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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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어떤 힘을 가지고도 사실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미국 TV에 광고처럼 반복되는 빨간 사과가 한 개 있습니다. 틀림없는 사과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것을 바나나라고 합니다. 바나나라고 우기는 사람이 무척 많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사과가 바나나가 되지 않고 사과는 언제나 사과입니다. 그 광고는 마지막에 한 줄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사실을’(Fact First)이라는 한 마디입니다. 세상이 매우 어지럽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이 그렇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헌법이 시련을 겪고 있다고 많은 시민들이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 사람들 중에는 젊어서 한 때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심취했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노선에서 이탈한 사실을 분명히 하고 청와대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반공(反共)을 국시(國是)의 제일의(第一義)’로 삼지 않고는 그 자리에 오를 수 없었습니다. 노무현은 “나 대통령 노릇 못해먹겠다”는 등의 폭언을 내뱉었지만 그의 뒤에는 김대중이 살아있어서 노는 본색을 드러내지 않고 ‘반미(反美)’를 유지하며 임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나는 미국에 가서 미국 대통령을 먼저 만나지 않고 평양에 가서 김정은을 먼저 만나겠습니다”라고 말하던 후보, “나는 미국을 향해 ‘No’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선언한 후보가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취임하였으니 국민이 ‘헌법의 위기’를 느끼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한국에 불리한 짓을 하면 ‘No’라고 할 수 있고 몽둥이라도 들고 나오는 대통령을 우리는 원합니다.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지만 우리는 미국을 향해 선전포고도 할 수 있는 독립된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대한민국의 ‘반미(反美)’는 ‘친북(親北)’과 다를 바 없습니다. ‘친북’은 일면 대한민국의 파산선고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헌법의 위기’를 운운하게 됩니다. ‘친북’이나 ‘종북(從北)’의 종착역은 대한민국 헌법의 종말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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