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수사모

선학원, 수덕사 스님들 법당 출입 봉쇄

淸潭 2014. 3. 20. 21:57

선학원, 수덕사 스님들 법당 출입 봉쇄

김현태 기자  |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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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9  18: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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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스님들 주차장 바닥서 법당향해 삼배
재산관리인 파견 취소 등 입장문 전달 불발
선학원, “20분만 참배 각서쓰면 법당 개방”
수덕사, “일제강점기 때도 없었던 일” 개탄

덕숭총림 수덕사 대중들이 선학원 중앙선원을 방문, 법인법 수용 및 정혜사에 대한 재산관리인 파견 취소 등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이사회에 전달하려 했으나 입구를 봉쇄해 무위로 돌아갔다. 특히 선학원은 이날 스님들의 법당 참배마저 거부해 주차장 바닥에서 삼배를 올리는 불미스런 일도 벌어졌다.

   
▲ 덕숭총림 수덕사 대중들이 선학원 중앙선원을 방문, 입장문을 이사회에 전달하려 했으나 선학원 측이 법당 참배마저 거부해 주차장 바닥에서 삼배를 올리는 불미스런 일이 벌어졌다.

덕숭총림 선학원대책위원회(위원장 효성 스님)는 3월19일 오후 4시 서울 선학원 중앙선원을 방문했다. 이날 방문은 선학원의 법인법 수용 및 정혜사에 대한 재산관리인 파견 취소를 등을 요구하는 ‘선학원에 대한 수덕사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덕숭총림 스님 50여명이 함께했다.

그러나 선학원 중앙선원은 입구를 봉쇄하고 스님들의 출입을 원천 차단했다. 이에 선학원대책위원장 효성 스님은 “물리력을 행사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법당 참배만 하고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중앙선원 관계자들은 “스님들이 원하지 않는다”며 법당 출입마저 거부했다.

효성 스님은 “선학원이 덕숭총림 원력으로 설립됐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스님들의 법당 출입조차 허락하지 않는 법진 스님을 비롯한 선학원 이사회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님은 이어 “현재 선학원의 행태는 조계종의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만공 스님이 통곡할 일”이라며 “일제강점기 한국불교를 탄압한 일본인들도 스님들이 법당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선학원 중앙선원은 입구를 봉쇄하고 스님들의 출입을 원천 차단했다.

스님들은 중앙선원 입구에 자리를 잡고앉아 죽비소리에 맞춰 묵언정진에 들어갔다.

뒤늦게 선학원 기관지 불교저널 김종만 편집장이 수습에 나섰다. 김 편집장은 “이 곳이 선학원의 행정업무를 보는 곳이라 부득이 입구를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뒤 “위원장 스님들이 중앙선원을 강제 점거하지 않고, 참배 후 20분 내 나오겠다고 각서로 약속하면 법당 문을 열어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효성 스님은 “법당을 참배하기 위해 각서를 요구하는 모습에서 선학원의 현 주소를 보는 것 같아 참담하다”며 “각서를 쓰면서까지 참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주차장 바닥에서 법당을 향해 예를 올리고 돌아가자”고 제안했다.

덕숭총림 대중 스님들은 효성 스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죽비소리에 맞춰 주차장 바닥에서 삼배를 올리고 돌아갔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238호 / 2014년 3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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