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禪이야기

오계(五戒) - 광명사 도실스님

淸潭 2011. 2. 16. 11:09

 

오계(五戒)


- 불자들이 지켜야할 다섯 가지 기본윤리 -

 


오계(五戒)는 산스크리트어 판차실라(pañca-śīla)를 번역한 말로서,

재가인(在家人)이 지켜야 할 5종의 계를 말한다.


계(戒)란 본래 '관습이 된 행위'라는 뜻인데

술어(術語)로서는 '행위의 규범'을 가리키며,

더욱이 자발적으로 지키는 것, 자기 행위에 대한 '경계', 혹은 자기 행위에 대한 '맹세'를 뜻한다.


또한 계의 기본적인 입장은 좋은 일을 하고 나쁜 일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따라서 그 규정은 신구의(身口意)의 3업(三業) 중 어느 하나와 관련된다.

(3업(三業) : 몸으로 짓는 업(행동), 말로 짓는 업(말의 표현), 행동과 표현의 뜻으로 짓는 업(마음먹음)을 말한다.)


한 계는 불교 교단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으로, 3보(三寶)에의 귀의와 함께 불교도로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된다.


5계(五戒)는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사음(不邪淫), 불망어(不妄語), 불음주(不飮酒)로서, 즉 살아 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다, 도둑질하지 않는다, 아내 이외의 여성, 남편 이외의 남성과 부정한 정교를 맺지 않는다,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 등 5종의 계를 말한다.


5계를 5학처(五學處)라고도 하는데, 학처란 수행의 기반이라는 뜻으로 불도수행(佛道修行)의 근본이 되어 있다.

 

 

 

 

 

 

 

 


1. 불살생(不殺生)


산목숨을 죽이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살생에는 직접 산목숨을 죽이는 직접 살생과 간접으로 죽이는 간접 살생이 있습니다. 이러한 살생은 인과의 업이 되며 그 죽이는 방법에 따라 똑같은 방법에 의해서 그 업보를 받게 됩니다.

불자로서 직접 살생을 하는 분은 없으리라, 그러나 간접 살생은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서 부지불식간에 많이 저지르고 살기 때문에  건접 살생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가량 주부가 시장에 가서 무우 하나를 1,000원에 사가지고 왔다고 합시다.

그러면 주부는 그 무를 최대한 이용하여 김치를 만들고 나물을 만들어서 천원에 산  무의 가치를 최대한 발휘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주부가 관리를 잘 못하여 썩혀 버린다든지 또는 껍질을 두껍게 깍아버린다든지하면, 무의 가치를 최대한 발휘시키지 못하고 무의 가치 창조의 과정을 말살시키는 것이 됩니다.

무 하나를 생산하여 시장가격으로 한 개에 천 원의 가격이 매겨져 나올 때는 그 가격에 해당하는 수고의 과정과 땀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천원이란 가격이 정해지게 됩니다.

봄에 씨앗을 뿌려서 거름을 주고 약을 치고 벌레를 쫓아주고 또 물을 주면서 농부가 가꾸는 과정은 농부의 땀이 흘렀고 노동력의 수고가 들어 있습니다.

가을에 수확을 하여 시장에 천원의 가격을 붙여 팔 때에는 농부가 씨앗을 뿌려 가을에 걷어들이기까지 농부의 생명의 일부분이 소진되어 깃들어 있습니다. 그러한 한 개의 무의 가치를 최대한 발휘시키지 못하고 낭비하고 썩혀버린다면 농부의 생명의 일부분을 간접 살생시키는 것이요 가치 창조의 과정을 말살시키는 것이 됩니다. 이는 농부를 간접 살생시키는 것과 꼭 같습니다.

또한 남편이 한 달 동안 생명의 일부분인 에너지를 소진시킨 노동의 대가로 받은 월급의 일부분인 천원을 낭비시키는 것으로 그것은 또한 남편의 생명의 일부분을 간접 살생시키는 것과 똑같습니다.

또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서 스트레스를 주어 남편이 병들게 한다든지 남편의 마음을 아프게 하여 가슴에 멍이 들게 하는 등의 이 모든 것들이 모두 간접 살생이 됩니다.


불교의 이러한 불살생의 의미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2.불투도(不偸盜)


남이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을 도둑질이라고 하는데, 스스로의 수고 없이 남의 허락 없이 자기 것으로 취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남이 헐벗고 굶주려가면서 피땀흘려 지어 놓은 농사, 과일밭이나 배밭에 들어가 차를 세워놓고 훔쳐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으로 어떻게 그런 마음이 일어날 수 있는 지,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까지 저질스러울 수가 있는가 하고 서글퍼질 때가 있습니다.

남이 노력하여 모아놓은 재산을 훔치는 것은 다 말할 나위 없지만, 악덕 기업주들이 고용한 사람들의 피땀어린 노동력을 착취하면서 응분의 배분을 돌려주지 않고 독식하는 것도 도둑질이요, 자기의 노력은 하지 않고 임금만 많이 올려주라고 투쟁하고 데모하는 노동자들도 간접적인 도둑질이 됩니다.


 

 


3. 불사음(不邪淫)


출가자는 음행을 하면 안 되지만, 재가자도 자기 부인이나 남편 외의 사람과 음행을 하면 안 됩니다.

삿된 음행은 사랑을 배반하고 동시에 인간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입니다.

인간의 선의를 등지고 믿음을 배신하는 일입니다.

참으로 큰 악덕임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4. 불망어(不妄語),


남을 속이는 말이요 남을 이간시키는 말입니다.

비단같이 꾸며서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말이요 추악한 말로써 악담하는 말입니다. 더욱이 우리 절 집안은 사부대중(四部大衆)이 모여 삽니다.

이러한 망어를 하여 대중의 화합을 깨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불교에서는 오역죄에 들어가는 큰 죄가 됩니다. 오역죄는 단두죄라고 하여 부처님도 구제할 수 없는 죄입니다.

불자들은 참으로 입을 조심하여 스님과 스님 신도와 신도 사이를 이간시키고 화합을 깨트리는 망언을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밝히려면 진실하고 바른 말을 해야 하며,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침묵을 지켜야 합니다. 진실할 때만이 진리가 눈에 보입니다.


 

 

 


5. 불음주(不飮酒)


술을 좀 마셨다고 해서 그것이 무슨 큰 죄가 되고 악이 될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술 그 자체는 음료수이기 때문에 술을 마신다고 해서 허물이 될 것은 없습니다.

술자리를 빌어서 사이가 안 좋았던 사이를 화해시킬 수 있고, 울적한 마음을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주가 약이 되는 딱 한 잔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잔 두 잔 마시다보면 두 잔이 석 잔, 석 잔이 넉 잔을 불러 한 병을 마시게 되고, 더 많이 마시게 되면 억제 기능이 마비되고 엉뚱한 만용이 나오게 됩니다.

술이 여자를 부르고, 불륜을 부르고, 불륜이 가정의 파탄을 부릅니다.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어 스스로도 죽고 남에게도 피해를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마시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익보다 해독이 많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생존시에 어느 수행승이 아파서 백약이 무효인데, 의사의 처방인즉 술을 마시면 나을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수행승은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계율 때문에 마실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부처님께 찾아가 여쭤 보았습니다.


“너희들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육신이나 정신이 병들까봐 말린 것이지, 그걸 마셔서 약이 된다면 그게 약이지 어찌 독이 되겠느냐? 어서 마시고 병이 낫도록 하여라!”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계율이란 이런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창문과 같아서 추운 겨울에는 문을 꼭 닫아 추운 바람이 못 들어오게 하지만, 더운 여름에는 문을 활짝 열어 놓아 시원한 바람을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이를 불교적인 용어로 개차법(開遮法)이라고 합니다.


이상에서 우리는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그리고 선악(善惡)의 뿌리가 무엇인가를 대충 알았습니다.

그러나 선악을 따지기 전에 선악에서 초월해야 합니다.

선악이라는 서로 대립된 기초윤리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름다운 연꽃이 더러운 물에 물들지 않고 청정을 지키고 있듯이

부처님은 선악의 어느 것에도 물들지 않습니다.

 

나무아미타불 ()

 

 

 

- 아름다운 절 광명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