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도 천당도 내마음
“수행자들이여,
자기 마음의 참다운 본성은 일시적이거나
영원한 것을 떠나 있으면서도 맑고 깨끗하며
원만해서 범부와 성인 모두에게 한결같고,
또한 용처(用處)에서는
무한히 미묘한 능력이 있음을 잘 알아야 한다.
삼계육도(三界六道)의
온 세상이 오직 내 마음에서 나타난 것들이다.
하지만 물 속의 달과 거울 속의 그림자와 같으니
어찌 진실된 모습이 있으랴.”
[중국 당대 희천선사]
모든 사람 개개인의 본성은 어떤 모양이나
언어문자로 나타내거나 설명할 수는 없으나
현실에 나타날 때에는 참으로 미묘하고 무한한
능력을 보인다는 것이 선사들의 한결같은 가르침이다.
지옥이나 천상, 세분하여 삼천 가지로
구분되는 온갖 세상의 고통과 즐거움이
모두 이런 자신의 본성과 연관되어 있다.
수직으로 세워본 삼천 세상의 아래쪽으로
올수록 고통이 심해지고 윗쪽은 즐거움이 커진다.
아래든 위든 방향을 잡고 가는 것은 본인이다.
본인 자신이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아래쪽으로 가기도 하고
반대의 위를 향하기도 한다.
혜능의 가르침처럼
악법을 생각하면 지옥이 되고,
선법을 생각하면 천당이 나타나며,
독한 마음은 축생을,
자비심은 보살을 낳는 것이다.
세상을 창조하는 것도 나요,
유지하고 파괴하는 것도 나다.
그러나 내 마음의 묘용력이 만들어 낸
온 세계가 불변하는
영원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바뀌는 것이기에
오히려 여기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존재의 실상을 바로 알고
미혹으로 인한 집착을 제거하면
본래의 본성을 회복하고
본성이 가진 미묘한 힘을
사용하는 자재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
종호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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