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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공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결제에 결제 없고 해제에 해제 없는 것이 진정한 결제요 해제라 하셨는데, 금일 대중은 어떤 결제와 해제를 했습니까.
진정한 결제와 해제를 하였다면 생사를 초탈하여 인연따라 노닐고 일체경계에 자재하여, 위로 모든 부처님의 은혜를 갚고 아래로 중생들을 제도하며 홀로 하늘 땅을 거닐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계·정·혜 삼학은 우리들이 영원히 지켜야 할 만고불변의 수행방법입니다. 수행자의 덕목은 극기와 자제 그리고 인욕입니다. 수행자는 한 때도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계는 탁업(濁業)을 없애는 소각로입니다. 수많은 생을 살아오면서 진구(塵垢)에 처박혀 가지가지 잘못된 업으로 진성을 져버리고 망념으로 날뛰면서 중생병이 깊어져, 갖은 고초와 윤회를 거듭하고 있으니, 중생병을 고치는 데는 계행이 우선이요, 이런 바탕에서 정진을 한다면 선정을 못 이룰까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몸과 미음을 단속하는 계행이 첫째가는 정진입니다. 육신에 젖어 있는 업기를 털어내는 방법이 업장소멸이요, 육식을 가두어 산란을 없게 하는 것이 선정인 것입니다. 그래서 공부인은 정안(正眼)이 만들어지기까지는 해제·결제 없이 몸가짐을 조심하면서 정진해야 합니다.
3개월 결제동안 정진을 잘했어도 해제되어 육진경계에 돌아다니면서 육적에 도둑맞아서 결제 때 모아 논 공부힘을 다 털어버린다면 얼마나 어리석고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무시겁으로 내려오면서 훈습된 살도음망(殺盜淫妄)의 DNA가 현재의 업신에 그대로 배어있어서 언제라도 경계와 자제의 힘이 풀어지면 탐욕과 분노와 우치의 독버섯이 우후(雨後)의 죽순처럼 중생신에 돋아나 갖은 추행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범부들입니다.
그러기에 부처님과 역대조사와 선지식이 한결같이 만연을 쉬라 했습니다. 그것은 어떤 경계에도 물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진범부(但盡凡夫)이언정 별무성해(別無聖解)라 했듯이 취사 선택의 분별심만 떨어지면 그대로 견성이요, 성인의 경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했잖습니까. 요새처럼 공부하기 좋은 때가 어데 있습니까? 지금 이 땅의 공부환경은 최고입니다.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말고 마음껏 정진들 하십시다.
만연소진류불종(萬緣掃盡留不蹤)
일실요요무동이(一室寥寥無同異)
종차진진소산거(從此塵塵消散去)
육창명월여청풍(六窓明月與淸風)
온갖 반연들 다 쓸어 자취조차 없으니
고요하고 고요해서 온갖 차별도 없어라.
이로부터 모든 번뇌 다 사라지고
밝은 달 맑은 바람뿐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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