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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씨(薛氏)의 딸과 가실(嘉實) 총각

淸潭 2016. 12. 27. 10:50

설씨(薛氏)의 딸과 가실(嘉實) 총각

 

 

신라의 도읍 경주에 설씨(薛氏)라는 늙은 홀아비는 오직 딸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설씨의 딸은 재색을 겸비하였으며, 언행마저 고운 여인

 

이었다. 그런데 진평왕 때에는 계속되는 전쟁으로 말미암아 이 늙은 홀아비도

 

병역의 의무를 치러야 했다.

 

 

국방 경비를 위한 소집 영장을 받고 보니, 늙고 병든 아비를 보내느니 차라리

 

기가 대신 나가고 싶지만 여자의 몸으로 어쩔 도리가 없어 전전긍긍을 하고

 

던 차에 사량부(沙梁部)에 설씨의 딸을 좋아하는 가실(嘉實)이라는 총각이 있

 

다.

 

 

가실 총각은 설씨네 딱한 사정을 알고 찾아와 자기가 대신 군대에 나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설씨 부녀는 이 기적 같은 고마움에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무척이나 고맙고 반가웠다. 그러자 설씨 노인은 가실 총각에게 "나

 

를 대신하여 군대에 나가겠다니 너무나 기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네. 내 그대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을 의향으로 만약 그대가 내 어린 딸이

 

 

어리석다고 생각지 않으면 아내로 맞아주면 어떨지?" 라고 운을 떠보았다.

 

이것은 가실 총각이 원하고 바라던 바였으므로 흔쾌히 받아 드리자, 설씨의 딸

 

은 거울 하나를 꺼내어 반을 갈라

 

 

한 조각은 가실 총각에게 나머지 한 조각은 자기의 품에 넣고 훗날 혼인할 때의

 

신표(信票)로 삼자는 것이었다.

 

 

그러자 가실 총각은 설씨 딸에게 말 한 필을 주며 "이것은 천상(天上)의 좋은 말

 

이니 내가 없는 동안 맡아서 기르시오."

 

 하고는 설씨 노인을 대신하여 의젓이

 

 전쟁터로 떠났던 것이다.

 

 

3년이면 돌아오게 되어 있었던, 가실 총각은 기한이 넘어도 돌아오지 않자.

 

씨 노인은 자신의 노쇠함과 딸의 나이도 혼기(婚期)를 훨씬 넘기게 되었으니,

 

씨 노인은 딸에게 다른 신랑감을 찾아서 혼인하기를 강요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딸은 "신의를 저버리고 언약(言約)을 어기면 어찌 사람이라

 

고 하겠습니까? 그것은 금수만도 못한 처사입니다" 하며 아버지의 청을 거절하

 

였다.

 

그러나 설 노인은 이윽고 딸도 모르게 이웃 청년과 혼약을 하고 말자.

 

 딸은 가실

 

 

총각이 두고 간 말을 쓰다듬으며 외로움을 달래다 그 말과 함께 집을 떠나 버리

 

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가실 총각이 전쟁터에서 돌아왔다. 그러나 설씨 노인과 딸마저

 

도 그가 가실 총각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였다. 몰골은 해골처럼 마르고 옷은 남

 

루하며, 기나긴 전쟁터에서 배고픔과 피로에 지친 가실 총각은 전혀 딴 사람의

 

모습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가실 총각은 반쪽의 거울을 설씨의 딸에게 건네자, 

 

설씨의 딸은 그 거울

 

조각을 받아들어 자기의 것과 맞추어 보니 조금도 틀림이 없이 꼭 들어맞아 그

 

때야 가실 총각이라는 것을 판명이 되어 서로가 기뻐하며 꿈에서도

 

 

 그토록 그리던 두 남녀는 정식으로 혼례를 치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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