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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패배 책임, 한명숙(76.3점)·이해찬(72.3점)·박지원(67.2점)·문재인(66.9점)順"

淸潭 2013. 4. 10. 12:21

 

"대선패배 책임, 한명숙(76.3점)·이해찬(72.3점)·박지원(67.2점)·문재인(66.9점)順"

  • 최승현 기자

     

  • 입력 : 2013.04.10 03:02 | 수정 : 2013.04.10 10:56

    [민주당 대선평가 보고서 발표… 한상진 평가위원장 인터뷰]

    -보고서 내용
    대선 패배의 궁극적 원인은 黨內에 만연한 계파 다툼… 안철수는 점수 평가에서 제외
    -단일화 과정
    文·安 소통 전혀 안돼, 각자 승리 가정하에 협상… 결과 나올 리 없었다
    -민주당에 忠言패배책임 전가하지 말고 486들은 좀 더 自省해야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 한상진 위원장이 78일간의 활동을 끝내고 9일 대선 패배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문재인 후보는 중요한 국면에서 침묵하는 경우가 많아 결단력이 약했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국면과 사퇴 이후에 보여준 행보에 대해 대다수 국민 그리고 지지자들까지 공감하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가 78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9일 오전 발표한 대선 평가 보고서에는 총선·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당내 인사에 대한 실명 비판이 신랄하게 실려 있었다.

    이날 기자간담회 직후 본지 인터뷰에 응한 한상진 위원장은 "누군가에게 정치적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를 밝혀야 발전이 온다는 생각에 실명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선평가위가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했던 부분은 의원·지역위원장·당직자 등 핵심 당원 600여명을 설문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주요 인사들의 정치적 책임을 점수화한 결과의 공개 여부였다.

    이날 평가보고서에 포함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11 총선 당시 당대표였던 한명숙 의원이 100점 만점에 76.3점으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당원들이 총선과 대선을 연장선에서 보고 책임을 따진 결과로 보인다.

    이어 '이·박 담합'의 당사자였던 이해찬 전 대표가 72.3점,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67.2점이었다. 문재인 전 후보는 66.9점, 문성근 전 대표 권한대행은 64.6점이었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 내 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한동안 나만 갖고 있었는데 다른 평가위원들 사이에서 공유하자는 요청이 들어왔다"며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많아 결국 보고서에 포함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판에는 조심스러웠다. 그는 "문 후보의 개인적 매력은 사실 박근혜 대통령 못지않았고 후보로서 능력도 만만치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패배의 궁극적 원인은 당내에 만연한 계파 간 다툼이며 그다음이 지식 두뇌 기능이 새누리당보다 많이 부족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문 후보의 사적 인맥이 대선 과정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들어 있었다"고 묻자 그는 "위원들끼리 여러 차례 격론을 벌였던 부분인데 이와 관련해 내 의견을 전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왼쪽부터) 한명숙, 이해찬, 박지원, 문재인.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던 부분에 대해 그는 "양측이 모두 부족했다. 소통이 전혀 되지 않았다"며 "자기 중심적으로 각자 승리한다는 기본 가정하에 협상에 임했으니 결과가 나올 리 없었다"고 했다. 그는 "대선평가위 활동 과정에서 문 후보를 한 차례 만났지만 안 후보에게는 면담을 요청했으나 (노원병 보궐) 선거 이후 뵙겠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했다.

    그는 당내 486 정치인들에 대해 "한때 개혁의 상징이었고 서민 복지를 위한 사명감을 갖고 정치를 하던 이들로서는 자성(自省)하는 모습을 더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대선 패배 책임자로 거론된 인물들에 대해 "자발적으로 정치적 책임 윤리를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계 은퇴, 의원직 사퇴 같은 극단적인 행동이 아니라 위기에 빠진 조직 구성원들 마음에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선 패배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려 하지 말고 '내 탓이오' 하며 스스로 반성하는 움직임부터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을 거론하며 "아주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