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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경점에서 일을 합니다.
내가 일하는 안경 점 앞 길모퉁이엔
좌판에 생선을 늘어놓고 파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함박눈이 펄펄 내리던 그날도
할머닌 찬바람 부는 거리에서
온종일 생선 좌판을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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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무렵,
할머니가 안경점 문을 밀고 들어섰습니다.
“어서 오.....어?”
순간,
안경점 안은 생선 비릿내로
가득 찼고 나는 나도 모르게
코를 싸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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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저흰.....생선 필요없는데......”
“아가씨,
나 생선,생선 사라고 안 할 테니까
영감 돋보기나 하나 줘.”
지래짐작으로 할머니를 빨리
내보내려고만 했던 나는 그만
미슥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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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동이 부끄럽고 미안해서
얼른 할아버지의 연세를 물어보고
돋보기를 내드렸습니다.
꽁꽁 얼어 갈라지고 터진 손으로
안경을 받아든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그 순박한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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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쇼파에 앉아서 편히 쉬시라고 권해드리면서,
따뜻하게 데운 피로 회복제
한 병을 드렸습니다.
언 손이라도 녹이고 가시라고
난로 심지를 있는데로 돋군 뒤,
돋보기를 께끗이 닦아 예쁜 상자에 넣어
포장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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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잠깐 사이에
꾸벅꾸벅 졸던 할머니가
소파 모서리에 머리를 기댄 체 잠이 들었고
나는 할머니의 그 곤한 잠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숨을 죽였습니다.
그렇게 한시간쯤
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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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 이런!
내가 깜빡 졸았구먼.”
잠이 깬 할머니가 허리 춤에서
꼬깃꼬깃한 돈을 꺼내며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이 돋보기 값이 얼마유?”
“할머니, 아까 돈
내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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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내가 은제?”
할머니는 자꾸만 그럴 리 없다고
가진 돈을 세고 또 셌지만,
나는 돋보기값 몇천 원을 벌기 위해
정심도 거르고 생선을 팔았을 할머니한테
차마 그 돈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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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간혀서 먹을 만할껴.”
할머니는 마치 내 마음을 읽었다는 듯,
연신 고맙수, 고맙수. 하시며
팔다 남은 간고등어 한 손을
내미셨습니다.
내가 괜찮다고 자꾸 밀어놓은데도,
부득부득 고등어를 주시고는
안경점을
나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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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으로 내다보니,
돋보기를 품고 집으로 가는
할머니의 걸음이 한결
빨라 졌습니다.
===출처 행복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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