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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불복하는 못된 버릇이 나라 망치고 있다"

淸潭 2013. 4. 2. 14:25

 

이문열 "불복하는 못된 버릇이 나라 망치고 있다"

  • 조선닷컴
  • 입력 : 2013.04.02 08:00

    “여당이나 야당 모두 야단맞아야 한다. 불복하는 못된 버릇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소설가 이문열(64)씨가 정치권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씨는 1일 발매된 시사저널 최신호와 인터뷰를 통해 “(정치권에) 못된 버릇으로 자리 잡은 것이 있다”며 “선거에 진 뒤 승복하기 쉽지는 않지만 불복하는 버릇이 굳어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이 뽑아놓은 대통령을 국회가 자르려 드는 것도 불복이라고 본다“면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시켜 6개월 동안 반신불수로 만들지 않았나. 이명박 대통령도 광우병 소고기 사태로 집권 초기부터 맥 빠지게 만들었다. 국민이 뽑아 한 달도 안 된 대통령에게 ‘OUT’하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것을 또 봐야 하나 그런 걱정이 든다.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고 탄식했다.

    “점점 더 파당화(派黨化)하는 정당 정치에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또 “기본적인 것에서도 분열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북한에 대한 태도 같은 것은 기본과 관계가 있는 것인데 너무 다르다”며 “어느 정도 다르다가도 하나로 의견이 모아지기도 하는 것인데, 우리는 자꾸만 간극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 나라 정치가 인터넷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때문에 뜬금없이 끼어든 ‘직접 민주주의’란 것에 휘둘리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천 년 이상 발전해온 대의제, 즉 간접민주주의가 괄시당하고 있는데 이래선 안 된다”고 했다. “기술적으로는 전 국민을 인터넷 광장에 모을 수 있고, 의사 결정 사항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인터넷 시대의 광장 확대 능력을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국가의 중대한 문제를 그렇게 사람들을 끌어모아 결정하겠다고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법의식도 애매해졌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씨는 이어 “(인터넷에서) 익명이라는 것은 흉기가 되어 사람을 해치고 어떤 일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익명으로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지키겠다고 많은 이를 죽게 만드는 것을 왜 내버려둬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익명성 뒤에 숨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사람을 살 수 없을 정도로 만드는데, 이제는 현실적으로 규제를 해야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화권력’에 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느냐는 질문엔 “지금 한국의 지식인은 옛날의 나치나 볼셰비키처럼 억압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지하 시인이 문단을 장악하고 있는 세력을 일컬어 쑥부쟁이라고 말했는데, 나도 그런 논리로 말하는 것”이라면서 “쑥부쟁이가 문단의 길을 딱 가로막고 있는데, 어린 작가들이 문단에 들어가 눈치를 안 보고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씨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중 많은 부분은 1980년대에 시작된 일에서 이어지는 것들이 많다”며 1980년대를 다룬 소설을 집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인과 관계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도 있고, 금기시하고 있는 것이나 일방적으로 해석을 끝내버린 것들을 드러내 전체적으로 해석해내는 작업도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이 소설을 객관적 기록으로 충실하게 쓸 것이며, 소설 속 관찰자가 작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