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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세계

淸潭 2018. 7. 15. 10:04
두 암컷 표범이 한 수컷과 사랑에 빠졌을 때
◇ 남아프리카서 자매와 짝짓기 모습 포착 영역 중시하는 포식자로는 이례적 행동

◇ 표범은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에서 탐방객이 꼭 보고 싶어하는 ‘빅 5’ 동물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야생에서 감쪽같이 숨어있는 표범을 보기란 아프리카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가장 확실한 길은 야생동물을 관리하는 대규모 농장에서의 사파리 여행이다. △ 사진: 남아프리카 크루거 국립공원 인근의 사파리 농장에서 관찰된 표범 3마리의 짝짓기 모습. 론돌로지 게임 리저브 유튜브 갈무리.

○··· 여행 가이드는 탐방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매일 사자나 표범 같은 ‘빅 5’가 어느 지점에서 무얼 하는지 꿰뚫고 있다. 야생동물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 사파리 가이드의 눈에 종종 학계에도 보고되지 않은 특이한 행동이 들어오기도 한다.두 마리의 암컷 표범이 수컷 한 마리와 한 자리에서 짝짓기를 하는 모습도 그런 예이다. 표범은 홀로 사냥하고 자신의 영역을 철저히 지키는 외톨이 포식자다.

6∼7일 동안의 발정기 동안 암컷은 수컷과 짝짓기를 위해 자리를 함께 하지만 다른 암컷을 영역 안으로 들여보내거나 번갈아 짝짓기를 하는 모습은 보고된 적이 없다. 동물보호단체인 판테라의 고양잇과 맹수 전문가인 루크 헌터는 “수컷 표범 두 마리가 발정기인 암컷 한 마리에 모인 것은 보았어도 그 반대의 경우는 처음”이라고 ‘내셔널 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남아프리카 크루거 국립공원 근처의 한 사파리 농장 가이드인 에이미 아텐보로는 지난해 11월 어른 표범 세 마리가 한 자리에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플랫 록이란 이름의 수컷 표범이 자매인 마샤바와 응코베니와 함께 있었다.

○··· 그는 이 농장 웹진에 올린 글에서 “플랫 록이 마샤바와 짝짓기를 하는 소리에 이끌려 3살 누이인 응코베니가 온 것 같다”며 “표범은 짝짓기 때 아주 큰 소리를 낸다”고 적었다. 두 자매는 여러 시간에 걸쳐 수컷과 차례로 짝짓기를 했는데, 자매 사이여서인지 서로에 매우 관용적이었다고 그는 밝혔다.


◇ 그런데 응코베니와 플랫 록은 처음이 아니었다. 몇 주 전 플랫 록은 다른 수컷과의 사이에서 낳은 응코베니의 새끼들을 물어 죽였다. 아텐보로는 “자기 자식에게 그런 짓을 한 수컷과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하겠지만, 그것은 수컷 표범의 전형적 행동”이라고 했다. <△ 사진:> 크루거 국립공원의 야생 표범. 새끼의 절반 가까이는 첫 해를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 데렉 키츠,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 다른 수컷의 새끼를 죽여야 암컷이 다시 발정기에 들어간다. 암컷 표범은 보통 46일마다 발정기를 맞는다. 또 새끼가 첫 해에 죽을 확률은 41∼50%에 이르는데, 주요 사망원인은 새로 등장한 지배 수컷이다. 세 마리가 함께 한 이후 어린 암컷은 출산에 실패했고 누이는 건강한 새끼를 낳았다.조홍섭 기자 ec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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