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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복숭아로 다시 만난부부

淸潭 2017. 2. 14. 10:44

천도복숭아로 다시 만난부부


강경포구에 한 선주가 살았다.

이 선주의 이웃집에 한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은 능력이 없어 배를 타지 못하고 선주의 집에서 잡일을 거들며 어렵게 살고 있었다.

부인이 하루는 선주를 찾아가 남편도 배를 타게 해달라고 사정하였다. 선주는 부인에게 흑심을 품고 그 부인의 남편을 배에 태워 무인도에 버리고 돌아왔다.

부인이 남편이 탄 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반기며 나갔는데, 기다리던 남편은 오지 않는 것이었다. 선주는 부인에게 남편이 뱃일에 서툴러 그만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의 죽음이 자기 책임이니 부인에게 같이 살자고 하였다.

부인이 이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선주와 같이 살게 되었다.

한편 남편은 무인도에서 도토리며, 풀이며 할 것 없이 먹으며 10년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온몸에는 짐승의 가죽이 덮이고 털이 돋아 완전히 짐승의 형상이 되었다. 하루는 한 배가 이 섬을 지나갈 때, 남편이 배를 보고 구해달라고 하였다. 뱃사람들이 섬에 배를 대고 남편을 보니 말은 하되 짐승의 형상인지라 돈벌이가 되겠다 싶어 남편을 배에 태우고 혀를 잘라 말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 뱃사람들은 남편을 철장에 가두고 군산 등지를 돌며 사람들에게 희귀한 짐승으로 속여 구경시키며 큰돈을 벌었다.

그러던 중 강경포구로 오게 되었는데, 남편이 갇힌 철장의 포장이 벗겨져 사방을 둘러보니 꿈에 그리던 고향이었다. 이곳에서도 뱃사람들은 남편을 짐승이라 속여 사람들에게 구경시키고 큰돈을 벌었다. 뱃사람들은 기뻐하며 술을 마시고 놀다가 취해 잠이 들었다.

남편이 이때를 틈타 철장을 부수고 탈출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10년 전 심어놓은 천도복숭아 나무에 올라가 집안을 살펴보는데 부인이 정화수를 떠놓고 남편이 돌아오게 해달라며 기도하는 것을 보았다. 남편은 나무에 복숭아가 세 개 열려 있는 것을 보고 이것을 따 먹었는데 세 개를 먹고 나니 짐승의 가죽이 벗겨지고 잘렸던 혀가 다시 생겼다.

다음날 부인이 남편 죽은 줄로 안 날이라 남편의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남편이 이를 보고 부인 앞에 나서 살아 돌아왔음을 이르니 부인이 선주와 함께 살게 된 사연을 말하며 용서를 빌었다. 이튿날 남편은 관가를 찾아가 자신을 무인도에 버린 이들과, 자신을 가두고 돈벌이를 한 뱃사람들을 고발하였는데, 이때 뱃사람들 또한 잃어버린 짐승을 찾아달라며 관가에 찾아왔다. 원님이 이들을 서로 대면하게 하여 뱃사람들의 죄를 묻고, 남편을 무인도에 버린 이들을 잡아들여 벌을 주었다. 그리고 남편을 이용해 뱃사람들이 번 돈을 모두 남편에도 돌려주어 부부는 그 돈으로 여생을 행복하게 살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천도복숭아로 다시 만난부부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국설화 인물유형),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