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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머니, 병든 아기 구하기 위해 1㎞를 기어가다

淸潭 2011. 3. 28. 18:26

 

중국 어머니, 병든 아기 구하기 위해 1㎞를 기어가다

 

아기의 어머니 셰싼슈 /사진=REDNET.CN 캡처
병든 아기를 구하려는 모성(母性)은 필사적이었다. 중국 광저우(廣州)시 대로에서 어머니는 생후 7개월된 아기를 안고 1㎞를 무릎을 꿇은 채 기었다. 4시간이 걸렸다. 온라인에서 만난 기부자는 아기의 어머니 셰싼슈(謝三秀)가 길바닥에 무릎을 꿇고 1㎞를 기어간다면 아기 눈에 퍼진 암(癌)을 치료하도록 2만 위안(약 34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부 약속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스진취안 /사진=news.sohu.com 캡처
상하이데일리 등 중국 매체는 28일 “한 사기꾼에게 병든 아이를 구하기 위해 길바닥을 기었던 ‘모성’이 농락당했다”고 보도했다.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셰씨에게 거짓말을 한 사람은 중국 인기 온라인 포럼 사이트인 ‘톈야(天涯·Tinaya.cn)’에서 일하는 스진취안(石金泉)이라는 남성이었다.

그는 온라인에서 셰씨의 도움 요청 글을 읽으면서 일이 시작됐다고 광저우르바오(廣州日報) 등 중국 매체에 말했다. 스진취안은 자신의 온라인 필명을 바꿔 셰씨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나는 젊은 자산가이다. 만약 당신이 광저우 시내에서 1㎞를 기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치료비를 내놓겠다”는 거짓 약속을 했다.

셰씨의 아이는 이미 왼쪽 눈이 멀어 있었다.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오른쪽 눈마저 멀어 평생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셰씨 가족은 한 달에 2000위안(34만원)을 겨우 버는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어머니는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었다. 아기를 안고 사력을 다해 길바닥을 기었다.

하지만 거짓말을 했던 스진취안은 셰씨가 길바닥을 기도록 해놓고는 현장에 나오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 모습을 보던 행인들이 딱한 사연을 알아차리고 돈을 내놓기도 했다.

조용히 묻힐 수 있던 이 사건의 진실은 톈야 사이트가 밝혀냈다. 스진취안이 사기꾼 기부자와 필명은 다르지만 동일한 인물임을 밝혀낸 것이다.

셰씨의 이런 안타까운 소식이 퍼지자 그를 돕겠다는 중국 누리꾼들이 모금을 시작했다. 성금 28만 위안(약 4750만원)이 모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아기에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스진취안의 거짓말은 정말 유감이지만, 그의 거짓말 때문에 기부 문화에 악영향을 끼칠까 오히려 걱정입니다.”

셰씨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의 기부금은 정중히 사양한다”며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