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명법문 명강의

덕산탁발(德山托鉢)

淸潭 2013. 12. 18. 10:58

성철스님 법문 - 1. 덕산탁발(德山托鉢)

 

 

上堂 拈拄杖 良久云 也恁麽也恁麽 天崩地壞日月黑 不恁麽不恁麽 烏飛兎走秋菊黃 瓦礫 皆生光 眞金 便失色 黃頭 退三千 碧眼 暗點頭 會得則七顚八倒 不會則三頭六臂 作麽作麽 紅霞穿碧海 白日繞須彌 於此 具頂門正眼 丈夫能事畢 便見佛祖全機大用 其或未然 更有第二杓惡水 撤在諸人頭上 自古 祖席之英雄 咸稱臨濟德山 臨濟德山 實是千古大眼目 此則叢林定論也

당상에 올라 주장자를 잡고 오랜 후에 말씀이

야임마 야임마 하니 하늘과 땅이 무너지고 일월이 검다. 불임마 불임마 하니 까마귀 떨어지고 토끼 달아나며 가을 국화 노랗다. 기와 조각에서 다 빛이 나고, 진짜 금은 빛을 잃는다. 누런 부처는 삼천리 물러가고 푸른 눈 달마도 깨우침은 까마득하다.(點頭: 깨달았다는 표시로 머리를 약간 끄덕이는 모습) 만나서 얻었으면 일곱 번 넘어졌다가 여덟 번 거꾸러지고, 만나지 않았으면 머리 셋에 팔 여섯이라. 작마 작마로다.

붉은 놀이 푸른 바다를 뚫고 밝은 해가 수미산을 두르네. 이에 頂門과 바른 눈을 갖추면 丈夫는 능히 일을 마친다. 부처의 온전한 기틀과 큰 쓰임을 쉽게 본다. 그 혹시 그렇지 못하면 다시 제 2의 바가지에 더러운 물이 있어서 모든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옛날부터 불조 자리의 영웅은 모두가 임제와 덕산으로 칭하니 임제와 덕산은 실로 천고의 큰 안목이라 이는 곧 총림의 정론이다.

其中德山下 出兩大弟子 巖頭雪峰也 德山 一日飯遲 自托鉢至法堂上 飯頭雪峰 見云 這老漢 鐘未鳴鼓未打 托鉢向什麽處去 山低頭便廻 峯擧似巖頭 頭云 大小德山 不會末後句 山聞擧 喚巖頭問 爾不肯老僧耶 頭密啓其意 山 明日上堂 與尋常不同 頭撫掌大笑云 且喜老漢 會末後句 他後天下人不奈何 雖然如此 只得三年

그 가운데 덕산의 문하에서 두 큰 제자가 나왔는데 암두와 설봉이다. 덕산이 하루는 식사가 늦어 스스로 탁발하려고 법당에 이르러서 올랐는데 공양주인 설봉이 보고는 말하기를

"저 늙은 놈은 종도 울리지 않고 북도 치지 않았는데 탁발하러 어디로 가고 있는 거야."

덕산이 고개를 숙이고 곧 돌아갔다. 설봉은 이 일을 드러내어 암두에게 말하니 암두가 말하기를

"하찮은 덕산이 말후구(경전 밖에 있는 문구)를 모르는구나."

덕산이 소문을 듣고는 암두를 불러서 물었다.

"너는 나를 긍정하지 않는가?"

암두가 남몰래 그 의미를 가르쳤다.

덕산이 다음 날 당상에 올라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설법하거늘 암두가 손바닥을 쓰다듬으며 크게 웃었다.

"저 웃기는 늙은 놈이 말후구를 얻었구나. 그 후로는 천하 사람들이 어쩌지 못할 것이다. 비록 그렇다고 해도 다만 삼년이로구나."

果三年後遷化 此是宗門向上牙爪 德山托鉢話也 此公案 有四箇難點 初則德山大祖師 爲什麽 雪峰一言之下 低頭歸方丈耶 實無對句能力耶 且有他意耶 此則德山 果然不會末後句耶 不會末後句而焉能作大祖師 三則密啓其意云 道个甚麽 第四則德山 因巖頭敎示 得會末後句而又蒙授記耶 然則巖頭勝於德山數倍耶

과연 3년 후 돌아가셨다. 이것은 종단의 문호를 향상시킨 牙爪(어금니와 손톱)이니 즉 덕산의 탁발 이야기다. 이 公案은 네 가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첫째는 덕산 대조사가 어째서 설봉의 한 마디에 고개를 숙이고 방장실로 돌아갔는가?

또 하나의 다른 의미는 없는가? 이는 곧 덕산이 과연 말후구를 얻지 못했는가? 말후구를 얻지 못했으면 어째서 대조사가 되었을까?

셋째는 비밀히 가르쳐 준 그 의미는 무엇인가? 道는 무엇인가?

네 번째는 덕산이 암두의 가르침으로 말후구를 얻었다면 그제야 깨우쳤단 말인가? 그러면 암두는 덕산 보다 몇 배 더 앞섰단 말인가?

此公案 如鴆毒砒霜 不問如何若何 便喪身失命 莫將閒學解 埋沒祖師心 思量分別底有心境界 姑捨之 虛通空寂底無心深處 不得會其眞意 唯打破末後牢關 廓徹大悟 始知古人立脚處 若透此公案 諸佛諸祖 一切公案 一時透得 便作出格大丈夫 高擧金剛寶劍 橫行天下 殺活自在 豈不快哉

이 公案은 짐독과 같고 청산가리와 같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를 不問하고 생명을 상실하는 것이니, 장차 배우고 풀어보려는 사이에 조사의 마음을 埋沒하는 것은 아니다. 思量分別(量을 분별하려는 생각은)은 有心境界(마음이 있는 경계요)라는 것는 고사하고 虛通空寂(虛는 空寂과 통함)은 無心深處(마음이 없는 깊은 곳)이다. 그 眞意를 알지 못하면 오직 경전이 끝나고 난 다음의 둥지와 빗장을 타파하여 廓徹大悟해야 옛 사람의 선 자리를 알기 시작하게 된다. 만약 이 公案을 꿰뚫으면 모든 부처와 모든 불조의 일체의 公案을 일시에 투득하게 된다. 편하게 대장부로 출격하게 되어 금강보검을 높이 들고 횡행천하하며 죽이고 살리는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하니 어찌 기쁘지 않으리오.

僧問虛堂 托鉢歸方丈意如何 貴買賤賣 不會末後句且如何 閙市裏 打靜椎 密啓又作麽生 鬼搗穀佛跳墻 次日不同且喜會末後句如何 刀瘡已沒 惡言難消

한 스님이 허당스님에게 물었다.

"탁발을 들고 방장실로 돌아갔던 뜻이 무엇입니까?"

"귀함을 사서 천함을 팔았다."

"末後句를 얻지 못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시끄러운 시장 안에서 가만히 있는 椎를 때린다."

"은밀히 가르쳐줘서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귀신은 곡식을 빻고 부처는 담 너머 달아난다."

"이튿날 평소와 같지 않게 또한 末後句를 얻은 걸 기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칼 상처는 이미 없어졌는데 나쁜 말은 씻기 어렵구나."

僧問道林 低頭歸方丈意如何 迅電迸火 不會末後句意如何 相隨來也 那裏是他密啓處 萬年松在祝融峰 果然三年後遷化 還端的也無 唵摩尼多尼吽㗶吒

한 스님이 도림스님에게 물었다.

"고개를 숙이고 방장실로 돌아간 뜻은 무엇입니까?"

"빠른 번개요, 흩어지는 불이로다."

"末後句를 얻지 못함은 무슨 뜻입니까?"

"서로 따라서 오는구나."

"비밀히 가르친 곳은 어디입니까?"

"만년송은 축융봉에 있구나."

"과연 3년 후 돌아가심은 다시 돌아볼 무엇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옴마니 다니 우발타."

師云 此兩大老問答 貫徹托鉢話骨髓 實是今古罕聞 切須恭詳 切須恭詳

성철스님 말씀에

"이 두 큰 노스님 문답은 탁발의 이야기를 관철하는 골수다. 실로 古今의 보기 드문 공부다. 모름지기 공손하고 상세하게 참구하라. 모름지기 공손하고 상세하게 참구하라.

又雪峰 住庵時 兩僧來禮 托門出云 是什麽 僧亦云 是什麽 峰 低頭歸庵 僧擧似巖頭 頭云 噫 我當初 悔不向他道末後句 若向伊道 天下人不奈雪老何 僧請益 頭云 雪峰 雖與我同條生 不與我同條死 要識末後句 只這是

또 설봉스님이 암자에 거주하고 계실 때 두 스님이 와서 禮를 올리니 문을 밀고 나아가 말하기를

"이게 뭣고?"

스님 역시 말하기를

"이게 뭡니까?"

설봉스님이 고개를 숙이고 암자로 돌아갔다. 스님이 암두스님에게 전하니 암두스님이

"아! 내 당초 末後句의 다른 길을 알려주지 않았음을 후회하노라. 만약 다른 길로 향했다면 천하 사람들은 설봉 노인을 어쩌지 못했으리라."

스님이 더 듣기를 원하니 암두스님이

"설봉은 비록 나와 함께 한 길로 났으나 나와 함께 한 길로 죽지는 않으리라. 末後句를 아는 요체는 다만 이것이로다."

師云 此亦與德山托鉢話 兩脈相通 祖禰不靈 殃及兒孫 後來 雲門嫡孫 雪竇頌曰 末後句 爲君說 明暗雙雙底時節 同條生也共相知 不同條死還殊絶 還殊絶 黃頭碧眼 須甄別 南北東西歸去來 夜深同看千巖雪 大衆 此等公案 天下叢林 商量活活地 山僧見處 點檢將來 德山三父子 末後句 未夢見在 雪竇蛇足 入地獄如箭射 然則 如何是末後句

성철스님이 말하시길

이는 또한 덕산의 탁발 이야기와 더불어 양맥이 상통한다. 조상은 靈이 아니고 재앙은 아이와 손자에게 미친다. 후에 온 운문스님의 적손인 설두스님이 게송하기를

"末後句는 君을 위한 말씀이네. 明暗은 쌍쌍이 깔리는 시절이라. 同條하면 살아 서로 함께 알고, 同條 못하면 죽어 다른 곳으로 돌아가리. 다른 곳으로 돌아가면 누런 부처와 푸른 눈 달마는 금방 멀어진다. 남북과 동서가 되돌아오고 깊은 밤에 천길 바위의 눈을 함께 보네."

대중들이여, 이들 公案은 천하 총림에서 활발히 商量(헤아려 생각함)하는 처지이다. 산승의 보이는 곳으로 장래를 점검하라. 덕산 三父子의 末後句는 꿈에 보았던 것도 아니요, 설두의 사족은 지옥에 들어가서 화살을 쏘는 것이다. 그런 즉 이 末後句를 어찌하랴.

良久云 犀因翫月紋生角 象被雷驚花入牙 卓拄杖三下 遂下座

오랜 후에 말하기를

무소는 달을 희롱해서 뿔에 무늬가 생기고 코끼리는 번개에 놀라 꽃이 이빨에 들어간다.

주장자를 세 번 내려치고 자리로 내려가다.

(又玄拙譯)

가져온 곳 : 
카페 >한문방(漢文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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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又玄|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