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의 전쟁
오는 봄이 못내 아니꼬운지 쫓겨가는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린다.
앙탈을 한다. 그 심술에 일교차도 오락가락한다.
오래된 아파트에 거주한다면 중앙난방을 할것이고 요즈음이 가장
한기를 많이 느낄 수도 있다. 개별난방을 하거나 단독
주택이 경우엔 겨울과 봄이 등을 돌리는 요즈음, 많은 부부도
티격태격한다.
이른바 '온도조절 장치 전쟁' 때문이다. 이들을 화나게 하고
다투게 하는 것은 함께 사는 집의 실내온도 조절 문제.
온도장치 조절에 대한 언쟁이 집안 잡일과 함께 가정 내 최대
말다툼 대상이 되고 있다. 아내는 온도를 올리려 하고, 남편은 도로
낮추거나 꺼버리려 한다.
이 같은 갈등은 남녀 간의 생리적 차이에서 생겨난다. 여자의
피부 감각기관은 남자보다 두 배나 예민하다. 온도의 작은
변화도 이내 알아챈다. 추위를 더 탄다. 1~2도 차이에도 몸을
떨고 꿈틀댄다. 이에 비해 남자는 추위에 덜 민감하다,
"3월도 벌써 중순인데 무슨 난방을…" 하며 꺼버린다.
그런데 그렇다. 여자는 그렇다. 여자의 몸은 추워지면 손발의
피를 빼내 신체 중요 기관 쪽으로 돌리는 데 더 빨리 반응한다.
손가락·발가락 혈관이 수축되면서 추위와 무감각한 느낌을
유발한다. 몸이 다시 따뜻해지는 데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여자들의 이런 현상은 나이, 신체 용적 지수 및 심부 체온과
상관없이 나타난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온도를 높이려하는 것이다.
정신적 요인도 있다. 여자들은 관계에 있어 '늘 추운 쪽'에
있다고생각한다. 그런데 실내온도마저 낮아져 버리면 남자들
보다 훨씬 더 온도 상실감을 느낀다. 여자는 남자가 사소한 일은 양보하고 큰일에 강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니까 남자는 그냥 한마디만 하면 된다. "실내 온도가
20도 이상 되면 뚱뚱해질 가능성이 더 커진다던데?
신문에 그렇게 나왔어."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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