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안 나오는 이야기>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 추산령
만리장성은 진시황이 쌓은 것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은 진시황이 쌓은 만리장성은 토성(土城)으로 멸실(滅失)되고 그 후 1,700년이 지나 명나라의 세조가 지금 남아있는 석성(石城)으로 쌓은 것이라 한다.
진시황은 선(仙)계통의 공부를 많이 하여 어느 정도 통하였다는데, 유혼(遊魂)하여 천상에 가서 아방궁을 보고 내려와 곧 그때와는 다른 세상이 나올 줄 알고, 그 세계에서는 사서삼경이 필요 없고 의서(醫書)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서 중국 역사상 가장 처참한 분시서갱유생(焚詩書坑儒生)을 단행하게 된다.
진시황 이전의 사람인 공자는 육예(六藝)를 통하였는데, 육예란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이다.
이 중 수(數)는 계산학이 아니고 점(占)으로 미래를 알 수 있는 수리학(數理學)이다.
공자는 이것으로 미래를 점쳐보니 후년에 유교가 수난을 당할 것을 알게 되고 또 그 막을 방도가 없음을 깨닫고 진시황에게 편지를 써서 남겼다.
진시황은 사서삼경을 모두 불태우고, 유생들은 모조리 잡아다 산채로 땅에 묻는 잔혹한 일을 하고 나서 공자가 도대체 어떤 자인가 그 정체가 무엇인가를 알려고 북구(北丘)에 있는 옛 공자집을 찾아 수색했는데, 거기서 자기에게 남기는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 내용에 분서갱유가 나와 있어 뒤늦게 공자가 대단한 인물임을 깨닫게 되었으나 이미 일을 저지른 뒤라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다음 편지를 보니 “망진자호야(亡秦者胡也)”라 되어 있다.
정신이 번쩍 든 진시황은 “진나라를 망칠 자는 “호(胡)” 즉 오랑캐(몽고족)로 판단하고 그 많은 백성을 동원하여 만리장성을 쌓은 것이다.
그러나 진시황이 죽고 나자 그의 아들 호해(胡亥)의 방탕한 생활로 진나라는 망하게 된다.
착각이 엄청난 역사(役事)를 벌인 것이다.
이 만리장성의 역사(役事)에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숨은 이야기가 있어 소개해 본다.
아마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와는 전연 다른 내용이다.
믿거나 말거나 는 읽는 분들의 자유다.
중국의 광활한 벌판의 인적이 드문 외딴곳에 두 집이 있었는데 양 집의 경계가 되는 울타리에 박이 저절로 자라고 있었다.
박이 열릴 무렵 서로 자기 것이라고 다툼이 있었지만, 두 사람이 타협하기를 박이 다 자랐을 때 따서 반으로 잘라 나누자고 했다.
가을이 되어 잘 익은 박을 쪼개니 그 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두 사람 모두 혼인을 못한 총각이라 두 사람이 같이 부인으로 맞기로 합의하였다.
세월이 흘러 그 여인은 예쁜 여자아이를 낳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두 남자는 그 여자아이를 정성껏 길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없어졌다.
그 여자아이는 실은 하늘의 상제궁에서 죄를 짓고 인간 세상에 가서 속죄하고 오라는 상제의 명을 받고 내려온 선녀로 속죄기간이 끝나 상제궁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었다.
그 때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으려고 인력을 동원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강제동원 되자, 나머지 한 사람도 의리를 생각해서 자원하여 같이 가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쌓았던 돌과 흙더미가 무너지는 바람에 두 사람은 깔려 죽고 말았다.
때는 한겨울이라 찬 기후와 눈으로 돌과 흙이 얼어붙어 시신의 수습이 도저히 불가능하였다.
상제궁에 올라간 선녀가 지상을 보니 두 아버지가 돌에 깔려 죽은 것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 선녀는 상제에게 간청하기를 다시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두 분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하고 오겠다고 애원했다.
옥황상제의 허락을 얻어 다시 인간 세상에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니 그녀를 본 신하들이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진시황에게 보고하였다.
호색한인 진시황은 즉시 잡아오라고 명하였고, 잡혀온 선녀에게 하룻밤 잠자리를 같이 할 것을 명하였다.
그러나 선녀는 시신수습과 잠자리를 한 후에도 진시황이 보내지 않고 붙잡아 둘 것을 염려하여 거절하니, 시황제가 하는 말이 “男兒一言 重千金이요, 一口二言은 二父之子라”는 말을 하며 달랬다.
그래서 진시황 이후로 제법 통 큰 남자인 것처럼 과장하려는 사람에게서 이 말이 자주 인용되었다.
이리하여 진시황과 하룻밤을 보낸 선녀는 무너진 성벽에 와서 상제궁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조화법으로 부채질을 하니 얼었던 눈과 얼음이 녹고 돌이 벌어져 두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하게 되었다.
그 후 장성 쌓기에 동원된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이 안타까워 부채로 조화를 일으켜 만리장성을 하루 만에 다 쌓았다.
조금 남아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해가 지려고 하니 해를 붙들어 매어놓고 공사를 완료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일이 있은 이후로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이 전해오게 되었다.
허 허....
허황에 가까운 이 이야기가 “과연 그럴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무더운 이 계절에 웃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될 것 같다.
그곳은 땅덩어리 넓이만큼이나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온다.
그리고 뻥도 많다.
몸집이 우람하고 키가 큰 사람을 보고 경천주(擎天柱)란다.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라는 것이다.
과장의 극치다.
불가사의 한 이 엄청난 역사(役事)의 뒷이야기는 제법 많이 전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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