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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대 / 장시원 총장

淸潭 2010. 2. 11. 14:14

[초대석]한국방송통신대 장시원 총장




장시원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은 “지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국민이 끊임없이 배우고 재충전을 해야 한다”며 평생교육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변영욱 기자

한국방송통신대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온라인 원격교육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면서 각광받는 학교 가운데 하나다. 예전에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대학 졸업장을 받지 못한 한(恨)을 풀 수 있는 대학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이젠 양상이 달라졌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성인 재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생교육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10월 2일 방송대 교수 출신으론 처음으로 제4대 총장이 된 장시원(54·경제학) 총장을 만나 방송대의 발전방향과 e러닝의 중요성 등에 대해 들어봤다.

장 총장은 “우리나라 성인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21%에 불과한데 선진국으로 발전하려면 획기적으로 높아져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30여 년 동안 원격교육을 실시해 온 방송대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대는 1972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38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할 정도로 고등교육 보편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신입생 6만 명이 입학하고 재학생이 18만 명이나 되는 ‘매머드 대학’이다.

방송대 강의는 크게 TV 라디오 녹음 등 방송 강의와 인터넷 강의로 이뤄져 있다. 현재 21개 학과에 600여 강좌가 개설돼 있고 유아교육과와 교육과는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에는 대학을 한 차례 졸업한 것으로 평생을 먹고살았지만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지식의 주기와 변화가 빨라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안 돼요. ‘지식 리필’을 하지 않으면 개인은 물론 국가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학생 80% 주경야독… 연한내 졸업은 9%뿐
튜터-멘터링制 확대… 교수-인프라 확충 노력
한국, 정규교육만 중시 탄력 잃어… 성인 재교육 늘려야


장 총장은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정규교육, 형식교육에만 치중해 교육체제의 탄력성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며 “방송대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방송대 학생의 80%가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사람들이고 2, 3학년 편입 지원자 가운데 28.6%가 대학 졸업자일 정도로 평생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방송대인 중에는 정치, 경제, 방송,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많다. 특히 올해 5·31지방선거에서는 기초광역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 동문 153명이 당선됐다는 것.

방송대는 고교 졸업 이상 학력이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지만 자학자습(自學自習)해야 하고 학사관리가 엄격해 졸업은 어려운 편이다. 졸업률이 20%에 불과하고 정규 재학 연한 이내에 졸업한 학생이 9%에 불과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장 총장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원격으로 공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며 “그래서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방송대를 졸업한 사람의 성실성이나 인내심은 보증수표”라고 강조했다.

전국 51개 지역에 캠퍼스를 갖추고 있어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해 공부할 수 있는 것도 방송대의 장점이다. 각종 놀이기구 등을 갖춘 유아방도 운영하고 있어 주부들도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다. 방송대 교육은 원격교육이 70%, 지역대학에 2, 3일 나와야 하는 출석수업이 30% 정도 된다. 등록금은 학기당 30만 원 정도로 일반대의 10분의 1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생겨난 사이버대학은 방송대로서는 새로운 경쟁자들이다.

장 총장은 “결국 강의 콘텐츠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데 방송대는 자체 TV방송국을 보유하고 프로그램 제작 등에서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를 위해 방송대는 원격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게 교수 한 명이 학생 200명의 연구·수강계획, 학사, 신상상담까지 하는 튜터제와 멘터링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30명인 교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교육연구 인프라를 확충해 최상의 학습 환경을 만드는 것도 숙제 중 하나다. 방송대는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에 앞장서고 있어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교육인적자원부 등에 요구하고 있다.

방송대의 교육역량은 해외에도 알려져 교육시스템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외국 손님이 많다. 저개발국 세계 10대 대학으로 선정됐고 아시아원격대학협의회(AAAOU) 회장교를 맡을 정도다.

방송대 지원자격은 신입생의 경우 고교졸업(예정)자 또는 고교졸업학력검정고시합격자, 편입생(2, 3학년)은 전문대 졸업(예정)자 또는 4년제 대학 소정학점 이수자이면 된다.

2007학년도 응시원서는 인터넷으로 12월 21일까지 접수한다. 창구 접수는 신입생의 경우 내년 1월 4∼8일, 편입생은 1월 10∼15일이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