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우리나라 최대의 이주민 집단거주지인 안산시로 떠나보길 권한다.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인근에 위치한 ‘국경 없는 마을’에서는 국적, 인종, 문화가 각기 다른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안산시 원곡본동의 ‘국경 없는 마을’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공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한글과 함께 다양한 외국어로 표기된 간판들 또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국경 없는 마을’은 주민의 60%정도가 외국인이다. 약 50여개 국가 출신의 외국인들이 생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상점의 90%가 외국인과 관련된 곳이다.
안산은 불과 20여년 만에 ‘공단 도시문화’로의 급격한 변화가 이뤄진 곳으로, 수도권 공장의 교외 이전에 따라 갯벌지역에 흙을 매립하여 주택지와 공장부지를 형성하고 반월 공단과 도시 주거지역이 형성된 도시다.
특히, 1990년 이후에는 반월 공단 공장들이 심각한 인력난을 맞이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도시가 됐다.
‘국경 없는 마을’에서는 중국, 동남아, 인도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체험할 수 있다.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체인점들과는 달리, 현지에서나 맛볼 수 있을법한 음식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곳 상점들은 ‘먹거리’를 중심으로 길게 들어서있다. 두리안 등 열대과일부터 카레와 같은 인도음식까지. 이곳의 음식들은 사람들처럼 국경이 없다.
이곳에서는 중국인들의 놀이 문화도 구경할 수 있었다. 배드민턴과 족구를 섞어 놓은 것 같은 중국의 티지엔(踢毽. 제기차기)은 15점 3세트를 진행해 승패를 가른다고 한다. 중국 무술과 같은 현란한 발재간이 시선을 빼앗는다.
이들은 마을 안에서 각자의 고유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다. 이 곳의 풍경과 소리를 보고 듣고 느끼다보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곳에서 일궈진 다문화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경기도 전반으로 퍼져 ‘국경 없는 경기도’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