼 자루 돌린 뒤

中原鹿死何人手(중원록사하인수) 중원 들 사슴 죽어 어떤 이 손에

江女空傳玉樹花(강여공전옥수화) 강 아낙 괜히 알려 옥 나무 꽃을

春風幾拂金堤柳(춘풍기불금제류) 봄바람 몇 번 흩어 금빛 둑 버들

太阿倒持 : 태아(옛 중국의 寶劍)를 거꾸로 쥠 天子 大權 신하에게 빼앗김(漢書 梅福傳)

 

續行路難1(속행로난1) 속행로난-李仁老50

登山莫編怒虎鬢(등산막편노호빈) 산에 올라 엮진 마 성난 범 살쩍

蹈海莫採眠龍珠(도해막채면룡주) 바다 밟아 캐지 마 잠든 용 구슬如意珠

人間寸步千里阻(인간촌보천리조) 사람세상 몇 발짝 천리는 멀어

大行孟門眞坦途(대항맹문진탄도) 커다란 길 높은 문 참 반반한 길 평평할탄

蝸角戰酣蠻觸(와각전감료만촉) 조그만 싸움 즐겨 만촉씨 시끌蝸角之爭蠻觸之爭

路岐多處泣楊朱(노기다처읍양주) 길 갈림 많은 곳에 양자는 울어

君不見 (군불견) 그대 보지 못했는가

嚴陵尙傲劉文叔(엄릉상오유문숙) 엄자릉 업신여겨 황제 유문숙광무제와 동문수학

七里灘頭一竿竹(칠리탄두일간죽) 칠 리에 여울머리 낚싯대 하나 嚴子陵

나라 임금은 어떠합니까 나라의 왼쪽에 孟門 그리고 오른쪽에 太行 또한 북쪽에 常山이란 큰 산이 놓여있고 남쪽에 太河라는 큰 강이 있어 참으로 좋은 천연의 요새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劉向 <說苑>

楊朱(BC440?~BC360?) 전국시대 초 나라 사람 자는 子居 楊生 또는 楊子 楊子居 불림光武帝(BC6~AD25~57)후한 초대황제 자文叔 묘호世祖 시호광무 성명劉秀 劉邦 9세손

 

續行路難2(속행로난2) 속행로난-李仁老51

我欲飇車叩閶闔(아욕표거고창합) 내 하려 바람수레 하늘 문 물어 폭풍표 두드릴고

請挽大河洗六合(청만대하세육합) 부디 당겨 큰 은하 온 우주 씻겨天地 四方

狂謀謬算一不試(광모류산일불시) 미친 꾀 그릇 헤어 한번 안 해봐 그릇될류

蹄涔幾歲藏鱗甲(제잠기세장린갑) 굽에 괸 물 몇 해를 비늘 갑 감춰 괸물잠

峨洋未入子期聽(아양미입자기청) 산바다 안 들어가 종자기 들어 높을아

熊虎難逢周后獵(웅호난봉주후렵) 곰 호랑이 못 만나 주후의 사냥

行路難歌正悲 (행로난가정비) 가는 길 어려워라 노래 참 슬퍼

匣中雙劍蛟龍泣(갑중쌍검교룡읍) 갑 가운데 쌍검에 교룡이 울어

 

早起梳頭效東坡(조기소두효동파)

소동파를 본받아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를 빗으며-李仁老52

燈殘綴(등잔철숙파) 등불이 남아 심지를 이어

海闊涵金鴉(해활함금아) 바다는 넓어 금빛 해 담아

默坐久閉息(묵좌구폐식) 가만히 앉아 한참 숨참아

丹田手自摩(단전수자마) 단전에 손을 스스로 만져

衰鬢千絲亂(쇠빈천사란) 빠진 귀밑털 일천 실 어질

舊梳新月斜(구소신월사) 묵은 빗이란 초승달 비껴

逐手落霏霏(축수락비비) 손을 뒤쫓아 소록 떨어져

輕風掃雪華(경풍소설화) 산들바람에 눈 빛을 쓸어

如金鍊益精(여금련익정) 쇠처럼 불려 더욱 알참이

百鍊未爲多(백련미위다) 백 번 담금질 많다고 못해

豈唯身得快(기유신득쾌) 어찌 오로지 몸만 가뿐해

亦使壽無涯(역사수무애) 또한 오래 삶 끝없게 함이

老鷄浴糞土(로계욕분토) 늙은 닭 홰쳐 거름 밭에서

倦馬風沙 (권마풍사) 지친 말 모래바람에()

此亦能自養(차역능자양) 이것도 하니 절로 길러져

聞之自東坡(문지자동파) 이를 들어서 동파로부터東坡 蘇軾(1036~1101)北宋

 

1168 春卿 白雲 李奎報(1168∼1241)文順 驪州 東國李相國集-130

夜霽(야제) 밤에 개어-李奎報 백운 이규보1

娟娟天上月(연연천상월) 예쁘고 예쁜 하늘 위에 달

相見間何(상견간하활) 서로 본지가 얼마나 됐나

好在佳人面(호재가인면) 잘 있었는지 고운이 얼굴

令我心大豁(령아심대활) 나로 하여금 맘 활짝 펴게

 

池上詠月(지상영월) 못 위에 달을 노래해-李奎報2

天上群仙會(천상군선회) 하늘나라에 뭇 신선 모임

姮娥欲點粧(항아욕점장) 항아 달 선녀 살펴 꾸미려

却嫌塵掩鏡(각혐진엄경) 어째 싫으니 티끌 거울이

下洗碧流長(하세벽류장) 내려와 씻어 푸른 흐름에

 

炤井戱作(소정희작) 비친 우물을 놀려 지어-李奎報3

不對靑銅久(부대청동구) 아니 마주해 거울은 오래

吾顔莫記誰(오안막기수) 내 얼굴 새김 누군지 없어

偶來方炤井(우래방소정) 뜻밖에 와 딱 우물에 비쳐

似昔稍相知(사석초상지) 언젠가 조금 서로 안 듯해

 

重憶吳德全(중억오덕전) 오덕전이 자꾸 생각나德全 吳世才(1133∼1193)-李奎報4

不見吳季重(불견오계중) 보이지 않아 덕전 오계중

于今四五年(우금사오년) 오늘에까지 네다섯 해가

欲飛身欠翼(욕비신흠익) 날고 싶은데 날개 빠진 몸

相憶眼成泉(상억안성천) 그려 생각해 눈은 샘이 돼

 

謝人惠扇1(사인혜선1) 고마운 사람 부채 베풀어-李奎報5

交情淡若水(교정담약수) 사귀는 정이 물처럼 묽어

團扇皎如霜(단선교여상) 동그란 부채 서린 듯 하얘

不夜月長滿(불야월장만) 밤이 아닌데 달 오래 둥글

先秋風自涼(선추풍자량) 가을에 앞서 바람이 서늘

 

謝人惠扇2(사인혜선2) 고마운 사람 부채 베풀어-李奎報6

君心眞似氷(군심진사빙) 그대 마음은 참 얼음 같아

相對洗煩鬱(상대세번울) 서로 마주해 답답함 씻어

更贈一襟秋(갱증일금추) 다시 보태니 한 자락 가을

留爲雙手月(유위쌍수월) 남기게 하니 두 손에 달을

 

雪中訪友人不遇(설중방우인불우) 눈 속에 벗을 찾아 만나지 못해-李奎報7

雪色白於紙(설색백어지) 눈 빛깔 희니 종이보다도

擧鞭書姓字(거편서성자) 채찍을 들어 성 이름 썼지 李春卿

莫敎風掃地(막교풍소지) 바람아 마라 땅을 쓸지는

好待主人至(호대주인지) 잘 기다려서 임자 이르길

 

詠厠中鷄冠花(영측중계관화) 뒷간 맨드라미를 읊어-李奎報8

鷄已化花艶(계이화화염) 닭 이미 바꿔 꽃으로 곱게

云何在溷中(운하재혼중) 어찌해 있나 더러움 속에 어지러울혼

尙餘前習在(상여전습재) 여태껏 남아 앞날 익힘이

有意啄蛆蟲(유의탁저충) 뜻 있어 쪼아 구더기 벌레 구더기저

 

詠桐(영동) 오동나무를 읊어-李奎報9

漠漠陰成幄(막막음성악) 널따란 그늘 장막을 이뤄 휘장악

飄飄葉散圭(표표엽산규) 날리는 잎새 흩어지는 홀

本因高鳳植(본인고봉식) 본디 심음은 높은 봉황새

空有衆禽棲(공유중금서) 괜스레 있어 뭇 새 깃들어

 

卽事(즉사) 즉사-李奎報10

靜戶風開幔(정호풍개만) 문 가만 열려 바람에 장막

乾坤寂寞中(건곤적막중) 하늘땅 쓸쓸 고요 가운데

屋烏啼孝子(옥오제효자) 지붕 까마귀 울어 효자라反哺報恩

簷鷰舞佳人(첨연무가인) 처마에 제비 춤추는 미인

 

絶句杜韻(절구두운) 두보의 운으로 절구를-李奎報11

曲塢花迷眼(곡오화미안) 꼬불 둑에 꽃 어지러운 눈

深園草沒腰(심원초몰요) 깊은 동산 풀 빠트린 허리

霞殘餘綺散(하잔여기산) 노을이 남겨 흩어진 비단

雨急亂珠跳(우급난주도) 비는 세차서 마구 뛴 구슬

 

邊山路上(변산로상) 변산에 길 위에서-李奎報12

旌旗光客路(정기광객로) 깃발은 빛나 나그네 길에

鼓角壯人心(고각장인심) 북에다 피리 사람 맘 씩씩

野鼠跳藏竹(야서도장죽) 들쥐가 뛰어 대숲에 숨어

走覓林(경균주멱림) 놀란 노루는 뛰어 숲 찾아 노루균

 

石竹花(석죽화) 패랭이꽃-李奎報13

節肖此君高(절초차군고) 올곧음 닮음 이 군자 높아

花開兒女艶(화개아여염) 꽃 피니 곱기 아이 아낙에

飄零不耐秋(표령불내추) 나부껴 날려 가을 못 견뎌

爲竹能無濫(위죽능무람) 대 이름 넣어 넘침이 없어

 

謝友人送酒(사우인송주) 벗이 술을 보내와 고마워하며-李奎報14

邇來杯酒乾(이래배주건) 요즈음 술잔 술마저 말라

是我一家旱(시아일가한) 이것이 우리 온 집안 가뭄

感子餉芳醪(감자향방료) 그대 고마워 좋은 술 보내 막걸리료

快如時雨灌(쾌여시우관) 기쁘게 물대 때맞춘 비로 물댈관

 

群蟲詠1()(군충영1 ) 여러 벌레를 읊어 두꺼비-李奎報15

磊形可憎(비뢰형가증) 우둘투둘한 꼴은 밉기만 중풍비 돌무더기뢰

行亦澁(파자행역삽) 엉금엉금해 걸음도 싫어 긁을파 떫을삽 獻者-

群蟲且莫輕(군충차막경) 뭇 벌레 또한 가볍게 마라

解向月宮入(해향월궁입) 쳐다봐 알아 월궁에 들어

 

群蟲詠2()(군충영2 ) 여러 벌레를 읊어 개구리-李奎報16

無怒亦無瞋(무노역무진) 성냄이 없어 눈 부릅 안 떠 부릅뜰진

皤然長(파연장병복) 배 볼록 오래 불룩한 배에 솟아날병

兩部爾莫誇(양부이막과) 두 부분 너는 자랑 말아라

人將焚牡菊(인장분모국) 어찌 불살라 모란 국화를

 

群蟲詠3()(군충영3 ) 여러 벌레를 읊어 쥐-李奎報17

眼如劈豆角(안여벽두각) 눈이란 같기 쪼갠 콩 한쪽

伺暗狂蹂蹈(사암광유도) 어둠을 엿봐 미친 발 밟아 엿볼사 밟을유

任爾穿我墉(임이천아용) 너희 멋대로 내 담을 뚫어 담용

滔滔皆大盜(도도개대도) 채우고 채워 다들 큰 도둑

 

群蟲詠4()(군충영4 ) 여러 벌레를 읊어 달팽이-李奎報18

見人頻縮角(견인빈축각) 사람 보이면 뿔 자주 쫄아

有屋解藏身(유옥해장신) 집 있어 몸은 나오고 감춰

莫敎蠻觸戰(막교만촉전) 싸우게 마라 만씨 촉씨로蝸角之爭 蠻觸之爭

千里血成津(천리혈성진) 천 리가 피에 나루를 이뤄

 

群蟲詠5()(군충영5 ) 여러 벌레를 읊어 개미-李奎報19

穴竅珠中度(혈규주중도) 구멍 뚫어서 구슬 속 지나 구멍규

隨輪磨上奔(수륜마상분) 바퀴 따르고 맷돌 위 달려

誰知槐樹下(수지괴수하) 누가 알아서 느티나무 밑南柯一夢

別占一乾神(별점일건신) 따로 차지한 한 하늘땅이

 

群蟲詠6()(군충영6 ) 여러 벌레를 읊어 거미-李奎報20

緣簷懸縠網(연첨현곡망) 처마에 매어 그물을 달아 주름비단곡

壁作錢窠(견벽작전과) 벽에다 얽어 소굴을 지어 얽을견 보금자리과

好趁穿針日(호진천침일) 잘도 좇아서 침 꽂는 날이 좇을진 뚫을천

來栖乞巧瓜(내서걸교과) 와서 깃들어 달리길 빌며 깃들일서 빌걸

 

群蟲詠7()(군충영7 ) 여러 벌레를 읊어 파리-李奎報21

疾爾誤鳴鷄(질이오명계) 너희 미우니 닭 잘못 울어

畏爾點白玉(외이점백옥) 두려운 너희 흰 옥 점찍어

驅之又不去(구지우불거) 몰아 세워도 떠나지 않아

宜見王思逐(의견왕사축) 마땅히 되지 왕사 내쫓아삼국 시대 나라 王思

 

群蟲詠8()(군충영8 ) 여러 벌레를 읊어 누에-李奎報22

吐絲工騁巧(토사공빙교) 실을 토하니 대단한 재주 달릴빙

作繭反逢煎(작견반봉전) 고치 만들어 삶겨짐 맞아 고치견

似詰還似癡(사힐환사치) 따져 물은 듯 되레 멍한 듯 물을힐

吾於汝獨憐(오어여독련) 내 너를 혼자 가엾게 여겨

 

北山雜題1(북산잡제1) 북산에서-李奎報23

欲試山人心(욕시산인심) 해보려 했네 산사람 마음

入門先醉(입문선취비) 문 들어 먼저 술 취해 성내 성낼비

了不見喜慍(료불견희온) 끝나 안보여 기쁨 성냄은

始覺眞高士(시각진고사) 비로소 알아 참 높은 선비

 

北山雜題2(북산잡제2) 북산에서-李奎報24

高嶺不敢上(고령불감상) 높은 고개는 어째 못 올라

不是憚躋攀(불시탄제반) 이 아니 꺼려 잡고 오름을 꺼릴탄 오를제

恐將山中眼(공장산중안) 두려움 이제 산에 사는 눈

乍復望人寰(사복망인환) 잠깐 되돌려 세상 볼까봐

 

北山雜題3(북산잡제3) 북산에서-李奎報25

山花發幽谷(산화발유곡) 산에 꽃 피네 깊은 골짝에

欲報山中春(욕보산중춘) 알리고 싶어 산 속에 봄을

何曾管開落(하증관개락) 어찌 일찍이 피고 짐 맡아

多是定中人(다시정중인) 많이도 이리 놓아둔 세상

 

北山雜題4(북산잡제4) 북산에서-李奎報26

山人不浪出(산인불랑출) 산사람 않아 나다니지를

古徑蒼苔沒(고경창태몰) 오랜 길 묻혀 푸른 이끼에

應恐紅塵人(응공홍진인) 맞아 두려움 세상 사람은

欺我綠蘿月(기아록라월) 나를 속이니 푸른 넝쿨 달

 

久病(구병) 오래 앓아-李奎報27

一嬰沈度三秋(일영침채도삼추) 한 두름 깊이 앓아 지난 세 가을 앓을채

臥腐公家俸祿優(와부공가봉록우) 누워 썩혀 나라 집 녹봉 넉넉해

乞退欲休君不頷(걸퇴욕휴군불함) 물림 빌어 쉬려해 임금 말 않아 턱함

天將使我大休休(천장사아대휴휴) 하늘 이제 날 시켜 크게 쉬게 해

 

游魚(유어) 노는 물고기-李奎報28

圉圉紅鱗沒復浮(어어홍린몰부부) 나른해 붉은 고기 잠겨 다시 떠

人言得意好優遊(인언득의호우유) 사람 말해 뜻 얻어 마음껏 놀아

細思片隙無閑暇(세사편극무한가) 가만 생각 조각 틈 느긋함 없어 틈극

漁父方歸鷺更謀(어부방귀로갱모) 어부가 돌아가면 물새 또 노려 해오라기로

 

七月三日作(칠월삼일작) 칠월 삼일에 짓다-李奎報29

雨久却愁天腐爛(우구각수천부란) 오랜 비 되레 시름 하늘 썩으랴

風狂猶恐嶽飛騰(풍광유공악비등) 바람 세차 두려워 산 날아 뜰까

深泥沒脛街成海(심니몰경가성해) 깊은 진흙 발 빠져 거리가 바다 정강이경

尙有敲門一箇僧(상유고문일개승) 여태껏 문 두드려 스님 한 분이

 

雲上人將還山乞詩(운상인장환산걸시)

운 스님이 산으로 돌아가며 시를 빌어-李奎報30

空門本絶去來想(공문본절거래상) 불가에 본디 끊어 오고감 생각過去未來

臨別何須更黯然(림별하수갱암연) 떠남 닥쳐 어찌 꼭 새삼 슬프랴

莫恐紅塵隨白足(막공홍진수백족) 두려워마 붉은 땅 흰 발 따를까

洗廻還有出山泉(세회환유출산천) 씻겨 돎 되레 있어 산 샘물 솟아

 

代農夫吟二首1(대농부음이수1) 농부를 대신해 읊은 노래-李奎報31

帶雨鋤禾伏畝中(대우서화복무중) 비 맞아 김매느라 이랑 엎드려

形容醜黑豈人容(형용추흑기인용) 꼬락서니 나빠서 어찌 사람 꼴

王孫公子休輕侮(왕손공자휴경모) 왕손에 공자님들 그만 깔봐야

富貴豪奢出自儂(부귀호사출자농) 부함 귀함 호사함 내게서 나와

 

代農夫吟二首2(대농부음이수2) 농부를 대신해 읊은 노래-李奎報32

新穀靑靑猶在畝(신곡청청유재무) 새 나락 푸릇푸릇 아직도 밭에

縣胥官吏已徵租(현서관리이징조) 현 아전 벼슬아치 벌써 세 거둬

力耕富國關吾輩(역경부국관오배) 힘 갈이 부자 나라 우리에 매여

何苦相侵剝及膚(하고상침박급부) 어찌 괴롬 서로 쳐 살마저 벗겨

 

石菖蒲(석창포) 돌 창포-李奎報33

露珠偏上翠尖垂(로주편상취첨수) 이슬구슬 위 한쪽 푸른 끝 달려

愛箇玲瓏未墮時(애개령롱미타시) 낱낱 아껴 옥 아롱 아니 떨어져 떨어질타

賴有彈渦餘海暈(뢰유탄와여해훈) 힘입은 탄환구멍 바닷가 남아 소용돌이와 무리훈

老虯盤穩秘鬚髭(노규반온비수자) 늙은 규룡 서리어 수염을 숨겨 코밑수염자

 

石榴花(석류화) 석류화-李奎報34

例憑土肉得繁枝(례빙토육득번지) 기대온 흙이 살져 가지 많이 나

厭見群紅婀娜姿(염견군홍아나자) 보기 싫은 뭇 붉음 아리딴 맵시 아리따울아나

賴爾花中獨安石(뢰이화중독안석) 네 힘에 꽃 가운데 혼자 돌 느긋

鐵腸如我尙開眉(철장여아상개미) 쇠 마음 나 같은지 높여 눈살펴

 

瑞祥花(서상화) 서상화-李奎報35

外家鍾慶氣如春(외가종경기여춘) 외갓집 겹경사에 봄 같은 기운

華屋尋常燕賀賓(화옥심상연하빈) 화려한 집 늘 찾기 잔치손님이

一朶好花嬌欲語(일타호화교욕어) 한 떨기 좋은 꽃은 예뻐 말하려

又將何瑞報於人(우장하서보어인) 게다가 무슨 좋음 주인께 알려

 

菊花(국화) 국화꽃-李奎報36

霜奔秋來遍放花(상분추래편방화) 서리 냉큼 가을 와 두루 피운 꽃

飽看野岸與山家(포간야안여산가) 실컷 봐 들 언덕에 산에 집 함께

石盆硬滑應難穩(석분경활응난온) 돌 화분 굳어 미끌 마주 안 편해

一朶寒香尙足誇(일타한향상족과) 한 떨기 차가운 향 자랑할 만해

 

四季花(사계화) 사철 꽃-李奎報37

伴開春艶旋隨風(반개춘염선수풍) 맞춰 피워 봄 곱게 돌아 바람에

欲配秋香夢又空(욕배추향몽우공) 짝 지으려 가을 향 꿈 다시 비어

閱遍群芳無可偶(열편군방무가우) 두루 살펴 뭇 꽃을 짝할 게 없어

依依獨到雪中紅(의의독도설중홍) 아련히 혼자 닿아 눈 속에 붉어

 

朴丞家盆竹(박승가분죽) 박승상 집의 대나무화분-李奎報38

欲試君賢豈一端(욕시군현기일단) 해보려 그대 어짊 어찌 한 끝이

悍根又耐石盆寒(한근우내석분한) 굳센 뿌리 또 견뎌 돌 화분 추위

箇中尙有湘江意(개중상유상강의) 낱낱 속 외려 있어 소상강의 뜻瀟湘斑竹

直作攙天玉槊看(직작참천옥삭간) 곧바로 하늘 찔러 옥의 창 보여 찌를참 창삭

 

月夜聞子規(월야문자규) 달밤에 소쩍새 울음을 듣고-李奎報39

寂寞殘宵月似波(적막잔소월사파) 고요 쓸쓸 남은 밤 달빛 물결쳐

空山啼遍奈明何(공산제편내명하) 빈산에 울어 온통 밝아 어떻게

十年痛哭窮途淚(십년통곡궁도루) 십 년을 슬피 우니 길 다해 눈물

與爾朱脣血孰多(여이주순혈숙다) 너 함께 붉은 입술 피 익어 짙어

 

宿沙平津(숙사평진) 사평진에 묵으며-李奎報40

遊女冶容多效妓(유녀야용다효기) 논다니로 얼굴 꾸밈 거의 기생이

居民祝髮半爲僧(거민축발반위승) 사는 백성 머리 깎아 반은 중이라

江喧如識潮聲漲(강훤여지조성창) 강은 시끌 알리는 듯 물 밀림 소리

地熱那堪瘴氣蒸(지열나감장기증) 땅이 더워 어찌 견뎌 독기로 쪄서

 

贈文長老(증문장로) 문장로에게 주며-李奎報41

暫趨十二街中路(잠추십이가중로) 잠깐 달려 열두 거리 거리 속 길에

長憶三千里外山(장억삼천리외산) 오래 그려 먼 삼천 리 먼 바깥 산이

莫學閑雲空返岫(막학한운공반수) 배우지마 느긋 구름 헛돌린 산굴

好將膏雨澤人間(호장고우택인간) 잘 되기를 기름진 비 세상 베풀어

 

書文長老月傾扇(서문장로월경선) 문 장로의 월경선 부채에 쓰다-李奎報42

浮雲斜蹙手中橫(부운사축수중횡) 뜬구름 비껴 질러 손 안에 놓여 대지를축

金粉微含雪暈輕(금분미함설훈경) 금가루 살짝 담겨 눈 무리 엷어 무리훈

相得共工觸山後(상득공공촉산후) 서로 다퉈 공공이 산을 받은 뒤共工 顓頊

天低西北月輪傾(천저서북월륜경) 하늘 낮은 서북쪽 달 둥긂 기웃

 

次韻文長老未開金錢花(차운문장로미개금전화)

문 장로의 금전화 피지 않아 운을 빌어-李奎報43

早夏移根用意栽(조하이근용의재) 초여름 옮긴 뿌리 마음 써 가꿔

尙含檀口待誰開(상함단구대수개) 외려 품어 닫은 입 뉘 오면 피려

千金欲買嬌顔笑(천금욕매교안소) 천금에 사려했지 예쁜 낯 웃음

自負錢多不肯廻(자부전다불긍회) 스스로 져 돈 많아 안 옳아 돌려

 

聞江南賊起(문강남적기) 강남에서 도적이 일어남을 듣고-李奎報44

自聞群犬吠高聲(자문군견폐고성) 저들 들어 무리 개 짖어 아우성

匣劍無端白日鳴(갑검무단백일명) 갑 속의 칼 무던히 한낮에 울어

闕下牽來應有士(궐하견래응유사) 대궐 아래 끌어올 장사 있을 터

官家何惜一長纓(관가하석일장영) 관가는 어찌 아껴 긴 끈 하나를

 

遊天和寺飮茶(유천화사음다) 천화사에 가서 차를 마시며-李奎報45

穿破綠苔錢(일공천파록태전) 한 지팡이 뚫어 깨 푸른 이끼 돈

驚起溪邊彩鴨眠(경기계변채압면) 놀라 벌떡 시냇가 자던 빛 오리

賴有點茶三昧手(뢰유점차삼매수) 힘입어 차 끓이는 오롯한 솜씨三昧境

半甌雪液洗煩煎(반구설액세번전) 반 사발 눈의 진액 씻겨내 달여 사발구

 

詠春雪得二絶1(영춘설득이절1) 봄눈을 읊어-李奎報46

似怯陽和落細微(사겁양화락세미) 무서운 듯 볕 따셔 녹아 슬며시

我言何必怯春爲(아언하필겁춘위) 내 말이 어떻게 꼭 봄을 겁낼까

春光尙早花開晩(춘광상조화개만) 봄날 빛 아직 일러 꽃 피기 늦어

未害將花補此時(미해장화보차시) 아니 끼쳐 꽃 피움 이 때 도우려

 

詠春雪得二絶2(영춘설득이절2) 봄눈을 읊어-李奎報47

梅發遲遲已罪春(매발지지이죄춘) 매화 피움 늦춰서 봄 이미 허물

喜渠先放玉花新(희거선방옥화신) 기쁘게 먼저 피워 옥의 꽃 깔끔

梅花開後方交代(매화개후방교대) 매화꽃 피운 뒤로 이제 바꿔가

莫遣園英有曠辰(막견원영유광신) 하겐마라 꽃동산 휑한 날로는

 

戱題法師津(희제법사진) 법사진을 놀려 짓다-李奎報48

淵源未靜多渾濁(연원미정다혼탁) 물 나는 샘 아니 가만 많이도 흐려

風浪頻興似怒瞋(풍랑빈흥사노진) 바람물결 자주 일어 성난 듯 부릅 부릅뜰진

畢竟難看心湛處(필경난간심담처) 마침내는 보지 못해 마음 즐길 곳 즐길담

何人呼作法師津(하인호작법사진) 어떤 사람 지어 불러 법사나루라 나루진

 

萬頃縣路上(만경현로상) 만경현의 길에서-李奎報49

長川界斷橫來燒(장천계단횡래소) 긴 시내 땅을 끊어 태움 걸쳐와 사를소

深谷留號怒暢風(심곡류호노창풍) 깊은 골 울부짖어 바람 화풀이

嵐瘴熏人辦何事(람장훈인판하사) 나쁜 기운 사람 쪄 무슨 일 힘써 연기낄훈 힘쓸판

無端釀作老蒼翁(무단양작로창옹) 까닭 없이 빚어내 늙은 늙은이 빚을양

 

江上曉雨(강상효우) 강 위에 새벽 비가-李奎報50

江岸人歸白鷺飛(강안인귀백로비) 강 언덕 사람 가고 해오락 날아

漁翁日暮得魚歸(어옹일모득어귀) 어부는 해 저물어 고기 잡아가

輕雲薄薄那成雨(경운박박나성우) 엷은 구름 희끗해 어찌 비 올까

海氣于天偶作霖(해기우천우작림) 바다기운 하늘에 뜻밖 장마 져 장마림

 

戱友人製冠(희우인제관) 벗이 갓 만드는 것을 놀리며-李奎報51

新模特地傳椰子(신모특지전야자) 새론 보기 튀는 땅 야자 갓 알려 야자나무야

古樣何曾問竹皮(고양하증문죽피) 오랜 틀 어찌 일찍 대 껍질 물어

手熟不生針線迹(수숙불생침선적) 솜씨 익어 안 보여 바늘 꿰맨 데

知君眞箇老冠師(지군진개로관사) 그대 알아 참으로 익힌 갓장이

 

溪上偶作(계상우작) 시내에서-李奎報52

朅來溪上弄淸波(걸래계상롱청파) 가고 와 시내 위에 맑은 물결과 갈걸

影舞形搖幻怪多(영무형요환괴다) 그림자 춤 몸 흔들 홀려 꽤 달라

忽憶蘇郞臨潁水(홀억소랑림영수) 문득 생각 소동파 영수에 가서

鬚眉散作百東坡(수미산작백동파) 수염눈썹 흩어져 온갖 소동파

 

九日無聊有作(구일무료유작) 중양절에 기댈 데 없어-李奎報53

寒花依舊滿籬黃(한화의구만리황) 차운 꽃 옛 그대로 울 가득 노랑 울타리리

白露叢邊空嗅香(백로총변공후향) 흰 이슬 떨기 가에 괜히 향 맡아 맡을후

未把一杯酬勝景(미파일배수승경) 아니 잡은 잔 하나 빼난 볕 갚음 갚을수

重陽到我不重陽(중양도아불중양) 중양절 내게 와야 아닌 중양절

 

山中春雨(산중춘우) 산속의 봄비-李奎報54

雨聲偏與睡相宜(우성편여수상의) 빗소리 치우쳐 줘 잠자기 마땅

一榻蕭蕭日暮時(일탑소소일모시) 걸상 하나 쓸쓸히 해 저물녘에

無限人間有年喜(무한인간유년희) 끝없는 사람세상 어떤 해 기뻐

山僧獨詑菜苗滋(산승독이채묘자) 산에 스님 제 자랑 자란 채소 모 자랑할이

 

寒食日待人不知(한식일대인부지) 한식날 기다리니 남들은 몰라-李奎報55

百五佳辰人不來(백오가신인불래) 동지 백오 좋은 날 사람 아니 와冬至 105일 뒤

鞦韆影外夕陽迴(추천영외석양회) 맨 그네 그림자 밖 저녁볕 돌아 그네추천

杏餳麥酪渾閑事(행당맥락혼한사) 은행 강정 보리 즙 다 느긋한 일 엿당 진한유즙락

只對梨花飮一杯(지대리화음일배) 마주하니 배꽃만 마신 술 한 잔

 

憶吳德全(억오덕전) 오덕전을 생각하며德全 吳世才(1133∼1193)-李奎報56

心將萬里長雲遠(심장만리장운원) 마음은 만 리라도 긴 구름 멀어

淚逐空庭窓雨零(루축공정창우령) 눈물 쫓아 빈 뜰에 창에 비 내려

一別君來誰與語(일별군래수여어) 떠난 그대 쭉 오며 뉘 함께 말을

眼中無復舊時靑(안중무복구시청) 눈 가운데 못 돌려 옛날 젊을 때靑春 靑眼

 

戱路上醉臥僧(희로상취와승) 길 위에 취해 누운 중을 놀려-李奎報57

莫笑上人中聖人(막소상인중성인) 웃지 마소 스님에 성스런 사람

醍醐與酒味同醇(제호여주미동순) 제호 죽 술 더불어 맛 같은 술맛 제호호

始知糟麴神麤猛(시지조국신추맹) 처음 안 술지게미 신 거칢 너무 누룩국 거칠추

解倒金剛三味身(해도금강삼매신) 쓰러트려 금강을 삼매의 몸을 새벽매

 

楊貴妃(양귀비) 양귀비-李奎報58

未必楊妃色絶奇(미필양비색절기) 아니 꼭 양귀비라 얼굴 빼어나

只緣誤國作嬌姿(지연오국작교자) 맺혀서 나라 망칠 예쁜 맵시를

君看貞觀太平日(군간정관태평일) 그대 보라 당 태종 다스려진 날貞觀

宮掖那無一美姬(궁액나무일미희) 궁 끼고 어찌 없어 고운이 하나 겨드랑액

 

草堂詠雨1(초당영우1) 초당에서 비를 읊어-李奎報59

洒空初似飄絲細(쇄공초사표사세) 하늘 뿌려 처음엔 가는 실 날려

還如掛索脩(연류환여괘삭수) 맺은 낙수 도리어 뻗힌 줄 걸려 낙숫물류

頃刻庭前波瀲灩(경각정전파렴염) 잠깐 사이 뜰 앞에 물결 출렁여 넘칠렴 물출렁일염

兒童聚葉學浮舟(아동취엽학부주) 아이는 잎을 모아 배 띄움 해봐

 

草堂詠雨2(초당영우2) 초당에서 비를 읊어-李奎報60

風狂紙障濕(풍광지장습) 바람 몰아쳐 종이 막 적셔

地潤土牆崩(지윤토장붕) 땅이 젖으니 흙 담 무너져 무너질붕

硯滴何須涸(연적하수학) 벼루에 연적 어찌 꼭 말려 물마를학

簷端送臂承(첨단송비승) 처마 끝으로 팔 뻗어 받혀 팔비

 

江上待舟(강상대주) 강에서 배를 기다리며-李奎報61

朝日初昇宿霧收(조일초승숙무수) 아침 해 처음 올라 밤안개 거둬

促鞭行到漢江頭(촉편행도한강두) 서둔 채찍 이르니 한강 머리에

天王不返憑誰問(천왕불반빙수문) 하늘임금 안 옴을 뉘에게 물어

沙鳥閑飛水自流(사조한비수자류) 모래 새 느긋 날아 물 절로 흘러

 

與鄕黨二三子遊馬巖(여향당이삼자유마암)

고향사람 두세 사람과 말바위에 가서-李奎報62

雙馬權奇出水涯(쌍마권기출수애) 두 마리 말 잘 달려 물 나온 물가

縣名從此得黃驪(현명종차득황려) 고을이름 이부터 황려라 얻어 가라말려

詩人好古煩徵詰(시인호고번징힐) 시 하는 이 옛 좋아 찾아 캐물어 물을힐

來往漁翁豈自知(래왕어옹기자지) 오가며 고기잡이 어찌 알아져

 

尋山迷路(심산미로) 산을 찾아 길을 잃어-李奎報63

暮尋山舍昧西東(모심산사매서동) 저물어 산사 찾아 어딘지 몰라 새벽매

行墮荒榛暗莽中(행타황진암망중) 떨어져 거친 덤불 어둔 풀밭 속 개암나무진

失路忽逢樵徑在(실로홀봉초경재) 길 잃어 문득 만나 좁다란 산길

再三珍重採薪翁(재삼진중채신옹) 거듭해 귀히 여겨 섶 캐는 노인

 

戱贈美人(희증미인) 미인에게 놀리려 주다-李奎報64

曉窓呵鏡照凝酥(효창가경조응소) 새벽 창 웃는 거울 비친 뽀얀 낯 꾸짖을가 연유수

兩朶烏雲滿把梳(양타오운만파소) 두 떨기 까만 구름 잡은 빗 가득 늘어질타 빗소

時世粧成紅不暈(시세장성홍불훈) 이제 세상 꾸며진 붉음 안 빛나 무리훈

千金一笑肯廻無(천금일소긍회무) 천금의 한번 웃음 돌아옴 없어

 

村家1(촌가1) 시골집-李奎報65

斷煙橫處響村舂(단연횡처향촌용) 끊긴 연기 걸친 곳 방아 울린 집 찧을용

深巷無垣刺樹重(심항무원자수중) 깊은 골목 담 없이 가시나무 겹

萬馬布山牛散野(만마포산우산야) 많은 말 산에 깔려 소는 들 흩여

望中渾是太平容(망중혼시태평용) 바램 속에 이 온통 태평한 얼굴

 

村家2(촌가2) 시골집-李奎報66

曉寒霜重織聲催(효한상중직성최) 새벽 추위 서리 겹친 베 짜는 소리

日暮煙昏樵唱廻(일모연혼초창회) 해 저물어 연기 어둑 나무꾼 노래

野老那知重九日(야로나지중구일) 들 늙은이 어찌 알아 구월 중양절

偶逢黃菊泛濃(우봉황국범농배) 뜻밖 만난 노란 국화 띄워 짙은 술 거르지않은술배

 

村家3(촌가3) 시골집-李奎報67

山梨葉赤野桑黃(산리엽적야상황) 산 배나무 잎 붉어 들뽕나무 누른데

一路風廻間稻香(일로풍회간도향) 뻗은 길 바람 돌아 사이엔 나락향기

沒井聲中人響屐(몰정성중인향극) 숨은 우물 소리 속 사람 울린 나막신 나막신극

柴門不鎖月鋪霜(시문불쇄월포상) 사립문 아니 닫아 달빛 펼쳐 서리에 펼포

 

夏日卽事1(하일즉사1) 여름날에-李奎報68

簾幕深深樹影迴(렴막심심수영회) 발을 쳐 깊고 깊은 나무 그림자

幽人睡熟鼾成雷(유인수숙한성뢰) 그윽한 이 잠 익혀 코골이 우레 코골한

日斜庭院無人到(일사정원무인도) 해는 비껴 뜨락에 사람 아니 와

唯有風扉自闔開(유유풍비자합개) 오직이 바람 문짝 저 닫고 열고

 

夏日卽事2(하일즉사2) 여름날에七夕雨(칠석우) 칠석날에 내리는 비-李奎報69

輕衫小簟臥風欞(경삼소점와풍령) 가벼운 옷 삿자리 바람 창 누워 격자창령

夢覺啼三雨聲(몽교제앵삼우성) 꿈 깨니 울어 꾀꼴 서너 빗소리 꾀꼬리앵

密葉翳花春後在(밀엽예화춘후재) 빽빽한 잎 가린 꽃 봄 지나 있어 일산예

薄雲漏日雨中明(박운루일우중명) 엷은 구름 스민 해 빗속에 밝아 샐루

 

春曉醉眠尹學錄韻(춘효취면윤학록운)

봄날 새벽 취해 자다가 윤학록의 운으로-李奎報70

睡鄕偏與醉鄕隣(수향편여취향린) 잠잔 마을 더불어 취한 곳 이웃

兩地歸來只一身(양지귀래지일신) 두 곳에서 돌아와 다만 한 몸이

九十日春都是夢(구십일춘도시몽) 아흔 날의 봄이란 모두 꿈이나

夢中還作夢中人(몽중환작몽중인) 꿈속에 되레 지어 꿈속의 사람

 

列子御風(열자어풍) 열자는 바람을 부려-李奎報71

從來道境尙遺身(종래도경상유신) 예부터 도의 경지 몸 버림 높여

何必乘虛始自神(하필승허시자신) 어찌 꼭 하늘 올라 비로소 신선

若向風頭尋禦寇(약향풍두심어구) 바라는 바람머리 열자를 찾아 막을어 도둑구

滿空飛鳥亦眞人(만공비조역진인) 하늘 가득 나는 새 또한 진인이

 

子猷訪戴(자유방대) 완자유가 대안도를 찾아가다-李奎報72

訪人情味雪溪中(방인정미설계중) 사람 찾아 정든 맛 눈 덮인 시내

若便相逢一笑空(약편상봉일소공) 쏠리면 서로 만나 괜한 한 웃음

莫道興闌廻棹去(막도흥란회도거) 말마라 흥이 막혀 노 저어 떠나

造門直返意無窮(조문직반의무궁) 꾸민 문 바로 돌려 뜻함 끝없어

 

延福亭(연복정) 연복정-李奎報73

複道渾成碧草蕪(복도혼성벽초무) 씌운 겹 길 온통 나 거친 푸른 풀

笙歌散盡鳥相呼(생가산진조상호) 생황노래 다 흩여 새 서로 불러

箇中殷鑑分明甚(개중은감분명심) 낱낱 속 거울삼아 뚜렷함 너무

莫遣遺基掃地無(막견유기소지무) 보냄 마라 남은 터 없애 쓸지를

 

南中逢故人(남중봉고인) 남중에서 오랜 벗을 만나-李奎報74

到處相逢新進易(도처상봉신진이) 닿는 곳 서로 만나 새사람 쉬워

他鄕得見故人難(타향득견고인난) 딴 땅에서 만나기 옛 벗 어려워

別來華皓添多少(별래화호첨다소) 떠나와 흰머리 빛 보탬 얼마나

互將衰鬚仔細看(호장쇠수자세간) 서로 보자 센 수염 살펴도 보자

 

過奇相林園(과기상림원) 재상 기홍수의 숲 동산을 지나며-李奎報75

零落歸何處(금차영락귀하처) 금비녀 미인 흩여 어디를 갔나

珠履繽紡記昔年(주리빈방기석년) 구슬 신 꾸밈 자아 지난날 생각

我亦常時居客後(아역상시거객후) 내 또한 늘 언제나 살다가는 손

白頭今過淚如泉(백두금과루여천) 흰머리 이제 지나 샘처럼 눈물

 

詠鷄(영계) 닭을 읊어-李奎報76

出海日猶遠(출해일유원) 바다서 솟아 해 외려 멀어

乾坤尙未明(건곤상미명) 하늘과 땅은 아직 안 밝아

沈酣萬眼睡(침감만안수) 빠져 즐기니 모든 눈 잠자 즐길감

驚破一聲鳴(경파일성명) 놀라서 깨니 한 소리 울려

索食呼雌共(색식호자공) 먹이 찾으면 암컷을 불러

誇雄遇敵爭(과웅우적쟁) 수컷을 뽐내 적 만나 싸워

吾憐五德備(오련오덕비) 우린 알아줘 오덕을 갖춰五德:

莫與黍同烹(막여서동팽) 더불어 마라 기장과 삶아

 

思家(사가) 집 생각-李奎報77

雁信方三到(안신방삼도) 편지는 이제 세 번 다다라

蟾輪已五虧(섬륜이오휴) 달 둥긂 이미 다섯 기울어 두꺼비섬

殘露菊(황리잔로국) 거친 울타리 이슬 쓴 국화

寒樹爛霜梨(한수란상리) 차가운 나무 서리 맞은 배 문드러질란

最憶鴉頭女(최억아두녀) 가장 그리운 까만 머리 딸 갈까마귀아

還懷犀角兒(환회서각아) 도리어 품어 뻐드렁 아들 무소서

城東一區宅(성동일구택) 성안 동쪽에 한 땅에 집이

誰肯葺茅茨(수긍집모자) 누가 기꺼이 띠 지붕 잇나 지붕일집(기울즙)

 

孔巖江上吟(공암강상음) 공암강 위에서-李奎報78

浴殘飛倦鳥(욕잔비권조) 멱 감아 나빠 날기 지친 새

耕罷臥閑牛(경파와한우) 밭갈이 마쳐 느긋 누운 소

複嶺山中郭(복령산중곽) 겹겹의 고개 산속의 성곽

奔舟水上郵(분주수상우) 달리는 배는 물 위의 역말

爲憐江上景(위련강상경) 어여삐 여겨 강 위의 경치

潛到荻洲濱(잠도적주빈) 몰래 이르니 갈대밭 물가 물억새적 물가빈

太守不汝詰(태수불여힐) 태수는 너를 꾸짖지 않아

漁翁好下緡(어옹호하민) 고기 잡는 이 낚시해 좋아 낚싯줄민

 

美人怨(미인원) 아름다운 이의 탓함-李奎報79

腸斷啼鶯春(장단제앵춘) 울음 애끊는 봄날 꾀꼬리

落花紅簇地(락화홍족지) 꽃은 떨어져 붉음 덮인 땅 조릿대족

香衾曉枕孤(향금효침고) 향 이불 새벽 외론 잠자리 이불금

雙流淚(옥검쌍류루) 옥의 뺨 눈물 두 줄기 흘러 뺨검

郞信薄如雲(낭신박여운) 님을 믿음이 엷은 구름이

妾情撓似水(첩정요사수) 내 마음 술렁 물과 같아서 어지러울요

長日度與誰(장일도여수) 기나긴 날을 뉘와 함께해

皺却愁眉翠(추각수미취) 주름 물리쳐 시름의 눈썹 주름추

 

沙平江泛舟(사평강범주) 사평강에 배 띄우고-李奎報80

江遠天低襯(강원천저친) 강이 아득해 하늘밑 붙어 속옷친

舟行岸(주행안진이) 배 가는 언덕 좇아 옮겨가 좇을진

薄雲橫似素(박운횡사소) 엷은 구름은 걸친 흰 비단

疏雨散如絲(소우산여사) 성글은 비는 흩여 실처럼

灘險水流疾(탄험수류질) 여울 아슬 해 물 흐름 빨라

峰多山盡遲(봉다산진지) 봉우리 많아 산 다해 느릿

沈吟費翹首(침음비교수) 빠져 흥얼대 쓰여 뺀 고개 꼬리긴깃털교

正是望鄕時(정시망향시) 바로 이렇게 고향 바랄 때

 

喜雨(희우) 반가운 비-李奎報81

人皆新有田(인개신유전) 사람들 모두 새로 밭 일궈

得雨抃不止(득우변부지) 비에 손뼉 쳐 아니 멈추지 손뼉칠변

我無一畝地(아무일무지) 내게는 없어 한 이랑 땅이

爲國誠自喜(위국성자희) 나라를 위해 참 절로 기뻐

國廩如有餘(국름여유여) 나라 곳간은 남음 있는 듯 곳집름

吾食何時匱(오식하시궤) 내 먹을 것도 언제 다하랴 함궤

願天賜澤周(원천사택주) 하늘에 바래 두루 적심 줘 줄사

先自公田始(선자공전시) 먼저 비롯해 나라 밭부터

 

過洛東江上疏(과낙동강상소) 낙동강을 지나며 글을 올림-李奎報82

百轉靑山裏(백전청산리) 백번을 돌아 푸른 산속을

閑行過洛東(한행과낙동) 느긋이 가니 낙동강 지나

草深猶有露(초심유유로) 풀이 깊어서 외려 이슬이

松靜自無風(송정자무풍) 솔은 고요해 바람도 없어

秋水鴨頭江(추수압두강) 가을 강물에 오리머리 강

曉露猩血紅(효로성혈홍) 새벽이슬에 성성이 피 꽃

誰知倦遊客(수지권유객) 누가 알리오 쉬며 가는 손

四海一詩翁(사해일시옹) 온 세상 한낱 시 하는 사람

 

又用東度坡韻(우용동도파운) 또 동파의 운을 써서-李奎報83

道人愛深居(도인애심거) 도인은 아껴 깊이 숨어삶

隱几形似木(은궤형사목) 안석에 숨겨 꼴이 나문 듯

靜坐不出門(정좌불출문) 가만히 앉아 문을 안 나서

有如凍鼈縮(유여동별축) 얼어 있는지 자라 움츠림 자라별

跫然聞足音(공연문족음) 발자국 같이 들린 발소리 발자국소리공

一笑響空谷(일소향공곡) 한 번 웃으니 빈 골짝 울려

玆遊豈偶然(자유기우연) 이에서 놀아 어찌 뜻밖이

宿債負幽獨(숙채부유독) 묵은 빚을 져 그윽이 홀로 빚채

 

又贈尹公(우증윤공) 또 윤공에게 주다-李奎報84

蔡門初倒(채문초도사) 채옹은 문에 거꾸로 신을 신사蔡邕 王粲

闕里孰摩墻(궐리숙마장) 궐리에 누구 담을 문질러孔子

筆海怒濤迅(필해노도신) 글 바다 성나 물결 빠르고 빠를신

醉鄕歸路長(취향귀로장) 취한 마을엔 갈 길이 멀어

鵝黃空酌酒(아황공작주) 노란 아황주 괜히 마신 술 거위아 따를작

鷄舌早含香(계설조함향) 말린 계설향 일찍 품은 향丁香

何日同簪管(하일동잠관) 어느 날이면 함께 벼슬해 비녀잠

賡吟殿閣涼(갱음전각량) 이어 읊으니 집이 서늘해 이을갱

 

矮松(왜송) 다복솔-李奎報85

爲草希芝蘭(위초희지란) 풀이 되어선 지초 난초요

爲鳥慕鸞凰(위조모란황) 새가 된다면 난새 봉황새

憐汝矮且小(련여왜차소) 가여운 너는 키 짧고 작아 키작을왜

意若大而長(의약대이장) 뜻함은 같기 크고도 멀어

雖生瓦縫間(수생와봉간) 비록 생겨나 기와 인 사이 꿰맬봉

尙學松蒼蒼(상학송창창) 오히려 배워 소나무 푸름

若更觀爾性(약갱관이성) 어쩌면 다시 네 바탕 살펴

當須待嚴霜(당수대엄상) 꼭 기다려야 엄한 서리를

 

詠筆管(영필관) 붓을 읊어-李奎報86

憶爾抽碧玉(억이추벽옥) 너를 생각해 푸른 옥 뽑아

孤直挺寒林(고직정한림) 외로움 곧아 찬 숲에 빼나 뺄정

風霜苦不死(풍상고불사) 바람서리에 괴롬 안 꺾여

反見鋒刃侵(반견봉인침) 도리어 보인 칼날 끝 베임

誰將獨夫手(수장독부수) 누가 할 건지 홀아비 손에

刳出比干心(고출비간심) 도려내 꺼내 비간의 심장 가를고紂王 叔父

爲汝欲雪憤(위여욕설분) 너를 위하여 화를 삭이려

當書直言箴(당서직언잠) 마땅히 써야 지킬 곧은 말

 

詠忘(영망) 잊음을 읊어-李奎報87

世人皆忘我(세인개망아) 세상사람 다 나를 잊으니

四海一身孤(사해일신고) 온 누리에서 외론 몸 하나

豈唯世忘我(기유세망아) 어찌 세상만 나를 잊을까

兄弟亦忘予(형제역망여) 형제마저도 나를 잊겠지

今日婦忘我(금일부망아) 오늘날에는 아내 날 잊고

明日吾忘吾(명일오망오) 밝을 날이면 내가 날 잊어

却後天地內(각후천지내) 아서라 뒤에 하늘땅 안에

了無親與疏(료무친여소) 마쳐 없으니 가까움과 멂 /없음을 깨쳐

 

九品寺(구품사) 구품사에서-李奎報88

山險馬頻蹶(산험마빈궐) 산이 아슬 해 말 자꾸 움칠 넘어질궐

路長人易疲(노장인이피) 길은 멀어서 사람 쉬 지쳐

驚鼯時入草(경오시입초) 놀란 다람쥐 풀 섶에 숨어 날다람쥐오

宿鳥已安枝(숙조이안지) 묵을 새 이미 둥지에 느긋

虛閣秋來早(허각추래조) 텅 빈 절집엔 가을 일찍 와

危峰月上遲(위봉월상지) 깎인 봉우리 달 더디 올라

僧閑無一事(승한무일사) 스님 느긋해 아무 일 없어

除却點茶時(제각점다시) 떨쳐 물리쳐 차를 우릴 때

 

聞琴次韻陳學正(문금차운진학정화) 거문고를 들으며 진학정화의 운으로-李奎報89

人笒幸暗合(인금행암합) 사람 거문고 운 좋게 붙어 첨대금

絃手穩相仰(현수온상앙) 줄과 손 반겨 서로 우러러

寓古心逾淡(우고심유담) 예에 머물러 마음 더 묽어 넘을유

通仙骨欲輕(통선골욕경) 신선에 뚫려 뼈도 가벼워

淸於嵓溜落(청어암류락) 맑게 떨어져 바위 물방울 바위암

幽却谷風生(유각곡풍생) 그윽이 불어 골짝에 바람

聽罷月微側(청파월미측) 들림이 그쳐 달 살짝 기웃

冷然洗我情(냉연세아정) 썰렁하게도 내 마음 씻어

 

草堂端居和子美新賃草屋韻1(초당단거화자미신임초옥운1)

초당에 살며 두보의 시에 화운하다-李奎報90

杜門無客到(두문무객도) 문 걸어 닫아 오는 손 없어杜門不出

煮茗與僧期(자명여승기) 차를 다리니 스님 함께해 삶을자 차싹명

荷耒且學圃(하뢰차학포) 쟁기 짐 지니 밭일 배우려 쟁기뢰 밭포

歸田當有時(귀전당유시) 들에 돌아가 마땅 때 있어

貧甘老去早(빈감로거조) 가난을 달게 늙어 감 일찍

閑厭日斜遲(한염일사지) 느긋함 싫어 해 기움 더뎌

漸欲成衰病(점욕성쇠병) 차츰 되려나 여위어 아파

疎慵不啻玆(소용불시자) 뜸해 게을러 이 뿐이 아냐 뿐시

 

草堂端居和子美新賃草屋韻2(초당단거화자미신임초옥운)

초당에 살며 두보의 시에 화운하다-李奎報91

寓興撫桐孫(우흥무동손) 흥에 겨워서 거문고 만져

虛心對竹君(허심대죽군) 마음이 비어 대를 마주해

林深鴉哺子(림심아포자) 숲은 깊어서 까마귀 먹여 먹을포

幽靜鳥呼群(유정조호군) 그윽 고요해 새 무리 불러

坐石吟移日(좌석음이일) 바위에 앉아 읊어 해가 가

開窓臥送雲(개창와송운) 창 열고 누워 구름을 보내

塵喧卽咫尺(진훤즉지척) 세상 시끄러 나아간 곁은

閉戶不曾聞(폐호부증문) 문을 닫으니 일찍 안 들려

 

草堂端居和子美新賃草屋韻3(초당단거화자미신임초옥운3)

초당에 살며 두보의 시에 화운하다-李奎報92

漸漸階苔紫(점점계태자) 조금씩 섬돌 이끼 짙어져

茸茸徑草靑(용용경초청) 수북이 길엔 풀이 푸르러 무성할용

殘生浮似夢(잔생부사몽) 남겨진 삶은 꿈 같이 떠서

破屋豁於亭(파옥활어정) 부셔진 집은 정자로 뚫려 뚫린골활

不省室囊倒(불성실낭도) 집을 안 살펴 주머니 비어 주머니낭

猶嫌一日醒(유혐일일성) 오히려 싫어 하루라 술 깨 싫어할혐

詩成誰復愛(시성수부애) 시를 지으니 뉘 다시 아껴

自寫枕頭屛(자사침두병) 스스로 베껴 베개 위 병풍

 

草堂端居和子美新賃草屋韻4(초당단거화자미신임초옥운4)

초당에 살며 두보의 시에 화운하다-李奎報93

心已知焦穀(심이지초곡) 마음 이미 안 불에 탄 곡식 그을릴초

人誰射毒沙(인수사독사) 남들 뉘 쏘아 독 있는 모래

老於詩境界(노어시경계) 늙어가면서 시 하는 곳에

謀却酒生涯(모각주생애) 꾀함 물리쳐 술에서 살아

笑觀時變(묵소관시변) 잠자코 웃어 때 바뀜 보며

閒吟感物華(한음감물화) 느긋이 읊어 온갖 빛 느껴

在家堪作佛(재가감작불) 집에 있어서 부처가 다돼

靈運已忘家(령운이망가) 사령운 이미 집을 잊어서

 

江行(강행) 강을 가면서-李奎報94

路轉長川遠(로전장천원) 길을 돌아서 긴 시내 멀어

雲低曠野平(운저광야평) 구름 아래로 휑한 들 넓어

天寒征雁苦(천한정안고) 날씨 차가워 기러기 애써 칠정

沙漲宿鷗驚(사창숙구경) 모래 물 불어 갈매기 놀라 불을창

鬼火林間碧(귀화림간벽) 도깨비불에 숲 사이 파래

漁燈雨外明(어등우외명) 고기잡이 등 비 너머 밝혀

歸舟夜未泊(귀주야미박) 돌아가는 배 밤에 안 대어 배댈박

鴉軋櫓猶鳴(아알로유명) 까만 삐거덕 노 외려 울려 삐걱거릴알 방패로

 

偶龍嚴寺(용엄사) 용엄사에 살면서-李奎報95

羈紲不到處(기설부도처) 세상 얽매임 닿지 못한 곳 굴레기 고삐설

白雲僧自閑(백운승자한) 흰 구름 스님 절로 느긋해

煙光愁暮樹(연광수모수) 연기 빛 시름 저묾의 나무

松色護秋山(송색호추산) 소나무 빛깔 가을 산 지켜

落日寒蟬噪(낙일한선조) 지는 해 쌀쌀 매미 울어대 매미선 떠들썩할조

長天倦鳥還(장천권조환) 먼 하늘 지쳐 새는 돌아와

病中深畏客(병중심외객) 앓아 깊어서 손님 두려워

白晝鎖松關(백주쇄송관) 한낮에 닫힌 소나무 빗장

 

犬灘(견탄) 개여울-李奎報96

淸曉發龍浦(청효발룡포) 맑은 날 새벽 용포를 떠나 개포

黃昏泊犬灘(황혼박견탄) 어스름 저녁 배 댄 개여울

黠雲欺落日(힐운기락일) 나쁜 구름이 지는 해 속여 약을힐

狼石捍狂瀾(랑석한광란) 흩어진 돌에 빠른 물 막혀 이리랑 막을한 물결란

水國秋先冷(수국추선랭) 물의 나라라 가을 앞 썰렁

船亭夜更寒(선정야갱한) 배에 정자는 밤엔 더 추워

江山眞勝畵(강산진승화) 강산은 정말 빼어난 그림

莫作畵圖看(막작화도간) 짓지를 마라 보려는 그림

 

醉遊下寧寺(취유하녕사) 취하여 놀아 절을 내려와-李奎報97

偶到湖邊寺(우도호변사) 뜻밖에 닿아 호숫가 절에

淸風散酒(청풍산주훈) 맑은 바람이 술기운 흩어 취할훈

野荒偏引燒(야황편인소) 들은 거칠어 쏠려 불 끌고 사를소

江暗易生雲(강암이생운) 강은 어둑해 쉬 구름 일어

碧嶺侵沙斷(벽령침사단) 푸른 고개는 모래에 끊겨

奔流夾岸分(분류협안분) 치달려 흘러 낀 언덕 나눠

孤舟何處泊(고주하처박) 외로운 배를 어디에 대나

漁笛來聞(어적만래문) 어부의 피리 저녁에 들려

 

秋送金先輩登第還鄕(추송김선배등제환향)

가을에 김선배가 등과하여 귀향함에 보내며-李奎報98

射策登高第(사책등고제) 꾀함 맞아서 과거에 올라

騰裝返故鄕(등장반고향) 오른 꾸밈에 고향 돌아가

春同鶯出谷(춘동앵출곡) 봄 같이 꾀꼴 골짝을 나와

秋趁雁隨陽(추진안수양) 가을 좇아서 기러기 따라

落日秋行色(락일추행색) 떨어지는 해 가을 가는 빛

孤煙慚別腸(고연참별장) 외로운 연기 헤짐 부끄러 부끄러울참

明年會相見(명년회상견) 이듬해 모여 서로 봐야지

好去莫霑裝(호거막점장) 좋게 떠나야 옷 적심 마오 젖을점

 

蓼花白鷺(요화백로) 여뀌 꽃 해오라기-李奎報99

前灘富魚蝦(전탄부어하) 앞 여울 많은 물고기 새우

有意劈波入(유의벽파입) 뜻 있어 갈라 물결에 들어 쪼갤벽

見人忽驚起(견인홀경기) 사람 봐 흠칫 놀라 일어나

蓼岸還飛集(료안환비집) 여뀌 꽃 언덕 날아가 앉아

翅頸待人歸(시경대인귀) 목 날개 움찔 사람 가기를 날개시

細雨毛衣濕(세우모의습) 가랑비에도 털옷이 젖어

心猶在灘魚(심유재탄어) 마음 오히려 여울 고기에

人道忘機立(인도망기립) 사람들 말해 멍히 서 있어

 

敵意(적의) 적대시하는 뜻-李奎報100

獨坐自彈琴(독좌자탄금) 저 혼자 앉아 거문고를 타

獨吟頻擧酒(독음빈거주) 홀로 읊으며 자주 술 들어

旣不負吾身(기불부오신) 이미 못 가눠 내 몸마저도

又不負吾口(우불부오구) 또한 안 덮어 내 입까지도

何須待知音(하수대지음) 어찌 꼭 바래 날 알아줄 이

亦莫須飮友(역막수음우) 또 바램마라 함께 마실 벗

敵意則爲歡(적의즉위환) 미워하는 뜻 기뻐함 위해

此言吾必取(차언오필취) 이리 말함은 내 꼭 얻어야

 

甘露寺(감로사) 감로사에서-李奎報101

金碧樓臺似(금벽루대사) 금빛 옥빛이 누대와 같아

環遶水重圍(환요수중위) 둥글게 둘러 물 겹겹 감싸 두를요

炤日添秋露(소일첨추로) 밝은 해 보태 가을 이슬에 밝을소

干雲散夕霏(간운산석비) 다가온 구름 저녁 놀 흩어 눈펄펄내릴비

偶成文字去(우성문자거) 뜻밖에 이룬 글자 떠나가기러기

自作畫圖飛(자작화도비) 저절로 지은 그림이 날아해오라기

不起江加鏡(불기강가경) 물결 안 일어 강은 거울이

路上行人對(로상행인대) 길 위를 걸어 걷는 이 마주

 

甘露寺(감로사) 감로사에서-李奎報102

金碧樓臺似(금벽루대사저휘) 금빛옥빛 누대는 훨훨 나는 듯 날아오를저 훨훨날휘

靑山環遶水重圍(청산환요수중위) 푸른 산 둥글 둘러 물 겹겹 감싸 두를요

霜華炤日添秋露(상화소일첨추로) 서리 비친 밝은 해 가을이슬 더 밝을소

海氣干雲散夕霏(해기간운산석비) 바다기운 구름 쳐 저녁 놀 흩어 눈펄펄내릴비

鴻雁偶成文字去(홍안우성문자거) 기러기 뜻밖 이룬 글자 떠나가

鷺鶿自作畫圖飛(로자자작화도비) 물새들 절로 지은 그림이 날아 가마우지자黑白

微風不起江加鏡(미풍불기강가경) 실바람 일지 않아 강은 거울이

路上行人對影歸(로상행인대영귀) 길 위를 걷는 이는 그림자도 가

 

鸚鵡(앵무) 앵무새-李奎報103

衿披藍綠觜丹砂(금피람록자단사) 옷 걸침 쪽빛 푸름 털뿔은 붉어 털뿔자

都爲能言見(도위능언견위라) 모두 하니 말을 해 그물 걸리지 그물위

小兒圓舌澁(교차소아원설삽) 예쁘장 작은아이 혀 놀림 꺼려 자랑할차 떫을삽

玲瓏處女惠容多(영롱처녀혜용다) 아롱다롱 아가씨 꾸밈새 한껏 옥소리령롱

慣聞人語傳聲巧(관문인어전성교) 익히 들은 남의 말 잘 옮긴 소리 버릇관

新學宮詞道字訛(신학궁사도자와) 새로 배운 궁궐 말 글자 잘못 말 그릇될와

牢鎖玉籠無計出(뢰쇄옥롱무계출) 우리 갇혀 옥 조롱 벗을 꾀 없어 우리뢰 대그릇롱

隴山歸夢漸蹉跎(롱산귀몽점차타) 고개 산 돌아갈 꿈 차츰 어긋나 넘어질차 헛디딜타

 

賀文長老得寺(하문장로득사) 문 장로 절을 얻어 축하하며-李奎報104

公道如今尙不隳(공도여금상불휴) 공도는 이제처럼 여태 안 깨져 무너뜨릴휴

名藍還到一淸羸(명람환도일청리) 이름난 절 오게 돼 한 맑은 스님 여윌리伽藍

老龍得瀨方專穴(로룡득뢰방전혈) 늙은 용 여울 얻어 막 오롯 들어 여울뢰

瘦鳳尋梧始占枝(수봉심오시점지) 여윈 봉 오동 찾아 첫 앉은 가지

山水風流眞勝地(산수풍류진승지) 산에 물 바람 흘러 정말 빼난 땅

鶯花時節是歸期(앵화시절시귀기) 꾀꼬리 꽃 철일 때 돌아가는 때

我今懽抃先來賀(아금환변선래하) 내 이제 기뻐 손뼉 먼저 와 축하 기뻐할환 손뼉칠변

不爲吾師也爲時(불위오사야위시) 안 위해 우리 스님 어쩜 때 위해

 

訪覺月師(방각월사) 각월 스님을 찾아-李奎報105

步步行隨入谷雲(보보행수입곡운) 걷고 걸어 따라가 골짝 든 구름

自然幽洞辟紅塵(자연유동벽홍진) 절로 그리 깊은 골 세상을 멀리

已將蚊雀觀鍾釜(이장문작관종부) 이미 해 모기 참새 잔 가마 살펴 가마부

曾把螟蛉戲搢紳(증파명령희진신) 일찍 잡은 애벌레 꽂아 매 놀아 잠자리령 꽂을진

俯仰歸來推幻化(부앙귀래추환화) 위아래 봐 돌아와 홀려서 옮아

死生得喪任天鈞(사생득상임천균) 죽고 삶 얻고 잃어 하늘에 맡겨 죽을상 서른근균

多師雪裏猶(다사설리유사주) 많은 스님 눈 속에 외려 술 사와 외상으로살사

借與山中一日春(차여산중일일춘) 빌려준 산 가운데 하루의 봄날

 

兒三百飮酒(아삼백음주) 아들 삼백이 술을 마셔-李奎報106

汝今乳齒已傾觴(여금유치이경상) 네가 이제 젖니에 벌써 잔 기웃 기울경

心恐年來必腐腸(심공년래필부장) 두려운 맘 앞으로 꼭 창자 썩어 썩을부

莫學乃翁長醉倒(막학내옹장취도) 배우지마 이 아비 늘 취해 비틀 넘어질도

一生人道太顚狂(일생인도태전광) 한 삶에 남들 말이 너무나 미쳐 꼭대기전

一生誤身全是酒(일생오신전시주) 한 살이 그릇된 몸 워낙 이 술이

汝今好飮又何哉(여금호음우하재) 너 이제 좋아 마셔 또 어찌할꼬

命名三百吾方悔(명명삼백오방회) 이름 붙여 삼백이 내 막 뉘우쳐

恐爾日傾三百杯(공이일경삼백배) 아마 너 날 기울여 삼백 잔 할까

 

江上偶吟(강상우음) 강 위에서-李奎報107

滾滾長江流向東(곤곤장강류향동) 흘러흘러 긴 강은 흘러 동으로 흐를곤

古今來往亦何窮(고금래왕역하궁) 옛 이제 오고가니 또 어찌 다해

商船截破寒濤碧(상선절파한도벽) 장삿배 끊고 부숴 찬 물결 푸름 끊을절

漁笛吹殘落照紅(어적취잔락조홍) 고기피리 불리어 지는 빛 붉어

鷺格斗高菰岸上(로격두고고안상) 해오라기 별 높이 부추 언덕 위 향초고

雁謀都寄稻畦中(안모도기도휴중) 기러기 꾀 다 붙어 논두렁 속에 밭두둑휴

嚴陵舊迹無人繼(엄릉구적무인계) 엄자릉 옛날 자취 잇는 이 없어

終抱煙波作釣翁(종포연파작조옹) 끝내 안겨 안개 결 낚시 늙은이

 

犬浦偶吟(견포우음) 견포에서-李奎報108

無端馬上換星霜(무단마상환성상) 까닭 없이 말 위서 해가 바뀌고

望闕思家倍感傷(망궐사가배감상) 대궐 바래 집 생각 아픔만 더해

紅日落時天杳杳(홍일락시천묘묘) 붉은 해 떨어질 때 하늘 어두워 어두울묘

白雲缺處水蒼蒼(백운결처수창창) 흰 구름 모자란 곳 물이 푸르러

雨晴草色連空綠(우청초색련공록) 비 개어 풀 빛깔은 하늘 이은 빛

風暖梅花度嶺香(풍난매화도령향) 바람 따뜻 매화꽃 재 넘은 내음

薄宦江涯良悒悒(박환강애량읍읍) 엷은 벼슬 강 물가 정말 착잡해 벼슬환 근심할읍

春光何況攪離腸(춘광하황교리장) 봄날 빛 어이 그리 속을 휘젓나 어지러울교

 

三月又到保安縣江上課木(삼월우도보안현강상과목)

삼월에 보안현 강에 이르러 나무를 매겨 올리며-李奎報109

一春三過此江頭(일춘삼과차강두) 봄 한철 세 번 지나 이 강 머리를

王事何曾怨未休(왕사하증원미휴) 임금 일 어찌 일찍 못 쉬어 탓해

萬里壯濤奔白馬(만리장도분백마) 만 리 거센 큰 물결 흰말이 달려

千年古木臥蒼虯(천년고목와창규) 천년을 묵은 나무 푸른 용 누워 규룡규

海風吹落蠻村笛(해풍취락만촌적) 바다바람 불려 져 어촌의 피리

沙月來迎浦客舟(사월래영포객주) 모래 달 오며 맞아 갯가 찾는 배

擁去騶童應怪我(옹거추동응괴아) 안고 가 말잡이 애 으레 날 몰라 말먹이는사람추

每逢佳景立遲留(매봉가경립지류) 좋은 경치 만나선 더디 서 머뭇

 

再入臨陂郡(재입림피군) 다시 임피군에 들어가며-李奎報110

古縣依然接水湄(고현의연접수미) 옛 고을 그렇듯이 물가에 닿아 물가미

前驅紅旆拂林歸(전구홍패불림귀) 앞 몰이 붉은 깃발 숲을 스쳐가 기패

往來雌有鶯相識(왕래자유앵상식) 오가니 암컷 있어 꾀꼬리 알아

衰病那堪馬似飛(쇠병나감마사비) 늙어 병 어찌 견뎌 날듯 한 말이

客舍新除垂柳路(객사신제수류로) 객사에 새로 닦은 버들 드린 길

人家半掩映花扉(인가반엄영화비) 사람 집 반쯤 닫혀 꽃 어린 사립

參軍孤瘦難堪見(참군고수난감견) 참군에 외론 여윔 보니 못 견뎌

士女可須聚作圍(사녀가수취작위) 선비 아낙 꼭 옳아 모여 둘러서

 

題浦口小村(제포구소촌) 포구의 작은 마을-李奎報110

流水聲中朝復暮(류수성중조부모) 물 흐름 소리 속에 아침 또 저녁

海村籬落苦蕭條(해촌리락고소조) 바다마을 울 흩여 괴로움 쓸쓸

湖淸巧印當心月(호청교인당심월) 호수 맑아 꼭 찍어 마음 달 맞아

貪呑入口潮(포활탐탄입구조) 포구 넓어 폭 삼켜 밀물을 들여

古石浪舂平作礪(고석랑용평작려) 오랜 돌 물결 찧어 너른 숫돌이 거친숫돌려

壞船苔沒臥成橋(괴선태몰와성교) 깨진 배 이끼 덮여 누워 다리로

江山萬景吟難狀(강산만경음난상) 강산에 모든 볕발 읊어 못 그려

須倩丹靑畫筆描(수천단청화필묘) 꼭 빌어 붉음 푸름 붓이라 그려 예쁠천

 

寄吳德全(기오덕전) 오덕전에게-李奎報111

海山東去路悠悠(해산동거로유유) 바다 산 동쪽 떠나 길은 아득해

一落天涯故倦遊(일락천애고권유) 한 떨어진 하늘 끝 가다가 지쳐

黃稻日肥鷄鶩喜(황도일비계목희) 누른 벼 날로 살쪄 닭오리 반겨 집오리목

碧梧秋老鳳凰愁(벽오추로봉황수) 벽오동 가을 시듦 봉황새 시름

煙波不返遊吳棹(연파불반유오도) 안개물결 아니 와 오 배로 놀아 노도

雪月期浮訪剡舟(설월기부방섬주) 눈의 달에 띄우려 섬 배로 찾아 땅이름섬

聖代未應終見棄(성대미응종견기) 태평성대 안 맞아 끝내 버려져

莫辭垂白釣淸流(막사수백조청류) 물림 마 흰머리에 맑은 물 낚시

 

又用東度坡詩韻贈之(우용동도파시운증지) 동도파 시의 운으로 지어주다-李奎報112

鮎魚緣竹一何遲(점어연죽일하지) 메기로 대에 묶임 이 어찌 더뎌 메기점緣木求魚

慙愧頭銜似昔時(참괴두함사석시) 부끄러 머리 이름 옛 때와 같아 재갈함

只爲別來長飽戀(지위별래장포련) 다만 하니 따로 와 오래 배불려

故應相見更多姿(고응상견갱다자) 맞아서 서로 보니 또 많은 맵시

詩敎雪暈微侵鬢(시교설훈미침빈) 시가 시킨 눈 무리 살짝 든 머리

酒放春紅半(주방춘홍반잠기) 술에 내친 봄 붉음 반쯤 담근 살 담글잠

我亦參禪老居士(아역참선로거사) 내 또한 선에 드는 늙어 머문 이

祖師林下舊橫枝(조사림하구횡지) 처음스님 숲 아래 옛 걸친 가지

 

景福寺路上作(경복사로상작) 경복사 길 위에서-李奎報113

一路脩脩繞碧山(일로수수요벽산) 길 하나 쭉쭉 뻗어 푸른 산 둘러

觸松紗帽梢端(촉송사모주초단) 솔에 닿은 깁 모자 가지 끝 걸려 댈주

渴窺深井難抔飮(갈규심정난부음) 목말라 깊은 우물 움켜 못 마셔 움킬부

行過幽花試折看(행과유화시절간) 지나가며 그윽 꽃 꺾어도 보네

點過淸溝上(청정점과청구상) 잠자리 흩여 지나 맑은 도랑 위 봇도랑구

蜇蝪遁藏碧草中(철탕둔장벽초중) 도마뱀 숨어 감춰 푸른 풀 속에 쏠철 땅거미탕

山路何須僧導去(산로하수승도거) 산길에 어찌해 꼭 스님 끌어 가

磬聲敲處認鴦宮(경성고처인앙궁) 경쇠소리 치는 곳 알아 원앙 궁 두드릴고

 

渡臨津(도임진) 임진강을 건너며-李奎報114

扁舟駕浪疾於飛(편주가랑질어비) 얕은 배 물결 타니 날기보다 더

水氣凄涼逼客衣(수기처량핍객의) 물 기운 싸늘 썰렁 길손 옷에 다 닥칠핍

綠岸有時雙鷺立(록안유시쌍로립) 푸른 언덕 때로는 백로 나란 서

碧天何處一帆歸(벽천하처일범귀) 파란 하늘 어디로 돛배 하나 가

山含紅日低村樹(산함홍일저촌수) 산 머금은 붉은 해 마을 나무 밑

風卷銀濤碎釣磯(풍권은도쇄조기) 바람 말아 은물결 낚시터를 쳐

初出東門尙怊悵(초출동문상초창) 처음 나와 동문엘 외려 슬퍼 해

渡江無奈益依依(도강무내익의의) 강 건너기 어쩌나 더욱 못내 해

 

又贈金君(우증금군) 또 김군에게 주며-李奎報115

珍重金君愛客心(진중김군애객심) 보배 같이 김군은 손님 맘 아껴

見來長共酒杯深(견래장공주배심) 오면 봐 오래 함께 술잔 깊어가

霜秋少睡先鷄起(상추소수선계기) 서리가을 잠 적어 닭 앞서 깨어

露曉多情伴鶴吟(로효다정반학음) 이슬새벽 겨운 정 학 벗해 읊어

俊拔子應三耳湧(준발자응삼이용) 잘빠진 그대 으레 귀 셋이 솟아 샘솟을용

衰遲我已二毛侵(쇠지아이이모침) 늙음 더뎌 내 벌써 다른 털 들어

相逢話舊翻悽悵(상봉화구번처창) 서로 만나 옛 얘기 슬픔 엎치락

挑盡靑燈淚濕襟(도진청등루습금) 심지 다해 푸른 등 눈물 젖은 옷

 

八月二日(팔월이일) 팔월이일-李奎報116

食罷禪房暫啜茶(식파선방잠철다) 밥 다 먹은 절 방서 잠깐 차 마셔 마실철

半山紅日已西斜(반산홍일이서사) 산 중턱에 붉은 해 이미 서쪽엘

坐呼階畔馴人鶴(좌호계반순인학) 앉아 불러 뜰 두둑 사람 따른 학

臥聽門前警盜鵝(와청문전경도아) 누워 들어 문 앞에 도둑 놀랠 새 거위아

萬柳影中南北路(만류영중남북로) 많은 버들 그늘 속 남북으로 길

一溪聲外兩三家(일계성외량삼가) 한 시내 물소리 밖 두어 채 집이

卒然得句聊題壁(졸연득구료제벽) 마침내 시구 얻어 벽에다 쓰니猝然

寄語闍梨莫(기어도리막멱사) 말 붙여 큰스님께 깁 덮지 마오 망루도 덮을멱

 

開國寺池上作(개국사지상작) 개국사 연못에서 짓다-李奎報117

尋僧散步樹陰中(심승산보수음중) 스님 찾아 거닐어 나무 그늘 속

遇勝留連曲沼東(우승류련곡소동) 빼남 만나 남겨져 굽은 못 동쪽

點水蜻綃翼綠(점수청정초익록) 물을 찍는 잠자리 얇은 날개에

浴波繡毛紅(욕파계칙수모홍) 물결 멱 물새들새 수논 털 붉어 비오리계 뜸부기칙

仙人掌重蓮承露(선인장중련승로) 신선은 손바닥 둘 연잎 위 이슬

宮女腰輕柳帶風(궁녀요경류대풍) 궁녀는 허리 간들 버들 띠 바람

出戲游魚休避去(출희유어휴피거) 놀러 나온 물고기 아니 벗어나

蹲池不必是漁翁(준지불필시어옹) 웅크린 못 꼭 아니 고기 잡는 이 웅크릴준

 

和宿天壽寺(화숙천수사) 천수사에 묵으며 답하다-李奎報118

百花相倚鬪輕盈(백화상의투경영) 온갖 꽃 서로 기대 다퉈 살짝 차

準擬同君醉太平(준의동군취태평) 견줘 봐 그대 함께 취해 태평해 헤아릴의

嘉節無端揮淚別(가절무단휘루별) 좋은 철 까닭 없이 눈물로 헤져

亂山何處皺眉行(난산하처추미행) 어지런 산 어디로 주름져 가나 주름추

玉川文字五十卷(옥천문자오십권) 옥천 노동 문자는 오십 권의 글盧仝

魯望生涯三十楹(노망생애삼십영) 육귀몽 노망 삶은 삼십 칸의 집陸龜蒙

曾是少年爲客處(증시소년위객처) 일찍이 젊은 나이 나그네 된 곳

逢人問我舊姓名(봉인문아구성명) 사람 만나 날 물어 옛 성과 이름

 

梅花(매화) 매화-李奎報119

庾嶺侵寒拆凍脣(유령침한탁동순) 유령 재 추위 들어 언 입술 터져 곳집유 열탁

不將紅粉損天眞(부장홍분손천진) 않으려 붉은 가루 하늘 참 덜어

莫敎驚落羌兒笛(막교경락강아적) 하겐 마 놀람 떨침 오랑캐 피리

好待來隨驛使塵(호대래수역사진) 잘 기다려 오면서 역 사자 먼지

帶雪更粧千點雪(대설갱장천점설) 두른 눈 다시 꾸며 천 송이 눈꽃

先春偸作一番春(선춘투작일번춘) 봄 앞서 훔쳐 지어 한바탕 봄을 훔칠투

玉肌尙有淸香在(옥기상유청향재) 옥 살결 여태 있어 맑은 향 지녀

竊藥姮娥月裏身(절약항아월이신) 약을 훔친 항아로 달 가운데 몸

 

和子美成都草堂韻1(화자미성도초당운1) 두보의 성도초당 운에 답하며-李奎報120

嬾惰無心賦兩鄕(란타무심부량향) 게을러 마음 없어 두 고을 읊기 게으를란타

況堪著論效王符(황감저론효왕부) 하물며 지어 논해 왕부 본받아後漢 王符 潛夫論

緬思潘閬三峯好(면사반랑삼봉호) 생각 골똘 반랑의 삼봉도 좋아 가는실면 솟을대문랑

且任陳蕃一室蕪(차임진번일실무) 잠깐 맡겨 진번의 한 칸 집 거칢 우거질번

小塢移花邀客看(소오이화요객간) 작은 둑에 옮긴 꽃 손님 맞아 봐 둑오 맞을요

比隣有酒遣兒沽(비린유주견아고) 이웃 나란 술 있어 아이 보내 사 팔고

何煩點檢人間事(하번점검인간사) 어찌 괴롬 밝혀내 세상살이 일

出處悲歡命矣夫(출처비환명의부) 나선 곳 기쁨 슬픔 해야 할 일이

 

和子美成都草堂韻2(화자미성도초당운2) 두보의 성도초당 운에 답하며-李奎報121

不把餘愚汚及溪(불파여우오급계) 안 잡아 어리석음 더럽힌 시내

幽棲租免宦途迷(유서조면환도미) 깊이 살아 세 벗어 벼슬길 헤매

披襟快得風來北(피금쾌득풍래북) 옷깃 헤쳐 시원함 바람 든 북쪽

隱几從敎日向西(은궤종교일향서) 숨은 책상 쫓게 해 해 저문 서쪽

世味淺深曾染指(세미천심증염지) 세상맛 얕고 깊어 일찍 물든 손

人生得失已忘蹄(인생득실이망제) 사람 삶 얻고 잃어 벌써 잊힌 발

半窓林影搖森翠(반창림영요삼취) 창에 반쯤 숲 그늘 숲 푸름 흔들

讀罷書頭落燕尾(독파서두락연미) 읽기 마친 책머리 제비 똥 떨렁

 

和子美成都草堂韻3(화자미성도초당운3) 두보의 성도초당 운에 답하며-李奎報122

半捲疎簾獨倚欄(반권소렴독의란) 반쯤 걷힌 성긴 발 난간에 기대

雨聲淙瀉劇驚湍(우성종사극경단) 빗소리 쏟아 부어 여울이 놀래 물소리종 쏟을사

橫雲尙自暗千嶂(횡운상자암천장) 비낀 구름 아직도 온 산에 어둑 높고가파른산장

落日不知餘幾竿(낙일부지여기간) 저문 해 아니 알아 낚싯대 몇몇

遇客只愁浮太白(우객지수부태백) 손님 만나 시름은 떠돈 이태백

學仙何苦鍊還丹(학선하고련환단) 신선 배워 어찌해 선단 굽는 일

爲言隣叟好來往(위언린수호래왕) 말하니 이웃 노인 잘도 오고가

除却閑談送老難(제각한담송로난) 빼물려 느긋 얘기 늘그막 보내

 

聊省驛壁上韻(료성역벽상운) 요성역 벽의 운으로-李奎報123

幽谷一宵中酒宿(유곡일소중주숙) 깊은 골짝 하룻밤 술 취해 묵어

聊省半日解驂留(료성반일해참류) 기대 살펴 반나절 푼 안장 머뭇 곁마참

歸來阮籍空長嘯(귀래완적공장소) 돌아온 완적처럼 길게 휘파람阮籍(210∼263)

寂寞相與故倦遊(적막상고권유) 쓸쓸 고요 상여는 놀기도 지쳐司馬相如

郵吏送迎何日了(우리송영하일료) 역 아전 보냄 맞음 어느 날 끝나 역참우

使華來往幾時休(사화래왕기시휴) 중국사신 오고감 몇몇 때 쉬나

唯予幸是閑行者(유여행시한행자) 오직 내 다행히도 느긋한 길손

來不煩人去自由(래불번인거자유) 오며 아니 괴론 이 가기 저 하기

 

杜門(두문) 문을 닫아두고-李奎報124

爲避人間謗議騰(위피인간방의등) 벗어나려 세상을 헐뜯음 끓어 헏뜰을방 오를등

杜門高臥髮鬅(두문고와발붕괄) 문 닫고 높이 누워 머리 헝클려 머리흐트러질붕

初如蕩蕩懷春女(초여탕탕회춘녀) 처음엔 흐드러져 품어 봄 처녀

漸作寥寥結夏僧(점작료료결하승) 차츰 돼 쓸쓸 고요 매인 여름 중

兒戱牽衣聊足樂(아희견의료족락) 아이 놀이 옷 끌어 넉넉히 즐겨

客來敲戶不須應(객래고호불수응) 손님 와 문 두드려 꼭 반김 않아

窮通榮辱皆天賦(궁통영욕개천부) 막힘 뚫림 피고 짊 다 하늘이 줘

何曾羨大鵬(척안하증선대붕) 메추리 어찌 일찍 붕새 부러워 부러워할선

 

井中月 우물속의 달 ※色中覺空 색 가운데서 공을 깨친다125

山僧貪月色 산사스님 탐하니 달빛이나마 / 月色이라고

竝汲一甁中 함께 길어 한 병에 담아두었네 / 가졌네 길을급 병병

到寺方應覺 절에 와서 그제야 깨달았구나

甁傾月亦空 병을 눕혀 따르니 달 또한 없네 / 달도 또한 空

 

新穀行 새 곡식의 행126

一粒一粒安可輕 한 알 한 알 어찌해 가볍다하랴 알립 벼도

係人生死與富貧 사람에 매인 것이 생사와 빈부 걸릴계

我敬農夫如敬佛 내 받들기 농부를 부처님 같이

佛猶難活已飢人 되레 부처 어려워 주린 이 살림

可喜白首翁`````````기쁘다 머리 하얀 늙은이라도

又見今年稻穀新 또 보았네 올해도 햅쌀 새로움

雖死無所歉```````` 비록이제 죽어도 흉년 아님에 흉년들겸

東作餘膏及此身 농사지어 남은 쌀 내게도 미쳐 살찔고

 

晩望 늦은 바램127

李杜啾後 이백 두보 시 읊고 노래한 뒤에 비웃을조 소리추

乾坤寂寬中 하늘땅이 고요해 너그러워서 너그러울관

江山自閑暇 강산은 저 혼자서 한가로우며

片月掛長空 조각달은 먼 하늘 걸려만 있어 걸괘

 

四快 네 가지 기쁨128

大旱逢甘雨 큰 가뭄에 단비를 만났단 듯이

他鄕見故人 타향 땅에 고향 벗 봤을 때처럼

洞房華燭夜 신방에 촛불 밝힌 첫날밤이면

金榜掛長名 금방에 내 이름이 붙었다 치자

 

過洛東江上流 낙동강 상류를 지나며129

百轉靑山裏 백번을 구비치는 청산 속에서 속리

閑行過洛東 한가하게 걸어서 낙동강 지나

草深猶有露 푸른 풀 우거져도 이슬이 있고

松靜自無風 소나무 고요하니 바람이 없어

秋水鴨頭綠 가을 물 푸르기는 오리머리고

曉霞猩血紅 새벽노을 붉힘은 성성이 핏빛 성성이성

誰知倦遊客 누가 알까 게을리 노는 나그네 게으를권

四海一詩翁 사방천지 한사람 시 짓는 노인

 

江上月夜望舟客 강에서 달밤에 배를 바라보며130

官人閒念笛橫吹 벼슬살며 틈내어 피리를 부네 피리적 불취

蒲席凌風去似飛 부들자리 바람에 날듯이 떠나 부들포 능가할능

天上月輪天下共 하늘 위 둥근달은 온 누리 함께 바퀴륜

自疑私載一船歸 어럽쇼 챙겨 실어 배와 같이 가 실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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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