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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 하면 된다

淸潭 2016. 9. 22. 19:16

최선을 다 하면 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가 영어인 것 같습니다. 올림픽에서도, LPGA에서도, 국제회의에서도, 영어가 판을 칩니다. 함축성이 농후한 말이 “Do your best”라는 세 글자로 된 한 마디입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한 마디에 용기를 얻었고, 그 용기가 세상을 바꾸었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우선 대학입시에 임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가 바로 이것입니다. 근년에는 입시제도 자체가 하도 복잡해서 “최선을 다 하라”는 말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것이 하고 싶은 한 마디입니다.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만 있으면 사람은 뉘우칠 일도 없고 원망할 일도 없습니다. 그저 떳떳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면 됩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DNA가 같지 않기 때문에 수학이나 물리‧화학의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영국시인 Shelly가 바로 그런 사람이여서 Eaton 고교를 나오고 겨우 Oxford에 입학은 됐지만 성적이 나빴고, 게다가 ‘무신론의 필요성’이라는 엉뚱한 소책자를 발간하여 대학에서 제명처분을 당했습니다.

Winston Churchill도 Eaton의 그 성적을 가지고는 왕립해군 사관학교에 입학할 수 없었답니다. 그가 어떤 사연으로 입학이 허가되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 정치가가 되었기 때문에 그의 모교인 그 해군사관학교는 그런 학생을 받아서 졸업시킨 사실을 길이길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입니다.

나는 대한민국의 각 급 학교의 교장, 학장, 총장에게 학생을 받고 학생을 졸업시키는 권한이 전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교육의 울타리 안에서 매우 파렴치한 인간이 ‘장’(長)이 되는 일이 만에 하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하는 속담대로, 그런 악인이 무서워 법으로 명시돼 있는 학교장의 권한을 ‘관’(官)이 빼앗은 것 같은 우리의 교육현실은 한국이 민주교육을 하지 못하고 사회적 불신만을 조장하는 근본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각 급 학교를 저질의 도둑들의 소굴로 여기고 학교 교육을 좌지우지 하려는 독선적 관료들 몇이 문교 당국의 실무를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입시가 지옥이 되고, 보잘 것 없는 ‘이기주의자들’만 양산하는 교육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대학의 입시 뿐 아니라 졸업을 전적으로 총장에게 일임하고 문교당국은 10년만 참으세요. 학원에서 일시적으로 꼴사나운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참으세요. 김성수 부통령이 서울운동장에서 강연하면서, “민주주의는 독재보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라는 명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참을성이 없으면 민주주의는 제구실을 못합니다.

각자가 최선을 다하면 역사 5천년에 우리 시대가 처음 민주주의의 고지를 점령할 수 있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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