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3부
生年 字 號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1308 南村 李公遂(1308∼1366)文忠 益山 僉議評理 1
下第贈登第 급제 못한 이가 급제한 이에게 주다
白日明金榜 대낮의 해는 밝아 금방을 밝혀 매방로
靑雲起草廬 푸른 꿈 일어남은 초가집에서 오두막집려
那知廣寒桂 어찌 알랴 달나라 계수나무에 계수나무계 廣寒殿
尙有一枝餘 아직도 가지하나 남아 있으니
1309 止中 霽亭 李達衷(1309∼1384)文靖 慶州 霽亭集 제정 이달충 22
有感 느낌 있어1
將行有何海 앞으로 가야할 곳 어떤 바단가
將涉無舟航 나아가 건너갈 데 배 없이 가리 건널섭
要見我所思 봐야하니 나로서 생각할 것이
欲往還彷徨 가려하나 돌아서 어정거리네 거닐방 노닐황
才非傳說楫 재주는 아니 물려 노를 말하나 노즙
世運亦未昌 세상운수 역시나 아니 펼치네 창성할창
潛光且俟命 빛은 잠겨 또다시 기다려야지 기다릴사
妄動遭禍殃 아무렇게 했다간 재앙만 만나 허망할망 만날조 재앙앙
三日浦(삼일포) 삼일포 ※강원도 고성 관동팔경의 하나-李達衷2
沙路漫漫遠竝瀛(사로만만원병영) 모랫길 질펀 널려 먼 바다 함께
雲山漠漠近鋪屛(운산막막근포병) 구름 산 한참 아득 병풍 펼친 듯
四仙亭畔訪仙筆(사선정반방선필) 사선정 가에 찾아 국선의 필적
三日浦頭投鷺汀(삼일포두투로정) 삼일포 앞 날아든 해오락 물가
※신라 효소왕 때 永郞 述郞 南石郞 安祥郞 남쪽절벽에 述郞徒南石行
晩景樓(만경루) 만경루-李達衷3
觀海來登晩景臺(관해래등만경대) 바다 보려 오르니 만경대에를
雲濤煙浪接天來(운도연랑접천래) 구름 물결 안개 결 하늘서 내려
若將此水變春酒(약장차수변춘주) 하게해서 이 물을 봄 술로 바꿔
何止日傾三百盃(하지일경삼백배) 어찌 그쳐 하루에 삼백 잔 마셔
閨情(규정) 규방의 정-李達衷4
贈君同心結(증군동심결) 그대께 주니 한 마음 맺음
貽我合歡扇(이아합환선) 내게 남기니 기쁨의 부채
君心竟不同(군심경불동) 그대 맘 끝내 같지가 않아
好惡千萬變(호오천만변) 좋다 미웠다 천만 번 바꿔
我歡亦未成(아환역미성) 내 기쁨 또한 이루지 못해
憔悴日夜戀(초췌일야련) 애태워 야윔 밤낮 그리워
棄捐不怨君(기연불원군) 내버려 놓아 님 원망 않아
新人多婉孌(신인다완련) 새 사람 하도 예뻐서 고와
婉孌能幾時(완련능기시) 곱고 어여쁨 얼마나 갈까
光陰疾於箭(광음질어전) 세월은 빨라 화살보다도
焉知如花人(언지여화인) 어찌 알 텐가 꽃 같은 사람
亦有欺皺面(역유기추면) 속일 수 있나 주름진 얼굴
雜興五章寄思菴1(잡흥오장기사암1) 흥이 섞인 글을 사암 유숙에게 부쳐-李達衷5
雲松何蒼蒼(운송하창창) 구름 소나무 어찌 푸르러
家在山之阿(가재산지아) 집이 있으니 산에 언덕에
於焉守幽獨(어언수유독) 어느덧 지켜 그윽이 혼자
覽物悲年華(람물비년화) 만물 보면서 슬픈 한창 때
嚶嚶聽春鳥(앵앵청춘조) 앵앵 들으니 봄날 새소리 새소리앵
又復見秋禾(우부견추화) 또다시 보는 가을철 벼를
豈我事高潔(기아사고결) 어찌 내 일이 높고 깨끗해
人自無相過(인자무상과) 사람 저절로 지나감 없어
雜興五章寄思菴2(잡흥오장기사암2) 흥이 섞인 글을 사암 유숙에게 부쳐-李達衷6
嫣然草中花(언연초중화) 생긋 웃으니 풀 가운데 꽃 싱긋웃을언
灼灼紅映綠(작작홍영록) 활활 붉음이 푸름을 덮어 사를작 비출영
黃蜂來何方(황봉래하방) 노란 벌 오니 어딘가에서
歌詠慰幽獨(가영위유독) 노래해 달래 숨은 혼자를
翩翩有珍禽(편편유진금) 푸드덕 날아 멋진 멧새가
剝啄韻枯木(박탁운고목) 쪼아서 울려 마른 나무를 벗길박 쫄탁
事無關我心(사무관아심) 일이야 없어 내 마음에는
足以娛耳目(족이오이목) 넉넉히 즐겨 귀로 눈으로 즐거워할오
雜興五章寄思菴3(잡흥오장기사암3) 흥이 섞인 글을 사암 유숙에게 부쳐-李達衷7
自我來山中(자아래산중) 내 스스로로 산 속에 왔네
事事漸疏略(사사점소략) 일마다 차츰 틔워 다스려
不見我所思(불견아소사) 아니 보이니 내 그리던 것
芻蕘相唯喏(추요상유야) 꼴에 땔나무 서로 마주해 꼴추 풋나무요 예야
田疇事方急(전주사방급) 밭두둑 일을 마침 서둘러 밭두둑주
亦未共酬酢(역미공수작) 또한 못하지 함께 술 나눔 갚을수 잔돌릴작
去矣勿違時(거의물위시) 떠나왔으니 때 어김 마라 어길위
吾當成獨酌(오당성독작) 나는 마땅히 혼자 술잔을 따를작
雜興五章寄思菴4(잡흥오장기사암4) 흥이 섞인 글을 사암 유숙에게 부쳐-李達衷8
種粟磽磽田(종속교교전) 좁쌀을 심어 자갈밭에다 조속 메마른땅교
望望待其熟(망망대기숙) 바래 기다려 그 익기만을
黃雀不我貸(황작불아대) 노란 참새들 내 아니 빌려 빌릴대
竟日費驅逐(경일비구축) 끝내 날을 써 몰아 쫓아내 몰구 쫓을축
旣非汝所爲(기비여소위) 이미 아니지 네가 한 것이
公然實汝腹(공연실여복) 버젓이 채워 너희들 배를
噫汝縱得肥(희여종득비) 아 너희 늘어 살을 찌우지
恐爲鸇所肉(공위전소육) 걱정하느니 매 밥이 될까 새매전
雜興五章寄思菴5(잡흥오장기사암5) 흥이 섞인 글을 사암 유숙에게 부쳐-李達衷9
孤雲本無心(고운본무심) 외로운 구름 본디 맘 없어
汎汎遊宇宙(범범유우주) 두둥실 다녀 우주서 놀아
無心而白衣(무심이백의) 마음 없이도 흰 옷을 입고
無心而蒼狗(무심이창구) 마음에 없는 푸른 개 되네
無心而東西(무심이동서) 마음 없는데 동쪽 서쪽을
無心而去住(무심이거주) 마음에 없이 가다 멎다가
雲我俱無心(운아구무심) 구름과 나는 모두 맘 없이
相與爲益友(상여위익우) 서로 함께해 유익한 벗이
樂吾堂感興詩1(낙오당감흥시1) 낙오당 감흥시-李達衷10
有物在重淵(유물재중연) 뭔가 있으니 깊은 못 속에 못연
凡鱗難竝比(범린난병비) 흔한 물고기 나란히 못해 비늘린 아우를병
何嘗點其額(하상점기액) 어찌 일찍이 그 이마 찍어 이마액
亦不赬厥尾(역불정궐미) 또한 않으니 그 꼬리 붉힘 붉을정 그궐
晦養安所安(회양안소안) 어둠에 길러 편할 곳 편해 그믐회
無心就劉累(무심취류루) 마음이 없어 유루에 가기 죽일류 ※용사육사
動也苟失時(동야구실시) 움직임마저 때를 잃어선 진실로구
鱣鯨困螻蟻(전경곤루의) 고래도 딱해 개미에게도 철갑상어전 땅강아지루
樂吾堂感興詩2(낙오당감흥시2) 낙오당 감흥시-李達衷11
周公坐待旦(주공좌대단) 주공은 앉아 아침 기다려
文王不暇食(문왕불가식) 문왕은 안 나 밥 먹을 겨를 겨를가
何嘗樂宴安(하상락연안) 어찌 일찍이 술 편히 즐겨 맛볼상
凜乎存戒飭(름호존계칙) 의젓이 있어 살펴 조심해 찰름 신칙할칙
反復踐中行(반복천중행) 돌려 뒤집어 밟아 나아가
孜孜盡心力(자자진심력) 힘씀을 다해 마음에 힘에 힘쓸자
大業竟無愆(대업경무건) 큰 일 마침내 허물이 없고 허물건
休光垂罔極(휴광수망극) 아름다운 빛 보임 끝없이
神物登窮蒼(신물등궁창) 신령함 올라 하늘 푸르름 푸를창
風雷相蕩薄(풍뢰상탕박) 바람에 우레 쓸어 흩어져 쓸어버릴탕
豈能安泥蟠(기능안니반) 어찌 편할까 진흙탕 서려 서릴반
頭角隘寥廓(두각애료곽) 뛰어남 좁혀 쓸쓸한 둘레 좁을애 쓸쓸할료
變化難窺覷(변화난규처) 달리 바뀌어 엿봄 어려워 엿볼규 엿볼처
樂吾堂感興詩3(낙오당감흥시3) 낙오당 감흥시-李達衷12
尺蠼緣孤叢(척구연고총) 자벌레 붙어 외론 풀떨기 蠷집게벌레구 尺蠖
乃上上盡頭(내상상진두) 이어 올라가 꼭대기 위로
欲下却不得(욕하각부득) 내려오려 해 그쳐 안 되어
多見不自由(다견부자유) 많이도 보아 저 하기 안 돼
始焉苟知此(시언구지차) 처음에 어찌 이럴 줄 알아
小止無悔尤(소지무회우) 조금에 멎어 뉘우침 없어
物微有所感(물미유소감) 작은 것이라 느낄 바 있어
欲進還退休(욕진환퇴휴) 나아가려다 도로 물러나
行莫近蠱窠(행막근고과) 가질 마 옆에 독벌레 집엔 독고 보금자리과
驚蟄卽有蝮(경칩즉유복) 놀라 숨으니 독사 있어서 숨을칩 살무사복
居莫近鳥巢(거막근조소) 살지 마 곁에 새둥지에는
啄啐則有鵩(탁쵀즉유복) 쪼고 떠들어 올빼미 있어 쫄탁 맛볼쵀 새이름복
苟不愼其微(구불신기미) 참으로 아니 그 작음 삼가
終然肆爾毒(종연사이독) 끝내 멋대로 그 독을 입어 방자할사
斯言君勿輕(사언군물경) 이 말을 그대 가벼이 마라
我乃黃金玉(아내황금옥) 우리는 이에 황금에 옥에
※鵩鳥: 올빼미 비슷하며 우는 소리를 들으면 不吉함
樂吾堂感興詩4(낙오당감흥시4) 낙오당 감흥시-李達衷13
居卑急於進(거비급어진) 낮게 살며 나가기 서두른다면
所與亦匪人(소여역비인) 함께한 이 이 또한 나쁜 사람이
若跣不視地(약선불시지) 맨발로 다니면서 땅을 안 보면
行險幾危身(행험기위신) 험한 데를 다니면 위태로운 몸
河流當前急(하류당전급) 강이 흘러 마땅히 앞이 빠르고
欲度須問津(욕도수문진) 건너려면 반드시 나루 물어야 渡
小安且勿躁(소안차물조) 조금은 느긋하게 서둘지 마라
勇往恐淪湮(용왕공륜인) 날래나가 두려워 빠져들까 봐
樂吾堂感興詩5(낙오당감흥시5) 낙오당 감흥시-李達衷14
將行有河海(장행유하해) 앞으로 가려하나 강 바다 있어
將涉無舟航(장섭무주항) 나아가 건너려니 탈 배가 없어
要見我所思(요견아소사) 봐야하니 나에겐 생각해 온바
欲往還彷徨(욕왕환방황) 가려하나 돌아서 어정거리네
才非傳說楫(재비전설즙) 재주는 아니어서 전설의 노가 ※傅說(殷)
世運亦未昌(세운역미창) 세상운수 역시나 아니 펼치네
潛光且俟命(잠광차사명) 빛을 감춰 또다시 기다려야지
妄動遭禍殃(망동조화앙) 아무렇게 했다간 재앙만 만나
樂吾堂感興詩6(낙오당감흥시6) 낙오당 감흥시-李達衷15
吾知過不及(오지과불급) 나는 알아 지나침 미치지 못함 ※過猶不及
其失則爲同(기실즉위동) 그 잘못은 하기야 같다 하지만
不及猶可勉(불급유가면) 못 미침은 오히려 힘쓸 수 있고
過必隳其功(과필휴기공) 지나침은 반드시 그 공 허물어 무너뜨릴휴
存心須慮善(존심수려선) 마음가짐 모쪼록 착하게 생각
開口或興戎(개구혹흥융) 입을 열어 어쩌면 싸움이 일어
要當不遠復(요당불원복) 찾음에 마땅찮지 오랜 되풀이
何至哭途窮(하지곡도궁) 어찌 닿나 곡하며 길을 다하니
辛旽1(신돈1) 신돈-李達衷16
天地生成品彙煩(천지생성품휘번) 하늘땅 낳아 이뤄 뭇 물건 많아
誰干洪造檀寒暄(수간홍조단한훤) 누가 막아 큰 지음 멋대로 설쳐 擅
歡情浹洽藏春塢(환정협흡장춘오) 기쁜 정 퍼져 적셔 봄 담긴 언덕
怒氣陰凝蔽日雲(노기음응폐일운) 성난 숨 그늘 어려 해 가린 구름
雉蜃鷹鳩猶足怪(치신응구유족괴) 꿩 조개 매 비둘기 오히려 야릇
龍魚鼠虎豈容言(룡어서호기용언) 용은 고기 쥐가 범 어찌 말로 해
可憐老木風吹倒(가련로목풍취도) 가여운 늙은 나무 바람에 뽑혀
蘿蔦離披失所援(라조리피실소원) 담쟁이 붙어살아 기댈 데 잃어
辛旽2(신돈2) 신돈-李達衷17
騁怪馳妖老野狐(빙괴치요로야호) 온갖 요괴 내달아 늙은 들 여우 달릴빙
那知有手竸張弧(나지유수경장호) 어찌 알아 손 있어 다퉈 당긴 활 활호
威能假虎熊羆懾(위능가호웅비섭) 둘러쳐 범을 빌려 곰들을 잡아 큰곰비 狐假虎威
媚惑爲男婦女趨(미혹위남부녀추) 홀려 되니 남자로 아낙네 몰려 아첨할미 달릴추
黃狗蒼鷹眞所忌(황구창응진소기) 누른 개 푸른 매는 참으로 꺼려
烏鷄白馬是何辜(오계백마시하고) 검은 닭 하얀 말이 무슨 허물이 허물고
嘗聞汝死必丘首(상문여사필구수) 일찍 들어 넌 죽어 꼭 머리 두니 首丘初心
已見城東官道隅(이견성동관도우) 이미 보여 성 동쪽 한길 모퉁이 모퉁이우
思舊山(사구산) 옛 산을 생각하며-李達衷18
舊山煙蘿中(구산연라중) 옛 산은 안개 댕댕이 속에
三椽有老屋(삼연유로옥) 서까래 셋에 낡은 집 있어
故人作奇信(고인작기신) 오랜 이 보내 반가운 편지
當歸盈一掬(당귀영일국) 돌아가 마땅 채워 한 움큼
微官不放歸(미관불방귀) 낮은 벼슬을 못 놔 돌아감
歸計徒自熟(귀계도자숙) 돌아갈 꾀함 괜히 익어가
愁來鳴玉琴(수래명옥금) 시름이 들어 거문고 울려
霜楓生古木(상풍생고목) 서리단풍잎 고목에 붙어
題興敎僧統餞行詩軸(제흥교승통전행시축) 흥교 승통을 보내는 시축에-李達衷19
但要無心耳(단요무심이) 다만 할 것은 마음 없을 뿐
何傷有髮乎(하상유발호) 어찌 아프랴 머리털 나고
莫言儒斥佛(막언유척불) 말마라 선비 부처 물리쳐 물리칠척
嘗謂我忘吾(상위아망오) 일찍이 일러 내게 날 잊어
擾擾慕羶蟻(요요모전의) 바쁘게 개미 누린내 찾아 어지러울요 누린내전
區區吞餌魚(구구탄이어) 나뉜 물고기 미끼를 삼켜 삼킬탄 먹이이
幻生多怪事(환생다괴사) 바뀌는 삶에 놀랄 일 많아 변할환
轟醉乃良圖(굉취내량도) 큰 울림 취해 이에 좋은 꾀 울릴굉
次益齋詩韻1(차익재시운1) 익제 이제현의 운을 빌어-李達衷20
行歌滄浪水(행가창랑수) 거닐어 노래 찬 물결의 물 ※滄浪歌
恥憇惡木陰(치게악목음) 쉬어 부끄럼 나쁜 나무 밑 쉴게
擧世不知故(거세부지고) 세상 통틀어 옛일을 몰라
何人能刺今(하인능자금) 어떤 사람이 이제 나무래 찌를자
時命難可常(시명난가상) 때 맞게 할 일 늘 하지 못해
功名亦何益(공명역하익) 이뤄 이름나 또 무슨 보탬
若爲安此心(약위안차심) 하는 것 같아 어찌 이 마음
困眠且飢喫(곤면차기끽) 고달파 자고 배고파 먹어 마실끽
次益齋詩韻2(차익재시운2) 익제 이제현의 운을 빌어-李達衷21
無心作兔窟(무심작토굴) 마음도 없이 토끼 굴 지어
觸事畏蠅樊(촉사외승번) 일 맞아 파리 울이 두려워 파리승 울번
徒勞事鉛槧(도로사연참) 헛된 힘씀에 글씨 일삼아 납연 판참
未足興家門(미족흥가문) 아니 넉넉해 집안 일으켜
歸來嘆無魚(귀래탄무어) 돌아와 한숨 물고기 없어
禍福從失馬(화복종실마) 화와 복 쫓음 말을 잃고서 ※塞翁之馬
安貧無所爲(안빈무소위) 가난에 느긋 하는 일 없어
退食便淸坐(퇴식편청좌) 물러나 먹어 맑게 앉아서
次益齋詩韻3(차익재시운3) 익제 이제현의 운을 빌어-李達衷22
可惜吾無翁(가석오무옹) 아깝다하리 내 어른 없어
孤墳白楊風(고분백양풍) 외로운 무덤 흰 버들 바람
亦喜吾有父(역희오유부) 그래도 기뻐 아저씨 있어 ※慶州李氏
皤然益齋公(파연익재공) 머리 새하얀 익재공 계셔 머리센모양파
睦族同欣戚(목족동흔척) 문중 어울러 함께 나누고 화목할목 겨레족
與人無莫適(여인무막적) 사람 더불어 안 맞춤 없어
仁恩河海深(인은하해심) 어질어 베풂 넓고 깊어서
欲報愧㳙滴(욕보괴연적) 갚으려 해도 부끄러움이 가릴연 물방울적
1309 仲孚 雪谷 鄭誧(1309∼1345) 淸州 左司諫大夫 1
江口 강어귀에서
移舟逢急雨 배 떠나는 강어귀 소나기 맞아 만날봉 급할급
倚檻望歸雲 기대어 바라보는 구름 가는 곳 우리함
海濶疑無地 바다는 트였는데 땅이 없을까 트일활
山明喜有村 산도 밝아 기쁨은 시골에 있지
1314 成老 墨巖子 李集(1314∼1387) 廣州 遁村遺稿 34
묵암자 이집 鄭夢周 李穡 등과 교유 高麗守節臣의 한사람
次敬之韻1(차경지운1) 경지의 시를 차운하여 ※?南在(1351~1419)-李集1
遠樹依依夕照明(원수의의석조명) 멀리 나무 아련해 저녁 빛 밝아
涼蟬咽咽日新晴(량선인인일신청) 서늘 매미 목 메여 날로 새로 개
酒闌客去山堂靜(주란객거산당정) 술 그쳐 손은 떠나 산에 집 고요
欹枕唯聞澗水聲(의침유문간수성) 베개 높여 들으니 골짝 물소리
次敬之韻2(차경지운2) 경지의 시를 차운하여-李集2
山扉闃寂少人過(산비격적소인과) 산에 사립 고요해 사람 안 지나 고요할격
邂逅逢君喜有加(해후봉군희유가) 뜻밖에 그대 만나 기쁨 더해져
留得高軒永今夕(유득고헌영금석) 머물러 높은 집에 오늘밤 오래
猶嫌冷淡一杯茶(유혐랭담일배차) 외려 싫어 찬 멀건 한 잔의 차가
次敬之韻3(차경지운3) 경지의 시를 차운하여-李集3
挑燈話舊到天明(도등화구도천명) 심지 돋워 옛 얘기 날 밝아올 때
夜雨連簷久未晴(야우연첨구미청) 밤비는 처마 붙어 오래 아니 개
興罷出門還握手(흥파출문환악수) 흥이 그쳐 문 나서 되레 잡은 손
日沈煙寺暮鍾聲(일침연사모종성) 해는 져 안개 낀 절 저녁 종소리
次敬之韻4(차경지운4) 경지의 시를 차운하여-李集4
投閑能有幾相過(투한능유기상과) 느긋해 할 수 있어 몇 번 서로 해
末路交情老更加(말로교정로갱가) 삶 끝에 나누는 정 늙어 더 더해
江月乘舟須載酒(강월승주수재주) 강에 달 배를 탐에 꼭 술을 싣고
山秋遊寺卽煎茶(산추유사즉전다) 산엔 가을 노닌 절 곧 차를 다려
謝金善州惠酒(사김선주혜주) 선주의 김혜 술을 고마워하며-李集5
滿池荷藕正時哉(만지하우정시재) 못에 가득 연뿌리 바로 때라서
獨繞池邊日幾回(독요지변일기회) 홀로 둘러 못가를 하루 몇 번을
忽値白衣來送酒(홀치백의래송주) 문득 시킨 사람에 술을 보내와
開尊徑醉臥蒼苔(개존경취와창태) 받아 열자 취하니 이끼에 누워
寄永興田同年(기영흥전동년) 영흥의 전동년에게 부치며-李集6
永興幾許去京城(영흥기허거경성) 영흥 땅 얼마 되어 서울을 떠나
却羡先生晦姓名(각이선생회성명) 되레 부러 선생이 이름을 감춰
安得卜隣成一老(안득복린성일로) 어찌 해 이웃가려 한 늙음 이뤄
杏花春雨耦而耕(행화춘우우이경) 살구꽃 봄날 비에 함께 밭갈이
寄同年崔散騎1(기동년최산기1) 동년 최산기에게 부치며-李集7
淸河本自愛衰翁(청하본자애쇠옹) 맑은 강 본디 절로 늙은이 아껴
五馬嘗求急難中(오마상구급난중) 다섯 말 일찍 찾아 난리 서둘러
尺地如今還往寘(척지여금환왕치) 좁은 땅 이제처럼 돌아가 있어 둘치
只緣出處不相同(지연출처불상동) 다만 맺음 나온 곳 서로 안 같아
寄同年崔散騎2(기동년최산기2) 동년 최산기에게 부치며-李集8
厭貧求富是人情(염빈구부시인정) 가난 싫어 찾는 부 바로 사람 뜻
何怪交游棄老生(하괴교유기로생) 어찌 달라 사귀기 늙은 삶 버려
獨掩柴關欹枕臥(독엄시관의침와) 홀로 닫아 사립문 높이 베 누워
龍巒依舊入簷楹(용만의구입첨영) 용의 뫼 옛 그대로 처마에 들어 기둥영
次牧隱先生見寄詩韻(차목은선생견기시운) 목은선생 견기시를 빌어-李集9
人世風波沒復浮(인세풍파몰부부) 사람세상 바람물결 잠겨 다시 떠
已看五十二春秋(이간오십이춘추) 이미 봐온 쉰 두 번의 봄가을 흐름
雁聲落日江村晩(안성락일강촌만) 기럭 울음 지는 해에 강마을 저묾
閒詠新詩獨倚樓(한영신시독의루) 느긋 읊는 새로운 시 홀로 기댄 루
謝尹政堂見訪(사윤정당견방) 윤정당이 찾아 와 고마워하며-李集10
昨日高軒枉遠方(작일고헌왕원방) 어제의 높은 양반 굽어 멀리서 ※有朋自遠方來
門前草樹摠生光(문전초수총생광) 문 앞에 풀과 나무 다들 빛이나
但無喝道驚村巷(단무갈도경촌항) 다만 없어 외칠 길 놀랠 시골길
此是都堂舊政堂(차시도당구정당) 여긴 바로 도당이 옛 정당 자리
哭楊判書(곡양판서) 양판서를 슬퍼하며-李集11
漢江西畔有田廬(한강서반유전려) 한강물 서쪽두둑 오두막 있어
往來閒餘必問予(왕래한여필문여) 오가며 느긋하니 꼭 내게 들러
因與相交十年久(인여상교십년구) 그리해 서로 사귐 열 해나 오래
傷心此日送靈車(상심차일송령거) 아픈 마음 오늘에 상여를 보내
自貽(자이) 스스로에게-李集12
老來步步漸欹斜(노래보보점의사) 늙으며 걸음걸이 차츰 기울어
行止還如狗喪家(행지환여구상가) 하기 멎기 도리어 초상집에 개
床上文書將底用(상상문서장저용) 책상 위에 글 문서 밑 쓰임 될까
如今抱病眼昏花(여금포병안혼화) 이제처럼 병들어 눈 어둑 아물
元日帖子(원일첩자) 설날에 써 붙여-李集13
今年元日有餘歡(금년원일유여환) 올해는 설날에도 즐김이 남아
笑對妻兒是故山(소대처아시고산) 맞웃음 아내아이 이런 고향에
閉戶非嗔車馬客(폐호비진거마객) 문 닫음 성냄 아냐 수레말손님
見人羞愧鬢毛斑(견인수괴빈모반) 남이 볼까 부끄럼 귀밑털 얼룩
人日憶京都舊友1(인일억경도구우1) 인일에 서울 옛 벗을 그리며 ※음력 1월7일-李集14
天氣淸和晝景長(천기청화주경장) 날씨는 맑고 따뜻 낮에 볕 오래 ※인일은 맑아야
茅簷淨掃屢移床(모첨정소루이상) 띠 처마 깔끔 쓸어 상 자주 옮겨
遙知此日君侯宅(요지차일군후댁) 멀리 아니 이런 날 그대 댁에는
白粲盈車酒滿觴(백찬영거주만상) 하얀 쌀 수레 가득 술은 잔 가득
人日憶京都舊友2(인일억경도구우2) 인일에 서울 옛 벗을 그리며-李集15
人日何人憶草堂(인일하인억초당) 사람날 어떤 사람 초당을 그려
可憐高適在南荒(가련고적재남황) 가여우니 고적은 거친 남쪽에 ※濟州 留摠官
只今遁老相思處(지금둔로상사처) 이제야 숨은 노인 서로 그린 곳
西望松山隔漢陽(서망송산격한양) 서쪽 바래 솔산은 한양 너머에 ※松都 開城
七夕寄敬之(칠석기경지) 칠석날 경지에게-李集16
年年歲歲一回歸(연년세세일회귀) 해마다 나이마다 한 번 돌아와 ※秋收 歲星
天上神仙會有期(천상신선회유기) 하늘나라 신선도 만남 때 있어
人世何爲離別足(인세하위리별족) 사람세상 어찌해 헤어짐 많아
西風又動碧梧枝(서풍우동벽오지) 가을바람 또 움직 오동 가지에
病中寄敬之(병중기경지) 앓는 가운데 경지에게-李集17
故人家住碧江濱(고인가주벽강빈) 오랜 이 사는 집이 푸른 강 물가
門外漁舠隱白蘋(문외어도은백빈) 문 밖에 고깃배는 흰 마름 가려
膾縷蓴絲應厭飫(회루순사응염어) 회 썰어 순채 썰어 으레 물리어
有時分我莫辭頻(유시분아막사빈) 때있어 내게 나눔 귀찮다 마라
寄敬之(기경지) 경지에게-李集18
江樓高處是君居(강루고처시군거) 강 누각 높은 곳이 그대 사는 데
隔岸相望十里餘(격안상망십리여) 언덕너머 마주봐 십리 남짓이
一棹往來應數數(일도왕래응수수) 노 하나 오고감이 으레 몇 번이
此間吾亦結茅廬(차간오역결모려) 이런 사이 내 또한 오막 엮었네
訪東隱不遇(방동은불우) 동은을 찾았지만 만나지 못해-李集19
睡餘扶杖訪隣翁(수여부장방린옹) 졸린 데도 지팡이 이웃집 찾아
剝啄敲門日過中(박탁고문일과중) 똑똑똑 문 두드려 날 지남 속에
對榻何須傾榼酒(대탑하수경합주) 걸상 마주 어찌 꼭 술통 기우려 통합
淸談已與阿戎同(청담이여아융동) 맑은 얘기 이미 해 사촌과 같아
黃驪江1(황려강1) 황려강-李集20
一帶長江繞郭斜(일대장강요곽사) 띠 하나 기다란 강 성 둘러 비껴
樓臺如畵是人家(누대여화시인가) 누대는 그림 같이 바로 사람 집
如何載酒春風裏(여하재주춘풍리) 어쩌면 술을 실어 봄바람 속에
看盡船頭兩岸花(간진선두양안화) 다 볼거나 뱃머리 두 언덕 꽃을
黃驪江2(황려강2) 황려강-李集21
狂竪焉知大義斜(광수언지대의사) 미친 꼴 어찌 알아 큰 옳음 삐딱
宰臣憂國便人家(재신우국편인가) 신하들 나라걱정 사람 집 쏠려
江頭遊女猶多事(강두유녀유다사) 강어귀 논다니는 외려 많은 일
緩緩行歌陌上花(완완행가맥상화) 살짝 상큼 노래해 거리꽃 노래 ※路柳墻花
宿晋州(숙진주) 진주에서 묵으며-李集22
常山西日帽簷斜(상산서일모첨사) 늘 산에 저무는 해 웃 처마 비껴
投宿烟村百姓家(투숙연촌백성가) 묵으려 안개 마을 백성들 집에
耿耿旅懷欹枕臥(경경려회의침와) 아련한 나그네 맘 높여 베 누워
五更風雨落燈花(오경풍우락등화) 오경엔 비바람에 등불 꽃 떨쳐
寄圃隱1(기포은1) 포은에게-李集23
病客唯知守一丘(병객유지수일구) 병든 객 오직 알아 한 언덕 지켜
世間榮辱等浮雲(세간영욕등부운) 세상사이 피고 짐 뜬구름 같아
晩來江海風波惡(만래강해풍파악) 늦어와 강 바다에 바람결 나빠
何處深灣繫釣舟(하처심만계조주) 어느 곳 깊은 굽이 낚싯배 매나
寄圃隱2(기포은2) 포은에게-李集24
憶昔從軍鐵嶺東(억석종군철령동) 옛 그려 군대 따라 철령 동쪽을
蕭蕭萬馬好秋風(소소만마호추풍) 스산해 많은 말에 갈바람 좋아
當時主將今安在(당시주장금안재) 그때에 으뜸 장군 이제 어디에
我獨無功白髮翁(아독무공백발옹) 나 혼자 공도 없이 백발 늙은이
寄呈鷄林君(기정계림군) 계림군에게 보내드리니-李集25
强顔於世豈天然(강안어세기천연) 억지 얼굴 세상에 어찌 그냥 해
還笏求閑也自賢(환홀구한야자현) 벼슬 놓아 느긋해 또 절로 어짊
何必五湖從范蠡(하필오호종범려) 어찌 꼭 다섯 호수 범려를 따라
城南己有好林泉(성남기유호림천) 성남엔 이미 있어 숲샘 좋은 데
寄崔諫議(기최간의) 최간의에게-李集26
僑居寂寂對朱門(교거적적대주문) 붙어살아 고요해 높은 집 마주
扶杖過從費幾番(부장과종비기번) 지팡이 지냄 따라 써버림 얼마
輿疾南來頭更白(여질남래두갱백) 수레 빨라 남녘 와 머린 더 희어
此間懷抱得重論(차간회포득중론) 이런 사이 품어옴 더 따져 얻어
書事(서사) 일을 적으니-李集27
凶荒師旅可憂傷(흉황사려가우상) 흉년에 전쟁으로 다칠 걱정이
補敗今誰有藥方(보패금수유약방) 깨져 기움 뉘 이제 고칠 꾀 있나
昨夜夢廻茅屋下(작야몽회모옥하) 어젯밤 꿈에 돌아 띳집 아래를
柴荊牢落石田荒(시형뢰락석전황) 가시 울 우리 떨렁 돌밭 거칠어
道美寺晩菊(도미사만국) 도미사 늦은 국화-李集28
鮮鮮霜菊慰幽懷(선선상국위유회) 산뜻한 서리국화 달랜 깊은 속
一日東籬繞幾回(일일동리요기회) 하루에 동쪽 울을 몇 번을 둘러
旣與老夫俱隱逸(기여로부구은일) 이미 함께 늙은이 더불어 숨어
天寒古寺亦能開(천한고사역능개) 날씨 추운 옛 절집 또한 필 수가
晩晴(만청) 늦게 개여-李集29
晩晴溪水振風凉(만청계수진풍량) 늦게 개인 시냇물 바람에 썰렁
屋上峰陰半入墻(옥상봉음반입장) 지붕엔 봉 그림자 반쯤 들인 담
滿眼新詩收未得(만안신시수미득) 눈 가득 새로운 시 아니 담겨도
一枝花月送淸香(일지화월송청향) 가지하나 꽃에 달 맑은 향 보내
寄鄭相國(기정상국) 정 정승에게-李集
平林渺渺抱汀州(평림묘묘포정주) 너른30 숲 아득하게 강 고을 감싸
十頃煙派漫不流(십경연파만불류) 열 이랑 연기 갈래 흩여 안 흘러
待得滿船秋月白(대득만선추월백) 기다리니 배 가득 가을 달 희어
好吹長笛過江樓(호취장적과강루) 좋아 불러 긴 피리 강 누각 지나
立秋日寄敬之(입추일기경지) 입추 날 경지에게 부치며-李集31
江海無家客(강해무가객) 강에 바다에 집 없는 길손
山林有髮僧(산림유발승) 산에 숲에선 머리 기른 중
焚香蘄道泰(분향기도태) 향을 사르니 말은 태평함 풀이름기
對食願年登(대식원년등) 밥을 마주해 해 보탬 바래
睡起微涼入(수기미량입) 자고 일어나 서늘함 들어
吟餘老病增(음여로병증) 읊음 남아서 늙어 병 더해
玉人何處所(옥인하처소) 옥 같은 사람 어디 있는지
咫尺是驪興(지척시려흥) 가까운 곁이 바로 여흥 땅
贈鄭三峯(증정삼봉) 정 삼봉에게 보내며-李集32
鄭生應似我(정생응사아) 정생 마땅히 나하고 같아
無屋屢遷移(무옥루천이) 집도 없어서 여러 번 옮겨
只賴同年愛(지뢰동년애) 다만 힘입어 또래들 아껴
今爲相國知(금위상국지) 이제는 되니 재상 알아서
借書勤夜讀(차서근야독) 책을 빌려선 밤새워 읽어
乞米續晨炊(걸미속신취) 쌀을 빌어서 아침 밥 이어
莫向三峯隱(막향삼봉은) 삼봉엘 가서 숨지를 마라
君王亦爾思(군왕역이사) 임금님 또한 자넬 생각해
漢陽途中(한양도중) 한양 가는 길에-李集33
病餘身已老(병여신이로) 병들어 남아 몸 이미 늙어
客裏歲將窮(객리세장궁) 나그네 되어 해는 다하려
瘦馬鳴斜日(수마명사일) 여윈 말 울어 비낀 햇살에
羸僮背朔風(리동배삭풍) 야윈 아이 종 찬바람 등져
臨津氷合凍(림진빙합동) 임진강 얼음 얼어서 붙어
華岳雪連空(화악설련공) 화악산 눈은 하늘을 이어
回首松山下(회수송산하) 고개 돌리니 솔 산 아래로
君門縹緲中(군문표묘중) 임금 성문은 아득함 속에
杏村病中書事(행촌병중서사) 살구마을서 앓는 가운데 일을 적으니-李集34
貧居非舊隱(빈거비구은) 가난한 살이 아닌 옛 숨음
送老此江邊(송로차강변) 늙음 보내니 여기 강가서
謀食求田遠(모식구전원) 먹거리 꾀해 밭 찾아 멀리
爲家度地偏(위가탁지편) 집을 지으려 땅 따져 외져
納涼依樹坐(납량의수좌) 서늘함 찾아 나무 곁 앉아
避雨擁蓑眠(피우옹사면) 비를 벗어나 도롱이 잠을
但喜農談好(단희농담호) 다만 기뻐해 농사 이야기
禾麻勝去年(화마승거년) 벼 삼대 나아 지난해보다
1320 江月軒 懶翁 姓牙(1320∼1376) 西往歌 1
警世 세상을 경계함
終世役役走紅塵 세상 끝 부랴부랴 티끌로 달려 부릴역
頭白焉知老此身 머리 흼을 어쩌랴 이 몸이 늙어 어찌언
名利禍門爲猛火 이름이끗 화의 문 불로 치솟아 재화화 사나울맹
古今燒盡幾千人 예로이제 다 살라 몇 천의 사람 사를소
1324 梅溪 元松壽(1324∼1366)文定 原州 매계 원송수 9
伏覩洪南陽侯彦博次曹南堂詩韻1(복도홍남양후언박차조남당시운1)
남양후 홍언박이 조남당의 운으로 지은 시를 엎드려 보다-元松壽1
少日心期未老閑(소일심기미로한) 젊은 날 마음 바램 늙어 안 따분
宦途容易損朱顔(환도용이손주안) 벼슬길에 쉽게도 붉은 낯 잃어
君恩報了方歸去(군은보료방귀거) 임금 베풂 갚고서 마침 돌아가
吾眼無由對碧山(오안무유대벽산) 내 눈에 그럴 리가 푸른 산 맞아
伏覩洪南陽侯彦博次曹南堂詩韻2(복도홍남양후언박차조남당시운2)
남양후 홍언박이 조남당의 운으로 지은 시를 엎드려 보다-元松壽2
十載馳驅尙未閑(십재치구상미한) 열 해를 달려 몰아 아직 안 느긋
紅塵無處得怡顔(홍진무처득이안) 붉은 티끌 못 있어 기쁜 얼굴론
似聞昨日江流漲(사문작일강류창) 마치 들어 어제는 강물 불어나
何日扁舟向故山(하일편주향고산) 어느 날 야트막 배 고향 쪽으로
伏覩洪南陽侯彦博次曹南堂詩韻3(복도홍남양후언박차조남당시운3)
남양후 홍언박이 조남당의 운으로 지은 시를 엎드려 보다-元松壽3
無能只合乞身閑(무능지합걸신한) 할 줄 몰라 덧댈 뿐 몸 가만 빌어
松栢難爲桃李顔(송백난위도리안) 솔 잣나무 안 되니 복사 오얏 빛
不敢作堂追綠野(불감작당추록야) 어째 아니 집 지어 푸른 들 쫓아
應須結社學香山(응수결사학향산) 으레 꼭 무리 맺어 향산을 배워 ※白居易
送安宗源江陵府使(송안종원강릉부사) 안종원 강릉 부사를 보내며-元松壽4
出按關東有幾人(출안관동유기인) 안찰사로 강릉 가 몇 사람 있어
漁樵猶說謹齋仁(어초유설근재인) 어부 초동 여태 말 근재 어짐을 ※安軸(1282~1348)
至今樂府遺聲在(지금악부유성재) 이제껏 악부노래 소리로 남아
應向樽前淚滿巾(응향준전루만건) 으레 앉은 술통 앞 눈물의 수건
正旦賣慵懶(정단매용란) 설날아침에 게으름을 팔다-元松壽5
慵懶由來不直錢(용란유래부직전) 게으름핌 내려오며 값 아니 쳐줘 게으를라/란 値
相呼相賣謾爭先(상호상매만쟁선) 서로 불러 서로 팔아 괜히 앞 다퉈
世人肯把千金擲(세인긍파천금척) 세상사람 옳다 잡아 천금을 던져
今歲依然似去年(금세의연사거년) 올 설날도 그렇듯이 지난해 같아
次郭忠秀摠郞韻(차곽충수총랑운) 총랑 곽충수의 운을 빌어-元松壽6
倦鳥其如縱壑魚(권조기여종학어) 지친 새 그 놓임이 골짝 물고기
祇今吾亦愛吾廬(지금오역애오려) 마침 이제 내 또한 내 오막 아껴 마침지祗
箇中日用知何事(개중일용지하사) 이 가운데 날로 써 알아 무슨 일
只有中庸一卷書(지유중용일권서) 다만 있어 중용이 한 권의 책이
燕至(연지) 제비 날아와-元松壽7
秋葉題詩送爾歸(추엽제시송이귀) 가을 잎에 시 적어 널 돌려보내
春來還傍主人飛(춘래환방주인비) 봄이 와 돌아온 곁 임자라 날아
杏梁亦有安身處(행량역유안신처) 살구 들보 또 있어 몸 둘만한 곳
應爲權門足禍機(응위권문족화기) 으레 돼 높은 집안 재앙기틀 돼 ※權門勢家
晝眠(주면) 낮잠-元松壽8
窮達誠知在彼天(궁달성지재피천) 막힘 뚫림 참 알음 저 하늘 있어
不須辛若慕前賢(불수신약모전현) 아니 꼭 맵고 쓰서 앞 현인 그려 辛苦
心無念慮身無事(심무념려신무사) 마음에 걱정 없어 몸엔 일 없어
只管西窓晝日眠(지관서창주일면) 다만 쏠려 서쪽 창 낮에 낮잠 자
送天台洪若海照磨(송천태홍약해조마) 천태 홍약해 조마를 보내며-元松壽9
客子起鄕思(객자기향사) 나그네 일어 고향 생각이
蕭蕭霜葉飛(소소상엽비) 우수수 쓸쓸 서리 잎 날려
歡迎纔結襪(환영재결말) 기쁘게 맞아 겨우 버선 매
惜別已霑衣(석별이점의) 아깝게 헤져 이미 옷 적셔
祖席依寒樹(조석의한수) 길 잔치자리 찬 나무 기대
歸舟帶夕暉(귀주대석휘) 돌아가는 배 저녁 빛 띄어
遠遊雖不惡(원유수불악) 멀리 노닐기 비록 안 나빠
魂夢繞庭闈(혼몽요정위) 넋에 꿈꾸니 뜰에 문 둘러 대궐작은문위
1324 純夫 思菴 柳淑(1324∼1368) 瑞山 사암 유숙 5
書洪州家壁(서홍주가벽) 홍주 집 벽에 쓰다-柳淑1
自從無始來(자종무시래) 쫓아서부터 처음 옴 없어
生死知幾廻(생사지기회) 살고 죽으니 몇 번 돎 알아
旁人應眼冷(방인응안랭) 옆 사람 으레 눈길 차가워
老物已心灰(노물이심회) 늙어진 몸에 마음 이미 재
碧瀾渡(벽란도) 벽란도-柳淑2
久負江湖約(구부강호약) 오래 짊어져 강호에 다짐
紅塵二十年(홍진이십년) 붉은 티 세상 스무 해려니
白鷗如彼笑(백구여피소) 하얀 갈매기 저렇듯 웃어
故故近樓前(고고근루전) 그렇게 오래 누대 앞 곁 해
秋日雨中有感(추일우중유감) 가을비 속에서-柳淑3
他鄕作客頭渾白(타향작객두혼백) 다른 땅 나그네 돼 머리 다 희어
到處逢人眼不靑(도처봉인안불청) 닿는 곳 만나는 이 눈길 안 반겨 ※靑眼↔白眼
淸夜沈沈滿窓月(청야침침만창월) 맑은 밤 어둑어둑 창 가득 달빛
琵琶一曲鄭過庭(비파일곡정과정) 비파 퉁겨 한 가락 정과정 노래
淸州拱北樓(청주공북루) 청주 공북루-柳淑4
北樓陪賞日(북루배상일) 공북루 모셔 즐겨 놀던 날
東國中興初(동국중흥초) 우리나라는 일어나 처음
勝事將傳示(승사장전시) 빼어난 일에 알려 보이려
新詩强自書(신시강자서) 새로운 시를 내 굳이 쓴다
旌旄森滿路(정모삼만로) 깃발은 빽빽 길에 늘어서
袞黻逈臨虛(곤불형림허) 곤룡포 빛나 하늘 다가서 곤룡포곤 수불
此地雖云樂(차지수운락) 이 땅이 비록 즐겁다하나
松山苦傒予(송산고혜여) 송악산에는 괴로운 우리 묶을혜
碧瀾渡 벽란도 ※예성강 하류의 나루5
久負江湖約 오랫동안 해야지 강호에 맺어 질부 묶을약
紅塵二十年 붉은 티끌 휩쓸려 스무 해 동안
白鷗如欲笑 흰 갈매기 하는 짓 비웃어려나 갈매기구
故故近樓前 그래선지 다가와 누각 앞까지
1328 潁叔 牧隱 李穡(1328∼1396)文靖 韓山 牧隱文藁 38
漢浦弄月 한강에서 달과 놀아1
日落沙逾白 해가지니 모래는 더욱 하얗고 넘을유
雲移水更淸 구름 옮겨 물빛이 다시 말갛다
高人弄明月 높은 이 갖고 노는 밝은 달이나
只欠紫鸞笙 다만 또 모자람은 좋은 악기라 하품흠 난새란 생황생
浮碧樓 부벽루2
昨過永明寺 어제서야 들렀네 영명사 절을
暫登浮碧樓 잠시나마 올랐네 부벽루 누대
城空月一片 성터는 횡 한데도 달은 한 조각
石老雲千秋 돌들은 바래어도 구름 그대로
麟馬去不返 기린 말은 떠나가 아니 돌아와
天孫何處遊 하늘 자손 어디서 노닐고 있나
長嘯依風磴 길게도 읊조리어 바람의 돌길 돌비탈길등
山靑江自流 푸른 산에 강물만 절로 흐르네
卽事 그 자리에서3
幽居野興老彌淸 숨어 살아 들에 멋 늙어서 맑아 두루미
恰得新詩眼底生 언뜻 얻은 새론 시 눈알이 생글 마치흡 밑저
風定餘花猶自落 바람 자도 남은 꽃 알아서 지고
雲移少雨未全晴 구름 옮겨 비 조금 개이진 않아
墻頭絲蝶別枝去 담 꼭대기 줄 나비 딴 가지 찾고 담장 나비접
屋角錦鳩深樹鳴 지붕 끝에 비둘기 나무에 운다 비둘기구 울명
齊物逍遙非我事 제물편과 소요유 내 일 아님에 ※장자의 편명
鏡中形色甚分明 거울 안에 꼴과 빛 매우 또렷해 거울경 심할심
田家(전가) 농가-李穡 목은 이색4
一犁微雨暗田家(일리미우암전가) 한보지락 보슬비 어두운 농가
桃杏成林路自斜(도행성림로자사) 복숭살구 숲 이뤄 길 절로 비껴
歸跨老牛蔉半濕(귀과노우곤반습) 늙은 소 타고 오니 도랑 반 젖어
陂塘處處泛殘花(피당처처범잔화) 비탈 연못 곳곳에 남은 꽃 떴네
縢王閣圖(등왕각도) 등왕각 그림-李穡5
落霞孤鶩水浮空(낙하고목수부공) 지는 놀 외론 오리 물이 뜬 하늘
畫棟飛簾雲雨中(화동비렴운우중) 그림기둥 발 날려 구름비 속에
當日江神知我否(당일강신지아부) 그때 그날 강의 신 날 알 리 없어
何時更借半帆風(하시갱차반범풍) 언제 다시 빌리나 돛 바람 반을
洞庭晩靄(동정만애) 동정호 저녁 안개-李穡6
一點君山夕照紅(일점群산석조홍) 한 점 모인 산에는 저녁놀 붉어
闊呑吳楚勢無窮(활탄오초세무궁) 트여 삼켜 오 초를 기세 끝없이
長風吹上黃昏月(장풍취상황혼월) 긴 바람 불어 올라 황혼의 달에
銀燭紗籠暗淡中(은촉사롱암담중) 은 촛불 깁 등롱 묽은 어둠 속
寄東亭(기동정) 동쪽 정자에 부쳐-李穡7
春深門巷少經過(춘심문항소경과) 봄이 깊은 골목길 적은 이 지나
桃李花開落又多(도리화개낙우다) 복사 오얏 꽃 피어 떨어짐 많아
記得去年亭上坐(기득거년정상좌) 기억하니 지난해 정자에 앉아
一簾疎雨酒生波(일렴소우주생파) 발 하나 성글은 비 술에 물결이
感春(감춘) 봄날에-李穡8
花今衰未問來人(화금쇠미문래인) 꽃 아직 안 시들어 오는 이 말이
恐是城中別有春(공시성중별유춘) 아마도 성 안에는 따로 봄 있나
步上東山還大笑(보상동산환대소) 걸어올라 동녘 산 한바탕 웃어
東君何處着嫌親(동군하처착혐친) 봄의 임금 어딘들 싫고 친할까
獨坐(독좌) 혼자 앉아-李穡9
寂寂虛堂白晝長(적적허당백주장) 쓸쓸해서 빈 집은 한낮이 길어
乾坤一片黑甛鄕(건곤일편흑첨향) 하늘땅에 한 조각 낮잠 자는 곳
數聲啼鳥南風細(수성제조남풍세) 소리 몇 번 새 울어 남풍에 들려
身世悠然墮渺茫(신세유연타묘망) 몸 둔 처지 멀게도 떨어져 아득
小雨(소우) 가랑비-李穡10
細雨濛濛暗小村(세우몽몽암소촌) 보슬비 보슬보슬 어두운 마을
餘花點點落空圜(여화점점낙공환) 남은 꽃 하나하나 떨어진 빈 뜰
閑居剩得悠然興(한거잉득유연흥) 느긋이 머묾 남아 멀찍한 흥이
有客開門去閉門(유객개문거폐문) 손님 있어 문 열어 떠나면 닫지
蠶婦(잠부) 누에치는 아낙네-李穡11
城中蠶婦多(성중잠부다) 성안에 누에치는 아낙네 많아
桑葉何其肥(상엽하기비) 뽕잎파리 어찌해 그저 푸른가
雖云桑葉少(수운상엽소) 말로는 뽕잎파리 적다고하며
不見蠶苦飢(불견잠고기) 못 보지 누에치기 힘들고 주림
蠶生桑葉足(잠생상엽족) 누에가 자랄 때는 뽕잎 넉넉해
蠶大桑葉稀(잠대상엽희) 누에 커져 뽕잎도 드물어지지
流汗走朝夕(유한주조석) 흐르는 땀 바쁘니 아침저녁을
非緣身上衣(비연신상의) 인연 없어 이 몸에 아니 걸칠 옷
夜雨(야우) 밤비-李穡12
夜雨空階滴不休(야우공계적불휴) 밤비는 빈 섬돌에 그치지 않아
疾餘情興轉悠悠(질여정흥전유유) 병이 남아 뜻 일음 돌며 아득해
神仙已遠誰靑骨(신선이원수청골) 신선은 이미 멀어 누가 신선에
天地無窮我白頭(천지무궁아백두) 천지는 다함없어 나도 백발이
頗信殘年如上瀨(파신잔년여상뢰) 자못 믿어 남은 삶 여울물 같아
可憐當日欲東周(가련당일욕동주) 가여워라 날 맞아 동주를 꿈꿔
祗今心跡誰能辨(지금심적수능변) 이제와 마음 밟음 누가 헤일까
高臥元龍百尺樓(고와원룡백척루) 높이 누운 으뜸 용 백 척 누대에
寒風(한풍1) 차가운 바람-李穡13
寒風西北來(한풍서북래) 차운 바람 서북서 불어오는데
客子思故鄕(객자사고향) 나그네는 잠기니 고향 생각에
悄然共長夜(초연공장야) 쓸쓸히 함께하니 기나긴 밤을
燈光搖我床(등광요아상) 등불 빛이 흔들어 내 책상마저
古道已云遠(고도이운원) 옛날 도리 이제는 멀다하고서
但見浮雲翔(단견부운상) 다만 보니 뜬구름 날려가기만
悲哉庭下松(비재정하송) 슬프구나 뜰아래 소나무라고
歲晩逾蒼蒼(세만유창창) 해 늦게야 더욱더 푸릇푸릇해
願言篤交誼(원언독교의) 바램 말 도타웁게 사귀는 정이
善保金玉相(선보금옥상) 잘 지켜 금에 옥에 서로 서로를
寒風2(한풍2) 차가운 바람-李穡14
寒風西北來(한풍서북래) 차가운 바람 서북서 오니
日夜吹不休(일야취불휴) 밤낮을 불어 쉬지를 않아
雲飛碧空濶(운비벽공활) 구름 날아서 하늘 틘 푸름
樹木聲颼颼(수목성수수) 나무 소리 내 우수수 소리 바람소리수
早衙有公事(조아유공사) 일찍 관아에 공무가 있어 마을아
策馬披重裘(책마피중구) 말에 채찍질 겹 갖옷 헤쳐 나눌피 갖옷구
武夫喝官途(무부갈관도) 굳센 이 외쳐 관아 가는 길 꾸짖을갈
心中焦百憂(심중초백우) 마음속 태워 백 가지 걱정 그을릴초
何如日三丈(하여일삼장) 어떻게 하나 해는 떠 세 길 어른장
徐起猶蓬頭(서기유봉두) 늦어 일어나 더해 쑥 머리 쑥봉
寒風3(한풍3) 차가운 바람-李穡15
寒風西北來(한풍서북래) 차가운 바람 서북서 오니
漸見層陰結(점견층음결) 차츰 보이길 응달 맺혀져 층층
坐知風勢闌(좌지풍세란) 앉아서 알아 바람 힘 막힘 가로막을란
又是天欲雪(우시천욕설) 또 이런 하늘 눈을 뿌리려
須曳舞萬鶴(수예무만학) 잠시 끌리어 모든 학 춤 춰 끌예
變化眞一瞥(변화진일별) 바뀜 참으로 눈 한번 깜박 언뜻볼별
閉戶獨微吟(폐호독미음) 문 닫고 홀로 가만히 읊어
途中車軸折(도중거축절) 길을 가는데 수레 축 꺾여 굴대축 꺾을절
時聞楚石琴(시문초석금) 때때로 들어 초 돌 거문고
焚香更淸絶(분향갱청절) 향을 사르니 맑고 깨끗해 불사를분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李穡16
桑海眞朝暮(상해진조모) 상전벽해 참으로 아침저녁 일
浮生況有涯(부생황유애) 떠도는 삶 하물며 끝이 있음에
陶潛方愛酒(도잠방애주) 도잠은 바야흐로 술을 좋아해
江摠未還家(강총미환가) 강총은 아직 못해 고향 돌아감
小雨山光活(소우산광활) 가랑비 조금 내려 산 빛을 살려
微風柳影斜(미풍류영사) 가는 바람 버들에 그림자 쏠려
句回還遊意(구회환유의) 글귀 돌아 다시가 놀고 싶은 뜻
獨坐賞年華(독좌상년화) 홀로 앉아 즐기니 올해의 꽃을
韓山八詠(한산팔영) 한산의 여덟 읊음-李穡17
韓山八詠1 崇井巖松(숭정암송) 우물 높인 바위소나무
峰頭蒼石聳(봉두창석용) 봉우리 마루에는 푸른 돌 솟아
松頂白雲連(송정백운연) 소나무 꼭대기엔 흰 구름 이어
羅漢堂寥閴(나한당요격) 아라한의 절에는 쓸쓸히 고요
居僧雜敎禪(거승잡교선) 머문 스님 섞여서 선을 가르쳐
韓山八詠2 日光石壁(일광석벽) 햇살 비친 돌벼랑18
崔嵬揷平野(최외삽평야) 높이도 꽂혀 너른 들판에 높을외 꽂을삽
漂渺俯長天(표묘부장천) 아득히 굽어 멀리 하늘을 떠돌표 아득할묘
翠壁僧窓小(취벽승창소) 푸른 벼랑엔 스님 창 작고
佛燈空半懸(불등공반현) 부처님 등불 하늘에 달려 매달현
韓山八詠3 孤石深洞(고석심동) 외로운 돌 깊은 골19
平野行將盡(평야행장진) 너른 들 걸어 다 지나려니
回峯望更高(회봉망갱고) 도는 봉우리 바래 더 높아
一區幽僻處(일구유벽처) 한 옹기종기 숨어 외진 곳 후미질벽
梵刹本來孤(범찰본래고) 절은 오면서 본디 외로이 범어범 절찰
韓山八詠4 回寺高峰(회사고봉) 절 돌아 높은 봉우리
後嶺如三角(후령여삼각) 뒤에 고개는 삼각산 같아
前峰入半空(전봉입반공) 앞에 봉우리 하늘에 들어
行舟缶鐵砭(행주부철폄) 지나가는 배 그릇 쇠 돌침 장군부 돌침폄
遮莫有狂風(차막유광풍) 막지를 마라 미친바람을 막을차
韓山八詠5 圓山戍敲(원산수고) 원산 수자리 두드림20
海嶠傳烽火(해교전봉화) 바다 뾰족 봉 봉홧불 알려 뾰족하게높을교
閭閻壓波浪(여염압파랑) 마을거리는 물결 읾 싫어 이문여염
百年無事地(백년무사지) 백 년을 아무 일 없는 땅에
戍敲夕陽多(수고석양다) 수자리 북이 저녁볕 몹시 두드릴고
韓山八詠6 鎭浦歸帆(진포귀범) 진포로 돌아오는 돛배21
細雨桃花浪(세우도화랑) 보슬비 내려 복사꽃 물결
淸霜蘆葉秋(청상로엽추) 맑은 서리에 갈댓잎 가을
歸帆何處落(귀범하처락) 돌아가는 돛 어디 머물러
渺渺一扁舟(묘묘일편주) 끝없이 아득 조각배 하나
韓山八詠7 鴨野勸農(압야권농) 압야 들에 농사를 권해22
川平原似砥(천평원사지) 내는 널러서 들 숫돌인 듯 숫돌지
禾稼浩如雲(화가호여운) 벼논의 벼는 넓기 구름이 심을가 클호
太守催星駕(태수최성가) 태수님 하기 말을 다그쳐 재촉할최 멍에가
巡田欲夕曛(순전욕석훈) 밭을 돌아봐 저녁 빛 지려 돌순 석양빛훈
韓山八詠8 雄津觀釣(웅진관조) 웅진에서 낚시하며23
馬邑山橫牆(마읍산횡장) 말 고을 산이 가로로 쳐져 담장
雄津水漆苔(熊진수칠태) 곰나루 물이 이끼로 발려 옻칠
釣絲風裏裊(조사풍리뇨) 낚싯줄 한들 바람 속에서 간드러질뇨
恰得月明回(흡득월명회) 마치 달 얻어 밝아 돌아와 마치흡
有感(유감) 느낀바 있어-李穡24
天地宰洪爐(천지재홍로) 하늘땅 맡아 커다란 화로 재상재
鼓鑄一何勞(고주일하로) 두드려 부어 얼마나 힘써 쇠부어만들주
理以爲之主(이이위지주) 이치로 하여 으뜸을 삼고
氣以分其曹(기이분기조) 기운으로써 그 무리 나눠 마을조
少或似麟角(소혹사린각) 적은 건 아마 기린 뿔 같고
多奚趐牛毛(다해혈우모) 많은 게 어찌 소떼의 털이 나아갈혈
仁義是膏粱(인의시고량) 어짊과 옳음 기름진 밥이 살찔고 기장량
禮法爲笏袍(예법위홀포) 예절 모범 돼 홀 도포 갖춰 핫옷포
粲然被天下(찬연피천하) 밝게 뚜렷이 온 누리 미쳐 정미찬
吾生安所逃(오생안소도) 우리 살면서 어딜 달아나 달아날도
板橋(판교) 판교-李穡25
板橋江畔草如煙(판교강반초여연) 널다리 강가두둑 풀이 안개로
落盡寒潮近午天(낙진한조근오천) 다 떨어져 찬 밀물 한낮 가까이
隔岸小舟呼不應(격안소주호불응) 언덕너머 작은 배 불러도 몰라
漁人分去賣魚錢(어인분거매어전) 어부들 나눠떠나 생선 판 돈에
遣懷(견회) 마음을 달래-李穡26
倏忽百年半(숙홀백년반) 갑자기 문득 백 년의 반이 갑자기숙
蒼黃東海隅(창황동해우) 푸르다 누레 동해 모퉁이 모퉁이우
吾生元跼蹐(오생원국척) 우리 삶 원래 살며시 굽혀 구부릴국 살금살금걸을척
世路亦崎嶇(세로역기구) 세상 길 또한 험하기도 해 험할기구
白髮或時有(백발혹시유) 흰 머리 때론 어쩌다 있어
靑山何處無(청산하처무) 푸른 산 어디 머물 데 없어
微吟意不盡(미음의부진) 살며시 읊어 뜻 아니 다해
兀坐似枯株(올좌사고주) 우뚝 앉아서 마른 나무라 우뚝할올
夜吟(야음) 밤에 읊다-李穡27
行年已知命(행년이지명) 나이 먹으니 이미 쉰이라 ※知天命
身世轉悠哉(신세전유재) 세상 몸 두기 아득하여져
細雨燈前落(세우등전락) 가랑비 내려 등불 앞으로
名山枕上來(명산침상래) 이름난 산이 베개 위로 와
憂時知杞國(우시지기국) 때를 걱정해 기나라 알아 ※杞憂
請始有燕臺(청시유연대) 빌어 비롯해 연나라 누대 ※昭王과 郭隗
恰到俱忘處(흡도구망처) 마치 이르니 모두 잊는 곳
心原冷欲灰(심원냉욕회) 마음의 근원 재 같이 싸늘
絶句(절구) 절구-李穡28
玉堂高處絶塵埃(옥당고처절진애) 옥의 집 높은 데라 티끌도 없어 ※弘文館(朝鮮)
白日淸風動綠槐(백일청풍동록괴) 한낮에 맑은 바람 푸른 홰나무
一揖長官終日坐(일읍장관종일좌) 읍 한번 장관에게 하루를 앉아
數聲啼鳥滿庭苔(수성제조만정태) 몇 마디 새는 울어 뜰 가득 이끼
讀杜詩(독두시) 두보 시를 읽으니-李穡29
操心如孟子(조심여맹자) 마음 씀에는 맹자 같은데
紀事如馬遷(기사여마천) 일의 실마리 사마천처럼
文章振厥聲(문장진궐성) 글 지어 떨쳐 소리 다하고 떨칠진 그궐
惻怛全爾天(측달전이천) 가여워 슬퍼 오롯 그 바탕 슬퍼할측 슬플달
法服坐廊廟(법복좌랑묘) 법 따라 앉아 조정 사당에 복도랑 사당묘
禮樂趨群賢(예악추군현) 예악에 좇아 여러 어진이 달릴추
門墻高數仞(문장고수인) 문에다 담은 높이 몇 길에 길인
後來徒比肩(후래도비견) 뒷사람 그저 어깨 나란히
何曾望堂奧(하증망당오) 어찌 일찍이 집 속을 볼까
矯首時茫然(교수시망연) 고개 곧추어 때마다 아득 바로잡을교
讀杜詩(독두시) 두보의 시를 읽고-李穡30
錦里先生豈是貧(금리선생기시빈) 금리선생 두보는 어찌 이 가난
桑麻杜曲又回春(상마두곡우회춘) 뽕잎 삼대 두릉 땅 또 봄은 찾아
鉤簾丸藥身無病(구렴환약신무병) 발 걸어 환약 먹어 몸엔 병 없어 알환
畵紙敲針意更眞(화지고침의갱진) 종이 그려 바늘 쳐 뜻 더욱 참되 ※바둑 낚시
傀値亂雜增節義(괴치난잡증절의) 크게 쳐 난리 만나 절의를 불려 클괴 불을증
肯因衰老損精神(긍인쇠로손정신) 옳게 여겨 늙어가 정신을 덜어
古今絶唱誰能繼(고금절창수능계) 옛 이제 빼난 노래 누가 이어가 노래창
賸馥殘膏丐後人(승복잔고개후인) 남은 향 남긴 기름 뒷사람 가져 남을승 빌개
喬洞(교동) 교동-李穡31
海門無際碧天低(해문무제벽천저) 바다 문 끝이 없어 푸른 하늘에
帆影飛來日在西(범영비래일재서) 돛 그늘 날아서와 해는 서산엘
山下家家蒭白酒(산하가가추백주) 산 아래 집집마다 흰 술을 빚고 꼴추
斷葱斫膾欲鷄棲(단총작회욕계서) 파 썰어 회를 쳐서 닭을 잡으려 벨작
雨暗江林(우암강림) 비 어두운 강 수풀-李穡32
天低山遠樹浮雲(천저산원수부운) 하늘 낮춰 산 멀리 나무에 뜬 구름이
政是江天日欲曛(정시강천일욕훈) 바루니 이 강 하늘 해 기울어 저물려 석양빛훈
虎嘯猿啼愁不盡(호소원제수부진) 범 원숭이 울부짖음 시름은 다함없고
逐臣騷客苦思君(축신소객고사군) 쫓긴 신하 시인들 괴로운 임금생각
寄東亭(기동정) 동정에 부쳐-李穡33
春深門巷少經過(춘심문항소경과) 봄 깊어 문에 거리 지나감 적어
桃李花開落又多(도리화개락우다) 복사 오얏 꽃 피어 떨어짐 많아
記得去年亭上坐(기득거년정상좌) 알고 있어 지난 해 정자 위 앉아
一簾疏雨酒生波(일렴소우주생파) 발 하나 성긴 비에 술에 인 물결
訪蜜城兩朴先生還京(방밀성양박선생환경)
밀양의 두 박선생을 찾아갔다가 서울 돌아와-李穡34
碧桃花下月黃昏(벽도화하월황혼) 푸른 복사 꽃 아래 어스름의 달
爭換長條雪灑樽(쟁환장조설쇄준) 다퉈 잡아 긴 가지 눈 뿌린 술잔 뿌릴쇄
當日回遊幾人在(당일회유기인재) 그날에 돌며 놀아 몇 사람 있어
自怜攜影更鼔門(자령휴영갱고문) 가여워 끈 그림자 문을 두드려 영리할령 끌휴
曉雨(효우) 새벽 비-李穡35
淸晨小雨酒茅簷(청신소우주모첨) 맑은 새벽 보슬비 띠 처마 적셔 띠모 처마첨
客興悠然白柄鑱(객흥유연백병참) 나그네 흥 아득히 흰 자루 보습 보습참
江上平田煙漠漠(강상평전연막막) 강 위로 너른 밭은 안개에 자욱
山崖細逕草纖纖(산애세경초섬섬) 산벼랑 좁은 길로 풀은 가늘게 벼랑애
載花侯館初開塢(재화후관초개오) 꽃이 실린 벼슬 집 먼저 열린 둑 둑오
沽酒詩家欲典衫(고주시가욕전삼) 술사와 시 읊는 집 적삼 잡히려 팔고
最是病夫謀口腹(최시병부모구복) 가장 옳기 병든 몸 꾀한 입과 배
海天歸思滿歸帆(해천귀사만귀범) 바다로 돌릴 생각 가는 돛 가득
東山(동산) 동쪽 산-李穡36
東山高頂立移時(동산고정립이시) 동쪽 산 높은 마루 서서 한참을
思入鴻濛自不知(사입홍몽자부지) 생각드니 흐릿해 저도 모르게 가랑비올몽
飛鳥片雲俱縹渺(비조편운구표묘) 새 날아 조각구름 모두 아득해 옥색표
連岡斷壟自逶迤(연강단롱자위이) 이은 뫼 끊긴 언덕 절로 비스듬 구블구불갈위
秋風老杜破茅屋(추풍로두파모옥) 갈바람 늙은 팥배 띠 지붕 부숴
落日山公倒接罹(낙일산공도접리) 지는 해 산에 솔에 걱정 메 씌워 근심리
畎畝忘君非我志(견무망군비아지) 밭도랑 임금 잊어 내 뜻함 아니 밭도랑견 이랑무
更將餘力念安危(갱장여력념안위) 다시 해야 남은 힘 안위를 생각 위태할위
秋日(추일) 가을날-李穡37
曉上高樓獨自憑(효상고루독자빙) 새벽 오른 높은 누 혼자서 기대 기댈빙
白雲靑嶂共層層(백운청장공층층) 흰 구름 푸른 산은 모두다 겹겹 높고가파른산장
一庭雨遇苔逾長(일정우우태유장) 뜰 하나 비를 만나 이끼 더 불어 넘을유
勇里天晴日又昇(용리천청일우승) 용리 마을 하늘 개 해도 떠올라 오를승
膽氣崢嶸身老大(담기쟁영신로대) 담력은 엄청난데 몸은 늙어가 가파를쟁영
顔客枯槁鬂鬅鬠(안容고고빈붕괄) 얼굴은 바싹 말라 머리 흩으려 머리흐트러질붕
乾坤幾度秋風起(건곤기도추풍기) 하늘땅 몇 번 지나 가을바람 나
回首江東憶李鷹(회수강동억리응) 고개 돌려 강 동쪽 이응을 생각
春晩(춘만) 늦은 봄날-李穡38
春晩南城翩綠蕪(춘만남성편록무) 봄이 늦어 남쪽 성 섞인 푸른 풀 거칠어질무
寂寥庭宇鳥相呼(적료정우조상호) 쓸쓸한 뜰 집에는 새 서로 불러
天陰欲雨連山暗(천음욕우련산암) 날 흐려 비 올라나 이은 산 어둑
花落猶風掃地無(화락유풍소지무) 꽃 져도 외려 바람 땅 쓸어 없애
放膽幾年揮筆札(방담기년휘필찰) 마음 놓고 몇 년을 붓 떨쳐 글 써 쓸개담 패찰
乞身何日向江湖(걸신하일향강호) 몸을 탓해 어느 날 강 호수에를 빌걸
古來豪傑能經世(고래호걸능경세) 예부터 영웅호걸 세상 다스려
自笑區區一腐儒(자소구구일부유) 절로 웃어 낱낱이 한 썩은 선비
1330 子正 耘谷 元天錫(1330∼?) 原州 野史 29
過楊口邑 양구읍을 지나며1
破屋嗚相呼 집 무너져 탄식에 서로 불러도 탄식소리오
民逃吏亦無 백성이 흩어지니 아전도 없어 달아날도
每年加弊瘼 해마다 피폐 더해 병은 들어서 해질폐 병들막
何日得歡娛 어느 날 기쁨 얻어 즐길 것인가 즐거워할오
田屬權豪宅 논밭은 권문호가 차지가 되고
門連暴惡徒 문에는 포악무리 줄지어 섰다
子遺殊可惜 아이만 남겨지니 달리 가여움 아낄석
辛苦竟何辜 힘들고 어려움은 무슨 죄기에 다할경 허물고
운곡 원천석 치악산에 은둔
春郊花開(춘교화개) 봄 들판에 꽃 피어-元天錫2
郭外春陰薄(곽외춘음박) 성 밖에는 봄 그늘 엷게 우거져
群花映草廬(군화영초려) 뭇 꽃이 비춰지네 초가오두막
繁枝聊可折(번지료가절) 많은 가지 오롯이 꺾을 수 있어
嫩葉不須除(눈엽불수제) 어린 잎 모름지기 딸 수야 없지 어릴눈
影轉斜曛畔(영전사훈반) 그림자 돌아 비껴 석양빛 언덕 석양빛훈
香浮小雨餘(향부소우여) 향기 뜨니 보슬비 내리고 남아
穠華無十日(농화무십일) 한창 꽃에 없으니 열흘을 가기
將恐意蕭疏(장공의소소) 두려울까 뜻하여 허전해 뜸해
春郊花落(춘교화락) 봄 들판에 꽃이 져-元天錫3
錦茵鋪滿地(금인포만지) 비단자리 펼쳤네 땅에 가득히 자리인 펼포
春去百花園(춘거백화원) 봄날은 떠나가네 온갖 꽃 뜨락
昨暮紅枝爛(작모홍지란) 엊저녁 붉은 가지 흐드러져서 문드러질란
今朝綠葉飜(금조녹엽번) 오늘 아침 푸른 잎 번들거리네
遊觀從此少(유관종차소) 놀이구경 이제는 드물어지니
歌吹豈爲繁(가취기위번) 노래에 피리불기 어찌 잦으랴
人事摠如是(인사총여시) 사람의 일 모든 게 이와 같아서 모두총
浮生何足言(부생하족언) 떠있는 삶 무엇을 넉넉다 하랴
春郊雨中(춘교우중) 봄 들판에 비 내려-元天錫4
雲氣政彌漫(운기정미만) 구름기운 다스림 두루 넘쳐서
雨昏天地間(우혼천지간) 비 내려 어둑하니 하늘땅사이
空濛能潤物(공몽능윤물) 하늘 보슬 만물을 적실 수 있어 가랑비올몽
暗淡巧此山(암담교차산) 어둠 살짝 예쁘게 산을 꾸민다
壟上人多喜(농상인다희) 밭이랑에 사람들 기뻐하는데 언덕롱
溪邊鷺獨閑(계변로독한) 시냇가에 백로는 홀로 느긋해
時看煙草路(시간연초로) 때때로 바라보는 안개 낀 풀길
簑濕牧童還(사습목동환) 도롱이 젖은 목동 돌아오는 길 도롱이사
春郊雨後(춘교우후) 봄 들판에 비 지나-元天錫5
一雨洗殘春(일우세잔춘) 한 번에 비로 씻어 남겨진 봄을
山川面目眞(산천면목진) 산천은 진면목에 참다움대로
爛漫纔減昔(난만재감석) 활짝 흩여 겨우 해 옛 모습 덜어 겨우재
嫩綠又增新(눈록우증신) 푸른 새싹 또 한층 새로움 더해
松嶺嵐猶礙(송령람유애) 솔 고개 아른아른 되레 거리껴 거리낄애
蔬畦碧已均(소휴벽이균) 나물 밭 파릇파릇 이미 고르게 밭두둑휴
製詩報晴霽(제시보청제) 시를 지어 갚으니 맑게 날 개여 갤제
誰道負良辰(수도부양신) 뉘 말을 졌다하나 좋은 날일랑
春郊閒步(춘교한보) 봄 들판을 거닐며-元天錫6
無私天地春(무사천지춘) 사사로움 없으니 천지에 봄은
風日更淸新(풍일경청신) 바람과 해 잇달아 말간 새로움
隔水看飛鳥(격수간비조) 물을 넘어 보이니 나는 새들이
渡橋逢野人(도교봉야인) 다리 건너 만나니 시골 사람을 건널도
冥搜物像富(명수물상부) 아득해진 물상의 넉넉함에서 찾을수
卽忘生涯貧(즉망생애빈) 곧 잊어 사람살이 가난함까지
遇勝藉芳草(우승자방초) 빼남 만나 깔려진 꽃다운 풀에
却思塗炭民(각사도탄민) 멎은 생각 빠트린 도탄의 백성
春郊閑居(춘교한거) 봄 들판에 살면서-元天錫7
郊居靜且閑(교거정차한) 바깥들에 사느니 고요에 한가
嵐翠連山市(남취연산시) 푸른 이내 이어져 산 속의 저자
溪穿脩竹流(계천수죽류) 시내 뚫려 흐르니 쭉 뻗은 대밭
門對落花閉(문대낙화폐) 문을 맞아 닫으니 떨어진 꽃이
操筆發長吟(조필발장음) 붓을 잡아 써내려 길게 읊어서
倚欄成假寐(의란성가매) 난간 기대 빠지니 잠시 잠들어
誰挑野菜來(수도야채래) 누가 돋워 들나물 캐어왔는지
細嚼嘗春味(세작상춘미) 살짝 씹어 맛보는 봄날의 맛을 씹을작
秋日(추일) 가을날-元天錫8
目窮紅樹外(목궁홍수외) 눈길 그쳐 불그레 나무 밖으로
倚柱已斜暉(의주이사휘) 기둥 기대 해 이미 기울은 햇빛 빛휘
鴉引暮愁去(아인모수거) 갈 까마귀 이끌어 저무는 시름
雁牽秋意歸(안견추의귀) 기러기에 끌리니 가을 뜻 돌아
那堪對搖落(나감대요락) 어찌 견뎌 마주해 흔들어 지니
不可無傷悲(불가무상비) 없앨 수 없는 것은 다친 슬픔이
黃葉亂蕭瑟(황엽난소슬) 누런 잎 어지러워 쓸쓸 으슬히
西風吹我衣(서풍취아의) 서녘바람 불어와 내게 내 옷에
冬夜(동야) 겨울밤-元天錫9
火焰爐灰睡味幽(화염노회수미유) 불 댕긴 재 화로에 잠은 맛 깊어
松風終夜響颼颼(송풍종야향수수) 솔바람 밤새도록 스산히 울려
夢廻推枕惺惺着(몽회추침성성착) 꿈 깨어 자리 밀쳐 정신 차리니
月側西南欲曉頭(월측서남욕효두) 달 기울어 서남에 날이 새려네
題三笑圖(제삼소도) 삼소도에 제하여-元天錫10
同携蒼石路(동휴창석로) 함께 이끄니 푸른 돌길을
也任日將西(야임일장서) 발 닿는 대로 해는 서산에
一笑乾坤搾(일소건곤착) 한번 웃으니 하늘땅 좁아 짤착
忘言過虎溪(망언과호계) 말을 잊고서 호계를 건너
※虎溪三笑: 저도 모르게 호계를 건너 세 사람(혜원법사 도연명 육수정)이
돌아보며 크게 웃음
雨中卽事(우중즉사) 비 내리는 가운데-元天錫11
山花紅紫鳥相呼(산화홍자조상호) 산에 꽃 울긋불긋 새는 노래해
獨坐無端憶酒徒(독좌무단억주도) 홀로 앉아 괜스레 술친구 생각
夢與洞仙傾露液(몽여동선경로액) 꿈에 함께 신선과 이슬 술 나눠
雨窓春睡有工夫(우창춘수유공부) 비 내린 창 봄 낮잠 공부가 있어
古琴(고금) 옛 거문고-元天錫12
太古冷冷韻技奇(태고냉랭운기기) 먼 옛날 싸늘하여 소리 뛰어나
伯牙流水少人知(백아류수소인지) 백아의 흐르는 물 아는 이 적어
子期死後絃初絶(자기사후현초절) 종자기 죽은 다음 줄 처음 끊어
棄置虛堂良可悲(기치허당량가비) 버려놓아 빈집에 참 슬프기도 버릴기
謝趙先生見訪(사조선생견방) 조선생의 찾아봄에 감사하며-元天錫13
多君觸氷雪(다군촉빙설) 많이도 그대 눈얼음 맞아
山路夜相過(산로야상과) 산길을 밤에 서로 지나와
剪燭更籌永(전촉경주영) 초 심지 잘라 고친 밤 길어 자를전 투호살전
開樽春氣和(개준춘기화) 술자리 열어 봄기운 따뜻
淸談飜海水(청담번해수) 맑은 이야기 바닷물 출렁 뒤칠번
逸興動星河(일흥동성하) 기쁜 흥 일어 은하수 일렁
厚意誠難忽(후의성난홀) 두터운 뜻에 참 덜렁 못해 소홀히할홀
吟成一曲歌(음성일곡가) 이뤄 읊으니 한 가락 노래
自詠(자영) 스스로 읊어-元天錫14
昨夜雨蕭蕭(작야우소소) 어젯밤 비는 쓸쓸히 내려
曉來山霧深(효래산무심) 새벽 오면서 산안개 자욱
脩然正衣坐(수연정의좌) 길게도 뻗혀 옷 여며 앉아
不覺發長吟(불각발장음) 못 깨쳐 피움 오래도 읊어
東籬有秋色(동리유추색) 동쪽 울타리 가을빛깔로
菊蘂粲黃金(국예찬황금) 국화 꽃술은 황금빛 뚜렷 꽃술예 정미찬
繞叢自怡悅(요총자이열) 꽃떨기 둘러 스스로 기뻐 두를요 기쁠이열
淸香熏素襟(청향훈소금) 맑은 향 스며 하얀 옷깃에 연기낄훈
孤芳傲霜冷(고방오상냉) 외로운 꽃향 찬 서리 잘나 거만할오
苦哉君子心(고재군자심) 괴로움이여 군자의 마음
撫己再三嘆(무기재삼탄) 몸 어루만져 거듭해 찬탄 어루만질무
朝陽輝遠林(조양휘원림) 아침 볕 빛나 멀리 수풀에
金堂川(금당천) 금당천-元天錫15
分割封疆古有源(분할봉강고유원) 나눠갈라 봉한 땅 오랜 뿌리 샘 나눌할
一溪中坼二乾坤(일계중탁이건곤) 한 시내 가운데 터 두 하늘땅이 터질탁
臨流駐馬時回顧(임류주마시회고) 흐름에 서 말 멈춰 때론 돌아봐 머무를주
前足黃驪後北原(전족황려후북원) 발 앞은 황려 땅이 뒤로 북원 땅 가라말려
送行(송행) 떠나보내며-元天錫16
絶學無爲雲水僧(절학무위운수승) 빼난 배움 함 없이 스님 떠 흘러 ※구름 물 가듯
芒鞋布襪一烏藤(망혜포말일오등) 짚신에 베버선에 까만 지팡이 신혜 등나무등
渾身只是衝天志(혼신지시충천지) 온 몸으로 이 다만 하늘 뜻 찔러 찌를충
此去應燃不盡燈(차거응연부진등) 이리 떠나 불살라 다함없는 등 사를연
初冬示友人(초동시우인) 첫겨울 벗에게 보이며-元天錫17
幽居何所有(유거하소유) 숨어 사느니 무엇이 있어
好事不如無(호사불여무) 좋은 일 못해 없느니 만도
語黙誠而已(어묵성이이) 말함 입 닫음 참될 뿐이며
行藏命矣夫(행장명의부) 하든 감추든 운명일 테지
雲林翹野鶴(운림교야학) 구름숲에는 깃 긴 들의 학 꼬리긴깃털교
煙壑腐寒儒(연학부한유) 연기골짝엔 썩은 찬 선비 골학 썩을부
忽復輕颸節(홀부경시절) 문득 철 다시 썰렁한 바람 신선한바람시
冬暉照座隅(동휘조좌우) 겨울 빛 비춰 자리모퉁이 빛휘
七月橫川途中(칠월횡천도중) 칠월 횡천 땅을 지나며-元天錫18
山霧霏微晴未晴(산무비미청미청) 산안개 부슬부슬 개여 안 맑아 눈펄펄내릴비
草深溪路絶人行(초심계로절인행) 풀이 깊은 시내길 사람 안 다녀
就中何物撩詩想(취중하물료시상) 이 가운데 무엇이 시 생각 돋워 다스릴료
隔岸一鳩呼雨鳴(격안일구호우명) 언덕너머 비둘기 울어 비 불러
母津1(모진1) 모진 나루에서-元天錫19
慈顔遠別去年秋(자안원별거년추) 어머님 낯 먼 헤짐 지난 해 가을
寤寐思量恨未休(오매사량한미휴) 자나 깨나 생각해 한 아니 그쳐 깰오 잠잘매
直到江邊倍怊悵(직도강변배초창) 바로 닿은 강가에 서글픔 더해 슬플초 슬퍼할창
暗將雙淚灑淸流(암장쌍루쇄청류) 몰래 흘린 두 눈물 맑은 흐름에 뿌릴쇄
母津2(모진2) 모진 나루에서-元天錫20
誰把慈親號此津(수파자친호차진) 누가 붙여 어머니 이 나루 불러 잡을파
朝南暮北子來人(조남모북자래인) 아침 남쪽 저녁 북 아들 오는 이
願將此水爲甘乳(원장차수위감유) 바라고파 이 물이 달콤한 젖 돼
普養離親天下民(보양리친천하민) 널리 길러 어미 뗀 온 누리 백성 널리보
春城路上(춘성로상) 춘성 가는 길에-元天錫21
矮帽輕衫何處客(왜모경삼하처객) 작은 모자 옷 가뿐 어디 나그네 키작을왜 적삼삼
柳西花外尋芳春(유서화외심방춘) 버들 서쪽 꽃 밖에 꽃의 봄 찾아
半醒半醉一驪背(반성반취일驢배) 반쯤 깨 반쯤 취해 한 나귀 등에 가라말려
暮影靑山佳句新(모영청산가구신) 저문 그늘 푸른 산 좋은 글 새삼
堤州南郊(제주남교) 제주고을 남쪽 들녘-元天錫22
十里春原新雨過(십리춘원신우과) 십리에 봄 들판에 새론 비 지나
鶬鶊上下弄晴光(창경상하롱청광) 꾀꼬리 오르내려 맑은 빛 놀려 꾀꼬리경
軟沙細草溪邊路(연사세초계변로) 보들 모래 가늘 풀 시냇가 길에 연할연
時有幽花渡水香(시유유화도수향) 때때로 그윽한 꽃 물 건너 향내
宿順興府(숙순흥부) 순흥부에 묵으며-元天錫23
滿城佳致一何新(만성가치일하신) 성안 가득 멋져서 이 어찌 상큼
草綠花紅各自春(초록화홍각자춘) 풀 푸릇 꽃은 불긋 저만의 봄이
吟翫竹溪溪上月(음완죽계계상월) 읊어 놀아 대 시내 시내 위 달을 가지고놀완
灑然方寸絶纖塵(쇄연방촌절섬진) 뿌린 듯이 마음속 티끌을 끊어 가늘섬
到寧德(도영덕) 영덕에 이르러-元天錫24
雲淡風輕十里亭(운담풍경십리정) 구름 옅어 바람 슬 십리에 정자
馬頭山好雨新晴(마두산호우신청) 말머리 산 좋게도 새로 비 개여
小溪淸淺城東路(소계청천성동로) 작은 시내 물 얕아 성 동쪽 길에
一樹梅花隔水明(일수매화격수명) 나무 하나 매화꽃 물 너머 밝아
越松亭(월송정) 월송정-元天錫25
松陰十里白沙平(송음십리백사평) 솔 그늘에 십리를 흰 모래 널려
亭外晴雷驟浪聲(정외청뢰취랑성) 정자 밖 마른 우레 큰 물결 소리 달릴취
境勝難容塵世足(경승난용진세족) 경계 빼나 못 받아 속세의 자취
臨風暫憩愧吾行(임풍잠게괴오행) 맞바람 잠시 쉬니 부끄런 내 길 쉴게
泣仙樓(읍선루) 읍선루-元天錫26
泣仙樓外柳成陰(읍선루외류성음) 읍선루 누각 밖은 버들의 그늘
人住人分恨未禁(인주인분한미금) 사람 살아 사람 떠 한을 못 막아
別淚行行添作浪(별루행행첨작랑) 이별눈물 흘러서 더해진 물결 더할첨
一塘春水更方深(일당춘수갱방심) 연못 하나 봄물이 다시 막 깊어 못당
觀魚臺(관어대) 관어대-元天錫27
深淵得所樂洋洋(심연득소락양양) 깊은 연못 얻는바 즐거움 넘쳐
衆尼莘莘短復長(중尾신신단부장) 여러 꼬리 긴 꼴이 짧고도 길어 긴모양신
我自知魚子知我(아자지어자지아) 내 절로 고기 알아 그대 날 알아
莫將同異更商量(막장동이갱상량) 하진 마 같고 다름 다시 헤아려
宿末訖村(숙말흘촌) 말흘촌에 묵으며-元天錫28
暮向山村得得過(모향산촌득득과) 저묾에 두메마을 눈여겨 지나
棘荊林下路橫斜(극형림하로횡사) 가시나무 숲 아래 길은 비껴서
馬頭時有居民拜(마두시유거민배) 말 머리에 때로는 사는 이 인사 절배
遙指溪邊是我家(요지계변시아가) 먼 가리킴 시냇가 바로 우리 집
淮陽遇冬至(회양우동지) 회양 땅에서 동짓날을 만나-元天錫29
客裏誠難晳駐驢(객리성난暫주려) 나그네 참 어려움 나귀를 멎기 잠시잠暫晳밝을석
忽忽未暇計居諸(怱怱미가계거저) 바빠서 겨를 없어 여기 머물 꾀 바쁠총怱忽홀
異鄕忽遇陽生旦(이향홀우양생단) 다른 땅 문득 만나 양기 난 아침 ※一陽始生 ䷗
坐對靑山檢曆書(좌대청산검력서) 마주 앉은 푸른 산 달력을 살펴 봉함검
1330 趙仁璧(1330∼1393)襄烈 漢陽 조인벽 무신 위화도회군 1
絶句 절구1
蝶翅勳名薄 나비날개 얇으니 공 세운 이름 날개시 공훈 엷을박
龍腦富貴輕 용뇌향 가벼우니 부하고 귀함 ※향료의 원료 뇌뇌
萬事驚秋夢 모든 일 언뜻 가을 꿈결과 같이 놀랄경
東窓海月明 동쪽 창 커다란 달 밝기만하다
1330 淸卿 義谷 李邦直(?∼1384) 淸州 集賢殿大提學 1
普光寺 보광사 ※전라도 나주 소재1
此地眞仙境 이런 곳은 참으로 신선의 세계
何人創佛宮 어떤 이가 지었나 부처님 궁전
叩門塵跡絶 문 두드려 끊겨진 티끌의 자취 두드릴고
入室道心通 방에 드니 불도가 마음을 꿰네
曉落山含翠 새벽 밝아 산에는 푸름 머금고 새벽효 머금을함 푸를취
秋色雨褪紅 가을빛 비에 바래 붉어짐인가 바랠퇴
想看千古事 그리며 돌아보네 오랜 옛일을
飛鳥過長空 나는 새 지나가는 머나먼 하늘
1332 石磵 趙云仡(1332∼1404) 豊壤 1
卽事 그 자리에서
柴門日午喚人開 사립문 한낮 되어 불러서 열어 섶시 부를환
步出林亭坐石苔 걸어 나온 숲 정자 앉은 이끼 돌 이끼태
昨夜山中風雨惡 어제 밤에 산중에 비바람 쳐서 어제작
滿溪流水泛花來 시내 가득 물 흘러 꽃이 떠 오네 뜰범
1333 孟雲 柳巷 韓脩(1333∼1384)文敬 淸州 柳巷詩集 1
夜坐次杜詩韻 밤에 앉아 두보시 운을 빌어
此日亦云暮 이날도 또한 일러 저물었다고
百年盡可悲 백년을 다한대도 슬플 것인가
心爲形所役 마음은 꼴이 되니 부리는 대로
老與病相隨 늙으면 병 더불어 서로 따르리
篆冷香殘後 글씨는 싸늘하고 향도 꺼진 뒤 전자전
窓明月上時 창가에 밝은 달이 떠오를 때면
有懷無與唔 품어오던 글소리 함께 못하네 글읽는소리오
聊和古人詩 귀를 울려 어울린 옛사람 시를 귀울료
1333 公權 圓齋 鄭樞(1333∼1382) 淸州 원재 정추 武臣 1
定州途中 정주에 가는 길 ※평안북도 정주
定州關外草萋萋 정주에 관문 바깥 풀이 우거져 풀성한모양처
沙磧無人日向西 모래톱 사람 없고 해는 서쪽을 서덜적
過海腥風吹戰骨 바다서 비린 바람 뼈도 오싹해 비릴성
臼楡多處馬頻嘶 나무절구 많은 곳 자주 말 울어 자주빈 울시
1335 仲潔 松軒 李成桂(1335∼1392∼1398∼1408)健元陵 全州 2
1대 태조 이성계1
登白雲峰 백운봉에 올라 태조 이성계 조선건국
引手攀蘿上碧峯 넝쿨 잡고 끌어서 푸른 봉 올라 잡고오를반 무라
一庵高臥白雲中 한 암자 높이 누워 흰 구름 속에 암자암
若將眼界爲吾土 보이는 끝 앞으로 내 땅이 되나
楚越江南豈不容 초월나라 강남은 어찌 못 담나 넘을월
薄相胡爲在此中 박상호위재차중 엷은 볼품 어찌 돼 여기 있게 돼 ※觀相2
深思此理故人風 심사차리고인풍 깊은 생각 이 도리 오랜 벗 끼침
朝鮮始祖雖稱號 조선시조수칭호 나라 조선 연 사람 비록 일컬어
德乏前賢愧不窮 덕핍전현괴불궁 모자란 덕 앞 어짊 못내 부끄러
1337 達可 圃隱 鄭夢周(1337∼1392)文忠 迎日 圃隱集 4
春興 춘흥1
春雨細不適 봄비는 가늘어서 방울지진 않아
夜中微有聲 밤새도록 조그만 소리만 난다
雪盡南溪漲 눈이 녹아 앞 시내 물 불어 넘쳐 불을창
草芽多少生 풀은 돋아 새싹이 얼마나 났나 싹아
奉使日本 일본에 사신으로 가서2
水國春光動 섬나라에 봄빛도 흐드러지네
天涯客未行 하늘 끝 나그네는 가지를 못해 물가애
草連千里綠 풀은 나서 이어져 천리 푸르고
月共兩鄕明 달은 같아 두 나라 모두 밝힌다
遊說黃金盡 유세하다 황금은 바닥이 나고
思歸白髮生 돌아갈 생각하니 흰머리 난다 터럭발
男兒四方志 사나이 사방으로 뜻을 펼침에
不獨爲功名 나 홀로 공명만을 위함 아니지
征婦怨 정부원3
一別年多消息稀 한번 떠나 여러 해 소식 드물어 사라질소 드물희
塞垣存沒有誰知 변방에 살고 죽음 누가 아는가 변방새 담원
今朝始寄寒衣去 오늘 아침 비로소 겨울옷 부쳐 부칠기
泣送歸時在腹兒 울며 보낸 떠날 때 뱃속 아이도 울읍 배복
明遠樓 명원루4
靑溪石壁抱州回 맑은 시내 돌 벽이 고을을 감싸
更起新樓眼豁開 다시 세운 새 누각 눈앞에 펼쳐 뚫린골활
南畝黃雲知歲熟 남녘이랑 누런 빛 가을을 알고 익을숙
西山爽氣覺朝來 서쪽 산 시원함에 아침을 느껴 시원할상
風流太守二千石 풍류 아는 태수는 이천 석 들여
邂逅故人三百杯 만나는 아는 이와 삼백 잔 마셔 만날해후
直欲夜深吹玉笛 곧바로 밤 깊도록 옥피리 불고 불취 피리적
高攀明月共徘徊 높이 오른 밝은 달 함께 거닐어 노닐배회
1338 自修 獨谷 成石璘(1338∼1423)文景 昌寧 2
在固城寄舍弟 고성에서 동생에게 부침1
擧目江山深復深 눈을 들어 쳐다보니 강산은 깊고 깊어
家書一字抵千金 집 편지 글자 한 자 천금에 맞먹으니 거스를저
中宵見月思親淚 밤을 맞아 달을 보며 어버이 생각눈물 밤소
白日看雲憶弟心 한낮에는 구름 보니 동생생각 마음만 생각할억
兩眼昏花春霧隔 두 눈에 흐릿한 꽃 봄 안개에 가려서 어두울혼
一簪華髮曉霜侵 한 비녀 꾸민 머리 새벽서리 들었네 비녀잠
春風不覺愁邊過 봄바람도 몰랐더니 시름 스쳐 지나가
綠樹鶯聲忽滿林 푸른 나무 꾀꼴 소리 문득 숲을 채우네
金剛山 금강산2
一萬二千峯 일만 이천 봉우리 금강산이란
高低自不同 높낮이 처음부터 같지가 않아
君看初日出 그대는 보았는가 해가 솟을 때
何處最先紅 어느 곳이 맨 먼저 붉어지던가
1338 敬之 惕若齋 金九容(1338∼1384) 安東 35
帆急 돛단배 빨라1
帆急山如走 돛단배는 빨라서 산이 뛰는 듯
舟行岸自移 배가 가니 언덕이 절로 떨어져
異鄕頻問俗 땅이 달라 자꾸만 풍속을 물어
佳處强題詩 좋은 데라 억지로 시도 지어야
吳楚千年地 오나라 초나라로 천년의 땅에
江湖五月時 강으로 호수로도 오월의 때에
莫嫌無一物 싫다하진 말아라 하나도 없다 ※술 음악 기생 싫어할혐
風月也相隨 바람에는 달 또한 서로 따르지 따를수
척약재 김구용 김방경의 손자2
新月(신월) 초승달-金九容
家在松山下(가재송산하) 집이 있으니 송악산 아래
舟行江水濱(주행강수빈) 배는 나아가 강가 물가로
黃昏一片月(황혼일편월) 저녁 어스름 한 조각 달이
分照兩鄕人(분조량향인) 나눠 비추니 두 고을 사람
偶題(우제) 우연히 짓다-金九容3
暮釣滄江月(모조창강월) 저물어 낚아 찬 강에 달을
朝耕綠野雲(조경록야운) 아침에 갈아 푸른 들 구름
忽驚京輦夢(홀경경련몽) 문득 놀라니 서울 수레 꿈
猶自未忘君(유자미망군) 아직도 나는 그대 못 잊어
過月溪坂(과월계판) 월계비탈을 지나며-金九容4
溪形如月曲(계형여월곡) 시내 모습이 달처럼 굽어
恐得月溪名(공득월계명) 아마도 얻어 월계란 이름
細路沿山腹(세로연산복) 오솔길 따라 산기슭 이어
行行可爽淸(행행가상청) 걷고 걸어도 시원해 맑아
寄金安兩代言(기김안량대언) 김 안 두 대언에게-金九容5
兩君連袂步銀臺(양군련몌보은대) 그대 둘 소매 맞대 은대를 걸어
萬里靑雲脚底開(만리청운각저개) 만 리에 푸른 구름 다리 밑 열려
堪笑狂生時不遇(감소광생시불우) 웃음 견뎌 미친 삶 때를 못 만나
江山風月獨含杯(강산풍월독함배) 강산에 바람 달에 혼자 잔 들어
潘家谿驛1(반가계역1) 반가계역에서-金九容6
林間小驛厭長川(임간소역염장천) 숲 사이 조그만 역 긴 시내 싫어
灘險撑舟似上天(탄험탱주사상천) 여울 험해 배 버텨 하늘 오르듯
欲得順流回一棹(욕득순류회일도) 하려던 흐름 따라 노 하나 돌려
須臾直下海門前(수유직하해문전) 잠깐에 곧장 내려 바다 문 앞에
潘家谿驛2(반가계역2) 반가계역에서-金九容7
客路艱關已半年(객로간관이반년) 나그네 길 어려움 이미 반년이
老親難待彩衣鮮(로친난대채의선) 늙은 부모 못 맞아 색동옷 곱게 ※斑衣之戱 老萊子
江山到處雖云勝(강산도처수운승) 강에 산에 닿는 곳 빼어남 말해
人月何時得共圓(인월하시득공원) 사람에 달 어느 때 함께 둥글어
恨我未乘天上鶴(한아미승천상학) 나를 탓해 아니 타 하늘 오를 학
知誰好伴地行仙(지수호반지행선) 누굴 알아 좋은 짝 땅 다닐 신선
五千駿馬無消息(오천준마무소식) 오천 필 뛰어난 말 소식이 없어
須遣王良早著鞭(수견왕량조저편) 꼭 보내야 왕량을 일찍 채찍 펴 ※馬夫
感懷1(감회1) 느낌을 품어-金九容8
十幅雲帆一信風(십폭운범일신풍) 열 폭에 구름 돛을 바람에 맡겨
江山都是畫圖中(강산도시화도중) 강과 산 모든 것이 그림 가운데
誰知萬里西征客(수지만리서정객) 누가 알까 만 리를 서쪽 가는 이
心與滄波日夜東(심여창파일야동) 마음과 푸른 물결 밤낮 동쪽엘
感懷2(감회2) 느낌을 품어-金九容9
死生由命奈何天(사생유명내하천) 죽고 삶 매인 것이 어찌 하늘이
東望扶桑路渺然(동망부상로묘연) 동쪽 바래 해 뜬 곳 길은 아득해
良馬五千何日到(량마오천하일도) 좋은 말 오천 필이 어느 날 올까
桃花門外草芊芊(도화문외초천천) 복사꽃 핀 문 밖에 풀 더미 듬뿍
燕灘上寄達可1(연탄상기달가1) 연탄에서 달가께 올려 ※鄭夢周(1337∼1392)-金九容10
江頭春水正溶溶(강두춘수정용용) 강 머리 봄 강물은 참 넘실넘실
把釣閑吟柳影中(파조한음류영중) 낚시에 느긋 읊어 버들 그늘서
欲寄相思千里字(욕기상사천리자) 부치려 서로 그려 천리에 글을
却嫌雙鯉未能通(각혐쌍리미능통) 되레 싫어 편지가 아니 통할까
燕灘上寄達可2(연탄상기달가2) 연탄에서 달가께 부쳐 ※鄭夢周(1337∼1392)-金九容11
去歲秋風一解携(거세추풍일해휴) 지난 해 가을바람 한 이끎 풀어
幾回明月滿江樓(기회명월만강루) 몇 번이나 밝은 달 강 누각 채워
何時一笑重相見(하시일소중상견) 어느 때 한번 웃음 다시 서로 봐
江草萋萋似喚愁(강초처처사환수) 강가 풀 우거져서 시름 부른 듯
野草(야초) 들풀-金九容12
纖纖野草自開花(섬섬야초자개화) 야들야들 들에 풀 절로 꽃 피워
檣影如龍水面斜(장영여룡수면사) 돛 그림자 용처럼 물에 빗기어
日暮每依烟渚宿(일모매의연저숙) 날 저물면 늘 기대 안개 물가에
竹林深處有人家(죽림심처유인가) 대나무 숲 깊은 곳 사람 집 있어
安東客舍北樓次高祖上洛公詩韻(안동객사북루차고조상락공시운)
안동영호루에 고조부 충렬공의 시를 빌어-金九容13
先祖題詩字字淸(선조제시자자청) 선조께서 지은 시 글 글이 맑아
重來此日更含情(중래차일갱함정) 다시 오니 이날에 더욱 정 담겨
江山似有留連色(강산사유류연색) 강산은 있었듯이 남아 이은 빛
仍占春風末肯行(잉점춘풍말긍행) 이에 차지 봄바람 떠나기 싫어
夜莊(야장) 밤의 엄숙함-金九容14
閉門終不接庸流(폐문종부접용류) 문 닫아 끝남 아니 붙어 흐름에
只許靑山入我樓(지허청산입아루) 다만 받아 푸른 산 내 집에 들여
樂便呤哦慵便睡(낙편령아용편수) 즐거워선 속삭여 졸리면 잠자
更無餘事到心頭(갱무여사도심두) 다시없어 남은 일 마음에 닿아
武昌(무창) 무창-金九容15
黃鶴樓前水湧波(황학루전수용파) 황학루 누각 앞에 물 솟는 물결
沿江簾幕幾千家(연강렴막기천가) 강 따라 발친 장막 몇 천의 집이
醵錢沽酒開懷抱(거전고주개회포) 돈 거둬 술을 사서 품은 뜻을 펴
大別山靑日已斜(대별산청일이사) 크게 나눈 산 푸름 해 이미 기웃
夜泊揚子江(야박양자강) 양자강에서 밤에 묵어-金九容16
月滿長江秋夜淸(월만장강추야청) 달은 가득 긴 강에 가을밤 맑아
繫船南岸待潮生(계선남안대조생) 배 매인 남쪽 언덕 밀물 기다려
蓬窓睡覺知何處(봉창수교지하처) 봉창에 잠이 깨니 어딘지 알아
五色雲深是帝城(오색운심시제성) 다섯 빛 구름 깊어 임금님 성이
寄忠州韓判官(기충주한판관) 충주 한판관에게-金九容17
春風匹馬過忠州(춘풍필마과충주) 봄바람에 말 하나 충주 땅 지나
細柳依依弄煞柔(세류의의롱살유) 가는 버들 어른대 놀려 여리게 죽일살
相見嘯鶯藏不得(상견소앵장부득) 서로 봐 울어 꾀꼴 숨지를 못해
幾人攀折漢江頭(기인반절한강두) 몇 사람 잡아 꺾어 한강 머리에
寄許野堂錦(기허야당금) 야당 허금에게 부치며-金九容18
高臥黃驪興有餘(고와황려흥유여) 높이 누운 황려 땅 흥겨움 남아
江山不斥一狂疏(강산불척일광소) 강산도 아니 물려 한 미침 드묾
從容耐可終身老(종용내가종신로) 조용히 견딜 만해 늙어 몸 마침
已與衰翁伴釣魚(이여쇠옹반조어) 이미 함께 늙은이 고기 낚으며
送僧入山(송승입산) 입산하는 스님을 보내며-金九容19
靑山萬疊白雲深(청산만첩백운심) 푸른 산이 만 겹에 흰 구름 깊어
振錫飄然鍊此心(진석표연연차심) 석장 흔들 바람에 이 마음 다져
欲識禪師存主處(욕식선사존주처) 알아보려 스님이 몸을 둔 곳을
月明風細沒弦琴(월명풍세몰현금) 달 밝아 바람 살랑 빠진 거문고
途中(도중) 길을 가며-金九容20
夜困飛蚊晝困蝱(야곤비문주곤맹) 밤 괴롬 모기 날아 낮 괴롬 등에
嘬人咬馬血盈盈(최인교마혈영영) 사람 물어 말 물어 피가 흥건해 물최
草深泉渴炎如火(초심천갈염여화) 풀은 깊고 샘 말라 더위 불같아
誰識遼東六月行(수식요동육월행) 누가 알아 요동 땅 유월 길을 가
有寄(유기) 부침이 있어-金九容21
千里相思共月明(천리상사공월명) 천리 길 서로 그려 같이 달 밝아
傍簷高樹露華淸(방첨고수로화청) 처마 곁 높은 나무 이슬 꽃 맑아
回頭漂緲煙霞外(회두표묘연하외) 머리 돌려 아득히 안개노을 밖
忽有南飛雁一聲(홀유남비안일성) 언뜻 날아 남쪽엘 기러기 소리
街上有感(가상유감) 거리에서 느낌 있어-金九容22
十字街頭夕照斜(십자가두석조사) 열십자 거리머리 저녁 해 비껴
喧闐車騎又繁華(훤전거기우번화) 떠들썩한 수레 말 또한 왁자해 성할전
太平氣像松山在(태평기상송산재) 크게 편함 기운차 솔 산에 있어
依舊蔥瓏揷彩雲(의구총롱삽채운) 옛 그대로 푸름에 빛 구름 꽂혀
送海上人(송해상인) 바다스님 보내며-金九容23
不見龍巖舊主人(불견용암구주인) 보지 못해 용 바위 옛날 임자를
鳥啼花落又靑春(조제화락우청춘) 새 울고 꽃이 지니 또한 푸른 봄
嶺南何處栖禪穩(영남하처서선온) 고개남쪽 어느 곳 깃든 선 느긋 깃들일서
淸夢應稀紫陌塵(청몽응희자맥진) 맑은 꿈 맞아 드문 도시의 티끌
山居(산거) 산에 살며-金九容24
浩然天地一狂生(호연천지일광생) 커다랗게 하늘땅 한 미친 삶을
獨臥靑山弄月明(독와청산롱월명) 홀로 누워 푸른 산 달 밝음 놀려
自笑邇來無世味(자소이래무세미) 혼자 웃어 이리 와 세상 맛 없어
竹根流水洗心聲(죽근류수세심성) 대 뿌리에 흐른 물 맘 씻는 소리
西掖夜直(서액야직) 중서성에서 밤을 지키며-金九容25
紗窓夢罷漏聲殘(사창몽파루성잔) 비단 창에 꿈 깨니 밤 시간 다가
金鴨香燒曙色寒(금압향소서색한) 금향로에 향 피워 새벽빛 추워
政是明時無弊事(정시명시무폐사) 정치 옳아 밝을 때 나쁜 일 없어
只收風月入毫端(지수풍월입호단) 다만 거둬 바람 달 붓끝에 놓아
夜(야) 밤에-金九容26
月滿長江水自流(월만장강수자류) 달빛 가득 긴긴 강에 물 절로 흘러
舟人睡熟夜悠悠(주인수숙야유유) 뱃사람은 잠에 빠져 밤은 아득해
凄淸恰似秋天日(처청흡사추천일) 쌀쌀하며 맑음 같기 가을날 날씨
繞岸蟲聲弔客愁(요안충성조객수) 언덕 둘러 벌레소리 시름을 달래
采江(채강) 채강-金九容27
采石江頭問酒家(채석강두문주가) 채석강 강 머리에 술집을 물어
樓臺無限正繁華(누대무한정번화) 누대는 끝이 없어 정말 번듯해
風流李白今安在(풍류이백금안재) 풍류 즐길 이백은 이제 어디에
夢覺蓬窓月滿波(몽각봉창월만파) 꿈을 깨니 봉창에 달 가득 물결
遊幸安寺(유행안사) 행안사에 가서-金九容28
滿山松柏雨濛濛(만산송백우몽몽) 산 가득 솔 잣나무 비로 흐릿해
半日偸閒小夢中(반일투한소몽중) 반나절 틈을 내어 잠깐 꿈속에
多謝居僧爭挽手(다사거승쟁만수) 고맙게 머문 스님 다퉈 손 끌어
焚香一榻笑談同(분향일탑소담동) 향 살라 걸상 하나 웃어 이야기
歎花(탄화) 꽃을 탄식해-金九容29
慢綠妖紅幾萬重(만록요홍기만중) 흩어 푸름 곱게 붉음 몇 만 겹으로
千家日暖氣濛濛(천가일난기몽몽) 천의 집에 날은 따뜻 기운 아른대
猜嫌豈獨人間事(시혐기독인간사) 샘내 싫어 어찌 오직 사람세상 일
昨夜東風一半空(작야동풍일반공) 어제 밤에 봄바람에 한 반은 비어
天磨山(천마산) 천마산-金九容30
山腰石徑俯高林(산요석경부고림) 산허리 돌길에서 높은 숲 굽어보며
策馬夤緣却爽心(책마인연각상심) 말 채찍질 하고선 도리어 마음 시원
雲谷問僧何處是(운곡문승하처시) 구름 골짝 물으니 스님은 어디 있어
溪流盡處白雲深(계류진처백운심) 시내 흘러 다한 곳 흰 구름이 깊어서
春日對雨有感(춘일대우유감) 봄날 비를 마주한 느낌-金九容31
千花萬柳氣空濛(천화만류기공몽) 천의 꽃 만의 버들 기운 괜히 흐릿해
城北城南綠映紅(성북성남록영홍) 성북에 성남에는 푸름에 붉음 비쳐
最好雨餘樓上見(최호우여루상견) 가장 좋기 비 온 뒤 누대 올라 바라봐
却愁明日有東風(각수명일유동풍) 되레 시름 밝을 날 봄바람 불까싶어
送鄭當寺丞之任忠州(송정당사승지임충주) 정당사승을 충주 임지로 보내며-金九容32
春風方駘蕩(춘풍방태탕) 봄바람 이젠 흐드러져서
持節赴忠州(지절부충주) 부절 지니고 충주 땅엘 가
芳草東門路(방초동문로) 꽃다운 풀은 동문에 길에
垂楊古渡頭(수양고도두) 드리운 버들 옛 나루머리
彈琴開古閣(탄금개고각) 거문고 타러 옛 누각 열어
柱笏上高樓(주홀상고루) 홀 세워 잡고 높은 루 올라
應過驪江去(응과려강거) 마땅 지나서 여강에 갈 터
江邊繫釣舟(강변계조주) 강가 매어놔 낚시할 배를
送郭九疇檢校(송곽구주검교) 검교 곽구주를 보내며-金九容33
萬里天王地(만리천왕지) 만 리에 하늘 임금의 땅이
何年息戰塵(하년식전진) 어느 해 그쳐 싸움 먼지가
元戎方授鉞(원융방수월) 으뜸 오랑캐 도끼를 주어
信使遠交隣(신사원교린) 사신을 보내 멀리 가까이
跋涉來蒼海(발섭래창해) 넘고 건너서 창해로 오니
驅馳向紫宸(구치향자신) 몰아 달려서 대궐로 나가 집신
自今爭刮目(자금쟁괄목) 이제부터는 다퉈 눈 닦아
重見至元春(중견지원춘) 다시 보았네 지원의 봄을 ※元나라 世祖와 順帝때 年號
病中(병중) 병이 나서-金九容34
年年春臥病(연년춘와병) 해마다 봄엔 병으로 누워
門掩客來稀(문엄객래희) 문을 닫으니 손님도 드문
國報誠無力(국보성무력) 나라에 갚기 정말 힘없이
思親尙未歸(사친상미귀) 어버이 그려 아니 돌아가
山靑花苒苒(산청화염염) 산은 푸르러 꽃은 우거져 풀우거질염
江碧柳依依(강벽류의의) 강이 파래서 버들 힘 얻어
何日黃驪縣(하일황려현) 무슨 날이라 황려현에서
叉魚又采薇(차어우채미) 물고기 잡고 고사리 캘까
己亥年紅賊(기해년홍적) 기해년 홍건적-金九容35
慷慨豪談笑(강개호담소) 북받쳐 슬퍼 큰 웃음 얘기
幽齋淸夜深(유재청야심) 그윽한 집에 맑은 밤 깊어
悲風嘶朽木(비풍시후목) 슬픈 바람은 썩은 나무에
苦月上疏林(고월상소림) 괴로운 달은 성긴 숲 올라
撫劍三長嘆(무검삼장탄) 칼을 매만져 세 번 긴 한숨
停杯一浩吟(정배일호음) 술잔을 멈춰 한 번 큰 읊음
鴨江豺虎滿(압강시호만) 압록강 가득 거친 도둑들 승냥이시
何似健兒心(하사건아심) 무엇 같은가 사나이 마음
1340 達可 琴隱 趙悅(?∼?) 咸安 琴隱實記 금은 조열 1
盍簪聯句(합잠련구) 어찌 벼슬을-趙悅
幽篁園裏數叢花(유황원리수총화) 깊은 대숲 동산 속 몇몇 떨기 꽃
潤色山村寂寞家(윤색산촌적막가) 젖은 빛 두메마을 쓸쓸 고요 집
八室㪅看罇有酒(팔실갱간준유주) 여덟 집 다시 보니 술통 술 있어 다시갱
宦情從此薄於紗(환정종차박어사) 벼슬 뜻 이를 좇기 깁 보다 얇아
1340 茅隱 李午(?∼?) 재령 모은 이오 1
挽(만) 슬퍼하며 ※琴隱 趙悅-李午
去年嘉樹西(거년가수서) 지난해 서쪽 멋진 나무를
與我相往來(여아상왕래) 나와 더불어 서로 오고가
昨日聞公去(작일문공거) 어제 들으니 공이 떠남을
今日哭公回(금일곡공회) 오늘은 울어 공을 돌아봐
哭公而已乎(곡공이이호) 울어도 공은 이미 돌아가
問公安在哉(문공안재재) 공에게 물어 있기 어떤지
1342 宗之 三峰 鄭道傳(1342∼1398) 奉化 三峰集 4
訪金居士野居 김거사의 야거를 찾아1
秋陰漠漠四山空 가을구름 아득해 온 산이 비어
落葉無聲滿地紅 지는 잎 소리 없어 온 땅이 붉어
立馬溪橋問歸路 시내다리 말 세워 가는 길 물어
不知身在畵圖中 몰랐구나 이내몸 그림 속에서
題公州錦江樓 제 공주 금강루2
君不見賈傳```````` 그대는 못 보았나 가전이란 걸 ※賈誼 값가
投書湘水流```````` 글을 던져 상수에 흐르는 물에
翰林醉賦黃鶴樓 선비로 술에 취해 황학루 시를 ※李白
生前軻不足憂```` 살았을 적 안 된 일 걱정 안 하니 굴대가
逸氣凜凜橫千秋 빼난 기운 꿋꿋이 천추에 질러 찰름
又不見病夫```````` 또 보지 못했는가 앓는 사람을
三年滯炎州`````````삼년을 막히어서 뜨거운 고을 막힐체
歸來又到錦江頭 돌아와 다시 이른 금강머리에
但見江水去悠悠 다만 보니 강물만 유유히 흘러
那知歲月亦不留 어찌 알아 세월도 머물지 않아
此身已與秋雲浮 이 몸 이미 가을 돼 구름 떠가듯
功名富貴復何求 공명부귀 다시는 어찌 구하랴
感今思古一長吁 이제 느낀 옛 생각 길게 탄식해 탄식할우
歌聲激烈風颼颼 노래 소리 세차나 바람이 수수 바람소리수
忽有飛來雙白鷗 갑자기 날아오는 흰 갈매기 둘 갈매기구
山中 산속에서3
護竹開迂逕 대밭 지켜 둘러서 길을 내었고 멀우 소로경
憐山起小樓 산을 아껴 조그만 누각 세웠네
隣僧來問字 이웃 스님 찾아와 문자 묻기에 이웃린
盡日爲相留 하루 다해 서로가 머물렀다네 머무를류
敝業三峯下 하는 일을 놓고서 삼봉 아래에 해질폐
歸來松桂秋 돌아와서 송계와 세월 보내네
家貧妨養疾 집 가난해 거리껴 몸을 돌봄은 방해할방
心靜足忘憂 마음은 고요해서 시름 잊었네
癸丑正朝夆天殿口號(계축정조봉천전구호) 계축정초에 봉천전 구호 ※1373년-鄭道傳4
春隨細雨度天津(춘수세우도천진) 봄날 따른 보슬비 천진을 건너
大掖池邊柳色新(대액지변류색신) 크게 벌린 연못가 버들 빛 새록 겨드랑액
滿帽宮花霑鍚宴(만모궁화점양연) 사모 가득 궁궐 꽃 잔치에 젖어 젖을점 당노양
金吾不問醉歸人(금오불문취귀인) 금오도 아니 물어 취해 가는 이 ※義禁府
1345 中叔 雙梅堂 李詹(1345~1405)文安 新平 楮生傳 쌍매당 이첨 23
茵橋 인교 ※밀양에 있는 다리 이름 자리인1
行旅知多少 지나가는 나그네 얼만지 알아
閑人似我稀 나 같이 한가한 이 드물 것이라 드물희
愛山隨處駐 산 아껴 곳에 따라 머물었다가 머무를주
得句讀吟歸 글 찾아 읽고 읊고 되돌아간다2
僧院秋方主 큰 절도 가을이라 마침 으뜸 철
官塗露未唏 벼슬 길 드러내기 아직도 슬퍼 진흙도 슬퍼할희
會當容此膝 모임 맞아 얼굴은 이 무릎위에 무릎슬
江上有漁磯 강물 위에 있으니 고기 잡는 이 물가기
田家(전가) 농삿집-李詹3
舍後桑枝嫩(사후상지눈) 집 뒤 뽕나무 가지에 새눈 어릴눈
畦西瀣葉抽(휴서해엽추) 밭두둑 서쪽 이슬 잎 싹터 밭두둑휴 이슬기운해 뺄추
陂塘春水滿(피당춘수만) 비탈진 둑에 봄물이 가득 비탈피
稚子解撑舟(치자해탱주) 어린 아들이 배를 풀어 놔 어릴치 버팀목탱
十七日至海州(십칠일지해주) 열이레 날 해주에 닿아-李詹4
雉堞岧嶢四面平(치첩초요사면평) 성가퀴 높고 높아 사면이 반반 꿩치 성가퀴첩
南臨一水入雲長(남림일수입운장) 남쪽으로 한줄 강 구름 속 길게
高麗亭館今何在(고려정관금하재) 고려 때 정각 관아 이제는 어디
依舊沙頭夕照明(의구사두석조명) 예 그대로 모래톱 저녁 빛 밝아
太平村(태평촌) 태평촌-李詹5
誰云此地太平村(수운차지태평촌) 누가 일러 이 땅을 태평촌이라
役重民居半不存(역중민거반부존) 부역 묵직 백성 삶 반은 못 살아
唯有數家能館客(유유수가능관객) 오직 있어 몇몇 집 관아 나그네
食松疑是赤松孫(식송의시적송손) 솔잎 먹어 그런지 적송자 자손 ※神農氏 雨師
聞秭歸(문자귀) 자귀를 듣고 ※王昭君 전한 秭歸(湖北省 宜昌의 縣)사람 -李詹6
瘴海山前雲月凝(장해산전운월응) 장해산 산 앞으로 구름 달 엉겨 장기장
秭歸哀怨聽來增(자귀애원청래증) 자귀의 슬픈 탓함 들어 옴 더해 부피이름자
夜深休向西川哭(야심휴향서천곡) 밤 깊어 그쳐야지 서천에 울음 울곡
再拜今無杜少陵(재배금무두소릉) 절 두 번 이젠 없어 두보 소릉이 ※杜甫
丁丑重九雷動虹見(정축중구뢰동홍견) 정축년 중양절에 천둥에 무지개 봐-李詹7
重陽佳節苦無懽(중양가절고무환) 중양절 좋은 철에 기쁨이 없어 기뻐할환
閑傍黃花過小灣(한방황화과소만) 느긋 곁 한 노란 꽃 물굽이 지나 물굽이만
雷有殘聲虹未斷(뢰유잔성홍미단) 우레에 남긴 소리 무지개 아직 무지개홍
滿江風雨送秋寒(만강풍우송추한) 강 가득 비바람이 가을 춥게 해
贈彭城監務李君(증팽성감무리군) 팽성 감무 이군에게 주며-李詹8
三月彭城布穀啼(삼월팽성포곡제) 삼월의 팽성에는 뻐꾸기 울어 성팽
千畦麥浪與雲齊(천휴맥랑여운제) 천 이랑 보리물결 구름과 함께 가지런할제
使君日用非他事(사군일용비타사)`원님더러 하란 일 딴일 아니라
點檢春畊東復西(점검춘경동부서) 살피니 봄밭갈이 동으로 서로 밭갈경
漂母墓(표모묘) 빨래하는 여인의 무덤-李詹9
老眼元非識健兒(노안원비식건아) 늙은 눈 원래 못해 건아 알아봄 튼튼할건
千金當日豈爲期(천금당일기위기) 천금을 그날에야 어찌 바라랴
墳前春草年年綠(분전춘초년년록) 무덤 앞에 봄풀이 해마다 푸릇 무덤분
料得王孫解報施(요득왕손해보시) 헤아리니 왕손이 갚아 베풂을 되질할료
慵甚(용심) 게으름이 지나쳐-李詹10
平生志願已蹉跎(평생지원이차타) 삶 살며 바란 뜻은 이미 어긋나 넘어질차
爭奈慵疏十倍多(쟁내용소십배다) 다투랴 느려빠져 열 배는 많아 게으를용
午寢覺來花影轉(오침각래화영전) 낮잠을 깨고 나니 꽃그늘 옮겨
暫携稚子看新荷(잠휴치자간신하) 잠시 끌어 어린애 새 연꽃 보네 끌휴
晉陽亂後謁聖眞(진양란후알성진) 진양 난리 뒤에 공자님 초상을 뵙고-李詹11
廨宇丹靑一炬亡(해우단청일거망) 관아 집 단청이라 한 횃불에 타 관아해 횃불거
頑童尙解護文坊(완동상해호문방) 맹한 애 외려 풀어 문묘를 지켜 완고할완 동네방
十年海嶠風塵裏(십년해교풍진리) 십년을 바다 멀리 바람먼지 속 뾰족하게높을교
獨整夜冠謁素王(독정야관알소왕) 혼자 바룬 밤 의관 소왕을 뵙네 아뢸알
夜過涵碧樓聞彈琴聲有作(야과함벽루문탄금성유작)
밤에 함벽루를 지나며 거문고 타는 소리를 듣고 짓다-李詹12
神仙腰佩玉摐摐(신선요패옥창창) 신선의 허리 패옥 옥 소리 찰랑 칠창
來上高樓掛碧窓(내상고루괘벽창) 와서 오른 높은 루 푸른 창 걸려 걸괘
入夜更彈流水曲(입야갱탄류수곡) 밤들어서 다시 타 가락 물 흘러
一輪明月下秋江(일륜명월하추강) 바퀴 하나 밝은 달 가을 강 내려
渡亐叱浦(도울질포) 울질포를 건너며-李詹13
篷窓一夜耿疏燈(봉창일야경소등) 배 창문에 하룻밤 빛 가물 등불 빛날경
行計還如物外僧(행계환여물외승) 하는 꾀 되레 같아 세상 밖 스님
舴艋爲家何所適(책맹위가하소적) 작은 배를 집삼아 갈 곳은 어디 작은배책맹
春江風浪碧層層(춘강풍랑벽층층) 봄 강에 바람 물결 푸름 겹겹이
過婆娑府(과파사부) 파사부를 지나며-李詹14
一帶長江限我疆(일대장강한아강) 하나 두른 긴 강에 우리 땅 끝이
昔時煙火兩相望(석시연화량상망) 옛날 때 연기와 불 서로 바라봐
草埋城畔千畝麥(초매성반천무맥) 풀에 묻힌 성 두둑 천 이랑 보리
霜落溪南萬樹桑(상락계남만수상) 서리진 시내 남쪽 많은 뽕나무
安州路上望香山(안주로상망향산) 안주 길에서 묘향산을 바라보며-李詹15
雪壓香山白陸離(설압향산백륙리) 눈이 누른 묘향산 흰 땅 떼놓아
波搖日影渡江時(파요일영도강시) 물결 흔들 해 그늘 강을 건넌 때 흔들릴요
怱怱馬上吟哦去(총총마상음아거) 바쁘게 말에 올라 소리 읊어 가 옳을아
卽到嘉平就小詩(즉도가평취소시) 곧 이르는 가평 땅 짤막 시 됐네
過高郵(과고우) 고우를 지나며-李詹16
澤國春光政杳茫(택국춘광正묘망) 물나라 봄날 빛은 정말 아득해 못택
人家都在水中央(인가도재수중앙) 사람 집 모두 있어 물 속 가운데
孤郵城下孤帆過(고우성하고범과) 외론 고우 성 아래 외론 돛 지나 역참우
汀草靑靑柳半黃(정초청청류반황) 물가 풀 푸릇푸릇 버들 반 노랑 물가정
春遊(춘유) 봄놀이-李詹17
梅花暖日柳輕風(매화난일류경풍) 매화엔 따뜻한 해 버들엔 산들바람
春意潛藏浩蕩中(춘의잠장호탕중) 봄날 뜻 숨겨 간직 널찍한 쓸림 속에
欲識東君眞面目(욕식동군진면목) 알아보려 봄 임금 참된 낯 그대로를
遍尋山北又溪東(편심산북우계동) 두루 찾아 산 북쪽 그리고 시내 동쪽
迎曙驛逢郭御史明日漢江上相別(영서역봉곽어사명일한강상상별)
영서역에서 곽어사를 만나 다음날 한강에서 서로 헤져-李詹18
再過三峯下(재과삼봉하) 다시 지나니 삼봉 아래를
傷時淚滿巾(상시루만건) 때에 다치니 눈물의 두건
年來新日月(년래신일월) 해는 다가와 새로운 해달
事往幾風塵(사왕기풍진) 일은 지나가 몇 바람티끌
世路少相識(세로소상식) 세상살이길 서로 앎 적어
郵亭逢故人(우정봉고인) 역 정자에서 오랜 이 만나 역참우
依依不忍別(의의불인별) 서로 못 놓아 차마 못 떠나 참을인
立馬漢江濱(입마한강빈) 말을 세우고 한강 가에서
寄南敎授(기남교수) 남교수에게-李詹19
山寺讀書日(산사독서일) 산에 절에서 글 읽던 날에
相同過一春(상동과일춘) 서로 같이해 한 봄을 지내
單裝流落處(단장류락처) 단출한 차림 흘러 흩인 곳
匹馬往來頻(필마왕래빈) 말 하나 끌고 오고감 잦아
信字傳盈尺(신자전영척) 편지글 알려 한 자나 쌓아
音容隔幾塵(음용격기진) 목소리 얼굴 몇 티끌 너머
十年飜覆後(십년번복후) 십 년을 엎어 뒤집은 뒤에
君獨有情人(군독유정인) 그대 혼자만 정다운 벗이
將赴密陽歇馬茵橋新院(장부밀양헐마인교신원)
밀양에 가면서 인교신원에서 말을 쉬며-李詹20
行旅知多少(행려지다소) 다니는 길손 얼만지 알아
閑人似我稀(한인사아희) 느긋한 사람 나 같진 못해 드물희
愛山隨處駐(애산수처주) 산을 아껴서 곳마다 멈춰
得句獨吟歸(득구독음귀) 시구를 얻어 혼자 읊어 가
僧院秋方至(승원추방지) 절에 절집에 가을이 막 와
官塗露未晞(관도로미희) 관아 길에는 이슬 안 말라 진흙도 마를희
會當容此膝(회당용차슬) 모여 마땅히 이 무릎 받아 무릎슬
江上有魚磯(강상유어기) 강 위에 있어 물고기 물가 물가기
懷歸(회귀) 돌아가고파-李詹21
再拜子規鳥(재배자규조) 절을 두 번 해 소쩍새에게
思君淚滿衣(사군루만의) 임금 그리워 눈물 옷 가득
人窮人不愛(인궁인불애) 사람 막히니 사람 안 아껴
事往事多違(사왕사다위) 일이 지나가 일 어김 많아
片月吹羌笛(편월취강적) 조각달 불어 오랑캐 피리 피리적
枯桐送落暉(고동송락휘) 마른 오동은 빛 흩어 보내
松山遙在望(송산요재망) 솔 산을 바래 멀리 있는 데
安得一廻歸(안득일회귀) 어찌 얻을까 한 번 돌아감
舟行至沐陽潼陽驛(주행지목양동양역) 배로 가다가 목양 동양역에 이르러-李詹22
一粟滄波上(일속창파상) 한 알 좁쌀에 푸른 물결 위
飄然任此身(표연임차신) 휘몰아 돌아 이 몸을 맡겨
楚山遙送客(초산요송객) 초 땅 산 멀리 나그네 보내
淮月近隨人(회월근수인) 회수 달 붙어 사람을 따라 강이름회
衰鬢渾成雪(쇠빈혼성설) 여윈 살쩍은 온통 눈이 돼
征衣易染塵(정의이염진) 나그네 옷은 쉬이 티끌 물 물들일염
那堪行役久(나감행역구) 어찌 견디나 걷는 일 오래
汀草暗知春(정초암지춘) 물가 풀 몰래 봄날을 알아
登州(등주) 등주-李詹23
久客饒情緒(구객요정서) 오랜 나그네 품은 뜻 많아 넉넉할요
春來更惘然(춘래갱망연) 봄날이 오니 더욱 멍해져 멍할망
焚香靈應廟(분향령응묘) 향을 사르니 신 맞는 사당 사당묘
乞火孝廉船(걸화효렴선) 불마저 빌어 효도 청렴 배 청렴할렴
雁度三千里(안도삼천리) 기러기 줄서 삼천리 길을
鵬鶱九萬天(붕건구만천) 붕새는 훨훨 구만리 하늘 붕새붕 훨훨날건
幾時還故國(기시환고국) 어느 때라서 고향 돌아가
爛熳醉花前(난만취화전) 흐드러지게 꽃 앞에 취해 문드러질란 질펀할만
1345 春堂 卞仲良(1345~1398) 密陽 春堂遺稿 9
춘당 변중량 이색과 정몽주의 문인이며 변계량의 친형
竹堂入直(죽당입직) 죽당에서 당직에 들며-卞仲良1
知印尙書最少年(지인상서최소년) 도장 맡은 상서는 가장 젊은이
承恩直到玉墀前(승은직도옥지전) 받든 베풂 곧바로 옥섬돌 앞에 계단위의공지지
紫泥濕盡靑衫袖(자니습진청삼수) 보라진흙 다 적신 청 적삼 소매
夜半黃麻下九天(야반황마하구천) 한밤에 황마 조칙 대궐서 내려
鐵關途中(철관도중) 철관 길을 가며-卞仲良2
鐡關城下路岐賖(철관성하로기사) 철관성 성 아래로 길 갈림 멀어 외상으로살사
滿目煙波日又斜(만목연파일우사) 눈 가득 안개물결 해는 또 기웃
南去北來春欲盡(남거북래춘욕진) 남쪽 떠나 북녘 와 봄이 다하려
馬頭開遍海棠花(마두개편해당화) 말머리에 두루 핀 해당화 꽃이
松山(송산) 소나무산-卞仲良3
松山繚繞水縈回(송산료요수영회) 솔 산이 감겨 둘러 물 얽혀 돌아 감길료 얽힐영
多少朱門盡綠苔(다소주문진록태) 얼마간 붉은 문 집 다 푸른 이끼
唯有東風吹雨過(유유동풍취우과) 오직 있어 봄바람 불어 비 지나
城南城北杏花開(성남성북행화개) 성 남쪽 성 북쪽에 살구꽃 피어
遊子吟(유자음) 떠도는 이 읊어-卞仲良4
遊子久未返(유자구미반) 떠돌아 그대 오래 아니 돌아가
弊盡慈母衣(폐진자모의) 다해 해져 어머니 지어주신 옷
故山苦遼邈(고산고료막) 고향 산에 괴로워 멀어 아득해 멀료막
何時賦言歸(하시부언귀) 어느 때나 읊을까 돌아간단 말
人生不滿百(인생불만백) 사람살이 아니되 백 년 못 채워
惜此西日暉(석차서일휘) 아까우니 이다지 서쪽 햇빛이
憶弟(억제) 아우가 그리워-卞仲良5
海郡驚時變(해군경시변) 바다에 고을 때 바뀜 놀라
無端涕在衫(무단체재삼) 까닭도 없이 눈물 적삼을
江雲白勝雪(강운백승설) 강에 구름은 눈보다 희고
春水碧於藍(춘수벽어람) 봄날에 물은 쪽보다 파래
歸夢萱堂北(귀몽훤당북) 돌아간 꿈에 어머님 북쪽 원추리훤
孤蹤竹嶺南(고종죽령남) 외로운 발길 죽령의 남쪽
監丞安穩未(감승안온미) 살피고 도와 편한지 어째
相憶正難堪(상억정난감) 서로 그리워 정말 못 견뎌
登宜州北城呈玄敎官(등의주북성정현교관) 의주 북성에 올라 현교관에게-卞仲良6
迢遞鐵關北(초체철관북) 멀고 아득해 철관의 북쪽 멀초 갈마들체
孤臣奈此何(고신내차하) 외로운 신하 이를 어쩌나
老狐棲古壘(로호서고루) 늙은 여우가 깃든 오랜 성 진루
夕鳥聚寒柯(석조취한가) 저녁에 새들 모인 찬 나무 자루가
湖海三年謫(호해삼년적) 호수 바다에 삼년 귀양 가 귀양갈적
秋風百感多(추풍백감다) 가을바람에 온갖 느낌 꽤
那堪正飄泊(나감정표박) 어찌 견디나 몰아쳐 닿아
賴有故人過(뢰유고인과) 힘입음 있어 오랜 벗 지내
閑齋同中慮偶吟(한재동중려우음)
한가한 서재에서 중려와 함께 뜻밖에 읊다-卞仲良7
雪盡春光動(설진춘광동) 눈이 다 녹아 봄빛이 움터
山圍暮色多(산위모색다) 산이 에워싸 저녁 빛 한껏
懶從生計薄(라종생계박) 게을러 따라 사는 꾀 엷어 게으를라
閑愛舊知過(한애구지과) 느긋함 아껴 벗 알아 지내
古井初消凍(고정초소동) 옛 우물 처음 얼음 사라져
寒梅正結花(한매정결화) 차가운 매화 막 꽃을 맺어
團圝風味足(단란풍미족) 둥글이 모여 바람 맛 넉넉 둥글란
賖酒更煎茶(사주갱전다) 외상 술 사고 다시 차 달여
寄金副令(기금부령) 김부령에게-卞仲良8
最憐金典校(최련김전교) 가장 어여뻐 김 전교라지
華髮卜山居(화발복산거) 빛난 흰머리 산에 가 살아
睡枕松聲落(수침송성락) 자는 베개에 솔 소리 내려
吟窓竹影疏(음창죽영소) 읊는 창에는 대 그늘 성글
巖耕春種豆(암경춘종두) 바위를 갈아 봄엔 콩 심고
水宿夜又魚(수숙야우어) 물가에 자며 밤엔 또 고기
盛代求賢急(성대구현급) 가득한 세상 어진이 찾아
行當見鶴書(행당견학서) 겪어 마땅히 조서 내려야
寧海(녕해) 영해에서-卞仲良9
二月江城霽景遲(이월강성제경지) 이월 달 강가 고을 날 개임 더뎌
芳洲散策動春思(방주산책동춘사) 꽃다운 섬 거닐어 트는 봄 생각
少年流落傷豪氣(소년류락상호기) 젊은 나이 떠돌아 다친 호방함
半日娛歡遇舊知(반일오환우구지) 반나절 즐겨 기뻐 옛 벗을 만나
梅柳開時難把酒(매류개시난파주) 매화버들 피는 때 술을 못 잡아
樓臺多處謾題詩(누대다처만제시) 누대에 많은 곳서 속여 시 지어
京華北望幾千里(경화북망기천리) 서울을 북쪽 바래 몇 천리기에
每賦瓜亭獨自悲(매부과정독자비) 늘 읊어 정과정곡 저 혼자 슬퍼
1346 明仲 松堂 趙浚(1346~1405)文忠 平壤 松堂文集 6
송당 조준 開國功臣 經濟六典 편찬
御殿春帖子(어전춘첩자) 대궐 입춘첩-趙準1
金闕韶光早(금궐소광조) 금의 대궐엔 밝은 빛 일러
銅壺曉露遲(동호효로지) 구리 물시계 새벽 더뎌가
五雲含瑞氣(오운함서기) 다섯 빛 구름 서기 머금어
先繞萬年枝(선요만년지) 먼저 두르니 만년 가지를
安州懷古(안주회고) 안주의 옛 자취를 품어-趙浚2
薩水湯湯漾碧虛(살수탕탕양벽허) 살수 물 넘실넘실 푸름에 출렁
隋兵百萬化爲魚(수병백만화위어) 수나라 백만 군사 물고기가 돼
至今留得漁樵話(지금류득어초화) 이제껏 남은 얘기 어부와 초동
不滿征夫一笑餘(불만정부일소여) 못 채워 길가는 이 한 웃음 남아
次牟良驛詩韻(차모량역시운) 모량역 시의 운으로-趙浚3
鷄林山水欲淸秋(계림산수욕청추) 계림의 산과 물에 말간 가을이
萬古興亡客倚樓(만고흥망객의루) 만고 옛 일어 잃어 길손 기댄 루
尙使後人還不鑑(상사후인환불감) 외려 시켜 뒷사람 거울 못 삼아
有誰知得我悠悠(유수지득아유유) 뉘 있어 알아먹어 나만 아득해
次尙州客舍詩韻(차상주객사시운) 상주 객사 시의 운으로-趙浚4
炎蒸酷暑欲生煙(염증혹서욕생연) 찌는 불 모진 더위 연기나려 해
奉使南方路二千(봉사남방로이천) 받든 사신 남녘 땅 길은 이천 리
滅賊朝天知有日(멸적조천지유일) 적을 없애 하늘 봬 날 있음 알아
聞鷄起讀出師篇(문계기독출사편) 닭소리에 일어나 출사편 읽어 ※出師表 諸葛亮
次狼川客舍韻(차랑천객사운) 낭천 객사의 운으로-趙浚5
宇宙風塵一歎長(우주풍진일탄장) 우주에 바람티끌 한번 탓 길어
朝天馬上憶南陽(조천마상억남양) 하늘 뵈러 말 타니 남양 땅 생각
山西將士誰豪俊(산서장사수호준) 산에 서쪽 군사로 누가 뛰어나
圖畫凌煙鬢未蒼(도화릉연빈미창) 화상 그린 공신각 수염 안 늙어 ※凌練閣 唐太宗
涵碧樓(함벽루) 함벽루-趙浚6
駿馬悠悠獨上樓(준마유유독상루) 빼난 말 아득 멀리 혼자 루 올라
風塵宇宙十年愁(풍진우주십년수) 바람티끌 우주에 십년 시름이
根無諸葛開平策(근무제갈개평책) 제갈량 다스릴 꾀 펼 재주 없어
橫槊高吟芳草洲(횡삭고음방초주) 창 비껴 높이 읊어 향기 풀 섬을
1347 子安 陶隱 李崇仁(1347∼1392) 星州 陶隱集 3
村居 시골에 살며1
赤葉明村逕 발가스레 물든 잎 밝은 시골길 소로경
淸泉漱石根 말간 샘물 솟아서 돌부리 쑤셔 양치질할수
地僻車馬少 땅 후져 수레마차 다니지 않아 후미질벽
山氣自黃昏 산기운에 저절로 황혼이 진다
新雪 새로 오는 눈2
蒼茫歲暮天 푸르고 아득하니 세모의 하늘 푸를창 아득할망
新雪遍山川 새로운 눈 골고루 산천을 덮어 두루편
鳥失山中木 새는 잃어 산속에 둥지 나무를
僧尋石上泉 스님도 찾아 돌 위 마실 샘물을
飢烏啼野外 굶주린 까마귀는 들 밖에 울고 주릴기
凍柳臥溪邊 얼어버린 버들은 시냇가 누워 얼동
何處人家在 어디로 찾아가야 사람 집 있나
遠林生白煙 먼 숲에 피어나네 하얀 연기가
題僧舍 스님 집에3
山北山南細路分 산의 북쪽 산 남쪽 오솔길 갈라 가늘세
松花含雨落繽紛 송홧가루 실린 비 내려서 엉망 어지러울빈분
道人汲井歸茅舍 도닦는 이 물 길어 초가 돌아와 길을급 띠모 집사
一帶靑烟染白雲 쭉 두른 푸른 연기 물든 흰 구름 띠대 물들일염
1350 仲常 雪壑齋 鄭矩(1350∼1418)靖節 東萊 설학재 정구 1
松山幽居(송산유거) 소나무 산에 숨어 살며-鄭矩1
蓬蓽門前一老松(봉필문전일로송) 사립문 문 앞에는 한 늙은 솔이 콩필
百年春雨養髯龍(백년춘우양염룡) 백년에 봄날 비로 수염 자라 용 구레나룻염
暮天霜雪埋窮壑(모천상설매궁학) 저녁하늘 눈서리 골짝 다 묻혀 골학
看取亭亭特殊容(간취정정특수용) 바라보니 꼿꼿해 모습 참 달라
1351 敬之 龜亭 南在(1351∼1419)忠景 宜寧 龜亭遺稿 구정 남재 위화도회군 6
靈山喜雨亭(영산희우정) 영산 희우정-南在1
種桑栽竹自成村(종상재죽자성촌) 뽕 심고 대를 키워 절로 마을 돼
老樹疏陰掩縣門(노수소음엄현문) 늙은 나무 그늘 설 고을 문 가려
來往十年頭白盡(내왕십년두백진) 와서 지난 열 해에 머리 다 희어
山靈應有北山文(산령응유북산문) 산신령님 마땅히 북산에 글을 祭文
星州東軒1(성주동헌1) 성주 동헌에서-南在2
萬事年年鬢雪加(만사년년빈설가) 모든 일에 해마다 귀밑 눈 더해
韶華正似隙駒過(소화정사극구과) 화창한 봄 참 같기 틈내 나귀로
百花軒上重遊日(백화헌상중유일) 온갖 꽃 집에 올라 거듭 노는 날
金井秋桐意緖多(금정추동의서다) 금 우물 가을오동 꺼낼 뜻 많아
星州東軒2(성주동헌2) 성주 동헌에서-南在3
花開花落鬢霜加(화개화락빈상가) 꽃 피고 꽃이 지니 살쩍에 서리
百歲春光一鳥過(백세춘광일조과) 백년세월 봄날 빛 새 하나 지나
此日此軒還寂寞(차일차헌환적막) 이런 날 이런 집에 또 고요 쓸쓸
滿園疏木夕陽多(만원소목석양다) 동산 가득 나무에 저녁볕 꽤나
泗川臥龍山陵華峯(사천와룡산릉화봉) 사천 와룡산 능화봉-南在4
臥龍山在南海陬(와룡산재남해추) 와룡산이 있으니 남해 모퉁이 모퉁이추
王子當年作遠遊(왕자당년작원유) 임금 아들 그해에 먼 다님 지어
古塚漸平荒草合(고총점평황초합) 옛무덤 차츰 반반 거친 풀 덮어
寒鴉啼送夕陽愁(한아제송석양수) 까마귀 울어 보내 저녁볕 시름
送人(송인) 사람을 보내며-南在5
鵬擊靑雲萬里餘(붕격청운만리여) 붕새 쳐 푸른 구름 만 리가 남아
翰林豪氣孰肩諸(한림호기숙견저) 문인선비 거드름 뉘 이에 견줘
月峯如得新詩句(월봉여득신시구) 달 봉우리 얻은 듯 새로운 시에
莫惜松窓咫尺書(막석송창지척서) 아쉬워마 솔 창가 가까이 글을
次廣州凊風樓韻(차광주청풍루운) 광주 청풍루 시를 빌어-南在6
自憐阿睹已飛花(자련아도이비화) 절로 불쌍 보느니 이미 날린 꽃
尙且逢場發興多(상차봉장발흥다) 외려 앞에 만날 곳 흥 일어 한껏
可笑此翁猶矍鑠(가소차옹유확삭) 우습다 이 늙은이 늙어 힘 있어
百端無計住韶華(백단무계주소화) 온갖 곳에 꾀 없어 봄날 머물기
1352 可遠 陽村 權近(1352∼1409)文忠 安東 陽村集 양촌 권근 96
風荷(풍하) 바람에 연잎-權近1
亭亭相倚竝(정정상의병) 우뚝하더니 서로가 기대
嫋嫋自推移(뇨뇨자추이) 살랑거려선 절로 밀려나
莫噵無持操(막도무지조) 말을 말아라 지님 없다며
掉頭非詭隨(도두비궤수) 머리 흔들어 아니 속임에
全州懷古(전주회고) 전주의 옛 생각-權近2
巨鎭分南北(거진분남북) 커다란 진영 남북을 나눠
完山最可奇(완산최가기) 완산 고을이 가장 빼어나
千峰鐘王氣(천봉종왕기) 천의 봉우리 왕기가 모여
一代啓鴻基(일대계홍기) 한 시대 열어 크게 될 터전
次碧瀾渡板上韻(차벽란도판상운) 벽란도 현판의 운으로-權近3
登眺江樓日(등조강루일) 올라 바라봐 강 누대 나날
奔馳宦路年(분치환로년) 달려 치달아 벼슬길 시절
何當伴鷗鷺(하당반구로) 어찌 마땅히 물새와 짝해
歸釣碧山前(귀조벽산전) 돌아가 낚나 푸른 산 앞에
元日帖字(원일첩자) 설날 붙인 글-權近4
玉漏催春箭(옥루최춘전) 옥의 물시계 서둘러 봄날
金莖奉露盤(금경봉로반) 금 기둥 받듦 이슬 받아내
鷄人初報曉(계인초보효) 닭 사람 처음 새벽을 알려
瑞日上雲端(서일상운단) 상서로운 해 솟아 구름 끝
宿甘露寺(숙감로사) 감로사에 묵으며-權近5
煙蒙古寺曉來淸(연몽고사효래청) 연기 덮인 오랜 절 새벽 와 맑아
湛湛庭前柏樹靑(담담정전백수청) 이슬 맑은 뜰 앞에 잣나무 푸릇
松韻悄然寰宇靜(송운초연환우정) 멋진 솔 가만있어 세상 고요해
涼風時拂柳絲輕(량풍시불유사경) 썰렁 바람 떨릴 때 버들 실 살랑
入直呈諸同舍(입직정제동사) 숙직하여 함께한 집에 드리며-權近6
宮漏頻傳夜向晨(궁루빈전야향신) 물시계 잦은 알림 밤은 새벽에
花屛錦帳靜無塵(화병금장정무진) 꽃 병풍 비단 휘장 티 없이 고요
三年諫職成何事(삼년간직성하사) 삼년을 언관 일에 무슨 일 이뤄 간할간 간할쟁
深愧昌黎著諍臣(심괴창려저쟁신) 부끄럼 창려선생 쟁신론으로 ※韓愈(768~824)
卽事(즉사) 바로지어-權近7
夜深新月照天明(야심신월조천명) 밤 깊어 새로운 달 하늘을 밝혀
行路相驚避富平(행로상경피부평) 가는 길 서로 놀래 반반함 벗어
未進白龍魚服戒(미진백룡어복계) 못 올리니 용 일러 고기 굽힘 말
多慙諫院得題名(다참간원득제명) 부끄럼 사간원에 이름 내걸어
金居士雪中騎牛遊皺巖(김거사설중기우유추암) 김거사 눈 속에 소 타고 가다-權近8
雪裏深山特地奇(설리심산특지기) 눈 속에 깊은 산은 퍽도 다른 땅
遊觀牛背任行遲(유관우배임행지) 가며보며 소등에 길 맡겨 느릿
皺巖可是非人境(추암가시비인경) 주름바위 옳거니 속세 아닌 곳
長使儒仙爲賦詩(장사유선위부시) 오래해 선비신선 시가 되게 해
題柳少年山水圖(제류소년산수도) 류 소년 산수 그림에-權近9
墨池龍起雨濛濛(묵지룡기우몽몽) 까만 못 용 일어나 비에 흐릿해
石走江翻鬼泣空(석주강번귀읍공) 돌 달려 강 뒤집혀 귀신 운 하늘
一陣好風天地霽(일진호풍천지제) 한바탕 좋은 바람 하늘땅 개여
分明元化在胸中(분명원화재흉중) 나뉨 뚜렷 바꿔냄 가슴 속에서
蓬萊驛懷古(봉래역회고) 봉래역 옛 돌이켜-權近10
祖龍鞭石竟無功(조룡편석경무공) 옛날 용 돌 채찍질 끝내 공 없어
誰見神仙不死翁(수견신선불사옹) 누가 봐 신선이라 아니 죽는 이
三十五年眞一瞥(삼십오년진일별) 서른다섯 해라야 눈 한번 깜박 ※秦始皇
從敎鮑臭滿車中(종교포취만거중) 쫓게 해 절인냄새 수레에 가득
擊甕圖(격옹도) 독 깨뜨리는 그림-權近11
玉斗碎時虧覇業(옥두쇄시휴패업) 옥구기 부서질 때 일 이지러져
珊瑚擊處有驕心(산호격처유교심) 산호에 부딪친 곳 뽐낼 마음에
爭如幼日多奇氣(쟁여유일다기기) 다툼인지 어린 날 하도 야릇함
倉卒全人慮已深(창졸전인려이심) 갑자기 오롯한 이 걱정이 깊어
仲秋1(중추1) 한가을-權近12
去歲逢秋齊魯東(거세봉추제로동) 지난해 가을맞이 제와 노 동쪽
如今謫在益山中(여금적재익산중) 이제는 귀양 와서 익산 가운데
年年佳節思歸客(년년가절사귀객) 해마다 좋은 명절 돌아갈 생각
得酒愁顔又一紅(득주수안우일홍) 술 얻어 시름의 낯 또 한번 붉어
仲秋2(중추2) 한가을-權近13
秋風玉露洗銀河(추풍옥로세은하) 가을바람 옥 이슬 씻기인 은하
月色由來此夜多(월색유래차야다) 달 빛깔 내려오니 이런 밤 많아
惆悵浮雲能蔽日(추창부운능폐일) 슬프게도 뜬구름 해 가릴 줄을
停杯一問欲如何(정배일문욕여하) 술잔 멈칫 한 물음 어찌하자고
仲秋3(중추3) 한가을-權近14
僮奴吹笛老僧歌(동노취적로승가) 아이종 피리 불고 늙은 중 노래
蹇父呼來把琵琶(건부호래파비파) 저는 아비 불러와 비파 잡게 해
誰信陽村多興味(수신양촌다흥미) 누가 믿나 나 양촌 흥이 많은 걸
謫來奇事亦堪誇(적래기사역감과) 귀양 와서 튀는 일 또한 자랑해
齒落(치락) 이가 빠짐에-權近15
曾恃年芳兩鬢靑(증시년방량빈청) 믿으니 나이 젊어 귀밑털 푸름
無心修煉學黃庭(무심수련학황정) 맘 없어 닦음 불림 황정경 배움 ※道家經典
可憐牙齒如秋葉(가련아치여추엽) 가엽기도 어금니 가을 잎처럼
頭上霜來便自零(두상상래편자령) 머리 위 서리 내려 절로 떨어져
杏花(행화) 살구꽃-權近16
一林殘雪未全銷(일림잔설미전소) 숲 하나 남은 눈이 다 아니 녹아
曉雨晴來上樹梢(효우청래상수초) 새벽 비 개여 오자 나무 끝 돋아
嫩日釀成和氣暖(눈일양성화기난) 예쁜 해 빚어 이뤄 살아나 따뜻
微酡顔色更驕饒(미타안색갱교요) 살짝 붉힌 낯 빛깔 더욱 뽐낼 만
病鶴(병학) 병든 학-權近17
鶴聲嘹亮九秋天(학성료량구추천) 학 소리 울어 밝아 먼 가을하늘 울료
毛羽摧傷罟弋邊(모우최상고익변) 깃털이 꺾여 다쳐 그물 주살에 꺾을최 그물고
知汝更穿雲漢去(지여갱천운한거) 널 알아 다시 뚫고 구름 강에 가
風淸月白戲靑田(풍청월백희청전) 바람 맑고 달 밝은 푸름에 놀아
喜聞兒子吉川君又産一男(희문아자길천군우산일남) 길천군이 또 아들 낳았다며-權近18
吾家曾說九封君(오가증설구봉군) 우리 집 일찍 말해 군 봉함 아홉
累世偏蒙雨露恩(루세편몽우로은) 여러 대 쏠려 입어 비이슬 베풂
此日光榮應倍舊(차일광영응배구) 이런 날 피고 빛남 으레 옛 곱절
眼前已見兩王孫(안전이견량왕손) 눈앞에 이미 보는 두 임금 손자
泰州山村(태주산촌) 태주의 산마을-權近19
飛雨初過露未收(비우초과로미수) 날리는 비 갓 지나 이슬 안 걷혀
漏雲斜日一聲鳩(누운사일일성구) 구름 틈 비낀 햇살 비둘기 울어
山中有地多開墾(산중유지다개간) 산 가운데 땅 있어 꽤나 골라서
羨殺居民宅里幽(선살거민택리유) 안 부럽게 사는 이 마을 집 그윽
東臨路上(동림로상) 동림 길에서-權近20
溪路逶迤綠樹深(계로위이록수심) 시내 길 구불구불 푸른 숲 깊숙
珍禽相喚送嘉音(진금상환송가음) 고운 새 서로 불러 고운 소리로
此中乘傳猶堪樂(차중승전유감락) 이 안에 타고 보내 외려 즐김이
唯恨憂民未展心(유한우민미전심) 오직 탓 백성걱정 마음 못 펼쳐
早發安州(조발안주) 일찍 안주를 떠나며-權近21
鷄鳴孤館夢初驚(계명고관몽초경) 닭 우는 외론 객사 꿈에 첫 놀래
馳馹悤悤過古城(치일총총과고성) 역말 달려 바쁘게 옛 성을 지나 역말일
頃刻閒忙隨處異(경각한망수처이) 짧은 때 느긋 바삐 곳 따라 달라
舟中曉月滿江明(주중효월만강명) 배 안에는 새벽달 강 가득 밝아
大洞江上見元帥李公所作官船(대동강상견원수이공소작관선)
대동강에서 원수 이공이 만든 관선을 보고-權近22
長江一帶繞城流(장강일대요성류) 긴 강을 쭉 둘러서 성 돌아 흘러
兩岸行人集渡頭(양안행인집도두) 두 언덕 다니는 이 나루터 모여
須信公材兼將相(수신공재겸장상) 믿게 해 공의 쓰임 장수에 정승
鎭邊來作濟川舟(진변래작제천주) 변방 눌러 와 지어 물 건넬 배를
入京韻(입경운) 서울에 들어-權近23
西渡郊關拭眼看(서도교관식안간) 서쪽 지나 들 갇혀 눈 씻고 보니
望中遙喜見崧山(망중요희견숭산) 바램 속 멀리 기뻐 송악산 보여 우뚝솟을숭
此身再荷生成力(차신재하생성력) 이내 몸 또 짊어져 나서 이룬 힘
頭上天光咫尺間(두상천광지척간) 머리 위로 하늘빛 가까운 거리
詠竹韻(영죽운) 대나무를 노래해-權近24
此君相對憶湘君(차군상대억상군) 이 군자 서로 마주 상군을 생각 ※순임금의 비
血點斕斑半未分(혈점란반반미분) 핏방울 무늬얼룩 반은 못 지워 문채란
千載雪霜懷勁節(천재설상회경절) 천년을 눈서리에 굳센 곧음이
一軒風日拂蒼雲(일헌풍일불창운) 온 집에 바람 햇살 푸른 구름이
思鄕韻(사향운) 고향 생각에-權近25
白雲天末是吾鄕(백운천말시오향) 흰 구름 하늘 끝이 바로 내 고향
處處登樓客恨長(처처등루객한장) 곳곳마다 오른 누 나그네 설움
最憶南江煙雨裏(최억남강연우리) 가장 그려 남강 물 안개비 속을
釣船終日泛滄浪(조선종일범창랑) 낚싯배 끝내 하루 띄운 푸른 물
題菊澗(제국간) 국화 골짝에-權近26
澗上幽人一畝宮(간상유인일무궁) 골짝 위에 숨은 이 한 이랑 집께
鮮鮮秋氣滿籬東(선선추기만리동) 곱디고운 가을꽃 울 동쪽 가득
欲知今日思君意(욕지금일사군의) 알고 싶어 오늘은 임 그리는 뜻
如見吾家文正公(여견오가문정공) 보이려 듯 우리 집 글 옳은 공께
宮梅二首1(궁매이수1) 궁궐매화-權近27
一枝春色照含章(일지춘색조함장) 가지하나 봄 빛깔 글 품음 비춰
獨擅奇香近帝傍(독천기향근제방) 제멋대로 튀는 향 임금 곁에 가
葵藿謾存傾向懇(규곽만존경향간) 해바라기 있어서 바라봄 안달
太陽曾不爲回光(태양증불위회광) 햇볕 일찍 않으니 빛 돌려대기
宮梅二首2(궁매이수2) 궁궐매화-權近28
庾嶺春生雪欲殘(유령춘생설욕잔) 노적봉 봄 살아나 눈 다 녹으려
枝頭氷玉自團團(지두빙옥자단단) 가지머리 얼음 옥 절로 둥글어
莫令羌笛還吹落(막령강적환취락) 하지 마 피리불게 불면 떨어져
長得天顔帶笑看(장득천안대소간) 오래도 임금 얼굴 띈 웃음 보게
夜直書懷(야직서회) 밤을 지키며 마음을 적다-權近29
院落深深夏夜淸(원락심심하야청) 관아는 깊고 깊어 여름밤 맑아
風吹錦帳暗香生(풍취금장암향생) 바람 부는 비단 막 몰래 향 풍겨
愚衷只是憂天意(우충지시우천의) 어리석은 마음만 하늘 뜻 걱정
耿耿無眠過五更(경경무면과오경) 밝혀 밝아 잠 없이 오경을 지내
大同江泛舟(대동강범주) 대동강에 배 띄워-權近30
縹緲煙波繞古城(표묘연파요고성) 아득한 안개 물결 오랜 성 둘러
舟中絃管更多情(주중현관갱다정) 배 가운데 관과 현 다시 정겨워
歌聲嫋嫋穿雲上(가성뇨뇨천운상) 노랫소리 가늘게 구름 뚫고서
無袖翩翩照水明(무수편편조수명) 소매 없이 나풀대 물 비쳐 밝아
夜吟(야음) 밤에 읊다-權近31
散步中庭自詠詩(산보중정자영시) 놓은 걸음 뜰에서 절로 시 읊어
一天雲月夜晴時(일천운월야청시) 한 하늘 구름에 달 밤은 맑은 때
乍看不省梢頭雪(사간불성초두설) 언뜻 봐 못 살피니 가지 끝에 눈
誤擬梅花滿舊枝(오의매화만구지) 잘못 여긴 매화꽃 옛 가지 가득
睡起(수기) 잠자다 일어나-權近32
白日偸閑入睡鄕(백일투한입수향) 한낮에 틈을 타서 꿈나라 들어
邯鄲世事又奔忙(한단세사우분망) 한단 꿈에 세상일 또한 바쁘기
不如花下傾春酒(불여화하경춘주) 아니 같아 꽃 아래 봄 술 기울임
醉裏悠然萬慮忘(취리유연만려망) 취함 속에 아련히 온 걱정 잊어
春日城南卽事(춘일성남즉사) 봄날 성남에서-權近33
春風忽已近淸明(춘풍홀이근청명) 봄바람 문득 그쳐 청명 가까워
細雨霏霏成晩晴(세우비비성만청) 가랑비 보슬보슬 늦게야 개여
屋角杏花開欲遍(옥각행화개욕편) 집 모퉁이 살구꽃 활짝 피려고
數枝含露向人情(수지함로향인정) 몇 가지 이슬 흠뻑 사람 맘 바래
尹鈴平君挽辭(윤령평군만사) 윤 영평군을 슬퍼하며-權近34
累世衣冠裔(누세의관예) 여러 대 세상 벼슬한 후손
平生富貴全(평생부귀전) 한 삶 살면서 부함 귀함 다
循良有遺愛(순량유유애) 좇으니 좋아 아낌이 남아
强健享稀年(강건향희년) 굳건해 튼튼 드문 해 누려 ※古稀: 일흔나이
一夢精鬼祕(일몽정귀비) 한 번의 꿈에 얼 넋에 감춰
千秋德譽傳(천추덕예전) 천의 가을에 덕 기림 알려
信知多積善(신지다적선) 믿어 앎 많아 착함을 쌓아
濟濟子孫賢(제제자손현) 많고 많으니 자손 어질어
癸亥除夜入直諫院(계해제야입직간원) 계해년 제야 사간원에 숙직하며-權近35
夜與年將盡(야여년장진) 밤을 더불어 해가 다 가려
春隨漏以生(춘수루이생) 봄을 따라서 물시계로 나
居然添甲子(거연첨갑자) 머무름같이 갑자는 더해
又此賀元正(우차하원정) 또 이렇게도 설을 축하해
曠職言何補(광직언하보) 휑한 자리에 말 어찌 도와
無才老可驚(무재로가경) 없는 재주에 늙어 놀랍기
千門未開鎖(천문미개쇄) 천의 문 아직 잠겨 안 열려
不寐聽鷄聲(불매청계성) 잠을 못 자고 닭소리 들어
點馬行錄(점마행록) 점마행록-權近36
受命辭中禁(수명사중금) 명령 받고서 대궐 물러나
開程向塞州(개정향새주) 갈 길을 열어 변방 땅 향해
只知王事急(지지왕사급) 다만 아느니 나랏일 급해
曾信此生浮(증신차생부) 일찍이 믿어 이 삶 떠돎을
松岳晴雲暖(송악청운난) 송악은 개여 구름 따뜻해
金郊去路脩(금교거로수) 금교를 떠나 갈 길이 놓여
行行催馬過(행행최마과) 가며 또 가며 말 재촉해 가
漸遠却回頭(점원각회두) 차츰 멀어져 웬 고개 돌려
贈吳部令偃機(증오부령언기) 오언기 부령에게 주다-權近37
一室庭除靜(일실정제정) 온통 집하나 뜰 섬돌 고요
三年旅況孤(삼년려황고) 삼년 나그네 하물며 혼자
官閑詩有集(관한시유집) 벼슬 느긋해 시로 모아져
隣近酒堪酤(인근주감고) 이웃 가까워 술은 계명주 계명주고
下榻賓朋至(하탑빈붕지) 걸상 내리니 벗님 찾아와
摳衣弟子趨(구의제자추) 옷을 걷고서 제자 달려와 출구
多慙鄙賤者(다참비천자) 하도 부끄럼 낮아 깔린 이
汨汨混泥塗(골골혼니도) 빠지고 빠져 진흙 뒤범벅 빠질골
紀地名詩1(기지명시1) 땅 이름 적은 시-權近38
北渡桑乾水(북도상건수) 북녘 건너도 상건수 물이
南浮楊子江(남부양자강) 남쪽 떠돌아 양자강에서
金陵朝萬國(금릉조만국) 금릉 언덕서 온 나라 조회
鍾阜鎭中邦(종부진중방) 종부 언덕은 중원을 눌러
齊魯宗親盛(제로종친성) 제와 노나라 종친이 듬뿍
幽幷醜虜降(유병추로항) 유주 병주는 추로가 굽혀
三韓非化外(삼한비화외) 삼한 옛 나라 아니 바뀐 밖
松岳氣鴻厖(송악기홍방) 송악 기운은 크고 크기도
紀地名詩2(기지명시2) 땅 이름 적은 시-權近39
雨暗沙門島(우암사문도) 비에 어두워 사문도 섬이
風高碣石山(풍고갈석산) 바람은 높아 갈석산 산에
燕鴻今已至(연홍금이지) 연 땅 기러기 이제 이미 와
遼鶴幾時還(료학기시환) 요 땅 두루미 언제 돌아와
水接蓬瀛闊(수접봉영활) 물을 맞대니 먼 봉래영주
雲橫海岱閑(운횡해대한) 구름 걸치니 바다 태산 틈
扶蘇何處在(부소하처재) 부소산이라 어디 있는지
夢繞紫霞間(몽요자하간) 꿈에 두르니 자하동 사이
紀地名詩3(기지명시3) 땅 이름 적은 시-權近40
黃縣秋風晩(황현추풍만) 황현 고을에 늦가을 바람
青州落日沈(청주락일침) 청주 고을엔 지는 해 잠겨
浿江歸路阻(패강귀로조) 패강 강물로 돌릴 길 막아
渤海客愁深(발해객수심) 발해 바다에 시름 깊어져
方丈疑無有(방장의무유) 방장산 몰라 있나 없나를
嗚呼弔古今(오호조고금) 오호도 슬퍼 예나 이제나
隅夷東表地(우이동표지) 해 뜨는 우이 동녘 겉에 땅
渺渺望鷄林(묘묘망계림) 아득 아득히 계림 바라봐
登止觀寺西峯(등지관사서봉) 지관사 서쪽 봉에 올라-權近41
地僻山藏寺(지벽산장사) 땅은 외져서 산이 절 감춰
溪回水繞樓(계회수요루) 시내는 돌아 누각 물 둘러
煮茶聞軟語(자차문연어) 차를 달이니 엷은 말 들려
策杖上高丘(책장상고구) 지팡이 짚어 높은 곳 올라
野菊寒含露(야국한함로) 들국화 차운 이슬 머금고
巖藤老帶秋(암등로대추) 바위 등 넝쿨 늙어 띤 가을
京都知幾里(경도지기리) 서울도성은 몇 린 지 알아
登眺極悠悠(등조극유유) 올라 바라봐 끝이 아득해
自毁(자훼) 스스로 헐뜯어-權近42
吾家多善慶(오가다선경) 우리 집에는 좋은 일 많아
我道不元亨(아도불원형) 우리 유가는 아니 형통해 ※元亨利貞
章句盜名字(장구도명자) 글귀 배우니 이름만 훔쳐
勳盟叨寵榮(훈맹도총영) 공훈을 맺어 자리를 탐내 탐낼도
當官曾是曠(당관증시광) 벼슬 맡아서 일찍이 휑해
處事豈能精(처사기능정) 일에 머물러 어찌 알뜰해
以此至衰老(이차지쇠로) 이리 이르니 늙어 여려져
恐辜仁主明(공고인주명) 두려운 허물 임금 밝음에 허물고
自譽(자예) 스스로 기리어-權近43
吾家多積善(오가다적선) 우리 집에는 선 쌓음 많아
於我最光亨(어아최광형) 내게서 가장 빛남을 누려
父作封君貴(부작봉군귀) 아버진 지어 봉군에 높이
兒承駙馬榮(아승부마영) 아이는 받아 부마로 기려
有居何患陋(유거하환루) 머묾에 어찌 좁음을 걱정
當食不求精(당식불구정) 먹거리 맞아 알참 안 찾아
尙足供衰老(상족공쇠로) 외려 넉넉해 늙음에 바쳐
晨昏謝聖明(신혼사성명) 아침저녁을 임금께 감사
盆蓮(분련) 동이그릇 연꽃-權近44
庭畔難開沼(정반난개소) 뜰에 두둑에 못을 못 놓아
盆中可種蓮(분중가종련) 동이 가운데 연 심어 두니
泥心抽碧玉(니심추벽옥) 진흙 속에서 파란구슬 빼
水面疊靑錢(수면첩청전) 물에 겉으로 푸른 돈 포개
派自濂溪出(파자렴계출) 갈라져 나옴 주렴계에서 ※濂溪 周敦頤(1017~1073)
根從華岳連(근종화악련) 뿌리 잇닿아 화악산에서
何嫌花未折(하혐화미절) 어찌 싫어해 꽃을 못 꺾어
坐對興悠然(좌대흥유연) 앉아 마주해 흥에 한참을
選女(선녀) 아가씨 가리어-權近45
九重思窈窕(구중사요조) 구중궁궐에 요조숙녀를 그윽할요 정숙할조
萬里選娉婷(만리선빙정) 만 리 멀리서 예쁜이 뽑아 장가들빙 예쁠정
翟茀行迢遞(적불행초체) 깃 가림 수레 가는 길 멀어 꿩적 풀우거질불 멀초 갈마들체
鯷岑漸杳冥(제잠점묘명) 우리나라는 차츰 아득해 메기제
辭親語難訣(사친어난결) 어버일 떠나 떠남 말 못해 이별할결
忍淚拭還零(인루식환영) 참아도 눈물 닦아 또 떨쳐
惆悵相離處(추창상리처) 서글피 서로 떨어지는 곳
群山入夢靑(군산입몽청) 무리지은 산 꿈속에 푸릇
生日自壽(생일자수) 생일에 스스로 오래살기를-權近46
玆辰吾以降(자신오이강) 이날은 내가 세상에 내려
五十七年秋(오십칠년추) 쉰에 일곱의 가을이 지나
老喜兒孫在(노희아손재) 늙어 기쁘기 아들 손자에
貧從婦女憂(빈종부녀우) 가난에 따라 아낙네 걱정
病餘猶不死(병여유불사) 앓던 나머지 아직 안 죽어
醉後復何求(취후부하구) 취한 다음에 또 무얼 찾아
更欲由今日(갱욕유금일) 다시 하고픔 오늘로부터
優游卒歲休(우유졸세휴) 넉넉히 놀며 남은 해 마쳐
夜臥(야와) 밤에 누워서-權近47
夜牀人寂寂(야상인적적) 밤에 잠자리 사람 고요해
獨臥思悠悠(독와사유유) 홀로 누우니 생각에 아득
幼學老無用(유학로무용) 어려서 배워 늙어 안 쓰여
君恩生未酬(군은생미수) 나라님 베풂 살아 못 갚아
曉霜雙髮改(효상쌍발개) 새벽서리로 귀밑머리 돼
春夢一身浮(춘몽일신부) 봄날 꿈에서 한 몸 떠돌아
餘日知多少(여일지다소) 남은 날 알아 얼마나 될지
從今萬事休(종금만사휴) 이제까지라 모든 일 그쳐
宿肅州(숙숙주) 숙주에 묵으며-權近48
寂寞郵亭夜(적막우정야) 고요에 쓸쓸 역참 정자 밤
孤燈照壁明(고등조벽명) 외로운 등불 벽 비쳐 밝아
思家情未已(사가정미이) 집 생각하니 정 아니 그쳐
欹枕夢還驚(의침몽환경) 세운 베개에 꿈 되레 놀라
愧我煩廚傳(괴아번주전) 부끄러운 난 폐 끼침 꺼려
怜渠慣送迎(영거관송영) 약삭빠른 저 보냄 맞음 잘
高吟天欲曉(고음천욕효) 높이 읊어대 날 새려하고
隣舍聽鷄鳴(린사청계명) 이웃한 집에 닭 울음 들려
宿村舍(숙촌사) 시골집에 묵으며-權近49
野外田疇薄(야외전주박) 들녘 밖에는 밭두둑 얕아
村中稼穡收(촌중가색수) 마을 가운데 심어서 거둬
月明孤客夜(월명고객야) 달이 밝아서 외론 길손 밤
露冷候虫秋(로냉후충추) 이슬 차가워 철 벌레 가을
人世難爲計(인세난위계) 사람 세상에 꾀함 어려워
吾生不自由(오생부자유) 우리 살면서 나대로 안 돼
明朝還策馬(명조환책마) 밝을 아침엔 또 말을 달려
却向九街頭(각향구가두) 도리어 앞엔 아홉 길거리
宿龍泉岾(숙용천점) 용천점에 묵으며-權近50
夜入龍泉驛(야입용천역) 밤이 찾아든 용천역에서
春山隱月中(춘산은월중) 봄 산 가운데 달을 숨겨서
吏迎知館近(이영지관근) 아전 맞으니 관사 가까워
馬駐見庭空(마주견정공) 말이 멎으니 뜰 넓어 보여
役役身如寄(역역신여기) 일에 힘든 몸 붙어사느라
悠悠路不窮(유유로불궁) 아득한 먼 길 다함이 없어
鷄鳴催馹發(계명최일발) 닭 울자 떠나 역말 서둘러 역말일
遠向鴨江東(원향압강동) 멀리 바라니 압록강 동쪽
宣州路上有感(선주로상유감) 선주 가는 길에서 느낌이 있어-權近51
讀書曾有志(독서증유지) 책 읽어 일찍 뜻함이 있어
必欲濟斯民(필욕제사민) 반드시 하려 이 백성 건짐
自笑無長策(자소무장책) 스스로 웃어 좋은 꾀 없어
徒能致此身(도능치차신) 맹탕 하느니 이내몸 바쳐
繁霜零四月(번상령사월) 된서리 내려 사월 달에도
久旱貫三春(구한관삼춘) 오랜 가뭄이 석달 봄 지내
田野誰開墾(전야수개간) 들에 밭 누가 열어 고르나
行行不見人(행행불견인) 가고 가는데 사람 안 보여
鴨綠江泛舟(압록강범주) 압록강에 배 띄워-權近52
國有封疆險(국유봉강험) 나라에 있어 땅 봉함 힘듦
天分地理確(천분지리확) 하늘은 나눠 땅 다룸 굳건
三江深不測(삼강심불측) 세 강물 깊어 재놓지 못해
一道往難通(일도왕난통) 길 하나 가도 뚫림 어려워
水濶波連海(수활파련해) 물 넓어 물결 바다 잇닿아
風生浪拍空(풍생랑박공) 바람이 일어 물결 하늘 쳐
小舠如箭疾(소도여전질) 작은 거룻배 살 같이 빨라 거룻배도 화살전
利涉謝篙工(이섭사고공) 쉽게 건네줘 고마운 사공 상앗대고
過靜州(과정주) 정주를 지나며-權近53
蕭條路傍郡(소조로방군) 쓸쓸하기도 길가의 고을
十室在山前(십실재산전) 열 집 남짓이 산 앞에 있어
桑柘村居僻(상자촌거벽) 산뽕나무에 마을은 외져 산뽕나무자
雲霞海氣連(운하해기련) 구름노을은 바다에 이어
遺民嗟已困(유민차이곤) 남겨진 백성 아 이미 괴롬
太守幸稱賢(태수행칭현) 원님 다행히 어질다 일러
我過能來餉(아과능래향) 내가 지나니 찾아 밥 내줘 건량향
臨觴爲惻然(임상위측연) 잔을 마주해 슬퍼지기 해
入平壤城(입평양성) 평양성에 들어-權近54
路入平郊遠(로입평교원) 길 들어 널리 성 밖은 멀어
江隨古郭斜(강수고곽사) 강을 따라서 오랜 성 비껴
千年餘樹木(천년여수목) 천년 지나며 나무 남아나
百里富桑麻(백리부상마) 백리에 넉넉 뽕나무 삼대
舊俗風猶厚(구속풍유후) 옛 삶에 바람 여태 두터워
仁侯世已遐(인후세이하) 참 임금 세상 이미 멀어져
岐分經界正(기분경계정) 갈림 나뉘어 놓인 땅 발라
覽想一長歎(람상일장탄) 살펴 생각해 한번 긴 한숨
慈悲嶺僧舍(자비령승사) 자비령 절집-權近55
岊嶺山何峻(절령산하준) 모롱이고개 산 어찌 높아 산모롱이절
陰崖險益尤(음애험익우) 그늘진 벼랑 아찔함 더욱
路傍精舍靜(로방정사정) 길가 곁으로 절집 고요해
磵上小亭幽(간상소정유) 골 개울 위로 정자 그윽해
馬困時來歇(마곤시래헐) 말이 지쳐서 때론 와 쉬고
人疲共坐休(인피공좌휴) 사람 지치면 다 앉아 쉬어
慈悲名有實(자비명유실) 자비란 이름 참다움 있어
求此濟煩憂(구차제번우) 이 찾음 건져 괴로운 걱정
還平壤登浮碧樓(환평양등부벽루) 평양에 돌아와 부벽루에 올라-權近56
古寺依蒼巘(고사의창헌) 옛 절 기대니 푸른 봉우리 봉우리헌
高樓拱碧波(고루공벽파) 높은 루 안아 푸른 물결을
長郊平縹緲(장교평표묘) 길게 성 밖 들 널리 아득히 옥색표 아득할묘
遠岫列嵯峨(원수열차아) 멀리 봉우리 늘어서 우뚝 우뚝솟을차 높을아
登眺煩懷豁(등조번회활) 올라 바라봐 괴론 마음 펴 뚫린골활
留歡醉興多(류환취흥다) 머물러 기뻐 취해 흥 한껏
江中査可得(강중사가득) 강에 가운데 뗏목 얻으면
直欲上銀河(직욕상은하) 바로 하고파 은하수 오름
雨中淩鴨綠江(우중릉압록강) 빗속에 압록강을 건너-權近57
出國初踰境(출국초유경) 나라를 나와 처음 넘는 땅
乘槎欲上天(승사욕상천) 뗏목을 타니 하늘 오르려
波瀾恬不起(파란념불기) 물결 고요해 아니 일어나
河漢逈相連(하한형상련) 은하수 빛나 서로 이어져
暗淡山橫黛(암담산횡대) 어둠 멀겋게 산 검게 비껴 눈썹먹대
微茫水帶煙(미망수대연) 살며시 아득 물안개 끼어
三江浮一葉(삼강부일엽) 셋의 강물에 잎 하나 뜨니
應是望如仙(응시망여선) 으레 이렇게 신선처럼 봐
西都雜咏1 葦簟扇子(서도잡영1 위점선자) 갈대 삿자리 부채-權近58
葦簟編爲扇(위점편위선) 갈대삿자리 엮어 부채 돼
驅蠅不可無(구승불가무) 파리 쫓아내 없을 수 없어
織文猶質素(직문유질소) 무늬 놓아 짜 바탕 그대로
露節且廉隅(로절차렴우) 마디 드러나 모남 그대로
披拂淸風起(피불청풍기) 헤쳐 부치니 맑은 바람나
操特直柄扶(조특직병부) 잡기 남달라 자루 붙들어
庾塵猶可障(유진유가장) 곳집 먼지도 외려 가릴 만 곳집유
憐爾在西都(련이재서도) 네가 어여뻐 서도에 있어
西都雜咏2 澤蘭拂子(서도잡영2 택란불자) 못 난초 파리채-權近59
猗猗澤蘭葉(의의택란엽) 아름다우니 못에 난초 잎
作拂尺餘長(작불척여장) 떨개 만드니 자 남짓 길어
苦厭蠅多集(고염승다집) 괴롭고 싫어 파리 떼 많아
得爲人所將(득위인소장) 갖게 했으니 사람 할 바라
揮來微有響(휘래미유향) 휘둘러 치니 작은 울림이
弄處細生香(롱처세생향) 가지고 놀아 가는 향기나
止棘直堪逐(지극직감축) 가시에 앉아 바로 쫓아내
宜令在我傍(의령재아방) 마땅히 시켜 내 곁에 있게
西都雜咏3 骨骨鳥(서도잡영3 골골조) 골골새-權近60
骨骨桑間鳥(골골상간조) 골골 우는 새 뽕나무에 새
時時向客鳴(시시향객명) 때때로 울어 길손 맞아서
促音無足聽(촉음무족청) 서두는 소리 듣기 안 익어
愁思自難平(수사자난평) 시름의 생각 절로 못 마땅
性質憐渠小(성질련거소) 바탕 가여워 어찌 작은지
乾坤貸爾生(건곤대이생) 하늘땅 주니 너에게 삶을
若爲彈射盡(약위탄사진) 한다고 해서 탄환 다 쏘아
得見壟麻成(득견롱마성) 얻음 보게 돼 언덕 삼 이룸
從軍(종군) 군대를 좇아-權近61
少懷投筆志(소회투필지) 젊어 품으니 붓 던질 뜻을
今作請纓行(금작청영행) 이제야 지어 벼슬 빌어 가
戰陣寧無勇(전진녕무용) 싸움에 줄서 어찌 안 날쌔
詩書可用兵(시서가용병) 시와 서 있어 병무에 쓰여
見危當授命(견위당수명) 아슬함을 봐 목숨 내맡겨
赴敵欲捐生(부적욕연생) 적에 나아가 삶을 버리려
中夜聞鷄舞(중야문계무) 한밤에 들어 닭 울어 춤춰
誰知慷慨情(수지강개정) 누가 알건가 북받친 뜻을
新羅(신라) 신라-權近62
伊昔赫居世(이석혁거세) 저 멀리 옛날 혁거세 임금
開邦五鳳年(개방오봉년) 나라를 열어 오봉 원년에 ※前漢 孝宣帝 五鳳元年(BC57년)
相傳千歲久(상전천세구) 서로 물려서 천년을 오래
粗保一隅偏(조보일우편) 거칠음 지켜 한 구석 쏠려
却獻鷄林土(각헌계림토) 물러나 바쳐 계림의 땅을
來朝鵠嶺天(래조곡령천) 와서 뵈오니 곡령 하늘에 ※開城 松嶽山. 鵠嶺靑松鷄林黃葉
綿綿三姓祀(면면삼성사) 이어 이어져 세 성씨 제사
永絶正堪憐(영절정감련) 끊긴지 오래 못내 아쉬워
日本(일본) 일본-權近63
東望洪濤外(동망홍도외) 동쪽 바라봐 큰 물결 바깥
倭奴稟性頑(왜노품성완) 왜놈 타고난 바탕이 무뎌
未嘗沾聖化(미상첨성화) 일찍이 못해 성인 가르침
常自肆兇奸(상자사흉간) 언제나 저만 멋대로 어겨
剽竊侵隣境(표절침린경) 잽싸게 훔쳐 이웃 땅 들어
偸生寄海山(투생기해산) 빼앗아 살아 바다 산 붙어
願將天討去(원장천토거) 바램 앞으로 하늘이 쳐서
問罪凱歌還(문죄개가환) 죄를 묻고서 노래 불러 와
出使(출사) 사신으로 나가며-權近64
出使承嚴命(출사승엄명) 사신을 가니 임금 명받아
辭親作遠遊(사친작원유) 어버이 떠나 멀리 길을 가
載馳焉告瘁(재치언고췌) 실려 내달려 어찌 고달파
靡監每懷憂(미감매회우) 쏠려 살피니 늘 품은 걱정
蕩蕩天門闢(탕탕천문벽) 넓게도 흩여 하늘 문 열려
行行驛路悠(행행역로유) 가고 가는데 갈 길이 아득
願陳忠款志(원진충관지) 바램을 말해 충성 정성 뜻
萬一達宸旒(만일달신류) 만에 하나도 대궐 닿아야
李氏移居(이씨이거) 이씨가 옮겨 살아-權近65
東國方多難(동국방다난) 동방나라 막 하도 어려워
吾王功乃成(오왕공내성) 우리 임금님 공 이에 이뤄
撫民修惠政(무민수혜정) 백성 다독여 베풂 다스림
事大盡忠誠(사대진충성) 커다람 섬겨 충성을 다해
錫號承天寵(사호승천총) 이름 내리니 하늘 굄 받아
遷居作邑城(천거작읍성) 옮기어 살아 도읍 성 지어
願言修職貢(원언수직공) 바램 말 바쳐 맡음을 닦아
萬世奉皇明(만세봉황명) 만의 세대를 받들 명나라
新亭韻(신정운) 새 정자를 읊어-權近66
春來野草正芬菲(춘래야초정분비) 봄이 오니 들에 풀 정말 향내나 엷을비
一上新亭萬慮微(일상신정만려미) 한번 오른 새 정자 온 걱정 숨어
鶯弄樹陰求友語(앵롱수음구우어) 꾀꼬리 나무그늘 벗 찾는 소리
鷰隨簷影帶雛飛(연수첨영대추비) 제비 따라 처마 밑 새끼와 날아 병아리추
淸霜席上風吹帽(청상석상풍취모) 맑은 서리 자리 위 바람 부는 갓
短日尊前雪集衣(단일존전설집의) 짧은 해 받듦 앞에 눈에 쌓인 옷
過眼四時無限景(과안사시무한경) 눈 스치는 사철은 끝없는 볕빛
先生宴坐翫天機(선생연좌완천기) 선생은 자리 앉아 하늘서 놀아
長湍路上還京作(장단로상환경작) 장단 길에서 서울에 돌아가며-權近67
出城三日靡遑安(출성삼일미황안) 성을 나서 사흘을 편할 틈 없어
恐有天章下九關(공유천장하구관) 두려움은 임금 글 온 변방 내림
依樣葫蘆慙薄技(의양호로참박기) 본을 뜨니 호리병 얕아 부끄러
不材樗擽玷淸班(부재저력점청반) 감 아닌 몹쓸 나무 맑음 더럽혀 ※樗櫟之材
尙憐湍水朝宗遠(상련단수조종원) 외려 아껴 장단 물 큰 바다 멀어
遙望崧山漂緲間(요망숭산표묘간) 멀리바래 송악산 아득한 사이
芳草長程風日暖(방초장정풍일난) 꽃다운 풀 먼 갈길 바람 해 따뜻
行吟兀兀跨驢還(행음올올과려환) 읊으니 우뚝 솟아 나귀 타고가
春晩卽事(춘만즉사) 봄날 저녁에-權近68
綠樹園林已暮春(록수원림이모춘) 푸른 나무 동산 숲 이미 저문 봄
綿蠻鳥語惱幽人(면만조어뇌유인) 지저귀는 새소리 괴론 숨은 이
風吹弱柳初飛絮(풍취약류초비서) 바람 불어 실버들 처음 날린 솜
雨壓殘花已委塵(우압잔화이萎진) 비에 눌린 남은 꽃 이미 다 시들
縱飮仍成長日醉(종음잉성장일취) 내리 마셔 되느니 긴 날을 취해
吟詩能得幾篇新(음시능득기편신) 시 읊어 얻게 되니 몇 편 새론 시
今朝欲解餘酲在(금조욕해여정재) 올 아침 풀려하니 취함이 남아 숙취정
更覓淵明漉酒巾(갱멱연명록주건) 다시 찾는 도연명 두건 술 걸러 거를록
次永州小樓詩韻(차영주소루시운) 영주 소루 시 운을 빌어-權近69
鄭君爲政似前修(정군위정사전수) 정군 그대 다스림 옛날 다스림
端合明時出宰州(단합명시출재주) 바름 보태 밝힐 때 고을 맡아서
闕下分符宣聖化(궐하분부선성화) 궐 내림 받아들어 성인 교화 펴
邑中歌袴解民愁(읍중가고해민수) 고을엔 바지 노래 백성 걱정 펴
千畦沃壤開簾見(천휴옥양개렴견) 천 이랑 기름진 흙 발 들춰 보여
一帶長川繞檻流(일대장천요함류) 하나 둘러 긴 시내 감돌아 흘러
十載宦途將老大(십재환도장로대) 열 해를 벼슬길에 늙어 지치려
謫來江海得淸遊(적래강해득청유) 귀양 나온 강 바다 맑은 놀이를
草屋歌(초옥가) 초가집 노래-權近70
京都繁庶十萬家(경도번서십만가) 서울은 많고 많아 십만 집안에
朱欄碧瓦競紛奢(주란벽와경분사) 붉은 난 푸른 기와 낫다며 다퉈
就中草屋小如蝸(취중초옥소여와) 이룸 속에 초가집 작은 달팽이
上雨旁風猶得遮(상우방풍유득차) 위에 비 옆에 바람 외려 막아내
晨昏自安亦足誇(신혼자안역족과) 아침저녁 저 편해 또한 자랑도
燥濕有備夫何嗟(조습유비부하차) 말라 젖어 갖추니 어찌 탓만 해
門掩寒天雀可羅(문엄한천작가라) 문 닫긴 추운 날에 새그물도 쳐
簷虛永日宜烏絲(첨허영일의오사) 빈 처마 오래 긴 해 오사모 써야
耽羅(탐라) 탐라-權近71
蒼蒼一點漢羅山(창창일점한라산) 푸릇푸릇 점 하나 漢拏山이라
遠在洪濤浩渺間(원재홍도호묘간) 멀리 있어 큰 물결 널따란 사이 ※萬頃蒼波
人動星芒來海國(인동성망래해국) 사람 옮아 별 아득 바다나라 와
馬生龍種入天閑(마생룡종입천한) 말 낳으니 용의 씨 하늘 울 들어
地偏民業猶生遂(지편민업유생수) 땅이 외져 백성 일 외려 나면 해
風便商帆僅往還(풍편상범근왕환) 바람 따라 장삿배 겨우 오고 가
聖代職方修版籍(성대직방수판적) 성군 때 일을 맡아 판적을 고쳐
此方雖陋不須刪(차방수루불수산) 이 고장 비록 좁아 깎지는 마오
詠金剛山(영금강산) 금강산을 읊어-權近72
雪立亭亭千萬峰(설립정정천만봉) 눈에 서서 우뚝해 천만 봉우리
海雲開出玉芙蓉(해운개출옥부용) 바다구름 피어나 옥의 연꽃이
神光蕩漾滄溟闊(신광탕양창명활) 신령 빛 흩여 출렁 큰 바다 넓어
淑氣蜿蜒造化鐘(숙기완연조화종) 맑은 숨 꿈틀꿈틀 지어 됨 모여
突兀岡巒臨鳥道(돌올강만림조도) 불거진 산봉우리 좁은 길 닿아
淸幽洞壑秘仙蹤(청유동학비선종) 맑아 그윽 골짜기 신선 터 숨겨
東遊便欲凌高頂(동유편욕릉고정) 동쪽 가니 깔보려 높은 꼭대기
俯仰鴻濛一盪胸(부앙홍몽일탕흉) 굽어 올려 큰 기운 가슴 다 씻겨
自嘲(자조) 스스로 비웃어-權近73
欲閱詩書眼已昏(욕열시서안이혼) 살피려는 시와 서 눈 이미 어둑
將從人語耳難聞(장종인어이난문) 따르자니 남의 말 귀 아니 들려
吟詩只可因排悶(음시지가인배민) 시를 읊어 다만 해 걱정 없애려
把筆焉能用著文(파필언능용저문) 붓 잡아 어찌하면 글 지어 쓰랴
偶爾有形疑造物(우이유형의조물) 뜻 않아 몸을 가져 짓는 이 왠지
嗒然喪我似離群(탑연상아사리군) 멍하게 나를 잃어 무리 떼인 듯 멍할탑
更將何事關胸次(갱장하사관흉차) 다시 앞에 무슨 일 마음에 맺혀
富貴眞同一片雲(부귀진동일편운) 부귀하기 참 같기 한 조각 구름
鷄雛(계추) 병아리-權近74
愛養鷄雛謹護藏(애양계추근호장) 아껴 기른 병아리 잘 지켜 감춰
知仁遺訓要無忘(지인유훈요무망) 어짊 앎 남긴 깨침 잊지 않아야
憐渠不廢晨昏職(련거불폐신혼직) 가여운 넌 안 관둬 새벽 밤 맡아
在我當除日月攘(재아당제일월양) 나로선 없앤다면 해 달 물리쳐
夢白直須安賦命(몽백직수안부명) 흰닭 꿈꿔 바로 꼭 받은 명 맞춰
舐丹難與學仙方(지단난여학선방) 단약 먹기 어려워 신선 됨 배워 핥을지
古來得失何時了(고래득실하시료) 예부터 얻고 잃어 어느 때 마쳐
遭縛宜令老社傷(조박의령로사상) 묶임 만나 마땅해 늙어 다쳐서
客至(객지) 손님 이르니-權近75
客至門前不出迎(객지문전불출영) 손님 이른 문 앞에 나가 못 맞아
病餘殘喘僅偸生(병여잔천근투생) 병 앓아 남은 기침 겨우 훔친 삶
步雖信杖還欹倒(보수신장환의도) 걸음마저 짚어도 되레 넘어져
坐必憑軒得穩平(좌필빙헌득온평) 앉아 꼭 난간 기대 편안함 얻어
案上詩書曾掃地(안상시서증소지) 책상 위에 시서 책 일찍 쓸린 땅
鏡中霜雪更添莖(경중상설갱첨경) 거울 속에 서리 눈 또 보태 뭉텅 줄기경
布衣已覺封留足(포의이각봉류족) 베옷에 이미 깨쳐 봉토 남아나
辟穀多慙藥未成(벽곡다참약미성) 안 먹기 꽤 부끄럼 약을 못 지어
五味子(오미자) 오미자-權近76
朱實離離綠蔓長(주실리리록만장) 붉은 열매 알알이 긴 푸른 덩굴
酸甛霜後可時嘗(산첨상후가시상) 시고 단맛 서리 뒤 때 되니 맛봐
山齋採掇勤蒸曬(산재채철근증쇄) 산에 집에 따 모아 힘껏 쪄 말려 쬘쇄
藥院題封謹護藏(약원제봉근호장) 약방에 써 붙여 싸 잘 갈마 지녀
病眼訝看丹鼎粒(병안아간단정립) 눈 앓아 맞아 살펴 붉은 솥 알약
渴喉欣飮紫霞漿(갈후흔음자하장) 목말라 기뻐 마셔 보라노을 물 미음장
胸中査滓眞堪洗(흉중사재진감세) 가슴속 끼인 찌끼 진짜 씻어내
兩腋生風信有方(양액생풍신유방) 두 겨드랑 바람나 정말 나아져
五加皮(오가피) 오가피-權近77
五加稱有五星精(오가칭유오성정) 오가피 일컬어져 다섯 별 정기
十月收根五月莖(십월수근오월경) 시월에 뿌리 걷어 오월 줄기를
豈但飮時喉自潤(기단음시후자윤) 어찌 그냥 마실 때 목 넘김 매끌
能令老去眼還明(능령로거안환명) 되게 하니 늙어가 눈 도로 밝혀
烹來茶鼎味何苦(팽래다정미하고) 볶아오니 차 솥에 맛은 어찌 써
點入酒杯香益淸(점입주배향익청) 한 방울 넣은 술잔 향 더욱 맑아
倘是仙方眞有效(당시선방진유효) 아무렴 이 선약에 참 낫움 있어 혹시당
衰年齒髮可成嬰(쇠년치발가성영) 늙은 나이 이빨 털 어린애 되게 갓난이이영
蓄菜(축채) 김장-權近78
十月風高肅曉霜(십월풍고숙효상) 시월은 바람 높아 찬 새벽 서리
園中蔬菜盡收藏(원중소채진수장) 밭 가운데 푸성귀 다 거둬들여
須將旨蓄禦冬乏(수장지축어동핍) 모쪼록 맛난 담금 갖춰 겨울남 막을어
未有珍羞供日嘗(미유진수공일상) 아닌 차린 푸짐함 날마다 맛봐 ※珍羞盛饌
寒事自憐牢落甚(한사자련뇌락심) 겨울 일 제 가여움 떨어짐 너무
殘年偏覺感懷長(잔년편각감회장) 남겨진 해 알게 돼 품은 느낌 꽤
從今飮啄焉能久(종금음탁언능구) 앞으로 먹고 마셔 어찌 오래 가
百歲光陰逝水忙(백세광음서수망) 백년을 빛 그림자 물 흘러 바빠
豆腐(두부) 두부-權近79
碾破黃雲雪水流(년파황운설수류) 맷돌 갈린 누른 콩 눈의 물 흘려 맷돌년
揚湯沸鼎火初收(양탕비정화초수) 끓여 올려 끓는 솥 불 처음 거둬 끓을비
凝脂濯濯開盆面(응지탁탁개분면) 엉긴 비계 바쳐서 열린 동이 면
截玉紛紛滿案頭(절옥분분만안두) 자른 옥 어지러이 상머리 가득
自幸饔餐猶不廢(자행옹찬유불폐) 다행히 아침저녁 외려 못 관둬 아침밥옹 먹을찬
何須蒭豢更煩求(하수추환갱번구) 어찌 꼭 꼴로 길러 귀찮게 찾아 꼴추 기를환
病餘日用唯眠食(병여일용유면식) 앓고 나서 날마다 자고 먹기만
一飽眞堪萬事休(일포진감만사휴) 한 배부름 참으로 모든 일 그쳐
西苽(서고) 수박 ※西瓜-權近80
外裝蒼璧內藏氷(외장창벽내장빙) 밖은 꾸며 파란 옥 안엔 얼음이
善釋枯腸滯氣凝(선석고장체기응) 잘 풀어 마른 뱃속 막힌 기운을
性淨旣曾懷皎潔(성정기증회교결) 바탕 맑아 일찍이 깨끗함 품어
體圓終不露觚稜(체원종불로고릉) 덩치 둥글 끝끝내 모 안 드러나
蔓延地上寧容蟻(만연지상녕용의) 덩굴 뻗어 땅 위에 어찌 개미를
剝在盤中亦絶蠅(박재반중역절승) 베어 놓아 쟁반에 또한 파리가
堪笑蒲桃州可博(감소포도주가박) 못내 웃어 포도로 고을 널리 펴
願爲奴僕自難應(원위노복자난응) 바램에 종이 되여 저 맞음 못해
梨(이) 배-權近81
山菓來從大谷中(산과래종대곡중) 산과일 내려오니 큰 골짝에서
盈籃氣味帶霜風(영람기미대상풍) 한바구니 맛 기운 띤 서리바람
玉膚露洽咽喉潤(옥부로흡인후윤) 옥 살갗 이슬 적셔 목구멍 매끈
金色香淸耳目通(금색향청이목통) 금 빛깔 향긋 맑아 귀와 눈 트여
苦索何須嫌稚子(고색하수혐치자) 애타 찾아 어찌 꼭 아이 미울까
珍藏愼莫笑衰翁(진장신막소쇠옹) 보배 감춤 아껴서 늙은이 웃지
千回上樹今難得(천회상수금난득) 천 번을 나무 올라 이젠 못 얻어
老病年來恨不窮(노병년래한불궁) 늙고 앓는 해 오니 한이 끝없어
柹(시) 감-權近82
葉落園紅境自深(엽락원홍경자심) 잎 떨쳐 동산 불긋 땅 절로 깊어
赬虯遺卵滿秋林(정규유란만추림) 빨간 교룡 남긴 알 가을 숲 가득 붉을정
金丹散向千枝結(금단산향천지결) 금단 약을 흩여서 천 가지 맺혀
霞液均分萬顆斟(하액균분만과짐) 노을 물 고루 나눠 만 덩이 들어
固蔕自能承上澤(고체자능승상택) 여문 꼭지 저만해 위 베풂 받아
含章常用沃君心(함장상용옥군심) 머금은 글 늘 쓰여 임금 마음 내
牧翁解道如飛將(목옹해도여비장) 목은 옹 알아 말해 날랜 장수로 ※牧隱 李穡
破陣功高亘古今(파진공고긍고금) 진 깨뜨린 공 높아 옛 이제 걸쳐 걸칠긍
薏苡(의이) 율무-權近83
場圃秋高百ꜘ登(장포추고백곡등) 남새밭 가을 높아 백곡이 올라
葉間珠實綴如繩(엽간주실철여승) 잎 사이 구슬 열매 줄처럼 이어
老衰已覺病難療(노쇠이각병난료) 늙어 여윔 알았지 병은 못 고쳐
滋補尙思方有徵(자보상사방유징) 불려 보태 생각은 막 거둬들여
可向東陵瓜地種(가향동릉과지종) 바램에 동쪽 언덕 외밭에 심어
何憂南海謗言興(하우남해방언흥) 어찌 걱정 남해에 헐뜯는 말에
朝來更啜一杯粥(조래갱철일배죽) 아침에 다시 마셔 죽 한 그릇을 마실철
欲伴赤松嗟未能(욕반적송차미능) 따르려는 적송자 못함을 탓해
薑(강) 생강-權近84
通神去穢德何殊(통신거예덕하수) 얼 뚫려 더러움 빼 덕 어찌 달라
不撒吾曾學聖謨(불살오증학성모) 안 뿌려 우리 일찍 성인 꾀 배워
生處陰陽皆欲備(생처음양개욕비) 자라는 곳 그늘 볕 다 갖추어야
用時乾濕各相須(용시건습각상수) 쓸 때엔 말려 적셔 따로 서로 꼭
深藏細壤懷金卵(심장세양회금란) 깊이 숨겨 가는 흙 금계란 품음
挑入輕籃帶雪鬚(도입경람대설수) 따 담으니 바구니 눈 수염 둘러
牢落冷齋添氣味(뇌락랭재첨기미) 떨어져 서늘한 집 기운 맛 돋워
莫將三篚笑寒儒(막장삼비소한유) 비웃지마 많다며 추운 선비가 대광주리비
次雙梅堂寄害韻(차쌍매당기해운) 쌍매당이 보낸 시의 운을 빌어 ※雙梅堂 李詹-權近85
曾從廊廟儼垂紳(증종낭묘엄수신) 일찍이 조정에서 의젓한 큰 띠
端合明時輔弼臣(단합명시보필신) 바름 보탠 밝은 때 도움 될 신하
學徹精微施有序(학철정미시유서) 배움 뚫려 알뜰히 베풂 줄 있어
文探造化妙如神(문탐조화묘여신) 글을 찾아 지어 돼 야릇함 신이
閑居綠野詩添藁(한거록야시첨고) 느긋 살아 푸른 들 시 지어 놓아
獨釣蒼江迹出塵(독조창강적출진) 혼자 낚는 푸른 강 세상 밖 자취
自愧高官無補效(자괴고관무보효) 제 부끄럼 큰 벼슬 도운 게 없어
卜隣何日乞吾身(복린하일걸오신) 이웃 골라 어느 날 우리 몸 빌어
耳聾(이롱) 귀머거리-權近86
年將耳順反成聾(년장이순반성롱) 나이 이제 예순에 귀머거리 돼
似聽蛙鳴滿大空(사청와명만대공) 들리듯 개골울음 하늘에 가득
人語只看脣自動(인어지간순자동) 사람 말 다만 살펴 입술 움직임
客來堪恨意難通(객래감한의난통) 손님 오니 못내 한 뜻 오감 못해
不知臧否猶開笑(부지장부유개소) 못 알아 옳고 그름 오히려 웃어 착할장
欲辨聲音未有功(욕변성음미유공) 가리려 소리라도 되지를 않아
怪底病中聰更甚(괴저병중총갱심) 야릇하게 앓다가 귀 다시 트여
牀前聞蟻與牛同(상전문의여우동) 상 앞에 듣는 개미 소와도 같아
自遣(자견) 스스로 꾸짖어-權近87
言非書字欲通難(언비서자욕통난) 말 않고 글을 적어 통함 어려워
妻子眞同貊與蠻(처자진동맥여만) 아내자식 참 같기 딴 나라 사람
兀兀病身微一粒(올올병신미일립) 시들시들 앓는 몸 작아짐 한 알
悠悠愁緖亂千端(유유수서란천단) 오래오래 시름 끝 천 갈래 섞여
年踰知命豈知命(년유지명기지명) 나이 넘겨 쉰 살을 천명을 알며
位在服官焉服官(위재복관언복관) 자리 있어 벼슬 옷 벼슬 따르랴
滅耳不聰天降罰(멸이불총천강벌) 귀먹어가 못 들어 하늘 내린 벌
封君厚祿可能安(봉군후록가능안) 군에 봉해 많은 녹 느긋할 수가
自詠(자영) 스스로 읊어-權近88
懶慢無堪本不才(라만무감본부재) 게을러선 못 견뎌 재주가 없어
況因老病更摧頹(황인로병갱최퇴) 더구나 늙어 앓아 다시 무너져
耳邊蛙樂連空聒(이변와악련공괄) 귓가에 개골소리 하늘 떠들썩 떠들썩할괄
眼底鴉華逐物來(안저아화축물래) 눈 아래 까마귀 꽃 온데 쫓아 와 검버섯?
白髮不梳渾似雪(백발불소혼사설) 흰머리 아니 빗어 온통 눈인 듯
丹心雖在已如灰(단심수재이여회) 붉은 마음 남아나 이미 재처럼
將午睡逍消長日(장오수소소장일) 한낮 되게 잠자며 긴 날을 보내
一枕神遊亦快哉(일침신유역쾌재) 한 베개 얼 노닐어 또한 기쁘지
海印寺(해인사) 해인사-權近89
巖壑盤回一路通(암학반회일로통) 바위 골짝 둘러서 길 하나 뚫려
萬重山擁梵王宮(만중산옹범왕궁) 일만 겹 산에 안긴 범천왕 궁궐
天慳地秘寰區奧(천간지비환구오) 하늘 아껴 땅 감춰 두른 땅 깊어
殿古廊回結構雄(전고랑회결구웅) 옛 전각 행랑 돌아 짜임이 대단
突兀書巖流瀑外(돌올서암류폭외) 불쑥 솟은 글 바위 흘러 폭포 밖
荒涼碁閣夕陽中(황량기각석양중) 썰렁 거친 바둑 집 석양 가운데
孤雲遐躅無人繼(고운하촉무인계) 외론구름 먼 자취 잇는 이 없어 ※孤雲 崔致遠
千載悠悠鳥沒空(천재유유조몰공) 천년을 아득하게 하늘 새 날아
朴淵(박연) 박연폭포-權近90
一種淸潭上下分(일종청담상하분) 한 줄기 맑은 못이 위아래 나눠
春山雨後氣氤氳(춘산우후기인온) 봄 산에 비가 온 뒤 기운 남아나
崖崩瀉下千堆雪(애붕사하천퇴설) 무너져 쏟아내려 천길 쌓인 눈
日照蒸生五彩雲(일조증생오채운) 햇빛 쫴 피어올라 다섯 빛 구름
石底尙知龍自蟄(석저상지룡자칩) 돌바닥 외려 알아 용 절로 숨어
岡頭應有鶴離羣(강두응유학리군) 산마루 으레 있어 학 떠난 무리
玆遊滌盡紅塵迹(자유척진홍진적) 이리 놀아 다 씻겨 티 세상 자취
始信奇觀愜素聞(시신기관협소문) 처음 믿어 볼거리 듣는바 기뻐 쾌할협
到平壤城(도평양성) 평양성에 이르러-權近91
天寒重到浿江城(천한중도패강성) 날 추워 다시 닿아 대동강 성에
物色依然似有情(물색의연사유정) 온갖 풍경 그렇듯 마치 정 있어
潘鬢自嗟愁裏變(반빈자차수리변) 뜨물머리 절로 탓 시름 속 바뀜 뜨물반
楚腰堪愛掌中輕(초요감애장중경) 산뜻 허리 아끼랴 손 안에 나긋
離歌嫋嫋霏還咽(이가뇨뇨비환인) 노래는 간들어져 되레 목메어
美酒盈盈醉又傾(미주영영취우경) 맛난 술 넘치도록 취해 또 마셔
奉使往還可日了(봉사왕환가일료) 받든 일 갔다 왔다 날을 마칠까
今年却說去年行(금년각설거년행) 올해도 말을 마라 지난해 길을
題甘露寺壁上韻(제감로사벽상운) 감로사 벽 위의 운으로-權近92
構寺何人巧鑿平(구사하인교착평) 절 지으니 어떤 이 잘도 파 골라
江邊地接亞夫營(강변지접아부영) 강가에 땅 닿으니 아부가 지어
天低山色運雲聳(천저산색운운용) 하늘 낮아 산 빛깔 구름에 솟아
水落潮痕繞砌成(수락조흔요체성) 물 빠져 밀물자국 둘러 돌 쌓여
樓上淸風當戶倚(루상청풍당호의) 누각 위 맑은 바람 문 맞아 기대
舟中明月扣舷行(주중명월구현행) 배 가운데 밝은 달 뱃전 치며 가
今朝却向紅塵去(금조각향홍진거) 오늘 아침 물러나 티끌 세상에
還恐愁端日日生(환공수단일일생) 두렵기 시름 한쪽 날마다 생겨
春晩卽事(춘만즉사) 봄이 늦어서-權近93
綠樹園林已暮春(녹수원림이모춘) 푸른 나무 동산 숲 이미 늦은 봄
綿蠻鳥語惱幽人(면만조어뇌유인) 이어 시끌 새소리 괴론 숨은 이
風吹弱柳初飛絮(풍취약류초비서) 바람 불어 실버들 버들 솜 날려
雨壓殘花已委塵(우압잔화이위진) 비에 눌려 남긴 꽃 버려져 티끌
縱飮仍成長日醉(종음잉성장일취) 내리마셔 이에 돼 긴 날을 취해
吟詩能得幾篇新(음시능득기편신) 시 읊어 얻게 되니 몇 편 새로이
今朝欲解餘醒在(금조욕해여성재) 오늘 아침 풀려니 남은 술 깨게
更覓淵明漉酒巾(갱멱연명록주건) 다시 찾아 도연명 술 거를 두건
大同江(대동강) 대동강-權近94
箕子遺墟地自平(기자유허지자평) 기자가 남긴 터라 땅 절로 반반
大江西拆抱孤城(대강서탁포고성) 큰 강에 서쪽 열려 외론 성 감싸 열탁
煙波縹渺連天遠(연파표묘련천원) 안개물결 아득해 잇닿은 하늘
沙水澄明徹底淸(사수징명철저청) 모래 물 맑고 밝아 뚫린 밑바닥
廣納百川常混混(광납백천상혼혼) 널리 받아 온 냇물 늘 가물가물
虛涵萬像更盈盈(허함만상갱영영) 비어 적셔 온갖 꼴 또 가득가득
霈然入海朝宗意(패연입해조종의) 쏟아져 바다 들어 찾아뵙는 뜻 비쏟아질패
正似吾大王大誠(정사오대왕대성) 바로 같기 우린 커 임금 큰 정성
全州懷古 옛 품은 전주95
巨鎭分南北 커다란 산 나누니 남북에 둘로 ※母岳山 누를진
完山最可奇 완산 고을 됨됨이 가장 뛰어나 뛰어날기
千峰鍾王氣 봉우리 마다마다 왕기가 서려
一代啓鴻基 대대로 이어이어 큰 기틀 열려
春日城南卽事 봄날 성남에서의 즉흥시96
春風忽已近淸明 봄바람 벌써 부니 청명 가까워 갑자기홀
細雨霏霏晩未晴 보슬비 펄펄 날려 늦게 개려나 눈펄펄내릴비
屋角杏花開欲遍 처마 끝 살구꽃은 두루 피려고 두루편
數枝含露向人傾 몇몇 가지 이슬에 아래로 쳐져 기울경
………………………………………………………………………….
제3부 끝
'참고실 > 지식관련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1부 (0) | 2019.06.02 |
---|---|
우리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2부 (0) | 2019.06.02 |
우리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4부 (1) | 2019.06.02 |
우리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5부 (0) | 2019.06.02 |
우리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6부 (0) | 2019.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