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예배당에 다녔다.
살아오면서 늘 엉뚱한 생각을 하고는 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다시 온다면 언제 어디로 올까?
만약 온다면
눈이 하얗게 내리는 날
세상에서 가장 작은 예배당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기도하는 곳
그날은 온 세상이
깨끗한 은세계일 것이다.
*
시골에서 대구로 진학했다.
버스를 타고 산대(山垈) 구부랑을 지나
굽이굽이 시티재(柴峴)를 넘어서면
산골마을 첫동네가 나온다.
그 동네에 한 번도 가 보지는 않았지만
작은 초막 예배당이 보였다.
봄이면 진달래가 피었고
여름이면 산매미 소리가 들려왔다.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들었고
겨울이면 하얀 눈 속에 파묻혔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다시 온다면(再臨-재림)
어디로 올까?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제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물었다.
- 납비여 , 어디로 오시겠나이까?
- 너희가 본 그대로 오리라.
그렇다면 그곳이 어디일까?
베들레햄 외양간 말구유에서 태어났으니
다시 오실 때도
세상 사람들이 `본 그대로` 일 것이다.
천사들의 나팔 소리가 들리는
수천 수만 명 신자들이 있는 큰 교회가 아니라,
아주 척박하고 외진 땅,
가난한 곳을 찾아 올 것이다.
그곳이 아프리카 어느 강가에 있는
작은 초막교회일 지도 모른다.
다시 온 예수를 세상 사람들이 알아나 볼까?
2천년 전에도 알아보지 못하고 십자가에 매달았지 않은가?
그가 누구인지를 몰랐다.
어느 누구 하나 다가오는 사람이 없었다.
갈릴리 호수를 지나가다가
고기잡는 어부를 만났다.
예수가 말했다.
" 나와 함께 가자. 내가 새로운 어부가 되게 하겠다.
사람을 낚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 ”
어부는 그물을 놓아두고
예수를 따라나섰다.
그가 바로 수제자인 글을 모르는 일자 무식인 베드로였다.
그의 곁에는 그러한 자만 모여들었다.
그 당시 교회 지도층들은 그를 이단아라 했다.
얼마나 처절하고 외로웠을까?
예수님이 이 세상에 다시 왔을 때
누가 알아나 보겠는가?
어느 외로운 젊은이가
`내가 다시 온 예수다, 하나님의 독생자다` 한다면
세상 사람들은 아마,
미친늠 취급을 할 것이다.
다시 온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주님이여, 기다렸나이다` 할 자가 있을까?
이미, 이 세상에 왔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왔다가 온갖 고난과 핍박을 받다가
떠났을 지도 모른다.
우리 나라에서 자생한 종파는
이단(異端)으로 몰아 핍박을 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은
외국에서 들어온 수 많은 개신교 종파는 다 받아들였다.
교회는 일요일에 예배를 본다.
그런데 토요일에 예배를 보는 교회도 있다.
지금 거리에 나가 보면
자선냄비 앞에서 종을 울리는 사람들이 있다.
개신교인데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었다.
우리에게는 조금은 낯 선 구세군(求世軍)이다.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자선냄비 모금으로 가난한 이웃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
`교회는 가난해야 한다`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이다.
다시 오시는 예수님은 작은 예배당
소외된 곳으로 올 것이다.
그날은 하늘 땅 온 천지에
하얀 눈이 내리는 날일 것이다.
하늘에는 영광(榮光)
땅에는 평화(平和)가 있으라.
오늘은 성탄절
메리 크리스마스 ~!
♡
*
시티재(柴峴-시현195m) :
안강(安康) 하곡과 영천(永川) 고경 사이애 있는 가파른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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